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머리 앤 특서 청소년문학 10
고정욱 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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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오빠와 여동생이 있다. 큰딸인 나를 낳은 후 엄마가 동생을 임신하셨을 때 아빠는 내심 아들을 원하셨다고 한다. 그당시 초음파가 없던 시절, 성별구분은 어려웠고 아들이 있음에도 또 다른 아들을 기대하셨던 아빠는 딸이라는 말을 듣고 눈물지으셨다고 한다. 그 때의 이야기를 부모님은 우스개소리로 말씀하시지만 여동생에게는 남녀차별하지 말라며 큰 소리로 외치곤 했다.

『빡빡머리 앤』은 청소년들의 시각에서 보여지는 이 사회 속의 '불균형한 성평등'에 대하여 여섯 명의 작가들이 쓴 청소년문학 단편집이다.

그간 시중에 젠더, 또는 남녀차별 등이 성인의 시각에서 그려졌다면 이 『빡빡머리 앤』의 여섯 편의 단편들은 청소년들, 학교 그리고 어른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에서 주로 그려진다.

여섯 명의 앤들은 아직 부모의 보호 아래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리고 여자라는 이유로 어려서부터 주변의 차별을 감당해야 한다.

축구에 유능한 자질이 있음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시합을 거부당했던 조앤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이면서 비난의 화살을 받고 평생 멍에를 지고 살아가다 그 무게에 눌러 쓰러져간 언니,

부모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한 대리용으로 자신의 희망을 억누를 것을 강요받는 해미,

성추행을 당하고 주변에 침묵을 강요받는 현진과 천경

존경하는 아버지가 여고생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인 사실에 직면한 윤아

이 책 속에 그려지는 앤들은 유난히 여성에게 전해져 오는 억압에 의해 뭔가 잘못되었음을 알고 있다. 성인인 여성들이 주로 겪는 차별이 있다면 청소년들에게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가해지는 차별이 엄연히 존재한다.

진로를 선택하는 것조차 '여자 주제에' '여자는 힘이 약해서 안 돼'라며 시작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그들의 희망과 생각을 차단해버린다. 모두 다 너희들을 위한 것이라는 흔해 빠진 변명 속에서..

조앤 또한 축구의 희망이 차단되었고 요리를 좋아하는 해미 또한 요리는 하찮은 것이라 간주하는 부모의 생각 아래 자신의 꿈을 발설할 용기를 내지 못한다.

《언니가 죽었다》의 살인과 다름없는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이지만 피해자의 행실을 문제삼고 피해자에게 손가락질로 인해 동네에서 쫓겨다니시피한 언니, 그리고 그 족쇄를 끝내 벗어내지 못했던 언니의 일생이 자신에게 또 다시 족쇄가 되어버린 엄마를 향해 내뱉는 딸 주연이 엄마에게 던진 한 마디는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이 사회에 묵직함을 남긴다.


말하지 않고 묻어두어서 이모 인생이 나아진 게 뭐 있어?


침묵이 오히려 이모의 인생을 진흙 속에 내던져졌다.

한 때 미투운동이 한참이었을 때, 미투 피해자들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그 때 당시 침묵하다가 왜 이제서야 고발하냐는 식으로 비난하는 사람들도 다수 있었다.

하지만 기득권의 시각으로 본 그들은 사회적으로 불리한 약자의 입장, "을"의 입장에서 볼 수 없는 그들의 편협한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침묵하라는 사회의 암묵적인 요구에 순응했지만 그 침묵이 그들을 구원해 주지 못했기에 이제 살려고 목소리를 높여 외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임을 기득권은 알지 못했다.

단편 《마카롱 굽는 시간》에서 아들만을 선호하는 시어머니에 반발해 큰딸 준성을 성공시키려 하지만 큰 딸 준성을 명문대 이과에 진학하려는 어머니의 욕심 또한 잠재되어있는 남녀차별의 한 모습임을 준성의 시각에서 보여준다.

시대에 의해 억눌린 자신의 삶을 자녀를 통해 보상받으려는 심리로 인해 자녀에게 순종을 강요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이 사회가 여성에게 부여했던 모순이 낳은 하나의 부작용이었다.


다행이 이 책 속에 그려지는 앤들이 자신의 굴레를 깨고 자신만의 날개를 펴고 비상하기로 결심하면서 각 소설들은 끝을 맺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결심이 마침표가 아닌 또 하나의 시작임을 알고 있다.

그들에게는 또 다른 차별과 편견이 있을 것이고 성장해 갈수록 더욱 더 큰 공격이 강해질 것이다.

이 시대의 많은 앤들이 더 활짝 날아오를 수 있도록 하는 건 결국 어른인 우리의 역할인 것 같다.

우리와 같은, 82년생 김지영과 같은 억압이 그들에게 전해지지 않도록 어른인 우리의 역할이 필요할 것이다.

한참 자라나고 있는 내 딸들에게도 여성이라는 이름보다 그저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로 대접받길 자라나는 마음으로 이 세상의 많은 앤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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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 스토리콜렉터 79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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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는 한자로 [魔邸]로 쓰이며 풀이하면 "귀신 들린 집"을 뜻하는 단어로 일본 추리소설 작가 미쓰다 신조의 '무서운 집'시리즈의 완결판이다.

《마가》의 주인공인 유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돈 많은 아버지와 재혼을 하며 그동안 살던 간사이 지방을 떠나 도쿄로 이사온다. 부유한 아버지로 인해 생활의 어려움은 없지만 유마에게는 새아버지의 존재는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넓지만 삭막한 집에서 예전의 생활을 그리워하던 유마에게 새아버지의 이복동생인 도모노리 삼촌은 답답한 도쿄 생활에서 유일한 숨 쉴 수 있는 탈출구였다.


엄마의 임신과 새아버지의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으로 인해 가족들은 유마의 거취를 논의한다. 함께 떠나고 싶지만 사정상 먼저 부모님이 출국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마는 부모님이 적당한 학교를 마련할 때까지 일본에서 머물게 된다. 학교를 파한 후 집에 돌아가던 유마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도모노리 삼촌이 여름방학동안 자신을 맡게 되었다며 간단히 짐을 꾸려 삼촌이 소유하고 있는 고무로 별장으로 향하게 된다.


유마가 삼촌과 머물게 된 고무로 저택은 삼촌이 별장 관리인으로 근무할 당시 유괴당한 별장 주인의 손자 히사시를 찾아주어 그 답례로 받은 저택이다. 으리으리한 저택과 달리 이 저택의 뒤에는 어린아이가 갑자기 사라지는 '가마카쿠시'현상이 벌어지는 무서운 '사사숲'이 있어 삼촌은 절대 혼자서 사사숲에 들어가지 말 것을 경고한다.

소설은 고무로 저택의 모습에 상당 부분 할애한다. 조리실, 부엌, 3층 다락방, 동익동, 서익동등을 세부적으로 묘사하며 읽는 독자에게 이 저택이 단순한 별장이 아닌 뭔가 비밀이 도사리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밤마다 들리는 이상한 소리, 바깥을 바라보는 자신에게 손짓을 하며 오게 한 후 사사숲의 사라진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다른 별장의 관리인인 요시마타씨의 등장으로 인해 공포를 더욱 극대화한다.


보호자 없이 돌아다니지 못하는 십대 소년인 유마가 인적도 드문 도움도 요청할 수 없는 이 한정된 공간인 고무라 저택을 저자는 글 속에서 공포의 장소로 적극 활용한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과연 어떻게 그려질까 궁금할 정도로 저택의 장소 설명은 왜 저자가 앞에 그렇게 공을 들여 설명했는지 감탄할 정도이다.


저자 미쓰다 신조는 이 소설에서 많은 사건을 전개시키지 않는다. 다만 이 조용한 공간인 집에서 점점 밀려오는 유마의 공포를 최대한 부각시킨다. 사사숲의 공포로 인하여 집 안에서밖에 지낼 수 없는 유마가 이 공간에서 조금씩 밀려오는 공포를 아주 천천히 그려낸다. 서서히 그려지는 공포의 모습은 유마 뿐 아니라 읽는 이까지 숨막히게 한다.

정말 이 집은 제목 그대로 귀신이 쓰인 집일까? 과연 유마는 이 집에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애타게 기다리지만 저자는 극한의 공포까지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마지막에 밝혀진 반전은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만큼 강력한 충격을 선사하며 저자가 글 곳곳에 뿌려놓은 떡밥이 막판에서야 알게 되며 다시 한 번 저자의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일본 소설인만큼 일본 한자어에 대해 알았다면 조금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점을 감안한 번역자가 한자어를 설명하는데 왜 그토록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는지도 마지막에 가서야 알게 된다.


그동안 읽은 추리소설 중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추리 소설은 사와무라 이치의 <보기왕이 온다>였다.

하지만 이 《마가》 또한 결코 뒤지지 않는 공포 소설로 <보기왕이 온다> 만큼 사사숲의 괴담을 공포의 장치로 적극 활용한 작품으로 이 《마가》에 점수를 더 높게 주고 싶다.

서서히 조여오는 공포가 압권인 추리소설 《마가》 절대 혼자 있는 밤에 읽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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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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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새해 계획을 세운다. 독서, 운동, 금연 등등 많은 목표를 세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목표를 이룬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나 또한 체중 감량을 세우고 식이요법을 세우지만 작심삼일로 끝나곤 한다.

새로운 목표가 인간의 행동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시작이 반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며 인간의 의지력으로 못 해낼 일이 없다라고 강조하는 보편적인 믿음에 이 책 《해빗 HABIT》은 과감하게 NO라고 말한다.

행동 연구 전문가인 저자 웬디 우드는 많은 사람들이 왜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페이스북, 블로그 등 매번 목표를 세우지만 왜 매번 좌절하는지 저자는 그 원인을 알아내는 데 집중한다.

저자는 인간의 두뇌에서 의지력을 담당하는 "의식적 자아"와 반복적인 패턴인 "비의식적 자아"를 담당하는 영역이 따로 있다고 말한다. 이 '의식적 자아'는 의지, 목표등을 세우게 해 주며 매번 어떤 일을 행하는 데 있어 고민하게 함으로 이 일을 행하는 데 있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말한다.

반면 '비의식적 자아'는 식사,양치질, 아이에게 키스하기 등등 이미 우리 생활에 자동화된 개념으로 우리 안에 뇌가 반복적으로 일어난 행동들을 자동화함으로서 힘들이지 않고 그 일을 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습관(Habit)이 바로 이 '비의식적 자아'에 해당하며 저자는 자동화라고도 명명한다.

목표를 세우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많은 충돌과 싸우기 위해서 우리는 의지력을 필요료 한다.

살을 빼기 위해선 6시 이후 배고픔을 참아야 하고 제과점 또는 가게 앞을 들어가고픈 충동과도 싸워야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의지력이란 무한하지 않다고 강조하며 우리가 어떤 일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의지력이 아닌 자동화 즉 습관을 만들어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욕망 또는 목표보다 좋은 습관을 기르는 방법이 더욱 중요하며 바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첫 번째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미국의 보건복지국의 캠패인 "건강 증진을 위한 하루 5인분"에 주목한다. 육식 위주 식습관이 암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는 여러 정보와 함께 캘리포니아 영농인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과일과 채소 하루 5인분을 섭취해야 한다는 캠패인으로 많은 미국인들에게 경각심을 주었다. 이 캠패인으로 말미암아 많은 미국인들이 육식 위주 식사의 위험성을 알게 되었지만 끝내 육식 위주의 식습관은 바꾸지 못했다.

흡연이 폐암에 직접적인 치명타임에도 금연을 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논리로 저자 웬디 우드는 지식과 정보만으로는 결코 사람의 습관을 바꾸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습관을 길들이는 문제에 관해서는 지식이 그다지 강력한 지렛대가 아닌 것이다.

의지력 또한 큰 도움이 안 된다.


의지, 정신력만을 강조하며 자제할 것을 주장에 반대해 저자는 "상황"의 변화가 없이는 습관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체중감량이 목적인 사람에게는 출퇴근 경로가 식당가 또는 가게를 피해 갈 수 있도록 재배치하며 독서가 목적인 사람에게는 스마트폰 또는 텔레비젼 등 방해 요소등을 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상황의 재배치가 더욱 중요하다.

스스로를 자책하는 대신 부엌을 정리하라.

과일 바구니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둬라. 브라우니를 가져오는 동료를 피하라.

당신이 살고 있는 상황을 평가하여 자신의 삶을 더 쉽게 만드는 일에 착수하라

이 상황 재배치와 함께 좋은 습관을 하나씩 했을 때 즉각적인 보상을 주는 방법을 고안하여 자신의 뇌가 이 행동을 자동으로 저장할 수 있도록 반복하는 방법을 상세히 소개해준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내기 위해 기존 습관을 결합하거나 또는 덮어쓰기를 함으로 좋은 습관을 만들어내는 등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아울러 스마트폰, SNS의 알림 피드 및 우리의 습관이나 집중력을 방해하는 여러 요소들에 대한 주의사항 또한 잊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 재직 동안 옷 입는 시간을 자동화하고 다른 일에 집중한 버락 오바마나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처럼 우리의 덜 중요한 부분에 자동화된 습관을 장착하고 그 시간에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복을 통해 좋은 습관이 형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고 우리는 새로운 행동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고 오로지 반복만이 정답이라는 태도로 스스로를 몰아붙여선 안 된다.

의식에 매여 있는 당신의 인생 일부를 반복으로 만들어진 습관에 맡긴 뒤, 그렇게 얻은 여유를 정말 중요한 일에 투입해야 한다.

새해가 시작된 지 일주일, 나 또한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다.

내 책상에 과자 또는 음료수가 있는지, 스마트폰을 몇 번 돌아보는지 돌아보며 주변을 정리하게 된다.

우리 인간은 결코 무한한 존재가 아니다. 나쁜 습관을 단절하고 좋은 습관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우리는 상황의 도움을 받아야 함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보다 점진적으로 좋은 습관을 추가해감으로 좋은 습관을 뿌리내리게 할 수 있다.

새해에는 높은 목표도 좋지만 내 안의 좋은 습관을 하나씩 추가하는 것이 더 시급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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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남자 이야기
소재원 지음 / 작가와비평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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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세 남자 이야기》는 조국 전 법무총장 사태에 대한 팩트와 허구를 오가는 소설이다.

세 남자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조국 전 법무총장의 실명을 그대로 소설 속에 옮기고 나머지 인물들은 가명으로 기재함으로 소재원 작가는 이 소설이 처음부터 어떤 소설인지를 밝히고 있다.

조국 장관의 임명 전부터 검찰과 정치계에서 불어오는 칼바람, 정치권의 눈치 작전 속에 조국 장관이 어떻게 희생되어 가는지를 사실에 맞추어 전개해 나간다.

검찰총장과 야당의 은밀한 협력 관계, 의혹을 사실로 기정사실화하며 제비몰이를 하는 언론, 종교계의 자기 보호 속에 벌어지는 그들의 무차별한 공격 속에 무방비로 당할 수 밖에 없는 개혁의 모습등이 그려진다.

먼 과거도 아닌 불과 몇 달 전 이 사회를 들끓게 만들며 서초동 검찰청을 촛불로 만들었던 그 조국 법무장관 사태를 그려서인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 때 느꼈던 참담함과 분노를 감추기 힘들었다.

저자가 굳이 세 남자의 이름을 가명이 아닌 실명으로 기재한 것은 바로 이 사건이 허구가 아닌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임이 느껴질 정도로 저자는 조국 전 장관의 가족이 어떻게 공격당하는지를 자세하게 보여준다.

다만 작가가 이 사건을 소설이 아닌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썼더라면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하는 강한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해 한 개인과 가정이 어떻게 위협 받는지는 잘 보여주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대표, 그리고 조국 전 장관의 한 달만의 사직에 담긴 이야기는 작가의 상상력이 다소 강하게 가미되어 무리하게 감동을 자아내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야기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사건이 있는가 하면 진실 그 자체가 더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다.

나에게는 이 개혁 이야기가 사실 그 자체로 쓰였을 때 더 강한 울림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아쉬움에도 이 소설을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건 결국 개혁의 주체가 정치인들이 아닌 국민들이 해야 할 일임을 작가가 명백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운 법무장관이 임명되었다 하더라도 결국 개혁을 이뤄 낼 주체는 그들이 아닌 국민임을 우리는 지난 촛불혁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서초동에 제 2의 촛불을 밝힘으로서 국민들은 이 사실을 검찰과 정치권에 알렸다.

또한 작가가 그리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만들어내게 하는 역할 또한 결국 국민들의 역할임을 작가는 읽는 독자들에게 호소한다.

이제 총선을 향해 달려가는 정치권과 조국 전 장관의 기소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무엇이 중요한지 국민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깨우쳐 준다. 적어도 언론에 의해 가려져 있는 진실이 이 소설을 통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지만 진실은 쉽게 오지 않는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과거 많은 인물들의 희생이 있었듯 지금의 개혁 또한 누군가의 희생과 그 희생 위에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개혁은 끝나지 않았고 그 개혁을 끝낼 수 있는 건 오직 국민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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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우 미 백
A.V. 가이거 지음, 김주희 옮김 / 파피펍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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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의 활성화로 인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며 타인의 일상을 보게 된다.

일반인들부터 유명 연예인과 정치인들 모두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SNS에 글을 올리며 대중의 관심을 얻고자 한다. 팔로워와 좋아요의 횟수에 희열을 느끼며 더 많은 팔로워를 모집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공들여 사진을 찍어 올리며 익명의 다수에게 나를 봐줘, 나를 알아줘, 나를 사랑해주길 호소한다.

『팔로우 미 백 Follow Me back 』은 온라인 팬 문화에 관한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이 소설은 유명 가수 에릭 쏜과 온라인상에서 그를 추종하는 팬들이 트위터 SNS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다.

타고난 재능으로 음반 기획사에 섭외되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에릭 쏜에게는 SNS 트윗을 작성하는 일 또한 팬 서비스의 일종이다. 매일 꽉 짜인 일정에 지친 에릭 쏜은 며칠 전 일어난 연예인 도리안 크롬웰이 극성 팬에 의해 살인을 당한 일로 극히 불안감을 느낀다.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인 테사는 광장공포증으로 대학도 자퇴한 채 심리치료 이외에는 집에서 두문불출하는 에릭 쏜의 열렬한 팬이다. 트위터에서 #에릭쏜중독 으로 30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테사는 에릭 쏜의 트윗 맨션 하나 하나에 열광한다.

소설은 연예인의 살인 사건으로 인해 광적인 팬들의 사랑에 혐오를 느낀 에릭 쏜이 익명의 계정을 만들어 테사와 온라인 상에서 관계를 맺게 되며 서로의 상처를 알아봐 주며 마음을 나누게 되는 부분이 주로 그려진다.

처음엔 생각 없는 팬인 것으로 오해하던 에릭 쏜이 자신을 상업적으로만 이용하려는 기획사와 자신을 상품으로만 아는 일부 팬들과 달리 자신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 주며 마음을 알아주는 테사의 모습에 호감을 느낀다. 테사 또한 광장공포증으로 인해 사회 생활 및 대인 관계가 전무한 상태에서 자신을 알아주는 친구가 생기면서 둘의 우정 및 쌈이 시작된다.

온라인 공간에서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에 언제쯤 에릭 쏜이 테사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힐 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대하게 되는 설레임 또한 남기지만 반면 팬들의 광적인 사랑으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연예인들의 안전과 그들의 두려움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그려낸다.

에릭 쏜과 테사의 트윗, 그리고 경찰 조사 장면 등이 매 장마다 교차되어 보여짐으로 과연 이 둘의 관계가 파국으로 끝날지 아니면 해피앤딩으로 끝날지 긴장감을 자아내게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테사의 광장공포증에 대해 뭔가 이유가 있다는 떡밥을 던지지만 그 떡밥이 너무 마지막에 나옴으로서 개연성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트위터 상에서 벌어지는 소리 없는 전쟁, 끊임없는 관심을 요구하며 팔로워를 더 모으기 위한 그들의 치열한 전쟁,

연예인의 트윗 하나에 열광하는 온라인 상의 만남, 익명이기에 온갖 범죄들에 취약할 수 있는 SNS의 위험성 등이

이 소설의 에릭 쏜 팬들의 이야기 속에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 보이지 않는 전쟁을 작가는 테사가 자신에게 악담을 퍼붓는 트위터 상의 에릭 쏜에게 남기는 메세지를 통해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것임을 보여준다. 그 가상의 공간에서도 타인을 향해 예의를 갖출 것을 이야기한다.


SNS세대 맞춤 스릴러답게 SNS을 적극 활용한 소설이다. SNS의 장점과 단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하나의 영리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 소설이 텍스트 중심인 페이스북이나 사진 중심인 인스타그램보다는 단문 위주인 트위터의 특징을 잘 살렸다.

연애 소설과 미스터리를 절묘하게 결합한 『팔로우 미 백 Follow Me back 』

무겁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을 듯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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