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있으면 질문을 던지고 책을 읽으며 기다려라. 우리 뇌는 세상은 질문을 던진 사람에게 답을 알려준다. - P30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씨앗들이 땅에 떨어지고, 꾸준히 시간이 흘러 거대한 숲이 된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작은 습관을 꾸준히쌓으면 거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내공이 생긴다. 이 내공으로운을 만들 수도 있다. - P32

당신은 알고 있다. 지금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뭔지. 그 일을 생각하며 ‘미리미리‘라고 외쳐라. 몸이 안 움직이고 게을러질 때 바로외쳐라, ‘미리미리.‘ 그리고 바로 행동에 옮겨라. - P37

하루에 100번 외친다는 것은 최소한 그 정도는 자신의 꿈을 생각한다는 의미다.
당신은 하루 동안 당신의 꿈을 얼마나 생각하는가?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고 지나가는 날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내 꿈을, 내 목표를계속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나는 누구인지, 얼마짜리인지를 알아내고 내 몸값을 계속 올려야 한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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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그런 책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알아보는 자에게는다음 책과 또 다음 책이 초롱불처럼 나타난다. - P303

"잘하고 싶은 일로 괴로우면 그나마 낫잖아." - P123

슬아는 문득 복희가 없는 미래를 생각한다. 복희를 그리워하며 멈춰 있을 자신의 모습이 꼭 기억나듯 그려진다. 이미 겪어본것처럼, 마치 오래전에 살아본 인생처럼 그 슬픔을 안다. 그는지금 이 시절을 꽉 쥐고 싶다. 그러나 현재는 언제나 손아귀에서쏙 빠져나가버린다. - P306

월화수목금토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월요일부터 다시해보기 위해서라고. 다시 잘해볼 기회를 주려고 월요일이 어김없이 돌아오는 거라고. 그러느라 복희는 창틀을 닦고, 웅이는바닥을 밀고, 슬아는 썼던 글을 고치고 또 새 글을 쓴다고. - P309

지구에서 우연히 만난 그들은 무엇보다 좋은 팀이 되고자 한다. 가족일수록 그래야 한다는 걸 잊지 않으면서.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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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늘 그 모양이다. 죽은 지 오래될수록 산 사람들에게 끼치는 죽은 사람들의 영향력은 미미해진다. 세월이 삶을 풍화시킨다. 세월이 죽음을 풍화시킨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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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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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평생을 정색하고 살아온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의 삶을 마감한 것이다.

 

정지아 작가의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아버지의 사망으로부터 시작된다. 평생 사회주의 신념에 따라 사셨고 빨치산에 활동했던 낙인 때문에 시골 구례에서 감시받는 삶을 살아 왔던 아버지. 딸이 보는 아버지의 모습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상을 안고 살아가 자신과 가족을 힘들게 한 패잔병이나 다름없었다. 시대가 변했고 사회주의는 이미 패배한 사상임에도 신념을 버리지 못하는 아버지가 한심했다. 그리고 이 빨치산이라는 족쇄를 채운 아버지를 원망했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상주가 된 나. 장례식장을 정하며 정신없이 와중에 생전 아버지와 함께 했던 지인들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빈소가 차려진다. 아버지의 부고를 알게 된 지인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사회주의자인 아버지와 정반대의 사상을 가진 사상의 적이지만 아버지의 가장 막역한 사이인 박선생부터 아버지의 정치적 동료인 박동식, 아버지의 빨치산 시절을 함께 했던 전우 그리고 베트남 혼혈아인 소녀까지도... 외동딸인 나도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며 아버지의 삶 속의 퍼즐이 하나 둘 맞춰진다.

지지리 궁상 같은 삶임에도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에 따라 사람들을 대하고자 했던 아버지. 아버지만의 방식으로 삶 속에서 사회주의를 실천하고자 했던 아버지. 조문객들이 들려주는 얽히고 설킨 사연들마다 아버지의 신념이 있었고 사랑이 있었다. 그리고 그건 각자의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고 힘이 되어주었음을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비로소 알게 된다.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죽음 후에 삶의 흔적이 가장 잘 드러난다고. 『아버지의 해방 일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반쪽뿐인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큰 퍼즐 속에 퍼즐조각을 끼워 맞추듯 장례식장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아버지의 삶이라는 큰 퍼즐이 완성된다.

 

살아서의 아버지는 뜨문뜨문, 클럽의 명멸하는 조명 속에

순간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지는 사람 같았다.

그런데 죽은 아버지가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살아서의 모든 순간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자신의 부고를 듣고는 헤쳐 모여를 하듯

모여들어 거대하고도 뚜렷한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그 퍼즐을 보며 비로소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며 아버지가 겉으로는 패배한 사상가일지 모르나 정작 자신의 삶에서는 자신의 신념을 굳게 지키며 삶을 살아간 진정한 혁명가였음을 알게 된다. 인민 해방이라는 기치를 삶 속에서 이루어냈고 죽음을 통해 비로소 해방을 맞이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준 족쇄 앞에서 원망했던 나도 비로소 해방되어 아버지의 마지막을 아버지의 방식으로 떠나보내게 된다.

지지리 궁상 같은 삶 속에서도 사회주의를 잊지 않고자 했던 아버지. 아버지가 살아온 세월이 전혀 지지리 궁상 같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사람에 대한 온기와 따뜻함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난과 빨치산 딸이라는 굴레에 갇혀 잘 보이지 않았던 그 온기와 따뜻함이 아버지의 죽음 앞에 선명히 드러나며 아버지의 존재를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한다.

정지아 작가는 인터뷰에서 말한다. 이 소설을 쓰면서 자신 또한 해방되어 갔다고. 한반도의 슬픈 현대사를 통과한 아버지의 삶. 그 삶은 결코 실패한 게 아니었음을. 아버지의 잘못이 아니였음을 알게 되며 저자 자신도 그 굴레에서 비로소 자유를 누린다. 그 여정이 너무 따뜻하고 아련하기까지하다. 읽고 난 후 부모님이 유난히 그리워진다. 내 곁에 계시는 아버지에게 유난히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밤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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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리커버)
정보라 지음 / 아작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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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 후보작으로 올라 단숨에 화제가 된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이다. 검색해보니 한국인 영한번역가인 얀톤 허님이 도서전에서  『저주토끼』를 알게 되고 흥미를 느껴 마침 자리에 있던 정보라 작가님께 번역을 하고 싶다고 요청해서 영어 번역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특성 상 외국인 번역가가 번역한 작품들이 많이 채택되는데 한국인 번역가가 번역한 작품이 후보작으로 선정되는 건 이례적이라고 한다.

 

나 역시 고백한다. 공포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고 단편보다 장편을 선호하는 내 취향상 이 소설이 부커상 후보작에 오르지 않았더라면   『저주토끼』를 만나지 못했으리라는 걸. 부커상 후보작이라는 명성은 내 취향을 극복할 정도로 힘이 세다. 

 

소설에는표제작인 <저주토끼>을 포함하여 <머리>, <즐거운 나의 집> <재회>, <차가운 손가락>등   9편의 단편이 수록되어있다. 

 

개인적인 용도로 저주 용품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가업으로 만든 물건을 개인적인 저주에 사용해서도 안 된다. 

불문율에는 이유가 있다. 

'남을 저주하면 무덤이 두 개'라는 일본 속담이 있다고 한다. 

타인을 저주하면 결국 자신도 무덤에 들어가게 된다는 뜻이다. 

 

<저주토끼>는 읽으면 알 수 있다. 왜 이 단편이 표제작으로 선정되었는지를.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저주토끼 이야기. 유일하게 자신에게 친구가 되어주었던 친구의 원수를 갚기 위해 저주토끼를 만들어 친구의 원수를 몰락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저주토끼가 서서히 그리고 급격하게 어떻게 한 가문을 파괴시켜나가는지 그려지는데 이 소설의 특징은 글의 묘사가 너무 담담하여 더욱 오싹함을 자아내게 한다. 소설에서 왜 저주에 쓰이는 물건이 이쁘게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왜 함부로 만들어서는 안 되는 물건인지 책 곳곳에 나와 있는 암시는 이야기 결말의 복선이었음을 알게 되어 등골을 더 오싹하게 만든다. 여러 단편도 좋았지만 다른 단편들보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매우 강하다. 

 

두 번째 단편 <머리> 또한 평이한 이야기 속에 반전이 매우 강렬한 작품 중의 하나이다. 주인공의 배설물로 만들어진  존재인 '머리' 배설물로 만들어졌기에 배설물의 주인인 주인공에게 "어머니"라고 부르는 이 '머리'의 존재를 주인공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건 당연하다. 매번 화장실에 갈 때마다 나타나는 '머리' 가 끔찍해 가족에게 말하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 

 

" 알을 스는 것도 아니고 무는 것도 아니면 그냥 두지 그러니." 

 

이 심드렁한 반응은 후에 결혼한 남편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뭐 별거 아니네. 그냥 내버려둬요. 기어 나와서 집안을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알을 까는 것도 아니잖아?" 

 

주인공의 고통에 무관심한 가족들. 주인공에게는 별 일인데 주변에서는 그냥 내버려둬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후에 깨닫게 된다. '그냥 내버려 둬요.'와 같은 무관심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그리고 이야기 결말 후에도 이 무관심으로 인해 주인공은 더 외로워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슬프게 만든다. 

 

표제작인 <저주 토끼>도 좋았지만 내게 가장 좋았던 작품은 <즐거운 나의 집>이었다. 솔직히 표현한다면 답답하지만 모든 이야기들 중 가장 반전이 무서웠던 작품이면서 한국형 호러 소설다운 작품이라고나 할까. 가장 즐거워야 할 집이 어떻게 가장 무서운 집이 되는지 알게 되는데 이 강력한 반전 앞에서 나는 뒤통수를 치는 강렬한 느낌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 밖에도 AI의 공격을 그린 <안녕, 내 사랑>,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한 <흉터>와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피임약의 부작용으로 임신하게 된 여성이 어떻게 파멸되어 가는지 보여주는 <몸하다> 등 다양한 소재 속에 이야기들은 다채로운 매력을 빛낸다. 

 

이 책에 대한 호불호가 강하지만 내게는 요즘 인기있는 SF소설과 다른 한국형 호러 소설을 보는 듯한  이 소설집 또한 매우 재미있었다. 그리고 작가의 다른 소설집 <여자들의 왕> 또한 읽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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