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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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이도 준의 『변두리 로켓』 1권에 이어 신작 2권이 출간되었다. 1권에서는 로켓 엔진 벨브 프로젝트였다면 2권에서는 어린 심장병 환자들을 위한 인공판막 벨브 프로젝트이다. 1권에서는 법정 소송, 대기업의 갑을관계 등이 주로 부각되었다면 2권에서는 인공 심장인만큼 의료계의 권력관계가 주로 드러난다.

쓰쿠다제작소에서 로켓 엔진 벨브 성공 후 4년 후, 쓰쿠다제작소에게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난다. 미국의 NASA 출신으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제작소를 물러받아 운영하는 사나이제작소의 사장 시나. 그는 자신의 이력을 배경으로 데이코쿠중공업을 비롯하여 여러 대기업에 로비를 펼치며 쓰쿠다제작소의 하청일감을 빼앗는다. 새로운 라이벌로 인해 로켓 엔진 벨브는 경쟁입찰로 진행되고 니혼클라인에서 수주받은 코어하트 벨브 시제품마저 니혼클라인에게 뺏긴다.

쓰쿠다제작소의 직원들이 아무리 애사심이 높고 긍지가 높다해도 당장 어려움에 처했다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라이벌은 전방위로 그들을 옥죄며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한다. 그런 쓰쿠다제작소에게 찾아온 새로운 프로젝트는 바로 어린 심장병 환우를 위한 인공판막 벨브를 만드는 것이다.

이케이도 준의 특기는 탄탄한 현실감이다. 1권에서는 법정 소송과 운영 자금난으로 어려움에 처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면 2권에서는 경쟁업체 사나이제작소의 등장과 함께 곤경에 처하는 쓰쿠다제작소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근본적인 의미를 찾는데 주력한다.

『변두리 로켓 - 가우디 프로젝트』에서 쓰쿠다제작소가 만드는 인공 판막 벨브는 시간과 자금이 상당이 많이 소요되는 제품이다. 4등급 의료기기이니만큼 허가받기 까다로울 뿐 아니라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당장의 수익을 내기 힘들다. 지금 당장 어려운데 이 리스크가 큰 인공판막 프로젝트에 동참해도 될까라는 현실적인 고민이 쓰쿠다제작소에 없을 수 없다. 그래도 해야만 하는 이유를 직원들이 스스로 찾아가며 비로소 자신의 일에 의미를 찾게 된다.

"말을 물가에 데려갈 수 있지만 물을 먹게 할 수는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좋은 프로젝트라 한들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하면 아무 소용도 없다. 이 '가우디 프로젝트' 또한 마찬가지다. 프로젝트 책임자이지만 당장 수익이 없는 일에 몰두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왜 이 일이 중요한지 스스로 체득해야만 한다. 그건 사장인 쓰쿠다가 아닌 담당자 한 명 한 명이 헤쳐나가야 한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회사 이윤으로만 보던 쓰쿠다와 야마사키가 이 일에 대한 의미를 찾고 그 뒤를 이어 담당자인 다치바나와 가노가 이 일의 의미를 발견해나간다. 상황의 유무를 떠나 일을 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찾으며 그 일을 헤쳐나간다. 그 의미가 그들이 일을 하는 이유가 되며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좀 더 완벽에 가까운 물건을 만드는 것뿐이야. "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면,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겠죠."


이케이도 준은 『한자와 나오키』에서도 어느 상황에 있든 항상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은행원의 모습을 그려냈다. 은행 본사에서 자회사인 증권사로 좌천되어도 그는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나갔다.주저앉는 게 아닌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걸 해냈다. 그 한자와 나오키의 모습이 이 책에서는 쓰쿠다와 직원들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 『변두리 로켓』에서는 쓰쿠다 한 명이 아닌 모든 직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변두리 로켓 - 가우디 프로젝트』은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일하는 자들의 감동 스토리를 완성해간다. 언제나 어려움은 존재한다. 중소기업인 쓰쿠다제작소는 바람 잘 날 없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의미를 부여하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나가는 쓰쿠다 제작소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다려진다. 3권은 2월달에 출간된다고 하는데 빨리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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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에
수잰 레드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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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온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는 그동안 수면에 잠자고 있던 여러 민낯들을 보여주었다. '아시아인 혐오증'이 나돌며 아시아인을 폭행했다. 마스크 사재기로 품절 사태가 벌어지고 코로나 확진자에게는 이동 동선을 비판하며 그들을 죄인 취급한다. 그들도 피해자이건만 전염병 환자라는 이유만으로 해고를 일삼는다. 집의 빗장과 마음을 닫는다. 재난은 강하게도 하지만 우리의 추악한 민낯을 생생하게 드러내주기도 한다.

수잰 래드펀 의 소설 『한순간에』는 제목 그대로 '한순간에' 일어난 조난으로 두 가정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과 불행을 그리는 소설이다. 갑작스레 닥친 그 불행 속에서 우리의 숨겨진 본성이 드러나는지를 비추는 소설이다.

『한순간에』의 주인공 '핀'의 가족은 얼마 남지 않은 오브리 언니의 결혼식 준비로 바쁘다. 핀과 언니 오브리, 엄마와 엄마의 절친한 20년지기 친구 캐런이모와 함께 언니 오브리의 웨딩드레스를 보러 왔다. 들뜸과 설렘이 있는 분위기 속에 이들의 행복은 영원할 듯하다.

결혼준비를 하는 오브리 언니를 제외하고 핀의 가족, 캐런 이모의 가족, 핀의 절친한 친구 모는 함께 산장에 간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시점, 아빠는 조심 조심 운전하지만 아빠의 캠핑카는 굴러 떨어지고 주인공 핀은 사고현장에서 바로 즉사한다.


소설은 주인공 핀은 자신의 죽음 이후 이 불행의 순간을 대처하는 핀의 가족과 캐런 이모의 가족을 관찰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핸드폰도 터지지 않고 추워 얼어죽기 일보 직전인 위험 상태에서 이들은 선택을 해야만 한다. 과연 누가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하고 누가 양보해야 할 것인가. 이 위험의 현장에서 사람들은 날카로워진다. 특히 자신의 가족이 있다면 더욱 예민해 질 수 밖에 없다. 핀의 엄마가 무의식중에 선택한 행동이 캐런 이모에게 상처가 되고 내 자식을 살리기 위해 누군가를 사지로 몰아내는 인정없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불행은 사람들을 더 연대하기도 하지만 관계를 파괴시키기도 한다. 이 소설은 연대보다 파괴되어 가는 일상에 주목한다. 누구보다 두터웠던 20년 우정이 한 순간에 깨지게되고 살며시 감춰져있던 불안의 모습들이 선명한 색깔을 띄며 실체를 드러낸다.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또 다른 선택을 한다.

괜찮은 것처럼 살아갈 것인가.

우리의 불행을 직면하고 나아갈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괜찮은 척 살아간다. 핀의 가족도 그랬고 캐런이모의 가족도 그랬다. 피하고 싶은 그 불행 속에서 오로지 직면한 사람은 함께 사고를 겪은 핀의 절친한 친구 '모'였다.

이 소설은 이 불행의 현장에서 도의적인 선택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쉽게 비판하지 않는다. 다만 진지하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아저씨는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거든요.


나는 궁금해진다.

우리의 인간성이 양심보다는 상황에 의해 결정되는지,

그리고 만일 우리 중 누구라도 궁지에 몰리면 변하게 될지 말이다.

나는 그날 목격했다.

모두 자신들이 믿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소설을 읽으며 이 질문 앞에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

극한의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도덕적일 수 있는가. 과연 그들을 용서할 수 있는가.

정답은 결코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도 정답을 말해주지 않는다. 다만 그럼에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이들의 심리 묘사가 매우 탁월한 책이다. 독자를 이 사고 현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흡입력이 대단한 책이다. 특히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이 재난의 시대 우리 모두가 꼭 읽었으면 좋겠다. 이제 불행은 바로 우리 곁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 시대, 나만 아니면 된다라는 이기심 또한 날뛰는 세상이다. 불행의 시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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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롭게 살겠다, 내 글이 곧 내 이름이 될 때까지
미셸 딘 지음, 김승욱 옮김 / 마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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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는 한 여성이 정면을 응시한다. 여성의 눈빛과 함께 책 제목 또한 예사롭지 않다. 『날카롭게 살겠다, 내 글이 곧 내 이름이 될 때까지』라니.. 원제가 『Sharp』 으로 '날카로운'이란 뜻인데 한국어판에는 더 강한 의미가 실렸다. 책 제목과 표지부터 사람을 설레게 한다.

표지의 여인은 존 디디언이다. 사실 존 디디언이라는 작가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날카롭게 살겠다, 내 글이 곧 내 이름이 될 때까지』에는 12명의 여성 작가를 다룬다. 다만 특이한 건 그들의 전체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아닌 성 만으로 그들을 부른다. 이는 남성 작가들은 성만 들어도 잘 알기 쉽지만 여성 작가들은 전체 이름을 부르지 않고는 알기 쉽지 않은 현실에 대한 저항으로 남자 작가들처럼 성만으로 그들을 명칭한다고 한다.

이 책에 수록된 12명의 업적만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한 권의 책으로 압축한다. 처음을 장식한 도로시 파커부터 수전 손택, 한나 아렌트 등 그들을 자세히 알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나와 같이 이 12명의 작가 중 반절도 알지 못하는 인물이였기에 이 책을 통해 그들을 알 수는 없다. 다만 이 책이 흥미로운건 각각의 인물이 독립적으로 서술된 것 같아도 각각 서로 연결고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가령 노라 에프런은 어린 시절 도로시 파커를 우상 숭배로 존경하고 있었음을 알려주기도 하며 존 디디언이 케일을 싫어했다는 점, 수전 손택과 폴린 케일의 연관성 등 각자의 연결고리로 새로운 인물들을 소개한다.

그 때 당시의 상황이였을까. 많은 여성 작가들이 남성 편집장에 의해 고용되어 <보그>, <베니티 페어> 등등의 잡지에 기고를 하는 등 글쓰기를 시작한다. 여성이기에 처음부터 그들이 원하는 글쓰기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고 평단 또한 그들에게 보다 냉혹했다. 하지만 그들이 할 수 있었던 건 계속해서 써 내려가는 수 밖에 없었음을 이 책은 알 수 있게 한다. 한나 아렌트가 수전 손택을 크게 찬사하며 연대하기도 하지만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여성이지만 비판적 눈길을 보내기도 하는 적대적 관계도 있었음을 사실 그대로 묘사해준다. 과거 한국에서는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들이 있었다. 작은 파이만을 가지고 싸워야 했던 그 때 여성들은 서로 싸워야했다. 어쩌면 이 작가들이 활동한 시기에도 글을 쓰기 위해서는 연대 또는 비판이 서로 공존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

이 책은 여성 작가들을 다룬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는 좀 더 우리에게 익숙하고 페미니즘적인 여성작가들을 다루어서 대중적인 면이 강했다면 『날카롭게 살겠다, 내 글이 곧 내 이름이 될 때까지』는 좀 더 전문적인 시각에서 여성 작가들을 대한다. 전작이 알고 있던 작가들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삶을 다뤘다면 이 책은 잘 알지 못했던 여성 작가들에 대한 입문서와 그들의 작품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전문적으로 서술한 느낌이다. 그래서 이 책에 수록된 여성 작가들을 알게 되었다는 흥분감과 그들의 작품을 찾아 읽을 수 있게 인도해준다.

제목부터 강렬한 이 책은 척박한 여성 문단계에서 끊임없이 써 내려가고 활동하던 여성 문인들이 있었음을 알려준다. 그들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던 배경에는 그들의 재능이 바탕이였지만 계속 써 내려갔음을 알게 해 준다. 그래서 더욱 멋진 책이다. 비록 끝까지 화려하지 않은 작가들도 있었지만 글쓰기는 그들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 책을 읽은 후, 제목을 계속해서 되새겨본다. "날카롭게 살겠다. 내 글이 곧 내 이름이 될 때까지."

나 또한 내 남은 생애를 그들처럼 날카롭고 멋있게 살아보고 싶다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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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 한 번 오면 단골이 되는 고기리막국수의 비결
김윤정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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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은 무엇보다 상권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입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차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위치와 계절음식인 막국수만으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과연 그걸로 만족할까?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의 저자이자 '고기리 막국수'집의 공동대표인 김윤정씨는 자신있게 '네'라고 답한다.

불편한 위치와 막국수 메뉴라는 한계를 딛고 하루 1000그릇을 판매할 수 있었던 스토리를 이야기한다.

'고기리막국수'의 공동대표인 김윤정 유수창 부부는 10년 전 일식당 '이자카야'를 운영하다 실패를 한 아픈 경험이 있다. 부부가 막국수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억대의 빚이 있는 상황에서 절박함에 시작한 김윤정 대표부부에게는 이 막국수집의 식당이 마지막 도화선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월세도 없을 정도로 외딴 곳에 위치한 곳에 식당을 잡고 막국수집을 시작한 부부에게 무엇보다 홍보가 가장 큰 관건이었다. 버스광고는 너무 부담이 되었고 블로그를 이용했지만 단지 '맛있어요'라는 광고성 홍보문구만으로는 결코 눈길을 끌 수 없었다. 그 때 고기리막국수집이 택한 방법은 바로 '홍보'가 아닌 '소통'이었다. 자신의 식당을 홍보하기보다 막국수 자체를 이야기하고 자신들이 방문한 여러 식당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나누는 장으로 블로그를 나누었다. 그 소통은 여러 이웃들과의 만남으로 이어졌고 자연스레 '고기리막국수'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일방적으로 우리 음식이 맛있다는 주장을 쏟아내는 대신,

상대방이 관심을 가질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로 했습니다.

그때부터일 거예요.

블로그에 가치를 담기 시작했던 것이.


고기리막국수'집은 홍보부터 자신의 말을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손님들과 함께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데 주력한다. 막국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함으로 자신의 진심을 전달한다. 그 때 우리는 알 수 있다. 장사가 아닌 정말 막국수를 좋아해서 일을 하는 그 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식당 앞을 지나게 되면 '단체 손님 환영'이라는 문구를 자주 보게 된다. 회식 등 한 번에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의 식당에는 단체 손님이 없다. 많은 사람들은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단체 손님이 있으면 식당에서는 개인 손님보다 단체 손님에게 더 집중될 수 밖에 없다. 또한 단체 손님이 내는 소음등으로 식사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 즐거워야 할 식사자리가 빨리 떠나고 싶은 자리가 된다. 김윤정 대표의 원칙은 간단하다.

'지금 바로 자신의 눈 앞에 있는 한 명의 손님에게 정성을 다한다'

많은 고객을 이끌기보다 단 한 명의 손님이 또 오게 만들고 싶은 공간. 그래서 고기리막국수는 지금까지 단체손님을 받지 않는다.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에는 실제 이 '고기리막국수' 식당의 대표 메뉴인 '들기름막국수'의 탄생이야기, '수요미식회'에 출연하기 전과 준비하면서 겪은 이야기, 그리고 식당 이름인 '고기리막국수'라고 불리우게 된 여러 일화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 모든 이야기들 속에 공통점은 바로 '손님'을 자세히 관찰한다는 점이다.

저자부부만 즐겨먹던 '들기름막국수'가 단골 손님에게 나눠주며 확신을 갖고 판매를 할 수 있었고 '고기리막국수'라는 식당 이름도 손님들이 자신을 '고기리막국수'라고 애정을 지어 부르자 식당명을 바꿀 수 있었다. 매일 막국수를 먹고 연구하지만 손님들이 막국수를 먹는 방법을 유심히 보며 그 방법을 또 다른 손님에게 나눠준다. 단지 음식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음식을 먹고 나누는 기쁨을 이야기하는 데 집중한다.

책을 읽으며 TV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실제 백종원씨가 골목식당에서 강조한 여러 항목등을 저자 부부는 실전에서 이미 행하고 있었다. 위생은 기본으로 차치하고 여러 막국수집을 다니며 음식을 맛보고, 평균적인 맛을 내기 위한 연구와 손님 입장에서 먹어보고 관찰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고기리막국수'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진심'이라는 바탕과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 있었다.

어떤 작업을 묵묵히 반복하다 보면

근육 하나하나가 자동으로 반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몸에 밸 정도가 되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습득이 이루어져

자기만의 것을 만드는 경지에 이릅니다.

하찮고 단순해 보이는 반복적인 노동이 무수히 쌓인 결과였지요.

이 사람이 보여준 진심의 힘이었습니다.


사소하고 지루한 것의 반복으로 진심을 담는다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는 식당 경영자 스토리다. 하지만 읽다보면 바로 퍼스널 브랜딩과 관련된 인사이트를 얻게 된다. '고기리막국수'하면 '들기름막국수'가 떠오르듯이 어떻게 하면 나를 타인에게 알릴 수 있을까에 관한 기본과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가를 '고기리막국수'를 통해서 알 수 있게 해준다. 특히 나의 경우 블로그를 통한 '인터넷 글쓰기'에 대한 본질적인 가치가 중요함을 알 수 있어서 큰 수확이었다.

'고기리막국수'는 결코 큰 것을 말하지 않는다. 바로 작은 것에 충실한다. 그 작은 것이 쌓이고 쌓여 큰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걸 김윤경 대표는 강조한다. 작은 것. 코로나로 '고기리막국수' 또한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 어려움 가운데서도 식당의 원칙과 진심으로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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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위에 작업복을 입었다 - 경계의 시간, 이름 없는 시절의 이야기
허태준 지음 / 호밀밭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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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작가님의 페이스북에서 이 책에 대한 추천글을 읽었다. 유명 인사의 글이 아닌 순수한 한 청년의 글을 왜 정지우 작가님은 그토록 적극적으로 추천했을까. 그 궁금증이 이 책을 읽게 된 계기였다. 한편 고 김용균 군의 죽음 이후 청년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환경 개선이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지금, 많은 책들이 쓰여졌지만 직접 그 현장에서 일을 하던 경험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기도 했다. 목격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닌, 경험자가 들려주는 고민을 듣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교복 위에 작업복을 입었다]는 허태준씨가 가정 형편으로 문예창작학과에 가려는 꿈을 접고 기계공고에 취업한 후 경계의 삶을 살아가가며 경험한 그의 고뇌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담긴 글이다. 고등학교에서부터 각종 기계 지식을 배우고 취직을 하며 이른 사회인이 되어야 했지만 사회에서는 잊혀진 존재.. 김용균 군의 죽음이 알려지기 전까지 우리는 그들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당연히 대학생이리라는 우리의 고정관념은 그들의 존재를 알려고 하지 않았고 그들은 학생과 사회인의 경계 속에서 불안감을 끌어안고 살고 있었다.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셨던 걸까.

어쩌면 그 거리의 누구도 우리를 축하해주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이

우리를 소외시켰기 떄문은 아닐까.

왜 우리는 무언가를 축하하기 위해 조건을 내걸까. 왜 우리는 삶의 여러 모습을 바라보지 못하고 모든 인생을 축하해 주지 못하는 것일까.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내내 곱씹게 된다. 19살에 대학 입시를 위해 공부하던 학생들도 있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일터에 나가야만 하는 청춘들도 있음을 왜 우리는 알려고 하지 않는 걸까. 어쩌면 사람들은 그들의 존재를 몰랐다고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처음부터 알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들을 알고 그들의 스물을 축하해주려는 노력이 있긴 했을까. 김용균 군의 죽음 이후에 우리는 그들의 존재를 알게 되었지만 금새 그들의 존재는 잊혀져 간다. 또 다른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뉴스를 보기 전까지는...


회사에서 폭행이나 폭언이 있었나요?

.......

네, 없는 거로 할게요.

우리의 표현이 암묵적인 동의라는 것도,

그가 의도적으로 그걸 무시했다는 것도,

그럼에도 누구 하나 제대로 된 사실을 이야기하지 못했다는 것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저자는 군복무 대신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했다. 병무청에서는 근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불시에 감사를 하곤 했다. 폭행이나 폭언이 있냐는 그 형식적인 질문에 어느 누구도 대답하지 못한다. 저자는 그 때의 감정을 수치심이라고 표현한다. 다른 또래보다 이른 나이에 불안감을 짊어진 것도 모자라 신분만으로 무시의 대상이 되어야 했던 청년 노동자들.. 굳이 문제를 만들고 싶어하지 않아 그 암묵적인 동의를 알면서도 무시했던 병무청 직원들... 이 사회는 그들에게 동의할 것을 요구해왔다. 굳이 사회에서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기를. 조용히 일만 하고 살아가기를 종용했다.

왜 우리는 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사람을 한 조직 속으로 규정하려고만 할까. 저자가 말했듯 모든 열 아홉은 함꼐 축하받아야 하고 모든 노동자는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왜 우리는 이런 저런 조건을 두고 그 조건으로 무리를 짓고 열외된 대상들을 소외시킬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감싸안던 질문이다.

[교복 위에 작업복을 입었다]는 젊은 청년의 글이지만 깊은 사유로 글을 담아내 나를 깜짝 놀라게 한다. 자신의 불안했던 시절을 바라보는 시선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 경계의 삶을 지나 오늘도 꿋꿋이 글을 쓰며 살아가는 저자의 다음 글은 어떤 글이 될까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최근 김용균 군의 어머니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아직까지 그들을 위한 법률 하나 제정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다시 한 번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주었으면 한다. 꺼진 관심의 불을 다시 지펴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으면 한다. 이 일은 바로 내가 당사자가 될 수 있으므로.. 우리의 이웃과 친구들이 될 수도 있으므로.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이야기를 꼭 읽어주길 나만의 추천사를 살포시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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