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문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나를 자극한 것은 냄새였다. 방부제 냄새가 더러운 병동 곳곳에 배어 있었다. 즐거운 표정인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는 것도 내게는 충격이었다. 녹색 침대에 누운 환자들은 끙끙대며 괴로워했고, 간호사와 의사까지도 어두운 표정이었다. 그러나 가장 충격적인 것은 무관심이었다.-95쪽
마누라를 때리고 딸을 강간하는 것은 뭄바이 집단주택 단지에서 흔히 있는 일이야. 그렇다고 말리는 삶은 아무도 없어. 우리 인도 사람은 주변의 고통고 불행을 보면서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고매한 능력을 가지고 있단 말이야. 그러니까 뭄바이 사람답게 눈을 감고 귀를 막아라. 입도 다물고. 그럼 너도 나처럼 행복할 수 있을 게다.-103쪽
기차는 때때로 철로 옆에 더러운 머리띠처럼 길게 늘어선 빈민가를 지났다. 발가벗다시피 한 아이들이 블록한 배를 내밀고 우리에게 손을 흔들었고, 그들의 어머니는 하숫물로 그릇을 닦았다. 우리도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131쪽
우리의 삶을 사실적으로 보여준 영화이기는 했지만 그런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길 건너편 이웃집에서 언제라도 볼 수 있는 일을 영화에서까지 봐야 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3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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