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수염
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1월
평점 :
절판


<콧수염>은 모 유명 드라마 작가의 추천으로 읽은 작품이다. 그 드라마 작가와 직접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한 다리 건너'  작품에 대한 찬사를 전해 들었고, 드라마 작가에 대한 신뢰가 있었으며, 설정이 주는 호기심이  제법 강렬했기에 읽게 되었다.

독후감을 결론부터 말하면, 엠마위엘 카레르는 재능있는 작가라는 것. 하지만 <콧수염>이 그의 재능이 만개한 뛰어난 작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작가는 '콧수염'이라는 흥미롭게 재밌는 설정을 지치도록 물고 늘어진다.

200페이지 이상을 이 작은 이야기로 밀어부치는 힘은 대단하지만,  글을 읽다보면,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존재론적인 측면에서, 정체성에 관한 제법 철학적인 사변을 늘어놓았지만 <콧수염>은 큰 울림은 없다.

주인공의 고뇌와 갈등이 일면 설득력있어보이기도 하지만 엄살이라는 혐의가 짙다. 욕심을 대폭 버리고, 100페이지 안팍의 짧은 분량으로 다루었으면 훨씬 강렬하고 공감이 가는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읽는 내내 들었다.

이 말은 곧 바꾸어 말하면, 독자가 작가의 사변을 좇아가는 것이 때때로 조금 지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20대의 젊은 나이에 쓴, 데뷔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작가의 재능은 높이 살만 하다.

덧붙여 말하면,  카레르의 또 다른 작품 <겨울 아이>를 더욱 재미있게 즐기는 원한다면,  <콧수염>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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