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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은행 통장
캐스린 포브즈 지음, 이혜영 옮김 / 반디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만 보고 경제 서적일거라 생각한게 너무도 무색해져 버리는 따뜻한 가족 소설이었다. 미국으로 이민 온 네델란드인 가족.
엄마와 아빠, 오빠 넬스, 캐스린, 크리스틴, 다그마르, 카렌, 그리고 이모들 - 제니 큰 이모, 시그리드 이모, 마르타 이모, 트리나 이모. 그들의 이야기가 따스하면서도 잔잔한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캐스린이 새로운 학교에 전학가서 적응하지 못했을 때도, 아빠가 뇌손상을 입어 큰 수술을 해야 했을 때도, 넬스가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집에 데려와 인사시켰을 때도, 크리스틴이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공장에서 일하겠다고 했을 때도... 엄마는 모든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되는 존재였다. 모든 가족들이 바른 길로 가고, 노력하며 열심히 살게끔 만드는 등대와도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그리고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항상 엄마는 “ 다 좋았단다..” “ 다행이야.” “ 삶이란 정말 좋은거야.” “ 아주 좋아요” 이렇게 언제나 희망에 가득찬 말로 가족들에게 위로와 격려, 칭찬을 한다.
“ 은행에 있는 엄마의 예금 통장은 정말이지 대단한 것이었다. 우리 모두는 엄마의 예금 통장이 아주 자랑스러웠다.... ” (p11)
“ 통장 같은 건 없어, 얘야. ”
“ 여태 살면서 난 은행 안에 들어가 본 적이 없는 걸. ”
" 어린애들이 불안해 하고 겁을 먹는 건 좋지 않잖니? “ (p18-19)
아이들을 위한 엄마의 마음은 이랬다. 이러한 엄마의 마음이 책 전체에 은은히 배어 있어 참 향기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초원의 빛’이란 드라마를 떠올렸다. 그리고 ‘작은 아씨들‘이란 소설도 떠오른다. 너무도 사랑스러운 우리의 엄마, 그리고 천방지축 캐스린, 과묵한 크리스틴, 듬직한 오빠 넬스, 인정 많은 아빠, 수다스럽지만, 남을 돕는데 인색하지 않는 이모들...
이 따스한 가족들 때문에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며 행복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