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 백년의 고독, 천년의 사랑
이사강.김태환.유쥬쥬 지음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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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여행 에세이를 집어 들었다.

이상하게 요즘은 여행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알록 달록 예쁜 표지가 나를 유혹하는데 넘어가 버렸다. 특별히 뭔가를 얻길 바라지 않았는데, 기대가 없어서 그랬을까?

오히려 마음에 와닿는 글귀를 많이 발견해서 뿌듯했던 책이다.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 에 대한 생각이 많은 요즘, 다른 사람의 생각은 어떤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다들 고민하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 알게 된다.

나보다 어린 나이의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생각에서 나도 배운다. 역시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한거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을 보고 있는건... 그들의 열정이 내게 옮겨오는 것 같아 힘이 난다.




감독으로, 사진가로, 미술가로 살고 있는 세 사람, 이사강, 김태환, 유쥬쥬의 인도 여행기인데, 각자가 < 크리에이터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법을 배우다> <작은 행복을 발견하다> <아티스트적 영감을 얻다>란 주제를 가지고 인도의 이야기를 전한다.

너무 좋거나, 너무 싫거나 하는 두 부류의 추종자를 낳는다는 인도는 참 매력적으로 보인다. 책에서 하수구 냄새나 오물 냄새가 날 것도 아니고, 무더운 기후가 느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멋진 사진만 앞에 두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청춘을 보고 있자니 그런가보다.

더운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인드는 왠지 비슷비슷한 것 같다. 인도 사람들의 “ No pr0blem " 이란 말에서 나는 웃음지을 수밖에 없었다. 베트남 여행 중 가장 많이 들었던 말. 나의 맘은 타들어 가는데, 울고 싶은데, 모두들 ” Don't worry, no problem " 이라고만 말했다. 그리고 정말 아무 문제없이 일은 해결되었다.

그 때 여행이 떠올라 나도 같이 웃는다. 어차피 시간이 가면 해결될 일을 가지고 왜 나는 동동거리고 걱정만 하고 있었는지... 세 여행자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인도 여행을 통해 세 사람은 무언가를 얻어왔다. 아마도 행복한 여행이었을 것 같아 책을 읽는 나도 내내 기분이 좋았다.

<여행의 종착지> 라는 인도. 왠지 그곳을 향한 호기심이 생겨 문득 떠나고만 싶어지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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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바이, 블랙버드
이사카 고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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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이 일어난지 벌써 석달이 지났다.

센다이를 덮친 해일 뉴스를 보면서 나는 작가 이사카 고타로를 떠올렸다. 무사한지 알고 싶었다. 그가 살면서 작품 활동을 하는 곳이 바로 센다이였기 때문이다. 응? 내가 그렇게 그 작가를 좋아했더란 말이냐?하고 나조차 놀랐다.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센다이=이사카 고타로라는 등식을 만들어 버렸나보다. 자신이 있는 곳, 센다이를 작품의 배경으로 삼으니 자연스레 센다이라는 이름이 익숙해져 버렸다. 한도시를 누군가의 기억에 살게 하는데 문학 작품은 이렇게 큰 역할을 한다.

그러고보니 이 책 배경 역시 센다이였던가?? 갑자기 궁금해지지만, <바이바이 블랙버드>를 읽으며 특별히 배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센다이의 하수구 안도 궁금하게 만들었던 것이 작가인데 말이다. 이것도 의외이군.

아끼는 작가의 작품을 눈 앞에 두고보니 오만가지 생각이 많다.

홍보 문구대로 이 책에 대해 소개하자면 다자이 오사무, 일본 근대 문학의 거장, 일본 문학계의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그의 작품 <굿바이>의 속편격으로 제작된 책이라고 한다. <굿바이>를 읽은 적이 없어 <인간실격>을 생각하면서 읽었다. 그 주인공 역시 여성 편력이 화려하므로. 좀 다를려나?

주인공 호시노 가즈히코는 사귀는 여자가 다섯이다. 어떤 문제가 생겨 그녀들에게 이별통보를 해야만 했다. 아무래도 돈문제인 듯 한데, 돈을 갚지 못해 ‘그 버스’ 라고 칭하는 버스를 타야하고, 어쩌면 영영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유미가 등장. 그녀는 여자로서는 드물게 키가 180cm, 몸무게가 180kg인 거구이다. 가즈히코가 도망치지 못하게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그의 청으로 여자들을 찾아다니며 이별 통보를 하고 ‘이 사람과 결혼할거야.’ 라고 할 때 ‘ 이사람’ 이 되어준다.

흠.. 지금까지 읽어왔던 작가의 책과는 뭔가 좀 다르군.

사고 좀 치고 일이 막 꼬이고 신랄한 비판이 난무하고 독특한 인물이 등장하고... 그동안 저자의 작품 속에서 만날 수 있었던 모든 것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물론 비판도, 독특한 인물도, 사건도 일어나지만 ... 소금이 알맞게 들어가지 않아 밍밍해져버린 요리를 먹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 좀 아쉽다.

대신에 작가가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을 눈여겨 보게 된다. 단편을 쓰지 않는 작가의 단편같은 이야기라고 하고, 배경보다는 인물이 부각되는 점이 흥미롭다. 세상에 이런 여자, 이런 남자가 있을지 의문이지만 남녀 이야기, 사랑 이야기를 쓴것도 흥미롭다. 그의 작품에는 항상 노래가 등장하는데, 제목으로 쓰인 노래, <바이바이 블랙버드>도 어떤 곡인지 들어보고 싶어진다.

가장 궁금한건 다자이 오사무의 전편과의 어울림이다. <굿바이>라는 작품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허무주의자처럼 보이는 두 작가가 어떻게 조화를 이뤘는지 궁금해죽겠다.

“ 큰일이다, 무섭다. 이런 생각이 들어 물러서고 싶으면 정말 그렇게 된대. 덤벼봐, 하고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게 충격이 적다는 거였지. 싸움도, 병도, 뭐든 뒤로 물러서면 반드시 지게 된다고 했어. ” (p370)

이런 이사카 고타로스런 대사가 난 참 좋다. 절대 뒤로 물러서지 않는 모습,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내뱉는, 차가운 대사들이 좋다.

<바이바이 블랙버드>는 기존의 작품과는 다른 차별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이사카 고타로만의 느낌 역시 담고 있는 책이다. 거장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속편이라고 하는데, 일본을 대표하는 두 작가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찾아보는 작업도 해본다면 재밌을 것 같다. 그러니 우선 나부터 <굿바이>를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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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망고 - 제4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36
추정경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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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마음이 약해진 것일까?

<내 이름은 망고>를 읽다 결국 울컥하고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청소년 문학이라고, 그래서 그저 아이들 이야기라고 치부했다가 한방 먹은 기분이었다. 그것을 괜시리 마음탓으로 돌려본다. 하지만 이미 먼저 나왔던 <완득이>며 <유진과 유진> <위저드 베이커리> 등의 작품을 통해 청소년 문학만이 가질 수 있었던 힘을 볼 수 있었지 않았나... 다시금 생각해본다.

우리나라 청소년 문학이 점점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재미도 늘고, 주목할만한 기대를 하게 만든다. <내 이름은 망고>를 통해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나는 ‘망고’ 수아와 울고, 웃고, 감동 받으며 함께 지낸 기분이었다. 수아와 천적같은 친구 쩜빠, 씩씩한 쏙천을 보며 행복했다. 나중에 한번에 긴 한숨을 내쉴만큼 책을 읽을 때는 한번도 큰 숨을 내쉬지 못하고 책에 몰입했다.

부모의 이혼과 빚 때문에 엄마와 함께 캄보디아로 도망치게 된 수아. 캄보디아에 있는 친구 덕분에 가이드일을 하게 된 엄마. 하지만 엄마는 우울증을 앓고 있어 기분 내키는대로 행동하기 일쑤인지라 수아는 항시 불안하기만 하다. 그 날도 그랬다. 어째 불안하다 싶었는데, 가이드를 맡아야 하는 날 엄마는 짐을 싸서 사라져버렸다. 그것도 수아가 몰래 숨겨놓은 돈 오백달러를 가지고 말이다. 세상에, 딸의 돈을 들고 사라진 엄마라니!

어쩔 수 없이 수아는 엄마라 칭하고는 여행 온 한국인들의 가이드가 된다. 엄마 친구 미경 아줌마의 배려로 많은 수는 아닌 여섯 명의 관광객과 함께 캄보디아를 여행하기 시작하는 수아. 여기에 엄마의 파트너였던 쿤라 아줌마마저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쿤라 아줌마의 딸, 자신과는 천적처럼 으르렁대기만 하는 쩜빠와 함께 하게 된다.

처음으로 엄마가 하는 가이드 일을 해보면서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수아. 그리고 천적같고, 싫기만 했던 쩜빠와 며칠을 붙어다니고 보니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 아이, 그렇게 나쁜 아이는 아닌 것 같다.

이럴때 엄마는 어떻게 했을까? 이런 일을 하면서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수아는 그전까지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오히려 아빠와 이혼해버리고 자신을 힘든 곳에 데려와버린 엄마에 대한 불만이 마음을 가득차 있었다. 그랬었는데, 엄마가 자신을 위해 감춰온 비밀이 드러난다. 아... 역시 엄마는 위대하다.

수아는 엄마의 비밀을 알고 난 뒤 더욱 엄마를 이해하고,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아이가 되었다. 내가 먼저 나서지 않은 이상 누구도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수아와 함께 하면서 나 역시 인생을 배워간다. 캄보디아라는 배경도 눈에 들어온다. 슬픈 역사를 지닌 땅, 그러나 그것을 이겨내고 더 열심히 살아가려하는 사람들, 쩜빠와 쏙천,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감동적인 내용과 캄보디아라는 낯선, 그렇지만 흥미로운 배경, 웃고 울리는 등장인물, <내 이름은 망고>를 읽으면서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낄 뿐 아니라 아이들이 많은 걸 배우고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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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깊은 집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15
김원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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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에 대한 관심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소설 <마당깊은 집>은 1954년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대구를 배경으로 마당깊은 집이라고 불린 한옥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문학작품은 시대상을 만영한다는 전제에 가장 적절한 예시가 아닐까 싶을만큼 전쟁 직후의 사회상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우리에게 보여준다. 지금도 대구에는 그때의 시간이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대구를 홍보하는 책자에도 ‘근대’라는 단어가 곳곳에 있다. 근대 건축, 근대의 거리... 대구에 가면 <마당깊은 집> 속의 시간으로 타임 슬립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대가 절로 든다. 책을 읽으며 대구라는 도시에 관한 관심은 그렇게 깊어졌다.

<마당깊은 집>은, 그러니까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이다. 1954년이라면 부모님들이 태어나 어린 시절이나 청소년 시절을 보냈을 법한 시간이다. 그것은 부모님 세대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온다. 전후 세대로서 배고픔이며 부족함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데 폐허가 된 도시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지켜봄으로 그 시절을 경험하고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주인공 길남이의 모습은 바로 우리 부모님의 모습이다. 마당깊은 집에 살고 있는 모든 등장 인물들은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이다.

어려운 시절, 집 안의 장남인 길남에게 거는 기대가 컸던 만큼 길남 어머니는 더욱 매몰차고 혹독하게 그를 양육한다. 장작을 패는 사람이 와서 방법을 배우는데, 힘겨워하는 길남을 보고 정태씨가 도우려 하자 어머니는 대놓고 이렇게 말한다.

“ 총각 보래이. 커가는 아아들한테는 그래 의지하는 힘을 길라주모 안된다. 지가 맡은 일은 어짜든동 지 심으로 끝장을 바야지러. 누가 대신해주는 기 버릇이 되모 앞으로 다른 일도 누가 도와주겠거니 하며 늘 기대는 버릇만 생겨. ” (p151)

결국 길남은 힘들기만 한 생활과 어머니의 단호함 때문에 집을 나가게 되지만, 찾아온 어머니를 따라 집에 돌아오게 되었고, 이 일은 어머니의 아들임을 마음 깊이 새기는 계기가 된다.

책을 읽다보면 1954년의 대구에 내가 있는 상상을 자연스레 하고 있다. 얼기설기 복잡한 시장통을 내달리는 길남이 뒤를 쫓아 대구의 골목을 누비는 기분도, 복작 복작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마당깊은 집 속에 있는 기분도 든다. 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서울 역시 아니 한국의 어떤 곳도 비슷했으리라 싶어진다. 가끔씩 엄마가 들려주던 당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들이 소설 속 곳곳에 투영되어 있었다. “ 그땐 다들 그렇게 살았어.” 한숨을 내쉬듯 마무리되던 이야기들이 소설 속에 있었다.

그만큼 소설은 시대를 잘 포착하여 가감없이 딱 그만큼 보여주고 있었다. 좀 더 잘살기 위해, 좀 더 잘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노력하며 살아온 생활,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다보니 그것은 그냥 습관처럼 몸에 익고 일상이 되어버렸다. 

소설은 마당깊은 집이 공사를 하느라 그 집에 살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것으로 마무리되지만, 아마도 삶은 계속되었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다. 더 열심히, 더 진지하게 말이다.

이렇게 한 시대를 오롯이 담고 있는 소설들이 꾸준히 읽히고 아껴지기를 바란다. 나의 부모님들은 대체 어떤 시절을 살았던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고 (대구를 직접 다녀온다면 더 좋을 것이고) 부모님의 바라본다면 분명, 내 마음에 뭔가 이전과는 다른 감정이 생겨 있음을 알게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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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 인생도처유상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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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가 아님에도 여행을 떠나고 싶게끔 만드는 책이 있다 저자가 알려주는 이야기가 너무 맛깔나고 우리 유산에 담긴 의미가 그토록 찬란하고 깊을 줄은 몰랐기 때문에 직접 본다면 더한 감동을, 더한 의미를 만나게 될 것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라는 책에 관해서는 오랜 시간 들어왔지만 한번도 찾아 읽지는 않았다. 문화유산이라는게 수십, 수백년을 그 곳에 있어 왔기 때문에 언제든 찾아가 볼수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정도만 알고 있고 나중에 직접 찾아가 보기전에 참고 자료로 읽으면 되겠지 쉽게 생각하고 있었다.

얼마나 멍청한 생각인지!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다.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6>

말 그대로 시리즈 중 여섯 번째 책이다. 1권도 읽지 않았는데 6권부터 읽는다는게 좀 그렇지만 그저 편한 마음으로 조금은 안이하게 읽기 시작했다.

좋은 책이든 좋은 영화든 좋은 사람이든 좋은걸 만났을 때 우선 자세부터 바뀌게 된다. 오, 이런! 내가 몰라봤군요. 하는 마음에 자세를 바로 세우게 되는 것이다. 자세가 바뀌면 자연스레 마음가짐도 달라진다.

경이로운 마음에 존경의 마음까지 담게 되는 것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6에는 경복궁, 선암사, 대구 도동서원, 부여, 거창이 담겨 있다.

다른 곳은 둘째치고 가장 가까이 있는 경복궁에 대한 이야기부터 의식을 일깨운다.

소풍이나 나들이 장소로 몇 번이고 경복궁에 다녀왔지만 그저 다녀오기만 했을 뿐 나는 경복궁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임금이 살던 궁이구나, 넓구나, 단청이 아름답구나, 여기서 집무를 보셨겠구나, 사극에서 봤던 그런 내용만 떠올리는 것이 나의 한계였다. 우리가 왜 경복궁을 다시 복원해야 하는지, 광장은 왜 필요한 것인지 아니, 가장 단순하게 경복궁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왜 거기 있고,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이지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그런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한번도 가지지 못했다.

조금만 시야를 바꾸면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데 그동안 나는 너무 한방향으로만 경복궁을 보고 있었다. 그것은 경복궁 하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다른 문화 유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미안하기도 하지...

세상은 넓고 볼 것은 많다. 그저 언제나 그 곳에 있기 때문에 나중에 가도 괜찮겠지... 하다가 숭례문처럼, 낙산사처럼 될 수 있다. 알게 된 그 때, 바로 찾아가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나저나 문제는, 찾아가 보고 싶은 곳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거창에, 부여에, 대구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우리나라 문화 유산에 담긴 의미를 직접 찾아가 보고 알게 된다면 더 깊은 감동으로 다가올 것만 같다. 한 권 한 권 읽으며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을 마음에 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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