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비밀
톰 녹스 지음, 서대경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가끔 신문에 보면 아담과 이브가 살았다는 인류 최초의 낙원 “에덴동산”의 실존여부에 대한 기사가 심심찮게 올라오곤 한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에덴동산”을 검색해보니 “이라크 쿠르나 - 낙조 쓸쓸한 「에덴동산」 옛 자리”(1993.8.중앙일보), “우르 주변 「에덴동산」등 최초의 역사유적 수두룩”(1991.2. 세계일보), “UNEP, ‘에덴동산' 복원추진>(2004.7.연합뉴스),“에덴동산은 앙골라 국경지대”(2009.5. NY 타임즈) 등 에덴동산과 관련한 많은 기사가 검색되어 나온다. 과연 기독교 성경 제일 첫 번째 권인 “창세기”에 나오는 “에덴동산”은 실재했던 것일까? 실재했다면 그 곳은 어디이며 과연 그 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었던 걸까? 여행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톰 녹스의 소설 데뷔작인 “창세기 비밀”은 에덴동산의 존재와 그 진실에 관한 흥미롭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책의 첫 시작은 영국 런던의 벤저민 프랭클린 박물관에서 발생한 끔직한 사건에서 시작된다. 박물관을 침입한 괴한들이 박물관 관리인의 혀와 머리카락을 잘라내고 가슴에 이스라엘 국기 문양인 “다윗의 별”을 새겨놓은 끔직한 사건에 런던 경찰국 마크 포레스터 반장은 마음이 자꾸 불안한 게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인간을 제물로 바친다는 고대 종교의 “인신공희”를 모방한 살인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포레스터 반장은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다. 한편 이라크 취재를 마치고 바그다드에서 망중한을 즐기던 타임스 기자 로브 러트렐은 편집장에게서 터키 쿠르드 지역의 고고학 유적 발굴지인 “쾨베클리 테페” 취재 명령을 받고 이스탄불을 거쳐 유적지가 있는 사늘르우르파 지역으로 들어간다. 발굴지에서 이 곳 유적의 연대기가 대략 1만 1000년 전으로 추산되는, 사실상 인류 최초의 유적지라는 말을 듣고 특종을 낚을 수 있을 것 같은 기자로서의 직감에 묘한 흥분을 느낀다. 유적지 발굴을 주관하던 브라이트너 박사가 석연치 않은 사고로 죽게 되고, 로브는 박사의 동료였던 크리스틴 박사와 함께 유적지에 숨겨진 비밀을 찾기 위해 모험에 나선다. 영국과 터키에서 발생한 두 개의 사건은 마치 별개의 사건처럼 진행되다가 인류의 비밀을 담고 있다는 중동지방의 고대 종교 예지드파 - 일본 만화 공작왕에도 나오는, 공작새 모양의 타락천사 멜렉 타우스라는 신을 숭배하는 종교 - 의 성경 “검은 책”을 찾기 위해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저지르던 사이코 패스가 타임스에 실린 고대 유적지에 관한 로브의 기사를 읽고 로브의 딸과 연인이 된 크리스틴 박사를 납치하면서 하나로 합쳐지게 되고, 로브는 딸과 연인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인류 최초의 낙원인 “에덴동산”에 대한 엄청나고 충격적인 진실을 밝혀내고, 범인이 원하던 “검은책”을 가지고 터키의 “살육의 골짜기”에서 범인과 맞닥뜨리게 된다. - 더 이상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여기서 줄거리 소개는 생략한다.

  이 책은 551페이지나 되는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도대체 책의 결말이 궁금해서 계속 맨 뒷 장을 펼쳐보게 만드는,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단숨에 읽게 만드는 재미와 몰입도를 주는 책이었다. 보통 팩션 소설들이 도입부부터 거창하게 시작하다가 끝에 가서는 변죽만 잔뜩 올리고 흐지부지 결말을 내리는, 읽고 나서 이거 뭐야 하고 실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책은 작가의 말에서 “허구의 이야기”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하는 궁금증에 책을 다 읽고 책의 주요 무대였던 고고학 유적지 “쾨베클리 테베”를 인터넷으로 검색하게 만들 정도로 이야기의 설득력이 매우 뛰어나다. 고대 종교 제의에서 빈번하게 행해졌던 “인신공희” 전설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지, 수렵채집 생활을 하던 원시인류가 어느날 갑자기 왜 농경생활을 하게 되었는지, 왜 인류는 낙원에서 쫓겨났으며 실제로 낙원 상실의 진실은 무엇인지 등 인류 시원의 수수께끼에 대하여 작가는 고대 종교, 역사, 고고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완전히 허무는, 무릎을 탁 치게 만들 정도로 그럴듯하고 멋들어지게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다만 인신공희를 모방한 살인 장면을 너무 자세하고 잔혹하게 묘사하여 조금은 거부감이 들기도 하는데 책 맨 뒷 편에 실린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작가는 독자들이 오랜 세월 유대인, 아즈텍족, 바이킹족이 자행한 인신 공희의 끔찍하고 기괴한 특성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기 위한, “스릴러” 소설의 장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빈치 코드” 인기 이후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팩션소설” 들 중에서 분명히 이 책은 사실적인 구성과 탁월한 재미가 돋보이는, 다빈치코드에 필적할 만한 충격과 재미를 주는 그런 책으로 손꼽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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