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In the Blue 1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한,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곁에 없는 그리운 사람이 유독 떠오르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터.

 

아름다운 풍경이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그 순간,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는 풍광은 오롯히 가슴으로 그 자리를 옮긴다.

정물처럼 움직이지 않는 풍경은 가슴으로 자리로 옮기면서

이내 요동을 친다. 어떤 세상의 언어로도 그려낼 수 없는 절대적인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이 주는 감동은 숨이 막히게 한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는 이병률의 <끌림>처럼 페이지가 없이 구성되어 있는 여행산문집이다.

그저 단순히 산문집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사진과 글의 조합이 8:2라고나 할까? 하여 '여행사진에세이'라고 명명해볼까나.

그러나 글보다 사진이 더 많은 말을 걸어오는 색다른 경험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드리아해의 문화유산국, 크로아티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만난 창의 맨 윗부분에 적혀 있던 문구다.

 

아이러니하게도 난 이 문구를 보면서 내가 서 있는 땅의 현실을 생각한다.

지상에 남아 있는 단 하나의 분단국가, 코리아.

 

크로아티아, 라는 나라는 축구라는 단어 외에는 선뜻 떠오르는 것이 없어 부득이 검색해서 얻은 내용을 옮겨본다.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의 6개의 공화국 중 하나였으며 1991년 6월 독립하였다.

독립과 내전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주변국들의 난민들의 유입으로 인하여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크로아티아에는 고대그리스와 로마시대의 궁전과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는 이집트와 수메르 문화의 흔적들로 보여지는 유적들도 남아있어 그 고고학적 의미가 크다.


 

가볼 만한 여행지를 알려주는 매체는 세상에 널렸다.

하지만 꼭 '그 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듣기란 쉽지 않다.

두브로브니크 여행의 시작점인 필레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당신은, 당신이 꼭 '그 곳'에 갔어야만 했던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아드리아의 보석 두브로브니크의 고성들은  바로크양식,르네상스 양식, 고딕양식으로 지어져 그 고아하고도 웅장한 자태가

마치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과거 중세시대로 돌아간 듯 황홀하게 한다. 그 성벽을 걸으며 내려다보는 올드 타운은 시원을 알 수 없는 붉은 빛으로 불타올라

현실성을 잊게 한다. 시선에 잡히는 아름다운 풍경들 사이로 서너페이지씩 걸러 꼭 한번씩 붉은 지붕이 주는 다양한 감동을 보여준다.

 

발칸반도의 수려한 풍광을 잘 간직하고 있는 플리트비체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으로서 울창한 천연림으로 둘러싸인 16개 호수와 92개의 폭포가 계단처럼 흘러내려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유럽인들이 죽기 전에 꼭 한번은 봐야 할 비경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저자가 오로지 눈과 마음과 카메라에 담아 온 나무와 폭포와 호수와 하늘이 눈이 부시다.

아드리아해에 면한 가장 크고 아름다운 항구도시인 스플리트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고딕 건축양식의 화려한 모습을 간직한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이 있는 곳이다. 이 궁전은 스플리트가 고대 로마시대 문화의 중요한 보루가 되었던 곳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동유럽 교통의 중심지인 자그레브는 크로아티아의 수도로서 전 세계 외로운 여행자들의 다정한 기착지로 알려져 있으며, 중세의 매력과 현대적인 도시의 활기찬 모습을 함께 지닌 볼거리가 풍부한 도시다. 그러나,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그 무엇보다 더 자그레브에서 꼭 봐야 할 것은 '공존'을 느껴야 한다고.저자는 광장에서 따를 지어 남쪽으로 향하는 새들과 조우하며 어울리지 않은 것들의 공존에 대해서 생각한다. 크로아티아의 소화전은 색깔은 붉은 색이 아닌 눈이 부시게 파란색이다.

 

얼마 전까지도 내전에 의해 사방이 지뢰밭이었다는 크로아티아.  곳곳에 그때의 상처들이 엿보이지만, 그곳에 산다는 것에 자부심을 지닌 사람들.

그곳의 대자연이 주는 감동스러운 아름다움은 눈으로 보아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비현실적이서 오히려 슬프기까지 하다.

 

머리위로 맑고 푸른 하늘을 인 채, 바다는 깊은 청색으로 많은 언어를 속살거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원색의 환희로 빛나는 크로아티아의 사람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를 보며 생각한다. 내 안에 퍼져오는 느낌의 정체가 무엇인지.

떨림의 의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 한권의 책으로 섣불리 말할 수는 없겠지만 '진정한 지상의 낙원'이라는 표현이 왜 있었는지 충분히 공감하게 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이면 누구나 남은 인생의 마지막 꿈을 꾸게 될 것이다. 그 꿈이 무얼까? 궁금한가? 그럼. 이 책을 주저하지 말고 집어드시라.

가슴 뛰는 내일이 시작되는 곳, 크로아티아. 그곳이 지금 내 가슴에 번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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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산책하는 낭만제주
임우석 지음 / 링거스그룹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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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행을 좋아한다. 내 몸안에 집시의 피라도 한방울 섞였는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길위에서의 시간에 주기적인 갈등을 느낀다.

지난 겨울부터 여행다운 여행을 하지 못한 채 어느새 봄이 가고 있다.

격무와 반복되는 일상에 치여 심신이 피로할 즈음 만난 낭만 제주...심신이 너무 지치면 때로는 기계적으로 반복적인 일상을 꾸려갈 뿐, 가슴은 늘 버석거린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채 건조하게 시간을 흘려보내게 된다.

막상 이 책을 받아드니 주체할 수 없이 가슴이 설레는 것을 감출 수가 없다. 너무 드라이해서 좋은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할까, 지금의 상태를 잠시 염려했던 좀전의 시간이 우스울 지경이다.

드러내 놓고 붙인 제목이 민망할 수도 있으련만, 낭만이라는 단어만큼 제주의 풍경을 수사할 수 있는 단어를 찾을 수는 없을 거 같다.

가슴 켜켜히 젖어드는 요상스레 멜랑꼬리해지는 기분은 마침 이 책이 내게 온 날, 창밖으로 비가 오고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표지를 한장 걷어내고 보니 눈앞에 펼쳐지는 눈부신 바다 ..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우도의 산호사해수욕장의 그 푸른바다라는 것을.

그리고 네모난 사진에 갖혀 있는 바다가 말해주는 자유를...그 자유로움에는 경계 따위는 없었다.

 

20대 늦은 가을에, 30대 화사한 봄날, 따스한 겨울에, 그리고 40대 바람불던 날에 만난 제주를 각각 기억한다.

20대에는 친구와 함께, 30대에는 가족과 함께, 40대에는 동료와 함께 ...그렇게 제주도 땅을 밟았다.

분명 한나라의 다른 땅임에도 막상 낯설게 다가오는 제주도는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의외로 한번도 가보지 못한 사람들 또한 너무 많다. 그들에 비하면 다섯번에 걸친 제주의 기억을 가진 나는 진정 축복받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책 속에서 만나는 제주의 모습들은 이내 기억속에서 켜켜히 잠을 자고 있던 내 오래된 추억의 조각들을 여지없이 불러낸다.

한장, 한장, 페이지를 넘기듯 가슴깊이 아로새겨진 아름다운 기억들을 상기시켜주는  제주는 낭만적이다.

혹여 발길이 닿지 못했던 곳일지라도 내가 가진 조각들만으로도 능히 퍼즐맞추기하듯 눈앞에 그려지는 제주의 영상이라니....   낭만제주는 더할 나위 없이 로맨틱하다.  

 

사진을 찍고 칼럼을 쓰는 그의 이력이 말해주듯이 아름다운 제주 곳곳의 사진, 그만큼이나 더 매력적인 글들은 때로는 아주 사적인 기록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상당히 맛깔스럽다.

여행길에 선 그의 시선은 나의 시선과는 다른 지점이 있었고 그 지점으로 인해 익히 알고 있었던 제주의 모습이 새로히 다가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하다.

그의 취미는 무작정 걷기, 그리고 호기심 가득한 성품으로 인한 도시의 숨은 골목 누비기라고 한다. 덕분에 다섯번의 제주행에도 미처 만나지 못한 숨어있는 보석같은 장소를 알게 되는 즐거움이 함께 한다.

 나의 여섯번째 제주여행은 그와 그의 그녀와 산책하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던 새로운 방법의 여행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의 오래된, 당돌한 그녀가 질투날 정도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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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가 아니다
잭 린치 지음, 송정은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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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에게 익숙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들은 세세히 알지 않아도 마치 오래전부터 많이 알고 있던 것처럼 생각된다.

그중에서도 고전작품들은 그것들이 지니는 보편타당성으로 인해 그런 느낌을 주는 경우가 아주 흔한데, 내게 있어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가 하면 겉만 보고도 대충 그 안이 짐작이 되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보여지는 모습으로 내용까지 예단했다가 큰코를 다칠 경우가 있기도 한데, 바로 이 책이 그러하다.

스치는 바람결에 들었던 것들인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셰익스피어는 그 셰익스피어가 아니다. 내지는 실제로 대문호 셰익스피어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러사람이 조합된 인물이 바로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사람이다. 등등의 것들.

이러한 단편적인 내용을 떠올리며 [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가 아니다]를 들었던 나는 이내 그 생각을 수정해야 했다. 아주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떤 과정없이 위와 같이 단 한줄로 규정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결론적으로 [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가 아니다]는 셰익스피어에 대하여 역설적으로 표현했다고 이해라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즉,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해서 셰익스피어가 되었는가"에 대해서 여러 방면에 걸쳐서 근거자료를 취합하여 심도있게 고찰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위에서 앞의 '셰익스피어'는 '스트랫퍼드의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의미하며, 뒤의 '셰익스피어'는 '영국의 자랑이자 세계적인 대문호 문화영웅인 셰익스피어'를 지칭함이다.

 

이 책에서는 셰익스피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그가 살아있던 생전의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사실 생전의 셰익스피어를 알 수 있는 자료들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셰익스피어의 사후에 그의 작품들이 어떤 개작의 과정을 거쳤는지, 역사적 상황과 시대적 흐름에 의해 어떻게 해석되고 이용되었는지, 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누가 연기했고, 시대상황속에서 연극의 자리매김은 어떠했는지, 셰익스피어를 어떤 사람들이 찬양했는지, 내지는 폄하했는지, 종래에는 문화 영웅으로 세계적으로 그 위상을 차지하기까지 어떤 숭배가 있었는지가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비록 셰익스피어는 없지만, 이런 작업은 매우 흥미로우며 의미있는 작업이라 여겨진다.

왜냐하면, 현재의 셰익스피어는 바로 이런 일련의 과정속에서 탄생되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를 다룬 여러 책에서 과연 그가 정말로 모든 작품을 썼을까하는 의문을 제기했으나, 저자는 이 책에서 그와 같은 여타의 의문에 촛점을 두지 않고, 모든 작품은 당연히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라는 전제하에 나머지 얘기들을 풀어간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우리의 셰익스피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첫 단추라고 보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셰익스피어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스트랫퍼드의 셰익스피어가 아닌 인류의 보편타당한 가치나 감성들을 꿰뚫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안에서 보여지는 통찰력이 주는 힘이다.

따라서 개작이나 시대적 상황에 이용되었거나, 따위는 중요하지가 않다. 우리가 셰익스피어를 얼마나 사랑하고 이해하고 위로받고 있는지가 핵심일 뿐.

앞으로도 셰익스피어는 뜨겁게 논쟁의 중심속에서 읽힐 것이며, 여전히 시대적 정치적 상황속에서 그 위상이 변화할 것이다. 다만,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변화의 중심에 우리가 함께 할 것이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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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집
가토 유키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아우름(Aurum)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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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음이 괜스레 헛헛하고 사는 것이 덧없을 때,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가까운 산사를 찾곤 한다.

일주문을 지나서 사찰까지의 그 인적드문 호젓한 산길을 홀로 걸어가다보면 마음자락이 절로 정연하고 투명하게 정리되는 느낌..

그 느낌이 좋아서다.

봄에는 봄빛으로, 여름에는 또 시원한 녹음으로, 가을에는 제 가진 것 모두 오롯이 자연속으로 되돌리는 계절의 만상들을 보며

자꾸만 흩어지는 마음을 추스리곤 했다.

어느 해 상실의 고통으로 삶의 뿌리가 흔들릴 정도로 힘들었던 시간,

그 시간의 한 토막을 선연한 빛깔로 자태를 뽐내던 채송화 꽃잎에 치유받은 기억이 있다.

이른 여름날 아침, 금새 동터오는 햇살에 빨간색, 진분홍색, 노랑색, 색색으로 피어나던 앉은뱅이꽃.

무심코 댓돌을 내려서며 허방을 딛던 내 발걸음을 와락 잡아끌었던  소박한 꽃밭..그 자리에 주저앉은 채로 한없이 한없이 색의 향연속으로 빠져들었던 무념무상의 순간. 내 등뒤로 쏟아지던 한낮의 작열하는 뜨거운 태양빛도 감지하지 못한 채 말이다.

그 기억은 요상하게도 당시 내가 가졌던 고통을 아무것도 아닌 양 느끼게 해주었다..그렇게 나는 상실의 아픔을 치유했었다.

 

살다 보면,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삶의 고통을 누구나 겪게 된다.

친구가 있어, 가족이 있어 위로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때때로 인간의 다정한 위로의 말로도 결코 치유가 되지 않는 나만의 아픔도 있다.  그럴 때면 아무 말 없이 그저 존재하는 그 자체로 우리에게 조용한 위로가 되어주는 풀잎, 바람, 강물, 꽃, 산. 그리고 리에처럼 꿀벌과 함께 하는 시간.

자연의 침묵과 함께 깊은 사유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유리알처럼 더 잘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며, 모든 문제의 답은 결국은 자신에게 있음을 알기에 시간의 흐름속에서 지혜로운 자아성찰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거 같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 인간이 바로 자연의 일부라는 자각에서도 연유한 것이리라.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엄마와 살아가는 리에, 엄마는 아빠를 잃고서는 아빠친구에게 의지한다. 그런 엄마에게 반항하던 리에는 동거하던 남자친구가 어느날 아침 떠나가는 상실의 고통을 맛본다. 그 남자친구는 리에 친구와 사귄다. 반항심과 공허함으로 고통받던 리에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도쿄 시외에 있는 '꿀벌의 집'이라는 양봉회사에 수습사원으로 취직한다.

그곳에는 리에처럼 각기 다른 이유로 상처를 안고 그리고 상처를 치유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서로 가족처럼 챙겨주지만, 일정 거리 이상은 다가가지 않는다. 그래서 상처입은 각자는 스스로 설 힘을 키우고, 서로의 아픔도 지켜봐줌으로써 위로가 되어 준다. 마치 꿀벌처럼.

그곳의 사람들이 기르는 꿀벌이 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마치 인간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여왕벌, 일벌, 수벌이 서로가 관계맺고, 그 관계속에서 상처를 받고, 상처를 주고 때로는 그 조직안에서 도태되기도 하는 냉혹한 자연의 섭리까지도.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 그리는 작가는 넘치도록 풍요롭고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시종일관 담담하게 그려낸다. 자연도 그러했듯이 인간의 고통과 기쁨도 또한 그렇게 담담하게 들려준다. 자연의 일부처럼...자연이 흐르는 시간속에 변화되듯이, 인간의 상처와 영광도 자연속에서 그렇게 흘러간다.

작가는 상처와 아픔을 직시할 때, 우리가 성장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더불어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 아닌 자연속에서 다른 생물과 함게 어우러져 살아갈 때 세상을 대하는 우리의 삶이 더 넓고 더 깊어진다고 말한다.

특별한 사건없이도 잔잔하게 구성된 소설의 뒷맛이 이리도 잔잔하게 오래 여운을 남겨 줄 줄 생각 못했다.

꿀벌의 집, 참 담백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그런 소설이다. 쉽게 읽히면서도 자연스레 스며드는 그렇듯 마음이 편안해지는 초록빛 수채화같은 소설.

가토 유키코. 하얀눈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가. 자연주의자로서 불리는 작가에게서 느껴지는 자연의 의미가 이 소설에서 매우 자연스럽게 구현되었다.

밤이 되어도 도시의 불빛은 꺼지지 않은 채 더 요란하고 누구도 잠들지 않은 그 생활에 지친 사람들은 리에가 상처를 치유하게 되는 '꿀벌의 집'같은 전원생활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것은 아마도 인간이 자연에게서 온 자연이 바로 그들의 본향이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이미 현대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과감히 전원생활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인간이 애초에 가진 선한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면 비록 전원으로 돌아가지는 못할지라도 '꿀벌의 집'같은 전원소설을 가까이 한다면 잃어버릴 뻔한 순수한 자연의 감성을 되살릴 수 있지 않을까. 

 바로 그 감성이 각막한 도시생활을 이겨낼 수 있는 활력소가 되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구본형님의 '낯선 곳에서의 아침'에서 본 구절이 떠오른다.

 

산이 부른다


인디언들은
자신이 힘들고 피곤해지면
숲으로 들어가 자신의 친구인 나무에
등을 기대선다고 한다. 그리고 그 웅장한 나무로부터
원기를 되돌려 받는다고 한다.
그들은 어리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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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식의 힘 - 경제를 알아야 세상이 보인다 나의 경쟁력 파워 시리즈 3
박유연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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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속담에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라'라는 말이 있다.

인간이 사회속에서 한 구성원으로서 삶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요소로는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돈이 가지는 힘, 돈의 흐름을 말해주는 경제의 힘은 지극히 크다. 지난 청춘이야 한달 일하고 그 노동에 대한 대가로 받은 월급으로 살았어도 별 무리없는 인생이었지만, 어느새 불혹을 넘기고 보니 자녀의 교육비 부담 뿐 만 아니라 우리 세대에게는 필수사항이 되어버린 지 오래인 노후대책에 대한 부담이 가슴을 짓누른다. 그런데도 무슨 똥배짱인지, 신문을 봐도, 그리고 인터넷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뉴스에서도 경제면에 대한 부분에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 뿐인가, 일상에서 동료들이나 친구들과의 대화중에도 주식이나, 부동산투자, 세금절세니, 하는 돈과 눈꼽만치라도 관련이 있다 싶은 용어가 나오면 갑자기 딴청을 피우기 일쑤였다. (아, 나는 풀과 이슬만 먹고 살았단 말인가.ㅠㅠ)

경제에 대해서 관심이 가기 시작한 것은 3년전부터이다. 그 당시에 근무하던 부서가 산학관련 연구비를 다루는 부서였던지라 전국적인 산업 경제 흐름에 대한 것을 매우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었던 부서였다. 시니, 소설이니, 영화니 하는 인문학 쪽에만 관심과 소질(?)이 있다고 생각했던 나, 생각보다 경제적 용어나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빠른 것을 느끼며 동시에 새로운 재미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때마침 가까이 지내는 친구도 문학을 좋아하던 친구에서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친구로 그 자리를 대치하게 되었다.

자, 돈을 벌기 위해서 혹은 경제를 제대로 잡기 위해서 드뎌 호랑이굴 앞까지는 온 것이다.

그러나,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경제라는 분야에 대해서 신문을 읽어 볼려고 해도 용어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으니 그것 또한 쉽지가 않았다. '경제 지식의 힘'은 경제에 관심이 있는 한국사람이라면 구독하는 바로 매일경제신문의 현직기자가 쓴 경제 관련 책이다.

<경제를 알아야 세상이 보인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나같은 경제분야 초보자에게는 더없이 실용적인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21세기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된 경제를 기초부터 한 단계, 한 단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가장 중요한 경제 지식과 이론 등을 직접 자신이 겪은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풀어놓고 있다.

무심코 지내왔던 그 동안의 일상들이 사실은 그 상황속에서 최대한의 이득을 얻게 위한 경제적 선택의 연속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동물적인 본능의 선택인 줄 알았는데, 그것은 경제적 지식이 부족했기에 그렇게 결론지었던 것일 뿐, 이 책의 내용대로 접목해보면 살아오면서 나도 모르는 새 습득한 경제적 지식의 발현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지금의 세상은 경제적 지식을 알지 못하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사회구조속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경제에 대해서 알게 되면 직장에서나 학교에서나 가정에서까지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는 않는 중심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이 말은 곧 저 유명한 '경제적 자립이 존재의 자립을 가져온다' 는 말과 상통하는 것이리라.

총 4장으로 나뉘어 각 각 1장 반드시 알아야 할 최신 경제 지식, 2장 돈을 부르는 재테크 경제 지식, 3장 비즈니스의 실마리를 푸는 똑똑한 경제 지식, 4장 일상을 움직이는 살아 있는 경제 지식, 에 대해서 풀어 놓아 독자로 하여금 효율적으로 선택하고 생각할 수 있는 경제적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이 중에서도 1장과 4장이 특히 관심이 가는 분야였으며 일상과 밀접하기에 매우 유익했으며 흥미로왔다.

이 책을 통해서 각 종 시행되는 경제정책은 시장속의 민심의 흐름과 매우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또한 경제 지식은 특정사람들만이 점유하는 고상한 학문이 아닌 생활에 맞닿아 있는 살아 있는 지식임을 깨닫는다. 모든 시행되는 정책은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특정집단에 의해 악용되거나 변질되기도 하고, 시행되는 과정중에 헛점이 발생하기도 하는 함정이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경제 주체로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고작 책 한권으로 뽀빠이같은 힘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왠지 경제학이 이상향으로 생각한다는'합리적인 경제인'에 한 발짝 다가선 듯 마음이 든든해진다. 경제적 혼돈의 시대에 내가 책임져야 할 우리 가정만이라도 지켜낼 수 있는 기초체력을 이 책을 시발점으로 하여 키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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