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찾기를 한창 하고 있었다. 원하는 세밀화의 그림을 찾고 있는 중이였다. 문법에 관련된 다른 서적들을 인터넷으로 뒤지고 시간이 나면 (이젠 꽃돌이는 없지만)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곤 한다. 자료를 모으는 것도 일이지만 그것을 정리하여, 내가 원하는 곳에 적절하게 찾아 쓰는 것도 일이다. 욕심이였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책을 멋지게 소개하고 싶은. 내가 느낀것을 혹시 지식이 부족하여 잘 전달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 일 수도 있겠다.  

 어제 새벽 안경을 치켜 올리며 넷북으로 열심히 자료 정리를 하다가 한숨을 쉬는 나를 보며 J군이 말한다. 

-책 내? 

-응? 

-책 출판하냐고 

-미쳤나봐. 내가 무슨 책을 내. 

-포스는 무슨 공모전 내는 작가 같다. 

-아.. 그건 아니고 좋은 책을 읽었으니까 좋은 리뷰를 쓰고 싶어서... 

-넌.. 참.. 애가 모순덩어리야.  

-내가 뭘? 

-즐겁지 않으면 독서가 아니라매? 누가 너한테 그랬다매? 근데 즐겁지 않으면 리뷰가 아니라고는 아무도 말 안해주디? 

순간 뒷통수를 한대 맞은 기분...그의 말이 맞다. 즐겁게 읽었으면 그 즐거운 마음으로 리뷰를 쓰라고, 그게 제대로 책을 소개하는거라고. 니 지식이 거기까지고 니 표현력이 그게 다 인데 안간힘을 쓴다고 그게 니 리뷰가 되냐고.. 그저 빌려온 지식에 빌려온 감정을 가지고 니가 즐겁게 읽은 책이 즐겁게 소개 되겠냐고.. 

사실 여러가지 글쓰기 관련 책을 읽어보면 모두 입을 모아  말 하는 것이 그것이다. <즐길것>  내가 이토록 즐겁게 책을 읽었으니, 다음 사람에게도 이 즐거움이 전달 됐으면 하는 마음하나면 충분 한것을.. (그래서 띄어쓰기도 막 무시하고.. 오탈자도 막 무시하고...-ㅁ-;;;) 

J군에게 한 수 배운다.  

이남자의 한마디가 간혹 이토록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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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2-16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니까 따라쟁이님은 거시기 '님자'가 있는 몸이셨다는???
음.. 글쿤요. 그랬군요... ㅋㅋ
왠지 님의 낭군님께서는 책을 질투하시는것 같아요. ㅎㅎ

따라쟁이 2011-02-16 13:46   좋아요 0 | URL
음... J군은 책을 질투 하는게 아니라 자기는 자야 되는데 불켜 놓고 제가 뭔가 하는걸 싫어하죠. ㅎㅎ

저도 제가 왜 님자 있는 몸이 되버렸는지.. 후회가 간혹 됩니다. ㅠㅠ

마녀고양이 2011-02-16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즐길 것.
멋진 신랑을 두셨군요...
약간 시니컬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솔직한 맛도 있지만, 그래두 멋져여. ㅋ

즐길 것..... 나두 기억해야징. 굿 금요일.

따라쟁이 2011-02-17 16:12   좋아요 0 | URL
<멋진>에. 외모도 포함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네요.(갑자기 막 한숨이..)

즐기는 금요일 되세요. 오늘은 목요일이지만, 마녀고양이님도 굿 금요일^^

꿈꾸는섬 2011-02-17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져요. 옆지기님^^
즐겨요. 즐거워야 읽고 쓰고 하죠.ㅎㅎ
저도 기억하겠어요. 즐길 것.

따라쟁이 2011-02-17 16:13   좋아요 0 | URL
읽는게 즐거웠으니 쓰는것도 즐겁게^^

꿈꾸는 섬님은 늘 즐거우시길^^

치니 2011-02-17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유혹하는 글쓰기, 결국 보관함으로 들어가네요. :)

따라쟁이 2011-02-17 16:14   좋아요 0 | URL
스티븐 킹이 막.. 달라보인다니깐요 ㅎㅎㅎ

책가방 2011-02-21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기는 것>과 <중독>or <집착>의 차이가 아닐까 싶어요.
술을 즐기는 것과 알콜중독이 다르듯..
커피를 즐기는 것과 카페인중독이 다르듯..
인생을 즐기는 것과 일 중독이 다르듯..
육아를 즐기는 것과 아이에게 집착하는 것이 다르듯..

전 어떤 것은 즐기고, 어떤 것에는 중독되기도 하며, 간혹 집착을 보이는 어떤 것도 있답니다..^^

따라쟁이 2011-02-22 15:51   좋아요 0 | URL
아.. 저도 막 집착하는거 있어요.
예를 들자면 책가방님의 리뷰같은거? ㅎㅎㅎㅎ

감은빛 2011-03-12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경우에 제가 즐겁게 쓴 글보다는,
남들 눈치보면서 적당히 구색맞춰가며 쓴 글이 더 반응을 얻더라구요.
즐기면서 글 쓰기는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따라쟁이 2011-03-14 12:37   좋아요 0 | URL
으흠.. 그렇군요. 그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군요. 제이군은 아주 쉬운일 처럼. 아무일도 아닌것 처럼 이야기를 해대서..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