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노부인이 던진 네 가지 인생 질문
테사 란다우 지음, 송경은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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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인생 질문, 너는 왜 사니?


이 책의 지은이 테사 란다우가 말하는 숲속 노부인은 누구일까? 실존 인물일까, 아니면 그가 만들어 낸 상상 속의 멘토일까,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숲속 노부인이라는 현자는 누구에게도 있는 진짜 자신인 듯하다. 다만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자신을 모르듯, 내 안에 숨겨진 회복력이라고 해야 할까, 삶을 통해 얻은 지혜의 상징?


이 책을 관통하는 열쇳말은 “모든 것은 나로부터” 법정 스님으로 상징되는 ‘무소유’, 철학을 하는 것은 어떻게 죽을지를 고민하는 것이라는 소크라테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는 만물의 모두 제각각의 몫을 하고 있어 뛰어나거나 모자라지도 않다는 성철 스님, 이들의 말속에는 모든 것은 나로부터라는 숨어있다. 우리 주변의 나이 드신 분들이 하신 말씀과 같은 맥락이다. 인간의 타고난 능력은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를 알고, 그에게 물을 수 있는 것이다. 자문자답과 자기 성찰일 것이다. 


“진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뭘까?” “난 지금 잘살고 있는 걸까?” 일과 육아 등으로 지친 일상 속에서 이런 생각을 해볼 여유 없이 목적 없이 인생이란 길을 쉼 없이 달린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죽는 게 낫다 싶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갑자기 찾아오는 것들,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과거의 일들이.

당신은, 자신의 의지대로, 하고 싶은 대로 뭔가를 하면서 살았습니까? 이 질문에 “예”라고 머뭇거림 없이 즉답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우리는 어떤 일을 앞에 두고 해야 할까, 하지 말아야 할까, 결정을 해야 할 때마다, 이성과 감정이 내면에서 서로 갈등을 겪고 있지는 않은지, 감정이 결정에 관여하면 안 된다는 이성적인 관점에서 보면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그렇게 했다고 해서 무조건 마음이 편한 건 아니기에 그렇다. 그래서 겉으로 보여야 이성적 관점에 따른 태도와 실제 내면의 또 다른 내가 느끼는 감정의 불일치, 하고 싶지 않은 데 체면이나 책임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때 느끼는 불편한 감정, 지은이는 우선 우리가 내린 결정에 마음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지은이의 이야기는 9개 에피소드다. 숲속 노부인과 만남에서 내면의 나침판 사용 방법을 그리고 배낭과 방패를 감정이 수학을 만나다, 잘못된 것투성이, 숲속에서 만난 고양이, 무지개는 기다리지 않는다. 나의 새로운 길, 인생의 도미노 순이다. 


첫 번째 질문, 아닐 때는 아니라고 말해야, 내면의 나침판으로 결정을,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아니라고 말하는데, 나는 겉으로 예라고 말할 때, 이때 “예”는 자갈이다. 예라고 할 때마다 배낭에 자갈을 한 개씩 집어넣는다면, 어느 틈엔가 등에 질 수 없을 만큼 무거워진다. 내면의 소리를 나침판으로 본다면, 이 나침판은 보호장비나 방패라고 여기면. 적당한 곳에 바운더리를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 질문, “이게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


이게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 감정이 수학을 만난다는 말은 지수로 표시하는 것은 수학의 영역이고 그 구분은 감정의 영역이다. 감정에 점수를 매긴다면, 측정 불가능한 그 무엇이 나에게 얼마만큼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1에서 100까지 이 일이 어디쯤 자리할까, 이를 모르면 있다. 없다 밖에, 중간은 없다. 


세 번째 질문,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자, 냉철하게 생각해보자. 내가 살아가는 데 정작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들이 사방팔방에 널려있다. 책도, 옷도, 음식도, 나에게 필요 없는 것을 치우면, 뭐가 남을까?, 진짜 나에게 필요한 것만 남을까, 이 대목이 장애다. 이것은 당장에는 필요 없지만, 이래서 필요하고, 저것은 저래서. 결국,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셈이다. 추억 혹은 필요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네 번째 질문 “내가 1년 후에 죽는다고 해도 지금처럼 계속 살고 싶은가?”


아마도 이야기의 핵심을 관통하는 물음일 듯싶다. 1년이란 시간이 주어진다면 당신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 가끔 TV 드라마의 소재로 불치병에 걸린 젊은이들이 모여서 얼마 남지 않은 이 세상에서의 자신들의 삶, 지금껏 가장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걸 해보자고 이른바 버킷리스트를 작성한다. 1년 후에 죽을 것인데, 뭘 남기나, 돈이고, 사랑이고, 심지어는 그렇게 아끼며 애지중지하던 옷도 장난감도 다 소용없게 된 마당에.


이런 생각을 하면, 욕망이 사그라든다. 90대의 정신과 의사 이근후는 그의 책<인생에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책들의 정원, 2024)에서 그냥 있는 그대로 살라고 한다. 그의 장례식 때, 사람들이 모여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그들의 마음에 그런 사람으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것 이상 그 무엇이 있겠는가.


지은이 내가 1년 후에 죽는다고 해도 지금처럼 계속 살고 싶은가라는 물음에 답 대신에 실천으로 보여준다. 꼭 필요한 물건과 가족들이 함께 살기에 필요한 공간만 있는 거처, 필요 이상으로 먹지 않고. 바로 이것이 현자들이 바라는 삶이지 않을까, 먹지도 못할 것들, 필요 이상으로 큰 집, 쓸데없는 장식들, 이 모든 것이 내 삶에서 정작 중요한 것이란 말인가?


숲속의 노인은 너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소중한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을 쪼개가면서 아등바등 일 중독자처럼 그렇게 사니, 그게 너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돈은 쓸 만큼이면 되지 죽어서 가져갈 것도 아닌데, 지금, 이 순간 너에게 중요한 것,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게 쉽게 되지 않는다면 1년 후에 죽는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단순 명쾌하다.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사는가? 글쎄다 쉬이 답을 찾을 수 없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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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당정치 정치연구총서 9
이정진 지음 / 버니온더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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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당정치- 지구당 부활 논란을 중심으로-


지은이 이정진은 국회입법조사처 조사연구관으로 일하는 한국 정치 전공을 한 연구자다. 2007년부터 국회입법조사처의 정당을 담당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책은 고려대학교 정치연구총서 09로 발간된 것이며 2017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연구서이다. 책은 3장으로 구성됐고, 1장 정당이란 무엇인지 정의와 당원과 유권자, 한국의 정당을 소개한다. 그 내용 중에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를 선출했는데, 당시 조직장악력과 인지도가 높았던 이인제 후보를 제치고 노무현 후보가 대선 후보자로, 경선 과정과 결과 모두 국민의 관심을 모아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기까지의 흐름을 소개하고 있다. 2장에서는 정당과 정당법을 다루는데 정당법은 정당 활동을 어떻게 제한하는가를, 3장은 본론으로 지구당, 왜 필요한가를 논한다. 지구당이란 무엇이며, 왜 폐지됐고, 이후 정당 활동의 실제, 지구당 논의 부활 등을 다룬다. 


지구당의 폐지, 배경과 논쟁 그리고 부활론까지 


2004년 지구당 정치의 방만함과 지구당 위원장의 사유화 등의 정치적 비효율성과 운영유지에 고비용 등을 이유로 폐지됐다. 이는 1987년 이후 민주화운동의 사회적 흐름이 1997년 IMF의 구제 금융지원과 함께 자본주의 경제질서를 신자유주의로 개편되면서 사회에서 우선 가치가 효율화로 귀결되는 과정에서 지구당은 “고비용 저효율”제도로 개편 대상이 되는데, 국회에서 논의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진행돼 존치와 폐지의 논란은 있었지만, 정당정치의 기초가 되는 지구당의 역할론에 대한 정치(精緻)한 논의와 검토 없이 진행되는 바람에, 지구당 재건론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의 정당정치와 선진국 특히 유럽의 국가의 정당정치의 흐름(경향, 당원 수, 정당법 등)을 소개하는 한편 이를 한국의 그것과 비교하여, 한국에만 있는 유일한 정당법(헌법 제8조 제2항에 명시된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는 정하고 있어)에서 정당은 수도를 포함한 시, 도 5곳에 각각 당원 수 1,000명이 있어야만 등록할 수 있다고 정해두고 있다(정당법 제4조).


한국에만 있는 정당법, "비민주적인 법" 개정해야 


한나라당을 제외하고는 10년 이상 유지된 당명이 없다. 미국처럼 민주/공화, 영국처럼 노동/보수처럼, 100년도 넘게 같은 당명을 사용하는 정당, 한국처럼 여, 야 모두 수시로 당명이 바뀌는 바람에 우선 양대 더불어 민주/국민의 힘과 정의당, 진보당 정도는 국민이 기억한다. 실제 한국에 있는 정당은 50여 개, 이름도 생소하다. 그런데 이들 정당 모두가 위에 적은 정당 등록 요건을 갖춰야 한다면 한 개 당이 적어도 5,000명의 최소당원이 있어야 하니 25만 명이 필요하다. 영국의 노동당이 48만 명 정도다 한때 500만 명이나 된 적도 있었으니, 말을 다 한 셈이지 않겠는가, 


그런데 한국을 제외한 나라들은 정당 지원에 관한 법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 정당의 자격과 요건, 지원대상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두지 않는다. 정치활동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다분하기에 그렇다. 공무원이나 교사 등의 교원은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는가 하는 문제 제기(헌법소원에서 공무원 등의 중립 원칙에 따라 정당 가입을 막고 있다)도 여전하다. 


지역정당도 만들 수 없다. 2021.11. 이후 3차례 걸친 헌법 제8조 제2항이 위헌임을 판단해 달라는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지역정당네트워크는 은평민들레당,과천시민정치당,진주같이,직접행동영등포당, 노동정치사람, 익산like포럼, 직접민주주의마을공화국 전국민회 등이 있다. 일본 등, 외국의 사례를 들면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빠진 사회라고...


지구당, 왜 필요한가? 


아무튼 한나라당 돈봉투사건으로 불붙은 지구당 폐지론은 2004년 정당법 개정으로 지구당이 없어지고 시, 도당만 존재하게 됐다. 지구당이 해왔던 당원 교육이며, 지역 민원창구, 당원의 관리 등을 시,도당이 모두 떠 안아야 했다. 경기도의 경우는 50개 지구당이 사라지고 이 업무가 도당으로 이관됐지만, 현실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아니 불가능이다. 현재는 당원협의회(국민의 힘이 사용하는 명칭)나 지역위원회(더불어민주, 정의, 진보 등이 사용하는 명칭)는 253개 국회의원 선거구에 모두 두고 있다. 지구당과 다른 것은 유급사무직원을 둘 수 없고, 사무소를 설치할 수 없다는 점인데, 이런 형식 요건 또한 비판을 대상이 된다. 사무실에서 모여 회의를 하면 법 위반 소지가 있으나, 카페에서 모여서 회의를 하면 괜찮다는 논리다. 지방의원들이 모여서 합동사무소를 내고 그곳에서 회의 모이는 편법을 유도하는 행위다. 결과적으로는 말이다. 


지구당의 폐지는 정당 운영의 투명성과 효율화 강화라는 측면에서 추진됐으나, 정당활동의 위축을 불러왔다. 위에서 본 것처럼 사무실 설치를 단속하는 것은 현역의원과 정치 신인간의 불평등, 지역구 후원회 사무실을 사용할 수 있는 국회의원과 비교하여 원외 당원협의회 혹은 지역위원장들은 지역민과의 소통과 홍보의 어려움이 있다. 당원참여 정치구조가 깨진 것이고, 현역 국회의원 프리미엄이라는 불공정, 불평등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구당의 순기능은 전혀 없는 것일까?, 지구당 폐지 20년 동안, 글쎄다, 지구당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지역구에서는 전혀 달라진 게 없는데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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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입니다 - 기후위기를 외면하며 우리가 내뱉는 수많은 변명에 관하여
토마스 브루더만 지음, 추미란 옮김 / 동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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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토마스 브루더만은 이 책의 역사를 2011년에 시작됐다고 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제 연구협회‘ 연례 회의에 참석하여, 국제적으로 명망 있는 학자들의 이야기와 강연장 마련된 음식들과 음료는 전혀 지속 기능한 발전과는 상관없이, 오히려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실망감에서 비롯됐다. 이 책은 기후위기를 외면하며 우리가 내뱉는 수많은 변명에 관한 것들이다. 기후 친화적인 생각을 하면서 행동은 반대로, 기후 파괴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는 뭘까?, 흔한 변명 25개는 자기합리화일까? 소비자의 문제라기보다는 국가, 정부 정책의 문제는 아닐까?, 그렇다고 국민, 소비자에게 전혀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왜 생각은 기후 친화적인데 행동은 기후 파괴적일까?


우리가 기후 친화적 행동을 하지 못한 것은 지금의 구조와 체계 때문인데, 기후 친화적인 결정을 내려 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람도 많다. 어떤 사람들은 자가용을 포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비싼 유기농 식자재만 사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소비자에게만 이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 정치적 결정권자들, 이익 대변자들, 기업가들은 기후 친화적인 삶을 위한 구조를 만들 책임이 있다. 아마 이것이 핵심일 듯하다. 지은이는 기후 심리학, 경제심리학과 행동과학을 통해, 기후 파괴적인 행동의 명분에 반박할 것인가보다는 적어도 이런 문제를 생각할 때는 이런 접근방법은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기후 보호가 나한테 뭐가 좋은데?


욜로족, 어차피 인생은 한 번뿐인데, 지금 여기서 즐기자, 이성이든 합리적이든 모두 개소리다. 내가 세상의 중심인데, 먹고 싶은 거 먹고, 가고 싶은 곳 가고, 이게 인생 아닌가, 그렇다 맞는 말이다. 자 그러면 기후 보호를 위해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주면 어떻게 될까? 이 역시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다는 말인가?, 반대로 생각해보자 고기를 덜 먹고, 액티브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 가까운 곳에서 휴가를 보내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된다. 이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나쁠 건 없다. 자, 그렇다면 경제적 합리성이 기후 친화적인 결정에 도움이 될까?, 아쉽게도 어렵다. 기후 파괴적인 선호는 종종 편리하게도 경제적 효율의 극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실 파리행 비행기 표가 기차보다 저렴하고 고기 1킬로그램이 채소 1킬로그램보다 저 쌀 수 있다. 이런 상태라면 기후 보호는 개인에게 사실상 아무 이득이 없다는 점이다. 


또, 보자. 모든 걸 다 고려할 수 없어, 원시시대로 돌아가자는 말인가?, 최소한 합리적인 사고가 부족해도 기후 친화적일 수는 있다. 인간은 원래 모순적이잖아, 내일, 다음 달, 내년부터 혹은 언젠가는 할 거야, 라는 변명, 해야 할 일을 미룰 때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예는 없다. 환경문제가 아니라도 걱정할 게 많다는 말, 하지만 기후변화는 점점 다른 모든 문제보다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은 환경습관부터 작은 한 걸음부터 시작해야!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의 책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2023. 추수밭)에서 나오는 기후변화에 따른 행동 변화는 ”환경습관“이다. 즉 이는 친환경 제품보다 효과적인 게 바로 일상에서 실천하는 거품을 뺀 것이다. 텀블러로 환경운동에 최소한이나마 참여하는 마음으로라는 자기 면죄부를 두고 하는 말이다. "탄소를 줄이고 싶다면 다이어트를 먼저 하세요." "명소로 붐비는 여행보다 유유자적한 힐링 여행이 낫지 않아요." 돼지고기가 아닌 돼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육식을 줄여보자. 간단하다. 환경습관, 생활 습관을 바꿔라, 텀블러를 쓴다고 환경주의자가 되는 건 아니니.


기후위기를 외면할 수 없는 ”좋은 이유 하나 찾기“가 해결의 시작


아마도 이런 맥락이 우리가 기후위기를 생각보다 복잡하다. 부담금을 내고 있다고 변명하거나,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다들 적당히 또 그렇게 하고 있어도 별문제가 없을 것이다. 기후 보호 정책이 경제를 망치고 있다. 신기술이 구해줄 것이다. 라는 등 너무나 많은 변명이. 10명에게 물으면 10가지 이유가 나올 수밖에. 이 책에 실린 의식적이든 무의식이든 25개의 결정에 변명 이유 같은 건 필요 없다. 우리 인간은 수많은 기준을 비교해보고 그중 최고를 선택하여 효율을 극대화하는 존재라는 착각을 버려라. 실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좋은 이유 하나만 있으면 된다. 실제 우리들의 결정 과정을 복기해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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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 - 작고 여린 생의 반짝임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스텔라 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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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중환자실을 지키는 의사 이야기


지은이 스텔라 황(황정숙)은 두 아이를 키우면서 신생아들을 돌보는 소아과 의사다. 미국대학 유학, 그리고 의대를 나와 의사가, 소아과, 그리고 신생아분과를 선택했고, 이런 이야기를 이 책<나는 죽음 앞에서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에 담았다. 한국 의사들의 집단행동, 의료보험체계 등 많은 이슈에 관한 미국 의료세계의 생각과 현실이 이 책에 담겨있다. 지은이는 예비의사의 그림자(144쪽)라는 주제의 글에 의사가 되려면 적어도라는 말로 조심스럽게 그의 생각을 적어두었다. “한국은 예전부터 성적에 따라 과를 정하고, 성적이 좋은 학생들 대부분이 의대에 지원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 속에는 좋은 의사가 되어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초등학생까지 의대입시반이라는 건 너무한 일이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일을 업으로 삼겠다면, 적어도 누군가를 보살피고 돕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147쪽). 


이 책에 실린 이야기는 <한겨례21>2022~2023년 "여기는 신생아중환자실"에 연재했던 내용을 다듬고 정리한 것이다. 


소아과, 신생아분과를 선택하다.


의대 3년 차 실습을 돌던 중, 소아과에 온통 무지갯빛, 아이들은 생각보다 강해서 위기를 넘기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퇴원하기도 했다. 내과에서처럼 치유할 수 없는 사람들만이 있는 회색빛보다는 아이들을 택하기로, 소아과에서는 환자의 잘못으로 아프게 되거나 낫지 않는 일은 거의 없다.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태어나서, 혹은 부모의 잘못으로 또는 사회의 부족함으로 아픈 아기와 아이들이 대다수였기에. 소아과 레지던트과정을 마치고 전임의로 신생아 중환자실로. 아마 부제 "작고 여린 생의 반짝임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에서 그의 깊은 생각이 엿보인다. 


이 책 속에는 수많은 아기와 부모의 이름이 나온다. 쌍둥이, 난치, 불치병을 앓은 아기들, 이들을 떠나보낼 때마다 지은이는 신생아중환자실 한구석에 운다. 또 기적처럼 건강을 회복해서 병원을 떠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행복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이런 게 사람 사는 세상의 맛이 아닐까 싶다. 지은이는 아기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이 바로 나라면? 이란 자기 검열, 자기 성찰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지은이 역시, 두 아이의 엄마로 출산을 경험했다. 엄마이기에 다른 엄마들이 겪었을 육아의 번아웃도 그들의 심경도 이해한다. 


그러기에 아기부모들에게 더 공감하고 위안을 줄 수 있지 않았을까, 다른 무엇보다도, 교수가 되어서도 감독하는 수많은 시술과 치료 자체가 아기에게 고통이다. 무의미한 고통을 줄 수 없다. 내가 하는 시술과 치료가 끝내 죽음이거나 아기에게 고통만 남길 것 같다면 부모를 설득해 중단하려고 애쓴다. 이 자체가 누구에게나 고통이겠지만, 자신의 고통을 정확히 표현할 수도 그 고통의 이유와 끝을 알 수 없는 아기에게는, 더욱 그렇다. 


소아과 의사들이 이런 생각으로 소아과를 택했을 것이라는 믿음은 여전하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현실은 소아과는 기피 과다.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는 필수지만,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으로 가기 위한 첫 단계, 의사국가 자격시험에서는 필수과목성적이 좋아야 하니. 이런 모순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미국 소아과 신생아 중환자실은 어떻게 돌아가나? 


의료비가 비싸다는 미국에서도 신생아 중환자실의 아기들은 원칙적으로 모두 보험이 있다. 진단에 필요한 검사나 치료에 필요한 약, 시술, 수술에 대해 따라 인가를 받지 않고 치료할 자유도 조금 더 주어진다. 의료비용에 대한 염려 없이 환자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 그래서 신생아 중환자실을 ”병원의 발전소”라고 부를 정도다. 당연히 모든 과가 누려야 할 자유지만, 


미국과 한국의 의료보험, ”미국, 응급과 생명은 우선 지키는 선택을“


환자를 대하는 태도, 한국의 의료보험이 최고라고 믿었다. 그런데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하면 가족이 직접 물티슈 같은 준비물을 사와야 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미국에서는 기저귀, 발진 크림 등 아기에게 필요한 모든 물품을 제공한다. 모유를 먹이는 엄마를 위해 음식을 제공하고 집에서도 젖을 짤 수 있도록 유축기도 빌려주는데, 대부분의 어린이병원 근처에는 로널드 맥도널드 재단에서 환자 부모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숙소 ”로널드 맥도널드 하우스“가 있다. 


신생아 중환자 수술을 하는데 든 병원비용만 200만 달러(28억 원)였는데, 부모는 수입이 많지 않아 정부에서 제공하는 공공의료보험을 가지고 있었기에 병원에 따로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병원이 정부에서 받은 돈은 실제 비용의 반의반도 안 된다. 수술 결정을 내린 의사가 병원에 재정적인 피해를 준 셈인데, 누구도 비용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극빈자라면 차나 기름이 없다면, 병원에서 택시비나 주유비를 제공한다. 이런 사실은 신생아 중환자실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의료보험이 없거나 치료비를 낼 형편이 되지 않더라도 병원에서 응급치료와 생명에 꼭 필요한 치료를 제공한다. 한국에서는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서 치료나 수술을 포기하는 때도 있다. 미국(민간보험방식)과 한국(사회보험방식)의 비교는 차원이 다르기에 어렵지만, 현실은 놓고 보자면.


스텔라 황은 이 책 곳곳에 조심스럽게 한국 의료 사정을 논하고 있다. 한국이 최고라고 믿었던 의료보험이지만, 여기에서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음을, 의사가 되는 날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쉬이 잊히는 현실…. "인간은 신이 될 수 없지만, 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사시IN의 장일호 기자의 추천사가 기억에 남는다. 딱 들어맞는 말이다. 지은이의 선한 영향력이 한국 의료사회에도 널리 퍼지기를 기대하면서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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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그랩 - 내 정보를 훔치는 빅테크 기업들
울리세스 알리 메히아스.닉 콜드리 지음, 공경희 옮김 / 영림카디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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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식민주의라는 이해


지은이들의 예리한 관찰, 내 정보를 훔치는 빅테크 기업들은 식민지를 찾아 헤매는 제국주의다. “좋아요”를 누르는 순간, 식민지배대상자가 돼버린다. 우리가 이미지하는 식민지는 토지 수탈(일제 강점기와 유럽의 아프리카, 아시아 식민지쟁탈전을 상기하면)에서 데이터 수탈로 모습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약육강식의 지배질서가 엄연하게 존재한다. IT와 ICT를 넘어 AI, 빅데이터, 데이터는 이제 토지만큼의 가치를 지닐 수 있게됐다는 사실이다. 귀중한 새 자원은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다. 


이 책은 데이터 수탈의 위험성만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데이터 수집과 처리의 장점과 순기능을 인정한다. 세상을 잘 이해하고 좋게 바꿀 목적이라면 뭐가 문제될 것인가,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데이터 수집의 원칙 즉, 사회적 합의와 대중의 통제 없이 데이터를 독점하여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 자체를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고, 기업들이 내세우는 구제와 발전이라는 명분에 반대하고 있음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식민주의 네 가지 도구


개척, 확장, 착취, 말살(이들의 앞글자 ex의 발음 뜻하는 X를 써서 4X라 한다)은 식민주의의 기본 전략이다. 유럽열강의 식민지 쟁탈, 식민지통치방식의 공통된 요소다. 빅테크는 우리의 소소한 일상을 추적한 결과로 생긴 데이터를 우리가 아닌 자신들의 부와 권력으로 바꾸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서 착취와 유사한 효과를 얻는다. 지은이들은 영국을 중심으로 식민통치의 방식과 얻는 효과를 비교한다. 문명 전파, 경제적 동기, 권력 행사, 특정 기술의 도입은 과거 식민주의에 깊이 파급됐지만, 늘 한쪽에만 유리한 불공정한 결과를 낳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구한말 “전보” “철도”를 생각해보라. 


구글, 귀하는 제출, 방송, 게시한 콘덴츠를 구글이 재생산, 인용, 변형, 번역, 출판, 공개적으로 사용 및 배포할 수 있는 항구적, 취소 불가능, 세계적, 저작권 없는 비독점적인 권리를 양도합니다. 라는 문구가 바로 그것이다. 


식민주의의 눈으로 현재 읽기


데이터 형태로 추출된 인간의 삶이 강탈된다. 강탈은 큰 목적을 갖기 마련이다. 자원 수탈을 고착시킬 새로운 사회경제 체계를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식민지체제와 세계적인 자원수탈은 국가와 기업의 공동작업이다. 또, 식민주의는 늘 물리적인 환경에 악영향을 미쳤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산업자본주의 기간에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키고 자연이 이익을 얻을 대상인 동시에 무가치하면서 값싸고 버려도 되는 것이라는 틀을 씌운 것이 식민주의였다는 인식이다. 식민주의는 날 착취하는 특권층과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다수의 대중 사이에 극심한 불평등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이런 식민주의는 위낙 명백한 불공정이기에 늘 긍정적인 문명화의 논리나 변명으로 위장해야 한다. 


역사적 식민주의나 데이터 식민주의 모두 대규모 수탈행위와 관계가 있는 반면, 수탈은 사회 경제 체계가 형성될 때, 마지막이 아니라 처음에 일어나는 조치임을 기억해야 한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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