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In the Blue 1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한,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곁에 없는 그리운 사람이 유독 떠오르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터.

 

아름다운 풍경이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그 순간,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는 풍광은 오롯히 가슴으로 그 자리를 옮긴다.

정물처럼 움직이지 않는 풍경은 가슴으로 자리로 옮기면서

이내 요동을 친다. 어떤 세상의 언어로도 그려낼 수 없는 절대적인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이 주는 감동은 숨이 막히게 한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는 이병률의 <끌림>처럼 페이지가 없이 구성되어 있는 여행산문집이다.

그저 단순히 산문집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사진과 글의 조합이 8:2라고나 할까? 하여 '여행사진에세이'라고 명명해볼까나.

그러나 글보다 사진이 더 많은 말을 걸어오는 색다른 경험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드리아해의 문화유산국, 크로아티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만난 창의 맨 윗부분에 적혀 있던 문구다.

 

아이러니하게도 난 이 문구를 보면서 내가 서 있는 땅의 현실을 생각한다.

지상에 남아 있는 단 하나의 분단국가, 코리아.

 

크로아티아, 라는 나라는 축구라는 단어 외에는 선뜻 떠오르는 것이 없어 부득이 검색해서 얻은 내용을 옮겨본다.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의 6개의 공화국 중 하나였으며 1991년 6월 독립하였다.

독립과 내전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주변국들의 난민들의 유입으로 인하여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크로아티아에는 고대그리스와 로마시대의 궁전과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는 이집트와 수메르 문화의 흔적들로 보여지는 유적들도 남아있어 그 고고학적 의미가 크다.


 

가볼 만한 여행지를 알려주는 매체는 세상에 널렸다.

하지만 꼭 '그 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듣기란 쉽지 않다.

두브로브니크 여행의 시작점인 필레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당신은, 당신이 꼭 '그 곳'에 갔어야만 했던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아드리아의 보석 두브로브니크의 고성들은  바로크양식,르네상스 양식, 고딕양식으로 지어져 그 고아하고도 웅장한 자태가

마치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과거 중세시대로 돌아간 듯 황홀하게 한다. 그 성벽을 걸으며 내려다보는 올드 타운은 시원을 알 수 없는 붉은 빛으로 불타올라

현실성을 잊게 한다. 시선에 잡히는 아름다운 풍경들 사이로 서너페이지씩 걸러 꼭 한번씩 붉은 지붕이 주는 다양한 감동을 보여준다.

 

발칸반도의 수려한 풍광을 잘 간직하고 있는 플리트비체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으로서 울창한 천연림으로 둘러싸인 16개 호수와 92개의 폭포가 계단처럼 흘러내려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유럽인들이 죽기 전에 꼭 한번은 봐야 할 비경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저자가 오로지 눈과 마음과 카메라에 담아 온 나무와 폭포와 호수와 하늘이 눈이 부시다.

아드리아해에 면한 가장 크고 아름다운 항구도시인 스플리트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고딕 건축양식의 화려한 모습을 간직한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이 있는 곳이다. 이 궁전은 스플리트가 고대 로마시대 문화의 중요한 보루가 되었던 곳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동유럽 교통의 중심지인 자그레브는 크로아티아의 수도로서 전 세계 외로운 여행자들의 다정한 기착지로 알려져 있으며, 중세의 매력과 현대적인 도시의 활기찬 모습을 함께 지닌 볼거리가 풍부한 도시다. 그러나,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그 무엇보다 더 자그레브에서 꼭 봐야 할 것은 '공존'을 느껴야 한다고.저자는 광장에서 따를 지어 남쪽으로 향하는 새들과 조우하며 어울리지 않은 것들의 공존에 대해서 생각한다. 크로아티아의 소화전은 색깔은 붉은 색이 아닌 눈이 부시게 파란색이다.

 

얼마 전까지도 내전에 의해 사방이 지뢰밭이었다는 크로아티아.  곳곳에 그때의 상처들이 엿보이지만, 그곳에 산다는 것에 자부심을 지닌 사람들.

그곳의 대자연이 주는 감동스러운 아름다움은 눈으로 보아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비현실적이서 오히려 슬프기까지 하다.

 

머리위로 맑고 푸른 하늘을 인 채, 바다는 깊은 청색으로 많은 언어를 속살거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원색의 환희로 빛나는 크로아티아의 사람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를 보며 생각한다. 내 안에 퍼져오는 느낌의 정체가 무엇인지.

떨림의 의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 한권의 책으로 섣불리 말할 수는 없겠지만 '진정한 지상의 낙원'이라는 표현이 왜 있었는지 충분히 공감하게 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이면 누구나 남은 인생의 마지막 꿈을 꾸게 될 것이다. 그 꿈이 무얼까? 궁금한가? 그럼. 이 책을 주저하지 말고 집어드시라.

가슴 뛰는 내일이 시작되는 곳, 크로아티아. 그곳이 지금 내 가슴에 번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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