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남자 이야기
소재원 지음 / 작가와비평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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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세 남자 이야기》는 조국 전 법무총장 사태에 대한 팩트와 허구를 오가는 소설이다.

세 남자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조국 전 법무총장의 실명을 그대로 소설 속에 옮기고 나머지 인물들은 가명으로 기재함으로 소재원 작가는 이 소설이 처음부터 어떤 소설인지를 밝히고 있다.

조국 장관의 임명 전부터 검찰과 정치계에서 불어오는 칼바람, 정치권의 눈치 작전 속에 조국 장관이 어떻게 희생되어 가는지를 사실에 맞추어 전개해 나간다.

검찰총장과 야당의 은밀한 협력 관계, 의혹을 사실로 기정사실화하며 제비몰이를 하는 언론, 종교계의 자기 보호 속에 벌어지는 그들의 무차별한 공격 속에 무방비로 당할 수 밖에 없는 개혁의 모습등이 그려진다.

먼 과거도 아닌 불과 몇 달 전 이 사회를 들끓게 만들며 서초동 검찰청을 촛불로 만들었던 그 조국 법무장관 사태를 그려서인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 때 느꼈던 참담함과 분노를 감추기 힘들었다.

저자가 굳이 세 남자의 이름을 가명이 아닌 실명으로 기재한 것은 바로 이 사건이 허구가 아닌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임이 느껴질 정도로 저자는 조국 전 장관의 가족이 어떻게 공격당하는지를 자세하게 보여준다.

다만 작가가 이 사건을 소설이 아닌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썼더라면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하는 강한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해 한 개인과 가정이 어떻게 위협 받는지는 잘 보여주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대표, 그리고 조국 전 장관의 한 달만의 사직에 담긴 이야기는 작가의 상상력이 다소 강하게 가미되어 무리하게 감동을 자아내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야기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사건이 있는가 하면 진실 그 자체가 더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다.

나에게는 이 개혁 이야기가 사실 그 자체로 쓰였을 때 더 강한 울림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아쉬움에도 이 소설을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건 결국 개혁의 주체가 정치인들이 아닌 국민들이 해야 할 일임을 작가가 명백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운 법무장관이 임명되었다 하더라도 결국 개혁을 이뤄 낼 주체는 그들이 아닌 국민임을 우리는 지난 촛불혁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서초동에 제 2의 촛불을 밝힘으로서 국민들은 이 사실을 검찰과 정치권에 알렸다.

또한 작가가 그리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만들어내게 하는 역할 또한 결국 국민들의 역할임을 작가는 읽는 독자들에게 호소한다.

이제 총선을 향해 달려가는 정치권과 조국 전 장관의 기소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무엇이 중요한지 국민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깨우쳐 준다. 적어도 언론에 의해 가려져 있는 진실이 이 소설을 통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지만 진실은 쉽게 오지 않는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과거 많은 인물들의 희생이 있었듯 지금의 개혁 또한 누군가의 희생과 그 희생 위에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개혁은 끝나지 않았고 그 개혁을 끝낼 수 있는 건 오직 국민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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