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말을 못하는 겁니다 - 일의 디테일을 완성하는 말투와 목소리
이규희 지음 / 서사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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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일을 못 하는 게 아니라, 말을 못 하는 거야

 

지은이는 꽤 많은 인간관계, 소통, 심리학 등의 다양한 영역의 참고서적을 열심히 읽고, 이를 자신의 언어로 바꿔서 상대방에게 전하려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큰 제목과 작은 제목(꼭지)의 내용은 자기계발 서적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들이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지만, 내용 속에 담긴 지은이의 경험이 더해져 신선하게 느껴지는 대목이 있다. 아마도 이 책만의 개성이라고 해두자.

 

지은이는 대인관계, 가족이든, 직장이든, 친구들이든 어떤 장면에서도 적절하게 표현해야 함을 강조한다. 발화 자체가 연습이며, 실전이기에 그렇다.

 

머리말에서 지은이는 “내 입에서 나간 말은 내가 제일 먼저 듣습니다. 건강한 말은 내면에 자신감과 에너지를 채워줍니다.” 바로 이 대목이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오늘부터 자신에게 힘이 되는 말을 써보고 또 녹음도 해보기 바란다는 말 역시 새겨둬야 할 듯….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 부정적인 말은 부메랑이 돼, 자신에게 투사된다는 사실, 즉, 미움도 이쁨도 제게서 나온다면 이해가 빠를 듯하다.

 

소통의 원리를 이해하라, 경청

 

우선, 발화시 즉 말할 때 입 모양, 정확한 발음, 간결하게 핵심사항을 수치가 있다면 수치를 이용하여 상대방의 이해를 돕도록 해야 한다. 결론부터 언급하고, 뼈대만 추려서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상대방이 설명을 요구하면 이에 따라 차근차근…. 이른바 소통의 원리를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것들

 

이 책은 4부 체제다. 1부에서는 왜 말까지 잘해야 할까,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2부는 나를 살리는 말투로 마음을 얻는다. 즉, 말한 의도가 상대방에게 잘못 전달될 수 있다. 말실수다. 이를 줄이는 3가지 방법을 적어도 두고 있다. 또 상대방이 하는 말을 정확하게 잘 듣기(경청), 질문에도 포인트가 있다. 그 밖에 동작을 잘 따라 하거나 인사만 잘해도 된다(호감도를 높이니), 현명하게 거절하는 기술, 말에도 품격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등 관계 속에서 어떻게 말실수하지 않고, 적확, 정확, 적절하게 내 의사를 상대에게 전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사실 말솜씨로 상대방의 주의 관심을 끄는 것은 실제 30%가량이다. 오히려 비언어적인 것들, 표정(웃는지, 편안한지, 자신이 있는지 등)과 몸짓이 70%를 차지한다. 3부에서는 좋은 목소리 갖기 훈련법을 설명하고 있다. 목소리에도 관상이 있다고….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똑똑히 전달되는 발음을 위해 훈련과 나만의 키톤을 찾아라, 그리고 4부에서는 비대면 시대에 살아남은 말투와 목소리 편에서는 다소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은 내용으로 구성됐는데, 아무튼 뭔가 의도가 있으니, 여기에 담아둔 듯 보인다(사족이라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일을 제대로 못 한 듯한 인상을 주는 말 습관 3가지

 

그 첫째는 미괄식말하기- 에둘러 말하거나, 핵심도 없이 나열만 하는 말 습관, 두 번째로 구체적인 수치를 말하지 않고, 모호하게 말한다. 셋째 내 처지에서 말한다. 이런 상태를 ‘일머리’가 부족하다고 한다. 뭐 개인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을 열심히 하고도 자신이 해온 일을 정리해서 간결 명료하게 전달해야 하는 것은 상식 아닐까, 때로는 이게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자, 그럼 이 책에서는 이들의 말 습관을 어떻게 바꾸라는 것인지, 한번 보자. 먼저 미괄식이 아닌 두괄식, 결론을 먼저 말한다. 잘, 상당히 꽤 등의 형용사보다는 숫자 사용하기, 내 처지가 아닌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게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이게 실은 실천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도 있다.

 

일 잘하는 사람은 제대로 듣는다

 

능동적인 경청 습관과 백트래킹이다. 백트래킹은 상대의 핵심적인 단어를 반복, 복사함으로써 상대에게 공감을 표시하고 신뢰는 얻는 방법이다. 조금 사족을 달자면, 미국 대통령의 바이든은 상대방에게 말할 때, 강조하는 단어를 서너 차례 계속 반복해서 힘주어 말한다. 듣는이가 그것이 키워드임을 알아차리고 경청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 역시 자기 뜻을 명확히 전달하는 방법이다. 말하는 이들이 모두 바이든 같다면 뭐 어려울 게 있겠는가, 하지만, 에둘러서 말하거나 추상적인 표현을, 혹은 암시적이고 모호한 표현을 했을 때, 이를 어떻게 알아차릴 것인가…. 이 역시 연습이 필요한 대목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을 높이는 방법은 말을 잘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말 속에 담긴 핵심을 능숙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백트래킹의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방의 말의 어미나 핵심 키워드를 반복하는 것이다.

 

 

 

 

 

질문을 잘하라….

 

단도직입적으로 질문 그 자체를 질문으로만 여기지 말고, 질문으로 조언을 구하면 내가 한 일을 자연스럽게 드러내어 상대에게 알리고 일에 대한 열정도 피력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했는데,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면 어떨까, 자신이 할 일을 전하고, 이 대목에서 좋은 방향을 모색하려는 데 도움을 달라는 의미가 전달되면, 상대방은 평가가 아닌 도움을 주는 처지가 되기에….

 

감정 분리?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에게 자기 뜻을 정확히 전달하는 방법은 꽤 번거롭다. 거울 보고 말하기, 녹음해서 들어보기…. 등, 이 과정에서 자신이 어느 대목에서 반응(싫음과 좋음, 무관심한 태도 등)을 보이는지 알 수 있기에…. 이른바 냉정하게 자신을 대상화시켜놓고 톺아보기를 하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감정과 다르게 말하거나 행동함으로써 받은 스트레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여기서 감정 분리란 내면의 자신에게 흥분하지 말고 냉철하게 상황을 파악하라는 의미로서 새겨두는 게 좋겠다.

 

지은이와 같은 승무원들은 감정노동자들이다. 고객서비스 매뉴얼에 따라, 진상 고객이든 예의 있는 고객이든 똑같이 친절하게 대해야 하는데, 사람의 감정이란 게 어디 그런가,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곱듯이, 대단히 상대적이다. 이럴 때 자신의 감정과는 다른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 할 때 오는 괴리감과 스트레스에 관해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

 

이 글 자체가 대인관계에서 자신을 어떻게 어필할 것인가 하는 측면에 중심이 놓여 있어, 대고객서비스라는 측면이라는 세부적인 면까지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일을 잘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행동 그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물론 이 책에서는 이런 감정 부분까지는 대상 범주에 넣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생각하면서….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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