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짜면 곱빼기 주세요! 샘터어린이문고 46
하신하 지음, 이작은 그림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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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꿈짜면 곱빼기 주세요!>는 어린이들에게 꿈이라는 주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창작동화이다. 주인공 수리는 아이들에게 별명 붙이기를 좋아하는 아이이다. 어느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꿈에 대해서 발표하는 숙제를 내주신다. 하지만 아이들 대부분은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꿈보다는 어른들이 원하는 꿈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지 못하는 수리는 꿈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본다. 별명 짓는 취미를 갖고 있던 수리는 아빠의 중국집 자금성 가게에 '꿈짜면', 백년가게 할머니의 가게에 '수리수리 백년 가게'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그리고 수리는 자신이 이름 짓는 일을 좋아하고 꿈꾼다는 것을 깨닫는다. 수리의 선생님은 수리에게 사람이나 물건에 이름을 붙이는 전문가기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수리의 꿈을 격려해준다. 아이들이 꿈을 찾기 위해서는 직업을 우선시하는 것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고 거기에 이름을 달아 이야기를 만들어오는 일이 중요하지 않을까...

 

"지금은 주로 별명을 짓지만, 나중에는 이름을 지을 거예요. 백년 할머니가 만든 물건에도 이름을 붙여주고, 세상에 있는 모든 물건에 이름을 지어 주고 싶어요. 사람들한테도요. 전 이름을 짓는 게 재밌어요. 이름을 짓고, 이야기도 만드는 사람이 될래요.

이름 짓는 사람이 되려면 사람과 물건의 이야기에 일일이 귀 기울여야 해요. 별명도 애들을 잘 봐야 지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여행도 많이 다니고, 사람들도 많이 만날 거예요. 책도 많이 읽으려고요."

 

수리가 이름을 가지고 놀리던 진영이는 사실 부모님이 원하는 의사의 꿈이 아닌 패션 디자이너의 꿈이 있었다. 그래서 백년 가게 할머니를 기웃거렸던 것이다. 백년 가게 할머니는 '히말라야에 가는 꿈'을 꾸고 있다. 아픈 다리 때문에 딸을 못 본지가 10년이 넘었던 백년 가게 할머니는 수리 덕분에 딸을 만날 수 있었다. 가게 밖으로 나온 할머니는 세상과 만나는 꿈을 꾸게 된 것이다. 꿈이라는 것은 결코 나이가 우선시 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언젠가 수리는 이름을 짓는 일을, 진영이는 패션 디자이너를, 백년 가게 할머니는 히말라야에 가는 꿈을 이루었으면 좋겠다. 타인에 의한 꿈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꿈은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행복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꿈이 아닌 부모님이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사는 아이들의 모습은 안타깝다. 진영이는 공부를 못하면 쓸모없는 사람이 된다는 엄마의 말이 싫었다. 작가는 아이들에게 꿈보다는 공부만을 강요하는 어른들의 생각을 비판한다. 책 <꿈짜면 곱빼기 주세요!>의 수리처럼 아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을 천천히 생각해볼 수 잇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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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스 테일 2 스토리콜렉터 21
마크 헬프린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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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스 테일 2편을 읽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내용 또한 쉽게 읽혀지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은 미국에서 2014년 2월에 개봉한 영화 <윈터스 테일>의 원작소설이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아카데미 각색상, 골든글로브 각본상을 수상한 아키바 골즈먼이 자신의 감독 데뷔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다. 

 

윈터스 테일의 2권에서 피터 레이크가 돌아오는 내용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코히어리스 주민들에게까지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도 남을 만큼 엄청난 눈이 나무와 언덕을 절반쯤 덮어버린 채 공원을 가득 메웠다. 곧 죽은 듯 묻혀 있는 자동차들 위로 조용히 스키를 타고 지나가며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일이 거의 일상이 됐다. 공기가 어찌나 맑은지 사람들은 “흔들어라, 그러면 깨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매일, 매주, 매달, 살을 에는 듯한 농밀한 바람이 마치 분리된 빙하처럼 눈과 얼음을 밀어대며 북쪽에서 불어 내려왔다.
겨울은 엄청난 기세로 밀려와 폭발했다. 늘 실험과 극한의 계절이던 겨울은 누군가에게는 희열을, 누군가에게는 자살의 충동을 주었다. 겨울은 화강암 바위와 나무를 쪼개놓고 결혼의 서약을 찢어놓았다. 그것은 또한 겨울 로맨스의 비율을 세 배로 늘려놓았고, 썰매와 스키를 부활시켰으며, 뉴잉글랜드에 크리스마스에 관한 소책자를 다시 가져다주었고, 허드슨 강을 단단한 고속도로처럼 얼려놓았다. 심지어는 항구도 절반쯤 얼게 만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작가인 마크 헬프린의 문학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세상에 무작위로 생기는 일이란 없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어스레한 황금빛 속에서 시작했다가 그 빛 속을 다시 사라져버리는 완벽하리만치 청명한 날들도,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혼란한 정치 상황도, 위대한 도시의 탄생도, 단 한 번도 빛을 보지 못한 보석의 수정 같은 구조도, 부의 분배도, 우유배달부의 기상 시간도, 전자의 위치도, 끔찍하리만치 추운 겨울 뒤에 또 놀랄 만큼 추운 겨울의 등장도 다 마찬가지다. 심지어 소위 예측 불가능성의 전형이라 할 만한 전자마저도 정확히 그것이 있어야 할 자리까지 빛의 속도로 바쁘게 움직여 가는 온순하고 비굴한 작은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다양한 조합을 이루면서 숲을 관통해 지나가는 바람 소리처럼 듣기 좋은 가느다란 휘파람 소리를 냈고, 정확히 시키는 대로만 했다. 이것만은 변함없는 진실이었다."

 

"비록 피터 레이크는 그림자의 세상에 속해 있고, 하디스티는 형체가 있는 세상에 속해 있다해도, 두 세계는 서로를 필요로 했다."

 

"절박함이란 뛰어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어 올라가야 하는 어떤 것의 낮은 쪽 절반이었다."

 

"기적이란 깔끔하게 계산해낼 수 없는 어떤 것이지 않은가. 대신 기적은 일관성 있는 계획에 명백한 난장판이 예쏙되는 현상이다. 음악이 벌집 모양이 되어야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각자 튀는 음을 내려 애쓰는 음표들이 훌륭한 계획으로 부드럽게 감싸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대한 왕국은 결국 그 왕국을 갈가리 찢어버리고 말 요소들에 그 번성의 힘을 의지하게 된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그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도시는 반드시 기백이 넘치고 미끄러워 쉽게 잡을 수 없으며, 통제할 수 없어야 한다. 훌륭한 법과 뛰어난 건축물과 깨끗한 거리를 유지하는 평온한 도시는 순종적인 멍청이들을 모아 놓은 교실이나 거세한 황소들이 풀을 뜯는 들판과 다를 바 없다. 반면 난장판을 이룬 도시는 약속의 도시다."

 

하디스트가 '당신의 목적'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잭슨 미드의 답변이 인상적이다.

 

"내 목적은 이 세상에 드넓은 무지개를 펼쳐놓는 겁니다. 마지막이 너무도 완벽하고 영원해서 우리를 버려두었던 이의 눈길을 사로잡고, 그를 깨어진 모든 균형 앞으로 이끌어가 삶을 다시 한 번 고요하고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을 꿈으로 만들어놓게끔 하는 겁니다. 내 목적은요, 마리타 씨, 시간을 멈추고 죽은 이들을 살아 돌아오게 하는 겁니다. 내 목적은, 한마디로, '정의' 그 자체입니다."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아니다. 뉴욕이라는 거대한 도시를 음미하면서 오랜 시간 정독하며 찬찬하게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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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스 테일 1 스토리콜렉터 20
마크 헬프린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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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스 테일 1>은 1983년에 발표된 작가 마크 헬프린의 뉴욕을 배경으로 한 소설로서, 30년 넘게 미국 현대문학에 길이 남을 명작으로 일컬어진 작품이다.

 

지도에 없는 습지에서 자라 최고의 기계 기술자에서 갱단이 되었다가 마침내 도망자가 된 피터 레이크는 도시 속에서 여러 가지를 얻고 또 잃어가는 인간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그는 돈의 몇가지 불가사의한 규칙 때문에 매번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우선 첫번째 규칙은 돈이라는 것을 벌기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일단 돈을 손에 넣더라고 그걸 계쏙 가지고 있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힘들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이러한 규칙은 오직 자기 자신, 즉 각 개인에게만 적용될 뿐 다른 사람과는 하등 관련도 없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서 돈이란 벌기도 힘들고 계속 가지고 있기도 힘들지만,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는 늘 넘쳐나며,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네 번째 규칙은 돈은 섬세한 직물과 매혹적인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깨끗하고 반짝이며 화려한 장소에서 살아가기를 좋아한다는 점이었다. 많은 돈이 공원 언저리에 있는 짙은 적갈색 돌로 지은 커다란 저택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보였다. 그들은 그가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동전을 던져주고 있었다. 사실 어렵지도 않은 일이고, 돈을 주지 않아도 얼마든지 했을 그런 일인데도 말이다. 피터 레이크가 어두운 밤 짙은 녹색 광장에 있는 분수대 옆에서 춤을 추고, 춤을 춘 대가로 동전을 얻었을 때, 그는 도둑이 됐다. 물론 그 원칙을 그가 이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어쨌든 누군가에게 기쁨을 준 대가로 돈을 받는 것도 도둑질에 해당했다."

 

책을 읽으면서 피터 레이크의 이름이 왜 그렇게 불리우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그는 열두 살이 될 때까지 그들의 일원이었다. 습지 사람들은 그를 피터라고 불렀다. 그들은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몇 명의 소년과는 달리 레이크라는 성을 골라 붙여주면서, 호수에서 그를 건져 올렸으니 딱 어울리는 성이라고 말했다."

 

도시를 지배하는 쇼트 테일 갱단과 그 우두머리인 펄리 솜즈. 그는 대도시 속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악과 범죄를 대변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전 우주를 통틀어 펄리 솜즈의 사진은 단 한 장밖에 없었다. 그것은 펄리가 다섯 명의 경찰과 함께 있는 모습을 담은 것으로, 네 명의 경찰이 각각 팔 다리를 하나씩 잡고 나머지 한 명은 머리를 붙들고 있었다. 그들은 펄리를 큰 대 자로 의자에 앉힌 후 가슴과 허리를 의자에 단단히 붙잡아 맸다. 두 눈을 질끈 감고 얼굴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흑백사진인데도 그것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의 목구멍에서 울려 나오는 고함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의 뒤에 서 있는 덩치가 산만 한 경찰은 사진의 대상이 되는 자의 얼굴을 카메라 쪽에 고정시키는 데 몹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분명했다. 펄리의 머리채와 턱수염을 움켜쥔 모양새가 마치 온몸을 뒤트는 독사라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섬광분이 팬 속에서 번쩍일 때, 발버둥의 여파로 세워놓은 코트걸이가 왼쪽으로 쓰러지며 2시를 가리키는 화려하게 장식된 시곗바늘처럼 사진 속에 영원히 그 흔적을 남겼다. 물론 사진에 찍힌 다음에는 바닥에 쓰러져 부상을 입었다. 펄리 솜즈는 사진에 찍히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의 눈은 레이저 광선이나 흰색 다이아몬드처럼 보였다.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을 정도로 하얗고 투명하고 은빛이었다. 사람들은 “펄리 솜즈가 눈을 뜨면, 꼭 전등을 켠 것 같다니까”라고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입꼬리에서 귀까지 올라가는 흉터가 하나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은 마치 자신의 피부가 날카로운 칼로 깊고 예리하게 잘리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펄리 솜즈의 흉터는 차가운 상아색 필라멘트로 덮인 하얀 홈통처럼 보였다. 이 흉터는 네 살 때부터 그와 함께했다. 아들의 목을 따려다가 실패한 그의 아버지에게서 받은 선물이었다."

 

"물론 범죄자가 된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다.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며, 그것이 만고의 진리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이다. 범죄자들은 세상을 엉망으로 만들어놓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세상이 정체되지 않도록 돕는 유동성의 가신들이기도 하다. 사실 선과 대조되는 악마의 군단이라 할 만한 범죄자들 없이는 뉴욕이 지금처럼 빛을 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의 불가해한 반대와 저항이 선의 밝은 면을 더욱 선명히 빛나게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범죄자들이란 세상이 균형 있게 돌아가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범죄야말로 그 강철 같은 등에 던져지는 모든 시간을 꾸준히 아름답게 다 소비해버리지 않는가. 범죄자들은 도시에 없어서는 안 될 당분이자 술이고, 무더운 여름밤 번쩍이며 내리치는 모자이크 속의 붉은 섬광이다. 그 점에 있어서는 펄리도 마찬가지였다."

 

피터 레이크는 우연히 만난 신비한 백마 덕분에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고, 백마와 함께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죄를 짓기로 한 피터 레이크는 새 출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백만장자 아이작 펜의 저택에 침입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상한 소녀 베버리를 만난다. 아이작 펜의 딸인 베버리는 늘 열 때문에 상기된 얼굴로 독특한 언행을 일삼는 특이한 소녀다. 밤이면 저택 지붕 위의 텐트 안에서 잠을 자고, 미친 듯이 피아노를 치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지병 때문에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받은 상태다. 베버리는 자기 집에 침입한 도둑인 피터 레이크를 보고도 전혀 무서워하거나 경계하지 않는다. 피터 레이크는 이 이상한 소녀에게 걷잡을 수 없이 끌리기 시작한다. 피터 레이크를 처음 보았을 때 베버리는 피터에게 "당신이 내게 주어진 전부라면, 그래요, 받아들일께요."라고 말한다.

 

아이작 펜이 피터 레이크에게 이야기한 말이 인상적이다.

 

"그들의 움직임, 열정, 감정 말이네. 고통에 사로잡힌 몸과 그 몸이 느끼는 감각들은 계절의 지극히 사소한 특징이나 도시의 거대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미세한 구성 요소만큼이나 확실하게 작용하지. 무작위로 보이는 그것들은 모두 커다란 계획의 일부라네."

 

이상하지만 순수한 소녀 베버리와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난 백마는 대도시의 혼란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사라지지 않는 순수함을 상징한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뉴욕이라는 도시 그 자체의 삶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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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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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오름달'은 3월의 우리말 표현으로, '산과 들에 물이 오르는 달'이라는 뜻이다. 샘터 2014년 3월호에서 진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즐겁다. 특집으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날, 생일'에 관한 독자들의 개성있는 글을 만나볼 수 있었다. '사물의 시간'을 말하는 구두 디자이너 김진향 님의 '손뜨개 동전지갑'에 관한 이야기는 개인의 사물과 시간의 역사를 표현한다.
 
법륜 스님의 참살이 마음공부 시간에는 '면접에 붙게 해주세요'라는 물음에 대한 법륜스님의 지혜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세상에 어려운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그분들 좀 도와주십시오. 제 일은 제가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그분 먼저 도와주시고, 그러고도 자리가 있으면 저한테 주십시오.' 이렇게 기도해보라는 법륜 스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본다.
 
헌책이 말을 걸었다의 윤성근은 책의 옜 주인이 책 속에 남겨놓은 흔적과 거기에 깃든 투박하고도 아름다운 진심을 사진과 글로 남기여 인상적이다. 이번 샘터 3월호에서는 <항상 가슴 떨리는 처음입니다>라는 하종강의 헌책으로 '처음처럼'이라는 이야기를 남긴다. '주어진 매 순간을 처음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과거는 더 이상 지나간 옛일이 아니라 늘 새로운 시작이다.'라고 말하는 윤성근의 말이 눈길을 끌었다.
 
샘터 잡지에서 보물 같은 정보가 실린 '지혜 나누는 장터'의 이번 3월호 내용도 알차다. 3월의 물건으로 마스크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소개한다. 마스크팩에는 글리세린, 미네랄 오일 같은 보습 성분과 부틸렌글라이콜, 세틸에칠헥사노에이트 등 피부 컨디셔닝제가 들어 있기 때문에 피부가 촉촉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파라벤의 대체 성분으로 사용되는 페녹시에탄올은 피부에 자극을 주고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겠다. 이밖에도 올리고당을 과하게 섭취하면 설탕과 다를 게 없다는 정보, '헬스클럽 절대 환불 불가'에 대한 법률 상담 정보, 야근이 회사에 도움이 안 되는 이유 등을 배울 수 있어서 유익했다. 특히 수면 부족이 두뇌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일을 회피하게 만들면서 전반적으로 생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잦은 야근은 생산성을 갉아먹는 벌레와 같다는 말이 충격적이다. '저녁이 있는 삶은 인문학적 의미를 넘어, 경제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자 과학적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겠다.
 
해외통신으로 독일의 병원이 소개되어 국내 병원과는 차별화된 혜택으로 부러웠다. 국내에도 선진국 독일과 같은 의료혜택이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는 글이었다.
"소아와 청소년에게는 병원비와 약값이 전혀 들지 않는 독일. 그뿐만 아니라 임산부에 대한 약값도, 출산 혹은 유산에도 아무런 비용을 내지 않는다. 우리 같은 외국인 유학생 가정에도 혜택은 동일하다. 독일에서는 약간의 입원비만 낼 뿐 암 같은 무거운 질병까지 모두 무상 진료다. 가난 때문에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모든 사람을 정책으로 보호해주는 나라, 내가 본 독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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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의 기적 - 시각 장애 아이들의 마음으로 찍은 사진 여행 이야기
인사이트 캠페인을 만드는 사람들 지음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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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손끝의 기적>은 서울 한빛 맹학교 여섯 아이들이 강영호 사진작가과 함께 강원도로 3박 4일의 사진 여행을 떠나며 찍은 사진과 글의 기록이다. 강영호 작가는 '어떤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것, 그리고 쓸데 없는 짓이라고 여기던 일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만으로 그들은 이미 예술가'라고 말한다. 눈이 보이지 않지만, 소리와 오감을 통해서 예술 행위를 표현한 아이들의 작품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이들이 감각으로 찍어야 하기기 때문에 청각과 후각 그리고 촉감이 풍부한 곳, 산과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에서의 아름다운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나는 아이들에게 구도도 포커스도 광선도 가르치지 않았다. 그저 숲으로 데려가 이것이 숲의 향기라고, 바닷가로 데려가 이것이 파도의 소리라고만 일러 주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란 카메라 버튼을 누르는 사소한 손짓뿐이었다. 단 하나 내가 알려 준 것이 있다면, 사진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여행은 아이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기 위해 떠난 여행이 아니었다. 선행이나 봉사를 위한 여행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저 아이들과 더불어 작업하러 여행을 떠난 것일뿐. 우리는 즐거웠고 재미있게 놀았다. 시각 장애 아이들이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 그들이 느낀 세상은 우리가 본 세상과 조금 다르다. 그들이 찍은 사진은 우리가 늘 찍고 보덧 '인증샷'의 차원을 넘어선다. 그들이 '사진'이라는 언어로 들려주는 세상을 여러분도 함께 느껴 보길 바란다."

 

이 책에는 태어날 때부터 컴컴한 세상에서 부모도 없이 섬처럼 자란 17세 소녀 나라,  열한 살 때 뇌종양 수술을 받은 후 부작용으로 시력 저하 증상이 나타난 17세 소녀 성희, 선천적인 시각 장애를 안고 태어나서 희미한 형체만 구분하는 9세 소녀 소정이, 돌이 되기도 전에 안과 수술을 받았고 여섯 살 무렵까지는 저시력을 간신히 유지하다가 그 후 완전히 빛을 잃은 14세 소년 종서,  정상 시력이었지만 중학교 3학년 부렵에 '레버씨 시신경 위축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시력을 잃은 18세 소년 범빈, 선천성 시각 장애를 갖고 있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형태나 색깔을 선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15세 소년 정완이라는 여섯 아이들이 찍은 사진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세상을 담고, 감각을 깨우고, 다가가서 들여다보며 자주보고 멀리보는 여섯 아이들의 사진은 큰 감동을 준다.

 

"때로는 다 보여 주는 것보다 일부만 보여 주는 것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보이지 않는 부분은 실제보다 아름다워질 수 있다.

아이들이 찍은 사진을 보며 찍히지 않은 부분을 상상하게 된다.

아이들이 그랬듯이 눈을 감고 그 순간을 상상하며

프레임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느껴 보는 것이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보이지 않음의 미학을 아이들의 사진으로 배운다."

 

 

이 책에는 여섯 아이들이 여행 중 찍은 사진들을 실시간으로 인사이트2 캠페인 페이스북(www.facebook-insight2.com)에 올려 온라인상에서 사람들과 소통한 내용을 볼 수 있었다.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직접 아이들이 찍은 사진도 보았다. 사람들과 함께 교감하며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사진이 감동적이다.

 

 

시각장애 아이들에게 사진은 언어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보이지는 않지만 시각장애 아이들의 감각은 섬세하며 따뜻하다. 손 끝으로 본 아이들의 세상은 아름답고 창의적이다.

 

"성희가 말했다. 사진을 찍으면 누군가가 본다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찍을 거라고. 시각 장애 아이들에게도 사진은 언어다. 볼 수는 없지만 그들이 알고 느낀 세상에 대해서 우리에게 보여 줄 수 있다. 그들이 들은 것, 그들이 맡은 것, 그들이 만진 것을 우리와함께 나눌 수 있다.

소통은 그런 것이다. 서로 다른 세계를 공유하는 것. 보이지 않는 세상의 감각이 안일한 우리의 감각을 일깨운다."

 

 

이 책에서 시각장애 아이들이 동물들을 찍은 사진이 눈길을 끈다.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동물들의 순수함이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순수함의 결정체들이 만난 사진은 더욱 감동적인 것이 아닐까...

 

"우리는 왜 동물을 보면 순수해질까? 동물들에게는 아무런 가식이나 가면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마음은 눈에 보이는 모습과 똑같다. 그래서 동물들은 있는 그대로 믿고 신뢰할 수 있을 것 같다. 남을 의식하지 않기에 속임수가 없다.

양을 처음 보고 무서워하던 아이들은 이내 친해져서 스스럼없이 다가갔다. 동물의 순수함이 아이들의 맑음과 닮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 시각장애 아이가 찍은 물고기 사진이 독특하다. '이 물고기처럼 한 번이라도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나아간 적 있는가'라는 글귀를 통해서 삶의 열정을 되새겨본다.
 
"미끼에 걸린 물고기처럼 금방이라고 숨이 끊어질 것 같은 때도 있었다.
그때 생각했다.
나는 이 물고기처럼 한 번이라도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나아간 적 있는가.
한 번이라도 이렇게 필사적으로 숨 쉬어 본 적 있는가.
그러고는 알았다.
나는 아직 숨이 끊길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이지 않는 아이들은 침착하고 사려 깊다'라는 글귀에 나를 반성해본다. 나는 보인다는 오만함에 빠져서 타인을 배려하지 못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자신의 길을 온전히 걸어가는 아이들의 사진에서 사려깊은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보인다는 오만 때문에 서두르고, 그러다 발을 헛디딘다.
돌진하고 부딪치고 다친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아이들은 침착하고 사려 깊다.
앞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옆과 뒤까지 찬찬히 느끼며 나아간다.
함부로 팔을 뻗거나 휘두르지 않는다.
밀치거나 걷어차지 않는다.
그저 온전히 자신만의 공간을 형성하며 방향을 잡는다.
주변 공기를 모두 흡수하듯 겸허하지만 단호하게 나아간다."

 

 

시각장애 아이들과 강영호 작가가 떠난 여행에서 아이들은 자신과 세상과 타인을 보았을 것이다. 보이지 않지만, 온몸으로 아이들은 여행의 진리를 느끼지 않았을까...
 
"여행이란
나를 보고
세상을 보고
타인을 보는 것.
아이들에게도 다르지 않았다.
볼 수 없다고 보이지 않는 건 아니었다."

 

 

이 책은 시각장애 아이들이 찍은 사진을 통해서 예술작품을 느끼게 한다. '쓸데 없는 일'일지라도 예술로 인하여 인간은 풍요롭고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돈으로 얼룩진 세상에서 참된 예술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아이들의 사진은 우리에게 순수함과 행복감을 안겨준다.
 
"누구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쓸데없고 쓸모없는 일이라고 해도 좋다. 사람이 어떻게 밥만 먹고 살겠는가? 문화와 예술을 만들고 인간 세상을 풍요롭게 한 것은 결국 '쓸데없는' 일이 아니었는가. 아이들이 쓸데없는 일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책 끝부분에 '인사이트 캠페인'에 대한 소개글이 등장한다. 인사이트 캠페인은 시각장애 아이들에게 자신의 상상력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다. 2013년 두 번째 인사이트 캠페인은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SNS 매체를 적극 활용해 사람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캠페인에 참여할 시각장애 아이들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고 소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그리고 2013년 겨울, 3박 4일간 여섯 아이들과 강영호 작가가 사진 여행을 떠났다. 강원도 평창의 대관령 양떼목장과 눈썰매장, 삼척의 바닷가에서 끝없이 펼쳐진 눈밭과 발끝에 닿는 파도 소리, 폭죽 소리를 사진으로 담아냈다. 밤하늘을 밝히는 불꽃, 자신과 친구들의 모습도 사진에 담았다. 이 여정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2013년 12월 17일 KBS1에서 <손끝의 기적, 고맙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 인사이트 캠페인은 우리 사회 시각 장애 아이들에게 표현과 소통을 위한 희망을 열어주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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