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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ㅣ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2월
평점 :
이케이도 준의 『변두리 로켓』 1권에 이어 신작 2권이 출간되었다. 1권에서는 로켓 엔진 벨브 프로젝트였다면 2권에서는 어린 심장병 환자들을 위한 인공판막 벨브 프로젝트이다. 1권에서는 법정 소송, 대기업의 갑을관계 등이 주로 부각되었다면 2권에서는 인공 심장인만큼 의료계의 권력관계가 주로 드러난다.
쓰쿠다제작소에서 로켓 엔진 벨브 성공 후 4년 후, 쓰쿠다제작소에게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난다. 미국의 NASA 출신으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제작소를 물러받아 운영하는 사나이제작소의 사장 시나. 그는 자신의 이력을 배경으로 데이코쿠중공업을 비롯하여 여러 대기업에 로비를 펼치며 쓰쿠다제작소의 하청일감을 빼앗는다. 새로운 라이벌로 인해 로켓 엔진 벨브는 경쟁입찰로 진행되고 니혼클라인에서 수주받은 코어하트 벨브 시제품마저 니혼클라인에게 뺏긴다.
쓰쿠다제작소의 직원들이 아무리 애사심이 높고 긍지가 높다해도 당장 어려움에 처했다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라이벌은 전방위로 그들을 옥죄며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한다. 그런 쓰쿠다제작소에게 찾아온 새로운 프로젝트는 바로 어린 심장병 환우를 위한 인공판막 벨브를 만드는 것이다.
이케이도 준의 특기는 탄탄한 현실감이다. 1권에서는 법정 소송과 운영 자금난으로 어려움에 처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면 2권에서는 경쟁업체 사나이제작소의 등장과 함께 곤경에 처하는 쓰쿠다제작소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근본적인 의미를 찾는데 주력한다.
『변두리 로켓 - 가우디 프로젝트』에서 쓰쿠다제작소가 만드는 인공 판막 벨브는 시간과 자금이 상당이 많이 소요되는 제품이다. 4등급 의료기기이니만큼 허가받기 까다로울 뿐 아니라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당장의 수익을 내기 힘들다. 지금 당장 어려운데 이 리스크가 큰 인공판막 프로젝트에 동참해도 될까라는 현실적인 고민이 쓰쿠다제작소에 없을 수 없다. 그래도 해야만 하는 이유를 직원들이 스스로 찾아가며 비로소 자신의 일에 의미를 찾게 된다.
"말을 물가에 데려갈 수 있지만 물을 먹게 할 수는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좋은 프로젝트라 한들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하면 아무 소용도 없다. 이 '가우디 프로젝트' 또한 마찬가지다. 프로젝트 책임자이지만 당장 수익이 없는 일에 몰두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왜 이 일이 중요한지 스스로 체득해야만 한다. 그건 사장인 쓰쿠다가 아닌 담당자 한 명 한 명이 헤쳐나가야 한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회사 이윤으로만 보던 쓰쿠다와 야마사키가 이 일에 대한 의미를 찾고 그 뒤를 이어 담당자인 다치바나와 가노가 이 일의 의미를 발견해나간다. 상황의 유무를 떠나 일을 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찾으며 그 일을 헤쳐나간다. 그 의미가 그들이 일을 하는 이유가 되며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좀 더 완벽에 가까운 물건을 만드는 것뿐이야. "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면,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겠죠."
이케이도 준은 『한자와 나오키』에서도 어느 상황에 있든 항상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은행원의 모습을 그려냈다. 은행 본사에서 자회사인 증권사로 좌천되어도 그는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나갔다.주저앉는 게 아닌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걸 해냈다. 그 한자와 나오키의 모습이 이 책에서는 쓰쿠다와 직원들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 『변두리 로켓』에서는 쓰쿠다 한 명이 아닌 모든 직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변두리 로켓 - 가우디 프로젝트』은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일하는 자들의 감동 스토리를 완성해간다. 언제나 어려움은 존재한다. 중소기업인 쓰쿠다제작소는 바람 잘 날 없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의미를 부여하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나가는 쓰쿠다 제작소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다려진다. 3권은 2월달에 출간된다고 하는데 빨리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