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의사과학자 애로우스미스 상.하세트 - 전2권 의사과학자 애로우스미스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유진홍 옮김 / 군자출판사(교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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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의사가 되어서


1930년대 미국작가로 최초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싱클레어 루이스의 초기 3부작 중 하나로 꼽히는 <애로우 스미스>, 이 작품의 주인공 마크는 의학 소설이나 TV 드라마에 나오는 인류애 넘치는 의사의 모습이 아니다. 의학을 순수학문으로 접근하는 의사과학자로 묘사된다. 물리나 화학, 물론 기초학문으로써 익혀야겠지만, 의학과 어떤 구체적 관련성이 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던 듯한 시대에 어린 마크가 동네 할아버지 의사의 진료소에서 무급의 비공식 조수가 됐다는 데서 시작한 이야기, 낡고 오래된 진료소의 풍경은 이곳이 이발소였던가 싶을 만큼의 분위기, 예전에는 이발사가 외과 수술을 했다고 전해지는데, 아무튼 의술이 의학이 되는 과정과 작품 전개가 맞물려 전개된다. 


두 갈래의 선택과 갈등


주인공 마크는 두 개의 가치관 속에서 선택의 갈등을 느끼는데, 페스트 치료와 관련된 놀라운 연구성과를 어떻게 해야 할지, 응용이냐, 학문적 완벽이냐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당장에 치료제로 쓰자는 제약사의 요구와 성과를 발표하자는 연구소, 실전으로 나아가자는 병원의 제안, 치료를 다 해달라는 페스트 감염 지역민의 요청 속에서 과연 그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완벽한 검증을 하지 못한 치료제, 전염병을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또 일어날 수 있는 감염병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까?, 3년 전에 겪었던 코로나 19 대유행과 이 작품 속 페스트 창궐이 겹쳐지기도 한다. 


임상 의사냐 기초의학자냐, TV 의학 다큐멘터리에서 소개되는 질병 관련 연구소에서 일하는 의학자들, 코로나 19 팬데믹때 그 존재가 각인됐지만, 의사는 사회적 지위와 부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은 임상 의사를 이미지한 것이다. 마크의 의대 동기들, 수석을 놓치지 않았던 듀어나 전형적인 모범생인 어터스, 뚱보 파프처럼 실력은 없지만, 인성이 좋은 의사, 아마 의학계의 분포이지 않을까 싶다. 소설은 의학 드라마처럼 눈 앞에 펼쳐지는 묘미가 있다. 의대 시절 마크의 스승 막스 고틀립, 이 작품의 가치관을 관통하는 듯하다. 가치관을 순수학문에 맞춘다. 맥커크 연구소의 웨켓 또한 고틀립과 같은 학구적인 인물, 이들은 마크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아무튼 등장인물의 캐릭터는 의학 드라마처럼 전개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의사 분류의 전형처럼 보인다. 

지금 한국 사회의 의료대란의 뿌리를 보면,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현대 의학은 기초과학에서 얻는 성과를 임상 의학에 접목하는 과정을 통해서 발전해 온 것이다. 


100년 전 미국의 의대 과정을 묘사하는 대목은 80년대의 의과대학의 교육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다. 90년대 임상의의 필요성 때문에 의대의 커리큘럼은 기초과학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었지만, 졸업 후의 의사 사회는 한국과는 전혀 다르다는 느낌이다. 당대의 미국 의료계의 실상을 녹여낸 게 아닌가 싶다. 곳곳에 드러난 임상 의학에 대한 비판과 학문으로서 의학에 관한 철학은 의학자문을 했던 이의의 그것이지 않았을까, 또한 도움도 컸겠지만, 작가 루이스의 필력을 상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의사과학자라는 이미지는 임상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사라기보다는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과학자에 가깝다. 선천적으로 학구적인 의사들, 기초과학을 선택하는 이들은 100명이라면 1~2퍼센트 이내가 아닐까, 1~2명 정도, 아주 드문 유형의 인간이라는 것인데, 


루이스는 왜 이 소설을 쓰게 됐을까? 왜 이 시기에 의학과학이라는 세계를 소재로 삼았을까? 하는 꼬꼬무가 작동한다. 아마도 의학자문이었던 미생물학자 폴 드 크라이프가 당대 임상의학이 과학적인 기반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한 글을 쓴 것이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인데, 


아무튼, 이 소설은 의학 세계의 블랙 코미디다. 아울러 옮긴이 가톨릭의대 감염내과 교수이자 한국의료과학(Journal Korean Medical Science) 편집장 유진홍 선생도 한국의 의료대란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낀 듯하다. <의사과학자 애로우스미스>는 루이스의 다른 책은 한국어본으로 소개됐지만, 이 작품은 초기 주요작품임에 의외로 한국어 번역 출간된 적이 없었다. 제목에 의사과학자라는 생소한 낱말을 붙인 것만으로도 한국 의료계의 현실을 에둘러 표현한 듯하다. 적어도 기초과학자가 멸종되는 위기는 막아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상, 하권 800여 쪽에 이르는 분량, 읽는 동안 계속 머릿속에 맴도는 것은 응용이냐, 순수학문이냐라는 가치의 갈등이 생각보다 꽤 중요하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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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을 삼킨 나라, 대한민국 - 중독이 일상이 된 시대, 마약 없는 내일을 위한 기록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29
조성남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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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마약청정국이란 신화는 거짓말


이 책<마약을 심킨나라, 대한민국>은 "인생명강" 시리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법무부의 치료보호감호소 등을 거쳐 현재 을지대중독연구소장으로 현장을 누빈 조성남이 지난 40년 동안 마약중독치료의 일선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를 담은 현장보고서다. 


마약 청정국이란 라벨은 뗀 지 오래라는 것, 이미 30년 전부터 마약은 유통됐고, 사회적 논쟁거리가 된 건, 2023년 대치동 ADHD 치료제로 속여서 학생들에게 뽕을 음료에 타서, "떡밥"으로 뿌린 것이다. 이때부터, 아 뜨거워라로 시작된 마약과의 전쟁, 이전과는 양상이 다른데, 마약 투약자, 중독자를 잡아다 가두고 상선을 잡아 조직와해 중심(엄벌주의 정책)에서 중독치료와 재활로 그 중심(예방주의, 수요억제정책)을 옮겼다. 

이 책의 핵심은 "단 한 번의 마약 투약, 복용으로도 중독자가 될 수 있다". 절대 하지 말라는 조언이다. 책 구성은 4부다. 1부 ‘대한민국이 심상치 않다 – 마약중독의 실태-에서는 마약 유혹의 덫과 마약 정책까지 다룬다. 2부 ’모르면 죽고, 알면 사는 약물과 독물- 중독의 이해-에서는 뇌를 파괴하는 악마의 약물, 중독, 얼마나 더 망가져야 끝이 날까, 3부 ‘끊을 수 있는 중독의 고리- 재활과 치료-, 치료공동체 등을 소개한다. 4부 ’미약, 청정국과 공화국의 변곡점- 온전한 회복-을 위한 대안을 담았다. 


너무 쉽게 중독되는 마약, 약물과 독물


이른바 마약중독의 기전(메커니즘)을 살펴보는데, 이제 10대가 상습복용자가 돼 간다, 예전에는 전형적으로 사업실패, 가족 문제, 질병 등을 이유로 마약에 손을 댔고, 보통은 40대 남성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다이어트 등의 목적에서 점차로 마약으로 옮아가고 창원의 청소년들이 펜테날 패치를 붙이고 다니는 등, 마약에 위험성에 관한 인식이 낮고, 합법이 곧 면죄부라는 오해, 약물이든 마약이든 모두 독물이다. 


합법적인 의료용 마약 프로포폴의 오남용이 불법 마약보다 더 심각하고, 판테날은 유튜브에 등장하는 좀비 마약이다. 10대가 마약 시장의 주요 소비자라는 놀라운 사실. 최근까지 마약 청정국이었다는 오해, 오히려 필로폰 수출국이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일본 국내에서 마약류 단속이 심해지자, 생산거점을 한국으로 옮겨 상당 기간 필로폰을 일본에 공급했다. 이제 거점은 중국 등지로, 옮겼지만, EMS, SNS 등으로 손쉽게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는 환경이 됐다.


마약의 분류


마약은 천연계와 합성물질계로 불법과 합법 약물로 구분된다. 천연마약은 아편계와 코카계로 나뉘고 합성 마약은 페티딘계, 메타돈계 등으로, 마약을 마약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마약은 신경안정(마비)과 각성(자극하거나) 효과를 가진다. 전자는 중추신경 억제하여 뇌를 마비시키는 수면제, 진정제, 진통제와 마취제, 알코올, 모르핀, 헤로인, 펜타닐 등으로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사용한다. 불안이 마비되는 효과가 있어 항불안제로, 하지만 남용 때는 술에 취한 듯하며 간질 발작이 일어나기도, 후자는 뇌를 자극한다. ‘자극 추구’성향의 사람들이 남용하는 약물로 필로폰(메스암페타민), 코카인, 엑스터시, 다이어트약으로 처방되는 각성제(펜터민, 디에타민), 카페인, 니코틴 등이다. 눈동자가 확대되고 예민해지며 심하면 급성 정신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중독치료와 재활의 필요성, 강제치료 시스템, 약물 남용 연구소 설립


약을 끊는 건 쉽다. 안 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것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지은이는 한마디로 약을 끊는 일은 참는 게 아니라 하지 않았을 때의 즐거움을 찾는 것인데, 약을 끊었는데 계속 너무 힘들기만 하면 재발 위험이 크다는 순환 사이클이다. 오죽했으면 ‘피눈물을 흘려보지 않고는 약물 중독에서 회복될 수 없다’라는 말이 나왔을까, 자조 모임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에 강제치료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중독은 질환의 특성상 남용자나 의존자가 자발적으로 치료받는 비율이 매우 낮아 강제치료가 필요하다. 강제치료는 일정 기간 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몇 가지 전제조건이 따른다. 첫째, 우선 치료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선정, 치료와 수감 중 선택하도록 한다. 물론 집행유예나 가석방, 가종료 등의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 둘째, 강제치료 의뢰에 대한 고과 점수 부여, 표준화된 평가 방법의 개발이 요청된다. 객관적 평가로 치료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우선 치료하는 식이다. 3개월 이상 입원 치료와 순응적이지 않은 사람에 대한 엄격한 법 적용이 따라야 한다. 정기적으로 약물 검사를 하고, 외래 진료를 명문화, 치료 명령제도와 약물 법원 제도의 도입, 검거 초기부터 치료와 연계한다. 이때 필요한 조직이 약물 남용 연구소다. 이곳을 통해 역학조사, 정책 개발, 치료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 연구와 교육사업이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와 예방을 위한 시스템을 갖출 수 있기에.


강제치료는 인권침해의 소지가 분명 있지만, 약물 남용으로부터 회복 과정에서 어떻게 인권침해의 소지를 없앨 것인지에 관한 세심한 연구가 필요하다. 강제치료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이로 인한 인권침해 소지 또한 제거해야 한다는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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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버려야 할 것들 - 감정의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음 훈련 필사 노트
김한수 지음 / 하늘아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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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감정의 상처에서 벗어나 행복해지기 위해 버려야 할 것들


지은이 김한수는 마음 훈련 필사(베끼어 씀) 노트<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버려야 할 것>에 온종일 바쁘게 뛰어다니며, 또 일하는 동안 쌓인 스트레스, 다른 사람과 관계에서 생겨난 고단함, 이 속에 담긴 감정의 찌꺼기를 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종종 행복을 방해하는 감정들을 필연,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마음의 큰 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글쓰기는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는 천연 치료 효과가 있다. 심리학에서도 자신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권장하기도 하는데, 필사 또한 그러하다. 위인들의 아포리즘을 읽고 문장 속 의미를 되뇌며 적는 과정에서 쌓인 감정들을 내려놓는다. 


이 책에 실린 14개의 문장, 교만함, 부정적인 생각, 증오와 분노, 많은 걱정,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 현실에 안주하는 마음, 자신의 마음을 괴롭히기, 불필요한 경쟁과 비교, 불평과 불만, 고정관념과 고집, 이기심과 개인주의, 거짓으로 나를 포장, 욕심과 탐욕, 과거에 대한 후회, 나는 몇 개나 해당할까, 위에 적은 키워드는 종교적이거나 철학적, 심리적 믿음일 수도 있다. 여기에 실린 14개는 예시다. 자신의 주변에서 버려야 할 것들을 적어놓고 생각해보고, 문장을 필사해 봄으로써 맑은 정신과 행복한 마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거만(倨慢)함에 관하여 


거만이란 뜻은 남을 업신여기는 마음이다. 한자를 보자 사람의 마음에 만연하게 자리한 것이다. 우리 속담에 들어있는 ‘거만’ ”이알이 곤두선다“ 가난하던 사람이 조금 잘살게 됐다고 큰소리를 치거나 거만하게 굶을 비꼬는 말이다. 거만 피우는 모양을 ”꼭뒤가 세 뼘“, ”배가 남산만 하다. “저는 잘난 백정으로 알고 남은 헌 정승으로 안다, 대신 댁 송아지 백정 무서운 줄 모른다는 등, 여러 장면에서 쓰인다. 


거만은 인간이 자기를 남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견해에서 생기는 기쁨이다. (B. 스피노자)


거만은 자신을 남보다 위대하다고 여기는 착각에서 비롯된다. 겸손과 성찰만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윤리와 도덕적 삶에 관한 사상으로 유명한 스위스 법률가, 철학자인 카를 힐티는 “거만은 항상 상당량의 어리석음에 결부돼 있다고, 거만은 항상 파멸의 한 걸음 앞에 나타나며, 거만해지는 사람은 이미 승부에 지고 있다고, 거만함은 단순한 자만이 아니라 가장 교묘한 착각, 높은 곳에 오를수록 발밑을 조심해야 하듯 거만함을 경계하는 자만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아이스킬로스, 벤저민 프랭클린 등의 ”거만“에 관한 아포리즘을 소개하고 있다. 또 허영에 관한 버트런드 러셀의 아포리즘 ”허영은 어떤 한계성을 넘으면 온갖 활동의 기쁨을 말살한다. 그래서 반드시 우울과 권태로 끝난다. 대체로 자신이 없는 데서 허영이 생긴다.”라고,


우리가 버려야 할 감정들에 관하여


거만이나 허영, 그리고 오만과 교만은 모두 한 틀 안에 있다. 이 모든 것이 인간 본능에서 비롯되고, 러셀의 지적처럼 자신이 없음에서 누군가에 기대어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이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동물의 세계에서도 왜소하게 보이면 먹이가 될 수 있기에 공기를 몸 안에 넣고 부풀리는 개구리처럼, 다만, “한계, 적절함, 균형”을 아는 게 어렵다. 러셀의 말처럼 허영의 끝에 남는 건 우울과 권태뿐이다. 


부정적인 시각과 연결된다. ‘인지 왜곡’ 사람들은 가끔 사소한 실패를 확대하거나, 특정 사건만으로 자신 전체를 평가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인지 왜곡은 하루아침에 버릴 수 없기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게 필요하다. 긍정심리학적인 접근이다. 우울, 불안,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카프카, 에리히 프롬 등의 아포리즘이 실려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도전해야 우리 삶은 더 깊어질 수 있다. 조선 시대 소학 동자 김굉필은 <소학>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모든 학문의 입문이며 동시에 인간교육의 절대적 원리가 됨을 역설, 자신의 일생 <소학>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했다. 김종직의 문하였으며, 나중에 조광조의 스승이 되는데, 소학 속에서 늘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는 것이다. 이른바 자기성찰과 감정의 찌꺼기를 버리는 방법 중 하나이지 않았을까 싶다. 


필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지은이는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 보는 계기라고, 하지만 또 다른 효과도 있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 선생이 자식부부에게 자신의 작품 필사를 시켰다고, 소설을 읽는 것과 필사를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것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목적의식이 있었다. 그가 소설을 쓸 때 얼마나 고심했는지를 생각해보라는 것이며, 후일 저작권수입 또한 연결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그저 인지대를 받는 것, 그저 재산으로서 인식은 자식들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건 아닐까, 방하(放下:마음 내려놓기, 지위든 권력이든 기득권이든 모두 내려놓는 것)의 마음을 담아 적는다는 것 등을 다짐하는 것들 또한 필사의 효과가 아닐까 싶다. 필사를 그저 베끼어 씀이라는 단순함으로 이해하지 말기를, 


아무튼 자신의 사고를 확장해나갈 수도 있는 이 책의 사용법, 자신의 감정에 따라 더 넓게도 더 깊게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라는 한계도 규정도 없으니. 이 책을 바탕삼아 하나씩 늘려나가는 것도, 365일 명상을 안내하며, 필사할 수 있는 여러 권의 책이 나와 있으니, 한 번 실천해보는 것도 좋겠다. 요즘 필사 노트가 붙은 책들이 유행이다. 그저 읽는 책에서 실천의 길라잡이로 책과 하나 되는 필사다. 읽고 의미를 되새기고, 쓰는 과정은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진정한 자신을 찾는 의미 있는 여정이 될 것이라는 지은이 말이 성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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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결정성, 나로서 살아가는 힘 - 남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당당하게 나 자신으로 살자, 2025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김은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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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3가지 행복의 핵심가치


지은이 김은주의 이 책<자기 결정성, 나로서 살아가는 힘>에서는 실제 강의에서 강조한 3가지 행복의 핵심가치-자율성, 유능성, 관계성-가 어떻게 행복한 삶에 이바지하는지 들여다보고 나 자신으로 살면서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방법을 탐구한다. 책의 부제 “남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당당하게 나 자신으로 살자”라는 노자가 말하는 자중자애(自重自愛)와도 같은 맥락의 것이다. 또한 긍정심리학파(마틴 셀리그만, 칙센트 미하이)는 자율성을 강조한다. 또한, 자신이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유능성 욕구는 과업을 자기 능력에 비추어 최적의 도전을 찾게 하고 기술과 역량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끈다. 관계성의 핵심은 주요한 타인 몇몇과 깊이 있는 만남을 갖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관계로 시작해서 관계로 끝난다는 점에서 출발하는데, 행복한 관계 맺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책 구성은 5장이며, 1장 ‘행복의 조건들: 자기 결정성 이론이 알려주는 행복의 핵심 조건들(자기 결정성 전략 3가지,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을 설명한다. 2장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자율성을 그리고 이의 향상을 위한 전략 9가지를, 3장 ‘나의 일을 잘 해낼 수 있다고 지각해야 행복하다’라는 유능성과 유능성 향상 전력 10가지를, 4장 행복한 삶을 위한 가장 강력한 조건‘은 관계성이며 이를 향상하는 7가지 전략을, 5장 ’나로서 살아가며 원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으로 공감 향상전략 6가지를 다룬다. 


행복이론, 자기 결정성 동기 이론


자기 결정성 이론의 하위이론은 기본심리 욕구 이론은 인간이 타고난 심리 욕구로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을 제시한다. 인간은 기본심리 욕구들이 충족됐다고 스스로 지각해야 내재적 동기가 향상되고, 심리적으로 통합을 이루어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기본심리 욕구를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활동하고 관계를 맺는 것이다. 


자기 결정성 이론의 핵심은 자기 결정 혹은 자율적 동기가 비자기결정 혹은 통제된 형태의 동기와 구분이다. 자기 결정성 이론에서 강조하는 것은 인간의 행동조절 유형의 자기 결정적 기능, 즉 자발적으로 분출된 의지다. 내재적 동기는 자발적으로 분출된 자율적 행동의 원형이다. 자율적 행동은 내재적 동기가 발현됐음을 드러낸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다


자율성을 어떻게 지지하는가, 자율성 향상전략 9가지를 들여다보자. 첫째, 경청하기와 일방적으로 지시하기, 자율성 지지의 시작은 잘 들어주는 데서 출발한다. 둘째 구성원들이 원하는 바를 직접 묻기, 셋째, 구성원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시간 주기, 넷째, 과제수행의 규칙과 한계의 근거 제시하기, 다섯째, 정보를 담은 긍정적 피드백, 여섯째, 진정으로 격려하기, 일곱째 적절한 힌트 주기다. 직접 명확하게 가르치는 것보다,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덟째, 구성원들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다. 아홉째, 관점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소통하기다. 여기서 말하는 9가지의 자율성 향상전략의 주체는 나이며 주인 정신을 갖는 것이다. 


유능성을 향상하는 10가지 전략


일과 행복 중에서 무엇이 우선이냐는 어리석고 잘못된 질문이다. 왜 우리가 가정과 일을 선택해야 하는가는 잘못된 질문이다. 유능성은 절대적인 역량이 아니라 특정 맥락에서 스스로 지각하는 것이다. 첫째 긍정적 정서 향상하기다. 긍정심리학파의 바바라 프레드릭슨이 제시한 “확장과 유지이론’에 따르면 긍정 정서를 경험하면 창의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좋은 관계를 형성하며, 학습 동기도 향상된다고 한다. 둘째, 자율성 끌어올리기, 셋째, 스스로 목표 설정할 수 있는 구조 만들기, 넷째, 명확한 방향 설정하기, 다섯째, 구체적으로 목표 세우기, 여섯째, 감정확장 법칙 이용하기, 일곱째,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분하기, 여덟째, 적절하게 도전적인 목표 설정하기, 아홉째, 즉각적인 피드백 주기, 열째, 자신을 스스로 존중하고 칭찬하기 등이다. 


관계성 향상 7가지 전략


첫째, 사람들은 행복감 높은 사람에게 자석처럼 끌린다. 불행하고 외로운 이들에게는 좋은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삶은 공평하지 않다. 감정은 전염력이 강해서, 행복하고 친구도 많은 사람 주위에 사람이 몰리게 마련이다. 둘째, 관계는 먼저 깊어진 후에 넓어진다. 셋째, 모두의 사랑을 받을 수는 없다. 넷째, 다른 사람에게 기대하는 마음을 접는다. 다섯째, 늘 정중하게 사람을 대한다. 여섯째, 공감하고 또 공감하기, 칠곱째, 새로운 사람에게만 친절한 사람은 외로울 수밖에 없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사람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사랑’과 ‘존중’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인정요구가 있어, 호감, 인정받고 싶어 한다. 또한, 사랑과 존중은 서로 배타적인 관계여서 한쪽이 강해지면 다른 한쪽이 약해진다는 고정된 관념이나 편견이 있다. 실은 사랑과 존경은 서로 촉매작용을 하기도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공감 또한 그렇다. 공감해주는 훈련도 필요하다. 행복이란 고정되거나 항구성을 갖는 감정이 아니라서 늘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의식적인 활동, 즉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기성찰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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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청춘의 초상 - 조국의 독립에 바친 뜨거운 젊음, 한 장의 사진이 증언하는 찬란한 그 순간
장호철 지음 / 북피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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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평면적 역사서술 너머 입체적 역동적 인간의 모습으로 그들을 그리면서


지은이 장호철은 30여 년의 교직 생활을 마치고, 오마이뉴스 블로그 ‘이 풍진 세상에’를 운영했다. 일제 강점기 20, 30대의 찬란한 청춘 시기에 자신의 실존을 걸었다가 스러져간 이들의 비극적인 삶과 투쟁이 나의 것일 수도 있다고 깨닫기도 했다고, 해마다 반복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동원 문제 등 해묵은 갈등은 여전히 우리에게는 아픈 현실로 남아있다. 평면적 역사서술로 연대기로 이런 일이 있었노라고 나열하기도 보다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입체적 역동적 인간의 모습으로 남겨진 그 날의 사진 속에서 그들을 그린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유명한 경구는 누가 했든 중요하지 않다. 역사를 잊지 말라는 뜻이 중요하니, 한국 사회에서 독립운동가는 계륵이다. 돌아가신 지 한참이 됐지만, 여전히 이러 저러한 프레임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죽어서도 편히 눈감을 수 없을 정도로, 역사를 잊는 대통령과 극우들은 홍범도 장군을 육사 교정에서 몰아냈고, 이승만 기념관과 박정희 동상을 세우겠다고 설쳐댄다. 역사 망각의 태도에 맞선 기억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다. 여기에 실린 독립운동가들의 사진 촬영연대 순으로 배치한 것이라, 중요도에 따른 것은 아니다. 


책 구성은 2부로 1부는 ‘돌아오지 못한 독립운동가들, 그 청춘의 초상’에서는 16분의 이야기를, 고종의 통역을 맡았던 신여성, 조선의 앞길에 등불을 켜다의 주인공 스물여덟의 김란사를 비롯하여 스물일곱의 안창호, 서른세 살에 처형당한 사회주의자 김 알렉산드라, 샌프란시스코에서 울린 3발의 총성, 일본의 앞잡이를 처단한 서른두 살의 장인환,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서른 살의 안중근, 을사오적 이완용을 찌른 스물두 살의 이재명, 조선총독부에 폭탄을 던진 스물여섯의 김익상, 만세운동의 유관순, 김상옥, 나석주, 김마리아, 박자혜,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그리고 스물네 살의 윤동주, 


2부 ‘돌아온 독립운동가들, 그 청춘의 초상’, 1945년 해방 이후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독립운동가들은 40, 50대 이상의 장년과 50, 60대의 노년이었다. 남북협상을 주도했던 김규식을 비롯한 10분의 이야기를, 서른 살의 김구, 전명운, 차미리사, 김원봉, 주세죽, 엄항섭, 권기옥, 정정화, 장준하 등이다. 여기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많은 독립운동가, 우리는 이들을 찾아 역사의 전당에 모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벌어지는 지도자들의 역사 배반 행위에 항거할 근거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방향도 인식도, 용기도, 눈 앞에 펼쳐진 현실 앞에서 무너져 내려앉을 것이다. 


신여성 김란사의 “꺼진 등불에 불을 밝히다”


1세대 신여성, 1900년에 찍은 한 장의 사진 속 그녀는 평범한 얼굴이지만, 앙다문 입술에 서린 결기가 만만찮아 보인다. 스물여덟에 미국 웨슬리언 대학에 입학, 학사호를 받고 1906년 귀국 후 이화여학당의 교감으로, 대학설립 때는 한국인 교수로 활동, 1893년 하상기와 혼인, 2년 후 이화학당에 입학하여 세례명 “낸시”를 받았고, 낸시의 음역이 란사 하, 하란사로 알려졌다가 최근에 김란사로 기록하는 추세, 1911년 개화파 정치인 윤치호는 한국선교현장(영문선교잡지)에 국내 여성 교육 불만 사항을 나열, 여성들이 요리와 바느질도 못 한다고 비판한 것을 김란사가 몇 달 후 같은 잡지에 “항의”라는 제목으로 윤치호의 주장을 맹목적인 편견이라고 재비판했다. 아무튼, 하란사든 김란사든 우리에게는 비교적 낯선 이름이다. 제자들에게 “꺼진 등에 불을 켜라”라고 말했다. 유관순을 비롯한 제자들에게 선각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일깨워주었다. 


을사오적 이완용을 처단한 스물두 살의 청년 이재명 열사


노동이민으로 미국에 건너가 안창호가 설립한 애국계몽단체 “공립협회”에 들어가 활동했다. 1907년 을사늑약과 한일신협약 체결 후, 공립협회에서 나를 팔아먹은 도적의 숙청 결의에 따라 1907년 10월에 조선으로 돌아온 이재명은 1909년 12월에 이완용 처단, 죽이지는 못했고, 다음 해에 사형형으로 순국했다. 안중근 의사의 의거 두 달 후의 일이었다. 황현의 매천록과 김구의 백범일지는 그의 의거를 전하고 있다. 


이봉창, 윤봉길 의거,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던 임정을 살리다


임정은 집세도 낼 수 없을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 국내외 동포의 지지도 상실하여 존재 가치를 잃어가고 있던 때, 도쿄 한복판에서 펼쳐진 이봉창의 의거, 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훙커우 공원 의거는 한인에 대한 중국인들의 감정을 호전시켰다. 의거에 고무된 미국과 하와이, 멕시코와 쿠바에 사는 동포들은 임정을 후원, 사업확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 한편, 장제스와 김구는 육군중앙군관학교 낙양분교에 한인 특별반을 설치에 합의, 마오쩌둥은 임정 존재를 인정하기도, 1940년 광복군 창립대회에 중국공산당을 대표한 저우언라이와 둥비우가 참석할 정도였다고. 윤봉길 의사는 일경의 고문 끝에 1932.12.19. 총살형으로 순국했다.


이 책에 실린 사진으로 희미해지거나 잊힌 기억 속의 그들을 오늘로 소환한다. 26년 동안 임시정부를 이끈 민주주의자의 조국광복을 위한 풍찬노숙의 역사 속 사진이 남아있다. 1906년 광진학교 교원 시절, 서른 살의 김구와 어린 학생들이 함께 찍은 사진도 보인다. 


사진이란 키워드로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을 간략하게 기록한 것이지만, 이 책은 시의적절하다. 역사를 잊어버리고 일본이 식민지근대화 도왔다는 말을 부끄럽지도 않게 서슴없이 해대는 오늘, 이제 몇 분 남지 않은 위안부 할머니와 징용에 끌려갔던 한인들의 기억이 아직도 사라지지도 않았는데, 일본의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등재에 동의한 한국 정부, 이들에게는 잊혀야 할 수치스러운 역사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사는 역사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기에 더 잊히기를 바랄지도.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 그래서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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