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정영훈 엮음, 이나래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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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군중(群衆)심리


한곳에 모인 많은 사람의 무리를 군중이라 하고 이들의 어떤 상태가 된 심리를 군중심리라 한다. 19세기 말 “군중심리”, 집단의 심리를 과학의 대상으로 삼은 최초의 연구서라는 평가를 받는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 20세기 초 노벨 물리학상 후보가 될 만큼 자연과학 연구도 활발히 진행했던 의사 출신의 철학자요, 심리학자이면서 과학자였던 만능 엔터테이너였다. 


그의 군중심리는 여러 판본이 나올 정도로 대중들에게 특히 정치인에게는 군중심리를 꿰뚫어 보면 지도자 반열에 올라설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그의 능력의 수준을 알게 해준다는 잣대가 되기도. 아마도 이는 르 봉도 예상치 못했던 건 아닐까? 그의 생각과 달리 <군중심리>는 여러모로 응용되고, 또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아니 여전히 그리고 지속해서 현대 정치, 광고, 미디어의 설득 전략, 심리적 방아쇠 등을 분석할 때도. 하지만 그는 군중심리의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반대로 보면 집단 심리, 군중심리는 늘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동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건설하지는 못해도 파괴는 할 수 있다는 군중심리의 원천은 “무의식”이다. 한 민족의 정체성, 원시적 기억 속에 자리한 문화, DNA에 새겨진 그 무엇이기도 하다. 


이 책의 구성은 3부 13장 체재이고, 1부 ‘군중의 정신’에서는 군중의 일반적 특징과 군중심리의 일체화 법칙을 논한다. 심리적 군중, 그저 많은 사람의 심리가 곧 집단 심리 군중심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군중이 보여주는 어떤 독특한 특징이 있어야 하고 이것이 나타나는 세 가지 원인을 지적했는데, 많은 사람의 어느 한곳으로 쏠리는 그리고 지배받고 조종되는 그 무엇이 들어가야 르 봉이 말하는 군중심리가 되는 것임을 설명한다. 2부 ‘군중의 견해와 믿음’은 어떻게 생기는가, 그 간접요인으로 그는 민족과 전통, 시간, 그리고 정치제도와 사회제도, 학습과 교육이라는 5가지를 들고 있다. 직접적인 요인으로는 이미지, 단어와 경구, 또 환상, 경험, 이성의 4가지, 정치인 팬덤은 어디에서 비롯될까, 군중의 지도자는 과연 어떤 사람인지(요즘 한국 사회의 고민이지 않을까 싶다), 3부 ‘군중의 다양한 유형 분류와 묘사’에서는 어떻게 군중을 분류하는지 이질적 군중과 동질적 군중, 범죄자로 분류되는 군중, 유권자 군중, 의회 군중 등 우리가 군중이라 부르고 군중심리라 구분 없이 부르는 그것 안에, 미묘하게 차이가 있고 때때로 결이 다름을 느낄 수도 있다. 


군중은 무의식에 지배를 받는다


무의식이 군중이 갖는 힘일지도 모른다. 자연에서 오직 본능에 의존하는 존재가 놀라울 정도로 복잡한 행동을 보여줄 때 우리는 경탄한다. 이성은 인류에게 낯선 능력이다. 군중의 심리적 특성 중 일부는 개인에게도 나타날 수 있지만, 군중에게만 절대적으로 고유하며 오직 집단에서 나 타는데, 아마도 예비군훈련장과도 같지 않을까 싶다. 같은 옷을 입고 신분도 직업도 모르기에 개인의 사회적 지위 등에 억눌렀던 본능이 표출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아무 데나 소변을 보고, 욕지거리하는 등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왜 그럴까, 그 메커니즘은 집단정신의 공유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말이다. 군중을 구성하는 개인이 어떤 사람이든 각각의 생활방식, 직업, 성격이 비슷하든 그렇지 않든, 단지 군중의 일원이 됐다는 것만으로 구성원 모두가 집단정신을 공유한다. 지킬과 하이드처럼, 혼자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드러나는 것인데, 다른 방식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르 봉은 세 가지 원인을 지적한다. 첫째가 본능억제로부터 해방이다. 둘째는 전염이다. 셋째 피암시성이다. 즉 홀로, 개별적으로 활동할 때 나타나는 개인의 성향과 완전히 반대되는 고유한 특성을 끄집어내기 때문이다. 예비군훈련장이란 공간, 개개인이 모여 군중이 되는 순간, 자신을 억눌렀던 그 무언가로부터 해방감을 느끼고 이 해방감은 전염되고, 인간의 잠재된 또 다른 나를 끄집어내기에. 군중심리를 해부해 보면 바로 이런 것이다. 이성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동물적 본능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군중은 언제나 개별적으로 행동하는 개인보다 지적으로 열등하다. 


모든 것은 군중이 어떤 방식으로 암시를 받느냐에 달려있다


군중을 범죄적 관점에서(부정적인 측면) 접근한 학자들은 군중이 상황에 따라 개인보다 더 나을 때도 있고 더 나쁠 때도 있다는 사실을 놓친 것이다(아주 단순하면서도 지나치게 극단으로 치닫는 이중적 특성이 존재하지만). 영광과 명예에 열광하며 음식도 무기도 거의 갖추지 못한 채 적들과 맞서 싸우려는 의지가 어디서 나오며 이들은 누구인가, 바로 군중이었다. 그렇다면 군중의 감정과 도덕성은? 군중에 속해 있으면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이 작동, 감정이 한층 격렬해지고 극단적으로 표출, 군중의 규모가 클수록 처벌받지 않는다는 확신이 더욱 강해진다(태극기 부대, 트럼프 대선 후 미국의사당 침입과 서부지원 침탈 등에서 보이듯), 아울러 군중 안의 감정은 대부분 부정적인 방향으로 폭발하는데, 이런 경향은 원시시대 때부터 유전적으로 전해지는 본능 때문이라는 르 봉의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책임감이 강한 개인은 처벌이 두려워 이러한 본능을 억누르려 한다. 



감정적으로 고조된 군중에 불을 지피려는 연설가는 과격한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남발해야만 한다. 과장하고 확언하고 반복하되 절대로 추론을 통해 그 무엇도 논증하려고 들지 말 것, 이것이 대중 집회 연설가, 선동가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설득의 비법이다. 군중은 자신들이 숭배하는 영웅들 역시 감정을 극적으로 과장해 표현해주기를 바란다.



군중심리의 메커니즘, 이성도 지성도 작동하지 않는다


연극을 볼 때 주인공에게 현실에서는 결코 실현될 수 없는 용기, 도덕성, 미덕 등의 자질을 기대한다는 점은 이러한 군중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는다. 군중은 오로지 감정만을 과장하므로 지성은 절대 과장되지 않는다는 사실. 단순하고 극단적인 감정만 경험한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 이해는 이 책을 제대로 읽는다면 눈에 보일 것이다. “군중심리”가 작동하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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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과 콩뿌리 (한글 + 영문판) - 잭과 콩나무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세계 최초의 AI 패스티시 소설 인공지능 세계문학 시리즈
미히 지음 / 가나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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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인공지능 세계문학 시리즈로 나온 <잭과 콩뿌리>는 AI 패스티시 라는 새로운 장르의 글쓰기다. 인공지능을 활용 원작의 조각을 짜 맞춰 새로 작품을 만드는 양식으로 패러디와는 다른 의미로 쓰인다. 어쨌든 74쪽 분량의 한글본과 나머지 영어본, 원작 <잭과 콩나무>는 영국 잉글랜드의 대표적인 민화다. 주인공 게으름뱅이 잭은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이들의 어느 날 먹을 것이 다 떨어지자 내다 팔만한 소 한 마리를 주면서 팔아서 먹을 것을 구해오라고 했는데, 잭은 길에서 나그네를 만나 소를 신비한 콩 3개(혹은 5개라고 하기도)와 맞바꿔오고, 어머니는 화가 나서 콩을 집 밖으로 던져버리는데, 다음 날 아침 콩나무가 커다랗게 자랐다. 잭은 콩나무를 타고 하늘나라의 거인성에 들어가서 거인이 잠든 틈을 타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훔치고, 다시 콩나무를 타고 올라가 금자루를, 세 번째로는 노래하는 하프를 훔쳐 오려는데 거인이 잠에서 깨어나. 아무튼 거인은 나무에서 떨어져 죽고, 잭과 어머니는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의 유래는 북유럽 신화인 하늘, 땅, 세상을 잇는 물푸레나무에 관한 이야기라는 설이 있다. 아무튼 하프는 ‘바람’, 금화 자루는 ‘비’, 거위는(때로는 암탉)‘태양’을 상징하여, 인간 생활에 필요한 것을 거인이라는 절대자 혹은 하늘에서 다시 찾아온다는 이야기다.


하늘나라에는 거인이, 땅속나라에는 소인이, 그리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몰락이란 이름의 괴물로


이 이야기는 잭과 콩나무의 후속편이며 지은이는 미히(필명: 나에게 너가 항상 존재한다는 뜻)다. 콩나무를 도끼로 패서 쓰러뜨린 후 20년이나 이제는 어른이 되어 가정을 꾸리고 아들도 있는 잭, 그는 어느날 문득 지난날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발견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라 콩뿌리 아래 지하세계로 모험을 떠나는데, 이곳은 거인의 세계가 아닌 체구가 작은 소인들이 살았다. 지하인들의 도시 테라리움, 수도는 크리스타리움이라 부른다. 지하인들의 생명줄인 호수와 반짝이는 보석, 지혜롭게 석유가 흐르는 강을 사용해온 지하인들을 보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잭, 지하세게의 신비감에 젖어있을 때, 테라리움 사람들은 몰락과 싸움을 하는 중이었다. 몰락이라는 괴물이 지하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평온을 깨뜨렸다. 잭은 지하인들과 함께 몰락을 물리치기로 했다. 물락의 세계에 들어서, 몰락을 본 순간 그가 하늘나라 거인성에서 훔쳐 왔던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음을 알았다. 몰락은 잭을 보자 평온해졌다. 잭은 지하인들에게 재앙을 불어오는 존재 몰락, 거위를 지상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지하의 수도 테라리움의 지도자 하데스(염라대왕)는 잭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지은이는 작가의 말에서 잭과 콩뿌리는 신비한 지하세계를 배경으로 다야한 생물들과의 만남과 잭의 성장을 그렸으며, 용기, 협력, 사랑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늘과 지상을 잇는 공간에서는 태양으로 "생명을 주는 존재", 지하세계에서는 "생명을 앗아가는 존재"


이 후속편<잭과 콩뿌리>은 어떤 의미일까, 하늘에서 훔쳐 온 태양이 지하로 묻혔고 이로 인해 지하의 평온을 깨뜨리는 몰락이 됐다고, 태양의 몰락은 불안이다. 불안했기에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주변의 모든 것을 파괴했던 것이다. 그렇다. 떠오르는 태양이 일순 떨어져 내리면 몰락(沒落), 쓸모없게 되었다는 뜻이다. 태양이 쓸모없게 되면 암흑의 시대다. 암흑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을 억압하는 태양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태양을 지상으로 끌어내오면, 모든 것은 본래 대로 돌아간다는 뜻인가, 해석은 가지가지, 기후 위기의 상징인 듯 보이는 태양은 곧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모든 생산은 태양이 있어야만 가능하기에, 그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저주, 자원의 고갈인가, 그리고 지하 생물들은 나름의 결속된 공동체에는 다양한 생명체가 함께 산다. 마치 영화 <아바타>의 생명존중사상처럼,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오만함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 종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악조건 속에서도 힘을 모아 함께 살아남았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인공지능이 씨줄과 날줄을 원작에서 가져와 엮은 탓에 온전한 해석은 작자나 가능할지 모르겠다. 지하의 금화 자루는 물, 하프는 지하를 통하는 바람일까, 하늘과 땅의 모험을 한 잭의 다음 여정은 어디일까? 왜 이런 내용으로 전개한 것일까, AI는 도대체 원작의 함의를 속속들이 파악한 것일까? 패스티시도 그렇지만, AI 패스티시는 전혀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잭과 콩나무의 하늘에서 잭과 콩뿌리로, 세상의 심연을 보여주고자 함인가,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흥미롭고도 도전적이다. 왜 이런 내용으로 만들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오히려 AI 패스티시 장르의 이야기책을 찾게 할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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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보고서
김진욱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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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여러분이 재판관이라면?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장을 맡았던 지은이 김진욱 변호사는 판사와 대형로펌, 헌법재판소에서 10여 년 동안 연구관으로 “헌법”사건을 다뤘다. 그의 전작<공수처, 아무도 가지 않는 길>에서 헌법 제1조의 의미를 무겁게 그리고 뚜렷하게 밝힌 바 있다. 우리 삶 속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문장이 살아있고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면, 대통령 탄핵의 심판관은 국민 여러분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는 2016년 박근혜 탄핵 재판을 지켜보면 “탄핵의 사유”를 눈여겨보고 이를 연구 주제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탄핵을 주제로 국내외에 논문을 발표하기도, 2020년 “대통령 탄핵 사유”를 주제로 박사학위 청구논문 집필 중 공수처장이 되면서, 중단했던 연구를 이번 탄핵 심판을 계기로 다시 시작했다고 한다. 지은이의 이 글은 국민 여러분 재판관이라면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할지, 그러기 위해서는 탄핵 혹은 파면 사유가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일종의 쟁점 보고서다.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 대통령 탄핵제도가 미국의 그것을 계수, 채택한 것이어서 미국의 탄핵제도, 특히 대통령 탄핵소추[(230년 동안 5건 1868년 존슨, 1974년 닉슨, 1998년 클린턴, 2019년 트럼프 1(권력남용), 2차(내란 선동)] 경험과 한국도 2004년 노무현, 2016년 박근혜 탄핵 사유를 살펴보는 것이 유의미하다. 이를 바탕으로 한, 미의 탄핵 사유를 비교하면서 세 번째 대통령 탄핵 사건을 국민(재판관)에게 ‘대통령을 어떤 이유로 탄핵할 수 있는지, 또 파면할 수 있는지’ 중요 쟁점을 정리해서 보고하는 형식이다. 

 

책 구성은 3부 8장 체재이며, 1부 ‘왜 탄핵인가?’, 탄핵이란 무엇인가(1장)에서는 우선 탄핵의 의미와 그 역사를 조선 시대 사간원의 관리 ‘탄핵’, 영미의 탄핵제도, 두 국가의 제도가 달리 만들어진 배경 등을 소개한다. 민주공화국과 탄핵(2장)에서는 ‘대통령 탄핵에 대한 논의’와 ‘미국 헌법상 대통령 탄핵의 의미와 절차를 살펴본다. 2부 ’미국 대통령들은 왜 탄핵을 당했나(3장~6장까지)에서는 4명의 대통령의 탄핵 사유를 본다. 3부 한국 대통령들은 왜 탄핵을 당했나(7장~8장), 노무현, 박근혜까지 톺아본다. 

 

미국의 대통령 탄핵제도와 사유

 

탄핵은 대통령 자신은 물론이고 그 측근들의 잘못에 대해서도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는 경우 그 책임을 묻기 위해 만들어진 형사절차다. 탄핵 사유는 ‘중대한 범죄와 비행’이다. ‘반역’ ‘뇌물’과 같은 중대한 범죄와 이와 같은 급으로 여길 수 있는 범죄뿐만 범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대통령을 더는 대통령직에 둘 수 없을 만한 비행도 포함한다는 것인데, 이는 엄격하게 범죄구성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대통령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비행으로 국가와 사회에 해악을 끼치거나 위협하는 헌정질서 위반 그 자체가 중요한 탄핵 이유이기에 그렇다. 지은이가 인용한 “미국 의회 사무국보고서”에서도 미국의 탄핵제도는 연방헌법에 따른 체제 유지(헌정)가 주된 목적이라고 했고, 대통령 같은 권력자가 자행하는 ‘권리남용’에 대한 대응책으로 마련된 것임을 강조했다(책 85쪽)

 

트럼프 2차 탄핵, 내란 선동


트럼프 2차 탄핵(내란 선동)은 미 대선 결과에 불복, 민주당이 엄청난 선거 사기를 범했다며 트럼프는 트위터(현재 X) 메시지를 통해 내년(2016) 1.6. 큰 저항이 있을 것이다. 참석하라, 저항은 거칠 것이라고 선동, 미 하원의 탄핵 사유는 “내란 선동”했다는 단 1개다. 사실상 트럼프 임기 만료 후에 민간인 신분이 된 트럼프에 대한 탄핵은 의미 없음으로라는 이유로 무죄가 된 셈(상원에서 대통령 파면이 되려면 67명의 상원의원이 찬성해야 하는데, 유죄 57표, 무죄 43표로 부결), 공화당 상원의원 7명이 민주당에 동참 유죄표를 던졌고, 무죄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가 민간인이라서 아무런 의미가 없기에 무죄 즉 반대표를 던진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어쨌든 트럼프의 행위는 ‘중대한 범죄와 비행’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컸고, 대국민 여론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8%가 트럼프가 유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무현 탄핵에서 본 대통령 탄핵, 파면에 있어 중대성 문제

 

헌법재판소는 노무현 대통령이나 청와대 수석의 발언에 대해 3가지의 헌법위반(헌법수호 의무 위반과 헌법 제72조 위반) 또는 법률위반(공직선거법상 선거 중립의무 위반)을 인정했지만, 이런 위반은 대통령을 파면할 중대한 사유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중대한” 사유가 아니다. 헌재는 대통령 임기 중 파면하기 위해서는 중대한 위반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는 미국 대통령 탄핵 사유의 ‘중대한 범죄와 비행’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한다. 중대성은 헌법수호관점에서 중대해야 하고 국민의 신임 배반의 관점에서 중요해야 한다.

 

박근혜 탄핵 사유, 헌법과 법률위반

 

헌법재판소는 1) 공익실현 의무 위반, 2) 기업의 자유와 재산권 침해, 3) 국가공무원법상 비밀엄수의무 위반의 3가지를 대통령의 헌법위반 또는 법률위반으로 인정했다. 첫째, 최순실의 국정농단 허용에 따라 국민주권주의, 대의민주주의 본질을 훼손, 비선 인치주의를 행하여 법치주의 위반이라는 국회의 주장을 헌법 제7조 1항의 대통령이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 행위를 하지 않고 극히 일부 사람을 위한 봉사자처럼 행위를 하여 ‘공익실현 의무’ 위반이라고 약하게 인정,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대의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행위로 대통령의 공익실현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인정, 노무현의 탄핵 사건의 판단 틀을 그대로 유지했다. 헌법수호관점과 국민의 신임 배반의 관점에서 “중대해야 한다”라고, 

 

자, 이제 판결의 시간이 다가온다. 국민(재판관) 여러분, 어떤 결정을 내리려 하시나요?, 2024.12.3. 밤에 대통령이 발동한 비상계엄은 헌법 질서를 어지럽혔나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하였나요. 이 모두 중대하게, ‘중대한 범죄와 비행’인가의 판단이 기본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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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이란 무엇인가 2 - 교정학자가 묻고 사형수가 답하다 감옥이란 무엇인가 2
이백철 외 1인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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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죄와 벌, 감옥이란 무엇인가?


교정학자 이백철의 <감옥이란 무엇인가 1> 철학자가 묻고 교정학자가 답하다에 이어, 2편에서는 교정학자가 묻고 사형수가 답하다라는 부제로 “감옥”이란 우리에게 무엇이며, 그 알려지지 않은 세계에서도 하루하루를 밖에 있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보낸다. 어찌 보면 “감옥은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의 정직한 그림자”라는 말처럼 말이다. 


경계, 격리, 이동의 자유 박탈, 행동의 제한하는 “감옥”, 미셸 푸코는 1975년에 펴낸 <감시와 처벌>(세창출판사, 2021)에서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 제안한 교도소의 한 형태인 파놉티콘(panopticon)처럼 현대 사회도 개인의 모든 것을 감시통제한다고 갈파했다. 그는 이 책에서 중세부터 현대 감옥의 역사 속에 숨겨진 권력관계를 다루고 있다. 인간의 정신 개조를 목적으로 하는 갱생(更生)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이나 태도를 바로잡아 본디의 옳은 생활로 되돌아가거나 발전된 생활로 나아감이다. 재판을 통한 징역 기간 설정은 범인이 마음을 바꿔 먹을 수 있는(개심) 범위 내에서 설정해야 한다(이 또한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할 문제). 궁극의 목적은 사회화, 즉 권력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존재로 만들어나가는 데 있다. 죄인은 이러한 권력의 존재에 대해 인식을 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감옥, 형벌과 함께 발전하는 학문이 교정학이기도 하다. 


이백철의 두 권의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특히 <감옥이란 무엇인가 2>는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과 함께 읽으면, 입체적인 조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형의 집행장인 감옥소, 형무소, 교화소나 교도소의 용어변천을 눈여겨보는 것도 흥미로운 작업이다. 교도소(矯導所)는 바로잡아 인도하는 곳이다. 


이 책은 이백철과 30년 넘게 감옥살이하는 사형수의 15년에 걸친 서신 왕래와 면담내용을 6장으로 구분하여 정리했다. 1장 ‘저는 대한민국 사형수입니다’에서는 한국의 사형제도와 대체 형벌을, 2장에서는 사형수의 이야기 너머로 보이는 한국 사회의 죄와 벌의 모습을, 범죄의 시작과 진화, 범죄는 왜 지속되는지, 묻지 마 범죄, 소년범죄, 범죄는 왜 일어나는가(범죄 원인론)를, 3장에서는 ‘사형수가 말하는 우리나라 감옥’, 이곳은 수용자와 교도관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 교도소의 하위문화, 구금형의 궁극적 목적을 사유하며 감옥인가, 교도소인가를 묻는다. 4장 ‘범죄로 이어진 가해자와 피해자’에서는 회복적 사법을, 5장 ‘죽임으로 시작하여 죽음으로 끝나는’에서는 자유와 죽음 그리고 고통을, 6장 ‘과연 사람은 변할 수 있는가’에서는 책 읽기, 신앙의 시작과 치료공동체 프로그램을, 


이 책의 문제의식 “과연 사람은 변할 수 있는가?”


다양한 견해가 예상되는 물음이다. 사람은 변할 수 있느냐는 철학적 명제, 그렇다는 것과 그렇지 않다는 증거는 역사를 들여다보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 책은 한 사형수의 개인사에서 그가 생활하는 교도소라는 특별한 사회 속 이야기를 거쳐 범죄론과 형벌, 인권 등의 거대 담론으로 이어진다. 본론으로 돌아가 과연 사람은 변할 수 있느냐는 물음은 사형수의 세계에서 시작해보자. 이백철은 이 책 첫머리에서 사상과 종교, 학문적 편향으로 보일 수 있는 대목이 있음을 미리 말해둔다고 읽는 이에 따라 불편함을 느끼기도 할 것이라고 말이다. 


우리 사회의 큰 이슈의 하나인 사형폐지론과 대체 형벌에 관해서 보자. 이에 관한 사형수의 의견은 갈린다. 죽일 거라면 실낱같은 삶의 기대가능성마저 끊어버리라는 견해와 인간 존엄의 보장, 누구도 어떤 명분도 사람을 생명을 끊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 책을 함께 쓴 사형수는 사형 그 자체의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접근했다. 죄를 반성하지 않고 죽는 것과 죄를 반성하면서 죽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죽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죄를 반성할 기회와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에둘러 사형제도 폐지를 주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신앙을 바탕으로 말하고 있다. 누군들 자기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하지만, 죽음의 의미를 자기 스스로 깊이 생각할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한국 사회는 아직도 사형제도 존치다. 실상은 27년째 사형집행을 하지 않은 사형폐지국으로 본다. 사형폐지론은 단순한 이분법이 아닌 피해자의 감정과 가해자의 인권보장(때로는 불협화음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본말이 전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이란 가치충돌과 갈등을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백철과 사형수의 대담, 묻는이 이백철의 물음에 다소 의문이 가는 대목도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지난 15년 동안에 답하는 이와 주고 받은 서신이라는 점을 전제로 하면 이해못할바도 아니다. 


감옥과 교도소, 회복적 사법 그리고 교도소의 일상 


이 밖에도 많은 쟁점이 들어있다. 감옥인가 교도소인가, 구금형의 애초 목적은 무엇인가 하는 따위다. 서두에 언급했던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을 함께 읽어보기를 권하는 이유도 바로 이 화두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와 연결되기에 그렇다. “회복적 사법” 또한 큰 이슈다. 지역사회, 피해자와 가해자의 처지를 고려하여 범죄 행동으로 생긴 피해를 바로잡는 것에 중점을 둔 이론으로 응보적 사법에 대응하는 것이다(이에 관한 참고서적으로는 하워드제어<회복적 정의 실현을 위한 사법의 이념과 실천>대장간, 2017).


또한 이 책은 우리에게 낯선 교도소 하위문화와 생활, 그들이 매일 겪고 있는 소음과 침묵의 사이, 재소자와 교도관 사이의 균형, 여기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사례들, 전체적으로는 죄와 벌의 보기 드문 사례집이다. 묻지마 살인, 대상 없는 분노 등의 다양한 강력범죄 현상들을 다시 되짚어보고 이해할 수 있다. 일반 교양서적으로서는 다소 어려울수도 있겠지만, 리걸마인드, 즉 법적 사고력에 흥미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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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테레지아 - 오스트리아 최초의 여왕 서양근대사총서 6
김장수 지음 / 푸른사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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