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스 테일 2 스토리콜렉터 21
마크 헬프린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윈터스 테일 2편을 읽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내용 또한 쉽게 읽혀지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은 미국에서 2014년 2월에 개봉한 영화 <윈터스 테일>의 원작소설이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아카데미 각색상, 골든글로브 각본상을 수상한 아키바 골즈먼이 자신의 감독 데뷔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다. 

 

윈터스 테일의 2권에서 피터 레이크가 돌아오는 내용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코히어리스 주민들에게까지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도 남을 만큼 엄청난 눈이 나무와 언덕을 절반쯤 덮어버린 채 공원을 가득 메웠다. 곧 죽은 듯 묻혀 있는 자동차들 위로 조용히 스키를 타고 지나가며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일이 거의 일상이 됐다. 공기가 어찌나 맑은지 사람들은 “흔들어라, 그러면 깨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매일, 매주, 매달, 살을 에는 듯한 농밀한 바람이 마치 분리된 빙하처럼 눈과 얼음을 밀어대며 북쪽에서 불어 내려왔다.
겨울은 엄청난 기세로 밀려와 폭발했다. 늘 실험과 극한의 계절이던 겨울은 누군가에게는 희열을, 누군가에게는 자살의 충동을 주었다. 겨울은 화강암 바위와 나무를 쪼개놓고 결혼의 서약을 찢어놓았다. 그것은 또한 겨울 로맨스의 비율을 세 배로 늘려놓았고, 썰매와 스키를 부활시켰으며, 뉴잉글랜드에 크리스마스에 관한 소책자를 다시 가져다주었고, 허드슨 강을 단단한 고속도로처럼 얼려놓았다. 심지어는 항구도 절반쯤 얼게 만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작가인 마크 헬프린의 문학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세상에 무작위로 생기는 일이란 없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어스레한 황금빛 속에서 시작했다가 그 빛 속을 다시 사라져버리는 완벽하리만치 청명한 날들도,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혼란한 정치 상황도, 위대한 도시의 탄생도, 단 한 번도 빛을 보지 못한 보석의 수정 같은 구조도, 부의 분배도, 우유배달부의 기상 시간도, 전자의 위치도, 끔찍하리만치 추운 겨울 뒤에 또 놀랄 만큼 추운 겨울의 등장도 다 마찬가지다. 심지어 소위 예측 불가능성의 전형이라 할 만한 전자마저도 정확히 그것이 있어야 할 자리까지 빛의 속도로 바쁘게 움직여 가는 온순하고 비굴한 작은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다양한 조합을 이루면서 숲을 관통해 지나가는 바람 소리처럼 듣기 좋은 가느다란 휘파람 소리를 냈고, 정확히 시키는 대로만 했다. 이것만은 변함없는 진실이었다."

 

"비록 피터 레이크는 그림자의 세상에 속해 있고, 하디스티는 형체가 있는 세상에 속해 있다해도, 두 세계는 서로를 필요로 했다."

 

"절박함이란 뛰어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어 올라가야 하는 어떤 것의 낮은 쪽 절반이었다."

 

"기적이란 깔끔하게 계산해낼 수 없는 어떤 것이지 않은가. 대신 기적은 일관성 있는 계획에 명백한 난장판이 예쏙되는 현상이다. 음악이 벌집 모양이 되어야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각자 튀는 음을 내려 애쓰는 음표들이 훌륭한 계획으로 부드럽게 감싸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대한 왕국은 결국 그 왕국을 갈가리 찢어버리고 말 요소들에 그 번성의 힘을 의지하게 된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그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도시는 반드시 기백이 넘치고 미끄러워 쉽게 잡을 수 없으며, 통제할 수 없어야 한다. 훌륭한 법과 뛰어난 건축물과 깨끗한 거리를 유지하는 평온한 도시는 순종적인 멍청이들을 모아 놓은 교실이나 거세한 황소들이 풀을 뜯는 들판과 다를 바 없다. 반면 난장판을 이룬 도시는 약속의 도시다."

 

하디스트가 '당신의 목적'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잭슨 미드의 답변이 인상적이다.

 

"내 목적은 이 세상에 드넓은 무지개를 펼쳐놓는 겁니다. 마지막이 너무도 완벽하고 영원해서 우리를 버려두었던 이의 눈길을 사로잡고, 그를 깨어진 모든 균형 앞으로 이끌어가 삶을 다시 한 번 고요하고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을 꿈으로 만들어놓게끔 하는 겁니다. 내 목적은요, 마리타 씨, 시간을 멈추고 죽은 이들을 살아 돌아오게 하는 겁니다. 내 목적은, 한마디로, '정의' 그 자체입니다."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아니다. 뉴욕이라는 거대한 도시를 음미하면서 오랜 시간 정독하며 찬찬하게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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