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총을 가진 사나이 - 조선을 뒤흔든 예언서, <귀경잡록>이야기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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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경잡록시리즈>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 

 

이 소설집(귀경잡록 시리즈)에는 두 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와 암행어사다.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는 <귀경잡록>과 육십오능음양군자, 그리고 원린자와 좀비들이 등장한다. 영화 킹덤에서 병조판서로 분한 장동건, 그가 왕권탈취를 위해 음모를 꾸미듯, 이 소설에서는 병조판서 심형주가 역성혁명을 시도하려 했다. 

 

 

 

<귀경잡록>의 출현, 탁정암

 

세종 20년(1438년), 건국신화를 부정하고 백성을 미혹케 한다는 이유로 금서가 된 귀경잡록은 도참비서 가운데 하나였다. 시공간을 다스리는 무변유일극존신 육십오능음양군자, 즉 변화 없는 유일한 신으로 65개의 능력과 음양을 다스리는 자란 뜻이다. 우주삼라만상의 진정한 창업자, <귀경잡록>의 저자 탁정암[정암 조광조?, 정도령인가, 미륵인가, 이계에서 온 이들, 마치 프리테터를 연상케 하는 거북이 모양의 머리를 가진 귀갑자]은 조선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적을 ‘원린자(遠麟子-이른바 외계인으로 육십오능음양군자의 근왕병) 탁정암의 경계를 목적으로 지은 책이지만, 영리한 자들 이 책을 악용했다. 인간의 욕심, 육십오능음양군자 앞에서는 왕후장상의 씨가 별 의미가 없음을 깨우친 백성은 이 책을 혁명반란의 기치로 삼았고, 탐욕에 눈먼 세력가들은 권력형 범죄를 숨기기 위해 보이지 않는 원린자에게 자신의 혐의를 뒤집어씌웠다.

 

이 실존의 책, <귀경잡록>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리석은 금상, 기회를 노리는 귀양 간 대군, 역성혁명을 꿈꾸는 병조판서와 이응방 등과 같은 벼슬아치들...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 서만주>

 

포도청 종사관 서만주, 팔도에서 벌어진 증발사건, 사라진 자들 꿈에 나타난 원리자의 형상과 혼돈을 경험하고, 다음 날 뇌성(화승총 소리)과 함께 흔적도 없이…. 심지어는 병조판서 심형주마저 증발하고 만다. 

화승총소리는 듣고 사라진 이들은 순간 이동한다. 그리고 원리자의 군대, 좀비 군단이 된다. 프리테터와 킹덤의 하이브리드처럼...

 

증발자를 찾는 수사를 맡았던 포도청의 박 포교, 석포교, 최 포교가 정보를 모아온다. 서 종사관은 덫을 놓는다. 정진인이 증발사건 전조를 본 이들을 죽지 않게 해주겠으니 황곡사로 오라고…. 꿈을 꿨던 장영서의 아비가 진인을 찾아왔고, 승려들과 함께 관 속에 영서를 넣는다. 드디어 원린자인지 좀비인지 모를 존재가 화승총을 들고 나타났다. 이를 쫓는 서종사관일행, 흉측하게 생긴 사람도 아닌 흉물과 베고, 화승총을 손에 넣는다. 

 

이 무렵, 경상도 섭주에서 증광시가 열리고, 임금이 가기로 되어 있다. 섭주에 나타난 좀비 군단이 고을을 휩쓴다. 좀비들의 대장은 병조판서 심형주, 서 종사관은 포도대장에게 고신하고, 1천5백 병졸을 이끌고 섭주로…. 왕을 구하기 위해, 화승총을 쏴, 걸어 다니는 시체들을 본래도 되돌린다. 그러나 그에게 떨어진 처분은 공신이 아닌, 지존능멸, 귀경잡록에 대한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군에게는 사약이, 심형주에게는 능지처참이, 포도대장은 실각하고, 서만주는 <귀경잡록>에 언급된 이계에 관한 묻는다. 고문이 이어진다. 식음을 전폐한 서만주는 비몽사몽 간에 어떤 촉수를 봤고, 형옥으로 들어온 귀경잡록 33장…. 이계에서 온 물건(화승총은 경소전이장이다)을 다 없애라고, 전평경은 한때, 좀비들을 불러모아 세상을 시끄럽게 했다…. 이후 나타나지 않았다. 

 

 

 

 

귀경잡록 제33장 육십오능음양군자 실즉허지 허즉실지 

 

그 옛날 권력이 눈먼 이들이 이계의 귀갑자와 힘을 합쳐 시체를 일으킬 꾀를 부렸으니 하물며 인재가 넘치고 기술이 발전한 후세는 더 말할 바가 있으랴. 후환이 두려울 뿐이다. 이 문장이 <귀경잡록>에서 없어졌다, 찟겨나갔다. 왜일까?, 바로 이계의 귀갑자들과 힘을 함쳐 시체를 일으켰다는 대목이다. 

 

화승총은 전평경에게 했듯, 서만주 몸속으로 파고들어 총과 하나 된다. 영원히 죽지 않는 몸이 되어, 누군가가 깨우는 비밀의식을 거행할 때까지 깊은 어둠 속에서 깨어나지 않을 것이다.

 

<암행어사> 영원히 죽지 않는 자가 살육의 새벽을 피로 물들인다..

 

토린결(討麟結), 원리자를 토벌하는 결사단, 15인으로 구성된 이들 <귀경잡록>을 해석하고 죽은 자를 살리는 비결, 이계세상의 지혜를 배운다. 조정에서는 이 토린결을 찾아 없애려 하고, 이들 결사단은 서로 신분을 감춘 채 이계에서 가져온 재료로 만든 탈을 쓰고 회합에 참석한다. 안경수(이응방의 동생 섭주 현령 이응수), 박순탁(암행어사가 된 윤상일)역시 그러하다. 어린 시절 몸종 삼월이에게서 육체적 쾌락을 배운 이응수는 그녀가 죽자 살리려고 귀경집록의 비결을…. 이로 인해 한때 집안이 박살 난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토린결의 좌장은 이응수의 사건 때, 이응수를 살리기 위해 그 집안 노비 마당쇠를 범인으로 몰아 죽게 했다. 죽은 마당쇠는 낙안거사가 되었다. 안경수(이응수)와 박순탁(윤상일)이 드잡이를 하다가 탈이 벗겨졌고, 안경수가 박순탁의 탈을 가져갔다. 암행어사로 내려온 윤상일은 이응수에게 탈을 돌려받기 위해 압박한다. 낙안거사가 원수인 이응수가 안경수임을 알게 됐고, 윤상일을 모임에게 나가라고 한다. 다 죽을 거라며….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암행어사 윤상일, 형에게 윤상일이 진짜 암행어사인지 확인해달라고 노비 황소를 형 이응방에게 보내고, 형은 윤성일로 착각…. 윤성일은 <귀경잡록>을 공부한 이유가 세상이 병으로 죽는 이들을 구하자고, 죽은 김도형 의원을 살려내기 위해서였다. 이응수(안경수)는 윤성일에게 탈을 주겠다고 지하동굴로 유인, 말뚝이 탈을 건네주고 이를 쓰는 윤상일을 정으로 박아 죽인다…. 하늘이 우르릉거리고 홍수가 나고, 시체들이 일어나 온 고을을 휩쓴다…. 공동묘지에서는 불이 일어나고, 걸어 다니는 시체 중 김도형의 모습도 보인다….

 

이응수같은 부류들...쾌락을 일삼아 추구하는 이들, 복수를 위해 살아난 마당쇠 낙안거사, 윤상일과 같은 죽은 의원을 살려내어 돌림병을 막고, 병을 다스려는 의도를 가진자...모두, <귀경잡록>을 공부하는 모임에 끼어든 이유들이다...

 

귀경잡록 제32장 존비불이기사편

 

북두칠성 한 가운데인 문곡성 인근에는 이마에 뿔이 달리고 생김새가 거북과 닮은 원린자 종족이 있다. 귀갑자, 이들은 성격이 모질고 욕심이 많아 이웃별을 침범하고 노략질하기를 즐긴다. 죽은 자들을 깨워내어 무기로 삼아 나선다...

 

 

 

 

한국 오컬트 소설, SF소설, <귀경잡록>을 소재로, 100편을 목표로 시작된 시리즈...

 

귀경잡록의 지은이 탁정암은 말한다. 인간의 욕망은 파우스트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꼭 실현하고픈 갈증, 바로 욕망이다. 죽은 자를 일으키는 호빗 시리즈, 킹덤, 그리고 귀경잡록, 이 두 편의 이야기가 시작이라면 꽤 흥미롭다. 거기에 원린자의 존재, 이계 즉, 지구와 다른 세상에서 온 이들이라면 어떻게 지구에서 살았고, 이들은 언제 왔을까, 3천년 동안 어둠속에 있다가...깨어난 것인가?, 서사가 조금 더 있었으면...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가볍게 읽기 좋다. 아마, 영화로도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다음에는 몇장이 소재일까...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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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혹하는 이유 - 사회심리학이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개소리 탐지의 정석
존 페트로첼리 지음, 안기순 옮김 / 오월구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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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이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개소리 탐지의 정석, 개소리는 왜 무서운가, 개소리에 휘둘리지 않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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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혹하는 이유 - 사회심리학이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개소리 탐지의 정석
존 페트로첼리 지음, 안기순 옮김 / 오월구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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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혹하는 이유

사회심리학이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개소리 탐지의 정석-

 

우리는 자주 혹하고 기어이 속는다. 그것도 확신에 차서…. 참으로 그렇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판단과 결정이 이성적으로 생각한 결과라고 믿지만,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직관과 느낌이 판단과 결정을 형성하고, 추론은 이러한 판단과 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나중에 따라온다.

 

이는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단하는 재판과정에서도 여지없이 적용된다. 어떤 (형사) 사건을 일으킨 피의자(법원 재판에 넘겨지면 피고인)의 범죄기록과 증거를 보고 적용법조와 형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흔히 말하는 괘씸죄가 끼어들 여지가 많다. 판사는 머릿속으로 이미 유죄라고 판단하고 형량까지…. 그리고 나서 자신의 판단을 뒷받침할 법리를 꿰맞추는 식으로…. 뭐 모두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알만한 사람은 이미 경험 측으로 알고 있을 이야기다. 이런 류도 개소리에 해당한다.

 

 

 

 

지은이 존 페트로첼리는 여러 실험결과를 끌어다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심리학이 늘 엄숙하고 딱딱하며 신비로운 것만은 아니다. 너는 왜 내 마음을 몰라주니,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이 옳고, 이를 입증하거나 뒷받침해줄 증거들이 넘쳐난다고 생각한다. 뭐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나머지는 눈길도 주지 않으니 당연히 그럴 테지만, 이런 걸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모든 상황에 적어도 나한테만은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그 믿음,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이른바 아전인수적 사고방식…….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것

 

왜 우리는 조금만 합리적으로, 조금만 더 곰곰이 생각해보면 불안, 수상, 의심 그리고 인정, 합리적…. 이런 것들을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하고 속아 넘어가고, 당했다고……. 할까, 그 이유를 이 책은 조목조목 설명한다. 아 참, 여기서 자꾸만 ‘개소리’라는 표현이 나온다. 영문판 번역서 중에 ‘개소리’라는 자주 쓰는데 개소리가 뭐지, 개가 짖는 소리인가, 우리말로 제대로 표현하면 뭐라고 해야 할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뭐 뉘앙스는 알겠다. 우릭 국어사전에는 개소리:아무렇게나 지껄이는 조리 없고 당치 않은 말을 비속하게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또 흰소리를 보자, 터무니없이 자랑으로 떠벌리거나 거드럭거리며 허풍을 떠는 말을 일컫는다.

 

이 책에서 쓰는 개소리는 개소리와 흰소리의 혼용인 듯하기도 한데…. 개소리를 말을 별로 써보지 않아서 생경하게 느껴지는데, 지은이도 해리 프랑크푸르트의 <개소리에 대하여>를 읽고서야 비로소 자기가 개 소리꾼들에게 평생 둘러싸여 살았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아무튼, 이 책은 프랑크푸르트가 주장에 대한 과학적 해답을 찾기 위해 연구를 해왔고, 개소리 발생원인, 개소리가 개인에게 안기는 잠재적 이익, 개소리가 사회에 파생하는 결과, 개소리의 달갑지 않은 영향을 잘 탐지하고 폐기할 방법 등을 이 책에서 다룬다.

 

 

 

 

자, 개소리의 개념을 확인해보자. 프랑크푸르트의 견해에 따르면, 개소리는 의도나 인식과 상관없이 진실, 진정한 증거, 확립된 지식과 거의 또는 전혀 관계없거나 이것을 신경 쓰지 않고 의사소통하는 것이라 한다. 또, 개소리의 특징을 보자면, 특정 영역에서 자신이 아는 지식과 역량, 기술을 과장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인상적으로 보이게끔 꾸며내 영향을 미치거나, 설득하기 위해 잘 모르는 사항에 대해 말하는 진실, 증거, 확립된 지식을 무시하도록 설계된 수사적 전략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그 정도는 어떻게 측정하는가, 어떤 주장이 진실, 진정한 증거, 확립된 지식에 근거하는 정도에 반비례한다. 이런 기준으로 보자면 나도 개소리를 자주 하는 편인가 싶다.

 

개소리와 거짓말의 차이는

 

이 둘을 구분하는 기준은 동기다. 개 소리꾼과 거짓말쟁이는 같은 말을 할 수도 있지만, 거짓말쟁이는 진실을 숨기려고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현실을 왜곡해 묘사하고 거짓말을 기억하려 하지만, 개 소리꾼은 실제로 자신의 개소리를 믿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 진실을 알 필요도 없고, 자신이 하는 말이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부담이 없을 때 얼마나 쉽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가, 개 소리꾼이 거짓말쟁이보다는 한 수 위라는 이야기다.

 

거짓말을 듣는 상대방은 금세 거짓임을 알아차리고 화를 내지만, 개소리는 듣는 사람이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거짓말하면 해고당할 수도 있지만, 개소리하면 CEO도 될 수 있다. 뭔가 알쏭달쏭하지만 그렇다.

 

와인 소믈리에 이른바 전문가도 와인 맛을 모른다. 와인 값이 비싼 이유는 개소리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와인 전문가가 얼마나 와인을 구별해내느냐는 재밌는 실험이 이야기를 싣고 있는데, 결론은 와인 전문가도 와인 맛을 모른다. 제 맘대로 고급이니, 싼 와인이니 판단하는 근거는 포장이나, 선전, 가격, 좀 있어 보이는 선전 문구 등 이른바 개소리에 휘둘리기 때문이란다.

 

자, 일본의 예를 들어보자, TV 오락 프로그램에 한국 돈으로 20만 원쯤 하는 고급와인(?)과 3만 원짜리 와인 두 병을 놓아두고 와인 전문가가 어느 쪽을 더 비싸다고 생각하느냐는 말 그대로 개소리의 실체를 밝히는 게임이었다. 결론은 3만 원짜리가 훨씬 맛있고, 고급이라는 웃지 못할 광경이 벌어졌다. 와인 전문가의 판단이 참으로 우습게 여겨질 정도였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가, 바로 마케팅이다. 가격이 비싸면 왠지 고급스럽게…. 이미 뇌는 판단한다.

선입견을 품고 접근하기에 맛도 싸구려보다는 좋았을 것이다. 뻔한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걸 뻔히 알면서도 매번 속는다. 이렇게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그 방법을 적어두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숫자는 늘 진실을 감춘다.

 

통계니, 백분율이니 하는 걸, 맹신한다. 뭐가 뭔지 모르는데 모른다고 하면 쪽팔릴 것 같아서 아는 체, 이게 바로 개 소리꾼들에게 휘둘리는 이유다. 수치는 진실을 말하는가, 아니면 보고 싶은 것만, 크게 보이게 하는데 알고도 넘어가고 몰라서도 넘어간다. 이 역시 개소리다….

 

셰리 시세일러의 과학에서 20가지 거짓말이라는 내용으로 펴낸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과학>(부키, 2010)도 있고, 또, 대럴 허프는 <새빨간 거짓말, 통계>(더불어책, 2004년, 청년정신.2022),통계야말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절대 쉽게 믿어선 안 되는 거짓말 중의 거짓말”이라고 했다. 통계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사회·문화 등 온갖 곳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의 행동 양태에 일정 정도 영향을 주고 있다. 독자들은 신문에 실린 주식 폭등 그래프를 보고 쌈짓돈을 만지작거리고, 유권자들은 사표방지 심리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당선권으로 나타난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게 된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라는 산술평균값에 현혹돼 주위의 가난한 사람들을 놓치게 된다.

 

이런 통계를 이용한 개소리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총리까지 지냈던 정치가 벤자민 디즈레일리는 이렇게 말한다. 거짓말에는 세 가지가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고…. 그 당시에 개소리가 있었다면 아마도 이 표현을 쓰지 않았을까?

 

성격검사 MBTI도 개소리다. 이건 나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대상화시켜봐야 할 것을 나 중심으로 보면 반드시 빠질 수밖에 없는 함정이 들어있음을 경계하라는 말이기도 하다.

 

개소리 탐지법- 왜 대신에 어떻게 라고 물어라

 

테드 강연의 헛소리들을 살핀다. 간헐적 단식에 관한 강연을 했던 설로에 대한 의문들, 설로는 강연 내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해줄 만한 진짜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간헐적 단식의 약점은 생략하고 강점만을, 마치 이것이 모든 건강을 지켜줄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자 이런 개소리를 탐지하는 법은 우선 자료를 수집하고 편견 인식이 있는지 없는지, 편견을 최소화하라, 결론의 타당성 평가, 구상과 적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라. 또, 회의적인 태도와 질문하기를 그치지 마라, 쪽팔리지 않으려고 몰라도 아는척하지 말라는 것이다(218쪽 이하)

 

왜라고 묻지 말아라. 개 소리꾼은 이 말을 듣는 걸 좋아한다. 왜? 라고 묻는 순간, 현란한 이론과 철학적 논거를 제시하면서 진짜 답변을 보기 좋게 빠져나간다. 그래서 왜라고 묻지 말고 ‘어떻게’라고 물어라. 즉, 무엇을, 어떻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라는 일반적인 질문을 고수하고, 무슨 뜻이냐며 반문하는 것이 좋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개소리에 휘둘리지 않을 예방법- 의심하고 경계하고 의문을 제기하라

 

개소리는 탐지는 다른 관점에서 상황을 보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항도 미리 파악해둔다. 구체적으로는 비교표준, 참조점, 기준점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275쪽 이하).

 

개소리가 용인되지 않는 세상을 위하여- 과학적 사고라는 안전장치 활용하기

 

개소리를 탐지하는 과학은 사회 자체를 근본적으로는 바꿀 수 없겠지만, 적어도 이런 개소리가 통용되는 환경이 더 이상 진행, 진척되지 않도록 할 수는 있다. 개소리가 더 이상 횡행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생각해본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받는 영향은 대략 두 가지다. 우선 규범의 사회적 영향, 즉 개인의 가치와 규범에 이끌리지만, 사회적 환경에서는 옳게 행동하려 한다. 그다음으로 정보의 사회적 영향이다(280쪽).

 

여기에 한 가지 진실을 찾고, 사실과 허구를 구별하는 법들을 익혀야 한다. 지은이는 학생들이 비판적이고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학교 문을 나서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개소리는 결국, 인간이 갖는 확증편향과 아전인수, 세상의 중심은 나요. 나에게 이런 불행은 오지 않는다. 나만은 예외일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버려야 한다고, 개소리를 들으면 개소리라고 말해야만 한다고.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닌데, 제멋에 사는 게지라는 방관자적 태도는 어느 틈엔가 나도 개소리꾼 대열에 합류하는 셈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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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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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살인 2 - 다섯 살 난 또 다른 나의 발견그와 함께 사고를 치다.

내 안의 살인 파트너

 

 

명상살인 1의 한국어판 번역자가 바뀌었다뭐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을 테지다행스러운 건번역의 흐름은 크게 바뀌지 않은 듯해서 안심이다번역도 제2의 창작이니 미세하게 달라지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명상살인 3편까지아직 번역작업이 진행 중인지 어떠한지는 모르겠지만, 2편은 지하실에서 시작해서 지하실로 끝났다, 3편에서는 보리스와 쿠르트가 어떻게 되는지그리고 새로운 연인 라우라와의 관계는내면 아이와의 트러블은 없을까?, 내면 아이는 이제 아이에서 소년으로 바뀌었는데.

이런저런 생각이 밀려온다그만큼 이 소설에 몰입했다는 방증일지도 모르겠다.

 


명상살인 1편에서 주인공 비요른은 그의 고객 드라간은 범죄조직의 보스로 사법당국의 추적을 피해, 어디론가 피신해야 할 상황이었다. 우선 검문을 피하기 위해 그의 차 트렁크에 드라간을 싣고 드라간의 별장으로 간다. 그 사이에 드라간은 뭔가 잘못돼 트렁크안에서 죽음을..그리고 또 다른 사람, 러시아 마피아 보리스, 그는 드라간과 어린시절부터 친구로 함께 유흥업 등의 일을 같이 했으나, 그의 아내가 드라간과 불륜... 그녀의 머리를 잘라버리고 몸통을 드라간에 집 안에 놓아둠으로써 갈라서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보리스는 비요른에게 숨겨줄 곳을 의뢰하고, 그의 차 트렁크에 들어가는 장면으로 끝났다. 그리고 6개월 후,

 

명상살인 2, 비요른은 보리스를 죽이지 않고유치원 건물 지하에 감금해뒀다드라간의 부하 사샤는 유치원 원장으로보리스 부하 발터는 경호팀으로 각각 그를 돕는다아니 사라진 두 조직 보스의 대리인으로서사샤는 드라간을 비요른이 죽였다는 걸 알고 있고빌터는 그가 보리스를 감금해두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2편의 첫머리는 비요른, 그의 내면 아이와의 조우다. 별거 중인 아내 카타리나와 딸 에밀리와 함께 알프스를 여행한다산장에 들러 어릴 적에 먹고 싶었던 카이저슈마른(팬케익)과 알름두들러(탄산음료), 란트예거(반건조 소시지)만 있으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주문을 받은 산장 종업원 닐스비요른이 주문한 음식을 다른 이에게 가져다 줘버라는 등 영 태도가 맘에 안들었던 주인공은 닐스에게 화를 내고얼마 후, 닐스는 계곡으로 추락이 범인은 누구일까비요른 안 지하세계에 있던 5살짜리 어린 비요른즉 내면 아이였다.

 

 

상담사 요쉬카 브라이트너를 찾은 주인공거기서 내면 아이의 존재가 있음을 알게 된다브라이트너는 내면 아이와 친해지는 법 등을 알려준다.

 

이제 본격적인 내면 아이(Inner child)와의 이야기가

 

보리스가 어느 날 그를 감금해뒀던 지하실에서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누가 그를 데려갔을까시간 좀 지난 후장난감 집 뒤에 수면제를 주사를 팔뚝에 꼽힌 채로 잠들어 있는 보리스를 발견은 비요른과 사샤범인은 놀랍게도 유치원생 막스의 외삼촌 쿠르트다환기통을 통해 들려오던 막스의 노랫소리를 듣고 보리스가 혼내주겠다고 했고막스는 삼촌에게 지하에 유령이 산다고 말한 데서.

 

쿠르트가 보리스를 죽이지 않고비요른에게 죽이라고 한 이유가 밝혀지면서내면 아이와 공모결국에는 사샤가 쿠르트의 회사에 불을 지르고 쿠루트의 지문이 묻은 컵을 놓아두고.

 

이번 2편에서 중심인물의 비요른 안에 있는 5살짜리 내면 아이다.

 

내면 아이란 한 개인의 정신 속에서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처럼 존재하는 아이의 모습을 말하는데심리학 중 대상관계이론에서 다루는데한 개인 안에 있는 내면 아이는 부모와 유사한 다른 사람을 만나면 마치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 했던 것처럼 유아적으로 반응한다미성숙하고 퇴행적인 행동이 나타난다내면 아이 치료는 어린 시절의 발달과정을 회상하게 하고각 발달 단계의 해결 욕구와 미해결 상태를 발견하도록 해준다상처받은 내면 아이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어린 시절에 해결하지 못한 슬픔을 끝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영화 <키드, 2001>부루스 윌리스 주연에서 러스가 러스티의 이야기를 들으며 펑펑 울음을 터뜨린 것처럼 러스 듀리츠(브루스 윌리스 분)는 40대의 성공한 이미지 컨설턴트인데어느 날 신비스럽게도 8살의 자신(스펜서 브레슬린)과 만나게 된다이 땅딸막한 소년은 어른이 된 자신의 모습(부인도 없고 하물며 키우는 개 한 마리 없는)에 크게 실망하고자신이 되고 싶은 미래 자신이 되고 싶은 미래상을 어른이 된 러스가 배울 수 있도록 도운다.

 

이 와중에 러스는 정작 커야 할 사람은 소년이 아니라 자기 자신임을 깨닫게 되고자신이 잃어버렸던 것들즉 가족재미꿈들을 되찾게 된다내면 아이는 어린 시절 당연히 경험해야 할 사랑과 관심안전한 환경을 제공 받지 못한 자아가 성인이 되어서도 내면에 남아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상처는 치유될 때까지 지속해서 나타난다. 러스가 실수를 해 아버지께 혼났던 상처 때문에 완벽주의자로 자란 것처럼...

 

주인공 비요른이 알프스 산장에서 닐스에게 했던 행동의 원인진짜 살인자는 내면 아이였다비요른이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무의식에 남아 성인이 되어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다.

 

내면 아이에 관한 내용을 이 소설은 풀어서 설명하고 있는데전문가들은 부모가 되면 과거의 상처와 마주하고 치유하라고 조언한다특히 정신의학자인 휴 미실다인(몸에 밴 어린 시절일므디, 2020)은 이렇게 말한다내면 아이는 가정이나 편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그 모습이 나타낸다고 한다공적인 모습일 때는 내면 아이를 숨긴 채 성숙하고 합리적인 어른인 척 행동할 수 있지만 가까운 인간관계에서는 내면 아이의 모습이 드러난다는 것이다더 나은 부모가 되고 싶다면 내면 아이와 마주해야 한다는 대목이 비요른의 상담사 요쉬카 브레이트너의 입을 통해서 나온다.

 

아무튼비요른은 내면 아이와 잘 화해를 했는지, 5살 아이에서 소년으로 성장했다. 3편에서는 어떤 모습이 반전?, 쿠르트와 보리스의 운명은라우라와 관계는 새롭게 이성 친구로 관계를 정리한 카타리나와 에밀리. 3편이 기대된다이번 2편의 특징은 명상살인단순명상에 한 걸음 더 나가 내면 아이를명상살인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이상 그 다음 단계는.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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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인물 가상 인터뷰집 - 소설가의 상상력으로 실감나게 풀어낸 역사속 소문의 진상
홍지화 지음 / nobook(노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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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물 가상 인터뷰집

 

이 책은 독특하다. 소설가의 상상력으로 실감 나게 풀어낸 역사 속 소문의 진상에 접근한다. 지은이는 서문에 ‘알아두면 쓸모 있는 역사 이야기’ ‘읽어두면 쓸모 있는 역사 이야기’라 한다. 이 책은 모 기업의 계간 사외보에 연재했던 글들을 다시 정리해서 엮은 것으로 최대한 고증되고 검증된 자료를 참고해서 글을 썼다고 했다. 이 책을 정독하는 것만으로 우리나라의 역사를 알고, 훌륭한 위인들의 삶을 거울 보듯…….

 

그러나 딴지가 걸릴만한 곳이 여럿 눈에 띈다. 지은이는 이글을 소설가가 쓴 상상의 인터뷰라 했지만, 호칭에 관한(대감과 영감) 구분이 모호하다. 아무튼, 우선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자 3개 파트(장)로 나눠, 파트 1에서는 나라와 백성을 위한 촛불이 되다 편에서는 이순신과 장영실, 김유신, 김춘추, 허준, 정약용, 우장춘, 이휘소, 최영숙과 석주명까지, 파트 2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영원한 2인자로 광해군과 사도세자 그리고 정도전을, 파트 3에서는 예(예술)와 애(사랑)에 살다로 황진이, 신사임당과 허난설헌, 작가 이상, 윤심덕, 나혜석과 김일엽을….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나라와 백성을 위한 촛불이 되다.

 

첫 이야기가 이순신이다. 이순신이 첫머리에 올 만한 이유가 있을까? 박정희의 상무 정신 진작과 관계가 있을수도 있겠다. ‘문’보다는 ‘무’를 숭상하자는 이데올로기로, 프로파간다로 광화문에 이순신 장군이 동상을 세웠는데, 아직도 그 영향이 미치는 것은 아닌지... 물론 군인으로서는 전범이 될만한 성과가 있어, 영국의 넬슨 제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세계적인 무인이자 해군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러일전쟁의 쓰시마 해전 장수 일본군 해군 제독 도고 헤이하치로 역시 이순신을 존경한다고 했다는데, 이에 대한 근거는 충분치 못하는 다는 연구자도 있다. 어쨌든간에 일제 강점기 세기 고세이, 사토 데스타로라는 일본인이 자신의 저서를 통해 이순신을 넬슨과 비교하거나 그보다 훌륭하다고 칭찬한 적은 있다(이종각<일본인과 이순신> 이상 미디어, 2018), 또한, 임진왜란 때 참전했던 장수 와키자카 야스하루도 이순신을 존경한다고 했다고 그의 후손들이 전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전쟁과 무인, 군인의 세계에서는 그렇다. 물론 구국의 주인공은 출중한 장군도 있어야 하지만, 당시 백성들이 없이는 참으로 곤란한 일이다. 

 

거북선을 보자, 본디 태종 조에 거북선(귀선)이 이미 만들어졌던 것으로 전한다. 또 볼 대목이 있다. 이순신이 함경도에서 근무할 때, 여진족의 칩입을 막지 못하고 중과부적으로 물러났다 하여 삭탈관직(백의종군)당한다. 이때 경흥부사 이경록도 같이 처벌을 받았는데, 이경록은 종3품 부사다, 그런데 대감이라 칭하고 있다(20쪽). 또, 부산포 수군 총 책임자였던 경상좌수영 원균이라는 표현 역시, 헷갈렸거나, 오기인 듯 보인다. 원균은 경상우수영(영장, 통제사)이며, 부산도 우수영에 속했다(26쪽). 그런데 좌수영이라 적고 있다. 

 

역사(후일 사관들의 이야기, 실록 등)는 선조가 원균을 편애하여 공이 없음에도 군으로 봉했다고 한다. 기실, 일본군이 살해했던 조선군 장수 이름에는 원균이 없다. 실제 전투에서 죽은 것인지, 아니면 그저 사라진 것인지…. 여전히 의문이다…. 원균이 맹장이었다는 설도 있다. 어렸을 때, 아이가 울면 이비온다, 언규온다라는 소리를 들어봄직했을 세대로 있다. 여기서 언규는 원균이며, 북방 여진족이 원균이 뜨면 혼비백산했다는데서 전래한 것이다. 민간에 떠 도는 이야기들 뭐 근거가 있던 없던 원균은 맹장으로서 알려졌던 적이 있었던 것만큼은 사실이다. 아울러 무관이 글을 잘했다 못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본디 무관이든 문관이든 천자문을 거쳐 소학, 사서삼경, 즉 글에 눈을 뜨지 않고서는 과거를 보지 못하니 말이다. 장계는 누가 작성하는가? 다 한문인데... 

 

정유재란은 일본이 완전히 본국으로 철수했다가 왔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런데 기실 순천왜성, 울산의 서생포 왜성 등에는 일본군이 남아서 농성 중이었다는 점, 또한 지적해둔다(39쪽). 농성 중에 얼마나 물로 고통을 겪었는지, 나중에 가토기요마사(가등청청)는 나고야성(지금의 나고야)축성 때, 총책임자였는데, 성 안에 곳곳에 우물을 팠을 정도다. 이는 나고야성 뿐만 아니라, 그의 영지가 된 구마토모 성에도 똑 같이 우물을 팠다. 조선전쟁으로 일본의 성곽건설의 방향이 크게 바뀌기도 하였다.

 

 

 

장영실로 넘어가 보자. 장영실은 세종조의 대호군(종3품)으로 대감(정2품)도 영감(종2품~정3품)도 아니다(57쪽). 그냥 대호군 장영실로 불러야 한다. 임금이 타는 연이 부러진 탓에 벌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드라마에서, 소설에서도 나오는 이야기다. 왜 임금에게 중히 쓰였던 장영실이 임금이 연을 타다 부서진 것도 아닌데, 장 100대(맞으면 뭐 거의 죽는 수준인데)에 처할 정도 엄하게 다스려져야 했나? 그 진짜 이유, 또 다른 이유가 있는가? 

 

이에 관하여 장영실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는다. 천기누설이라 하여, 왜 이 대목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을까, 인터뷰는 당대에 못다한 이야기를 묻는 게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든다. 장영실을 주인공으로 하는 재미난 소설도 있다. 그가 조선 땅에서 자취를 감춘 후, 이탈리아에 나타난 한복 입은 조선인과는 어떤 관계일까 하는 소재인데, 다빈치가 혹시 바다를 건너온 장영실의 제자일지도 모른다는 ... (이상훈의 장편소설<한복을 입은 남자> 박하, 2014).

 

김유신과 김춘추 편에서는…. 김유신이 미천한 출신성분이라 칭한 것은 글쎄다. 상대적으로 김춘추가 대귀족임을 드러내려 함인가, 실제 김유신도 가야왕국의 왕손이고, 그의 어머니 만명부인 또한 왕족출신의 귀족이다. 대귀족이 아니어서 미천한 출신성분이라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시의 신라 귀족사회에서 김유신은 신귀족 주도세력이었다는 점을 짚어둔다(66쪽).

 

고구려의 연개소문이 왕위에 올랐다고 적고 있는데(71쪽), 그는 영류왕을 죽이고, 왕의 조카를 보장왕으로 세웠다(영화 황산벌에서도 이런 대사가 나온다 ). 실제 연개소문에 대해서는 역사적 평가는 엇갈린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서는 왕을 죽인 역적으로 고구려 멸망을 초래한 장본인으로 적고 있으며, 조선 시대까지 그런 평가를 받았다. 이는 유학의 왕과 신하의 관계라는 도식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박은식의 <천개소문전>에서는 독립자주의 정신과 대외경쟁의 담략을 지닌 우리 역사상 일인자로 평가하고 있다. 어떤 이데올로기에 취하는 가에 따라 인물 평가가 달라짐을 알 수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은 2009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고, 국보 제319호다. 

 

우장춘과 이휘소을 다룬 점은 아주 긍정적이다. 이휘소는 김진명의 장편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핵물리학자로 소개됐기에 여러 오해가 생긴 듯하다. 이후 TV다큐프로그램에서 문제의 고속도로 차사고에 관한 진위여부를 확인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휘소에 관한 비교적 소상한 이야기를 전하는 그의 평전은 2006년에 이휘소의 제자였던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강주상 씨가 펴냈다(지금은 사이언스북스, 2017).

 

여성이야기, 조국을 위해 던져진 촛불, 

 

한국의 최초 여성경제학사 최영숙을 소개한다. 2017년 EBS의 역사 채널 “콩나물 팔던 여인의 죽음”이라는 제목으로 최영숙의 일대기를 다뤘다. 최영숙은 노동만으로도 풍족하게 살 수 있었고 여성들도 차별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었던 스웨덴에서의 경험을 바탕삼아 여성과 노동자의 권리가 인정될 수 있는 조선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궁핍한 생활 가운데서도 낙원동 여자소비조합이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이야기가 들리자 큰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빚을 내 조합을 인수하기도 했다. 

 

오늘날 여전히 알 수 없는 이유로, 아니 이미 알고 있는 이유다. 여성차별이다. 그가 떠난 지 90년이 흘러도, 여전히 유리 천창아래 여성이 있다. 물론 이대남(20대 남성)들의 항변, 우리사회는 남성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소리... 그저 혼란스럽다. 

 

역사의 2인자들

 

광해군에 관한 역사적 평가는 엇갈린다. 이덕일의 역사책 속에 등장하는 광해는 자주권을 확립하려는 왕으로, 그리고 한명기의 <광해군-탁월한 외교정책을 펼친 군주>(역사비평사, 2018)에서는 명, 청 전환기의 국제질서를 냉철하게 파악하고 있던 군주로, 식민사관과 광해 등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조선의 지배이념인 유학, 성리학의 사고 틀에서는 어떨지, 

 

사도세자에 관한 역사적 평가도 자못 흥미롭다. 천재에서 정신병자까지….관련 서적도 많다. 서정미가 쓴 <영조, 사도세자, 정조 그들은 왜>임오화변에 대한 정신분석(한국심리치료연구소, 2016), 영조의 지독한 열등감, 콤플렉스가 사도세자를 잡아먹었다?, 정조 역시 이들 선왕의 콤플렉스에 영향을 받았는지?, 

 

예와 애…. 삶을 당당하게 헤쳐나간 그녀들, 신사임당론에 관하여 

 

우리나라 최고액권 화폐 5만 원권에 왜 신사임당이 들어갔는지?, 의문이다. 여권신장 때문인가, 아니면 현모양처 이데올로기를 세뇌하려 함인가?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사임당이란 당호 역시, 그런 냄새가 난다. 중국의 주나라 문왕 어머니인 ‘태임’을 본받기 위해 스스로 지었다는 설도 있다. 아무튼, 여러 각도에서 어떻게 볼 것인가에 따라 사임당의 평가는 달라지겠지만, 이 소설에서는 당당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지평을 열어가는 여성이라는 점에 방점을 찍은 듯하다. 인터뷰 중 남편 복이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 말은 무슨 뜻일까, 이 원수가 그리 출세를 못 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송시열 등이 이이를 숭앙하다 보니, 그의 주변까지 성스럽게 만들기 위함이었나?, 여기에 관한 깊은 이야기 없어서 조금은 아쉽지만....

 

 


 

이 책이 소설로 당대에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고 그저 침묵해야 했던 인물들을 불러 이야기를 들어보는 대담이다. 특히, 역사적인 쟁점에 관해서 물어보는 게, 의미 있는 인터뷰가 아니었을까, 글쎄다. 통설에서 벗어나 논쟁의 여지가 있는 말들을 담아낸다면, 마치 TV에 등장하는 엔터테이먼트 역사강사처럼... 왜곡될 수도 있겠다는 우려때문인가, 그래서 통상…. 고교 한국사 수준에서 통설만을 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꽤 헷갈린다. 지은이의 의도가 이런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다면, 대단히 성공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아쉽다. 인터뷰 자체는 어차피 픽션인데, 거의 논픽션 수준의 정리를 하고 있어서... 기발한 답이 나올법도 한데... 

 

그렇다고 폄훼할 생각은 없다. 최경숙과 석주명을 끌어내고, 붉은 꽃의 나혜석을, 김일엽을, 현해탄에 몸을 던졌다는 윤심덕을….소개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소 옥에 티도, 철저한 고증을 거친 자료를 토대로 했다고 하나, 위에서 언급했던 내용들과 군데군데 보이는 오자들도 눈에 띈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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