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경제학 - '짬짜면' 같은 경제입문서
오형규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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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음에도 가끔 나에게 경제용어에 대해 물어오면 난감할 때가 있다.

대학 졸업한지가 벌써 십 수 년이 지나 공부했던 기억이 가물가물한 탓이기도 하지만,  분명히 배운 기억도 나고 이론적으로 잘 알고 있지만 그 용어를 쉽게 설명할 실생활의 사례가 딱히 떠오르지 않아서 설명이 종종 어려워지곤 해서 만족할 만한 답변을 해주지 못하게 된다. “한계 효용의 법칙”하면 금방 이해하기가 어렵지만 “물”과 “다이아몬드”의 경제적 효용과 희소성을 비교하여 설명하는 “다이아몬드의 역설”이라는 사례들 들어 설명하면 쉽게 이해가 되듯이 실생활에서 겪는 각종 사례를 통해서 경제 이론을 설명하면 이해하기가 훨씬 쉽게 된다.  22년 경력의 경제기자인 오형규의 “자장면 경제학”  (좋은책 만들기, 2010년 4월)은 이처럼 각종 일상생활에서 쉽게 겪을 수 있는 사례들을 통해서 경제용어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할머니 세대들이 경험을 통해서 깨달은 세상의 이치가 경제 원리와도 일맥상통하듯이 경제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고 경제학은 누구에게나 쉽게 이해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작가의 말처럼 책은 먼저 3~4 페이지 분량으로 실생활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사례들과 그 사례들에 숨겨진 경제 원리에 대해 재밌게 설명하고 한 챕터의 마지막 부분에는 사례나 경제용어에 관계된 재밌는 상식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이 책의 제목이자 첫 쳅터에서 우리가 항상 중국 음식을 먹을 때 고민하는 “자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라는 자장면의 딜레마를 해소하는 “짬짜면”의 예를 들어 “수요”와 “공급”의 법칙과 “소득”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하고 챕터의 마지막에 자장면과 짬뽕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는 형식이다.  자장면과 짬뽕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경제용어들은 몇 가지 더 있을 수 있는데 이 책에서도     예를 드는 “대체제”에 대한 설명이나 자장면과 단무지처럼 한 제품의 매출이 많아지면 덩달아 같이 매출이 느는 “보완재”, 이 책에는 소개되어 있지 않지만 자장면 두 그릇을 먹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500원을 더 주고 “곱배기”를 먹는 것이 나을 까로 설명할 수 있는 “한계비용의 법칙”, “군만두 서비스”나 “세트메뉴”에 숨겨진 미끼효과, 가격할인효과, 마케팅 방법 등등 중국집 음식 하나로도 수많은 경제 원리들을 설명할 수 있다 - 개인적으로 난 “짬짜면”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장, 짬뽕 둘 다 맛 볼 수 있는 것은 좋은데 나의 “한계효용”은 자장면 한 그릇을 온전히 먹는 것이지 조금씩 맛보는 것은 영 만족할 수 가 없기 때문이다 -. 책에서는 경제 원리뿐만 아니라 미인들의 얼굴을 조합하면 오히려 이상해지는, 개인에게는 이익인데 다소에게는 손해가 되는 “구성(결합)의 오류”, 친구를 잘 못 사귀어서 아들이 삐뚤어졌다고 생각하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식으로 걸러듣는 심리적 현상인 “인지부조화”, 최고급 차종을 모든 사람에게 호의를 갖는 선입견인 “에쿠스 효과” 등 행동경제학, 심리학 등 다양한 이론도 곁들여서 실제 사례들을 설명하고 있다. 

 작가가 이 책을 집필한 목적은 에필로그에도 잘 나와 있듯이 우리가 이미 겪고 있는 일상속의 수많은 경험에서 체득한 경제 원리에 대한 연습을 통해서 복합적이고 심사숙고하는 “스리쿠션“사고, 즉 경제 현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사고를 가지는데 도움이 되길 위함일 것이다. 간디가 제시했다는 8가지 사회적 죄악(마지막 한 가지는 간디의 손자가 추가했다고 한다)의 유형을 선택의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책을 끝맺는다.

북한을 종종 실패한 사례로 들거나 미국의 정치학자 겸 철학자 존 롤스의 주장인 “최하 계층의 효용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복지론을 “하향 평준화”로 생각하는 작가의 보수적인 성향은 다소 마음에 안 들지만 이 책은 나처럼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나 경제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 “경제”를 교과과정으로 배우는 중고등학생 등 모든 사람이 읽어봐도 좋을 쉽고 재밌는 책이다. 물론 에세이 수준의 이 책에서 깊이 있는 경제학 이론을 바라는 사람과 “경제학이 이렇게 재밌어? 그럼 나도 경제학과로 진학해야 겠다”하고 착각을 할지 모르는 수험생들은 예외로 하고 말이다. 이 책은 결코 경제 전문 서적이 아니라 그저 재밌고 쉽게 풀어쓴 경제 에세이이기 때문이다. 기우로 한 가지만 늘어놓는다면 경제학, 무척 어려운 학문이다. 혹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이라면 경제학과에 절대 가지말기 바란다. “케인즈의 유동성 함정이론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시오” 라는 시험 문제지를 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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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의 신인류 호모 나랜스
한혜원 지음 / 살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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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혼자만의 공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을 좋아했다.

 액션 영화를 보고 나면 어느새 내가 액션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악당을 쳐부수는 상상과 함께 주인공의 액션 장면을 흉내 내고, 어릴 적 사모하는 연예인과의 슬픈 사랑의 스토리를 머리 속에 그려보기도 하고, 음모론, 종말론에 푹 빠져 세상을 움직이는 어둠의 세력들에 대하여 혼자 상상해 보고 마치 비밀인양 친구들에게 들려주기도 했었다.  내가 좀 유별났었는지 아침 통학 버스 안에서 엉뚱한 상상을 하다가 학교 앞 정류장을 지나쳐버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고, 선생님 수업이 좀 지루하다 싶으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엉뚱한 상상에 혼나기도 여러 번이었고, 잠자리에 누워도 머리 속을 맴도는 수많은 이야기에 취해 잠자는 시간을 훌쩍 넘겨 늦잠을 잔 적도 참 많았었다.초기 인터넷 소설이었던 “퇴마록”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나도 써보겠다는 마음에 대학노트 3권 분량으로 소설을 위한 각종 자료와 설정집, 시놉시스, 습작들을 썼었지만 여러 번의 이사를 다니면서 모두 잃어버렸고, 바쁘고 힘든 일상에 점점 지쳐가면서 작가가 되겠다는 꿈과 용기도 이제는 흐지부지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이야기를 좋아하고 즐기는 습성은 오직 나만의 특수한 경험은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봤을 그런 경험이었을 것이다. 한혜원의 “디지털시대의 신인류 호모나랜스 (살림출판사, 2010년 3월)”는 모든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야기 본능, 즉 라틴어로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나랜스(Homo Narrans)"적인 인류의 특성이 오늘날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이르러 얼마나 중요한 가치가 있는 지 그리고 각종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작가는 시작하는 글에서 인류 앞에 펼쳐진 새로운 천년의 장을 준비하기에는 지난 세기의 철학과 이론만으로는 부족하고 아쉽다고 전제하고 현재에 창조적이고 생성적인 에너지를 제공하는 과거의 스토리(Story)와 미래의 텔링(Telling)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을 통해서 얻게 되는 다양한 사회문화적 과제에 대한 해답이 미래의 오브제들의 구심점이자 원동력이 되어야 하며, 이것이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에 대해 논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1부 인간, 이야기하다”에서는 인류의 이야기하는 본능이 어떻게 진화되고 발전해 나가는 지를 소설, 게임, 만화, 영화, 광고 등 다양한 콘텐츠들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미국, 유럽, 일본 등 각 국에서 어떻게 스토리 텔링 기반을 발전시켜왔는지를 소개하고 있으며, “2부 미디어, 이야기에 날개를 달다”에서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디지털 신기기와 네트워크 서비스들, 즉 팬픽, 온라인게임(MMOPRPG), 하이퍼텍스트픽션, 멀티엔딩 사이버드라마, 대체현실게임(ARG) 등을 통해서 어떻게 이야기가 구현되고 소비되고 있는 지를 소개하고 있다. 각 페이지마다 한쪽 면을 할애해서 각종 사진들과 함께 “드라큘라”,“늑대인간” 등 과거의 신화와 전설이 어떻게 미디어에 장착되고 구현되는지 그리고 그 경제적 사회적 파급효과가 얼마나 큰 지를 구체적으로 예시하고 있는 “Story Tips", "Case Study"들은 이 부분만을 별도로 떼어 읽어도 좋을 만큼 재미있다. 이 책에서 자주 언급하고 있는 대표적인 스토리인 "반지의 제왕"은 유럽의 고대 전승을 소재로 J.R.R. 톨킨이 구체적인 이야기로 만들어 냈고,  이 소설이 판타지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화시켜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수많은 소설들을 탄생시키고, 영화, 게임 등 멀티플랫폼으로 이식되면서 엄청난 경제효과까지 파급해나가는 과정을 인상깊게 소개하고 있다. 또한 “반지의 제왕”과 “매트릭스”를 예로 들어 설명하는 “영웅의 오딧세이(Hero's Odyssey)" 12단계는 비록 단계(순서)는 어느정도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만화나 소설들 속의 영웅이야기들의 범주를 아우를 수 있는 기막힌 예시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스토리텔링 붐에 있어 우리나라는 과연 어떤 위치에 있을까?

우리나라는 20세기 들어 일제 식민지, 민족상잔의 분쟁, 민주화 열망과 같은 치열하고 퍽퍽한 현실을 리얼리즘에 반영해야 하는 과제 의식 때문에 공포, SF, 추리, 판타지 등 모든 장르 분야에서 일본의 망가나 미국 코믹스에 비견할 만한 펄프 픽션이 없을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축적해온 우리의 구비문학 전통은 과정추론적, 참여적, 비선형적, 백과사전적인 디지털 기술과 궁합이 더 잘 맞으며, 구비문학은 디지털 콘텐츠와의 호환가능성이 용이하여 우리고 결코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한반도에 국한된 고증보다는 중국의 역사소설 “삼국지연의”를 게임으로 발전시킨 일본의 “KOEI"처럼 동아시아 전반을 아우르는 상상력을 발현하는 것이 중요하면, 다양한 동아시아의 설화들을 디지털 자산으로 개발하는 한편, 한반도내에 잠재되어 있는 다양하고 특수한 설화들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작가는 맺음말에서 누구나 다 이야기를 좋아하고, 사람들은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에 발맞추어 상상력을 극대화하고 즐기면서 그 균형을 이룬다고 이야기하면서, 과학기술이 그릇에 해당한다면 그릇을 채우는 내용물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라고 이야기한다. 스토리텔링은 인간의 집단 무의식 속에 잠재된 온갖 욕망과 금기들에 허구라는 안전장치를 장착해 예술이라는 수면 위로 승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며 따라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져나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예전 KBS1에서 방영했던 <스토리텔링클럽 이야기발전소>에서 그저 한낮 전설이나 공상으로 치부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새롭게 각색하여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재생산하는 것을 보면서 이야기라는 것이 가지는 재미와 가치에 대해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는데, 이 책이 인류의 오랜 전승들이 어떻게 이야기로 꾸며지고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지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닌텐도가 세계적인 게임기가 되었던 것은 게임기의 성능이나 기술이 다른 경쟁제품에 비해 탁월한 것이 아니라 신화, 전설 등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퍼즐, 판타지, 액션 등의 다양한 장르로 확대 재생산되어 공급되는 다양한 게임 프로그램, 즉 콘텐츠가 우수하기 때문이며 그 콘텐츠를 만드는 힘이 바로 “이야기”에 있다는 점은 게임기만 잘 만들면 금새 게임 강국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몰지각한 정책 입안자들이 꼭 명심해야 할 그런 사항일 것이다.  한 때 아시아권을 강타했던 한류 열풍이 헐리우드 식 볼거리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과 정서가 새롭게 잘 각색하고 포장된다면, 즉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다면 세계인의 정서에도 부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볼 때  “이야기”의 힘과 중요성을 백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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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광장에 모이다
송인혁.이유진 지음 / 아이앤유(inu)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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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온라인에서 만난다.

 인터넷 카페 회원들과 주고받는 게시글과 댓글들,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와 미니홈피 방문객들과의 인사, 하루에도 수십통 주고 받는 이메일, 메신저, 문자 메시지들,  때로는 온라인을 벗어나 “번개모임”의 형태로 오프라인 모임으로까지 이어지곤 한다. 업무에서도 이젠 직접 서류를 들고 상사에게 결재를 받거나, 회의실에 옹기종기 모여서 하는 오프라인 형식의 회의보다 전자결재, 사내 메신저, 그룹웨어, 화상회의 등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 온라인 업무 진행이 일상화되었다. 초창기 웹브라우저였던 “모자이크”로 인터넷을 접속했던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이 이제는 하루가 네트워크로 시작해서 네트워크로 끝나는, 온라인상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이야기와 정보를 나누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송인혁 등 한국 트위터 사용자들이 공동 저술한 “모두가 광장에 모이다”(아이앤유, 2010년 1월)“는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의 인터넷 혁명에 관하여 놀랍고도 신기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작가는 책 머리글에서 인터넷은 소통과 개방, 참여의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상호 연결의 시대(Inter-connected Age)을  열었고,  이제는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도 더 빠르게,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하는 혁명의 시대(Revolutionary Times)를 맞이하였으며,  다행히 이런 혁명의 시대는 더욱 심화된 무한 경쟁의 시대가 아니라. 사랑과 자발성으로 무장한 무한 협력의 시대이라고 이야기한다.  작가는 이런 혁명과 변화를 가능케 했던 “웹”의 탄생과 발전과정, 과거에는 소수의 방송사나 언론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디어”가 유투브, 블로그, 미니홈피, 트위터 등 수많은 인터넷 및 온라인 프로그램들로 인해 모든 사람들의 것이 되어 버린 “소셜미디어(Social Media)", 델(Dell), 필립스, KT 올레 등 소셜 미디어를 실제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소셜 비즈니스(Social Business), 마지막으로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교육 등 전 분야에서 소셜 미디어가 실제로 세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책에서 풍부한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칠레 대지진에서 그 어떤 언론사보다도 발 빠르게 재앙의 현장 소식을 전해 소셜 미디어로서의 그 위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던 트위터(twitter)에 대해서는 별도의 장을 할애하여 주요 트위터 클라이언트 프로그램들과 활용방법들, 실제 사용사례들을 아직 트위터를 활용해보지 못한 나에게 당장 컴퓨터를 켜서 트위터를 사용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웹과 소셜 미디어의 형성과 발전과정에 대한 쉽고 자세한 설명도 인상 깊지만 “소셜 미디어”,“소셜 비즈니스”의 수많은 사례들만 따로 모아 읽어봐도 될 정도로 참 재미있다. 참 재밌는 영상이구나 생각했던, 전 세계 명승지를 돌며 찍은 매트 히딩의 막춤 영상의 탄생배경, 트위터를 통해서 그 어떤 언론보다 먼저 알려진 “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 “굥만 회장”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두산 박용만 회장의 트위터 사용 이야기 - 인터넷 검색해보니 “박용만 아저씨”로 불리우기도 한단다 -, 트위터로 노점 위치를 알려줘 고개들을 찾아오게 하는, 트위터가 어떻게 마케팅으로 활용되는 지를 보여주는 미국 LA Kogi Korean BBQ Taco 트럭, 말도 안되 라면서 모두가 비웃었던 인도의 10달러 노트북 개발 시도에 왜 인도정부가 그렇게까지 집착하는지에 대한 이유, 2009년 6월 이란에서 발생한 시위 도중 민병대의 총에 맞아 숨진 열 일곱 살 소녀의 죽음이 이란 정부의 언론 통제로 자칫 감춰질 뻔 했지만 휴대폰으로 찰영되어 유투브, 페이스 북에 소개되면서 전세계의 이슈가 되면서 결국 부정선거임이 밝혀졌던 이야기 등등 그저 몇몇 사람들이 쓰는 온라인 서비스 중에 하나이겠거니 했던 트위터가 이렇게까지 파급력이 크고 널리 활용된다니 그저 놀랍고 신기하기까지 하다 - 실제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하겠지만 아직 트위터를 경험해보지 못한 나에게는 마치 신세계의 복음처럼 놀랍고 신기하기만 하다 -.

 작가는 맺음말에서 인류의 진보를 TEDxSeoul의 오거나이저 류한석씨가 정의한 "간(間)"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면서, IT 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모든 각각의 간(차이, 간격)이 점점 좁혀져 마침내 하나로 어우러지면서 소통을 가속하고 있으며, 소통할수록 모두가 더 풍요롭고 여유로워질 수 있는 시대가 우리가 모두 모인 광장에서 펼쳐지고 있고, 이제 모두가 광장에 모인, 모두가 초대된 세상(Everyone's Invited)이 바로 우리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고 끝 맺고 있다.

 그저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인터넷에 대한 소개이겠거니 하고 별 기대 없이 읽기 시작한 책이 이렇게까지 재미있고 인상적일 줄은 전혀 짐작을 하지 못해서 마치 보물을 발견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한편으로는 일 년전 구입한 핸드폰의 세부 기능도 아직 다 파악하지 못하고, 그저 단문 서비스에 불과한 트위터에 왜 이렇게 열광하지 하고 이해를 하지 못했던 내가 이처럼 엄청난 혁명의 시대에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소외감이나 불안감도 들기도 하였다.  또한 전 세계를 선도하는 IT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언론은 "국익"과 "사회이익" - 사실은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 을 위해 통제해야만 하는 대상이며,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소통의 장인 “아고라”와 각종 커뮤니티들을 "법치"라는 명목 하에 법률의 잣대로 제한하려는, 시대를 거꾸로 가는 시도가 정치권력에 의해 공공연히 행해지는 작금의 현실이 서글프기까지도 했다. 그동안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혁명이 바로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다는 지금의 현실을 아직도 시대의 조류를 거스르려 하는 그들이 어서 빨리 깨닫기를 바랄 뿐이다. 

 “혁명은 사회가 기술을 채택할 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사회가 새로운 행동을 채택할 때 일어나는 법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대중은 이미 새로운 행동을 채택하고 있다”(클레이 셔키 뉴욕대 교수,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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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케인
로버트 E. 하워드 지음, 정탄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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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공포 문학의 거장 “러브 크래프트”가 천재라고 격찬한 “로버트 E.하워드”의 작품은 근육질 배우이자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아놀드 슈왈츠 제너거”가 주연한 영화 “코난”시리즈로는 접해봤는데 책으로는 이번 “솔로몬케인”(Solomon Kane, 눈과 마음, 2010년 4월)이 첫 작품이다. 궁금해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반지의 제왕”을 쓴 J.R,R, 톨킨보다도 먼저 판타지 소설 장르를 개척했고, 그의 작품들을 모티브로 미국식 신화인 “슈퍼히어로” 만화 속 영웅들, 특히 “배트맨”, “반헬싱”, “콘스탄틴” 등 다크 히어로들의 전형을 완성시켰다고 많은 찬사를 받고 있는 작가로 유명하다고 한다. 지금이야 쉽게 만나는 어둠 속의 영웅의 모습을 처음 창조해냈다는 그의 작품 “솔로몬 케인”은 그래서 여러모로 흥미가 가는 작품이다.  

 최근 영화가 제작되면서 같이 나온 책이라 그런지 책 표지에는 영화의 주인공 사진이 장식되어 있다. 검은 옷에 등 뒤에 펜싱용 얇은 칼인 레이피어를 차고 있고 허리에는 중세시대 권총을 차고 있는 모습이 소설에서 묘사하는 솔로몬 케인 모습과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캐스팅이 제격이다. 책은 7편의 단편과 2편의 미완성본이 실려 있는데, 길지 않은 각 편 분량이 지루하지 않게 쉽게 읽힌다. 솔로몬 케인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책에서는 솔로몬 케인의 내력이 소개되고 있진 않은데, 책 맨 뒤에 실려있는 역자의 <로버트 E.하워드의 생애와 문학>편에는 작가가 생전에 - 30세 젊은 나이에 자살하고 말았다 - 들려줬다는 솔로몬 케인이라는 케릭터의 배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작가가 청소년 시기였던 16세 무렵에 구상한 솔로몬 케인은 16세기를 배경으로 한 냉정하고 강인한 전사에 대한 그 자신의 흠모에서 잉태한 인물이며, 뛰어난 검객이자 전사로 영국 대번 출신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의 청교도 박해와 그 자신의 타고난 방랑벽 때문에 생애 대부분을 영국 밖에서 떠도는 전사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소개한 단편들의 배경도 주로 아프리카가 대부분인데 그 이유도 작가가 아프리카를 태고의 미스터리와 강렬한 마법의 땅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납치된 어린 소녀를 구하기 위해 아프리카 오지의 아틀란티스 후예들이 건설한 제국으로 쳐들어가는 “해골의 달” 편을 읽어보면 솔로몬 케인의 이미지가 좀 더 명확해진다. 노예로 잡혀 있는 소녀 앞에 나타나면서 “내가 왔다”라는 한마디와 함께 멋지게 등장하는 그의 모습 - 절대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당신을 구하러 왔어요”라고 외치면서 문을 박차고 등장하는 미국 만화 속 히어로들의 모습보다 솔직히 더 멋있다 - 이나,  

“언제나 충동적으로 행동해왔음에도 자신의 행동은 모두 냉정하고 논리적인 명분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라고 확고히 믿어왔다. 그는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청교도와 기사도가 묘하게 뒤섞이고 고대 철학자의 분위기까지 풍기는 남자. 게다가 이교도의 기질이 더 강했는데, 아마도 이 말을 듣게 되면 그 자신은 소스라치게 놀랄 것이다. 맹목적인 기사도의 시대로부터 잠재된 유전을 물려받은 남자이며, 열광자의 어두운 운명을 타고난 협객이었다. 영혼의 굶주림은 그를 행동하게 만드는 동인이자. 모든 잘못을 바로 잡고 모든 약자를 보호하며 선과 정의에 반하는 모든 범죄를 응징하는 추진력이었다, 한곳에 머물지 않고 바람처럼 떠돌면서도 선과 정의라는 이상에 스스로 어긋남이 없다는 한 가지 점에서는 늘 일관적이었다. 솔로몬 케인은 그런 사람이었다 - p.119”  

라고 작가가 직접 묘사한 부분을 읽어보면 악에 홀로 맞서 싸우는, 과묵하면서도 고독한 영웅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이런 케인의 모습과 각 단편마다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괴물들, 즉 좀비, 해골의 복수, 조인족(鳥人족,하피), 커다란 뱀, 고릴라, 아프리카 주술사 등은 판타지 소설 장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오늘날에까지 주요 모티브로 자주 인용되고 있다. 

 사실 이 책에서 소개된 7편의 단편들은 1928년~1932년에 쓰여진 작품이라 그런지 80년이 지난 현대의 판타지, 공포 장르 소설과 비교해보면 줄거리가 밋밋하고 과장된 필체가 곳곳이 보여 그리 큰 감흥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판타지의 시원을 개척한 작품의 희귀성을 감안해본다면, 그리고 이 책을 원형으로 하여 만들어진 수많은 만화와 소설들을 상기시키면서 본다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책 속에서의 고독한 영웅, "솔로몬 케인"을 어떻게 스크린으로 옮겼을지 영화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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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비밀
톰 녹스 지음, 서대경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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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신문에 보면 아담과 이브가 살았다는 인류 최초의 낙원 “에덴동산”의 실존여부에 대한 기사가 심심찮게 올라오곤 한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에덴동산”을 검색해보니 “이라크 쿠르나 - 낙조 쓸쓸한 「에덴동산」 옛 자리”(1993.8.중앙일보), “우르 주변 「에덴동산」등 최초의 역사유적 수두룩”(1991.2. 세계일보), “UNEP, ‘에덴동산' 복원추진>(2004.7.연합뉴스),“에덴동산은 앙골라 국경지대”(2009.5. NY 타임즈) 등 에덴동산과 관련한 많은 기사가 검색되어 나온다. 과연 기독교 성경 제일 첫 번째 권인 “창세기”에 나오는 “에덴동산”은 실재했던 것일까? 실재했다면 그 곳은 어디이며 과연 그 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었던 걸까? 여행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톰 녹스의 소설 데뷔작인 “창세기 비밀”은 에덴동산의 존재와 그 진실에 관한 흥미롭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책의 첫 시작은 영국 런던의 벤저민 프랭클린 박물관에서 발생한 끔직한 사건에서 시작된다. 박물관을 침입한 괴한들이 박물관 관리인의 혀와 머리카락을 잘라내고 가슴에 이스라엘 국기 문양인 “다윗의 별”을 새겨놓은 끔직한 사건에 런던 경찰국 마크 포레스터 반장은 마음이 자꾸 불안한 게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인간을 제물로 바친다는 고대 종교의 “인신공희”를 모방한 살인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포레스터 반장은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다. 한편 이라크 취재를 마치고 바그다드에서 망중한을 즐기던 타임스 기자 로브 러트렐은 편집장에게서 터키 쿠르드 지역의 고고학 유적 발굴지인 “쾨베클리 테페” 취재 명령을 받고 이스탄불을 거쳐 유적지가 있는 사늘르우르파 지역으로 들어간다. 발굴지에서 이 곳 유적의 연대기가 대략 1만 1000년 전으로 추산되는, 사실상 인류 최초의 유적지라는 말을 듣고 특종을 낚을 수 있을 것 같은 기자로서의 직감에 묘한 흥분을 느낀다. 유적지 발굴을 주관하던 브라이트너 박사가 석연치 않은 사고로 죽게 되고, 로브는 박사의 동료였던 크리스틴 박사와 함께 유적지에 숨겨진 비밀을 찾기 위해 모험에 나선다. 영국과 터키에서 발생한 두 개의 사건은 마치 별개의 사건처럼 진행되다가 인류의 비밀을 담고 있다는 중동지방의 고대 종교 예지드파 - 일본 만화 공작왕에도 나오는, 공작새 모양의 타락천사 멜렉 타우스라는 신을 숭배하는 종교 - 의 성경 “검은 책”을 찾기 위해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저지르던 사이코 패스가 타임스에 실린 고대 유적지에 관한 로브의 기사를 읽고 로브의 딸과 연인이 된 크리스틴 박사를 납치하면서 하나로 합쳐지게 되고, 로브는 딸과 연인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인류 최초의 낙원인 “에덴동산”에 대한 엄청나고 충격적인 진실을 밝혀내고, 범인이 원하던 “검은책”을 가지고 터키의 “살육의 골짜기”에서 범인과 맞닥뜨리게 된다. - 더 이상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여기서 줄거리 소개는 생략한다.

  이 책은 551페이지나 되는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도대체 책의 결말이 궁금해서 계속 맨 뒷 장을 펼쳐보게 만드는,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단숨에 읽게 만드는 재미와 몰입도를 주는 책이었다. 보통 팩션 소설들이 도입부부터 거창하게 시작하다가 끝에 가서는 변죽만 잔뜩 올리고 흐지부지 결말을 내리는, 읽고 나서 이거 뭐야 하고 실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책은 작가의 말에서 “허구의 이야기”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하는 궁금증에 책을 다 읽고 책의 주요 무대였던 고고학 유적지 “쾨베클리 테베”를 인터넷으로 검색하게 만들 정도로 이야기의 설득력이 매우 뛰어나다. 고대 종교 제의에서 빈번하게 행해졌던 “인신공희” 전설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지, 수렵채집 생활을 하던 원시인류가 어느날 갑자기 왜 농경생활을 하게 되었는지, 왜 인류는 낙원에서 쫓겨났으며 실제로 낙원 상실의 진실은 무엇인지 등 인류 시원의 수수께끼에 대하여 작가는 고대 종교, 역사, 고고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완전히 허무는, 무릎을 탁 치게 만들 정도로 그럴듯하고 멋들어지게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다만 인신공희를 모방한 살인 장면을 너무 자세하고 잔혹하게 묘사하여 조금은 거부감이 들기도 하는데 책 맨 뒷 편에 실린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작가는 독자들이 오랜 세월 유대인, 아즈텍족, 바이킹족이 자행한 인신 공희의 끔찍하고 기괴한 특성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기 위한, “스릴러” 소설의 장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빈치 코드” 인기 이후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팩션소설” 들 중에서 분명히 이 책은 사실적인 구성과 탁월한 재미가 돋보이는, 다빈치코드에 필적할 만한 충격과 재미를 주는 그런 책으로 손꼽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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