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총을 가진 사나이 - 조선을 뒤흔든 예언서, <귀경잡록>이야기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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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경잡록시리즈>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 

 

이 소설집(귀경잡록 시리즈)에는 두 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와 암행어사다.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는 <귀경잡록>과 육십오능음양군자, 그리고 원린자와 좀비들이 등장한다. 영화 킹덤에서 병조판서로 분한 장동건, 그가 왕권탈취를 위해 음모를 꾸미듯, 이 소설에서는 병조판서 심형주가 역성혁명을 시도하려 했다. 

 

 

 

<귀경잡록>의 출현, 탁정암

 

세종 20년(1438년), 건국신화를 부정하고 백성을 미혹케 한다는 이유로 금서가 된 귀경잡록은 도참비서 가운데 하나였다. 시공간을 다스리는 무변유일극존신 육십오능음양군자, 즉 변화 없는 유일한 신으로 65개의 능력과 음양을 다스리는 자란 뜻이다. 우주삼라만상의 진정한 창업자, <귀경잡록>의 저자 탁정암[정암 조광조?, 정도령인가, 미륵인가, 이계에서 온 이들, 마치 프리테터를 연상케 하는 거북이 모양의 머리를 가진 귀갑자]은 조선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적을 ‘원린자(遠麟子-이른바 외계인으로 육십오능음양군자의 근왕병) 탁정암의 경계를 목적으로 지은 책이지만, 영리한 자들 이 책을 악용했다. 인간의 욕심, 육십오능음양군자 앞에서는 왕후장상의 씨가 별 의미가 없음을 깨우친 백성은 이 책을 혁명반란의 기치로 삼았고, 탐욕에 눈먼 세력가들은 권력형 범죄를 숨기기 위해 보이지 않는 원린자에게 자신의 혐의를 뒤집어씌웠다.

 

이 실존의 책, <귀경잡록>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리석은 금상, 기회를 노리는 귀양 간 대군, 역성혁명을 꿈꾸는 병조판서와 이응방 등과 같은 벼슬아치들...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 서만주>

 

포도청 종사관 서만주, 팔도에서 벌어진 증발사건, 사라진 자들 꿈에 나타난 원리자의 형상과 혼돈을 경험하고, 다음 날 뇌성(화승총 소리)과 함께 흔적도 없이…. 심지어는 병조판서 심형주마저 증발하고 만다. 

화승총소리는 듣고 사라진 이들은 순간 이동한다. 그리고 원리자의 군대, 좀비 군단이 된다. 프리테터와 킹덤의 하이브리드처럼...

 

증발자를 찾는 수사를 맡았던 포도청의 박 포교, 석포교, 최 포교가 정보를 모아온다. 서 종사관은 덫을 놓는다. 정진인이 증발사건 전조를 본 이들을 죽지 않게 해주겠으니 황곡사로 오라고…. 꿈을 꿨던 장영서의 아비가 진인을 찾아왔고, 승려들과 함께 관 속에 영서를 넣는다. 드디어 원린자인지 좀비인지 모를 존재가 화승총을 들고 나타났다. 이를 쫓는 서종사관일행, 흉측하게 생긴 사람도 아닌 흉물과 베고, 화승총을 손에 넣는다. 

 

이 무렵, 경상도 섭주에서 증광시가 열리고, 임금이 가기로 되어 있다. 섭주에 나타난 좀비 군단이 고을을 휩쓴다. 좀비들의 대장은 병조판서 심형주, 서 종사관은 포도대장에게 고신하고, 1천5백 병졸을 이끌고 섭주로…. 왕을 구하기 위해, 화승총을 쏴, 걸어 다니는 시체들을 본래도 되돌린다. 그러나 그에게 떨어진 처분은 공신이 아닌, 지존능멸, 귀경잡록에 대한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군에게는 사약이, 심형주에게는 능지처참이, 포도대장은 실각하고, 서만주는 <귀경잡록>에 언급된 이계에 관한 묻는다. 고문이 이어진다. 식음을 전폐한 서만주는 비몽사몽 간에 어떤 촉수를 봤고, 형옥으로 들어온 귀경잡록 33장…. 이계에서 온 물건(화승총은 경소전이장이다)을 다 없애라고, 전평경은 한때, 좀비들을 불러모아 세상을 시끄럽게 했다…. 이후 나타나지 않았다. 

 

 

 

 

귀경잡록 제33장 육십오능음양군자 실즉허지 허즉실지 

 

그 옛날 권력이 눈먼 이들이 이계의 귀갑자와 힘을 합쳐 시체를 일으킬 꾀를 부렸으니 하물며 인재가 넘치고 기술이 발전한 후세는 더 말할 바가 있으랴. 후환이 두려울 뿐이다. 이 문장이 <귀경잡록>에서 없어졌다, 찟겨나갔다. 왜일까?, 바로 이계의 귀갑자들과 힘을 함쳐 시체를 일으켰다는 대목이다. 

 

화승총은 전평경에게 했듯, 서만주 몸속으로 파고들어 총과 하나 된다. 영원히 죽지 않는 몸이 되어, 누군가가 깨우는 비밀의식을 거행할 때까지 깊은 어둠 속에서 깨어나지 않을 것이다.

 

<암행어사> 영원히 죽지 않는 자가 살육의 새벽을 피로 물들인다..

 

토린결(討麟結), 원리자를 토벌하는 결사단, 15인으로 구성된 이들 <귀경잡록>을 해석하고 죽은 자를 살리는 비결, 이계세상의 지혜를 배운다. 조정에서는 이 토린결을 찾아 없애려 하고, 이들 결사단은 서로 신분을 감춘 채 이계에서 가져온 재료로 만든 탈을 쓰고 회합에 참석한다. 안경수(이응방의 동생 섭주 현령 이응수), 박순탁(암행어사가 된 윤상일)역시 그러하다. 어린 시절 몸종 삼월이에게서 육체적 쾌락을 배운 이응수는 그녀가 죽자 살리려고 귀경집록의 비결을…. 이로 인해 한때 집안이 박살 난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토린결의 좌장은 이응수의 사건 때, 이응수를 살리기 위해 그 집안 노비 마당쇠를 범인으로 몰아 죽게 했다. 죽은 마당쇠는 낙안거사가 되었다. 안경수(이응수)와 박순탁(윤상일)이 드잡이를 하다가 탈이 벗겨졌고, 안경수가 박순탁의 탈을 가져갔다. 암행어사로 내려온 윤상일은 이응수에게 탈을 돌려받기 위해 압박한다. 낙안거사가 원수인 이응수가 안경수임을 알게 됐고, 윤상일을 모임에게 나가라고 한다. 다 죽을 거라며….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암행어사 윤상일, 형에게 윤상일이 진짜 암행어사인지 확인해달라고 노비 황소를 형 이응방에게 보내고, 형은 윤성일로 착각…. 윤성일은 <귀경잡록>을 공부한 이유가 세상이 병으로 죽는 이들을 구하자고, 죽은 김도형 의원을 살려내기 위해서였다. 이응수(안경수)는 윤성일에게 탈을 주겠다고 지하동굴로 유인, 말뚝이 탈을 건네주고 이를 쓰는 윤상일을 정으로 박아 죽인다…. 하늘이 우르릉거리고 홍수가 나고, 시체들이 일어나 온 고을을 휩쓴다…. 공동묘지에서는 불이 일어나고, 걸어 다니는 시체 중 김도형의 모습도 보인다….

 

이응수같은 부류들...쾌락을 일삼아 추구하는 이들, 복수를 위해 살아난 마당쇠 낙안거사, 윤상일과 같은 죽은 의원을 살려내어 돌림병을 막고, 병을 다스려는 의도를 가진자...모두, <귀경잡록>을 공부하는 모임에 끼어든 이유들이다...

 

귀경잡록 제32장 존비불이기사편

 

북두칠성 한 가운데인 문곡성 인근에는 이마에 뿔이 달리고 생김새가 거북과 닮은 원린자 종족이 있다. 귀갑자, 이들은 성격이 모질고 욕심이 많아 이웃별을 침범하고 노략질하기를 즐긴다. 죽은 자들을 깨워내어 무기로 삼아 나선다...

 

 

 

 

한국 오컬트 소설, SF소설, <귀경잡록>을 소재로, 100편을 목표로 시작된 시리즈...

 

귀경잡록의 지은이 탁정암은 말한다. 인간의 욕망은 파우스트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꼭 실현하고픈 갈증, 바로 욕망이다. 죽은 자를 일으키는 호빗 시리즈, 킹덤, 그리고 귀경잡록, 이 두 편의 이야기가 시작이라면 꽤 흥미롭다. 거기에 원린자의 존재, 이계 즉, 지구와 다른 세상에서 온 이들이라면 어떻게 지구에서 살았고, 이들은 언제 왔을까, 3천년 동안 어둠속에 있다가...깨어난 것인가?, 서사가 조금 더 있었으면...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가볍게 읽기 좋다. 아마, 영화로도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다음에는 몇장이 소재일까...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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