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2 (완전판) -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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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920년에 출간된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은 작품의 완성도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추리소설의 여왕 크리스티의 데뷔작이며, 천재탐정의 에르퀼 푸아로가 처음 등장하는 소설이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이 지닌 의미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듯합니다. 그냥 크리스티의 데뷔작으로 읽는다는 것만으로 흐뭇하고, 푸아로가 첫 배역을 어떻게 소화하는지 보는 것만으로 반가울 뿐입니다.

이 작품 이후 크리스티는 작가로서 무시무시한 생산력을 자랑하며 끊임없이 작품을 쏟아냅니다. 단편집을 제외한 장편만 60편을 훌쩍 넘게 출간했으니 크리스티를 추리소설의 여왕이 아닌 ‘다산의 여왕’으로 불러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메리 웨스트메콧이라는 필명으로 출간 작품도 있으니!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써대는 작가를 보면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타자기가 설사하듯 글을 써내는 스티븐 킹도 분명 크리스티와 같은 별에서 왔을 겁니다.) 이들이 글을 써내는 속도가 게으른 독자의 책읽기 속도보다 빠르지 않을까? 빛의 속도로 글을 써대는 그들. 그저 놀랍다는 말밖에.

크리스티가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작가들을 나태한 게으름뱅이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폭발적인 생산력을 과시할 수 있었던 것은 대중들의 끊임없는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일 겁니다. 애초에 대중적으로 실패한 작가에게 다작이란 불가능한 일이다. 이것은 비단 추리소설에만 국한된 경우는 아닙니다. 다작은 성공한 창작자에게만 주어지는 기회이며, 크리스티는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문학성 따위는 관심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는 수많은 이야기를 쏟아내기에 바쁜데 문학성은 개나 주라지! 뭐 이런 생각이었을까?

덕분에 독자들은 바쁘기만 합니다. 60여편이 넘는 장편과 수많은 단편들을 읽기 위해 지갑을 열고, 시간을 쪼개야합니다. 아차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죠. 이래저래 장르소설 독자들은 바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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