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헌법이다 - 일상을 지키고 내일을 바꾸는 11가지 헌법 이야기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3
임지봉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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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임지봉의 “당신이 헌법이다”

헌법학자 임지봉이 들려주는 교양, 소양 헌법이다.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령으로 촉발된 “헌법”을 향한 관심과 의구심, 광장 민주주의는 헌법 조항 어디쯤 속할까?, 지은이는 헌법의 최종해석자는 국민이라고 명확하게 말한다. 박홍규의 <헌법 제1조, 파시즘을 쏘다! : 세계 15개국 헌법으로 본 민주주의의 얼굴>(틈새의 시간, 2025), 헌법(憲法) 제1조“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의 헌(憲)은 법이다. 헌법은 법 중의법, 최고의 법을 의미한다. 한국 사회가 혼란에 빠질 때, 광장에 모인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체가 되는 인민이 되어 자유와 민주를 국가가 제한하는 대상으로서 국민이라는 포장을 뜯어내고, “민주주의”를 외친다. 노무현 탄핵 반대시위, 소고기 수입반대, 세월호 참사 시위, 박근혜 퇴진시위, 윤석열 탄핵시위까지,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 잡았다. 예부터 민의를 표현하는 유명한 말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엎을 수도 있다(水可載舟亦可覆舟(수가재주 역가복주)”, 즉 저력이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은 5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헌법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역사와 중요성, 구조와 이념을 제정헌법에서 6공화국 헌법에 이르기까지 개정내용의 변화를 보면서 확인한다. 2부 ‘헌법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에서는 헌법에 나타난 통치구조를, 3부 ‘헌법은 당신이다’에서는 헌법이 지키는 가치와 다섯 가지 기본권과 중요한 판례와 우리 생활 속 판례를 톺아본다. 4부 ‘헌법 속 숨겨진 이야기’에서는 외국 헌법 알아보기, 시대에 따른 헌법 판결의 변화를, 5부 ‘당신이 헌법이다’에서는 당신이 헌법을 쓸 수 있다면: 개헌에 관하여, 매일이 헌법이다. 내 삶의 제헌헌법까지를 담았다.

헌법은 어떻게 망가졌는가?

제정헌법의 전문은 이승만이 국회의장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는데, 1948년 정부 수립을 통해 ‘국가를 재건’한다는 표현은 건국이 이미 1919년에 됐다는 뜻이다. 또, 사회 국가적 요소가 들어있었는데, 아마도 대표적인 것이 사기업의 “이익 분배 균점권”일 것이다. 당시 해방 공간의 사회주의적 분위기와 지식인들의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지은이는 해석한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문장을 읽는다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헌법 제1조에 이런 규정을 둔 나라는 드물다고(신우철) 했다. 하지만, 지구상에 이런 규정을 두든 그렇지 않든 “민주공화국”을 표방하는 나라는 많다. 우선, 헌법은 가장 기초가 되는 법이며, 주체는 인민이다. 영어를 한자로 표기하면 people, person은 “인민(人民)”으로 후일 “국민(國民:nation)”으로 슬쩍 바꿔치기하는데, 여기에는 “공산당이 쓰는 용어이기에 쓰지 말라는”이라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제헌의회에서 윤치영은 반공주의자들이 “인민”이라고 하는데 이를 따를 것이냐고]. 이렇게 반공 콤플렉스는 “인민”을 헌법에서 지워버리고, 그 자리에 국민을, 노동기준 혹은 노동 기본법의 "노동"은 북쪽의 "노동당"을 연상하게 한다며 “근로기준법”으로, 노동자를 근로자로 바꿔버린 것이다.)

우리 헌법이 모법처럼 여긴 1919년 바이마르 헌법 제1조는 1949년 독일 기본법으로 바뀌면서 제1조는 “인간의 존엄은 침해되지 아니한다. 모든 국가 권력은 이를 존중하고 보호할 의무를 진다.”라고 "인간 존엄, 인권 보장을 첫머리에 두게 된다. 일본헌법 제9조 전쟁포기 조항때문에 "평화헌법"이라 부른다. 일본국민은 이 조문 개정을 반대한다. 점차로 반대하는 비율은 낮아지고 있지만, 이것이 일본을 지키는, 일본국민의 정체성이다.

제정헌법에서 제6공화국 헌법에 이르기까지, 헌법 제1조는 제구실을 못 했다. 그저 대상이었을 뿐, 가끔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을 때, 국민이 일어나(물) 배를 뒤집어 버렸을 뿐, 두 번 다시 몹쓸 배를 만들지 못하게 한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말이다. 제대로 된 배를 기대하기란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로서는 어렵다. 지은이는 대선 전에 이 책을 썼기에, 새 대통령에게 두 가지를 당부한다. 첫째 헌법을 잘 지키라(제66조 제2항) 헌법 수호 의무, 헌법 공부를 제대로 하라고 요즘, 헌법 필사책도 나와 있으니, 둘째로, 헌법 수호는 당연하고, 헌법 가치 구현에 힘써 달라는 것이다. 기회의 평등만을 논하는 ‘형식적 평등’에서 ‘실질적 평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역량 발휘를 해달라고, 이게 최소한이다. 물론 개헌도 해야 하지만,

헌법은 모든 국민이 만든 법이다. “날마다 헌법이다”

법률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만들지만, 헌법은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만든 법이기에 해석도 국민의 몫이다. 헌법의 해석은 힘을 갖는다. 개인의 헌법 해석은 사회 변화를 이끌고 헌법재판소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헌법의 힘은 헌법학자나 헌법재판소 판결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헌법이 있어야 하는 각자의 해석과 주장이 만들어내는 희망에서 나온다.

국민 각자가 헌법을 해석하고 자기 생활 분야에서 헌법을 적용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때 헌법 조항 하나하나는 국민 각자에게 적용되며, 헌법적 존재임을 주장하라고 만든 것이다. 따라서 한 사람이 일상에서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판단한 문제를 주장하거나 해결하는데 헌법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헌법 전문가나 헌법재판소에 기댈 필요도 없다.

국민 필독서 “헌법” 이제 한글 ㄱㄴㄷ만 배우면, 헌법 읽기를 해야 한다고 할 정도다. 광장 민주주의에서 헌법은 다시 태어났고, 이제 우리에게 걸어들어온다. 계엄선포 이후 대한민국 헌법은 국민에 의해 다시 쓰이고 있다. 개헌, 우리의 소원은 통일, 평화, 세계시민 등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담아내고, 차별과 혐오, 불평등의 부조리한 현상과 상황에 헌법 조항을 들어 따져야 한다. 그래야 헌법이 살아있는 것이고, 우리 삶이 날마다 헌법인 것이다.

헌법 전문과 130개 조문만으로 국민 생활을 규정하기에 부족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날마다 내 권리를 위해 즉,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국가의 기본질서를 확립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헌법에 관한 이해는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필수적인 소양임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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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터블 리더십 - 적응하고, 성장하고, 진화하라
이찬.김재은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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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컨버터블 리더십을 생각할 시기

전환 가능한 리더십의 핵심은 “전환의 사이클”이다. 지은이 이찬과 김재은은 산업인력개발학을 연구한다. “산업인력개발”이라는 표현이 노동력의 재구성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른바 HRD(휴먼리소스디벨로프먼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약자와 같다.

전환의 사이클의 구성요소, 즉 핵심 흐름은 배우기(L), 버리기(U), 다시 배우기(R)=LUR, 라는 개념을 통해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적응과 성장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데, 이 사이클은 급변하는 세상 특히 AI 시대에서 컨버터블 리더십의 핵심기반을 형성, 개인과 조직이 지속해서 발전하는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이 책의 목적은 전환의 사이클, 배우기, 버리기, 다시 배우기는 컨버터블 리더십의 핵심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자기 인식을 바탕으로 리더십을 전환하는 방법, 둘째, 일과 학습의 균형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 셋째,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핵심 역량과 개발 방법, 넷째, 멀티 세대 사이 협력을 촉진하는 실용적 접근법, 다섯째, 변화를 내재화하며 조직 전환을 이끄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서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전환은 크게 세 차원에서 이루어지기에 내용 구성도 이 순서에 따라 1부 ‘관점의 전환’에서는 자신과 세상을 보는 시각의 변화, 모든 전환의 출발점이다. 시각을 달리하여 나와 주위의 세계를 위한 변화의 기초를 다진다. 2부 ‘리더십의 전환’에서는 지시와 통제에서 코칭과 협력으로 고정된 리더십에서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변화하는 리더십으로 전환을 의미한다. 3부 ‘조직의 전환’에서는 개인의 변화를 넘어 조직의 변화로, 국내 유수의 사례를 소개한다.

관점의 전환

출발지에서 AI 집단 지성까지 4장을 그 중심에 AI가 있다. AI를 정확히 인간이 하는 일을 돕는 보조수단으로써 규정하는데, AI와 협업하는 시너지효과를, 핵심은 AI를 대하는 관점이다. AI는 두려운 존재인가? 아니면 아를 성장시킬 기회인가?, 세상은 어떤 생각으로 보는 가에 달려있음을 강조한다. AI가 내 일자리를 빼앗게 될까요, AI를 도입하면 정말 매출이 더 좋아질까요?

다 틀렸다. 지은이들이 강조하는 것은 AI는 어디까지나 인간 일을 돕는 도구일 뿐이며 도입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변화에서 시작된다고,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막연한 불안감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나 자신의 막연한 불안감에서 시작된다. 도구는 도구일 뿐,

결정적으로 워러밸은 왜 중요할까? 라는 함의, Work-Learning Balance 즉 일과 학습의 균형은 시대의 유행이 아니라 경쟁력, 지속가능성, 생존에 절대적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첫째는 경쟁력의 문제, 이미 AI와 자동화가 인간의 노동과 인지 능력을 대체해나가고 있는데, 결국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개인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AI가 닿을 수 없는 지점을 발전시키는 인간에게 남은 유일한 전략이다. 둘째, 지속가능성의 문제다. AI 시대에 개인에게는 평생 고용 가능성을 전략적으로 확보하는 일이며, 조직에는 안정적인 학습 문화를 통해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력을 높여 끊임없는 성장과 혁신을 일궈내는 일이다. 결국, 1년 계약을 반복갱신하는 불안감은 안정적인 학습 문화를 이뤄낼 수 없다는 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셋째는 생존의 문제다. 빠르게 배우는 것은 살아남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러밸 개념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위한 결정적인 해법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

리더십의 전환

컨버터블 리더십, 리더가 되고 싶지 않는 시대(리더 포비아), 왜 직장인들은 승진과 권한이라는 전통적 성공의 사다리를 거부하고 있을까? 리더십의 현실, 왜 열성을 다하지 않을까? 지은이는 열 가지를 제시한다.

리더에 대한 부정적인식, 전문성 상실에 관한 두려움, 매력적이지 않은 롤모델, 책임과 보상의 불균형, 새로운 경력의 패러다음(의도적 언보싱), 일과 삶의 균형을 우선하는 가치관의 변화, 리더가 돼도 최소한의 책임만 수행하는 조용한 퇴직현상, 커피 배징현상으로 상징된 회사에 와서 얼굴만 비치고 재택근무로 돌아가는 현상, 거기에다 정체된 직급으로 인한 좌절감, 그리고 마지막으로 리더십 훈련의 부재를 들 수 있다. 이른바 준비되지 않은 승진하게 되면 ‘피터의 원리’현상이 발생, 심각한 스트레스와 자신감 상실 등이 일어난다. 리더십의 왜곡현상, 리더십은 어떻게 갖춰야하나가 문제인 것이다. 여기서 등장한 것이 “컨버터블 리더십”의 실천, 상황에 맞게 변화하라는 것이다.

관리자가 아니라 성장 촉진자와 전략적 팔로어로, 수직구조에서 수평구조로,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기업의 리더십, 도요타자동차의 간부론이다. 관리자라는 표현은 관용적으로 일단 봐두고, “부하”나 “팀원”의 사업내용 이해와 기획으로 상사를 평가는 것이다. 부하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전략적 코치이며 전략적으로 팔로어로 이른바 길라잡이 안내역을 한다는 점이다.

조직의 전환

AI시대의 조직 문화의 재정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남이 만든 규칙이 아니라, 우리만의 규칙이다.” 이 말은 조직이 AI를 효과적으로 통합하면서도 인간 중심의 가치를 지키는 고유한 규칙과 문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선제적 대응능력, 고객의 잠재적 니즈 발굴, 새로운 가치 창조를 위해서는 조직의 전환이 요구된다. 유연한 대응을 위한 자율 주행 조직 세 가지 핵심 요소는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첫째 신뢰, 책임, 소속감이다.

이 책은 전환가능한, 전환할 수 있는, 고정된 사고나 전통 혹은 경직된 리더십은 위에서 본 것처럼 리더십 자체를 왜곡한다. 워러밸의 기초 또한 안정된 장기고용이라는 환경 자체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현재 한국 노동시장 구조를 확장해보면 AI도입이 우선 필요한 영역과 그렇지 못한 영역은 노동계약구조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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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판소리 - 조선의 오페라로 빠져드는 소리여행 방구석 시리즈 3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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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조선의 오페라로 빠져드는 “방구석 판소리”

오페라라... 서양의 창극과 조선의 그것은 다르지 않나. 왜 부제에 조선의 오페라라는 표현을 썼을까?, 책을 받아들고 네이버사전을 찾아보니, “광대 한 사람이 고수(鼓手)의 북장단에 맞추어 서사적(敍事的)인 이야기를 소리와 아니리로 엮어 발림을 곁들이며 구연(口演)하는 우리 고유의 민속악”이라 풀이했는데, 한자로는 창극, 극창이라한다. 서양의 오페라와 흡사하다. 아마도 설명을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 구성은 5부로 1부 ‘조선의 오페라- 판소리 다섯마당-, 심청가, 흥보가,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 2부 ’잃어버린 조선의 아리아들- 타령 네 마당- 옹고집타령, 장끼타령, 변강쇠타령, 숙영낭자타령, 3부 ‘삼국시대 뮤지컬-향가-’ 도솔가, 서동요, 헌화가&해가, 처용가, 원가, 4부 ‘고전의 발라드-고전시가-’ 하여가&단심가, 임제의 한우가& 한우의 회답시, 황진이와 소세양 이야기, 홍랑과 최경창 이야기, 5부 ‘달빛 아래 붉은 실-고전소설-’ 이생규장전, 옥단춘전, 금방울전, 정수정전‘ 이 실려있다. 제목만 들어본 것들도 있어 흥미롭다.

판소리의 기원과 사회적 역할

판소리의 기원은 조선 시대 초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 시기에 민중의 삶과 감정을 담은 이야기들이 구술 형태로 전해져 왔다. 판소리는 일반적으로 한 명의 소리꾼과 한 명의 고수(북치는 사람)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리꾼은 다양한 목소리와 표현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이러한 특징은 판소리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하나의 종합 예술로서 발전하는 데 이바지했다.

판소리는 그 자체로도 중요한 예술이지만, 사회적 역할 또한 컸다. 특히 판소리는 민중의 삶을 반영하고, 그들의 고난과 희망을 노래하는 매개체로 기능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억압된 민족 정서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으며, 이를 통해 사람들은 판소리를 통해 위로와 힘을 얻었다. 판소리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문화적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판소리는 한국의 전통 문화유산으로서 그 의미가 더욱 깊어진다.

현존하는 판소리 다섯마당, 효와 사회적 약자를 향한 동정과 배려, 자기 결정성, 권력의 생리, 민초의 삶

판소리는 조선 중기와 후기 동안 더욱 발전하였으며, 특히 18세기에는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 등 여러 가지 대표적인 판소리 작품이 탄생한다. 이 시기는 판소리가 정형화되고, 다양한 기법과 표현 방식이 발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판소리는 민속적인 요소와 더불어 사대부와 양반층의 문화, 당대 최고의 가치였던 “효”를 비롯한 삼강오륜의 질서의 영향을 받으면서 그 예술적 깊이, 그리고 방향은 민속 공연을 넘어, 한국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중요한 예술 장르로 자리매김한다.

심청의 “효”, 그리고 효의 미덕을 종교적 테마와 결합시킨 점을 지은이는 눈여겨 봤다. 효의 실천이 단순히 도덕적 가치에서 벗어나 신의 은혜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독창적인 서사라고 본 지은이의 설명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아비보다 먼저 목숨을 내던진 심청은불효이지만, 결국에는 황후가 되어 아버지의 눈을 뜨게 만든 심청의 원동력은 아버지를 위한 효, 그것 하나뿐일 것이다.

흥보의 “우애”와 “권선징악”의 심층에 깔린 인문학적, 철학적 요소, 고통과 희망, 사회적 약자에 관한 동정, 정의와 부조리를, 춘향가 “의리”는 자기 결정권, 심리적으로는 자기 결정성 “나”라는 존재인식과 이어지는 한편, 사회적 계급과 권력의 문제를 다룬다.

수궁가의 별주부와 토끼가 상징하는 의미는 권력의 생리를, 강약의 갈등을, 사회의 복잡한 관계와 권모술수를 우화적으로 표현한다. 삼국지의 “적벽”대전의 “적벽가” 지은이는 위,촉,오의 유명한 인물보다는 이름없는 민초, 군사들의 고충을 적벽에서 집어내었다.

하여가와 단심가

이방원은 이성계와 대척하는 정몽주를 향해, <하여가>를,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성황당 뒷담이 무너진들 또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하여 죽지 않은들 또 어떠하리" 정몽주는 유명한 <단심가>로 방원의 제안을 거절하는데, "이 몸이 죽고죽어, 일백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211~212쪽), 이방원은 포섭할 수 없다면 제 편으로 끌어들일 수 없다면, 살려둘 수 없는 두려운 적 정몽주를 죽인다. 그리고 그의 앞 길을 막아선 정도전도 죽인다. 하지만, 정몽주는 신원된다. 그의 충정과 의리는 보편적이었기에, 그리고 문묘배향하는데, 이방원의 무서움은 적이지만 인물평가는 냉정하게, 그리고 이를 알리는 태도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막힌 한 수라는 생각이 든다.

처용가, 고통을 넘은 용서의 춤의 새로운 해석

아내를 범한 역신을 본 처용. 어쩌면 역신은 그 시대에 두려웠던 것이나 문제시 됐던 그 무엇일지도 모른다. 우리 시대의 역신은 무엇일까?, 현대 사회에서 두려움의 대상은 다양해지고 또 넓어졌다. 처용, 당대의 역신이란 상징적 존재로서 타락한 화랑의 후예, 병든 도시의 한량이나 패륜아였을지도, 그렇다면 여전히 처용가는 과거의 한 때, 그때 그일이 아닌 현재진행형일수도 있다는 점이, 처용가를 그저 교과서 속 고전으로 박제된 오래된 향가가 아니라 터벅터벅 시대의 경계를 넘어 현재로 온 처용으로 살아난다.

이 책 안에 실린 이야기는 그저 우리가 아는 그런 판소리이나 타령, 향가나 고전 소설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삶의 문학과 예술이란 점을 드러내고 있다. 낡고 익숙해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던 가치, 아는 것 만큼 보인다는 누구의 말이 생각나게 하는 이 책은 우리 선조들의 삶 속으로 끌어당기는 타임머신처럼 다가온다.

방구석의 판소리 역시, 이전의 “방구석” 시리즈와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뮤지컬, 오페라에 이어 판소리까지, 지은이의 역량이 돋보인다. 무엇보다도 너무나 당연하다 싶은 고전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들어맞는다. 딱 그만큼, 방구석 시리즈는 눈높이를 한층 높여준다. 인문학적 접근으로 새롭게 톺아본는 책,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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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파괴자
로빈 스턴 지음, 신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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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친밀한 파괴자- 가스라이팅의 실체-

가스라이팅이란 단어를 만든 로빈 스톤, 가스라이터란 상대를 정서적으로 조종하는 가해자를 의미하는데, 요즘은 이 단어로 넘쳐난다. 도널드 트럼프도 가스라이터라고 불릴 정도이니 말이다. 요즘, 가스라이팅의 가스라이터(가해자)가 가스라이티(피해자)를 마치 꼭두각시나 인형극의 인형처럼 줄로 조정한다고 정의하는데, 지은이의 생각을 따르면, 손뼉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가스라이터와 가스라이티는 공동 책임을 진다고, 가스라이티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만 가스라이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란다.

가해자가 상황이나 심리를 교묘하게 조작해 피해자가 자신의 현실감과 판단력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 가스라이팅의 일차적 원인이지만, 피해자 역시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가해자가 봐 주길 바라고 그의 인정을 얻으려고 애쓰는 것도 지나칠 수 없다. 이 대목은 양비론이다. 어느 한쪽이 냉철한 사고를 하면 가스라이팅은 성립되지 않는다. 아예 일어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우리는 “양비론”이란 사고에 의아해한다. 가해자가 있으면 피해자가 있게 마련인데, 피해자도 잘못이 있다니... 하지만, 이게 “가스라이팅”의 구조다. 지은이는 가스라이팅이란 용어를 오래전 연극<가스등>이 1944년에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가스등>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사기꾼인 남편은 아내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 사기 결혼을 한 것인데, 아내는 자신이 진짜로 정신이 이상해진 게 아닌가 싶어 현실감과 판단력이 흐려지게 된다. 마치 나치 독일의 선전장관 괴벨스의 말처럼 거짓말로 백 번 하면 진짜가 돼버리는 것처럼. 여기에서 가스라이팅의 핵심은 여기서 핵심은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상대방에게 사랑과 인정을 갈구하는 사람일수록 가스라이팅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여러 명의 사례가 주된 흐름을 이룬다. 젊고 친절하고 사람들에게 다정한 ‘케이트’,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전문직 여성인 ‘로즈’, 젊은 청년 미첼, 대기업 시장분석가 멜라니, 이들에게 일어난 일들을 1단계, 2단계, 3단계로 나눠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좇아간다. 이들은 어떻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게 되는가?, 이들의 이야기에는 공통으로 자신을 항상 형편없이 취급하지만, 떨쳐버릴 수 없는 특별한 인물이 포함돼 있다. 당신은 가스라이팅을 당하기 쉬운 타입인가를 확인하는 20개의 항목을 올려놓고 읽는 이에게 답을 달게 해 본다.

책 구성은 7장이며, 1장 ‘가스라이팅이란 무엇인가’에서 가스라이팅의 세 단계와 유형, 가스라이팅이라는 병, 어떻게 원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나, 이 책의 총론 격으로 문제 제기와 결론을 담고 있다. 2장 ‘가스라이팅을 만드는 것들’ 에서는 장단 맞추기, 왜 가해자에게 맞추려는 걸까, 감정 이입의 덫을, 3~5장에서는 1~3단계(불안과 혼란, 그의 말이 맞을지도 몰라, 모두가 내 잘못이라는 순서로 옮아가면서 가스라이팅은 완결된다. 6장에서는 가스라이팅 차단하기, 7장 이 관계를 유지해야 할까, 8장 가스라이팅에서 자유로운 삶을 찾는 방법을 조언한다.

자신의 감정 이해하기

가스라이팅의 1단계의 특징은 ‘불신’이다 가해자의 지적에 피해자는 자기 생각이 혼란해지고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2단계에 들어서면 ‘자기방어’다. 상대방이 틀렸다는 증거를 찾고 그가 잘못을 인정하도록 지나칠 정도로 말다툼을 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 피해자는 자주 괴로움을 느끼거나 절망을 느끼고 상대와의 관계에 일말의 희망을 품는다. 3단계 ‘억압’이다. 이 단계에 이르면 전적으로 가해자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그래야만 가해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행동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플 플리져(친절 강박자)를 다룬 패트릭 킹의<거절하지 못하면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다>(웨일북, 2025)에서도 바운더리를, 차이 유린은 그의 책<관계는 틈이다>(밀리언서재, 2025)에서 마음 다스리기, 자기 성찰,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 남을 내 자리에 앉히고 끌려가는 삶은 “나”의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의 부속물로 사는 것이다. 나를 위해 살아가고 싶다면 “바운더리(경계)”를 그어라,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기에,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고 싶지만, 거절하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착각에 빠진다. 결국에는 가스라이팅을 당하여 자신 삶의 주인공 자리에 다른 사람을 앉히고, 그의 뜻에 따라 사는 삶이 된다고 말한다.

자기결정성, 나로서 살아가는 힘, 가스라이팅 예방

김은주의 책<자기 결정성, 나로서 살아가는 힘>(쌤앤파커스, 2025)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 가스라이팅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핵심은 나와 특별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정말 제 뜻인지, 자기 결정성이 강화되면 가스라이팅은 존재할 수 없게 된다. 관계성 향상 7가지 전략, 첫째, 사람들은 행복감 높은 사람에게 자석처럼 끌린다. 불행하고 외로운 이들에게는 좋은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삶은 공평하지 않다. 감정은 전염력이 강해서, 행복하고 친구도 많은 사람 주위에 사람이 몰리게 마련이다. 둘째, 관계는 먼저 깊어진 후에 넓어진다. 셋째, 모두의 사랑을 받을 수는 없다. 넷째, 다른 사람에게 기대하는 마음을 접는다. 다섯째, 늘 정중하게 사람을 대한다. 여섯째, 공감하고 또 공감하기, 일곱째, 새로운 사람에게만 친절한 사람은 외로울 수밖에 없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사람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사랑’과 ‘존중’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인정요구가 있어, 호감, 인정받고 싶어 한다. 또한, 사랑과 존중은 서로 배타적인 관계여서 한쪽이 강해지면 다른 한쪽이 약해진다는 고정된 관념이나 편견이 있다. 실은 사랑과 존경은 서로 촉매작용을 하기도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공감 또한 그렇다. 공감해주는 훈련도 필요하다. 행복이란 고정되거나 항구성을 갖는 감정이 아니라서 늘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의식적인 활동, 즉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기 성찰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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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곳을 보는, 화가 - 내 몸을 살리는 치유의 힘을 그리다
한명호 지음 / 한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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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내 몸을 살리는 치유의 힘을 그리다

지은이 한명호는 화가다. 중의학을 공부한 후, 보이지 않는 곳을 보는, 화가가 됐다. 그림을 그리듯 기와 혈을, 미술책을 많이 본다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의학 공부 많이 하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을까? 관점에 따라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모호한 물음이다. 모두 실천이 빠져있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의 차이가 주는 결과는, 지은이는 말기암 등 중증 질환을 스스로 극복하면서 본능이 일러준 치유의 힘에 따라 질병에서 벗어나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됐고 1부 ‘우리 몸과 기(氣)에 대한 기본 이해’에서는 기와 혈, 병의 본질, 호흡과 노화를 살펴본다. 2부 ‘질환과 증상’에서는 비장과 위장 등 오장 육부와 이비인후과, 암과 당뇨, 혈액순환, 성, 두뇌와 정신 등을 그리고 3부는 섭생으로 ‘음식, 약, 다이어트’를 살펴본다. 몸에 좋거나 나쁜 음식, 육류섭취, 약과 다이어트를...

다이어트 편

요즘 온 세상이 “다이어트”다. 옛날처럼 보릿고개라는 춘궁기도 없어지고, 늘 부족하다던 쌀도 넘쳐나고, 쌀 소비량도 줄어들었다. 대신에 오감을 유혹하는 먹을거리로 차고 넘쳐나는 시대다. 다이어트, 살이 찌다. 먹은 만큼 소비를 하지 못해, 남아도는 열량이 몸 안에 쌓고 쌓여 체중이 늘어나고 신진대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이른바 대사증후군(메타볼릭 신드롬)이,

지은이가 이 책에 설명하는 것 중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다이어트”다. 이를 살펴보면,

자세다. 병이 들지 않는 한 뚱뚱하다는 것은 맥상이 넓어 핏줄기가 굵게 형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게 세서 그 기를 맞추느라 혈이, 즉, 몸이 채워져서 뚱뚱해지는 것이다. 남자가 뚱뚱하다면 여자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 앉을 때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다리를 오므리고 앉아야, 그리고 찬물로 샤워하기, 피부 자극을 주면 살이 빠진다는 원리 그 자체다.

살찌기 싫다면 “김밥을 많이 먹어라” 세 줄, 두 줄에서 한 줄까지... 먹고 싶은 걸 싸서 먹으면 좋다고 했다. 아무튼, 살을 빼려면 먹을 생각을 해야 한다. 안 먹으면 오히려 허기져서 문제가 생길 거고 시쳇말로 위의 7부 정도를 채울 요량으로 음식을 먹으라고 했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지은이 발상법이 흥미롭다. 살을 빼려면 온종일 먹을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겁지겁이 아니라 먹고 싶은 것을 예쁘게, 건강하게 요리하고 잘 차려, 쾌적한 곳에서 음악을 들으며 오랫동안 음미하면서 먹어야 한다고, 먹을 것이 들어갈 때 준비운동을 해두면 적당량만 먹어도 충분히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또 반대로 살을 찌기 위해서 자꾸 먹을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계속 마를 것이다. 몸의 주인이 음식을 먹을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몸은 살을 내놓고 음식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기때문이다. 생각은 항상 몸을 이끈다. 아무튼 살에 관한 생각을 하는 순간 긴장감이 돌게 된다는 말이다. 아무 생각 없이 먹다가는 살찌기 쉽다는 말이기도 하다.

녹차 마시고 걷기, 옆구리 살을 쥐고 꼬집었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노폐물이 많이 쌓여있다는 것이다. 옆구리를 꼬집어도 아프지 않다면 비만도가 정상이다.

이 책의 일부인 다이어트 편을 검토해 봤다. 이 책은 보이지 않는 곳을 그려내는 것도 흥미롭지만, 매운 것에도 위로 올라오는 건 코끝이 찡하고, 아래로 드는 것은 항문이 따갑다는 것, 아주 흥미로운 설명이어서, 어렵게 원리를 소개하는 책보다는 접하기 쉽다. 특히 여성에게 많은 변비의 생성 원인 설명은 공감할 만하다. 그림을 많이 본다고 그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의학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해서 건강하게 장수하지 않는다는 생각, 그는 자신이 경험했던 암과 질병을 몸과 마음으로 극복했기에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듯 하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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