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질긴 족쇄, 가장 지긋지긋한 족속, 가족 새소설 11
류현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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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족쇄, 지긋지긋한 족속, 그 이름 가족

 

이 소설은 참으로 안타깝고도 사실적이어서 아픈 기록이다. 네 남매를 둔 전직 시청 국장 출신의 아버지와 뇌졸중으로 쓰러져 몇 년째 자리보전하는 어머니, 큰딸 인경의 초등학교 평교사, 둘째인 현창은 유명한 대학교수이며 의사, 셋째는 부모가 기를 쓰고 결혼을 반대했던 남자와 결혼했다 이혼했다. 중학생인 아들과 방 두 칸짜리 원룸에 살면서 보육교사로 일한다. 막내 현기는 10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지만, 늘 낙방이다. 아버지와 다투고 집을 나와 택배 물류센터에서 일한다.

 

아버지는 말한다. 걱정마, 우리한텐 자식이 넷이나 있어

 

자식들 넷의 저마다 사정은 한 곳으로 향한다. “가족”이란 이들 네 남매에게 어떤 의미로 와 닿는가, 생애주기에 따른 돌봄, 이는 가족이란 공동체의 세대 간 영속을…. 정은 위에서 아래로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자식은 또 그 자식에게로 마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이 흐르는 이치와도 같다. 그러나 돌봄은 공동체의 의리라고 해야 할까, 어린 자식이 네발로 사방을 기어 다닐 때는 부모가, 세월이 흘러 부모가 네발로 기어 다닐 때는 다 큰 자식이 부모를 돌봐야 한다. 정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거꾸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애정과 정성이 빠진 그저 세대 간의 의리를 지키기 위한 의무일 뿐이다. 이런 냉정함의 질서를 유현재 작가는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노부부, 아내를 돌보다가 지친 남편 그 역시도 말라 죽어간다. 내가 쓰러지면, 자리에 누운 아내를 누가 돌볼 것인가라는 생각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아내를 죽였다. 그리고 그도 죽으려고…. 신문 지상 한 귀퉁이 올라온 가슴 아픈 사연은 그저 남의 일이 아니다.

 

가족, 애증이야기, 돌봄의 끝

 

돌봄의 지옥 속에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한 그렇지만 아들과 함께 맘 편하게 살아가던 셋째가 부모 돌봄을 떠안게 된다. 아버지는 시가 20억 하는 집을 주겠다는 말로 딸을 조종하려 하고, 맏이 딸은 나 역시 지금 힘들거든, 명퇴한 남편과 자동차 음주운전으로 임산부를 친 아들, 둘째는 어떤가, 지긋지긋한 부모한테서 되도록 멀리 떨어지려는…. 그리고 아내에게는 ‘시’ 자로부터 받을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려고, 노인과 질병 그리고 병원의 역할이라는 칼럼을 신문에 썼다가 병원 동료에게 따돌림을 받고, 환자들로부터 왜 병원에 입원해두게 하는 거냐며, 그리고 아버지는 칼럼에 댓글로 불효자라고 비난을….

 

우리들의 일상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삶을 투영한 소설, 저마다 다들 가진 특별한 사정 또한 함부로 비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 사회에서 무급노동으로 그저 젠더적인 노동이 돼버린 ‘돌봄’ 요양원에 대한 상반된 시각들, 가족이 돌봐야 할 부모를 요양원에 맡기면 불효가 되고, 자식이 부모부양책임으로 유기하는 것으로…. 어릴 적 네 남매가 살았던 동성빌라, 이제는 낡고 허물어져 재개발을 기다리는 흉물스러운 곳, 하지만, 그곳에 부모와 함께 지냈던 어린 시절, 왁자지껄했던 그 시대의 추억의 한쪽에는, 현실로 다가온 돌봄의 절벽이….

 

누가 부모를 죽였을까, 아버지를 칼로 찌른 이는 우리 가족 중에 누구?, 어머니의 입에 들어있는 찹쌀떡, 우리에게 즐겨 만들어주었던 그 찹쌀떡이…. 그렇게 두 사람은 죽었다. 과연 범은 네 남매가 공모한 걸까, 돌봄으로 심신이 피폐해진 셋째?, 아들의 음주운전 사고로 피해자와 합의를 해야 하는 처지의 맏이…. 어찌 보면 모두에게 범죄 혐의는 있다. 모두가 공범이다. 하지만 이들은 누구도 죽이지 않았다. 다만, 가끔 죽이고 싶었을 뿐이다. 가족인데 왜? 라는 물음과 함께….

 

이 소설은 돌봄의 국가 책임론을 직접적으로는 말하지 않는다. 다만, 현재 우리 사회의 가족 돌봄이란 뭔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한번 들여다보라며 돌봄 문제를 제기한다. 우리는 노인의 심리적 변화에 대해서 너무도 모른다. 그저 우리의 어린 시절, 자상했던, 그리고 모든 걸 희생해서라도 잘 되길 빌어주는 그런 성스럽고 자애로운 이미지만이 남아있는 건 아닌지, 그러나 돌봄이 필요한 상태가 되면, 지겨워지고…. 그래서 이 때문에 내 남은 인생을 쓸데없이 보내야 하나라는 생각이…. 이런 모든 것을 떨쳐낼 방법은 없는 것인가…. 작가는 말한다. 고령사회, 저출산초고령사회다. 이제는 누가 돌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인가. 일본의 초고령사회의 문제를 2050문제라 했다. 우리에게도 거의 같은 맥락으로 다가온다. 2050년 아이들이 줄어들고, 이제는 초고령의 노인들만의 나라가...인구가 갖는 함의는? 우리 사회의 존속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언제까지 도덕적 의무만을 강요하는 사회가 될 것인가?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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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랭 머랭 - 우리시대 언어 이야기
최혜원 지음 / 의미와재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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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좀 있으세요?, 인간의 대답과 인공지능의 대답의 차이는?

 

휴랭 머랭(인간의 언어-휴먼 랭귀지-, 기계의 언어-머신랭귀지-)책 제목이 “랭”하다. 편안하고 쉽게 다가온다. 휴랭이 머랭(휴랭이 뭐야?)이라고 묻는 듯, 지은이가 중의적인 표현이라고 했지만, 책 제목으로도 재치, 기지가 넘쳐난다. 그리고 글쓰기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 맛깔나게 썼다. 전문가티를 내지도 않고, 연구자로서의 깊은 고민을 자연스레 풀어내, 처음은 가볍게 시작했으나 그 끝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노라는 평이 어울리는 내용이다.

 

인간의 소통방식을 닮아가는 인공지능

 

커피자판기 앞에서 직장 동료 사이의 대화, 동전 좀 있으세요? 라는 물음에 두말없이 꺼내준다. 그런데 네 있어요라고 답하면 인간의 탈을 쓴 인공지능 로봇일 수도…. 물론 말하는 습관에 따라서는 예, 있어요라고 대답할 사람도 있지만, 물음은 동전 있어, 있으면 좀 빌려주라는 표현이다. 어떤 장면인가에 따라서 표현하는 법도 조금씩은 달라지겠지만, 인간들은 대체로 함축적으로 말한다.

 

최근에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기존의 기계언어를 뛰어넘는, 즉, 사람들이 소통하는데 사용하는 말과 표현을 공부해버린다. 정확하게는 데이터를 축적하여 상황에 맞는 발화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머랭의 전환이라 하자.

이 책은 3부 체제이고, 1부는 언어, 그 무질서의 질서에서는 알아두면 쓸 만한 신언, 변화하는 존대법 과잉교정과 외래어 표기 등을 살펴본다. 2부 국경을 넘지 않는 말소리라는 제목으로 인싸는 한겨울에도 아아를 마신다의 줄임말 현상 등을, 3부 진화 혹은 퇴화하는 어휘를 다루고 있는데, 의미와 품사가 바뀌거나 변하는 현상 등, 우리 일상에서 쓰는 말 들이 왜 이렇게 변화되나, 이게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라는 판단은 우선 제쳐놓고, 언어 세계의 현상을 살펴본다. 눈에 쏙 들어오는 글들을 보자.

 

손님,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변화하는 존대법

 

오랫동안 외국에서 살다가 가끔 귀국해 식당이건 카페든 옷가게에서든 왠지 뭔가 문법이 다르다. 겸양어인지 존대인지도 헷갈린다. “123번 손님,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남들은 어떨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확!!!, 응 이거 뭐야…. 어떻게 커피에 존대를?? 이런 과잉존대는 예전에 우스갯소리로 갓 결혼한 며느리…. 시아버지 머리 위에 앉은 파리를 어쩌지 못해, 아버님 머리 위에 파리가 앉아있으십니다. 정도로, 물론 우스갯소리지만, 요즘에는 과잉존대의 홍수 시대다. 선생님 전화가 왔어요. 오늘 옷이 예쁘세요. 아하, 직업이나 업무상 멘트라고, 아니다. 어느 강연장에서 이런 표현이 거침없이…. 국내에서 계속 사는 이들은 뭐가 이상해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할지 모르지만, 아무튼 귀에 거슬린다. 영구귀국해서 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불편하다. 뭐라고 하고 싶지만, 꾹 참는다. 말하는 이한테 꼰대소리를 들을까 봐서, 또 이들이 틀딱이라고 생각할까 봐서…. 아무튼 이에 관한 답을 지은이는 이렇게 한다.

 

존대법이 변화한다고 한다. 과잉존대는 시대의 변화에 따르는 것으로, 지은이의 경험, 옷가게에서 물건을 고를 때(241쪽),

손님한테는 이 디자인이 더 잘 어울리세요

손님한테는 이 디자인이 더 잘 어울려요

 

문법적으로는 아래 표현이 맞는데, 이렇게 말했다면 살짝 기분이 나쁠 뻔했다는 말…. 이해된다. 참으로…. 이 세상이 존재하는 모든 언어가 다 변한다.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도 변할 것이다. 지은이를 과잉존대를 존대의 상향평준화 방향으로 가는 듯하다고 그래서 그나마 긍정적이라고…. 지위와 나이를 불문하고 서로 존대하는 아름다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자 혼용에서 한글전용, 로마자 혼용으로 변화해간다 로마자 알파벳 쓰지 마!!!

 

‘양말’이 순우리말인가? 아니다. 서양에서 들여온 버선이란 뜻이다. 한자어다. 지은이는 순우리말 사용하기, 순화용어 쓰기 정책에 관해서 시비할 생각은 없다고 전제하고, 로마자와 한글 혼용이 오히려 문제라고, MZ세대나 MBTI처럼 고유명사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신문 기사의 본문 중에 K-Culture를 로마자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건 좀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덧붙여 우리가 쉽게 신조어를 만들고 외래어는 쓰는 것은 ‘한글’ 때문이 아니냐는 생각, 표음문자라서 들리는 대로 쉽게 적을 수 있어서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는…. 바로 이 대목은 탁견이다. 로마자를 혼용하는 대신 한글로 적어도 되지 않을까라는 결론에 이르러, 이 모든 것이 세종대왕 탓이라고 유머 있게….

 

후반에 가면, 신조어에 현상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이에 관해서는 여러 책과 비교해서 읽어보면 훨씬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금정연의 에세이집<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북트리거, 2022), 백승주<미끄러지는 말들>(타인의 사유,2022)

 

지은이가 재밌게 쓴 한 문장을 옮겨와서 보자. “그렇다면 지금 책을 쓰고 있는 나는 작가일까, 글쟁이일까, 라이터일까, 아니면 글러일까? 아, 언어학자니까 말러?

 

여기서 글쟁이는 조금 낮춰보는 듯하고, 작가라면 좀 있어 보이는데, 라이터는 어떤 의미지,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을 라이터라고, 앞에 송이 붙으면 작곡가..카피가 붙으면 광고글귀를 쓰는 사람, 라이터는 본디 글쓰는 사람인데 왜 한국에 오다가 의미가 축소됐을까?, 글러- 요즘에 ~러를 가져다 붙이니까, 뭐 신조어인 듯하고…. 언어학은 말을 다루는 직업이라…. 말러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한글도 일조했다고, 그럼 나머지는 뭐지, 축약을 해야 할 만큼 바삐 돌아가나….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힌트는 책 속에서 찾고 답은 독자들이….

 

이 책에는 오만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다. 맥도날드라고 한글로 표기해도 영어 발음과 비스름한데, 일본어로 하면, 마쿠도나루도로 발음한다. 일본어와 중국어 그리고 한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아무튼 읽는 동안 우리의 언어생활의 과거와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게 한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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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 한국 기업에 거버넌스의 기본을 묻다 서가명강 시리즈 23
이관휘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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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주인은 누구?

 

우연인지 몰라도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라고 묻는 제목의 책은 이 책과 김상봉 선생이 펴낸 것이 있다. 후자는 ‘왜 기업의 사장은 노동자가 뽑으면 안 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데, 김상봉 선생은 주식회사에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될 수밖에 없는 까닭을 주식이 너무 광범위하게 분산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주식의 소유와 기업의 경영권 사이에는 어떤 필연적 관계가 없다고 보고 있어서이다. 그래서 주식을 전혀 소유하지 않은 사람도 주식회사의 경영을 맡을 수 있고, 반대로 모든 주식을 소유한 사람도 경영을 남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는 주식회사의 사외이사제도에 관해 왜 주주들은 회사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도 없고 주주가 아닐 수도 있는 사람을 그것도 절반 이상이나 이사진에 임명해야 할까? 라고 묻는다. 학자들은 그 까닭을 기업경영의 독립성을 위해서라 한다. 얼마나 터무니없는 설명인가? 이것은 마치 국정의 독립성을 기하기 위해 국회의원의 과반수를 외국인으로 뽑는 것과 똑같다. 국가의 경영을 위해 국민의 대표를 뽑는 데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어떻게 주식회사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가? 이 질문의 맞냐 틀리냐는 별도의 문제다. 그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의 핵심은 노동자 경영권이고, 이 필연성을 말하기 위한 문제 제기다.

 

기업은 주인은 주주가 아니라 기업의 이해당사자다

 

이 책은 물론 후자의 것과 결이 다르다. 하지만, ‘주주 우선주의’ 우편향적인 사고는 점차로 중간쯤으로 수렴돼간다고 말한다. 2009년 주주 우선주의 신봉자였던 제너럴모터스의 잭 월치는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사상이 ‘주주 우선주의’라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주주 우선주의는 결과이지 경영목적이 될 수 없고,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고객 등 다양한 주체들이 기업경영에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또, 2019년 8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미국 국내 200대 기업의 이익 대변 협의체)’은 “기업의 목적은 이제는 주주만을 위한 게 아니라 고객, 직원, 납품업체, 커뮤니티 등 모든 이해당사자의 번영과 함께 추구하는 데 있다”(41쪽), 일본 교세라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는 경영이념을 전 직원의 물심양면의 행복 추구, 인류와 사회의 진보와 발전에 공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독일의 기업 공동결정제도, 사회적 시장경제를 토대로 노동자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토록 하는 길을 마련했다. 물론 이 제도 운용의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시적인 접근에서 보자면 주주만이 기업의 주인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 창업자의 사유물이 아님도….

 

이 책의 주요 논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ESG이다. 이 틀에서 보자면 주주만이 기업의 주인이 아니며, 기업의 목적도 주주의 부의 극대화가 아니라 환경, 사회 그리고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기업 내부 생태계에 관한 입문서의 역할을 한다. 책의 흐름은 4부로 나뉘어 있고, 1부에서는 주주 우선주의에 관한 생각과 이슈를, 2부와 3부에서는 대리인(경영자)문제와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갈등, 주주와 채권자의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설명한다. 그리고 4부에서는 ESG 도입 상황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금융자본주의 사회의 세포인 기업, 그 안에서 벌어지는 주주와 대리인, 채권자 등의 갈등 문제의 원인을 규명함과 동시에 경영자는 누구를 위해서 일하는가? 이제는 주주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소액주주, 노동자의 물심양면 행복, 협력회사 등과 같은 이해관계 당사자들과의 공생, 그리고 지역 커뮤니티에 이르기까지…. 지역사회의 기업 시민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야 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글 머리에서 언급했던 이 책 이름이 같은 또 하나의 책<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김상봉, 꾸리에북스, 2012)에서 철학적 접근과 노동자의 경영권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 두 책을 함께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단지 노동자의 경영권 필연성만이 아니라 소유에 관한 철학, 역사적 흐름 등을 소개하고 있어서 말이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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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말을 못하는 겁니다 - 일의 디테일을 완성하는 말투와 목소리
이규희 지음 / 서사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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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일을 못 하는 게 아니라, 말을 못 하는 거야

 

지은이는 꽤 많은 인간관계, 소통, 심리학 등의 다양한 영역의 참고서적을 열심히 읽고, 이를 자신의 언어로 바꿔서 상대방에게 전하려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큰 제목과 작은 제목(꼭지)의 내용은 자기계발 서적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들이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지만, 내용 속에 담긴 지은이의 경험이 더해져 신선하게 느껴지는 대목이 있다. 아마도 이 책만의 개성이라고 해두자.

 

지은이는 대인관계, 가족이든, 직장이든, 친구들이든 어떤 장면에서도 적절하게 표현해야 함을 강조한다. 발화 자체가 연습이며, 실전이기에 그렇다.

 

머리말에서 지은이는 “내 입에서 나간 말은 내가 제일 먼저 듣습니다. 건강한 말은 내면에 자신감과 에너지를 채워줍니다.” 바로 이 대목이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오늘부터 자신에게 힘이 되는 말을 써보고 또 녹음도 해보기 바란다는 말 역시 새겨둬야 할 듯….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 부정적인 말은 부메랑이 돼, 자신에게 투사된다는 사실, 즉, 미움도 이쁨도 제게서 나온다면 이해가 빠를 듯하다.

 

소통의 원리를 이해하라, 경청

 

우선, 발화시 즉 말할 때 입 모양, 정확한 발음, 간결하게 핵심사항을 수치가 있다면 수치를 이용하여 상대방의 이해를 돕도록 해야 한다. 결론부터 언급하고, 뼈대만 추려서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상대방이 설명을 요구하면 이에 따라 차근차근…. 이른바 소통의 원리를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것들

 

이 책은 4부 체제다. 1부에서는 왜 말까지 잘해야 할까,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2부는 나를 살리는 말투로 마음을 얻는다. 즉, 말한 의도가 상대방에게 잘못 전달될 수 있다. 말실수다. 이를 줄이는 3가지 방법을 적어도 두고 있다. 또 상대방이 하는 말을 정확하게 잘 듣기(경청), 질문에도 포인트가 있다. 그 밖에 동작을 잘 따라 하거나 인사만 잘해도 된다(호감도를 높이니), 현명하게 거절하는 기술, 말에도 품격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등 관계 속에서 어떻게 말실수하지 않고, 적확, 정확, 적절하게 내 의사를 상대에게 전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사실 말솜씨로 상대방의 주의 관심을 끄는 것은 실제 30%가량이다. 오히려 비언어적인 것들, 표정(웃는지, 편안한지, 자신이 있는지 등)과 몸짓이 70%를 차지한다. 3부에서는 좋은 목소리 갖기 훈련법을 설명하고 있다. 목소리에도 관상이 있다고….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똑똑히 전달되는 발음을 위해 훈련과 나만의 키톤을 찾아라, 그리고 4부에서는 비대면 시대에 살아남은 말투와 목소리 편에서는 다소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은 내용으로 구성됐는데, 아무튼 뭔가 의도가 있으니, 여기에 담아둔 듯 보인다(사족이라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일을 제대로 못 한 듯한 인상을 주는 말 습관 3가지

 

그 첫째는 미괄식말하기- 에둘러 말하거나, 핵심도 없이 나열만 하는 말 습관, 두 번째로 구체적인 수치를 말하지 않고, 모호하게 말한다. 셋째 내 처지에서 말한다. 이런 상태를 ‘일머리’가 부족하다고 한다. 뭐 개인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을 열심히 하고도 자신이 해온 일을 정리해서 간결 명료하게 전달해야 하는 것은 상식 아닐까, 때로는 이게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자, 그럼 이 책에서는 이들의 말 습관을 어떻게 바꾸라는 것인지, 한번 보자. 먼저 미괄식이 아닌 두괄식, 결론을 먼저 말한다. 잘, 상당히 꽤 등의 형용사보다는 숫자 사용하기, 내 처지가 아닌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게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이게 실은 실천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도 있다.

 

일 잘하는 사람은 제대로 듣는다

 

능동적인 경청 습관과 백트래킹이다. 백트래킹은 상대의 핵심적인 단어를 반복, 복사함으로써 상대에게 공감을 표시하고 신뢰는 얻는 방법이다. 조금 사족을 달자면, 미국 대통령의 바이든은 상대방에게 말할 때, 강조하는 단어를 서너 차례 계속 반복해서 힘주어 말한다. 듣는이가 그것이 키워드임을 알아차리고 경청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 역시 자기 뜻을 명확히 전달하는 방법이다. 말하는 이들이 모두 바이든 같다면 뭐 어려울 게 있겠는가, 하지만, 에둘러서 말하거나 추상적인 표현을, 혹은 암시적이고 모호한 표현을 했을 때, 이를 어떻게 알아차릴 것인가…. 이 역시 연습이 필요한 대목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을 높이는 방법은 말을 잘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말 속에 담긴 핵심을 능숙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백트래킹의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방의 말의 어미나 핵심 키워드를 반복하는 것이다.

 

 

 

 

 

질문을 잘하라….

 

단도직입적으로 질문 그 자체를 질문으로만 여기지 말고, 질문으로 조언을 구하면 내가 한 일을 자연스럽게 드러내어 상대에게 알리고 일에 대한 열정도 피력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했는데,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면 어떨까, 자신이 할 일을 전하고, 이 대목에서 좋은 방향을 모색하려는 데 도움을 달라는 의미가 전달되면, 상대방은 평가가 아닌 도움을 주는 처지가 되기에….

 

감정 분리?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에게 자기 뜻을 정확히 전달하는 방법은 꽤 번거롭다. 거울 보고 말하기, 녹음해서 들어보기…. 등, 이 과정에서 자신이 어느 대목에서 반응(싫음과 좋음, 무관심한 태도 등)을 보이는지 알 수 있기에…. 이른바 냉정하게 자신을 대상화시켜놓고 톺아보기를 하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감정과 다르게 말하거나 행동함으로써 받은 스트레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여기서 감정 분리란 내면의 자신에게 흥분하지 말고 냉철하게 상황을 파악하라는 의미로서 새겨두는 게 좋겠다.

 

지은이와 같은 승무원들은 감정노동자들이다. 고객서비스 매뉴얼에 따라, 진상 고객이든 예의 있는 고객이든 똑같이 친절하게 대해야 하는데, 사람의 감정이란 게 어디 그런가,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곱듯이, 대단히 상대적이다. 이럴 때 자신의 감정과는 다른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 할 때 오는 괴리감과 스트레스에 관해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

 

이 글 자체가 대인관계에서 자신을 어떻게 어필할 것인가 하는 측면에 중심이 놓여 있어, 대고객서비스라는 측면이라는 세부적인 면까지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일을 잘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행동 그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물론 이 책에서는 이런 감정 부분까지는 대상 범주에 넣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생각하면서….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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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과의 마이크로 인터뷰 - 연세대 최우수강의 교수의 미생물 교실 자음과모음 청소년수학과학 2
김응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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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의 세계를 찾아서

 

지은이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 독성화합물 분해 미생물에 관한 연구를 했으며, 미생물과 함께 어울려 산다는 제목의 저서를 내기도 한, 미생물연구자다.

인류도 미생물에서 출발했다고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결론적으로 작을 미(微) 자를 쓰는 미생물이 아니라 아름다울 미(美) 자를 써서 미생물이라고 불러야 할 듯싶다. 동전의 양면이 있는 것처럼, 미생물 세계에도 선과 악(인간의 구분법에 따라, 인체에 해를 미치면 악이요, 도움을 주면 선- 이 역시 주관적인 분류법일 뿐)으로 보일 수도 있다.

 

사람의 몸 안에 동물 몸 안에 있는 미생물이라도 먹이 환경을 비롯한 서식 환경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어떤 바이러스가 동물 숙주에서는 평화롭게(오랫동안 살던 터라 안전, 안정적인 환경으로 인식 ?마치 내 집처럼) 있다가 뭔가에 의해 숙주를 옮기게 되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때(코로나19처럼) 난리가 나는 것이다.

 

 

 

미생물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이 책은 미생물 회의를 중심으로 미생물들이 자기 변론하는가 하면 이러저러한 주장과 세간의 오해를 받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리다. 지구상에 사는 인류나 포유류보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미생물…. 해저 분화구에서 사는 고열에 강한 미생물, 남극, 북극지방에서 거의 언 상태로 살아있다가 환경이 바뀌면 다시 살아나는 것들도 있다. 신비롭다. 회의의 결론인즉슨 "발효와 친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미생물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판국에 코로나19가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하루빨리 사태를 진정시켜야겠다고….

 

보통 사람들은 미생물의 존재를 거의 인식하지 않는다. 방안에 먼지가 날리고, 기침하더라도 왜 그렇지, 감기인가? 뭐 감기약 먹고…. 그럼 되지 수준이다. 죽기야 하겠어…. 그런데 진짜 많은 사람이 죽기도 했다. 최근에는 코로나 집안 아이들이 사고를 쳐서, 사스, 메르스, 그리고 새롭게 '짠'하고 나타난 코로나19까지…. 이제야 사람들이 미생물에 관한 생각을 조금 하려나, 이 책은 미생물이 인류에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 라는 손익차원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접근하고 공생을 도모할 것인가, 미리 위험 요소를 차단하는 데 필요한 기초지식이라도 알아두자고 한다.

 

 

 

미생물이 무슨 도움이 되나요?

 

찬물에 세탁기 세제가 녹지 않는다면 빨래를 어떻게 해, 세탁기에 매번 뜨거운 물을 부을 수는 없잖아, 라는 인간들의 고민에 답한 것이 찬물에서도 잘 녹게 해주는 이른바 호냉성미생물에서 유래한 효소 덕분에 세제가 찬물에서도 잘 녹아 빨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요즘 코로나19 검사 ? PCR 검사를 가능하게 해주는 미생물의 활약도 잊지 말자- 고온에서도 사는 미생물로 DNA를 떼어낼 때, "타크"가 DNA를 복제하는 데 사용하는 효소는 현대 생명공학의 핵심인 '종합 효소 연쇄 반응- 바로 PCR 기술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우리가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는 것도 미생물 "타크"의 덕분이라는 것이다.

 

이뿐만이겠는가, 대한민국이 발견한 새로운 고세균도 있다. 해양연구선 온누리호의 이름을 따서 "서모 코커스 온누리누스NA1"이라 불리는 미생물(다양화 수소화 효소가 들어있다)은 고부가가치 바이오 수소 생산 균주개발의 원동력이 됐다. 음식물 쓰레기 같은 유기성 폐기물이나 산업체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이용하여 수소를 만드는 미생물이니 얼마나 대단한가,

플라스틱을 먹어 치우거나, 미생물이 먹기 쉬운 플라스틱, 양방향 모두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에 밝은 희망을 안겨준다. 분해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플라스틱을 먹이로 삼는 미생물이 있다면, 또 미생물이 먹을 수 있는 플라스틱이 있다면….

 

미생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요?

 

미지의 세계나 다름없는 미생물의 세계, 미래의 광산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바이오산업의 현실화….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모더나 백신, 전자는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의 단백질 생산 체계를 강탈하여 증식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표적 병원체의 항원을 바이러스를 이용해 운반하는 백신을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라 한다. 후자는 이보다 진보한 것으로 '핵산 백신'이다. 표적 병원체의 항원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물질을 인체에 직접 주입한다. 아무튼 코로나19 덕분에 최첨단 백신의 실용화가 엄청나게 앞당겨진 것만큼은 사실이다.

 

 

 

바이오산업은 레드(의약품에서 유전자 및 줄기세포 치료, 인공장기, 바이오 의료기기 생산기술까지, 개인 맞춤형 예방과 치료로 건강 수명 연장 분야), 그린(농업과 환경에 관련된 기술 분야), 화이트(미생물 소재 또는 효소를 이용한 바이오 공정 개발, 이른바 공장 굴뚝에서 검은 연기를 줄일 수 있음을 의미) 이렇게 3대 영역에서 펼쳐질 기술발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아름다운 생물(미생물)과 인류가 함께 사는 길을 모색하자는 꽤 설득력 있는 지은이의 이야기…. 참 재미있게 읽었다. 중학생 정도면 충분히…. 하지만 내용은 엄청나다. 미생물의 세계를 탐험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해줄 수 있을 듯하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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