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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불꽃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내가 좋아하는 ‘아라시(嵐)’라는 그룹이 있다. 그 멤버 중 한명이 니노미야 카즈나리상인데 그 분(?)이 이 소설의 영화판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먼저 알고 있었다. 언젠가.. 아라시에 관련 자료를 찾다가 영화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처음 몇 십분을 보다가 그냥 꺼버린 기억이 있다. 푸른색의 암울한 배경에, 일본 영화 특유의 조용함은 둘째치고, 약간은 신경질적이면서 치밀한 슈이치 역의 니노를 본 순간, 왠지 무서워졌다고나 할까? 그 무서움이란 감정이 영화 전체에 영향을 미쳐 결국 보기를 포기해 버렸던 것이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놈의 호기심이란게..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영화를 볼 수 없다면 책이라도 읽지 뭐! 하는 심정으로 책을 펼쳤지만, 그건 정말 단순한 생각일 뿐이었다.
책을 읽으며 슈이치 속에서 연기하는 니노의 모습을 보게 된다. 갑자기 들이닥친 아버지란 사람을 향한 분노를 본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에서, 또 한번의 잘못된 선택을 내려야 하는 슈이치에게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건 아니야! 라고 말하지 못하는, 막지 못하는데서 오는 불안감, 죄책감, 그러면서도 나이가 어린데서 오는 미숙함에 대한 아슬아슬함까지 여러 가지 감정 속에서 헤매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을 짊어져야 하는 슈이치에 감정 이입되면서 다시금 눈물이 나게 된다.
그 방법 밖에 없다는 걸 알겠는데... 그래도...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는, 지켜 봐야하는 사람의 심정이 되버린 나는 그래서 더 힘들었다.
두 권의 합본이어서 두꺼운 책임에도 금세 읽었다.
어떤 사람의 죄에 대한 판단은 누구도 내리는게 아니지만, 슈이치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살인’은 나쁜 것이고, 한번은 두 번을 부르는 것이고, 선택을 잘못한 책임을 물을 수도 있겠지만, 그 모든 상황에도 슈이치는 약자이고,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는 것이 더 크게 다가온다. 슈이치의 죄를 물을 것이 아니라, 슈이치를 그렇게 몰고간 어른들의 태도가 나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정말... 슈이치가 그렇게 나쁜 것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