언니의 독설 - 합본개정판, 흔들리는 30대를 위한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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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언니의 독설>에서 저자 김미경은 흔들리는 30대 여성을 위해 꿈과 일, 사랑, 가정, 돈에 대해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 이 책은 마치 언니가 이야기하듯이 대화체로 써내려갔다.

 

저자는 일을 하는데 있어서, 절박함이야말로 사람을 키우는 자양분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직을 하려는 여성이 있다면 하루 세 시간의 프라임 타임을 정해놓고 일해보라고 권한다.

 

"아이디어라는 건 일하면서 부딪히고 깨질 때 나오는 거야. 창의적이 되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창의적이 돼. 절박함이야말로 사람을 키우는 자양분이라고 하잖아. 절박했을 때가 언제였는지 알아? 예전에 MBC에서 강의할 때야. 그때는 일주일에 한 번씩 새로운 주제로 강의했어. 그런데 정말 희한하게도 매주 한 번씩 다가오는 그 마감 시간 직전에 가장 창의적인 생각이 떠올라. 내일 강의해야 해. 그렇게 마감 시간이 정해지면 갑자기 생각이 잘 나. 그렇게 안 하면 죽는다고 나 자신을 몰아붙이니까."

 

저자는 일 힘든 건 참아도 사람 싫은 건 못 참는 여성들을 위해 조언한다. 저자 자신도 인간관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둔 직원은 절대 뽑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사람은 정신적 체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직장은 오래 다닐수록 능력보다 근성이 중요하다는 것, 버티고 견디는 힘이 절대적이다. 그런데 사소한 인간적 마찰도 못 견디는 직원이 어떻게 회사의 굵직한 일을 처리할 수 있겠는가.

 

"사실 회사에서는 일 자체에서 배우는 것보다 사람한테 배우는 게 더 많아. 쉬운 문제 열 번 풀 때보다 어려운 문제 한 개 풀 때 실력이 확 크듯이 어려운 인간관게를 푸는 과정에서 분명히 네가 배우고 얻는 게 있을 거야. 여자들은 남자보다 인간관계에 더 민감해. 표정과 몸짓 하나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잖아. 여자들은 워낙 감성이 예민하다 보니 저절로 위축되지. 특히 상사가 한 달 동안 싸늘하게 대하면 무척 힘들어져. 이 회사 다녀야 되나 말아야 하나 우울해지고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지. 하지만 인간관계도 쿨 하게 일처럼 대해. 어려운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라고. 프로젝트는 언젠가 끝나게 돼 있어. 다른 부서로 옮기기도 하고 그가 회사를 떠날 수도 있어. 중요한 건 기다려야 한다는 거야. 나한테 어떤 압박이 오건 간게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처리한다는 생각을 하라고."

 

저자가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스트레스와 열정은 분리할 수 없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스트레스는 부정적이게 아니라, 스트레스가 많은수록 일의 난이도가 높고, 난이도가 높을수록 책임감이 강해지고 더 깊이 몰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스트세스 강도가 세지지만 스트레스는 일의 과정에서 사라지게 마련이다. 일을 10퍼센트 하면 스트레스도 10퍼센트 사라지고, 20퍼센트 하면 20퍼센트가 사라지고.

 

"지금껏 나는 스트레스와 긴장감 속에서 살아왔어. 그런데 그게 내 일의 과정인 거야. 스트레스는 내 일에서 빼놓아서는 안 되는 양념인 거지.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파랑새 강의를 할 때마다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아. 이번 달에 주제를 무엇으로 할까? 에피소드는 어떻게 찾을까? 이 많은 자료를 언제 다 읽지? 그런데 결국 다 해. 그러고 나면 스트레스 대신 열정의 흔적만 남아. 그래서 나는 '스트레스는 열정의 흔적'이라고 불러. 스트레스와 열정은 똑같은 거라고. 오늘도 스트레스 받았어? 오케이, 그건 네가 최선을 다했다는 증거야. 역시 훌륭해!"

 

"취미가 생기면 뭐가 좋은지 알아? 첫째, 낯선 사람들을 만나. 같이 얘기 하다 보면 세상만사 돌아가는 걸 거기서 배운다는 거야. 같은 취미를 가졌다는 이유로 모두 하나가 되는 거야. 친구가 되는 거지. 취미가 있으면 새로운 만남이 생겨. 활력이 쏟아지는 거지. 그런 취미를 하나하나 단계별로 정복하는 거야. 이번에는 살사를 배우고 다음에는 자동차 동호회에 가고 그다음에는 와인 클럽에 가서 와인을 배우는 거지. 그러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거야. 나와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모이면 배울 게 별로 없어. 왜냐하면 내가 하는 생각은 그 사람도 하거든. 그런데 모임에 가면 나와 다른 사람들만 있잖아. 전혀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듣고 전혀 보지 못한 상황을 접하게 돼. 배우기만 하니? 그 자체로 인맥이 되잖아.

두번째로 좋은 건 취미가 '제2의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거야. 또 취미는 은퇴 후 제2의 직업이 되기도 해. 그것 뿐이야? 취미생활을 열심히 하다 보면 제대로 놀 줄 알게 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매력 있는 엣지남 엣지녀가 저절로 되는 거지. 새로운 것에 접근해야 새로운 자산을 얻을 수 있어. 새로운 취미를 가지는 것도 그런 거지. 일주일에 하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어.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지.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도 쌓고 제2의 직업으로 만들 수 있어. 이건 완전히 일석삼조지. 취미는 내 안에 숨겨진 미지의 대륙이야. 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기회의 땅."

 

특히 돈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돈은 결핍으로 사람을 가르친다는 내용에 공감이 간다. 저자 김미경은 IMF때 집이 망하면서 인생의 악재가 몰려왔다고 한다. 많던 강의도 다 끊겨버린 그녀는 IMF에 대해서 책을 쓰기로 결심하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독기로 출판까게 하게 되었다. 책을 내고 나니 방송국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고 그녀는 인기 강사가 되었다. 저자 김미경이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가난을 축복으로 생각하라는 말을 읽고나니, 가난하고 힘든 지금을 기회로 삼는 지혜를 발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급한 사람은 자기 안에 없던 능력까지도 다 꺼내 쓰게 돼 있어. 이전에는 몰랐던 자기 안의 가공할 만한 어떤 것과 처음으로 만나지. 그러면서 엄청난 발전을 하는 거야. 돈이 많으면 나에게 어떤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기회를 영원히 놓쳐."

 

저자는 주식에 투자할 때 중요한 게 믿음과 신뢰인 것처럼, 자신을 믿고 일관성 있게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 가장 강해지는 자신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평생 투자 대상을 찾아다니면서 정작 자신은 쏙 빼고 생각하거든. 그러나 최고의 투자처는 바로 자기 자신이야. 일단 안전하기 때문이야. 먹고 튀지 않아. 자기 자신이니까 먹튀할 사람이 없잖아.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한테 투자하는 걸 제일 불안하게 생각해. 자기를 오히려 주식 한 주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거야. 주식에는 20만 원 투자하면서 왜 자기에게는 투자를 안 하냐고. 물론 우리 모두 처음에는 상장도 못한 주식이었지. 그러다 상장주로 키우고 관심주에서 주목주로, 그다음에는 우량주로 만드는 거지. 의미가 있잖아.

 

" '계발 공과금'이 해내는 최고의 작품이 '셀프 이자 시스템'이야. 나를 근사한 빌딩으로 만들어 스스로 이자를 받는 거지."

 

저자는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인 여행을 꼭 떠나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나를 발견하는 여행을 하기위해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도 당부한다. 나도 2012년이 가기 전에 나를 위한 여행을 꼭 떠나야겠다.

 

"첫째, 가방은 제발 최소한으로 줄여. 필요한 건 거기서 사라는 거야. 둘째, 먹을 것 좀 싸가지 마. 셋째, 나는 여행을 갈 때마다 꼭 다이어리를 챙겨 가. 다이어리에 스탬프도 찍고 엽서도 끼어고 붙일 거 다 붙이고 그날의 느낌 같은 것도 다 적어. 여행의 전리품이 되는 거지. 잊어버릴 만하면 꺼내서 보는 거야. 여행의 즐거움은 전리품이 얼마나 많은지로 결정 나는 것 같아. 비싼 명품 들고 오다가 걸려서 세금 내는 거 말고 그 나라 고유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거 말이야. 넷째, 여행에서 돌아올 때 꼭 빠뜨리면 안 되는 게 있어. 남편 선물이야. 마지막으로 여행 가서 돈은 절도 있게 써야 해. 올해만 여행갈 거 아니잖아. 내년에 떠나는 여행이 더 재밌거든. 돈 아껴서 쓰고 1년에 한 번 항상 새로운 곳에 나를 던져. 그러고 나면 모든 것들이 충전이 돼. 그걸 가지고 1년을 사는 거야. 번도 안 간 사람은 계속 못가. 그런데 한 번 갔다온 사람은 두 번째 여행을 떠날 용기가 생기지. 그래서 여행은 일단 떠나는 게 중요해. 낯선 곳에 나를 멋지게 보내주는 거야. 그 전에 적금통장 만드는 거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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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 위화,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다
위화 지음, 김태성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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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간다>는 중국 소설가 위화의 에세이이다. 위화는 이 책을 통해서 인민, 영수(領水), 독서, 글쓰기, 루쉰, 차이, 혁명, 풀뿌리, 산채, 홀유(忽悠) 등 열 개 단어 속에 중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냈다.

 

"우리는 매일 벌떼처럼 모여드는 결과 속에서 살아가지만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낸 원인을 찾는 일에는 무척 소극적이다. 그래서 지난 30여 년 동안 잡초처럼 무성하게 자란 각종 사회갈등과 사회문제가 초고속 경제발전이 가져다준 낙관적인 정서에 가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은 지금까지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다. 휘황찬란해 보이는 오늘의 결과에서 출발하여 어쩌면 오늘의 불안이 되고 있는지도 모를 원인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나는 간단명료한 작업을 위해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하려 한다. 일상생활을 평범하고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삼라만상을 담고 있다. 일상생활이야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격동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풍부하고 넉넉하다. 정치와 역사, 경제, 사회, 문화, 기억, 감정, 욕망, 사삿일 등이 모두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소리를 낸다. 일상생활을 광활한 숲과 같다. 중국의 속담에서 말하는 것처럼 숲이 크면 어떤 새든 다 그 속에 사는 법이다.

내가 이 책을 쓰는 것은 일정 구간을 왕복하는 버스기사와 마찬가지로 출발점과 종점을 왕복하는 일에 비유할 수 있다. 이야기를 가득 실은 버스를 몰고 중국인들의 일상생활에서 출발하여 정치와 역사, 경제, 사회, 문화, 기억, 감정, 욕망, 사삿일 등의 정거장을 거쳐 지명을 알 수 없는 어느 시골로 가려는 것이다. 어떤 이야기들은 도중에 차에서 내릴 것이고 또 다른 이야기들이 중간에 차에 오를 것이다. 이렇게 타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장거리를 달린 다음에는 버스를 몰고 다시 중국인의 일상생활 속으로 돌아갈 것이다."

 

위화는 첫번째로 인민을 이야기한다. 저자인 위화는 유년시절 가장 먼저 배운 단어가 바로 인민과 마오쩌둥이라고 말한다.

 

"인민은 내가 가장 먼저 인식하고 가장 먼저 쓴 단어였지만 살아가면서 연이어 망각하고 배신했던 단어다. 내 눈앞에 무수히 나타났고 내 귀에 무수히 올렸던 이 단어가 진정으로 내 마음속에 들어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다가 스물아홉 살이 되던 해에 아주 깊은 밤의 경험 덕분에 마침내 이 위대한 단어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이 단어를 거짓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으로 만났다고 할 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언어학 또는 사회학, 또는 인류학적인 의미에서의 만남이 아니다. 그건 인생의 경험 속에서 얻은 진실한 만남, 모든 이론과 정의를 제거하고 난 뒤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만남이었다. 그러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나 자신에게 '인민'이라는 단어가 절대로 공허한 단어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잇었다. 나는 이미 피와 살을 갖추 '인민'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인민'의 심장이 강렬하게 요동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위화는 두번째로 영수를 이야기한다. 영수는 바로, 마오쩌둥을 의미한다.

 

"영수가 서거했다는 소식에 우리는 미친 듯이 눈물을 쏟았다. 천여 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내는 울음소리 속에서 나도 울고 있었다. 하늘을 향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숨이 끊어질 듯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곧 숨이 막혀 죽을 것처럼 심하게 기침을 하면서 우는 소리도 들렸다. 문득 나의 사유가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더이상 비통함이 나를 어쩌지는 못했다. 이상한 울음소리가 나를 이끌기 시작했다. 몇몇 사람들이 소리내어 울고 있을 때, 내가 느꼈던 것은 틀림없는 슬픔이었다. 하지만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거대한 공간에서 한꺼번에 울부짖을 때, 내가 느낀 것은 유머였다."

 

위화는 세번째로 독서를 이야기한다. 위화의 독서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네 가지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말한다. 

 

위화는 중학교시절, 이른바 독초라 불리는 소설들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책들이 수천 개의 손을 거쳐서인지 이미 심하게 낡은 상태였다. 그는 책 제목도 몰랐고 작가가 누구인지도 알지 못했다.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도 몰랐고 어떻게 끝나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는 상상의 세계에 들어가 이야기의 결말을 지어내는 훈련을 할 수 있었다. 그는 시작도 끝도 없는 소설에 감사할 수 있었다. 이 소설들이 처음으로 위화의 창작 열정에 불을 붙여 주었고, 여러 해가 지나 작가가 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결말이 없는 이야기들은 나를 훈련시켰다. 누구도 나를 도와주지 못했다. 마침내 나는 스스로 이야기의 결말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위화는 네번째로 글쓰기를 이야기한다.

 

위화는 어떻게 해서 유명한 작가가 될 수 있었냐는 질문에 대답은 하나라고 말한다. 바로 글쓰기 덕분이었다. 글쓰기는 경험과 같다. 혼자서 뭔가 경험하지 않으면 자신의 인생을 이해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직접 써보지 않으면 자신이 무엇을 쓸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스물두 살 무렵, 나는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이를 뽑으면서 한편으로는 글쓰기를 시작했다. 이를 뽑는 것은 생계를 위해서였고, 글쓰기는 나중에 더이상 이를 뽑지 않기 위해서였다. 맨 처음에는 글을 한 자 쓰는 것이 치아를 하나 뽑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하지만 천국 같은 문화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계속 써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문화관에서 일할 때도 형편 없는 가난뱅이였고 치과의사로 일할 때도 형편 없는 가난뱅이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치과의사는 아주 힘든 가난뱅이고 문화관 직원은 아주 행복하고 자유로운 가난뱅이였다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이미 27년이라는 글쓰기 경력을 갖고 있고 이제는 "나는 글쓰기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잇다. 누구나 일생을 통틀어 표현하고 싶은 무수한 욕망과 감정을 품게 된다. 하지만 실제 현실과 개인의 이성과 지혜가 이를 억누르고 만다. 하지만 글쓰기의 세계에서는 이렇게 억압된 욕망과 감정을 충분히 표출할 수 있다. 나는 글쓰기가 사람의 심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되고 인생을 더욱더 완전하게 만들어준다고 믿는다. 또는 글쓰기가 사람들에게 두 갈래 인생의 길을 갈 수 있게 해준다고 할 수도 있다. 하나는 현실의 길이고 다른 하나는 허구의 길이다. 이 두가지 길은 건강과 질병의 관계와 같아서 하나가 강대해지면 다른 하나가 필연적으로 쇠약해진다. 내 현실에서의 삶의 길이 갈수록 평범해지는 것은 허구에서의 내 삶의 길이 갈수록 풍부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주 오랫동안 나는 한 가지 생각을 고집스럽게 믿어왔다. 한 사람이 성장해 온 과정이 그의 일생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가장 기본적인 그림이 바로 이때 그의 가슴 깊은 곳에 새겨져 마치 복사기처럼 한 장 또 한 장 개인의 성장에 계속 복사되는 것이다. 그가 자라 성인이 된 뒤 성공한 사람이 되었건 실패한 사람이 되었건, 위대한 사람이 되었건 평범한 사람이 되었건, 그가 행하는 모든 것들은 이 가장 기본적인 그림을 부분적으로 수정한 데 지나지 않는다. 당연히 그림 전체는 변하지 않는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이 그림을 많이 바꾸고 어떤 사람들은 조금밖에 바꾸지 못한다. 나는 나의 성장 이력이 1980년대에 내가 그토록 혈기와 폭력으로 가득 찬 글을 쓰도록 결정해놓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거의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난 일들을 돌이켜보면 나는 아직도 마음 속에 두려움을 느낀다. 나는 20년 전의 내가 사실은 정신이 허물어지는 아슬아슬한 가장자리를 걸어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이 끝장나는 꿈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기억이 되돌아오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까지도 줄곧 피비린내와 폭력이 난무하는 글쓰기에 파묻혀 정상적인 정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지금 이 순간 나는 베이징의 집에서 이렇게 이성적인 글을 쓰고 있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나는 열악하지 그지없는 어느 정신병원 병상에서 거대한 암흑을 마주한 채 멍하니 앉아 있었을 것이다.

사실 삶과 글쓰기는 아주 간단할 때가 있다. 어떤 꿈 하나가 어떤 기억 하나를 되돌리면, 그 다음에는 모든 것이 변하고 마는 것이다. " 

 

 

위화는 다섯번째로 루쉰을 이야기한다. 위화가 루쉰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위화는 문화대혁명 시기의 루쉰은 더이상 한 작가의 이름이 아니라 모든 중국인이 다 아는 단어, 정치와 혁명의 의미를 내포한 중요한 단어라고 말한다. 루신은 부녀자들이 남들이 설정해놓은 지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남자들과 대등한 경제권을 획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와 관련하여 루쉰은 냉소와 풍자가 가득한 어투로 이렇게 말했다.

 

"돈이라는 단어는 듣기 좋지 않다. 때로는 고상한 군자들에게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의 의견이란 어제와 오늘이 다를 뿐만 아니라 종종 식사 전과 식사 후가 달라지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밥을 먹으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사람들도 돈에 관해 언급하는 것을 비천한 일로 여긴다.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면서 푸짐하게 먹은 생선과 고기가 제대로 소화되지 않을까봐 걱정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가 하루 정도 굶어본 다음에 어떤 의견을 제시하는지 귀를 기울여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그 긴 세월 동안 억지로 루쉰의 작품을 읽어야 했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나는 루쉰이 아이들의 작가가 아니라 성숙하고 민감한 독자들의 작가라고 생각한다. 또한 나는 때때로 한 독자와 한 작가의 진정한 만남에는 어떤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나는 다른 작가들의 수많은 작품들을 읽었다. 위대한 작품도 있고 평범한 작품도 있었다. 나는 어떤 작가의 작품을 읽기 시작했을 때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면 당장 그 작가의 작품을 내려놓는다. 그 작가를 싫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루쉰의 작품을 내려놓지 못하고 한 번 또 한 번 반복해서 읽어야 했다. 때문에 루쉰은 평생 내가 싫어했던 유일한 작가가 되었다."

 

위화는 여섯번째로 차이를 이야기한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극단적으로 억압된 시대는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반드시 극단적으로 방송하는 시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그네를 타는 것처럼 한쪽 끝이 높이 올라가면 반대쪽 끝도 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은 모든 것을 순간적으로 바꾸어버렸다. 우리는 멀리뛰기 경기라도 하듯이 물질이 극단적으로 결핍된 시대에서 낭비가 넘치는 시대로, 정치 지상의 시대에서 금전 제일의 시대로, 본능이 억압된 시대에서 욕망이 넘쳐나는 시대로 건너뛰었다. 이 30년이란 세월이 몸을 한 번 웅크렸다가 도약하는 시간에 불과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30여 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차이'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물론 오늘날의 차이는 공허한 사상의 차이가 아니라 실질적인 사회적 차이다. 빈부의 차이와 도농의 차이, 각 지역의 차이, 발전의 차이, 추입의 차이, 분배의 차이 등 무수한 차이가 존재한다. 사회의 거대한 차이는 필연적으로 과격한 집단행동과 개체행동을 유발한다. '차이'라는 단어가 좁은 의미에서 넓은 의미로 확대되고 공허한 사상에서 실제적 상황으로 변해버린 뒤, 오늘날 중국이 안고 있는 사회문제의 확장과 사회갈등의 격화를 드러내게 된 것이다."

 

"오늘날의 중국은 격차가 몹시 심한 나라가 되었다. 우리는 이런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 한쪽은 휘황찬란하고 평탄한 길이며 다른 한쪽은 각박하고 가파른 절벽 길이다. 어쩌면 우리는 아주 이상한 극장에 와 있다고 할 수도 있다. 이곳은 같은 무대에서 절반은 희극을 공연하고 절반은 비극을 공연하는 극장이다."

 

"그들은 나날이 발전하는 중국의 이미지에 푹 빠져 아직도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상상조차 하기 힘든 가난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다. 나는 중국인의 진정한 비극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빈곤과 기아의 존재를 무시하는 것이 빈곤과 기아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 우리는 국가는 부유하고 백성은 가난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

 

위화는 일곱번째로 혁명을 이야기한다.

 

"혁명이란 무엇인가? 내 과거 기억 속의 해답은 온갖 주장들로 뒤죽박죽이었다. 혁명은 우리의 삶을 알 수 없는 것으로 가득 채웠다. 한 사람의 운명이 하루아침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기 일쑤였다. 어떤 사람은 순식간에 하늘을 날았고 어떤 사람은 사회적 유대도 혁명을 따라 수시로 이어졌다 끊어지기를 반복했다. 오늘까지 혁명이 전우였던 사람이 내일은 계급의 적이 될 수 있었다."

 

위화는 여덟번째로 풀뿌리를 이야기한다.

 

"중국의 풀뿌리들은 과감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과감하게 행동에 옮겼다. 그들은 경제발전의 조류 속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법률을 위반하거나 심지어 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전혀 서슴지 않고 과감하게 시도했다. 그들은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엄청난 담력을 갖고 있었고 뭔가를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일도 없었다. 그들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속담으로 표현하자면 맨발인 사람은 신발 신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이고. 마르크스의 말을 빌리자면 프롤레타리아인 그들이 잃을 것은 족쇄뿐이요 얻을 것은 전 세계였다." 

 

"중국의 속담에 사람은 유명해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돼지는 건장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일단 유명해지고 나면 안 좋은 일이 생기기 마련이고 돼지는 살이 쪄서 몸이 튼실해지면 곧 도살장으로 끌려간다는 뜻이다."

 

"공산당이 이끈 지난 60여 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서 나는 마우쩌둥의 문화대혁명과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이 중국의 풀뿌리 계층에 거대한 기회를 두 차례 가져다주었다고 생각한다. 문화대혁명은 정치권력의 새로운 분배라고 할 수 있고, 개혁개방은 바로 경제권력의 재분배였던 셈이다."

 

위화는 아홉번재로 산채를 이야기한다. 중국어에서 '산채'라는 단어는 원래 울타리 등 방어시설을 갖춘 산장을 의미했는데 점차 '가난한 지역' 또는 '가난한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뜻하는 말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또한 이 단어는 옛날 녹림의 호환들이나 강도들이 점거하고 있던 영채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 단어에는 또 정부가 관여하지 못한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가격이 저렴하고 다양한 기능이 고루 갖춰진 산채 휴대전화가 유행하면서, '산채'라는 단어가 '모방'이라는 단어에 새로운 함의를 가져다주었다. 동시에 '모방'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던 원래 의미의 경계가 무너져 짝퉁 제조, 권리 침해, 규범 위반, 농담, 못된 장난 같은 단어가 의미 검증을 거칠 필요 없이 '모방'이라는 단어의 국경안으로 진입하여 '산채'의 신민이 되었다. 요컨대 '산채'는 오늘날 중국어에서 무정부주의 정신을 가장 잘 반영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산채 현상은 풀뿌리 문화가 엘리트문화에 던지는 도전장이자 민간이 정부에 던지는 도전장, 그리고 약자집단이 강자집단에 던지는 도전장이라고 할 수 있다. 산채 현상이 폭풍처럼 일어나 구름처럼 중국 사회를 뒤덮은 것도 사회학적인 의미에서 말하자면 중국 사회의 단편적인 발전이 가져온 필연적인 결과이다. 더욱 넓어진 사회갈등이 세계관과 가치관의 혼란을 유발하고, 이어서 산채 현상을 촉진하는 것이다. 산채 현상은 다양한 종류와 형태의 사회정서가 누적되다 어느 날 갑자기 폭발되어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잇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끊임없이 반권위, 반주류, 반독점에 대한 소란스런 사회혁명으로 발전된다.

오늘날 중국 사회의 생태는 기이하고 다양한 색채를 과시하고 있다. 아름다움과 추함, 선진과 낙후, 엄숙과 방종이 항상 같은 사물 안에 공존한다. 산채 현상도 바로 이런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회의 진보를 나타내면서 동시에 사회의 후퇴를 상징하는 것이다. 건강이 나빠졌을 때 염증이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산채 현상은 오늘날 사회생태의 염증을 상징한다. 염증은 한편으로는 세균에 저항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종과 고름을 동반하고, 조직이 문드러지거나 괴사하기도 한다. 산채 현장은 중국 사회의 단편적 발전이 부른 필연적인 결과로서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적극적인 의미의 반대편에서는 중국 사회의 소극적인 의미가 충분히 표출되고 있다. 오늘날 중국 사회의 도덕성 살실과 시비의 혼돈이 산채 현상을 통해 유감없이 표현되고 있다고 할 수 잇다. 바로 이러한 사회생태에 기초하여 '산채'라는 단어는 중국인들의 마음속 깊이 틀어박혔다. 표절과 모방, 악의적 조롱, 비방 등 원래를 불법적이고 저급한 것으로 간주된 행위에 존재 이유를 제공하고, 사회여론과 사회심리적인 측면에서 점차 합리적인 지위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풀뿌리 계층은 지난 30년 동안의 빛나는 역사에서 전대미문의 업적을 이루어냈다. 그들은 모든 곳에서 스스로 정치적 역량을 발휘했다. 그들이 성공한 과정은 신기하면서 이상했고 그들이 실패한 과정도 신기하면서 이상했다. 이어서 그들은 신기하고 이상한 사회생태를 창조해냈다. 때문에 '산채'라는 단어가 환골탈태하여 옜 단어에 새로운 의미가 더해진 뒤로, 중국 사회가 20년 동안 발전하는 과정에서 줄곧 존재해왔던 각종 현상을 일깨웠던 것이다. 마치 군영 안의 집합 신호가 잠자던 사병들을 전부 깨우는 것과 같았다. 누군가 광장에서 큰 소리로 '산채'를 외치자 광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를 향해 볼려드는 장관을 연출했다. 그들은 모두 '산채'로 개명했던 것이다."

 

위화는 열번째로 홀유를 이야기한다. 홀유(홀유의 본질은 수단을 가리지 않고 남을 속이거나 남에게 뭔가를 덮어씌우는 것이다. 하지만 '사기'라는 단어에 비해 비교적 부드럽고 장난스러운 함의를 지닌다. 때문에 사람들은 사기범에 대해서는 분노를 드러내지만 홀유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냥 웃어넘기는 경우가 많다)란 무엇인가? 맨 처음 홀유의 의미는 매우 모호하고 확정적이지 않았다. 어선이 파도를 따라 위아래로 오르내리거나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과 같았다. 그러다가 점차 하나의 속어가 되어 중국 동북 지역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속어로서 홀유는 똑같은 발음의 '호유' 즉 '어지럽게 잘못 인도한다'라는 단어에서 왔다. 유행병의 바이러스에 끊임없이 변이가 일어나듯 홀유도 그 이후에 끊임없이 변이가 일어나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뜻을 갖게 되었다. 과장해서 말하거나 말이나 글로 군중심리에 영합하는 것을 홀유라 하기도 하고, 교묘하게 함정을 설치해놓고 남을 그 안에 빠뜨리는 것도 홀유라고 한다. 전자는 허풍과 선동, 종용의 의미를 갖고 있고 후자는 허튼소리나 뜬소문, 사기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해학과 조롱, 근거 없는 날조와 투기의 의미로 사용되이고 한다.

 

"홀유라는 단어는 빠른 속도로 전국을 풍미하면서 산채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중국 사회의 윤리 및 도덕성 결핍과 가치관의 혼란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는 중국 사회가 최근 30년 동안 지속해온 단편적 발전의 후유증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홀유 현상이 사회의 각 분야에 광범위하게 퍼진 정도는 산채 현상을 크게 능가한다. 이처럼 홀유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진지하지 못한 사회, 또는 원칙이 중시되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홀유가 당당하게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되고 있는 사이에 개인이건 국가건 누구나 홀유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내 생각에 홀유하는 사람들은 최종적으로는 자신을 홀유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속담을 빌리면 돌을 들어 옮기다가 자기 발등을 찍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위화가 책 끝부분인 에필로그에 쓴 글이 인상적이다.

 

"타인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되었을 때, 나는 진정으로 인생이 무엇인지, 글쓰기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이 세상에 고통만큼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쉽게 소통하도록 해주는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고통이 소통을 향해 나아가는 길은 사람들의 마음속 아주 깊은 곳에서 뻗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나는 중국의 고통을 쓰는 동시에 나 자신의 고통을 함께 썼다. 중국의 고통은 나 개인의 고통이리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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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철들지 않는다 - 돌아갈 수 없는 유년의 기억을 통한 삶의 위로
이성규 지음 / 아비요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경영과 경제를 전공하고 관련 서적을 출간한 경험이 있는 저자 이성규는 책 <소년을 철들지 않는다>를 통해 전형적인 베이비부모 세대인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테마로 50여가지 저자 자신의 어릴적 추억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돌이켜보면 하루해가 짧다하고 골목길을 누볐던 유년의 기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그 시절 골목길 친구들과 하루하루 쌓아갔던 추억들이 오늘, 다시금 위로가 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고, 추억의 자리는 계속해서 줄어만 간다. 벌써 40년 전의 기억들이다. 하지만 아직도 한복을 곱게 차려 입으신 어머니가 어두운 방안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주문을 걸면 추억 속 친구들이 대문 밖에서 뛰어놀고 있다."

 

40여년전의 추억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1960~70년대에 학교를 다녔던 사람이라면 공감하기 쉬운 책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은, 나이가 어린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선 풍경이나 공감하기 쉽지 않은 내용들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보다 좀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추억 속 워간 잡지 이야기, 회충약과 채변봉투, 뽑기, 불량식품 등 베이비부머 시대의 추억 속 향수는 저자의 어릴 적 경험으로 되살아난다. 그러나 1960~70년대를 살아온, 시골에서 생활했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저자와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이라면 추억 속 향기를 생각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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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 - 위대한 문학작품에 영감을 준 숨은 뒷이야기
실리어 블루 존슨 지음, 신선해 옮김 / 지식채널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위대한 문학작품들을 읽고 작가들은 어떻게 이러한 작품을 쓸 수 있었을까를 생각한 적이 많다. 책 <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는 50인의 위대한 작가들이 문학적 영감을 떠올린 바로 그 순간을 찾아간다.

 

"이 책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제공한 사건이나 계기를 다루지만, 작가들 자신이 이미 훌류한 이야기꾼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단순한 이야깃거리 하나를 두고도 어떻게 비틀고 흥미로운 작품으로 재탄생될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어쩌면 이 이야기들도 문학적 허상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여기에 작가들의 창조정신이 담겨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이 이야기들은 도처에 영감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기도 한다."

 

저자는 먼저 한 번의 반짝임이 활활 타오르는 창작욕으로 이어져 불후의 명작을 탄생시킨 작품들을 소개한다.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 J.R.R.톨킨의 <호빗>,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 일주>, 윌리엄 포크너의 <소음과 격정>,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C.S.루이스의 <사자,마녀,그리고 옷장>,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 년 동안의 고독>, E.B.화이트의 <샬롯의 거미줄>을 소개한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문학사에서 보물 같은 작품들 상당수가 평범한 일상에서 갑작스럽게 태어났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차를 운전하다가, J.R.R. 톨킨은 학생들의 시험지를 채점하다가, E.B. 화이트는 돼지 먹이가 가득한 양동이를 나르다가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때로 작가들은 말하기라는 행위에서 영감을 얻어 훌륭한 작품들을 창조했다. 이것은 말에서 글로 이어지는 문학작품의 탄생과정이다. 이야기는 글로 기록되기 전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종종 세대를 거치며 변형되기도 한다.일단 종이에 적힌 이야기는 글이라는 틀에 갇혀버리기 쉬운데,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화자가 얼마든지 변화를 줄 수 있다. 이렇듯 자유로운 말하기의 매력을 느끼고, 거기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은 작가들이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것 같다.

 

"옜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택했건 스스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건 간에, 다음에 소개할 작가들은 이야기를 말로 풀어내는 와중에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루이스 캐럴은 어린 소녀 세 명과 함께 템즈 강을 노 저어 올라가며 '이상한 나라'를 발견했고, L.프랭크 바움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창 말하는 가운데 엉뚱하게도 '오즈'라는 세계에 닿았다. A.A.밀른은 밤마다 아들이 누운 침대 맡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곰돌이 푸우'가 사는 집을 찾아냈다."

 

저자는 현실 속 그와 그녀의 이야기로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에드거 앨런 포의 <갈가마귀>,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J.M.배리의 <피터팬>, F.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를 소개한다.

 

"우리에겐 상상으로만 가능한 엉뚱한 사건들, 하지만 몇몇 작가들에게 이러한 일탈은 문학적 영감을 던져준 사람들만큼이나 생생한 현실이었다. 작품 속 인물들은 여러 명의 실존인물들을 조합하여 탄생하기도 한다. 다양한 성격과 외형적 특징의 단편들이 작가의 상상력이라는 용광로 안에서 한데 녹아 어우러지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은 유독 한 인물이 도드라질 때가 있다. 지금부터 소개할 아홉 명의 유명한 작가들은 현실의 인물을 끈질기에 추적하여 소설 속 세계로 유인했다. 그들의 무기인 종이와 펜만으로 보기 좋게 잡아낸 것이다."

 

저자는 본인의 법을 어겼거나 타인의 범죄를 깊이 파고들었다는 공통점을 지닌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그들의 '뮤즈'는 그리스 신화의 신비로운 여신들처럼 숭고한 존재가 아니었다. 마약과 환각, 주먹다짐, 살인사건 현장....... 스스로 의도했건 아니건 간에, 작가들은 우리 같은 일반인이라면 결코 눈길조차 주고 싶지 않을 법한 어둡고 위험한 세계에 과감히 몸을 던졌다. 그리고 그 비열한 거리에서, 그들은 무한한 창조적 영감을 얻었다. 저자는 키겔 데 세르반레스의 <돈키호테>, 알렉상드로 뒤마의 <몽테 크리스토 백작>, 표도르 도스토에프스키의 <죄와 벌>, 윌리엄 S.버로스의 <네이키드 런치>,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S.E.한튼의 <아웃사이더>, 커트 보네거르의 <제5도살장>,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를 소개한다.

 

"문학의 영광으로 향하는 길이 늘 화려할 수만은 없는 법이다. 미겔 데세르반테스와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는 이렇듯 누추한 감방 안에서 위대한 문학작품의 기반을 마련했다. 둘 다 지독한 빈털털이 상태로 다시 자유의 몸이 되었을 테지만, 세르반테스는 스페인의 감옥에서 <돈키호테>의 씨앙을 들고 나왔고, 도스토예프스키는 <죄와 벌>의 탄생으로 이어질 작은 아이디어를 머릿속에 품은 채 좁은 감방 문을 나섰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날았다. 잭 케루악은 자동차 가속페달을 지르밟으며 미국을 횡단했다. 잭 런던은 눈 덮인 산길을 힘겹게 돌아다녔고, 허먼 멜빌은 바하마의 바다를 항해하다 고래떼를 발견했다. 가만히 앉아 잉크와 펜이 허구의 세계로 데려다주길 기다리는 대신, 이들 작가는 분연히 짐을 챙겨 스스로 위대한 여정에 나섰다. 저자는 영감을 찾아 떠난 위대한 여정의 문학작품으로 허먼 멜빌의 <모비딕>,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잭 런던의 <야성의 부름>,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속>,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 토마스 만의 <마의 산>,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를 소개한다.

 

"짜릿한 모험을 찾아나섰건 그저 느긋한 휴가를 즐기고자 했건간에, 지금부터 소개할 작가들은 모두 익숙한 집을 떠나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훌륭한 문학작품을 위한 아이디어를 찾아냈다. 몇몇 작가는 새로운 환경의 낯선 매력, 혹은 어떤 장소에 얽힌 매혹적인 역사에서 문학적 자극을 얻었다. 또 다른 이들은 위험천만한 모험을 감행하다 죽음의 문턱까지 가기도 했다. 작가들의 생생한 경험은 전 세계의 선물가게를 몽땅 뒤져도 찾아낼 수 없는 귀중한 보물이었다. 그들은 세계 문학사에 길이 남을 소설작품의 재료, 즉 문학의 황금을 캐낸 것이다."

 

사립탐정이었던 대실 해밋은 자동차 추격전과 칼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뮤즈를 만났다. 존 스타인벡은 캘리포니아의 들판에서 목장 일을 거들다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켄 키지는 환각제 실험에 참여하면서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 평범한 직업은 아닐지 몰라도, 생계를 위해 일했다는 점에서 이들 작가도 우리들 대부분과 같았다. 저자는 내 삶의 현장이 곧 이야기라는 작가의 작품으로 L.M.몽고메리의 <빨강머리 앤>,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 데실 해밋의 <붉은 수확>,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켄 키지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존 스타인벡의 <생쥐와 인간>, 이언 플레밍의 <카지노 로얄>, 실비아 플라스의 <벨 자>를 소개한다.

 

"생업과 집필 작업을 동시에 수행한 작가들이 있는가 하면, 일터를 떠나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펜을 들 수 있었던 작가들도 있다. 과로로 심신이 피곤해지는 일도 다반사였지만, 그런 노고가 아깝지 않을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지금부터 소개할 작가들에게 직업이 없었다면, 문학계의 전설로 남을 그들의 작품도 존재할 수 없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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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 선택이다 - 내 인생을 바꾸는 긍정의 심리학
이민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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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 <행복도 선택이다>는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실행이 답이다> 등의 저자 이민규가 제안하는 행복한 삶의 비결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행복한 삶을 가로막는 부정적 사고, 실패와 시련을 극복하는 긍정적 사고, 행복과 성공을 부르는 적극적 태도라는 3가지의 주제를 이야기한다. 그는 이 책은 한 번에 죽 읽기보다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한 주제씩 읽고 난 다음 잠시 멈추고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한다. 책을 그냥 눈으로만 보지 말고 반드시 필기도구를 손에 들고 읽기를 권한다. 읽으면서 느끼는 바를 그때그때 책의 여백에 적어두자. 저자는 불행이 선택이라면 행복도 선택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행복하기를 선택하건 불행하기를 선택하건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우리 자신에게 있는 것이라고...

 

저자 이민규는 심리학 박사답게, 책 1장에서 행복한 삶을 가로막는 부정적 사고에 대하여 심리학적 용어를 빗대어 설명한다. 내면의 대화가 운명을 조종한다는 내면적 소통, 세상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피해의식, 누가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하겠어라고 생각하는 부정적 인지 왜곡,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비교의 함정,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동조 현상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내면적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이를 다른 말로는 자아 커뮤니케이션 또는 내면의 대화라고 한다. 다시 말해 내면의 대화란 인간 내부에 존재하는 자아와 자아끼리 주고받는 대화를 말한다. 우리 자신이 우리 자신과 주고 받는 내면의 대화가 우리의 태도와 행동을 결정한다. 내면의 대화를 관찰하고 바꿔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안에는 항상 서로 대립되는 두 개의 자아가 대화를 주고받는다. 부지런한 자아와 게으른 자아, 선한 자아와 악한 자아, 적극적인 자아와 소극적인 자아, 하나의 자아는 다른 자아의 생각을 강화시키기도 하고 약화시키기도 한다. 지금짜기 사용해왔던 부정적인 어휘들과 부정적인 대화들을 중단하고 긍정적인 단어들을 주고받고 긍정적인 대화를 주고받도록 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해주면서도 자기 자신에게는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게 있다. 다른 사람보다 자기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말을 들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부정적인 성격을 바꾸려면 자기 자신에게 다음과 같이 어휘를 살짝 바꿔 말하면 된다. "소심하고, 신경질적이고, 산만하다."고 말하고 싶을 때 "신중하고, 감수성이 남다르고, 호기심이 많다."고 말해주자. 말에는 경인력이 있다. 우리가 마음속에서 주고받는 내면의 대화는 생각을 만들어내고 생각은 행위를 유발한다."

 

작가인 버니 S.시겔은 이렇게 말했다. "신의 책상의에는 이런 글이 씌어 있다. '네가 만일 불행하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면 불행이 정말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 또한 네가 만일 행복하다고 말하고 다닌다면 행복이 정말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

 

1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바로 세상이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하는 피해의식의 내용이었다. 

 

의심이 많은 사람들은 세상이 항상 자신을 향해 나쁜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강한데, 이런 성격특성을 갖고 있는 사람을 편집성 성격장애자라고 하며 이들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피해 의식이 강하다 : 편집성 성격장애자들은 사람들이 자기를 부당하게 착취하고 해를 끼칠 것이라고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따라서 근거 없이 주변 사람들을 의심하기 때문에 선의를 베푼 경우조차도 자기를 해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증거를 찾아내려 애쓴다.

불신감이 강하다 : 이들은 사람들을 믿지 못한다. 상대방의 행동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숨어 있는 동기를 찾으려 애쓰며,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경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열어놓지 못한다 : 이들은 자신의 비밀이나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을 지극히 꺼려한다. 왜냐하면 남들이 그것을 빌미로 자신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 이들은 타인이 별 생각 없이 한 말이나 가벼운 농담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농담 속에 비난하거나 경멸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하며 칭찬에도 비웃는 것이 아닌지 그 저의를 의심한다.

원한을 쉽게 풀지 못한다 : 이들은 모욕이나 경멸을 당했다고 판단되면 상대방을 용서하지 못하고, 한 번 원한을 품음녀 어떤 식으로든 보복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각적으로 반격한다. : 이들은 갈등상황에서 융통성 있게 대처하지 못하고 쉽게 긴장하고 표정이 굳어진다. 사소한 일로 기분이 나빠질 때도 강한 적개심을 느끼기 때문에 과도하게 분노한다.

시기심과 질투심이 강하다 : 이들은 타인의 소유에 지나친 관심과 시기심을 느낀다. 충분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도 배우자나 연인의 부정을 의심하고 병적인 질투심을 느낀다."

 

불행한 사람은 자신이 잘못해서 일을 그르친 상황에서조차 세상이 자신을 해치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기 때문이라는 피해의식을 갖고 세상을 살아간다. 이에 반해 행복한 사람들은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한 상황에서조차 애써 좋은 점을 찾아낸다. 덧붙여 세상이 자기에게 좋은 일을 만들어주기 위해 일을 꾸미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으려는 경향도 있다. 이처럼 세상이 자기를 해치려 한다는 피해의식과 정반대로, 고통을 겪을 때조차도 그것은 세상이 자기에게 좋은 일을 만들어주기 위해 일을 꾸미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고방식을 '역피해의식'이라고 한다. 역피해의식이 강한 사람들은 고난에 처하더라도 그 상황이 자신에게 가르쳐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어낸다.

 

저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질문의 3단계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1) 이 일에서 불행 중 다행인 점은?

2) 그래도 여전히 나쁜 점은?

3)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려면?

 

책에서는 행복한 삶을 가로막는 부정적 사고 중에서 누가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하겠어? 라고 생가하는 부정적 인지 왜곡을 설명한다. "실연을 당하고 난 뒤 어떤 사람은 폐인이 되고, 어떤 사람은 시인이 된다."는 말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다고 해서, 시험이나 사업에 실패했다고 해서, 또 실직자라고 해서 모두 절망하는 것은 아니다. 누가 봐도 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환경에서도 절망에 빠져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다. 자주 다니다 보면 길이 생기고 길이 생기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길로 다니듯이 우리의 마음도 자꾸 생각하는 쪽으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를 '자동적 사고'라고 한다. 그래서 부정적인 사람들은 어딜 가나 투덜거리고, 긍정적인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던 좋은 점을 찾아낸다. 특히 우울한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자신과 타인 및 세상에 대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부정적 인지 왜곡'이라고 한다. 우울한 사람들은 우선 자신을 결점이 많고, 부적절하며, 무가치하게 평가한다. 불쾌한 경험을 하면 그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평가절하하고 스스로를 비난한다.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이나 세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시련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자기가 처한 여건들은 자기를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또한 자신이 처한 어려움이나 고통이 현재로 그치지 않고, 먼훗날까지 지속될 것으로 믿는다. 실수를 하면 다른 사람들이 두고두고 기억할 것 같고, 거절을 당한 다음에는 앞으로도 계속 실패할 것 같아 다시 도전하는 것을 포기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인지적 왜곡에 의해 만들어진다. 첫째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거나 상반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임의적 추론', 둘째, 한 가지 실패경험을 인생 전반으로 확대 적용하는 '과잉 일반화'. 셋째 자신의 단점은 극대화하면서도 장점은 오히려 극소화하는 '과잉 극대화', 넷째 스스로 엄한 규칙에 사로잡혀 있는 '당위적 사고'이다.

 

 

저자는 부정적 인지 왜곡을 이야기하면서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6가지 대책을 소개한다.

1) 삶이 언제나 공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2) 불가피한 일은 받아들인다.

3) 운동을 한다.

4)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고 경쾌한 음악을 듣는다.

5) 즐겁고 희망찬 사람들과 어울린다.

6) 당연한 일 속에서도 감사한 일을 찾아본다.

 

저자는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비교의 함정을 이야기한다. 많ㅇ느 사람들이 사회적 비교과정에서 자신보다 타인이 갖고 있는 것을 더 높게 평가하면서 시기심과 열등감을 느낀다. 이는 우울증 같은 심리적 문제로 이어지곤 한다. 이를 '비교의 함정'이라고 한다. 법정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에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에 견주면 남는다.'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있듯이 행복을 찾는 오묘한 방법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행복은 이미 갖고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저자는 비교중독의 후유증 세 가지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1) 감사 결핍증 : 항상 더 나은 사람을 의식하기 때문에 불만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타인이나 세상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자기 자신에게도 감사할 줄 모른다.

2) 대인관계 갈등 : 자기보다 낫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는 시기와 질투를 느끼고, 더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시하기 때문에 진실한 관계를 형성하기가 어렵다.

3) 자존감의 결여 : 항상 자기보다 더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과 비교하기 때문에 자존감을 느끼지 못하고 짜증이 가득한 삶을 살게된다.

 

2장에서는 실패와 시련을 극복하는 긍정적 사고를 이야기한다. 다르게 설명하면 다른 일이 일어나는 설명약식, 통제감이 높아지면 수명도 길어지는 통제감의 효과, 최악을 상상하면 최선의 방법이 생기는 대비효과, 질문을 바꾸면 답이 달라지는 긍정탐구 기법, 뿌린 대로 거두게 되는 상호성의 원리를 소개한다.

 

자기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 때는 스트레스가 감소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통제감의 효과'라고 한다.  이 세상의 어떤 사람도 자기 주변의 소소하면서도 자질구레한 모든 환경을 통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 통제감을 높이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고려하면서 통제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통제가 가능한 것을 통제하려고 해야 한다.

1) 자신의 태도나 행동부터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배우자의 성격을 바꾸기는 어렵다. 그러나 배우자에 대한 자신의 태도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따라서 관계를 개선하려면 먼저 바꿀 수 있는 자신의 태도부터 바꿔보라.

2) 좋아하는 일부터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계획대로 실천하게 하려면 하기 싫어하는 공부보다 노는 계획을 세우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하기 싫은 일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부터 통제를 시도해야 한다.

3) 타인의 평가에 너무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

 

책임이라는 말은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속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완전히 책임을 진다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어나는 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는 얼마든지 우리의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저자는 최악을 상상하면 최선의 방법이 생기는 대비효과를 이야기한다. 처음에 가벼운 물건을 들고 나중에 무거운 물건을 을면 처음에 더 무거운 물건을 들었을 때보다 훨씬 더 무겁게 느껴진다. 이처럼 우리가 사물의 크기가 무게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다른 것과 비교해 판단하고 느끼는 현상을 정신물리학에서는 대비효과라고 한다. 책에서는 역설적 의도라는 심리치료를 소개하는데, 역설적 의도란 원치 않은 어떤 상태를 회피하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의도적으로 더 과장해서 직면하게 한 후 그 문제에서 벗어나게 하는 심리치료 방법이다. 이 방법은 불명증, 말더듬, 대인공포증, 무대공포증, 강박장애, 성기능장애 등을 치료하는 데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비극적인 주제를 다룬 영화가 관객에게 인기 있는 이유가 있다.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내내 슬픔에 젖어 눈물을 흘렸으나 극장을 나서면 괴롭고 고통스럽기보다는 왠지 후련해지고 바깥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그것은 영화를 보는 동안 주인공이 겪는 역경이나 불행을 자신과 동일시하기 때문에 함께 울고 웃으면서 자연스레 자신의 감정을 정화시킬 수 있어서다. 아울러 주인공의 처지와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고 스스로 구원을 얻은 것 같은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갖고 있지 못한 것에 눈을 돌리면 내가 갖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것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책 3장에서는 행복과 성공을 부르는 적극적 태도를 소개한다. 불행이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라는 빼기에 의한 더하기 원리, 미소를 지으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안면피드백 이론, 공감과 배려로 지지를 끌어내는 공감적 소통, 비난을 극복해야 비상이 가능하다는 전환전략, 좋아하면 판단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 뒤집기 기법을 말한다.

 

저자는 불행이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라는 빼기에 의한 더하기 원리를 이야기한다. 시간은 한정된 벽돌과 같다. 어떤 일에 다 써버리면 다른 일에는 쓸 수가 없다. 하루 24시간으로 한정된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은 일에 쓰고 있는 시간을 빼내 중요한 일에 투자하는 것인데 이를 '빼기에 의한 더하기 원리'라고 한다. 돈이란 들어오는 만큼 쓸 일이 생기고 시간 역시 남는 만큼 하고 싶은 일이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돈과 시간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미리 빼두지 않으면 중요한 데 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미소를 지으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안면피드백 이론을 이야기한다. 미소는 사람을 대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일을 할 때도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 미소 속에는 세 가지의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첫째, 만나서 반갑습니다. 둘째, 나는 당신이 좋습니다. 셋째, 우리는 한편입니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던 미소를 짓고 일을 하는 사람이 짜증을 내거나 이를 악물고 일하는 사람보다 성과가 더 좋을 수밖에 없다. 미소와 웃음은 저절로 느껴지는 감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미소와 감정은 의도적으로 선택하고 연습해야 하는 기술이며, 감정은 창조하는 것이다. 긍정적 감정을 원한다면 미소를 선택하면 된다.

 

3장에 소개된 실패와 시련을 극복하는 긍정적 사고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공감과 배려로 지지를 끌어내는 공감적 소통이었다. 사람들은 같은 현상을 두고도, 저마다 다르게 듣고 다른 눈으로 바라보며 다른 필터로 걸러서 생각한다. 공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상태방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방의 내적 준거체계를 가지고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면서 소통을 해야 하는데 이를 심리학에서는 공감적 소통이라고 한다.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기의 행동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자기감찰 능력이라고 한다. 자기감찰 능력이 우수한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1) 상대방의 욕구뿐만 아니라 자신의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

2)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이나 태도에 집착하기보다는 상황이 기대하는 바에 따라서 행동한다.

3) 직설적이고 노골적인 감정표현을 자제할 수 있다.

4)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파악능력과 전달능력이 우수하다.

5)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입장을 바꿔 생각할 수 있는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감정,신념,태도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부모에게 용돈을 언제 요구할 것인지, 친구의 부탁을 어떻게 거절할 것인지, 사랑을 어디서 고백할 것인지, 무엇을 선물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 등등, 이 모든 것이 제대로 되려면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히 헤아릴 수 있는 공감능력이 필요하다. 원만한 대인관계와 개인적 잠재력의 발휘에 무엇보다 중요한 타인과의 공감능력을 증진시키려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1) 사람들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2) 상대방의 입장에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3)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와 친하게 지내고 싶다면 그가 좋아하는 일을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인간관계에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

 

저자는 비난을 극복해야 비상이 가능하다는 전환전략을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를 훨씬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은 부정적인 정보다 긍정적인 정보보다 생존에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진화과정을 통해 습득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비난이나 비판을 터닝 포인트로 전환시키는 것을 전환전략이라고 한다. 비난을 가장 효과적으로 잠재우는 방법은 상대방의 말을 얼른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비난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상대방의 의견을 진지하게 수용하는 것은 일종의 '김빼기 작전'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 남을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의견을 진지하게 수용하기만 하면 대개 비난을 중지한다. 이미 욕구가 충족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계속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뭔가를 제대로 배우려면 가장 먼저 다른 사람의 비난이나 비판을 받아들이고 바보가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목표에서 눈을 떼지 않고 가고자 하는 일에 집중하면 주변의 유혹과 비난은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다. 대신 그 상황이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볼 수 있다. 비난이나 비판을 터닝 포인트로 활용하자. 우리를 무시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가장 우아한 태도는 그들로부터 감사할 일을 찾아내는 것이고, 우리에게 상처를 입힌 사람들에 대한 최고의 복수는 그들이 틀렸음을 증명하고 그들보다 더 즐겁게 사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복수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저자는 좋아하면 판단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 뒤집기 기법을 이야기한다. 어떤 사람이 좋아지면 그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은 말할 것도 없고, 관련된 사물까지도 좋아지게 되는 데 이걸 심리학에서는 '감정전이' 현상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며, 좋아하면 상대방을 판단할 필요가 없다. 좋아하는 사람이 하는 말은 무조건 따르고 싶어지는 게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그 무엇보다 그를 먼저 좋아해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인상을 바꾸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어떤 사람의 성격을 묘사하는 단어들을 생각해본 다음에 부정적인 내용이 있으면 그 성격을 긍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로 대치해보는 '생각 뒤집지 기법'을 소개한다. 상대방을 좋아한다는 우리의 진심이 제대로 전달 대었을 때, 인간관계든 비즈니스든 도저히 풀릴 것 같지 않던 문제가 풀린다.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사람은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좋아하면 판단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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