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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뿐일지 몰라도 아직 끝은 아니야 - 인생만화에서 끌어올린 직장인 생존철학 35가지
김봉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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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개 10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는데 직장생활을 10년을 훌쩍 넘긴지가 오래되었음에도 풍월은 커녕 여전히 헤매며 좌충우돌 실수투성이다. 신입일 때는 실수도 경험이라며 눈감아주곤 하지만 이제는 직장 생활 몇 년 차인데 아직도 못 하냐는 비아냥을 듣는 지금, 하루라도 더 오래 직장 생활을 하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직장 생활이라는 게 업무 능력도 중요하지만 능력 하나로만 좌우되는 건 아니다. 이 정글 같은 전쟁터에서 살아 남기 위해 저자 김봉석 기자는 자신만의 생존 철학을 이 책 《1화뿐일지 몰라도 아직 끝은 아니야》를 통해 자신의 비법을 전수해준다.

생존 철학이지만 그 흔한 자기 계발서와는 다르다. 소문난 만화 덕후로 알려진 김봉석 기자는 즐겨 본 인생 만화에서의 대사와 자신의 경험치를 살려 직장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15년 직장 생활, 7,8년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지긋지긋하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본 그만의 경험과 인생 만화가 만난 작품이다.

저자는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세 가지 1. 전투력 2. 방어력 3. 결단력을 이야기한다.

직장은 소리 없는 전쟁터라는 말이 있다. 같은 동기간에도 서로 먼저 승진하기 위해 한 번이라도 상사의 인정을 받기 위해 경쟁하며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이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전투력은 필수이다. 저자는 이 회사에서 약자일 수 밖에 없는 개인이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자신이 밀린 월급을 받기 위해 노동청에 이의를 제기하고 회사의 술수로 월급의 반을 떼일 위험에 처하자 압류 딱지를 떼며 본보기를 보여 주었던 자신의 경험 등을 이야기하며 약자가 살아남기 위해서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 철저한 준비를 하며 작게 질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할 것을 말한다.


그런데 말이 앞서면 결국은 무너져내린다.

스스로를 단련하고, 자신을 성숙시킨 후에

언어로 정련이 되었을 때 무게가 실리고, 스스로에게도 다짐이 될 수 있다.

체험이 없다면, 경험이 없다면 내가 조직해서 하는 말은 그저 공허하게 흩날릴 뿐이다.


<나는 심플하게 말한다>의 저자 김동우씨는 말을 잘 하기 위해서 글쓰기 연습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말을 하기 전에 글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다듬는 연습을 한 후 말을 해야 자연스럽고 논리적인 말하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 또한 섣부른 항명이나 반발보다 자신의 언어를 단련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말할 것을 조언한다. 스스로를 단련한다라는 건 신뢰받는 사람이 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할 것이다. 신뢰를 쌓고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무기를 쌓을 때 우리는 항명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개인은 약자이다. 약자가 살아남기 위해서 기다리며 때를 보고 철저한 준비가 있을 때이다.

사실 직장 생활에서 전투력 보다는 방어력이 더 빈번하게 쓰인다. 상사의 공격과 질책, 동료들과의 경쟁, 지친 직장인들에게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항상 방어 상태에 있어야 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많은 방어력에 대한 이야기 중 가장 공감이 갔던 건 바로 <라 퀸타 카메라>의 대사를 응용한 이 책 제목이었다.


이 글을 읽었던 시점이 신의 계시였을까? 외국에서 주문을 잘못 발주하는 바람에 정신을 놓고 다닌다는 핀잔을 듣고 오전 내내 상사의 질책에 시달렸던 하루, 나는 식당에서 이 글 한 문장에 긴장이 풀리며 눈물을 쏟고 말았다. 나이가 들어가면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드물다. 특히 직장에서는.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회사에서는 위로보다는 채찍이 먼저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 비참함이 내 직장 생활의 끝이 결코 아님을 말해준다.


자신을 끝까지 믿는 것. 그것 이상의 방어력이 또 있을까?

비록 여전히 실수투성이지만 내가 나 자신을 다독이며 아직 끝나지 않은 내 인생을 기대하며 믿는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최상의 방어력일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처럼 아직 우리의 장편 인생은 읽어야 할 미지의 에피소드가 남아 있다.


치열한 전쟁터에서 결국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이다. 나 자신이 살아 있지 못할 때 직장에 있다 해도 생존한 것이 아니다.회사에서 가장 빈번하게 듣는 말이 있다. "나가면 다시 구하기 힘드니 꼭 붙들고 있어라." 라는 말로 세뇌시키며 서커스장의 코끼리처럼 세뇌시키곤 한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나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며 자신이 과연 어디까지 할 수 있나 끊임없이 실험한 저자의 글을 읽노라면 결코 쉽지 않은 대가였지만 그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고 이 소중한 책이 나올 수 있었음을 말해준다. 책 한 챕터마다 실려 있는 만화의 대사와 함께 전해지는 저자의 경험은 생생하게 다가오며 다시 나 자신을 붙잡게 한다.


지금은 내가 여전히 제자리 걸음 같지만 이 책 제목처럼 아직 끝은 아니다라는 방어복을 입고 다시 한 번 전투에 나가보려 한다. 이 전쟁이 내가 승리하는 전투가 되길 바라며 오늘 하루도 출근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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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당신의 주머니를 노린다 - 탐욕스러운 금융에 맞선 한 키코 피해 기업인의 분투기
조붕구 지음 / 시공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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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DLF, DLS사태가 발생했다. 1억을 투자했지만 돌아오는 원금은 달랑 190만원 뿐인 이 막심한 손해에 수많은 가입자들이 억울함을 표출했고 이 사건은 현재까지 진행 중에 있다. 이 DLF 사태를 보며 많은 사람들은 12년 전 2008년 키코 사태를 떠 올렸고 DLF와 키코 사태가 놀라울만큼 닮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바로 이 사태의 원인은 은행의 부도덕하고 무책임한 금융 상품 판매로 인한 점이라는 사실이다.

《은행은 당신의 주머니를 노린다》는 잘 나가는 중견 수출업체인 코막 중공업의 조봉구 대표가 키코 사태로 한 순간에 빈털털이가 되어 금융 자본의 횡포에 맞서는 과정에서의 일을 담은 글이다. 키코는 Knock-In & Knock-out을 줄여 키코라고 불리운 이 상품은 사전에 정해놓은 환율 상하한선 안에서 외화를 미리 약속한 환율에 팔 수 있는 상품이다. 이 키코가 출시된 시기 환율이 떨어지고 있었고 은행은 그 점을 노려 수많은 수출기업에게 환율을 보장해 준다며 키코를 적극 권유했다. 저자 역시 은행 지점장이 직접 방문하여 가입 권유하였고 마침 은행 대출을 고려하고 있던 저자는 은행에 대한 신뢰로 상품을 가입하게 되었다.

하지만 환율이 예상을 넘어 급등하며 이 상하한선을 넘어 버리는 환율 급등 상황이 발생하자 은행에 시세보다 훨씬 싼 시세로 달러를 은행에 팔아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며 저자의 회사를 포함한 수많은 중견기업들이 파산 신세를 면치 못했다. 저자 역시 해외 지점들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내보내고 자신의 자산을 매각하며 빚을 갚아나갔지만 매달 나날이 불어나는 이자만으로도 감당하기 힘들었다.

금융감독원에 도움을 청하고 여의도 국회에 호소도 하며 법정 소송까지 불사했지만 피해자들을 투기꾼으로 몰아가는 언론의 행태와 금융감독원의 무책임한 처사, 일심에서는 승소했지만 항소심에서 대형 로펌인 김앤장의 막강한 로비에 힘입어 패소, 대법원까지 만장 일치제로 은행이 승소하게 되는 이 어처구니 없는 사실 속에서 저자를 비롯 수많은 피해자들은 교도소로 이송되거나 목숨을 끊는 피해자까지 있었다.

이 사건의 가해자인 은행은 이 사기로 수억대의 수익을 챙기며 축제를 벌이고 피해자인 기업들은 하루 아침에 일궈낸 모든 것들을 잃고 거리로 내몰리게 되었다.

보통 사람들은 펀드나 이러한 금융 상품이 원금 손실의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하기에 일부 사람들은 키코에 가입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탓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은행은 당신의 주머니를 노린다》에서는 은행이 이 상품을 가입하기 위해 지점장까지 나서며 기업인들에게 로비하며 이 사태의 첫 손실이 발생했을 때 대안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계좌 가입으로 손실을 만회할 걸 제안하는 은행의 횡포를 폭로한다. 복잡하게 설계된 이 상품에 대해 충분한 설명도 없이 환율 관리라는 명목으로 가입을 권유한 은행의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횡포였음을 늦게서야 알게 된다.


파생 금융 상품은 채무를 포장한 상품이며

채무의 컨테이너, 채무의 창고, 채무의 히말라야 산이다.


모든 파생 금융 상품의 계약은 돈을 걸고 하는 도박이며

도박판에서는 이긴 사람과 진 사람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모든 일을 겪으면서 중요한 두 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은행의 도덕성 확립 및 진정한 경제 민주화와 실패한 기업들에게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함을 저자는 깨닫고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와 "한국재도전연합회"를 결성해 자신과 같은 금융사기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의 재기를 돕는다. 특별한 점은 이 협회들의 모임이 바로 키코사태로 인해 피해보았던 기업들이 함께 모여 또다른 피해 기업들을 도울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는 사실이다. 자신들과 같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다각적으로 지원해 주는 이 모임을 통해 저자는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키코 사태까지 한국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중견 기업들이 키코 사태로 무너져가고 그 자리를 소수의 대기업이 먹어버리며 절름발이 경제 불균형 구조를 갖추게 된 한국 사회를 보며 저자는 혼자만 잘 먹고 잘 살아서는 절대 이러한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때 한국 사회는 경제 민주화가 대선 공약을 차지했던 때가 있었지만 촛불 혁명으로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경제 민주화라는 용어는 어느새 먼 과거 시대의 단어가 되고 말았다. 다시 요원해진 이 경제 민주화는 결코 한 정치인이 아닌 의식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동과 참여가 있을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우리는 함께 할 때 비록 느리지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고 자신들의 한 걸음이 또 다른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 즐겨 보았던 드라마인 <어셈블리>가 떠올랐다. 국민이 무너지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법안을 강력하게 연설하던 주인공의 대사가 저자의 주장과 오버랩되며 실패한 사람에게 재기의 문턱을 닫아버리는 한국의 모습 속에 실패한 인생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 있어야 진정한 경제 민주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정답은 정의에 있다. 상투적이지만 결국 이 무너진 것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은 이 사회가 온전한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은행이 이익에만 쫓긴 집단이 아닌 도덕성이 회복되고 정부 기관이 관리 감독을 충실히 이행할 때 이 사회가 약자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때 더 이상 제 2의 키코, DLF 사태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정의는 쉽게 오지 않는다. 저자의 투쟁 또한 역시 현재 진행중이며 DLF 사태는 이제 겨우 시작되었을 뿐이다. 이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건 결국 연대이며 함께 행동할 때 가능하다. 함께 나아가고 행동할 때 은행의 탐욕스러운 행보와 권력과 연관된 그들의 카르텔에 맞설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물었다. 실익도 없는 일에 왜 그리 힘을 쏟냐고.

그럴 때마다 내 대답은 항상 같다.

실패로 인해 추락하면서 우리 사회의 실체를 경험해보니

더는 나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없다고,

외면할 수 없다고 말이다.


이 책이 정말 많은 사람에게 읽혔으면 좋겠다. 그들의 민낯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함께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들의 민낯을 알아야 대응하고 방어할 수 있다.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자각할 수 있도록 저자는 호소한다. 그리고 이제 이 책을 읽는 독자가 그 호소에 함께 동참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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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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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판계에서 가장 큰 화제는 단연 딘 쿤츠의 <어둠의 눈>이였다.

40년 전, 우한 바이러스를 다룬 이 소설이 2020년 실제 우한에서부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현실로 이어지면서 많은 독자들은 이 우연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막힌 우연에 《어둠의 눈》은 미국 아마존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1위를 차지했고 그 열풍에 힘입어 한국에서도 출간되었다.


《어둠의 눈》의 티나는 1년 전 등산 캠프에 참가했던 아들 대니를 사고로 잃었다. 시신이 끔찍하여 티나와 전남편 마이클에게 보지 말 것을 권유하는 경찰에 의해 티나는 시신을 보지 못한 채로 아들의 장례식을 치룬다. 남편과는 완전히 헤어지고 라스베가스 호텔의 쇼 제작자로 경력을 쌓아가던 티나는 최근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 매일 꾸는 악몽 속에서 아들 대니의 방에서 갑자기 쓰여진 칠판의 죽지 않았어 라는 글자를 보며 티나는 의아해하지만 단지 전남편 마이클의 소행이라고 생각한다.

죽지 않았어 라는 글자가 쓰여진 이후로 대니의 방에서는 이상 현상이 일어난다. 온도가 급강하하고 천장에 매달린 프로펠러가 날고 벽의 포스터가 찢어지는 이 현상과 아울러 더욱 현실감을 띠고 다가오는 아들 대니의 살려달라는 꿈 속의 외침 속에 티나는 최근 호감을 갖고 만나는 변호사 엘리엇에게 아들의 시신을 볼 수 있도록 요청한다.

해군정보부 출신이였던 엘리엇은 자신의 직속상관이자 판사인 케네백에게 시신 발굴을 허가해 줄 것을 요청하지만 돌아오는 건 바로 비밀 조직으로부터 살해 위협이었다. 타 버린 티나의 집, 가까스로 살아 남은 엘리엇의 기지로 두 사람은 아들 대니에게 어떤 비밀이 숨겨 있음을 감지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추적을 시작한다.


소설은 이 죽지 않았음을 알리며 점점 더 심해지는 이상 현상과 티나와 엘리엇의 추적을 지지부진하게 끌지 않고 4일이라는 기간 안에 긴박감있게 그려진다. 특히 티나와 엘리엇이 리노에서 방심한 사이 간발의 차이로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사건은 재빠르게 진행된다. 두 남녀 주인공이 서로의 민폐 역할이 없이 완벽한 시너지를 이루어주며 두 사람을 응원하게 한다.


다만 아쉬운 건 이 두사람이 정부 비밀 조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엘리엇이 매우 다재다능하게 그려진 반면 이들을 쫓는 인물들의 세력은 국가 비밀 조직의 지부장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어리석게 그려진다. 악의 인물들을 좀 더 주도면밀한 캐릭터로 설정되었다면 이 이야기의 진행이 더욱 흥미 진진했으리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소설이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게 한 우한 바이러스의 존재는 소설 말미에 등장하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배후에 국가 간의 경쟁, 목적을 위해서 사람의 목숨도 제거해 버리거나 이용하는 국가의 잔인무도함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다수의 목적을 위해 과정이 정당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일까?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사회에서 과연 우리는 그 결과에 기뻐할 수 있는가?

국가는 과연 다수의 목적을 위해 소수를 짓밟아도 되는가?

이 질문에 답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은 바로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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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철학 - 진정한 경제적 자유를 위한 궁극의 물음
임석민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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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은 신적 존재이다.

예전, 사랑과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알려졌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돈이 있으면 사람이 몰려들고, 돈이 있으면 조건 좋은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다.

돈이 있으면 계급이 바뀌고 돈이 있는 사람이 더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

임석민 교수의 《돈의 철학》은 돈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담는다. 이 사회에서 돈에 관련된 많은 사상가들의 철학과 명언, 돈으로 인생이 패망하거나 역전한 사람들의 이야기 등등 모든 것을 망라하며 우리에게 돈이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 가를 보여준다.

《돈의 철학》의 저자 임석민 교수는 한신대학교 국제경제학과 교수로 지난 30여년 동안 2,000여 권이 넘는 참고 도서와 240여 권의 심층 도서를 탐독해 '돈과 삶'의 관계를 연구했다. 그렇다. 이 책은 돈과 삶을 고찰함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묻는 책이다.

《돈의 철학》은 제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제 1부는 돈의 개념을 설명하며 2부에서는 돈을 인해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척도인 가난, 검약, 사치, 부패 등을 그려준다.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서는이 책의 궁극적 주제인 돈과 삶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은 돈에 대해서 미화하지 않는다. 1부에서 돈은 현재 우리의 모든 의미를 내포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가령 돈은 자유, 평등, 힘 특히 신이 될 수 있고 악이 될 수 있다.

심지어 저자는 돈으로 사랑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사랑 하나만 보고 결혼하는 연애결혼이 중매 결혼같은 조건결혼보다 이혼률이 더 높다는 사실은 경제적 빈곤이 있는 상태에서 사랑이 얼마나 빨리 종식되어줄 수 있는지를 말한다. 또한 우리는 수많은 예술 또는 스포츠들이 금전적인 후원 하에 만들어진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돈과 연관되어지지 않은 활동은 거의 없다.

2부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돈]에서는 돈으로 인해 벌어지는 삶의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가난으로 얻는 유익, 또는 자족하며 사는 자발적 가난, 사치와 부패 등 삶의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로또 복권 당첨으로 수억대의 돈을 받았으나 곧 탕진하고 패가망신한 당첨자들의 이야기는 돈을 부릴 줄 아는 사람이 돈을 잘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이 책은 특히 가난에 대해 여러 명언을 예시로 들어 주며 가난의 미덕을 칭송하지만 솔직히 이 가난의 미덕이 과연 독자들에게 공감이 될까는 미지수이다.

저자는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돈을 물쓰듯이 펑펑 쓰는 재벌은 극히 일부분이며 진짜 부자는 왕짠돌이임을 여러 재벌들의 예를 들어 보여준다. 예를 들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기본 10년 이상 입는 양복,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재떨이 꽁초 재활용, 김향수 아남그룹 명예회장의 갈색 구두 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예전 한 보험설계사로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 보험설계사분은 일반인들의 경우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상품에만 집중하고 설계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반면 부자들의 경우 주로 절세 부분에 주목하고 설계 또한 여간 까다로워 하나의 보험을 청약하기까지 애로사항이 많다고 한다. 특히 설계사분에게 돌아오는 수수료까지도 생각할 정도로 용이주도함을 말해주었다.

그런 부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곤 한다. "그러니까 부자지."

3부에서는 돈과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가? 돈이 사람의 삶을 좌우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첫 1부에서 저자는 돈이 평등과 자유를 가져다 주지만 결국 3부에서 돈에 얽힌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진정한 행복은 만족에 있다는 사실로 이끌어준다.

《돈의 철학》은 결국 돈으로 인해 돈의 주인이 될 것인가 노예가 될 것인가를 묻는 책이다.

돈으로 벌어지는 삶의 여러 형태를 보여주며 어떤 식의 삶을 살 것인가를 독자에게 던진다. 돈만 있으면 다 잘 될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갖고 있는 우리들에게 결코 돈이 해결책이 아니라 전혀 반대의 삶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이야기해주며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만이 돈의 유무를 떠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없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 읽는 독자들이 과연 동의할지는 미지수이다. 왜냐하면 돈만 있으면 상관없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우리에게 돈보다 더 중요한 삶을 가르쳐주는 점에서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자신만의 원칙이 없는 사람에게 돈이 백해무익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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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주인
로버트 휴 벤슨 지음, 유혜인 옮김 / 메이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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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디스토피아 소설은 현실의 어둡고 부정적인 측면이 강조된 세상을 말한다. <멋진 신세계>는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이 인간의 삶을 조종하는지를 보여주었고 조지 오웰의 <1984>는 인간의 감정과 의지가 완전히 말살된 전체주의 사회에서 파괴되어 가는 개인의 모습을 그려준다. 그렇다면 《세상의 주인》은 과연 어떤 미래를 그리는가?

그건 바로 세계화이다. 우습지 않은가? '세계화'가 좋은 게 아니였나? 독자는 이 의아함을 가지고 책을 접하게 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줄곧 묻고 있는 질문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을 계속 따라간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

《세상의 주인》은 개인주의가 말살되고 인본주의가 모든 사람들을 지배하는 사회를 그린다. 모든 개인주의가 배척되고 인간의 의지만으로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사상이 영국 및 온 유럽에 퍼지고 이 사상에 의해 모든 종교에 배교자가 늘어난다. 《세상의 주인》의 저자 로버트 휴 벤슨은 펠센버그가 이끄는 인본주의 지도자에 대적하는 신부 퍼시 프랭클린과의 대결을 그린 소설이다. 이 책에서 그리는 세상에서 신은 더 이상 무의미한 존재이다. 이미 인간이 신이고 인간이 완전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의지로 전쟁과 평화를 없앨 수 있다고 믿기에 사람들은 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 인간의 의지로 고통을 끌어안는 가톨릭은 무용하며 사람들은 죽음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안락사가 합법화된다. 인간만으로 완벽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이 사상은 많은 이들을 잠식한다. 영국 의원 올리버와 아내 메이블 부인 또한 이 인본주의 사상의 철저한 신봉자들이다.

베일에 감추어져 있던 펠센버그의 정체가 드러나고 온 유럽의 대통령으로 취임되며 상황은 급반전한다. 인간이 평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고 하는 인본주의 사상은 그들의 사상을 지키기 위해 가톨릭 및 유신론자들을 말살하기 위한 법안을 강행하며 그들의 신념을 지키고자 한다. 평화를 이뤄내기 위해 자신을 따르지 않는 자들을 핍박하는 이 행태를 보며 올리버의 아니 메이블의 고뇌가 그려진다. 인간이 신이라면서 왜 또 다른 전쟁을 자행하는가에 대한 그녀의 회의는 결국 그녀를 다시 일어서지 못하게 한다.

《세상의 주인》은 철저하게 인간 중심이다. 이 소설을 읽노라면 현재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현재 인간의 편리와 이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연을 훼손하고 소수자의 의견이 묵살당하는 현재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음을 알게 된다. 인간의 힘으로 절대 평화를 이뤄낼 수 있다는 무조건적인 낙관과 오만이 인간을 어떻게 세뇌시키며 또 다른 악을 만들어내는지 소설은 보여준다.

과연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 될 수 있는가?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가?

그들은 이 질문에 자신있게 Yes라고 답하는 펠센버그를 추앙했다. 하지만 어떤 고통도 고뇌도 허용치 않는 이들의 무조건적인 믿음은 또 다른 재앙을 불러 일으킨다.

가톨릭 신부인 저자의 영향으로 이 책에서는 인본주의 사상과 싸우는 세력은 퍼시 프랭클린 신부이다. 이 소설을 현대로 도입해보면 어떻게 될까? 인간을 위해 파괴되어 가는 자연, 인간의 편의인 휴대폰에 의해 멸종 위기에 처한 고릴라 , 무조건적인 생명 연장보다 고통스럽지만 자신의 죽음을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선택, 적게 검소하게 살아가는 삶을 주창하는 생태주의자들, 소수자들의 목소리로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책의 묘사부분이 지나치게 두드러져 글의 흐름에 약간 끊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 흠이지만 이 소설은 다른 어떤 디스토피아 소설보다 현재와 닮은 꼴의 모습을 한 소설임을 알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왜 이 책을 추천했는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한 번 읽는 것보다 재독할 때 이 책을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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