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이란 무엇인가 2 - 교정학자가 묻고 사형수가 답하다 감옥이란 무엇인가 2
이백철 외 1인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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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죄와 벌, 감옥이란 무엇인가?


교정학자 이백철의 <감옥이란 무엇인가 1> 철학자가 묻고 교정학자가 답하다에 이어, 2편에서는 교정학자가 묻고 사형수가 답하다라는 부제로 “감옥”이란 우리에게 무엇이며, 그 알려지지 않은 세계에서도 하루하루를 밖에 있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보낸다. 어찌 보면 “감옥은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의 정직한 그림자”라는 말처럼 말이다. 


경계, 격리, 이동의 자유 박탈, 행동의 제한하는 “감옥”, 미셸 푸코는 1975년에 펴낸 <감시와 처벌>(세창출판사, 2021)에서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 제안한 교도소의 한 형태인 파놉티콘(panopticon)처럼 현대 사회도 개인의 모든 것을 감시통제한다고 갈파했다. 그는 이 책에서 중세부터 현대 감옥의 역사 속에 숨겨진 권력관계를 다루고 있다. 인간의 정신 개조를 목적으로 하는 갱생(更生)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이나 태도를 바로잡아 본디의 옳은 생활로 되돌아가거나 발전된 생활로 나아감이다. 재판을 통한 징역 기간 설정은 범인이 마음을 바꿔 먹을 수 있는(개심) 범위 내에서 설정해야 한다(이 또한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할 문제). 궁극의 목적은 사회화, 즉 권력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존재로 만들어나가는 데 있다. 죄인은 이러한 권력의 존재에 대해 인식을 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감옥, 형벌과 함께 발전하는 학문이 교정학이기도 하다. 


이백철의 두 권의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특히 <감옥이란 무엇인가 2>는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과 함께 읽으면, 입체적인 조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형의 집행장인 감옥소, 형무소, 교화소나 교도소의 용어변천을 눈여겨보는 것도 흥미로운 작업이다. 교도소(矯導所)는 바로잡아 인도하는 곳이다. 


이 책은 이백철과 30년 넘게 감옥살이하는 사형수의 15년에 걸친 서신 왕래와 면담내용을 6장으로 구분하여 정리했다. 1장 ‘저는 대한민국 사형수입니다’에서는 한국의 사형제도와 대체 형벌을, 2장에서는 사형수의 이야기 너머로 보이는 한국 사회의 죄와 벌의 모습을, 범죄의 시작과 진화, 범죄는 왜 지속되는지, 묻지 마 범죄, 소년범죄, 범죄는 왜 일어나는가(범죄 원인론)를, 3장에서는 ‘사형수가 말하는 우리나라 감옥’, 이곳은 수용자와 교도관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 교도소의 하위문화, 구금형의 궁극적 목적을 사유하며 감옥인가, 교도소인가를 묻는다. 4장 ‘범죄로 이어진 가해자와 피해자’에서는 회복적 사법을, 5장 ‘죽임으로 시작하여 죽음으로 끝나는’에서는 자유와 죽음 그리고 고통을, 6장 ‘과연 사람은 변할 수 있는가’에서는 책 읽기, 신앙의 시작과 치료공동체 프로그램을, 


이 책의 문제의식 “과연 사람은 변할 수 있는가?”


다양한 견해가 예상되는 물음이다. 사람은 변할 수 있느냐는 철학적 명제, 그렇다는 것과 그렇지 않다는 증거는 역사를 들여다보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 책은 한 사형수의 개인사에서 그가 생활하는 교도소라는 특별한 사회 속 이야기를 거쳐 범죄론과 형벌, 인권 등의 거대 담론으로 이어진다. 본론으로 돌아가 과연 사람은 변할 수 있느냐는 물음은 사형수의 세계에서 시작해보자. 이백철은 이 책 첫머리에서 사상과 종교, 학문적 편향으로 보일 수 있는 대목이 있음을 미리 말해둔다고 읽는 이에 따라 불편함을 느끼기도 할 것이라고 말이다. 


우리 사회의 큰 이슈의 하나인 사형폐지론과 대체 형벌에 관해서 보자. 이에 관한 사형수의 의견은 갈린다. 죽일 거라면 실낱같은 삶의 기대가능성마저 끊어버리라는 견해와 인간 존엄의 보장, 누구도 어떤 명분도 사람을 생명을 끊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 책을 함께 쓴 사형수는 사형 그 자체의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접근했다. 죄를 반성하지 않고 죽는 것과 죄를 반성하면서 죽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죽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죄를 반성할 기회와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에둘러 사형제도 폐지를 주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신앙을 바탕으로 말하고 있다. 누군들 자기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하지만, 죽음의 의미를 자기 스스로 깊이 생각할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한국 사회는 아직도 사형제도 존치다. 실상은 27년째 사형집행을 하지 않은 사형폐지국으로 본다. 사형폐지론은 단순한 이분법이 아닌 피해자의 감정과 가해자의 인권보장(때로는 불협화음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본말이 전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이란 가치충돌과 갈등을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백철과 사형수의 대담, 묻는이 이백철의 물음에 다소 의문이 가는 대목도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지난 15년 동안에 답하는 이와 주고 받은 서신이라는 점을 전제로 하면 이해못할바도 아니다. 


감옥과 교도소, 회복적 사법 그리고 교도소의 일상 


이 밖에도 많은 쟁점이 들어있다. 감옥인가 교도소인가, 구금형의 애초 목적은 무엇인가 하는 따위다. 서두에 언급했던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을 함께 읽어보기를 권하는 이유도 바로 이 화두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와 연결되기에 그렇다. “회복적 사법” 또한 큰 이슈다. 지역사회, 피해자와 가해자의 처지를 고려하여 범죄 행동으로 생긴 피해를 바로잡는 것에 중점을 둔 이론으로 응보적 사법에 대응하는 것이다(이에 관한 참고서적으로는 하워드제어<회복적 정의 실현을 위한 사법의 이념과 실천>대장간, 2017).


또한 이 책은 우리에게 낯선 교도소 하위문화와 생활, 그들이 매일 겪고 있는 소음과 침묵의 사이, 재소자와 교도관 사이의 균형, 여기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사례들, 전체적으로는 죄와 벌의 보기 드문 사례집이다. 묻지마 살인, 대상 없는 분노 등의 다양한 강력범죄 현상들을 다시 되짚어보고 이해할 수 있다. 일반 교양서적으로서는 다소 어려울수도 있겠지만, 리걸마인드, 즉 법적 사고력에 흥미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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