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픽션 - 과학은 어떻게 추락하는가
스튜어트 리치 지음, 김종명 옮김 / 더난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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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리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뇌리에서 줄 곳 떠나지 않은 사건이 있다. 대한민국 과학계의 세계적인 '속임수' 말하자면 과학의 사기다.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이 줄줄이 취소되는데 그치지 않고, 국가 가 동원되어 사기에 가담했다는 냉혹한 평가가 따르기도 했다. 기실 과학의 사기는 꼭 연구자 한 사람의 출세욕에서 생기지 않는다. 거기에 뭔가가 더해지고 그것이 자가발전하여 큰 잘못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세겨둬야 한다.

황우석 사태의 배경은 황우석 개인의 영웅심과 허영심이었을까, 황우석은 주변의 기대와 우리 사회의 초일류, 세계 1위, 세계 유수 병이 만들어 낸 국가적인 과학사기다. 우리나라를 세계 과학강대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고 자화자찬을 늘어놓던 이들이, 황우석 사태가 터지자마자, 그런 우려가 없지 않아 있었다고, 발 빼기가 바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리다. MBC<PD수첩>와 방송사는 매국노로 몰려, 건물 앞에 연일 항의시위가 이어졌다. 놀라운 풍경이다. 영화<제보자>의 한 장면….

영화는 황우석이 왜 그렇게 됐는지에 대한 심층적 접근이 아니라, 황우석 사태에만 초점을 참으로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이 책 또한 세계 곳곳에 있는 황우석을 국가권력이 개입할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아무튼 모두 인류를 위한다는 입바른 소리를 하면서, 속내는 어떻게 하면 돈을 벌어들일까, 경제적 수치로 환산하는데 바쁘기만 하다.

이 책의 구성은 3부 8장 체제다. 우선 1부는 픽션을 닮은 과학이란 주제로 과학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한다.

왜 끊임없이 반복되고 재현되는가, 들키면 한 번에 왕창 가는데 왜 이런 위험을 감수할까, 과학적 위기를 자초한 학자들의 이야기- 짐바르도와 밀그램 같은 집단 권력, 계급의 심리라는 실험을 조작했던 이들의 사례를 싣고 있다.

2부에서는 살수와 오류를 은폐하는 학자들의 속마음을 톺아본다. 얼마나 많은 논문이 철회되고 있는가? 라는 현상을 통해, 과학의 복불복 게임화와 상업화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밝힌다.

과학자의 양심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실험결과, 통계, 조금만 비틀면 대단한 성과이며, 새로운 발견일 수 있는데, 지금까지 투자해 온 노력과 시간 그리고 금전적인 지원, 이런 결과가 공개되면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어렵게 잡은 자리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 이 순간만 피하면 대충 얼버무리면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라는 상황과 조건 그리고 환경이 순수한 과학자를 어느덧 타락한 사기꾼으로 몰아간다.

통계는 참으로 유혹적이다. 하얀 거짓말, 빨간 거짓말, 개소리도 있지만, 진짜로 무서운 건 통계조작이다. 늘렸다 줄였다. 같은 수치라도 강조점을 달리하면 그런가 하고 넘어간다. 같은 과학자끼리 발표된 논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실험방법대로 하면 재현 혹은 같은 결과에 도달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 이때, 사실 그대로를 공표하고 연구가 잘못됐음을 지적하는 게 당연하지만, 그렇지 못한 풍토, 이 역시 개인의 욕망과도 연결된다.

논문조작의 파급효과 등등,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의 결론은 과학은 허구가 아니다. 과학은 소설이 아니다. 그런데 이미 과학은 소설이 됐고 허구가 되어버렸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것인가,

지은이는 과학은 좀 더 지루해져도 괜찮다고 말한다. 잘못된 동기부여와 잘못된 출판체계와 왜곡된 학계, 과학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도구들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가 어디서 어떻게 잘못됐는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고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더 많은 연구 활동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다. 에밀졸라는 예술을 괴팍함과 눈을 통해 보는 자연의 한 모서리라 했다. 현재 과학계에서 벌어진 일들, 이를 혁신하는 일은 절대 간단치 않다.

우선, 과학은 명백히 밝히는 것이다. 증명하는 것이다. 너무나 간단해서 사람들은 어렵다고 한다. 뭐 어려워야 있어 보이듯 말이다. 과학자들에게 요구할 일은 아니다. 다만, 더디 가더라도 제대로….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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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악에게 묻는다 - 누구나 조금씩은 비정상
김성규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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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의 악은 늘 존재하며, 상대적이기도 절대적이기도 하다

 

지은이가 본 악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선의 반대말과는 다르다. 자신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이상 심리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 남에게 불안감을 주는 것도 악이다.

이 책은 지은이가 대학강단에서 5년간 강의록을 정리한 것이다.

 

성선설, 성악설, 아니다 선과 악이 공존한다

 

그의 문제의식은 세상 사람들이 악행을 저지르도록 태어났을까?, 자신도 통제할 수 없는 심리적 지경에 갇혀 본의 아니게 악을 저지른 건 아닐까, 이다. <인간의 악에게 묻는다>는 말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하다는 ‘성선설’ 이나 악하다는 ‘성악설’의 논쟁 가운데 있지 않다. 그는 인간은 ‘악과 선’의 공존한다고.

 

누구에게는 착한 사람이지만, 또 다른 누구에게는 악한 사람이라는 이중적인 모습을 선험적,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선과 악의 뚜렷한 구별은 사실상 어렵다. 또 선악은 모호하게 엮여있기도 하고, 바라보는 방식과 상황에 따라서 판단이 엇갈리기도 한다.

 

그는 출판사와 인터뷰에서 인간의 악에 관심을, 그리고 이 책을 쓴 계기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박사학위 논문을 쓸 이론서를 찾던 때였어요. 서점에서 심리학 이론서들을 살펴보던 중 어네스트 베커라는 죽음심리학자의 <죽음의 부정>이라는 책의 제목에 이끌렸어요. 그래서 선 채로 읽게 됐는데, 이런 말이 눈에 띄더라고요. ‘자연은 자신이 창조한 피조물들이 서로 물어뜯고 죽이게 만드는 잔인한 창조자’라고요.

그 순간, 우리 모두는 결국 자연의 다른 피조물들을 물어뜯고 죽임으로써 생존하는 필연적 악을 갖고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살기 위해 끊임없이 악을 행하고, 자신에게 시시각각 닥쳐오는 자기 존재 파멸의 공포인 죽음을 어떻게든 유보하려는 인간의 본성을 알기 위해, 악을 연구하게 된 겁니다. “(YES24 7문 7답 중에서)

 

 

이 책은 13장으로 구성됐는데, 집단과 계급의 악, 무능한 생각이 만드는 악, 거짓말의 진실, 가족이라는 이름의 폭력 등을 다루고 있다. 우선 1장이 꽤 재밌다. 인간은 정말로 공정과 평등을 지향할까 하는 주제로 유명한 스탠퍼드 대학의 필립 짐바르도의 ‘감옥 실험’통해 평범한 대학생이 교도관과 재소자 역할극을 하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집단과 계급이 자신들도 모르게 권력이 되고, 이를 휘두르는 가운데 희열을 느낀다는 점, 하지만, 이 실험 자체는 심리학계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이를 39년 만에 영화<엑스페리먼트>에서 다시 보여주고 있다.

 

2장에서는 땅콩회항사건, 백화점 점원을 주차장에 무릎 꿇려놓고 해대던 갑질은 사회적 공분을 샀는데, 왜 갑질과 차별을 멈추지 못할까, 라는 주제로 무능한 생각이 만드는 악을 설명하면서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논한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아주 정상적인 사람이 어떻게 그들 속에 내재한 악이 깨어나게 됐는가를, 생각의 무능은 행위의 무능으로…. 결국, 자신이 행한 악이 악인 줄 모른다는 것 자체가 무섭다.

 

인간을 복종시키는 권위의 힘

 

권위는 가상의 실재가 만들어 낸 무형의 힘으로써 물리적 힘이 아닌 상징적 힘으로 다른 이를 복종시키는 권력을 의미한다. 권위에 대한 복종은 어떤 특정한 사람 그 자체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지닌 직위와 상징에 복종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관한 실험을 소개한다. 유명한 밀그램의 전기충격장치는 인간 마음속에 내재한 악을 깨우는 역할을 했다. 이렇게 보면 마치 인간은 악하게 태어났는데, 교육 등을 통해 그 악성을 억누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기에 건넌 뛰련다.

 

사이코패스는 악인가?

 

이에 관해서는 여러 학자의 견해를 따르고 있는데, 인류의 돌연변이라 보는 견해에 가깝다. 사이코패스는 살기 위해 냉철한 이성으로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미래 인간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뭐 이를 인류 번영을 위한 양날의 검이라는 표현이다. 이수정 등 텔레페서들이 나오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사이코패스라는 말을 극히 네거티브로 쓰고 있어, 학교 역사 선생님이 말하는 역사보다는 설민석이 말하는 걸 역사라고 이해하는 학생들처럼, 이들 범죄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사이코패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이 책은 교양서다. 우리 일상생활과 내 주변의 ‘악’을 어떻게 봐야 할까?, 대학강의 교재라는 점에서 그 한계도 분명 있다. 하지만, 비교적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의 흔적, 절제의 고심이 여기저기 남아있다.

 

우리 사회의 차별과 혐오는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장애인차별을 당연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보다 경제적 처지가 어려운 이들을 부족한 사람이나 덜떨어진 낙오자로 비웃는 우리 사회 그 자체가 ‘지옥’이다, ‘악’이다. 20·30세대에게는 더 가혹하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없는 사람의 겨울이 더 혹독한 것처럼,

‘악’이란 개념에 대한 우리의 이해 지평을 넓히는데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된다. 널리 읽히기 바란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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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를 하는 마음 - 오해를 넘어 이해로
임민경 지음 / 아몬드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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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에 대한 사회의 편견으로부터 올바른 이해로 이끌기 위한 전 자해러 임상심리전문가의 세상을 향한 고언 자해를 하는 마음을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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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를 하는 마음 - 오해를 넘어 이해로
임민경 지음 / 아몬드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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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를 경험했던 임상심리전문가의 세상을 향한 고언 “자해를 이해해 주세요” 

 

한국 사회에서 자해에 관심이 높아진 것은 2010년 후반의 일이다. 2018년에는 자해에 관한 심포지엄이 열리고 여러 시사 언론 매체에서 자해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하게 됐다. 왜 이 시기에 그런가, 사회적 배경을 들어 설명하는 이도 있지만, 우선은 자해의 기능이 뭔지, 왜 자해를 하는 것인지를 아는 게 중요하겠다. 

 

도대체 왜 자해하느냐?

 

자해하는 사람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자해는 보편적인 인간 행동에 속하지 않으며 분명 어느 정도 병리적이지만 미친 사람이나 하는 짓은 아니다. 단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더라도 그 방법이 자신을 해치는 행위였다는 점이다. 자해는 정서적 위안을 즉각적으로 얻기 위해 선택한다. 무슨 말인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는 데 왜 자신을 해치는 행위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자해의 기능이란 걸 알게 되면 이해가 될 듯하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자해, 그리고 자해하는 마음을 적고 있다. 자해에 관한 사회적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서….

 

자해에 대한 이미지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 자해는 유행한다, 자해는 관심을 끌기 위한 시도다. 자해는 손목을 긋는다(리스트 컷). 주로 여성이 한다. 자해는 주로 청소년기의 문제로 크게 문제화할 것은 아니라고 한다. 자해라는 신호를 너무 쉽게 본 듯하다. 

 

자해의 역사는 뿌리가 깊다. 

 

자해 연구자들은 최초의 자해자로 스파르타 왕이었던 클레오메네스 1세를 들고 있다. 헤로도토스<역사>에 따르면 아마도 정신증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의학적인 최초보고는 1846년 독일 의사 에른스트 폰 베르크만의 논문에서 등장한 조울증 추정의 48세 여성이 마태복음의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버려라 라는 구절을 읽은 후, 자신의 눈을 빼버렸다 한다. 아무튼, 이런 자해를 현대의 연구자들은 자살 의도가 없는 자해라고 본다. 

 

19세기 중반, 성별에 따라 자해 원인이 달랐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이 무렵 영국에서는 병역, 세금, 그밖에 의무이행을 피하고자 자해한 남성들의 사례가 보고됐다. 이 시기에 남성의 자해는 경제적, 실리적 관점에서 받아들여졌다. 한편, 여성은 히스테리아(이 용어는 자궁 문제에서 기인했다고)와의 관련으로 접근한다. 현대 이르러 남성도 히스테리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 인정됐다. 

 

자해는 ‘관종’?

 

자해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가질 수 있고 또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누군가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그렇다면 어떤 심리적 기제가 작동한 것일까, 관심을 끄는 것으로 그 요구를 거부하는 것이 해결방법인가, 지은이는 자해를 해봐야 관심을 두지 않으면 자해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도식처럼 단순한 게 아니라, 다른 방식의 관계나 관심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한다. 

 

 

 

 

자해의 기능

 

자해는 진통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자해로 이익을 얻는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듯, 자해라는 탈출구를 긍정하는 뉘앙스로 들릴 수 있어, 중립적인 언어선택이 ‘자해의 기능’이다.

 

즉, 자해함으로써 자신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고, 또 확인한다는 것이다. 만약 괴로운 정서 상태나 신체 감각을 빨리 가라앉혀 주는 약이 있다면, 사람들은 그 약을 찾을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자해가 바로 진통제로 작용한다. 득보다는 실이 많기는 하지만, 

 

자해의 심리적 요인들

 

미국의 심리학자 왓슨의 유명한 실험이 있다. 그는 나에게 건강한 12명의 아이와 그 아이들을 자유롭게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달라. 그러면, 그 아이 중 한 아이를 무작위로 골라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되도록 훈련할 수 있다. 의사, 법률가, 예술가, 실업가 등으로 말이다. 얼마나 무서운 사고 발상인가, 어린 앨버트 실험, 11개월 된 앨버트에게 흰 쥐를 보여주고 아이가 관심을 보이려고 하면 큰 소음을 내서 깜짝 놀라게 했다. 그 후, 앨버트는 잘 가지고 놀던 흰 쥐를 보기만 해도 울고 난리를 친다. 이렇게 인간의 행동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보여주는 예였다. 

 

자해를 새롭게 보기

 

자해를 경험했던 지은이는 심리학을 공부했고, 자해러를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는 임상 심리전문가가 됐다. 그는 우리 사회가 ‘자해’에 대한 이해도, 알아보려 하지도 않고, 마치 벌레 보듯 피하려 한다. 얼마나 잔혹하고, 냉정하면 제 팔목을 그어버렸을까, 충동적이지 않나, 생각이란 걸 할까?, 이 모든 것들이 자해에 이르는 심리상태, 즉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탓이라고…. 동기와 과정을 필요 없다. 결과만이 중요한 사회에서 ‘자해’란 인생의 낙오자들이 하는 도피행위라고, 한치의 이해심도 배려도 아깝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여러분 주변에서 누군가 ‘자해’를 했다면 어떨까, 각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 당사자의 성격과 행동으로 봐서 전혀 그럴 사람이 아닌데, 혹은 응, 언젠가는 저지를 줄 알았지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얼마나 힘들었으면…. 오죽했으면, 견디기 어려울 만큼 고통스러웠나 봐 따위의 해석도 나올 수 있다. 또 정반대로 누군가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거 아니야라는 반응, 자해에 대한 세상의 이해는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자해의 기능을 연구하는 연구자는 자해는 개인의 내적 기능과 개인 간 기능을 한다고, 전자는 자기 정서 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후자는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말한다. 

 

 

 

 

지은이는 자해를 설명하기 위해 많은 심리학적 실험과 이론을 끌어와 설명한다. 자해는 정말 죽고 싶어서였을까?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나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는 신호만이었을까? 이도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 책을 읽는다면, 자해한 이의 심신 상태는 어떠했는가를 먼저 살펴보라고 한다. 자해를 묵인하거나 방조하라는 말이 아니다. 자해라는 다소 이해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에는 어쨌든 그 기능이 있다는 점을 새겨둬야 한다. 자해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할 게 아니라, 그런 행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 누구(자녀, 형제, 친구 등)에게 관심을 가지라는 말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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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알고리즘 - 인간의 뇌는 어떻게 행동을 설계하는가
러셀 폴드랙 지음, 신솔잎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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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알고리즘

인간의 뇌는 어떻게 행동을 설계하는가, 이 구조만 알면, 오래된 습관을 고칠 수 있다. 

 

습관이란, 국어사전에서는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이나, 학습된 행위가 되풀이되어 생기는 비교적 고정된 반응 양식이라고 풀이한다. 

 

습관의 공식, 왜 습관은 고쳐지지 않을까, 너무 케케묵어서 관성이 생긴 걸까, 아니면 자제력, 인내, 의지가 약해서 그런 걸까, 이에 관하여 지은이 러셀 폴드랙은 단호하게 말한다. 뇌는 뭐가 좋고, 나쁘고 하는지 그 가치에 관해서는 판단을 하지 않는다. 다만, 오랫동안 무의식적으로 몸이 기억하는 행동이 뇌의 신경회로에 안정적으로 정착되었기에 그런 것일 뿐이다. 습관이 좋고 나쁨은 세상 사람들이 가치판단에 따른 것이다. 나쁜 습관이란 오랫동안 지속적 반복적으로 이뤄지면 심신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인 줄 알면서도 행하는 것(술, 담배, 오락 따위)이기에 나쁜 습관이라 평하는 것이다. 한편, 일하는 법(작업절차 등)을 익혀, 숙달되면 자동적 특정한 맥락(상황, 조건, 환경)에서 일어나는 행동 양식 또한 습관이다. 이런 행동은 매번 일할 때마다 고심하지 않고 결정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일상의 루틴이 된다. 이미 살아본 어제의 삶이 오늘의 내 선택, 내 삶을 안정적으로 이끈다. 그것이 습관이다. 그래서 좋은 습관이 중요하다. 

 

이 책은 뇌가 어떻게 인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가, 그 메커니즘을 규명하면,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주요 골자다. 

 

습관은 의지 부족, 자제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뇌의 활동문제다

 

뇌는 왜 습관을 안정적으로 받아들일까? 지금도 신체 에너지의 20%를 쓸 정도인데, 인간이 행하는 모든 행동(신체적 움직임이나 생각 패턴), 행위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판단하고, 평가하고, 선택하는 일을 한다면, 뇌는 터지고 말 것이다. 뇌의 능력을 겨우 사용할 정도인데 하루에 보통 혹은 적어도 200번 이상의 무의식적,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 하나하나씩 판단하고 평가해 행동을 실행에 옮길지를 결정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상상만 해도…. 무의식적 습관은 어쩌면 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목표지향적 행동과 습관의 차이는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 한다. 삶의 선택 중에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하는 선택과 목표와 상관없이 상황이나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선택이 있다. 습관은 후자를 말한다. 습관을 단순히 행동과 버릇이라고, 고쳐야 한다고 십년공부 도로아미타불처럼, 유명한 배우가 20년 동안 알코올과 마약을 끊었다고 즉, 중독에서 벗어났다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한순간에 중독상태로 돌아가는 게 습관일까? 이 메커니즘은 간단하다. 습관의 없어지는 게 아니라 강력한 또 다른 무엇에 의해 잠재워질 뿐이다, 즉 새로운 습관이 형성되면 오래된 습관이 사라지는 게 새 습관 밑에 깔려있다가 어떤 계기나 사건으로 언제든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잠재적이다. 또 다른 표현으로 습관형성과 중독은 충동에서 강박으로 전이되는 과정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환자치료를 위해 새로운 습관형성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습관을 못 하게 다그치고, 자제력이 없네, 인내심이 부족하네, 의지가 굳지 못하다는 비판의 소리는 모두 오해다. 뇌가 어떻게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모르는 즉, 무지 때문이라는 점을 지은이는 밝혔다. 못된 습관을 고치지 못한다고 별별 소리를 다 들었던 이들이 무척 억울해하겠지만, 습관은 자신이 만들어낸 루틴인데 누구를 탓하겠는가, 그게 아니야 문제는 뇌라고, 우리는 몰라도 너무 몰랐다. 습관이란 행동이 좋든 나쁘든 뇌 신경회로에 너무나 묵직하게 자리 잡고 안정적으로 형성(뿌리를 내려버려서)되어 고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그가 하는 이야기는 알기 쉽다. 게임이 중독에 빠진 아이(습관에서 중독으로)를 치료한답시고, 게임기를 빼앗아 못 하게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운동이나 다른 새로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습관의 공식(알고리즘)을 알아야 나쁜 습관(술, 담배 따위)을 고칠 수 있다.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에 이를 고치는 것은 '시간'이다. 또 하나, 우리가 아는 습관은 그저 빙산의 일각이다. 우리의 삶 전체가 습관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해보자. 그래서 습관을 제대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삶이 바뀌면 세상이 바뀌지 않겠는지, 오십견을 앓아본 사람은 밤잠을 이룰 수 없는 어깨의 고통을 너무 잘 안다. 시간이 흐른 뒤 팔도 조금씩 올라가면서 통증이 줄어들고 잠을 푹 잘 수 있게 된다면,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것과 같지 않을까, 

 

이 책에서 얻은 힌트들

 

목표지향적인 행동과 습관적인 행동의 상호작용에 주의를 기울여라. 행동 변화를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신체 행동에만 습관이 있는 게 아니라, 생각에도 습관이 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가 하는 모든 생각과 행동, 말은 습관성이다. 무의식의 세계에서 만들어진 습관을 의식세계로 끌고 들어와 이를 목표지향이라는 양념을 쳐두면, 내 습관이 뭔지 알게 될 기회가 생길 것이고, 이를 고쳐보려는 노력이라도…. 습관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잠재울 수 있을 뿐이다. 뭐 맥아더가 물러나면서 했던 유명한 '노병은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말처럼….

 

이 책은 습관을 철저하게 이리저리 톺아보고 있다. 습관은 왜 생기는 것인지, 뇌 활동과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등등, 습관 바로 이해하기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뇌의 습관 시스템이 어떤 작동원리로 돌아가는지를, 특히 습관형성의 두 가지 메커니즘은 꼭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다음 단계로 나와 또 다른 나와의 투쟁이, 여기에서 등장하는 게 실험심리학 등에서 나오는 강화학습(스키너 등)의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제 여기까지 이해했으면, 본격적인 습관 다스리기,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으로 습관을 만들어보는 과정이다.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도 한데, 지은이는 이를 행동 변화에 대한 과학적 접근법이라 했다. 

 

습관은 정말 고칠 수 있을까? 성공을 계획하는 법, 이 대목은 함께 읽어야 할 대목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습관은 고칠 수 있는 것인가? 지은이는 기억의 삭제와 와해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기억을 리셋한다는 것이다. 약으로 행동 변화를…. 개인 맞춤형 습관치료 등을 이야기한다. 

 

습관 변화를 위한 메커니즘

 

메커니즘은 “환경, 습관, 목표지향적 행동”이다. 우선 환경은 우리를 어떤 행동에 가까워지게 이끌기도 하고, 또 어떤 행동은 멀어지게 한다. 그래서 변화를 위해서는 행동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다음으로 습관, 습관의 지속성은 행동 변화의 걸림돌이 된다. 지속성이 단절 장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목표지향적 행동, 즉 장기적 목표에 부합하는 행동은 즉각적인 충동 또는 습관을 억제하는 억지력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만드는 데는 ‘명상’수행 등도 좋은 방법이다. 우선 내가 인식하는 나를 내 안의 있는 또 다른 나(습관)를 냉철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건강진단 때 늘 폐암 고위험군이라며 담배를 끊으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이런 의학적 소견, 그런데 병원 문을 나서 몇 걸음을 옮기는 순간, 갑자기 담배를 찾는 나를 보자. 얼마만큼, 어느 정도의 강도로 ‘금연’권고를 받아야 담배를 끊을 것인가, 담배 대신에 다른 무언 가로 내 안에 있는 나를 설득해야 하는데, 게을러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뇌가 행동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는 것인지…. 여전히 실천행은 어렵다. 

 

습관은 나쁜 습관, 좋은 습관 등의 가치판단을 하는 게 아니라, 굳어진 무의식적 행동들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장기간 지속하면 심신에 악영향을 미치는 그런 것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바로 이 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습관의 메커니즘과 행동 변화를 위한 과학적 성과들을 소개하고 있기에 정보로서는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도 개인의 인내, 자제력, 의지박약, 소심 등의 부정적인 성격이나 기질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게임에 빠진 아이들을 이상한 아이 취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겠다. 

 

이 책은 뇌의 활동과 인간 행동의 관련성에 관한 많은 정보가 실려있다. 습관이란 주제 외에도 많은 힌트가 여기저기 지뢰처럼 흩어져 있다. 정독하든 속독을 하든 관계없다. 2부부터 읽어도 되고, 관심 있는 장부터 읽어도 관계없다. 

 

강준만의 <습관의 문법>(인물과사상사) 도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 그는 습관은 독재자라고 규정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습관은 오랫동안 반복한 행위로 결국 인간의 천성이 된 것이라 봤다. 사람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따라 판명된 존재다. 따라서 우수성이란 단일 행동이 아니라 바로 습관이다이라고...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우리 삶이 일정한 형태를 띠는 한 우리 삶은 습관 덩어리일 뿐이다”고 했으며, 더 나아가 “습관은 사회의 회전 속도를 조절하는 거대한 바퀴이며 가장 중요한 보수적 힘이다”고 했다. 늘 입던 유형의 옷을 바꾸는 게 쉽지 않듯이, 습관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습관을 구슬리기 위해선 우리 인간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뇌과학이 어떻게 행동변화를 설계하는가가 이어진다면...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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