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결혼식장에서 내가 데리고 도망쳐 줄까? 영화 졸업처럼"
음.. 그러니까 떡볶이와 순대를 먹으면서 그런말을 해봐야 메리트가 없다고...
내가 대답했다
"그날 해병대 일 소대가 출동할 예정이지 말입니다."
"그럼 결혼식 전날은 어때? 내가 너희집 창가에서 이야기 하는거야. 가자. 지금이라면 갈 수 있어"
"결혼식날 새벽 다섯시에 메이크업 시작이라서 전날은 샵 근처 모텔에서 잘 것 같지 말입니다."
"그럼 주례가 이결혼에 이의 있으신분 없으십니까? 할때 내가 나타나서 이의 있습니다! 라고 하는거야. 이건 어때"
" 그자리에서 끌러나가 쥐도 새도 모르게 호적 사라지지 말입니다."
"아씨. 그럼 어떻게 해"
"축의금 두둑히 넣어가지고 와서 식사나 하시지 말입니다. "
남자는 죄없는 떡볶이를 포크로 사정없이 찔러댔다. 나는 쐐기를 박았다.
"그러게 있을 때 잘 하시지 말입니다."
그 남자가 눈가에 주름을 잡으며 웃는다. 웃 옷에서 꺼내는 봉투가 제법 두둑하다.
"결혼식장에는 못갈 것 같아. 바쁘기도 하고, 또.... 하여튼 바빠"
나도 눈가에 주름을 잡으며 웃었다.
"이게 도와주시는거지 말입니다."
그 남자는 커다란 손을 꺼내 내 머리를 흩으러 트렸다.
"계속 지금처럼. 그렇게 살아"
순간 멍 해졌다. 지금처럼.. 지금처럼... 감동 비스무리한게 오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그가 쐐기를 박는다.
"지금처럼 그렇게 살면 곧 이혼 당하겠어. 그때는 내가 좀 손해지만 받아 줄게"
결혼이라는게 정확히 이주 남았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에 대해 반대 하고 있다. 이유는 가지각색이지만 그들이 하는 말은 똑같다. "아직 늦지 않았어" 그에 대한 제이군의 대답은 이와 같다. "일단 봉투부터 보내시라고 해"
그렇다. 오늘 봉투는 제법... 므흣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