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작가의 명문장들 - 어휘력과 문장력을 키우는 필사 노트
오로라 엮음 / 문학세계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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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필사를 해야 할까?, 글을 잘 쓰기 위해서


필사하면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소설가 조정래 선생의 일화가 떠오른다. 당신의 아들 부부에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당신이 쓴 책을 필사하라고. 왜 그랬을까? 단지 유산으로 남길 저작권을 지키려는 것인가, 아니다. 그가 글을 쓸 때 어떤 마음으로 얼마나 고심하면서 한 문장 두 문장을 써 내려갔는지를 느껴보라는 것인데, 지은이가 말하는 필사의 이유가 조정래 선생이 아들 부부에게 무언으로 전하려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지은이는 위대한 작가의 명문장들을 필사하면서, '어휘력과 문장력을 키우며 작가의 철학과 사회에 관한 인식 등을 느끼고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부제 '어휘력과 문장력을 키우는 필사 노트' 제목에 드러나 있다. 


“ 왜 필사를 해야 할까요? 필사는 단순히 베껴 쓰기가 아닙니다. 필사는 우리가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집중하며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의미를 깊이 이해할 기회를 제공합니다.”(5쪽) 


필사하는 내 손끝에서 탄생하는 문장들은 단순히 읽을 때 보다 오래 남는다. 오감으로 느낄 수 있어 기억에 오래 남고, 더 깊게 새겨질 것이다. 필사를 통해 작품 속에서 길어 올린 어휘와 문장을 자신의 것으로(이 대목은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습작 과정과도 같은 맥락이다) 받아들일 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철학적 통찰, 인간에 대한 이해, 시대를 초월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지은이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그가 생각하는 글은 인간의 감정과 사고를 담는 그릇이다. 작품 속 인물들의 고뇌, 사랑, 갈등, 분노와 희망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작가들은 문장으로 읽는 이들에게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복잡한 인간관계와 사회구조를 탐구한다. 필사는 단순한 작업이 아니라, 어휘력, 문장력을 길러주는 정도를 훨씬 뛰어넘어 감정의 깊이와 인간의 본질에 이해를 깊게 하고 사고의 폭을 넓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이는 학술논문을 쓸 때도 많은 논문을 읽고 필사를 해보라고, 기승전결의 구조와 문제 제기, 논리 전개, 어휘선택, 완전한 문장 등을 쓰는 연습이기도 하지만, 선행연구의 흐름은 물론 자신의 논문 전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배우게 된다는 점이다. 


위대한 작가의 명문장들


이 책은 4부, 122개의 문장이 실렸다. 우선 1부 ‘당신을 조금 사랑했던 것 같아요’라는 열쇳말로 수렴하는 20개 문장,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을 비롯하여 톨스토이<안나 카레니나>, 도스토옙스키<카라마조프 형제들>, 빅토르 위고<레 미제라블>, 에밀리 브론테<폭풍의 언덕> 따위가, 2부 ‘위대함을 두려워하지 마라’에서는 30개 문장이 담겼다.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를 비롯하여 호손<주홍글씨>, 루이스 스티븐슨<지킬 박사와 하이드> 디킨스<두 도시 이야기>, 오웰<1984>, 카프카<성>, 현진건 <운수 좋은 날>, 3부 ‘침묵이 얼마나 좋은가’ 에서는 35개 문장이 샤롯 브론테<제인 에어>을 시작으로 올콧<작은 아씨들>, 셸리<프랑켄슈타인>, 오스틴<오만과 편견>, 이상<날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울프<파도>, 뒤마<몬테크리스토 백작>등이, 4부는 ’너 자신에게 진실하라‘ 라는 열쇳말에 어울리는 37개 문장이, 워튼의 <순수의 시대>를 비롯하여 디킨스<위대한 유산> 멜빌<모비딕>, 다자이 <인간 실격>, 코난도일<바스커빌의 사냥개>, 셰익스피어의 <베네치아 상인>들이다. 


당신을 조금 사랑했던 것 같아요


여기에 실린 불후의 작가 셰익스피어, 톨스토이, 위고의 명작 속 문장을 읽어보자. 이런 대목이 있었나 싶을 정도지만, 아무튼 흥미롭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한여름 밤의 꿈>


“사랑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본다. 그래서 날개 달린 큐피드가 눈이 멀었다고 그려진다. 사랑의 마음은 판단력을 갖지 않으며, 날개는 있으나 눈이 없어 경솔함을 상징한다. 그래서 사랑은 어린아이라고 불린다. 선택하기에 있어 자주 속기 때문에,”


사랑은 어린아이다. 선택할 때 자주 속기 때문이다. “사랑”의 속성을 사랑하면 눈이 멀어요. 눈에 콩깍지가 씐 것처럼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할 때가 많아서일까?,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그는 마치 태양을 오래 바라볼 수 없듯이, 그녀를 오래 보지 않으려 애쓰며 물러섰지만, 보지 않아도 태양처럼 그녀를 느낀다.”


안 보면 보고 싶고, 헤어지고 나서 얼굴을 그려보지만 잘 그려지지 않는다. 그래서 또 보려는데, 제대로 볼 수 없다. 얼굴이 화끈거리니….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사랑하기 때문에 고통받는 자, 더 사랑하라. 사랑 때문에 죽는다는 것은 사랑에 의해 사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건다는 것, 그 순간만큼은 진심이자 진실이다. 사랑의 마음을 더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문장 옆에는 줄이 쳐진 쪽이 있는데, 이를 보고 쓰는 것이다. 읽고 쓰고, 또 읽고, 암기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자연스레 입에 익는다. 


이 책은 왜 필사를 해야 하는지, 필사의 필요성을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어휘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데는 안성맞춤이다. 최근 유홍준의 책<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부제는 “유홍준 잡문집”이 창비에서 출간됐다. 여기에는 글쓰기론이 실렸다고 한다.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유홍준은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 잘 쓴 글, 글쟁이의 글은 내용은 풍부한데 군더더기 없고, 글은 압축돼있는데,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다 들어가 있는 문장을 쓰고 싶다고. 문사(文士)라는 표현 대신에 글쟁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 책은 에세이를 쓰고 싶은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힌트와 새로운 영감을 줄지도 모르겠다. 무려 122개의 문장을 익힌다면, 자기의 글도 자세가 잡히지 않을까 싶다. "사랑, 두려움, 침묵, 진실"이란 열쇳말로...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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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몰랐던 별의별 우주 이야기 - 한번 읽고 우주 지식 자랑하기,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우주
김정욱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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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주를 모른다 “장님 코끼리 다리만지기”다


맹인모상(盲人摸象),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 부분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걸 말하는데, 우주 전체를 다 알 수는 없다. BossB(후지타 아키미)는 <코스모스 씽킹>(알토북스, 2024)에서 우주를 묘사하는데, 지구의 주소 즉, 티끌에 티끌 정도, 이를테면 대한민국 서울 00구00로00번길00에서 그 건물 안의 눈에도 보이지 않을 공간 정도가 지구라는 것이다. 그만큼 우주는 넓고 그 끝을 알 수 없다. 빛이 간 곳까지만 확인이 되겠지만, 이래도 650억 광년. 뭐 이런 수준이니, 우리는 우주를 모른다는 말이 맞는다. 현재까지는 허블망원경 덕분에 100억 광년까지는 볼 수 있다는데. 우주(宇宙)는 네이버 어학사전에 무한한 시간과 만물을 포함하고 있는 끝없는 공간의 총체, 물질과 복사가 존재하는 모든 공간, 모든 천체를 포함한 공간으로 뜻풀이 돼 있다. 


지은이는 아동, 청소년에서 성인도 읽을 수 있는 풀어쓰기를 지향한다. 즉, 누구나 알기 쉽게 우주를 설명하려 한다. 책 내용 또한 장난스럽게 “한번 읽고 우주 지식 자랑하기” 즉, 잘난 체 할 수 있게 주제에 관하여 간결하고 명확한 내용을 추려놓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구성은 8부, 1부는 천문학이다. 우주를 탐구하려면 필요한 지식이 뭘까, “빅뱅” 혼돈, 카오스 137억 년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2부 아직도 베일에 가려진 태양계, 우리 은하의 변방 태양. 우리가 밤하늘을 볼 때, 유난히 반짝이는 샛별, 실제 환경은 지옥이라고, 한 계절이 40년씩이나 되는 해왕성 등 별의 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3부에서는 목성과 토성의 위성들 이곳에 생명체가 존재할까? 과학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4부, 달 이야기, 음모론의 단골손님, 달은 기본적도 없다. 지상의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거라고. 왜 이런 말이 나돌까, 5부, 지구와 우주, 알면 알수록 신기한 사실들, 아마도 가볍게 별의 별 이야기 소재로 써먹기 좋은 게 바로 5부가 아닐까 싶다.


6부는 우주 탐구를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것들 이른바 천문, 천체과학 분야의 것들이다. 우주선, 망원경, 인공위성 따위다. 7부 외계생명체는 존재할까? 있다면 어디에 있을까, 우리와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완전히 꼬꼬무의 세계다. 8부 인류의 기원과 지구 문명의 수준은, 비교군이 있어야 할 텐데. 인류의 기원은 외계일까?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면 천지창조설이 맞을 수도 있겠다. 듣보잡처럼 나타난 피라미드, 느낌은 청동기 시대에 철기가 나타난 게 아니라 티타늄 소재의 그 어떤 것이 나타난 것처럼, 상상 초월, 경천동지 수준이었을 수도. 8부는 근원적 질문이다. 이 내용 가운데 이미 다른 책에서 다뤘던 태양계나 달 이야기보다는 근원적인 질문이 흥미롭다. 


인류의 기원은 어디, 외계? 


초등학생이든 90대 노인이든 아마도 가장 궁금해하는 게, ‘지구상의 생명체는 어떻게 생겨났을까?’가 아닐까 싶다. 과학자들은 여전히 이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과학계 추측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공통의 조상이 있을 것이다. 이 조상은 바다에서 생겨난 어류이며 끊임없는 진화를 통해 각각의 환경에 따라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 따위로 진화했다는 가설을 세웠다. 뭐 상상은 자유지만, 외계 유입설, 외계생명체가 지구에서 생존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과정(SF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설)일 수도 있다는 주장, 또 약간은 다르지만, 공통의 조상이 바다가 아닌 외계에서 왔다는 범종설은 쉽게 부정할 수도, 무시할 수도 없다는 게 과학계의 의견이기도 하다. 





기원전 5세기 철학자 아낙사고라스는 “우주에는 아주 작은 생명을 구성할 수 있는 씨앗이 무수히 있다”라며 그것이 조합돼 생명이 태어난다고 주장했다. 스웨덴의 화학자로 1903년에 노벨화학상을 받은 스반테 아레니우스는 ‘약 40억 년 전쯤에 우주에 떠돌던 미생물이 있었을 것이라고, 어느 날 이 미생물이 우연히 지구에 떨어져 지구 생명의 기원이 됐을 것이라고. 제임스 왓슨과 함께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하여 196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프랜시스 크릭은 고등 문병을 가진 외계의 지적 생명체에 의해 생겨났다는 가설을 내놓기도(정향 범종설), 크릭은 1973년 아레니우스처럼 40억 년 전에 다른 천체의 고등 생명체가 의도적으로 미생물을 무인 우주선에 실어, 지구로 보냈고, 그 미생물이 지구 생명체의 기원, 공통의 조상이라고. 이야기가 이쯤이면 믿거나 말거나 수준이 아닐 듯싶다. 


2012년에 개봉된 영화 <프로메테우스>가 바로 정향 범종설에 바탕을 둔 이야기다. 아무튼 황당무계한 주장이 아니라 나름의 논리적 근거를 바탕에 깔고 있어, 상상의 영역과 우리가 모르는 영역 혹은 새로운 사실과의 경계 어디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다른 생명체보다 지구환경에 적응을 잘 못 하는 인간, 조금 이상하지 않나? 다른 건 몰라도 인간만큼은 지구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고 주장을 하는 생태과학자 엘리스 실버, 이 역시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지구 문명은 우주에서 어느 수준일까? 우주의 문명 발전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인류는 자신의 몸, 근육에서 나오는 에너지만을 쓰다가, 축력, 수력, 풍력, 원자력 등의 동력을, 문명이 발전할수록 많은 에너지를 쓰는데, 문명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정도에 따라 수준을 가늠하는 게 니콜라이 카르다쇼프가 만든 ’카르다쇼프 척도‘다. 이 척도는 고안 초기에는 유형1~3단계로 1973년 칼 세이건이 이를 세분하여 소수점까지 계산이 가능해졌는데, 지구 문명은 유형1에도 도달하지 못한 0.75로 미개한 상태라는 것, 태양 에너지를 100% 활용하는 정도가 유형2, 광속의 속도로 영화 스타워즈나 스타트렉의 수준이 되려면 1천 년에서 3천 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유형3은 10만 년에서 100만 년. 일본계 미국인 카구는 유형 6단계까지이고 이 정도 수준의 문명을 ’오메가 문명‘이라 부른다. 우주의 인과율까지 바꿔버릴 수 있는 단계이니, 과히 우주로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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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농경사회의 사냥꾼 - 장애에서 진화적 적응으로 패러다임을 바꾼 현대의 고전 제3판
톰 하트만 지음, 백지선 옮김 / 또다른우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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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에서 진화적 적응으로 패러다임을 바꾼 ADHD “농경사회의 사냥꾼”


요즘 흔히 듣는 문제 아동, 주의가 산만하고 떠들고 말이 안 통하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서구 세계의 아이들의 10%나 된단다. 처음에는 음식물 알레르기와의 상관성을 이후에는 최소한의 뇌 장애로 일어난 것이라고 알려졌다. 톰 하트만의 기발한 발상, 수렵사회에서 농경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닐까, 우리가 아는 ADHD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불러일으키는 “장애”가 아니라 “진화적인 적응”이라고, 네거티브에서 포지티브로 패러다임을 전환된 것이다. 


ADHD의 메커니즘과 원인은 무엇인가?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과학자들도 아직 ADHD의 원인도 메커니즘을 잘 모른다. 지은이는 발상은 이렇다. AHDH인 사람들은 사냥꾼의 후손이야. 그들은 계속해서 주변 환경을 탐색하고, 음식을 찾고, 위협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것이 “산만함”이다. 숲속이나 정글에서 사냥감을 쫓아가거나 아니면 자신들이 쫓길 때 그들은 즉각 판단하고 바로 행동해야 한다. 그게 “충동성”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극과 위험이 가득한 사냥터 같은 환경을 좋아하는데, 농부의 세계에 있을 때는 이런 특징은 흠이 되는 거다. 사냥꾼 은유에서 시작된 논리다. 


혼자 있을 때는 다른 동물보다 약한 인간이 어떻게 지배자가 됐을까, 무리생활하면서, 집단으로 사냥에 나설 때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누구에게나 안절부절못하고, 참을성 없고, 남의 말을 끝까지 귀담아듣지 못하고,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는 것 같은 지루한 일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성인이라면 AHDH가 어떤 것인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미 알고 있다. 다만, AHDH의 정도 차이라는 생각을 하면 어떨까? 


이 책은 ADHD가 어떤 상황이나 장애는 아니며, 성격과 신진대사의 특징일 수 있고, 인류 역사에서 특정한 진화적 필요에서 비롯된 것이고 상황에 따라 ADHD가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지은이의 견해는 ADHD의 마음 상태는 자연스러운 진화의 산물로 오작동이 아니며 오히려 우리 대부분이 현재 살아가는 세상과는 다른 세상에서 필요했던 일관되고 기능적인 반응이라고 본다..


ADHD의 특성


일반적으로 말하는 ADHD의 특성은 장애가 아니라 민감성이라 보면 어떨까, 첫째, 쉽게 주의가 산만해진다. 농경사회의 사냥꾼인 ADHD가 있는 사람들은 주변 상황을 계속 확인하며 미세한 변화도 잘 알아차린다. 방에 TV가 켜져 있으면 대화하기 어려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들의 주의는 끊임없이 TV와 화면의 변화로 향하기에 그렇다. 둘째로 짧지만, 매우 강렬한 집중력, ADHD 성인은 지루해져서 장시간 작업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셋째, 어수선함. 성급한 결정을 동반한다. ADHD 아동과 성인은 만성적으로 정리 정돈의 어려움을 겪는다. 방은 엉망이고 책상은 지저분하며, 서류는 뒤섞여 있고, 거실이나 작업공간은 폭탄 맞은 것처럼….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은 보통 사람은 이렇게 어질러져 있더라도 필요한 것은 찾아내지만, ADHD의 성인은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무질서한 상태의 가장 큰 장점은 끊임없이 흥미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넷째, 시간, 감각의 왜곡, 다섯째, 자시를 따르기 어려워한다. 여섯째, 간혹 우울 증상을 보이거나 다른 사람보다 백일몽을 더 많이 꾼다. 칠 곱째, 위험을 감수한다. 여덟째 쉽게 좌절하고 참을성이 부족하다. 비장애인 중심으로 가치 기준을 세우고 장애인에게 이를 적용한다면, 당연히 불편하듯, ADHD인 사람들의 특성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ADHD인 사람은 다중작업(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다중작업,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한다는 생각은 우리 뇌 구조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뇌과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다만 처리속도가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조금 빠른 것을 다중작업한다고 느끼는 것이란다. 컴퓨터의 예를 보자. 컴퓨터는 실제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처리한다.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빠르게 100억분의 1초 만에 전환하기에 동시처럼 보일 뿐이다. 그런데 ADHA인 사람은 종종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자신의 특별한 기술로 여긴다고 말한다. 이는 왜 그런 것인가? 아마도 수렵채집사회의 생존에 필요했던 기술이지 않았을까, 높은 창의성과 유연성을 가진 사고유형일수도 있겠다.


세상을 바꾼 사냥꾼들


ADHD인 사람 즉 사냥꾼들이 문제가 된 경우는 어린 나이에 ‘문제아’로 낙인찍혀 자기 이미지가 왜곡되기 때문이라고 본 지은이, 그가 드는 세상을 바꾼 사냥꾼은 마치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이 사이코패스성향이 있다면 놀랄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영국의 총리 처칠도. 아마 평범한 사람과 구분되는 그 무엇이 있었고, 어느 한쪽만이 강조되는 바람에 사이코패스에 네거티브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처럼, 사이코패스도 살아남기 위한 돌연변이였던 것처럼, ADHD 또한 농부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냥꾼의 진화 혹은 돌연변이일 수도 있겠다. 


괴짜, 천재, 창의적인 미치광이라는 고정관념은 종종 사냥꾼 발명가, 예술가, 작가 등에 들어맞는다. 발명왕 에디슨, 대서양을 최초로 횡단한 여성, 하와이에서 캘리포니아까지 비행한 최초의 비행사인 아멜리아 이어하트, 미국건국의 아버지 중 하나인 벤저민 프랭클린, 탐험가 리처드 버턴,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이 바로 사냥꾼들이다. 


아무튼, 1980년 후반 ADHD가 대중적으로 주목받게 됐을 때, 그것은 더는 최소의 뇌 손상이 아니라 가족들에게 파괴적인 종신형과도 같은 유전적 결함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톰 하트만의 이 책은 인류 문명사와 현존하는 수렵채집사회 연구, 뇌과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발상의 전환을 촉구한다. AHDH의 특성이 적응적일 수 있고, 때로는 뛰어나게 적응적일 수도 있다는 길을 열어놓는다. AHDH가 장애인지, 아니면 보통 사람들과 다른 능력인지는 보기 나름이다. 즉, 관점에 따라 장애일 수도 진화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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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품격, 자기자비 심리학
정유리.손소망.이예지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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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비 심리학


자기 자비(Self compassion)는 불교의 “자비”를 바탕으로 심리학자 크리스틴 네프(krisin Neff)가 정의한 것으로 자기 친절(Self Kindness)과 인류보편성(Common humanity), 마음 챙김(Mindfulness)을 주요 요소로 한다. 이는 자기연민과 헷갈리기는 데, 연민과 자비를 구분해보자. 연민, 세상에서 나만 힘들어,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어떻게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날 수 있지? 라는 게 연민이다. 자비는 인간인 이상 누구나 힘든 거야. 나한테도 힘든 일이 일어나는 게 당연해지라는 것이다. 책 구성은 4장이다. 1장 마음의 품격, 자기 자비를, 2~4장까지 위의 3요소를 각 장으로 나눠 담고 있다. 장 끝에 점검표를 두어 자신의 이해정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이 책은 세 사람의 함께 썼다. 교사인 정유리, 청년교육 강사 손 소망, 한때 언론에 종사 특종상을 두 번씩이나 탔던 기자 출신의 기업교육 강사 이예지다. 이예지는 <두 배로 씽킹>(더로드, 2024)에서 생각을 디자인하라고 똑똑하게 사고하는 법을 알려준다. 


자기 자비란 현실에서 최선을 다해 살기 위한 마음가짐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면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을 지나치게 비판, 공격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으로 혼자만 고통스럽다는 자기 중심성에서 비롯된 고립감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과 연결됐다는 상호연대감(고통과 실패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경험이라는 인식-공통 인간성)으로 고통스러운 상황을 왜곡하거나 과잉 동일시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줌으로써 정신적 여유를 가져다주고, 궁극에는 평온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나의 품격, 자기 자비


성공으로 가는 길에 만난 고비는 누구나 겪는 것이다. 성공지향이 되면, 자기계발서와 자기중심적으로 읽고 자신의 상태를 비관하며 로또 당첨 같은 일확천금을, 지금 잘나가는 사업가 또는 유명 인물을 부러워할 필요도 없다. 최진석의 <나 홀로 읽는 도덕경>(시공사, 2021)에서 공자와 노자의 인간관을 비교하는 대목이 있다. 공자는 인간을 불완전한 것으로 보고 학습하며, 이상적인 모델을 좇아, 성인의 길로 들어서는 것으로 그 기준이 외부에 있고 외부의 것과 경쟁한다. 한편, 노자는 완전한 것으로(갓난아기), 자신이 완전한 존재임을 아는 데 있기에 기준이 내부, 즉 나 자신과 경쟁한다는 것이다. 세상의 주인공은 “나”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남을 따라 할 필요도 없이 나만의 페이스로 충실하게 내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임을….


자기 자비에 관한 이해는 일상생활의 예에서


미국의 심리학자 고츠 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배려심이라 한다. 다른 사람이 고통을 받는 걸 볼 때 생기는 느낌과 이후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느낌(측은지심)으로 자비는 인간의 고통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마음(심리)인 것이다.


고통을 느끼는 자신에게 느끼는 자비심이 바로 자기 자비다.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을 이해하고 지지하며, 고통을 겪는 자신이 다른 고통을 겪고 있는 다른 사람과 연결돼있다는 걸 이해하고 자신의 고통스러운 경험과 감정과 분리하여 현재의 감각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알아차리는 것을 포함한다. 


자기 자비와 자존감의 어떤 관계인가?


자기 자비는 자존감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하지만 두 개념은 결이 다르다. 모두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정서는 느낀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자기 자비는 스트레스를 받는 사건에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을 지향하지만(현 상태의 수용), 자존감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인정욕구)에 초점을 둔다. 네프는 이러한 차이로 자기 자비는 시련과 역경에 처했을 때 자존감보다 더 높은 정서적 안정성과 탄력성을 갖는다고 했다. 


자중자애(自重自愛)가 곧 자기 자비의 또 다른 모습


공자의 인간관처럼 이상적인 모델(성현)을 좇아 위를 바라보며 달리지만, 이는 지향일 뿐이다. 삶의 목표를 그렇게 설정하라는 것이지 현실로 반드시 그 지위에 올라서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는 것은 잊히거나, 잊거나, 의도적으로 지우거나 해서 내리막은 추락이요. 실패라고 당연히 불안한 마음으로 평온을 유지하기 힘들게 마련이다. 노자는 자중자애, 말이나 행동, 몸가짐 따위를 삼가 신중하게 하며, 자신을 스스로(가치) 소중히 여기고, 아낀다는 것으로 곧 자기 자비와도 비슷한 맥락이며, 통하는 것이다. 


인생은 모두 다 그래, 있는 그대로 “너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마”


마음을 챙기자. 모든 감정은 소중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사람들은 당신을 잘 모른다. 당신과 어설픈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당신을 모른다. 당신도 당신 자신을 잘 모르지 않는가, 그러니 당신을 잘 모르는 사람의 시시콜콜한 차가운 말에 연연하지 말자. 상처받고 아파할 시간도 아깝다(이예지). 마음의 품격은 이렇게 지키자는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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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해방이다 - 자유이자 금지였고 축복이자 저주였던 책 읽기의 역사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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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해방이다


울림이 큰 책 제목을 따라 이 책에 실린 그림을 보면서, 상상한다. 지은이 박홍규 선생의 머리말을 따라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본다. 그림을 글로 풀어본다. 독서는 지은이와의 대화다. 인쇄된 활자를 뚫고 그 안에 깔린 생각을 톺아보는 것이다. 독서는 지은이의 글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이다. 어떤 책은 한 편의 영화처럼, 또 한 폭의 그림처럼 강렬하게 뇌리를 파고드는데 또 어떤 책은 읽어도 아무런 기억이 없다. 지은이와 대화를 하지 않은 탓일까?, 


박홍규는 수험서와 전문서를 뒤적이는 건 독서가 아니란다. 그 다운 표현이다. 지식기사가 되어 얄팍한 기술 풀이를 하기 위한 건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올가미이자 출세욕을 안 받침 해주는 그 무엇이라고, 교육은 물론 사회 전체의 근본적인 문제는 자유로운 독서가 없다는 점이라고 꼬집고 있다. 


진정한 독서는 해방이다. 주위로부터, 나를 옭아매는 모든 것으로부터 책을 읽는 순간 몰입하고, 그 책 속 세상과 교감하며, 완전한 자유를. 지은이는 최후의 심판일에 관한 보르헤스의 촌철살인의 문장 “천국은 도서관 같은 곳이리라”라는 문장을 저자의 글 제목으로 삼아, “팍팍한 현실만으로는 살 수 없기에 자유롭기 위해 우리는 책을 읽으며 상상한다, 자유를 위해 책을 읽는다. 그림도 자유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지은이가 고른 70점의 그림은 독서의 역사이며, 소수의 권력자 계급이 독점한 독서에서 일반 시민과 서민의 독서로 확대된 역사다. 독서의 자유, 평등이 확대된 역사다. 독서는 해방이란 주제에 어울리는 그림도, 진시황의 분서(焚書)를 상상케 하는 책을 불태우는 그림도 있다. 가톨릭교회도, 히틀러도 분서를 했다. 책이란 명암이 있다. 


양서와 악서라는 이분법 말고도, 조선의 정조는 당대 인기도서였던 박지원의 <열하일기>가 패관문체(옛날 중국에서 임금이 민간의 풍속이나 정사를 살피기 위하여 거리의 소문을 모아 기록시키던 벼슬 이름인데, 이 뜻이 발전하여 이야기를 짓는 사람도 패관이라 일컫게 되었다. 초기의 패관은 사실성에 충실했으나, 점차 창의성이 가미되어 흥미 위주로 변화함에 따라 하나의 산문적 문학 형태가 되었다. 패관문학은 뒤에 소설 발달의 모태가 되기도)로 쓰였다는 것을 문제 삼아 박지원에게 반성문을 쓰게 했다. 이른바 문체반정(文體反正)을 시도한 것인데, 성리학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말이다.


금서 역시 그렇다. 지배 세력에 의해 출판, 판매, 독서가 금지된 책 또는 글을 의미하는데, 비기니 도참서니, 종교 서적, 지배자들의 이해관계에 맞지 않으면 금서다. 일제강점기, 해방 후 남북한에서도 그런 책들은 금서가 됐다. 한글을 며칠 만에 깨우치면 삼십여 년간 공부한 양반들과도 소통이 되니, 한글은 당연히 써서는 안 되는 글이다. 한문체의 한문으로 써야 부리는 아랫것들과 차별성이 있나니. 글을 알고 생각이란 걸 하게 되고, 자유를 운운하면 그들의 세계는 불안이 찾아오고, 지위가 질서가 흔들리니 독서는 그저 할 일 없는 양반네들이 하는 것으로. 이 책에서 나오는 여성들의 이야기 또한 그렇다. 


지은이는 여성의 자유와 해방도 놓치지 않고 보려 한다. 종교도 철학도 사상도 모두 함께 보려 했다. 이 책의 내용은 1장 중세에서 나오는 10점, 서양의 기독교 역사를 보여주는 예수, 수태고지, 복음서 저자들과 성자들, 그리고 단테와 크리스틴 드 피장이라는 근대 문학의 시조, 2장은 르네상스 시대 작품 13점을 다룬다. 3장 바로크 시대 13점, 독서가 시민들로까지 확대되는 17~18세기 독서문화를, 독서 확대에 이바지한 <책 행상인>, 도서관, 남성은 물론 여성으로까지 확대돼가는 과정에서 인간해방운동의 선구가 되는 <울스턴크래프트의 초상>까지, 독서가 인간을 계몽하여 사회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힘이었음을 엿보게 한다. 4장~5장은 19세기 10점, 인상파를 한데 묶었다. 6장 20세기 11점, 버지니아울프를 비롯한 20세기 초반의 여성 독서인들, 레제의 노동자 독서인, 자본가 가족의 도서 등이 실려있다.


책을 읽는 화가의 전형 반고흐


우리가 지레짐작하는 화가들은 그저 그림만 그릴뿐, 독서를 얼마나 하랴 싶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기에 그렇다. 물론 이 또한 고정된 생각이요. 관념이다.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심미안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그들이 그린 그림을 해석하거나 깊이 있는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무엇을 말하는지 도대체 알 수 없는 경우 말이다. 아무튼, 보고 느끼는 그런 것이라면 그림을 보고 읽는 것도 독서다. 반고흐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오는 요즘에도, 그저 해바라기를 그렸던 미치광이에 가까운 하지만 천재적인 화가라는 이미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수준에 멈춘다. 내면 분석까지 다룬 책들도 있기는 하지만, 지은이는 반 고흐를 꽤 구체적으로 조망한다. 그가 어려서부터 책과 그림을 두루 사랑했다고, 지성적이고 감성적인 고흐를 우리 앞에 내놓는다. 그림은 자신이 읽은 것을 이해하게 도와주고, 책은 자신의 본 것을 설명해준다고 믿었다. 지성과 감성의 조화와 융합이 그의 작품세계의 원천이었고 그렇기에 현

대 미술의 아버지란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봤다. 독서의 힘이다. 


크리스틴 드 피장 <숙녀들의 도시>(1405년)


여성이 남성의 삶을 비참하게 만든다고 탄식한 13세기 프랑스 성직자 마테올루스가 쓴 시<탄식>에 대한 반발로 쓴 책<숙녀들의 도시>, 나 자신과 여성이라는 내 성 전체를 자연의 일탈로 경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왕관을 쓴 세 여신이 나타나 좋은 성품과 굳센 절개에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모욕당하는 여성들을 위해 견고한 성채를 짓고 성벽을 쌓아 ‘숙녀들의 도시’를 세우라고 명한다. 거울을 든 이성의 여신, 자를 든 공정의 여신, 저울을 든 정의의 여신이다. 이에 견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피장보다 160년 후의 조선 중기 허난설헌 또한 이런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책과 관련된 그림 70 작품 속에 이야기들은 제각각 흥미롭다. 결이 다름도 있지만, 지은이의 작품읽기와 해석 해박한 배경 지식이 몰입도를 높여준다. 위의 두 인물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털어내 줄 중요한 재료가 될 듯하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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