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멀었다는 말 - 권여선 소설집
권여선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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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권여선 작가님 단편집 안녕 주정뱅이를 접했을때는 ‘이모‘ 외에는 추레한 등장인물들, 특히 봄밤의,은 공감도 안가고 부담스럽고 아니다 싶었는데 작년과 올해 김승옥 문학상 수상 작품집에 실린 작품들이 좋아서 픽했는데 몇 작품 빼고는 다 좋았습니다.

제가 나이를 더 먹어서인지 작가의 깊이가 더 쌓여서인지 연민과 슬픔들이 그 먹먹함이 그대로 전해지네요. 내년에는 김승옥 문학상 대상?기대해 봅니다.

제목 ‘아직 멀었다는 말‘은 작품 제목이 아니라 작가의 말의 한 부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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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있는
문목하 지음 / 아작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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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와 판타지, 미스테리를 효과적으로 결합한 신인 작가 문목하의 놀라운 데뷔작!
책소개가 이토록 과장되지 않고 딱 맞춤인 책은 드문것 같다.
 
암살작전을위해대형 싱크홀 발생으로 폐쇄된 유령도시, 4만여 명이 목숨을 잃은 참혹한 재해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그곳에 보내진 신입 수사관 윤서리.

˝난 그 물질의 의지가 사람한테 옮아갔다고 생각해, 절대 결합하지 않으려 했던 건 사실 그 물질의 성질이 아니라 의지였던 거야. 서로 밀어내고, 돌아가고, 정지하도록만드는 에너지가 그것 안에 있었던 거지.˝

연구자들도 원인이 의혹투성이인 싱크홀 발생으로 초능력이 생긴 사람들.

‘파쇄자를 이기는 복원자, 복원자를 이기는 정지자, 정지자를 이기는 파쇄자가 한데 굴러 난장을 이루며 끝이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팽팽히 이어졌다. 어떤 기계의 도움도 없이 건물이 부서지고,보이지 않는 힘이 들어 올린 도시의 잔해가 공중을 포탄처럼 날다가우뚝 서는 광경이 쉴 새 없이 분초를 다투며 펼쳐졌다.‘

최주성이 이끄는 ‘비원‘과 이경선의 죽음으로 정여준이 이끄는 ‘경원산성‘ 그리고 그들의 세력을 저울질하다 몰살하려는 의도를 가진 ‘싱크섹션‘의 전투.

.‘이렇게나 다양한 것들을 되돌리는 복원자가 존재하는데, 시간을 다루는 복원자 정도는 존재해도 이상할 것 없잖아? 생물을 제외한 모든 것은 우리에게 조종될 가능성이 있다고.‘

얽키고 설킨 배신과 까도까도 계속 까지는 비밀들이 넘쳐난다.

‘이 계절에 난 얼마나 오래 매달려 있는 걸까. 여기서 얼마나 살았볼까? 이대로 계속 시간을 돌리면 영원히 죽지 않고 머물러 살 수있는 건가 싶은 생각까지 들어.
나는 내 능력으로 질리도록 긴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데, 왜 정여준은 본인 능력으로 본인을 살리지도 않을까.
정여준을 몰랐다면 편했겠지. 처음 산성에 갔을 때 단번에 죽이는 데에 성공했으면 이런 고생은 하지 않았을 거야. 그래, 차라리 그리그 사람을 죽였다면 좋았을 텐데‘

결국 한 사람을 살리기위해 현재를 수천번 돌이키는 시간복원자 윤서리는 결국 정여준을 살리고 만다.
물론 이게 끝이 아니다. 또다른 비밀이 막장에 숨겨져있다.

처음엔 좀 명성에 비해 지루한 감이 없지않았는데 이후 몰입감이 장난아니어서 영화를 보고있는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원래 sf 소설은 몇권 안읽어봤는데 하도 평이 좋아 머리도 식힐겸 읽게되었고 새로운 취향을 찾게되었다.
이런 흥미진진한 sf 추천 받았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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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03 2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이거 제가 좋아하는 분얀데 왜 몰랐을까요? 제목이 별로여서인듯.... 이런 내용이면 제목이랑 표지를 확 표나게 해주시지 하고 투덜거리면서 담아갑니다.

bluebluesky 2021-02-04 06:27   좋아요 1 | URL
앗 좋아하는 분야시군요.
ㅋ 표지가 얌전해요^^
재밌는책 몇권만 추천부탁드려요^^

바람돌이 2021-02-05 02:40   좋아요 1 | URL
아 저도 초보자라 딱히.... ㅠ.ㅠ
그래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 한권은 투척하고 갑니다. <캡틴 블루베어의 13과 1/2인생>요. 아 근데 저 진짜 이 책 좋아하는데 절판이에요. 혹시 도서관 같은데 있을까요? ㅠ.ㅠ

bluebluesky 2021-02-05 08:59   좋아요 0 | URL
아 도서관에도 서점에도 없고 희귀템인지 중고서점에서 55000원;;;

바람돌이 2021-02-05 1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혹시 도서관에 푸른곰선장의 13과 1/2의 삶으로 한번 검색해보세요. 구판인데 요 버전이 있는 경우가 제법 있어요
 
곱세크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김인경 옮김 / 꿈꾼문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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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희극‘인 신곡이 중세 봉건제의 필연적 표현이라면 발자크의 ‘인간희극‘은 개인에 대한 관심이 지배적이던 브루주아 시대의 표현이다.

‘곱세크‘는 고리대금 업자 곱세크의 인생 관찰기로 인간희극 총서 중 첫 저작으로 이후 몇번의 개작을 통해 오늘에 이르렀다.
곱세크는 구두쇠로 돈의 화신이며 인간희극에 속한 소설 14편에 등장하는 악인이다. 고리오 영감에도 등장하고 이 작품에 등장인물인 드레스토 백작부인은 고리오 영감의 큰딸 아나스타지다.

중편 분량의 소설로 화자가 곱세크와 얽킨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작품을 이끌어가는데 입체적인 곱세크의 성품 변모가 흥미롭고 흡입력있는 작품이다.

이후 고리오 영감과 골짜기의 백합 재독과 함께 국내 번역된 인간희극 총서들 전작을 읽어보려한다. 각 소설의 인물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읽을때 곂치는 인물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할듯하다.

 그의 금융상의 견해와 인간본성에 대한 철학적인 관찰이 그에게 외견상 고리대금업자와같은 행동을 하도록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일단 일에서 떨어진 그는 파리 전체에서 가장 섬세하고 정직한 사람이라고 나는 내심 확신하고 있어요. 그의 몸 안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구두쇠와 철학자, 왜소한 인간과 위대한 인간입니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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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 2021-02-01 23: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북한에서 구두쇠를 곱세크라고 한다는 걸 들었는데 리뷰를 보니깐 더 이해가 잘 돼요. ㅎㅎㅎ

bluebluesky 2021-02-02 06:57   좋아요 1 | URL
어머나, 전 작년에 곱세크 첨 알았는데 북한에선 유명한가봐요

persona 2021-02-02 11:44   좋아요 1 | URL
아무래도 요즘 세대는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 영어 배우듯이 러시아어를 학교에서 가르쳤었기도 하고, 구소련이랑은 이념이 같았어서 그런지 러시아어에서 온 외래어도 종종 있는 거 같아요. 저도 처음에 듣고 신기했어요. 스크루지 같은 표현이었나봐요. _

bluebluesky 2021-02-02 12:09   좋아요 0 | URL
아 너무 박식하세요.많이 배웁니다^^

persona 2021-02-02 12:12   좋아요 1 | URL
저도 생각도 못해봤다가 대학 때 새터민 선배가 토익때문에 울고싶다고 해서 알게 된 거에요. 알파벳 읽는 거부터 하는데 러시아어랑 어순도 다르고 왜 쓰는대로 소리도 안 나고 문법도 이랬다 저랬다 예외가 많냐고요.
 
다시, 올리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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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올리브 카티리지에서 멈출걸 그랬다.

재혼하고 처음 방문한 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들이 알파벳을 암송해도 그대로 앉아 들을수 있을것 같다고 느낄만큼 외롭고, 며느리와 손자들은 투명인간 취급하고 덩치가 너무 크고 늙어서 발을 몸에 당길수없어 발톱도 깍을 수없다 .
속편에서 올리브가 남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는 중평이 지만 올리브는 까칠하고 속정깊은 걸크러쉬였는데 힘빠진 그녀의 노년의 삶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 당연한 불편한 진실이 이제 내 부모에게 적용되고 나도 그 반열에 가까워 진다고 생각하니 슬프고 또 슬퍼진다.

‘ 2월의 햇빛은 늘비밀 같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2월에는 낮이 점점 길어졌는데, 잘 관찰하면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루의 끝마다 세상이 조금씩 더 열렸고, 더 많은 햇빛이 황량한 나무를 가로질럿다. 그리고 약속했다. 그 햇빛이약속했다. 그건 얼마나 굉장한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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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01 22: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이들어서도 사랑을 하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하는 올리브의 모습을 보는게 좋았습니다. 나이든다는거 늙는다는거 그거 참 어려운거구나 골똘히 생각하게 하더라구요. ^^ 아 이건 정말 그 늙음이 저에게 얼마 안남았다는 생각에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슬퍼라....ㅠ.ㅠ

bluebluesky 2021-02-01 23:20   좋아요 0 | URL
전 배우자를 2번이나 잃고 매가리가 없어진 올리브가 너무 애잖하고 흑흑 읽지말걸 그랬어요.

mini74 2021-02-01 2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발톱 손질이 힘들어지는 것. 그게 그렇게 맘이 아팠어요. 부모님 모습도 보이고. 그리고 늙음은 익숙해지는 것들이 다시 서툴고 낯설어지는 것. 어린 시절엔 낯설고 서툴어도 수백번 가르쳐 주던 세상이, 늙은 나에겐 더 이상 친절하지 않은 것. 물론 어린 시절의 세상도 그닥 호락호락하진 않았지만요 ㅎㅎ

bluebluesky 2021-02-01 23:21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말할 기회만 생기면 막쏟아내고 누군가 조금만 잘해주면 마음 다 내주고 하는 모습도 너무 아프고;;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 N번방 추적기와 우리의 이야기
추적단 불꽃 지음 / 이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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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의 민낯을 일반인 여대생 둘이서 파헤치기까지 그들의 고뇌와 두려움, 고민이 담겨있는 책이다.
그들의 작은 시작이 국회에서 일명 ‘n번방 방지법‘을 통과시키는 날개짓이 되었고 얼마전 주범 조주빈은 이례적으로 중형인 40년형을 선고받았다.

아직 보완되야할 법적 부분과 피해자 보호 등 여러 조치가 필요하지만 작은 변화로부터 좀더 살기 좋은 세상으로의 길이 열릴거라 믿는다.

추적단 불꽃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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