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반 수영강사가 하루아침에 짤렸다고 투덜대는 아주머니는 샤워실에서 나와 벌거벗은 몸을 가릴 생각도 없이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누구 엄마랑 바람이 나서 난리가 났었다라더던가, 아니 그 전에 저녁 강사도 그러더니만 이라던가, 하여튼 주요 내용은 새벽 강사가 누구 유부녀와 바람이 나서 하루아침에 쫓겨 나갔다는것. 실제로 이런일이 있구나. 라면서 잠시 멍때렸다.
그리고 나는 수영장에 나와서 나의 수영강사를 냉정한 눈으로 훓어 보았다. 바람이 날 정도로 멋진 남자인가? 가 나의 주요 평가내용. 도대체 왜 수영강사와 눈이 맞을까? 라는게 나의 평가의도. 날씬하게 빠진 삼각수영 팬츠를 입은 모습이 그닥 섹시하지도 않은데, 수영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이라기 보단, 약간 말랑말랑해 보이는데, 게다가 종일 물 안에 있어서 인지 입술은 파랗게 질렸고 손가락은 퉁퉁 불었는데, 도대체 저 모습 어디에 반해서 사랑에 빠지는 걸까? 라고 생각하는 순간. 수영강사는 멋진게 다이빙을 한 후 물살을 가르며 나에게로 왔다. 그 모습 역시 예리한 눈으로 보고 있던 나는.. 아.. 물튀어. -ㅁ-;;; 내 앞으로 불쑥 와서 고개를 내밀면서 수영강사는 이렇게 말했다. "발차기 해요. 왜 놀아~!" 아.. 세상에 이남자는 멋지지도 않은데다가 싹싹하지도 않아.
수영을 마치고 다시 샤워실로 들어오자 아주머니들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역시 처녀라고 틀려" "그치? 장난도 치고, 말도 막 걸고." "왠지 더 다정한것 같애. " " 그러게 잘 가르쳐 주잖아. 그래서 아가씨는 벌써 킥판 떼고, 나는 아직 호흡도 안되는데" 그건. 아줌마가 일주일에 한번만 나오니까 그렇죠. -ㅁ-;;;
옷을 입고 나오면서 생각했다. 새벽반 수영강사는 누구 엄마랑 바람나서 쫓겨난게 아닐지도 모른다. 누구 엄마랑 말 한번 잘 못 섞었다가 아줌마들의 소문과 수다에 쫓겨서 나간걸 지도 모른다. 결론은, 수영강사가 내 스타일은 아니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