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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 - 중요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7가지 전략
세라 로젠튤러 지음, 황선영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3월
평점 :
자기성찰적 의사소통 기술을, 진정한 대화에는 규칙이 존재한다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대화할까? 2010년 ‘커리지 비어’에서 영국인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10분짜리 대화를 27번, 하루에 4시간 말하는데, 알맹이 있는 대화는 절반 정도였다. SNS 등으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만, 형식적인 정보주고받기 수준에 머문다는 지적이다.
이 책<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은 ‘당연지사’다. ‘대화’(conversation=, con +versare, 함께 돈다는 뜻이다. 상대방의 반응에 즉각 반응하는 것이다. 마치 춤과도 같이) 우리는 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소통의 문제가 생길까?, 대화와 소통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대화란 상대방과 일상생활의 신변잡기에서 인류사회의 화두인 기후위기에 관한 거대담론까지 무한한 주제와 범위로 확장될 수 있다. 소통이란 서로 뜻이 통하여 오해가 없다는 말이다. 같은 단어를 쓰는데 왜 서로 달리 받아들일까, 개념의 범주 문제도 있을 것이고, 고맥락(에둘러서 하는 표현들, 주로 기성세대)고 저맥락(직설적으로 말하는 젊은 세대)화법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의 초판 제목은 <인생을 바꿔주는 대화>였다, 같은 맥락이지만, 특정한 대화가 처음부터 우리 삶을 바꾸는 의미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하거나 내다보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 돌이켜 봤을 때, 그 대화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느낄 수 있거나, 그렇다는 게 밝혀지기도 한다.

대화는 단지 일방통행이 아니다. 서로 교감하고, 공감하고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대화란 꽤 어려운 지적 활동으로 보일 수 있다. 아마도 진정한 대화(중요한)의 영역을 의미하겠지만 말이다. 여기에는 엄연히 적용되는 법칙이 있다.
이 글에서 지은이가 힘주어서 하는 이야기는 소통하는 방식을 더 분명하게 의식하면 대화가 나는 물론 우리 주변 사람들의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는 강력한 무기가 되리라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즉, 자기성찰적 의사소통 기술에 관하여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설명은 파트3으로 구성됐다. 파트1에서는 변화의 시도, 파트2에서는 이 책의 핵심인 7가지 변화(용기를 끌어내라, 컨테이너-편안하고 견고한 공간-만들기,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분명한 의도를 담아라, 존중하는 마음으로 교감하라, 진실을 말하라, 자신의 이야기에서 벗어나라, 일을 매듭지으라는 내용을 싣고 있다. 파트3에서는 노하우 모음, 어떻게 하면 대화현장에서 의미 있는 대화를 할 것인지를, 18개 연습과제를 다루었다.
대화를 잘못 나누면, 아차 실수했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뒤끝 작렬의 경우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회사에서건 가정에서건 입안에 맴돌던 말, 해서는 안 될 말을 퍼붓고 되돌아서 금방 후회하고, 사과하고, 시간이 지나서, 또 막말해대고, 입이 방정이라고 나는 왜 그럴까 하면서 제 탓을 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정도의 차이의 문제지 다 있을 듯하다.
말하는 내용보다 그 말을 하는 방법(전달방법)이 중요
이 책에 실린 이야기를 보자.
지하철역 입구에 앉아 구걸하는 이는 “맹인입니다. 도와주세요”라고 쓴 푯말을 들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곳에 돈을 조금씩 놓아두고 간다. 이를 지나치던 돈이 많아 보이는 여성이 그 푯말을 고쳐 썼다. 그러자 많은 사람이 돈을 놓고 갔다. 그 푯말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날이 화창한데 저는 볼 수가 없습니다.’라고(70쪽), 눈이 안 보인다는 메시지는 같은데,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사람들은 달리 받아들인다는 말이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는가가 “말투” 중요하다.
정유회사와 노조 사이의 분쟁, 회사는 관리직을 두겠다고 한다. 노조는 이미 합의했던 사항을 번복하려는가 하고 반발했다. 지은이는 이에 대화 전문가, 뭐 소통전문가로서 참여했다. 각각의 처지에서 왜 그렇게 주장하는지 배경을 살폈고, 적절한 대화 진행법을 안내했다. 즉, 노조는 관리직을 두고 안 두고의 문제는 사실 쟁점이 아니었다. 노조원이 산재 사망 1주기가 될 무렵이었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회사가 한 번 살폈더라면 이란 아쉬움과 원망, 회사는 무능력으로 연결됐다. 지은이는 노사의 이야기를 듣고 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배경에 주목, 각각에 조언을 한다. 노조는 협상테이블에서 산재 예방을 다 했더라면 아까운 목숨을 살릴 수 있음에도 주의를 다하지 못한 것을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는 말로 시작했고, 회사는 그런 지적에 감사한다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물론 중간에 의견대립이 있었겠지만, 결론은 관리직 부활 설치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여기서 말의 내용보다는 어떻게 전해야 할 것인가 하는 태도, 즉 전달방법이 문제가 됐다. 교감이다. 상대 말에 공감하는 태도는 긍정심리로 이끌어 합의해야 한다는 목표에 중심을 두게 되는 것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대화인가? 대화가 아닌가? 대화의 조건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은 하기 쉽지 않다. 나 역시도 그러하다. 우리는 대화법을 모른다. 팀 회의를 보자. 한 두 사람은 대화 방법을 이해한다. 나머지는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다.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싸움으로 번지고, 자기주장만을 되풀이하거나, 직위를 들어 위협하는 내용까지, 이런 상황이 예견되기에 아예 처음부터 입을 다물어버리는 도망가기, 말문이 막히거나 몸이 굳는 행위, 즉 얼어붙기, 이런 세 가지 형태가 혼재되다 보니, 늘 결론 없는 회의가 되거나, 일방통행과 지시, 즉 대화를 방해하는 것들로 인해 아예 대화가 되지 않는다. 대화는 없다. 그런데 우리는 이를 대화라 한다. 묵시적으로 긍정했다고 본다. 생각의 차이는 있다. 하지만 통일된 개념에 대한 합의도,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명확하지 않아서, 목표에 대한 다른 관점 등, 대화에 들어가기 전에 기초가 돼야 할 것들이 전혀…. 소귀에 경 읽기 식으로….
팀리더는 부하를 원망하고, 부하는 리더를 불신한다. 이와 반대의 경우도 있다. 형식적으로는 서로 이야기도 하고 잘 마무리된 듯 보이지만, 정작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뭐가 잘못된 것인가? 대화의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말인데, 우선은 전원참여, 자신에게 해당하는 이야기, 모두 관심을 두기, 중요한 문제에 관해 이야기한다. 대화가 흘러가는 방향을 통제하지 않는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한다가 원칙이 되어야 하는데, 이게 지켜지지 않는다. 시간이 없다. 쟁점에 관해서만 짤막하게 견해를 밝히라는 식이 되다 보니, 얼어붙고, 설명하다 보면 본론에서 벗어나게 되고, 이에 주의를 환기하면 말하지 말라는 거냐며…. 뭐 나머지는 익히 아는 순서대로…. 이 모두가 대화가 아니다.
7가지의 변화
의미 있는 대화를 하려면, 7가지의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용기를 끌어내라, 말하기 거북스러웠던 이야기를 끄집어낼 용기
-컨테이너를 만들어라, 누군가와 관계 개선을 하려면 상처를 치유하고 잊힌 좋은 추억에 관해 이야기한다. - 편안한 공간 만들기-
-전달하는 메시지에 분명한 의도를 담아라.
-존중하는 마음으로 교감해라
-여러분의 진실을 말해라- 자신의 본모습과 타협하지 않고, 상대방과 말하라. 참으로 어려운 대목이다.
-여러분의 이야기에서 벗어나라
-일을 매듭지어라

진짜 대화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지은이가 영국의 국무조정실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된 것도 ‘대화’에서 시작됐다. 10대 시절 할머니를 따라 동네마실을 다녔는데, 여기서 나눈 대화들이 그에게는 대화란 무엇인지를 인식하는 계기가 된 듯하다. 이 책은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무엇보다도 눈여겨봐야할 유용한 팁이 실려있다. 현장을 통해서 얻는 노하우가 실려있다. 특히, 실태조사 등에 많이 사용하는 인터뷰 방법에 관해서 특히 ‘대화’를 풀어가는 방식에 관한 정보 등은 꽤 유용하다. 해서는 안 되는 질문법 등, 이 책은 단지 말하기와 말하는 방법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 의미 있는 대화- 라는 주제 자체에 초점이 맞춰 심리학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우리 생활 속에서 자주 만나는 장벽들,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다루고 있다. 다른 책과 구분되는 이 책의 특징은 18개의 연습문제가 실려있어, 실제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