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영혼 - 류팅의 기묘한 이야기
류팅 지음, 동덕한중문화번역학회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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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허구, 작가가 상상하는 소설의 가능성

 

류팅의 기묘한 이야기 <뒤바뀐 영혼>은 동덕한중문화원번역학회가 집단번역 작업을 했고, 감수를 거쳐 내놓은 것이다. 작업방식이 참신하다. 중국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 서로 보는 관점을 달리할 수 있다는 열린 가능성 때문이다.

 

이 책에는 단편소설 12 작품이 실려있다. 소설의 배경과 분위기에 따라 현대와 과거, 마치 30년대의 소설을 읽는 듯하다, 현대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왔다 갔다 한다.

 

"허구가 오래되면 진실이 되고, 진실이 오래 되면 허구가 된다"는 말의 의미는 이 책 전반을 꿰뚫는 화두다. 중국 현대사회의 정신적, 물질적, 도덕적 곤경, 앞만 보고 내달리는 세계, 어느 덧 물신숭배가 세상을 뒤 덮는다.

 

 

 

 

천재시인의 시재, 돈버는 능력과 바꾸다

 

이 책의 제목이 된 “뒤바뀐 영혼” 언제적 이야기인지, 천재 시인인 야거, 학교에서 시인으로 누구나 알아보는 유명인사다. 대학교 앞에서 옷가게를 하는 샤셩, 시상을 좇는 야거와 현실의 물질기반에 가치를 둔 샤셩은 사랑이란 인연으로 맺어져, 베이징 생활을 접고 샤셩을 따라 남쪽으로 떠나면서 시도 함께 버린다. 화장장에서 일하던 야거는 출산한 샤셩의 몸 보양을 위해 유골함을 가져 나오고, 절도범을 잡혀, 3개월 징역을 살게 되는데, 90일째 그는 지금 위대한 시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차라리 나는 내 모든 시재를 훌륭한 삶과 바꾸고 싶다고….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말, 정말 그러길 원해…. 네 원해요, 정말 행복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다음 날 맨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우리 바꾸자고 말해봐. 그리고 교도소를 나와 걷던 중 똑똑하고 능력 있던 대학 친구 푸청을 만나게 되고, 이후 두 사람은 각각 시인과 사업가로 승승장구, 푸청의 장시 ‘끝’이 출간되고, 야거에게 배달되는데 그 안에 쪽지 ‘나의 것이자 당신의 것’이라 적혀있었다. 23층 건물에 있던 야거는 건물 아래로 추락, 자신의 몸이 화강암에 부딪히면서 우두둑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누군가가 기괴한 언어로 시를 읽는 것 같았다. 마치 한낮의 꿈처럼….

 

침상에 누워 세상의 소리를 듣는다

 

‘귀’ 코마 상태의 주인공, 귀는 열려있다. 그가 살던 집이 재개발로 철거된다는 소식을 듣고 건설기계 앞에 드러눕는다. 그는 병원 침대에 누워있다. 30만 위안의 보상금과 함께 집에서 나온 가족들, 천막에서 지낸다. 그의 몸에는 생명력이 또렷이 남아있지만, 움직일 수 없다. 나의 죽음은 다른 사람들에게 더 이상 슬프고 아픈 일이 아니라 일종의 해탈이자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일이었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 나는 계속 귀 기울여 듣고 스스로를 끝없는 허공 속에 가둬두어야 했다.

 

‘당나라로 돌아가다’, 대학의 부교수인 주인공 지옥같은 현실을 살면서 그가 안주할 곳은 당나라다. 아내와 대학 총장과의 불륜, 그 덕에 부교수로 승진됐다는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당나라로 가기 위해 학교시계탑에서 천둥과 번개를 기다리다 의도치 않게 학교의 시계탑을 보호한 공신이 됐다. 나는 당나라에 갔었다. 그곳에서 농사를 짓고, 소를 길렀고, 겨와 나물을 먹고 뚱뚱한 여인과 함께 살았다. 기근과 흉작 살육이 존재하는 그곳이 나는 여전히 여기보다 좋았다. 이상향…. 눈 앞에 펼쳐진 지옥, 치열한 경쟁과 암투 속에서 허약한 존재가 피할 곳은 어디인가,

 

이어지는 소설들 죽음의 신과 친구가 되다. 낮과 밤, 영혼의 무게, 제복, 죽음의 매니저, 허구의 사랑, 아버지의 감옥, 양치기, 추수.

 

 

 

기괴한 이야기다 맞다. 중국의 부패한 현실을 직시하며, 허구의 세계를 작가 류팅은 현상의 본질을 꿰뚫는 능력이 있다. 죽음의 신이 주인공을 데려갈 기회를 대신, 금기를 깼기에 사람이 된다. 소설 ‘제복’ 마치 리빠통장군처럼, 제복 속에 담긴 힘을 표현한 뛰어난 작품이다. 완장을 두르면, 예비군복을 입으면 인격이 변하듯, 그에게 제복은 힘의 원천이기도 했지만, 아내는 그의 제복 힘을 사랑했다. 제복을 벗음과 동시에 그의 아내는 떠난다. 죽음을 도와드린다는 ‘죽음의 매니저’ 또한 그렇다. 죽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동안 의뢰인들은 모두 삶의 의지가 강하게 나타나는데, 등장인물과 인물 사이를 잇는 인연들 씨줄과 날줄로 엮어내는 탄탄한 구성력에 빠져든다. ‘아버지의 감옥’ 또한 기이한 설정, 파출소장을 하던 아버지가 교도관이 됐고, 어린 주인공을 감옥에 가뒀다. 1년 만에 빼준다. 그의 출생, 집을 나간 어머니와 아버지의 인연들을 엮는데, 인간군상의 모습인가, 마치 30년대의 중국소설처럼….

 

어느 작품이든 거짓과 진실, 허구와 사실의 틈을 메워나가는 절묘한 사연과 구성이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중국 작품이 이런 것인가, 소재가 환상적인 동시에 현실적인 이야기들, 중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풍자하면서도 확대하지도 축소하지도 않고, 읽는 이가 느끼는 대로 남겨두는 여백, 그 여백에 내 상상을 담을 수 있어 좋다.

 

중국의 차세대 유망주라고 하면 너무 성급한 소리일까, 청년작가 류팅- 기묘한 이야기-가 오늘날 뒤죽박죽인 중국세계라는 느낌이 강하게 전해져 오는 듯….

좋은 소설이다. 참신한 소재가….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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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 패러독스 - 팬데믹 이후의 새로운 질서와 전략
신동엽.정대훈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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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은 세계화, 신자유주의가 원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은 이제 새롭게 바뀐다. 엄청난 속도로 말이다. 또한, 세계시장을 하나로 묶어내려던 움직임은 수정을 해야 할 처지다. 연결과 단절을 어떻게 설계해낼 것인가?, 100년 만의 팬데믹 가져온 지각변동,

 

초연결 사회가 코로나 팬데믹의 세계적 유행의 배경이다. 이번 변화, 변이가 지속해서 이어지는 것은 개인 간 집단 간 지역 간 그리고 국가 간 연결 관계의 급진적 증가라는 인간 사회의 구조적 특성에 기인한다. 인류 진화의 핵심 원동력은 지속적인 교류 증대와 기술발전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전 세계를 경계 없는 하나의 완전 경쟁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세계화(신자유주의)에 초연결 사회가 됐고, 폐쇄사회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전염병 확산에 대한 국가 통제력을 대폭 약화했다. 어디든 간에 포스트 코로나 패러다임 구축이 급선무다.

 

지은이들은 이 책에서 코로라 팬데믹의 원인을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라고 지적하면서 그 근거를 1장에서 밝히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경영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하는 관심사가 2장에서 다뤄지고 있는데, 기본은 여전히 고객 중심임을 확인한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조직은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3장에서, 국가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4장에서 각각 살펴보고 있다.

 

지금까지 지속했던 연결은 단절을, 세계화의 역할과 양면성이 드러난 코로나팬데믹

 

팬데믹이란 이름의 핵심은 세계화와 초연결

 

20세기 초 발생한 스페인 독감도 경계를 초월한 연결이 원인이었다. 사람의 이동에 따라 퍼졌던 것이다. 따라서 세계화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어떤 대응전략도 무력해질 것이다. 연결의 양면성과 팬데믹 관계를 잘 보여주는 것이 세계화란 말이다. 대응은 ‘탈세계화’다. 코로나 19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없었다면 팬데믹으로 확산하지 않았을 것이다. 탈세계화가 만능은 아니다. 여기에도 양면성이 존재한다. 그 양면성을 보자.

 

팬데믹은 전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했다. 이전 기술적 가능성은 이미 존재했지만, 사회 심리적 한계로 실제 첨단기술 산업 등을 제외하고 제한적으로 채택됐던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언택트, 상호작용이 당연시된 뉴노멀 시대의 도래다. 배달음식이 보편화하고, 원격근무가 새로운 패턴이 된 것이다. 이렇게 불연속적 환경변화로 무너진 곳은 무너지고 살아남아 성장하는 곳은 성장해나간다. 또한, 정부의 권한은 이전보다 강화되고 더 중요해졌다는 시각도 존재한다(때로는 방역독재라는 비판도 받지만), 가족문화의 변화에서 있어서도 직계가족 중심으로(스몰패밀리), 재택근무가 가족들의 공동생활과 상호작용의 물리적 기반인 주거 형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합 대량교육에서 온라인 원격교육으로 변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호진화도 예견될 정도로 바삐 돌아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경영은 어떻게 바뀌는가?

 

기업들은 대응 찾기에 고민 중이다. 유통산업에서 비대면 채널이 유통 구조의 중심으로 바뀌고(이는 아마존 등은 물론 국내 쿠팡 등에서 보이는 현상) 업계 한쪽에서는 리테일 아포칼립스(소매업의 종말) 현상을 우려할 정도가 됐다. 반면, 무경계 상시 창조적 혁신 경쟁이 벌어진다.

 

경쟁우위를 위한 세 가지 전략적 역량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첫째는 전통적 역량의 상당 부분 쓸모없게 됐다. 필요한 것은 행동 편향적 전략적 민첩성이다.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는 환경변화에 대응할 기회가 오래 지속하지 않고 잠시 존재하다가 갑자기 사라져버린다. 이런 환경대응은 민첩한 전략적 행동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둘째, 다른 기업들과의 가치 재조합 네트워킹 역량이다. 생태계 수준 가치 재조합 네트워킹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장벽 없는 조직, 생태계 내 전략적 위치 선택, 신뢰 기반 고객 중심적 관계 구축(이 세 가지가 중요하다), 고객과 철저한 신뢰 기반, 급변하는 전환기에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경쟁우위 원천이다.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으로 디지털 전환과 신뢰, 순발력의 3박자가 필요하며, 팬데믹과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고객 중심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나이키와 도요타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조직은 어떻게 바뀌는가?

 

긴밀하게 연결되고 통합된 구조를 가진 현대의 조직은 이제 느슨한 조직으로 변경돼 간다. 여러 부분이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나, 동시에 공유목적을 추구하는 데 필요할 때마다 협력하며 ‘따로 또 같이’ 방식으로 움직이는 게 필요하다.

 

느슨한 연결구조는 의도적인 합리적 비효율성이다. 즉, 이 구조는 현대 조직의 긴밀한 연결구조에 비해 비효율적으로 비칠 수 있으나, 이는 의도된 것이어서 질적으로 다르다. 앞으로 코로나 19와 같은 팬데믹의 발생 빈도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또 이외에도 다양한 재난급 위기의 빈도와 강도가 급증하고 있다(2003년 사스, 2012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 19)

 

고신뢰조직 8가지 위기 대응시스템을 갖춰라

 

고신뢰조직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므로 일단 행동한 후 계속 수정 보완을 해야 한다. 그리고 먼저 대응한 후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 또한, 고신뢰조직은 단순명료한 접근법을 경계한다. 즉, 한 가지 강력한 대응책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울러 계속 시뮬레이션하고 개선해야 하며, 즉흥적 순발력을 발휘, 잉여와 느슨함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황별 전문가가 주도하게 한다는 8가지 위기 대응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 책은 팬데믹의 구조적 원인과 사회 각 부문에 미치는 영향과 결과를 예측, 향후 맞이하게 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대응전략을 제시한다. 100년 만에 찾아온 초유의 코로나 19 팬데믹은 어쩌다 재수 없어 생긴 전염병이라면 좋겠지만, 이 책의 진단처럼 세계화로 초연결 시대, 하나의 완전 경쟁 시장이 가져온 아이러니다. 아니, 예정된 절차였는지도 모른다. 탈세계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그리 간단하게 유지다 단절이라는 단순 논리보다는 이런 재난의 발생 가능성을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이것이 우연인지, 아니면 반복발생 가능성을 배태하고 있는 환경인지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즉, 역사적 보편성과 특수성에 관한 판단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팬데믹의 빈번한 발생이라면 미래 환경의 일상적인 뉴노멀이라면 포스트 코로나 패러다임의 기본 틀 자체에 잦은 팬데믹 발생에 대한 대응과 권리를 항구적 핵심요소 중 하나로 포함해야 할 것이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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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 - 중요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7가지 전략
세라 로젠튤러 지음, 황선영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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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대화 즉 의미있는 대화를 위한 조건과 이를 위해 변해야 할 7가지의 태도를 적고있다. 아울러 이를 연습할 18개 문제도 함께 싣고있어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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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 - 중요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7가지 전략
세라 로젠튤러 지음, 황선영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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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성찰적 의사소통 기술을, 진정한 대화에는 규칙이 존재한다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대화할까? 2010년 ‘커리지 비어’에서 영국인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10분짜리 대화를 27번, 하루에 4시간 말하는데, 알맹이 있는 대화는 절반 정도였다. SNS 등으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만, 형식적인 정보주고받기 수준에 머문다는 지적이다. 

 

이 책<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은 ‘당연지사’다. ‘대화’(conversation=, con +versare, 함께 돈다는 뜻이다. 상대방의 반응에 즉각 반응하는 것이다. 마치 춤과도 같이) 우리는 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소통의 문제가 생길까?, 대화와 소통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대화란 상대방과 일상생활의 신변잡기에서 인류사회의 화두인 기후위기에 관한 거대담론까지 무한한 주제와 범위로 확장될 수 있다. 소통이란 서로 뜻이 통하여 오해가 없다는 말이다. 같은 단어를 쓰는데 왜 서로 달리 받아들일까, 개념의 범주 문제도 있을 것이고, 고맥락(에둘러서 하는 표현들, 주로 기성세대)고 저맥락(직설적으로 말하는 젊은 세대)화법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의 초판 제목은 <인생을 바꿔주는 대화>였다, 같은 맥락이지만, 특정한 대화가 처음부터 우리 삶을 바꾸는 의미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하거나 내다보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 돌이켜 봤을 때, 그 대화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느낄 수 있거나, 그렇다는 게 밝혀지기도 한다. 

 

 

 

대화는 단지 일방통행이 아니다. 서로 교감하고, 공감하고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대화란 꽤 어려운 지적 활동으로 보일 수 있다. 아마도 진정한 대화(중요한)의 영역을 의미하겠지만 말이다. 여기에는 엄연히 적용되는 법칙이 있다.

 

이 글에서 지은이가 힘주어서 하는 이야기는 소통하는 방식을 더 분명하게 의식하면 대화가 나는 물론 우리 주변 사람들의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는 강력한 무기가 되리라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즉, 자기성찰적 의사소통 기술에 관하여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설명은 파트3으로 구성됐다. 파트1에서는 변화의 시도, 파트2에서는 이 책의 핵심인 7가지 변화(용기를 끌어내라, 컨테이너-편안하고 견고한 공간-만들기,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분명한 의도를 담아라, 존중하는 마음으로 교감하라, 진실을 말하라, 자신의 이야기에서 벗어나라, 일을 매듭지으라는 내용을 싣고 있다. 파트3에서는 노하우 모음, 어떻게 하면 대화현장에서 의미 있는 대화를 할 것인지를, 18개 연습과제를 다루었다. 

 

대화를 잘못 나누면, 아차 실수했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뒤끝 작렬의 경우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회사에서건 가정에서건 입안에 맴돌던 말, 해서는 안 될 말을 퍼붓고 되돌아서 금방 후회하고, 사과하고, 시간이 지나서, 또 막말해대고, 입이 방정이라고 나는 왜 그럴까 하면서 제 탓을 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정도의 차이의 문제지 다 있을 듯하다. 

 

말하는 내용보다 그 말을 하는 방법(전달방법)이 중요

 

이 책에 실린 이야기를 보자.

지하철역 입구에 앉아 구걸하는 이는 “맹인입니다. 도와주세요”라고 쓴 푯말을 들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곳에 돈을 조금씩 놓아두고 간다. 이를 지나치던 돈이 많아 보이는 여성이 그 푯말을 고쳐 썼다. 그러자 많은 사람이 돈을 놓고 갔다. 그 푯말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날이 화창한데 저는 볼 수가 없습니다.’라고(70쪽), 눈이 안 보인다는 메시지는 같은데,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사람들은 달리 받아들인다는 말이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는가가 “말투” 중요하다. 

정유회사와 노조 사이의 분쟁, 회사는 관리직을 두겠다고 한다. 노조는 이미 합의했던 사항을 번복하려는가 하고 반발했다. 지은이는 이에 대화 전문가, 뭐 소통전문가로서 참여했다. 각각의 처지에서 왜 그렇게 주장하는지 배경을 살폈고, 적절한 대화 진행법을 안내했다. 즉, 노조는 관리직을 두고 안 두고의 문제는 사실 쟁점이 아니었다. 노조원이 산재 사망 1주기가 될 무렵이었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회사가 한 번 살폈더라면 이란 아쉬움과 원망, 회사는 무능력으로 연결됐다. 지은이는 노사의 이야기를 듣고 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배경에 주목, 각각에 조언을 한다. 노조는 협상테이블에서 산재 예방을 다 했더라면 아까운 목숨을 살릴 수 있음에도 주의를 다하지 못한 것을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는 말로 시작했고, 회사는 그런 지적에 감사한다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물론 중간에 의견대립이 있었겠지만, 결론은 관리직 부활 설치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여기서 말의 내용보다는 어떻게 전해야 할 것인가 하는 태도, 즉 전달방법이 문제가 됐다. 교감이다. 상대 말에 공감하는 태도는 긍정심리로 이끌어 합의해야 한다는 목표에 중심을 두게 되는 것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대화인가? 대화가 아닌가? 대화의 조건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은 하기 쉽지 않다. 나 역시도 그러하다. 우리는 대화법을 모른다. 팀 회의를 보자. 한 두 사람은 대화 방법을 이해한다. 나머지는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다.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싸움으로 번지고, 자기주장만을 되풀이하거나, 직위를 들어 위협하는 내용까지, 이런 상황이 예견되기에 아예 처음부터 입을 다물어버리는 도망가기, 말문이 막히거나 몸이 굳는 행위, 즉 얼어붙기, 이런 세 가지 형태가 혼재되다 보니, 늘 결론 없는 회의가 되거나, 일방통행과 지시, 즉 대화를 방해하는 것들로 인해 아예 대화가 되지 않는다. 대화는 없다. 그런데 우리는 이를 대화라 한다. 묵시적으로 긍정했다고 본다. 생각의 차이는 있다. 하지만 통일된 개념에 대한 합의도,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명확하지 않아서, 목표에 대한 다른 관점 등, 대화에 들어가기 전에 기초가 돼야 할 것들이 전혀…. 소귀에 경 읽기 식으로…. 

 

팀리더는 부하를 원망하고, 부하는 리더를 불신한다. 이와 반대의 경우도 있다. 형식적으로는 서로 이야기도 하고 잘 마무리된 듯 보이지만, 정작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뭐가 잘못된 것인가? 대화의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말인데, 우선은 전원참여, 자신에게 해당하는 이야기, 모두 관심을 두기, 중요한 문제에 관해 이야기한다. 대화가 흘러가는 방향을 통제하지 않는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한다가 원칙이 되어야 하는데, 이게 지켜지지 않는다. 시간이 없다. 쟁점에 관해서만 짤막하게 견해를 밝히라는 식이 되다 보니, 얼어붙고, 설명하다 보면 본론에서 벗어나게 되고, 이에 주의를 환기하면 말하지 말라는 거냐며…. 뭐 나머지는 익히 아는 순서대로…. 이 모두가 대화가 아니다. 

 

7가지의 변화 

의미 있는 대화를 하려면, 7가지의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용기를 끌어내라, 말하기 거북스러웠던 이야기를 끄집어낼 용기

-컨테이너를 만들어라, 누군가와 관계 개선을 하려면 상처를 치유하고 잊힌 좋은 추억에 관해 이야기한다. - 편안한 공간 만들기-

-전달하는 메시지에 분명한 의도를 담아라.

-존중하는 마음으로 교감해라 

-여러분의 진실을 말해라- 자신의 본모습과 타협하지 않고, 상대방과 말하라. 참으로 어려운 대목이다. 

-여러분의 이야기에서 벗어나라 

-일을 매듭지어라

 


 

진짜 대화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지은이가 영국의 국무조정실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된 것도 ‘대화’에서 시작됐다. 10대 시절 할머니를 따라 동네마실을 다녔는데, 여기서 나눈 대화들이 그에게는 대화란 무엇인지를 인식하는 계기가 된 듯하다. 이 책은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무엇보다도 눈여겨봐야할 유용한 팁이 실려있다. 현장을 통해서 얻는 노하우가 실려있다. 특히, 실태조사 등에 많이 사용하는 인터뷰 방법에 관해서 특히 ‘대화’를 풀어가는 방식에 관한 정보 등은 꽤 유용하다. 해서는 안 되는 질문법 등, 이 책은 단지 말하기와 말하는 방법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 의미 있는 대화- 라는 주제 자체에 초점이 맞춰 심리학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우리 생활 속에서 자주 만나는 장벽들,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다루고 있다. 다른 책과 구분되는 이 책의 특징은 18개의 연습문제가 실려있어, 실제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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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와 함께 프란츠 파농 읽기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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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빗나가지 않았다. 박홍규의 눈은 예리했다.

 

이 책<카뮈와 함께 프란츠파농 읽기>는 비교문학이 아니다. 카뮈는 우리 사회에서 대체로 알려진 유명인이지만,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의 저자 프란츠 파농은 그리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지은이는 카뮈와 함께 파농을 읽자고 권한다. 왜 함께 읽어야 하나, 물론 알제리독립에 관한 두 사람의 생각이 달랐기 때문에 이를 비교해서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지은이는 이들을 아나키스트로 본 때문이다. 여기에 덧붙여 한국에서 카뮈나 파농에 관한 책에 알제리나 마르니티크의 역사를 비롯하여 두 사람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상식에 관한 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끼리 선문답에는 관심이 없다. 이들을 대중 이해 차원으로 끌어내려 교양의 영역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카뮈와 파농은 알제리를 사랑했던 공통점이 있다...방식은 다르지만,

 

이 책의 관점은 이런 것이다.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가 이자 20세기 지성으로 알려진 알베르 카뮈, 흑인성을 연구한 탈식민주의자이자 휴머니스트인 프란츠파농

우리는 이들에 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이들은 알제리를 사랑했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식민지 해방의 소극적이었던 카뮈, 적극적이었던 파농, 아나키스트에게 정부는 좋은 정부든 나쁜 정부든 정부는 없어져야 할 것인데…. 두 사람의 삶과 사상의 공통점이 있었나, 있다면 무엇이고 다른 점 또한 무엇인가?,

 

카뮈의 마지막 소설 <최초의 인간>은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에 온 프랑스인이 알제리인을 일컬어 언제나 아무런 이유 없이 공격적이고 잔인한 적들로부터 알제리는 빼앗아야 할 땅이었다고, 또 언제나 시비 걸기를 좋아하고 냉혹한 그 사람들에 대해서 프랑스 사람들은 자신을 스스로 방어해야만 했다. 그렇다면 프랑스를 일본으로 바꾸고, 알제리를 조선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남의 땅에 쳐들어와서 제멋대로 해놓고 이에 항거하는 이들 때문에 방어해야 한다고…. 어불성설이다. 카뮈의 말은 이런 뜻이다.

 

카뮈의 이런 주장은 파농의 <대지의 저주를 받은 사람들>에서 쓴 다음 대목과 비슷하다.

 

이주민은 역사를 만든다. 그의 삶은 화려한 신기원이며 일대 모험이다. 그는 절대적인 출발점이다. 이 땅은 우리가 만들었다. 그는 모든 것의 원인이다. 우리가 떠나면 모든 게 사라지고 이 나라는 중세로 돌아갈 것이다. 그의 주변에는 병으로 쇠약해지고 대대로 물려받은 인습에 사로잡힌 굼뜬 사람들이 식민주의적 중산주의의 활약을 위해 거의 무생물적인 배경 역할을 하고 있다. 이주민은 역사를 만들 뿐만 아니라 그 역할을 의식한다.

 

파농은 선주민은 정태적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받은 비난이기도 하다. 파농은 그런 비난은 식민지 해방의 역사를 창조해야만 없어질 수 있고, 그래야만 새로운 최초의 인간인 선주민이 나타난다고…. 카뮈에 반대하는 파농,

 

이런 식으로 카뮈와 파농을 좇아간다. 이 책은 왜 이 책을 쓰는지(1장), 이 두 사람의 고향을(2장), 그리고 이들이 노동자의 아들로 성장하는 과정을(3장), 1940년대의 카뮈와 파농의 부조리와 차별 경험(4장), 1950년대 반항과 반란을(5장), 그다음으로 카뮈와 파농의 알제리 전쟁(6장), 이 둘의 비전-새로운 인간을(7장)….

 

21세기 카뮈는, 파농은

 

20세기 말 카뮈가 반대하던 공산주의는 끝났다. 그래서 후쿠야마를 비롯한 자유주의자가 이성의 승리와 역사의 종언을 주장하면서 다시 서양의 세기가 도래함을 예언했다. 하나, 이들이 말하는 자유주의를 위한 새로운 이론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18세기 계몽주의, 19~20세기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회의는 여러 위대한 학자들이 제기해왔다. 최근에는 존 롤즈의 <정의론>, 로버트 노직의 <아나키, 국가, 유토피아>는 개인에 대한 철학적 개념으로부터 정의의 이론을 도출하려 한다. 이러한 지적 상황에서 지은이는 카뮈가 중요한 이유를 말한다. 그가 아무런 위안 없는 정치이론을 우리에게 제공한다는 점이다. 즉, 근대 이데올로기가 전형적으로 옹호하고자 하는 어떤 보장 없는 정치이론을 보여준 점이다.

 

파농은 스스로 아나키스트라는 말도 마르크스주의자란 말도 한 적이 없다. 다만, 절망에 굴복하지 않고 인간의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싸울 뿐이다. 그의 <검은 피부, 하얀가면>은 군대와 리옹에서의 파농 경험의 요약이다. 그는 자신이 포용하고 싶은 문화에서 소외됐다. 파농은 근대화 과정의 심리적 중요성을 강조하여, 문화의 르네상스는 의식의 변혁을 상징하고 자아의 해방과 그 사회해방의 전환점을 상징한다고 봤다. 그는 아프리카는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의 창조물로서 영속적인 저개발을 조장하는 사회, 문화적, 정치, 경제적 국제체제로부터 탈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은이는 카뮈와 파농 제대로 이해하기에 집중하고 있다. 카뮈를 제 마음대로 재단하려는 이들, 뭔가 제대로 알고 떠들었으면 좋겠다는 불편한 심경을 담고 있는 듯하고, 파농에 관해서는 그가 정신의학을 전공했다는 점에서 라캉식으로 정신분석학의 전문가로 만들려는 왜곡 또한 진행되는 듯하다고 경고한다. 아나키스트는 좌파로부터도 우파로부터도 배척당한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 편이 아니라면 차라리 죽이는 게 낫다는 생각인가, 적의 손에 들어가면 다루기 힘든 사람이 될 것이기에 그런가. 이미 고인이 된 이들은 여전히 살아있는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박홍규 선생의 이 책으로 눈에서 비늘이 또 하나 떨어짐을 느낀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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