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다친 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 힘들 때 나를 지켜 주는 내 손안의 작은 상담소
김호성 지음 / 온더페이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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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대체 뭐가 힘든지 모르겠다는 당신에게


이 책<내 마음 다친 줄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의 지은이 김호성은 어느 날 일상이 힘들 정도로 마음이 망가져, 자신을 치유하고자 심리학을 공부, 의학 최면, 뇌과학까지 파고들어 자신을 구했다. 이른바 구도에서 깨우침을 얻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는 상담소에 올 수 없는 마음 아픈 이들을 위해 10단계 (힘들었던 일 목록만들기를 비롯하여 건강하고 평온한 일상 꾸리기까지)치유의 여정을 담아냈다. 마음에 기운이 없을 때 부담 없이 후루룩. 그리고 다시 마음에 걸리는 대목을 찾아서 읽도록 편집해 두었다. 


책 구성은 3부이며 1, 2부는 각각 2 회기씩의 나를 찾는 여정을 담았다. 1부 ‘뇌’라는 미로 속 ‘마음 아이’ 찾기에서는 나는 어떤 힘든 삶을 살아왔는지, 내 삶을 괴롭혀 온 기억 찾기에서 시작한다. 2회기 때는 뇌가 인지하는 마음 해소법, 거울 속마음 아이가 원하는 말, 자기 공감의 습관 들이기와 감정 일기 쓰기, 2부 ‘상처를 치유로 바꾸는 뇌 활용법’에서는 3회와 4회 기가 있는데 우선 3회기는 뇌의 작동방식 역이용하기다. 우리는 뇌를 잘못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실사례로 이해하기 공황장애와 부부관계, 강박증 그리고 치유과정의 궁금증을 싣고 있다. 4회기에는 자기 자신과 애착 관계 맺기, 치유의 3요소로 생각과 마음, 몸을 더 깊은 치유를 위해서는 뇌가 인지하는 최면 치유법이 실려있다. 3부 ‘어둠에서 빛으로, 100일의 변화’에서는 체질이 바뀌는 시간 100일이라 표현했는데, 치유의 전 구간 A to Z, 가족관계 상처 해소와 마무리, 학창 시절, 사회생활에서 얻은 상처를 해소한다. 


나와 관계 맺기, 문제는 늘 자신으로부터 비롯된다


남들의 무시에 민감하고 화를 내는 사람들, 보통은 자신의 마음부터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대목이 중요한데 문제는 자신에게서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자식에게 욕망을 투영하는 부모가 가지지 못했던 것을 아이에게 바라거나 혹인 연인이 자신의 부족한 면을 채워 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비슷하다.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불안이 되고, 결핍되어 다른 데서 그걸 찾아 헤매게 만든다. 이 책은 자신에게 인색했던 공감을 되찾게 해주려 한다.


마음과 생각,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생각은 깊어지고 넓어졌을지 몰라도, 마음은 여전히 아이에 머문다. 아이인 마음은 감정표현을 하고 싶은데 어른인 생각은 하지 말라고 한다. 생각은 전두엽으로 살아온 나이에 맞춰 성장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못하다는 말이다. 


자기공명


공감을 넘어서 공명하라. 지은이는 적당히 친한 사이에 공감이란 그저 상대의 말을 들어주고 꼬인 감정을 풀어버리라고 한다. 가족이나 배우자, 연인이라면 좀 더 감정이입을 한다. 대신 해결해주고 싶은 마음마저 든다. 상대가 마음을 덜 상하고 속상하지 않았으면 하고 마음이 풀렸으면 한다. 하지만, 나 자신이 당했다면 감정을 온전히 이입한다. 자기공명, 먼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는 일을, 그리고 진정한 공감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알아야, 마지막에는 공감하기를 통해 자신의 마음 아이에게 위로와 사랑을 전하는 것이다. 

공명 단계를 보자, 1단계: 네가 그랬구나(삼인칭, 남의 일), 2단계: 아, 너무 가엾다. 마음이 아프다(이인칭, 가까운 사람), 3단계: 어떡하지? 당장에 뭘 해줘야 하지? 어떻게 해야 괜찮아지지? (그냥 내일, 내 마음이 된다. 일인칭, 나 자체), 내 안에 있는 나, 어린 마음에게 1~3단계까지.


또 보자, 감정일기 또한 중요하다. 글쓰기만큼 어디 누군가에게도 말할 수 없는 그러나 말을 해야만 속이 시원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일기를 써보는 것이다. 자기 공감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그 5단계를 보자. 오늘의 감정과 그 감정을 느낀 원인을 써보자(1단계)될 수 있으면 자세히 미주알고주알식으로, 감정을 표현해보자(2단계) 그저 들어넘기지 말고 반응을 보여보자. 엄마한테라도 좋으니, 그리고 3단계에는 내 몸에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써보자. 불안해서 심장이 마구 뛰는지, 억울한 기분이 들면서 가슴이 답답해졌는지 등을 말이다. 4단계 '마음 아이'와 대화를 해보자. 오늘 발표 많이 힘들었지, 너무 잘했어, 고생했어하고 내 안의 나를 어루만져주고 힘을 북돋아주는 것이다. 5단계로 감정 일기를 쓰면서 느낀 점을 적어봅시다. 오늘은 감정일기를 통해 뭐가 달라졌는지를. 


이 책에서는 상담심리학 분야에서 별로 다루지 않는 뇌와 연결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부분이 있다. 상처를 치유로 바꾸는 법을 다루고 있는데, 요즘 집 안에서 개를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어서 그런지 트라우마 극복 등, 뇌를 역이용하기란 주제에서 강아지를 등장시킨다. 목줄- 나쁜 기억- 목줄 채우기-거부 반대로 목줄- 간식이란 구도로 바꿔주면 기꺼이 목줄을 차려 한다. 아예 목줄을 가져와 채워달라고 그건 간식을 달라는 간접적인 요구인 셈인 것처럼, 


지은이 이야기를 천천히 그의 호흡에 맞춰 따라가다 보면 쉽게 간다. 몰입도라면 몰입도이고 아마도 그가 경험한 내용을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끝없이 머릿속으로 그려내면서 글을 쓴 듯한 느낌이 든다. 


우선,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내 마음의 아이를, 다 커버린 생각과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가, 남에게 공감하는 것에서 나 자신을 향한 자기 공감이 이란 훈련을, 그래서 부제를 "힘들 때는 나를 지켜주는 내 손안의 작은 상담소"라고 한 모양이다. 물론 이 책을 가리키는 것이다. 아파봤기에 안다.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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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톨스토이 단편선 소담 클래식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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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화두


레프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여기에서 실린 작품들 19세기 말에 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비롯하여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 등 7편이 실렸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화두는 동서고금의 보편적인 물음이지 않을까 싶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지를 묻는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바보 이반의 자유로움, 함께 하는 나눔, 공동체의 삶의 이상향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기독교적 인간애와 자기완성이라는 이른바 ‘톨스토이주의’가 잘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아마도 톨스토이 단편선 자체를 내놓은 이유는 각박하다 못해 초 개인주의로 흐르는 변화 속에서 사회라는 공동체가 적어도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보인다.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한 세태에 전하는 사랑과 용서, 구원의 목소리를 19세기의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메시지가 담긴 작품을. 지주로서의 삶이란 당연한 질서, 농노제가 기반이었던 사회, 기득권층의 상징인 지주, 그가 땀 흘리며 살아가는 농부로 의식 전환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글쓰기 또한 눈높이에 낮춰, 누구라도 알 수 있는 내용이 되도록. 문학의 힘이 발현되는 이야기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민담들을 톨스토이가 소설로 썼다. 


조선이라하여 러시아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조선 말기 정조의 신망을 받던 정약용이 암행어사로 나갔다가 당대 양민들의 신산한 삶과 세태를 그린 시 “교지를 받아 암행 감찰해 적성촌 객사에 들어 쓰다”[奉旨廉察到積城村舍作 (봉지염찰도적성촌사작)]에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중략) 큰아이 다섯 살에 기병으로 등록되고, 작은애도 세 살 때 군적에 올라있네, 두 아들 세금으로 오백 전을 바치고 나니, 어서 죽길 바라는데 베옷 입을 형편이라니, 갓 난 강아지 세 마리는 애들과 같이 자고, 호랑이는 밤마다 울타리 밖에서 으르렁거려, 사내는 산에 머물며 나무하고 아내는 절구질 품팔러 가, 한낮에도 문 닫혀 있어 애처롭고, 낮에는 두 끼를 거르고 밤에야 돌아와 밥을 짓네, 여름에는 매일 가죽옷을, 겨울에는 갈포 옷 입고, 들 냉이 캐려고 땅 녹기를 오래 기다리지, 동네 용수에서 술지게미 나오려면 오직 술이 익어야 하고, 비축미를 봄이 오기 전에 다섯 되나 꿔 먹어, 이 일로 올해도 정작 살길 막막하네(생략)


태어나면서 모든 것을 갖춘 양반계급이 노비들의 삶과 소작농의 고단한 삶, 이것은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다는 자각, 하지만 개혁을 넘어 혁명에 이르는 움직임은 없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가난한 구둣방 부부 세몬과 마트료나와 천사(미하일)의 만남, 하느님은 세 가지의 지혜를 깨닫게 했다. 인간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인간의 내부에는 ‘사랑’이,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자기 육체에 무엇이 필요한가를 아는 지식’이다. 마지막으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모든 인간은 자신을 살피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라고, 이어지는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라는 소설 역시 같은 맥락이다. 내가 어떤 형상과 모습으로 나타나든지, 사랑으로 대하면 그것이 곧 신이며, 나이기도 하고 너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다. 어떻게 사는 것이 하느님을 위해서 사는 것인지, 교회에 나가서 기도하는 것, 헌금하는 것 모두 자신을 살피는 마음이지 남을 살피는 마음이 아니라고 꼬집는다. 


인간의 한 없는 욕심의 끝은 결국 자신이 죽어 누울 자리 하나 겨우 얻을 뿐이라는 교훈을 일러주는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바보 이반의 형제들 군인인 세몬 큰형, 배불뚝이 타라스 둘째 형, 그리고 귀머거리 여동생 말라냐와 부유한 농부인 아버지, 이들을 유혹하고 욕망으로 유혹하는 도깨비들의 농간에도 바보 이반은 부동의 신념이 있었다. 어서 와 같이 살아. 위도 아래도 없고, 하라고 괴롭히는 사람도 하지 말라는 사람도 없는 그런 곳이야, 다만, 손에 못이 박인 자는 식탁에 앉을 수 있지만, 못이 박이지 않은 사람은 먹다 남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이반 왕국의 관습이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뜻이다. 그 일이 어떤 의미와 사회적 가치가 있는지는 몰라도, 공동체에 유지하고 서로 돕고 돕는 관계가 아니라면 이 또한 이반 왕국에서는 별 가치도 의미도 없다. 


작가 톨스토이는 자신의 실천행으로 그가 가진 철학과 신념을 보여주었고, 세상에 작은 돌을 던져 잔잔하면서도 널리 파문을 일으키는 이미지다. 1882년 모스크바의 빈민굴을 돌아보면서 그는 종교, 윤리적 문제에 대한 사상을 사회제도로까지 확대, 사유재산을 부정하게 됐고, 이때부터 부인과의 불화도,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다. 요즘도 사회운동가들에게 듣는 이야기이니...모처럼만에 톨스토이가 들려주는 어른을 위한 “우화”를 가볍게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21세기에 문제 해결을 위한 힌트를 19세기의 톨스토이 작품에세 힌트를 찾는다. 지금 우리 앞에 톨스토이를 소환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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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이기원 디스토피아 트릴로지
이기원 지음 / 마인드마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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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사사기- 인공지능의 시대 디아스포라


작가 이기원의 장편소설 <사사기>는 구약성경 사사기(사사(士師記)에 나오는 사사(판관)들은 하느님의 명을 이스라엘 민족을 이민족의 침입에서 구해내는 역할을 하고 평화 시기에는 재판장의 역할을 했다.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 픽서(경찰 역할)우종, 전국기업인연합(전기련, 정부대체기관) 감사본부의 영무, 전기련 홍보부 산하의 기자 재민과 주변, 그리고 저스티스-44(사사), 백여 년 전 인류는 전쟁과 역병으로 멸망의 길을 걷게 되는데, 이런 혼란을 틈타 가진 자들의 논리는 ‘정의’로 왜곡되고, 양극화는 당연한 것으로, 지역, 인종, 종교, 세대 등 모든 것이 갈등의 원인이 됐다. 자동화된 시스템은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누가 옳은지 그른지는 혼돈 그 자체였다. 한국에 등장한 기업인연합정권, 행정과 입법, 국방, 사법마저 한 손에 쥔 전기련, 그 안에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한 인공지능 판사 저스티스-44가 사회질서를 완벽하게 통제한다. 과거의 서울이고 지금은 뉴소울시티(겨우 서울만 사람들이 살아남은 지역이 됐기에). 


정부는 전기련 의장사의 회사명을 쓴다. 지금은 아바리치아시대, 코로나 219로 팬데믹으로 또다시 혼란 속으로, 이때 인공지능 판사가 등장한 것이다. 문제의 저스티스-44는 43번의 실패 끝에 성공했던 44번째 시험에 통과한 것이라는 의미다. 아마도 우리가 생각하는 인공지능 그것이 생성형이든 학습형이든 기계가 아닌 인공 일반지능(AGI)으로 인간의 뇌 활동 수준을 수행하는 사유형 인공지능(영화 ‘터미네이트’ 시리즈 5에서 나오는 인간과 기계의 융합이 가능한 인공지능을 상상해보면 될 듯하다)의 명암을 모티브로 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금까지 정확하게 유무죄를 가리는 ‘정의의 여신’ 디케처럼 죄의 경중을 물어 이에 합당한 벌을 주는 저스티스-44는 때때로 오류를 일으키는데, 그 비율은 어쩌다가 아니라 일련의 흐름을 보여주고, 이에 의문을 품은, 우종, 영무, 그리고 저스티스-44의 법질서 유지가 정의라고 생각하느냐는 의문의 쪽지를 받은 재민, 이들 세 명은 각각의 위치에서 의문을 향해 움직이는데, 판결의 오류는 조작된 것일까, 아니면 시스템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일까?,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 것일까?, 미심쩍은 사건이 한두 건이 아니다. 저스티스-44의 판결을 의심하는 것은 ‘신성모독’과 같은 것이라는데, 


영생을 꿈꾸는 전기련 의장 아바리치아의 회장 류신과 의장 자리를 두고 경쟁 관계에 있는 맞수 이레스 박진형회장, 이들 최고권력층의 자식과 친인척이 관련된 사건이 일어난다. 교차로에서 돌진하는 차량의 운전자?, 건물화재로 죽은 자?, 전기련은 인체에 무해한 각성제 에멘탈을 공급하고 이 또한 진화한다. “마티니”라는 유해물질로 이른바 뽕이다. 


이야기를 읽다 보면 44에 관한 발상의 기발함과 아울러 SF영화 <데몰리션맨>의 구도와 비슷하며 <터미네이트>의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하는 미래전망 등도 낯설지 않다. 또 작가의 전작 소설 <쥐독>을 떠올리게 한다. 


인류의 자기 절제와 균형을 잃어버린 후에 찾아오는 디스토피아, 어디서 듯 보이는 한 가닥의 진실과 연결된 한 가닥의 밧줄처럼 그 무엇이 여기서도 나타나는데, 저스티스-44의 개발자, 치수는 “완벽한 저스티스-44”의 판결과정에 영향을 준 그 무엇을 찾기 위해서는 건물 자체가 서버인 곳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과연 이 소설의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저스티스-44의 자기 발전, 아니면 기능 상실, 인류의 미래는, 


인공지능 판사는 완벽했던가, 완벽했다. 기득권을 쥔 자들은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 디케처럼 한 손에 저울 또 한 손에는 검을 쥔 저스티스-44를 내놓았다. 공정, 정의, 평등의 세상처럼 보였다. 


권력의 속성이 여기에서도 드러난다. 진시황의 영생불사라는 인간의 욕망과 바른 사회의 전형처럼 여겨졌던 소유 여부, 지위 고하와 관계없이, 법을 어긴 자는 처벌받는다는 공평하고도 정의가 지켜지는 공정사회, 한편으로 찰리 채플린의 <모던타임즈>처럼 컨베이어벨트에 목숨을 거는 자본주의 거대공장의 부품이 돼버린(노동소외) 노동자들, 조지 오웰의<1984>빅브라더처럼 누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다 지켜보는 눈과 귀 등 인간 세상의 오만 것들이 다 들어있는 듯한 소설, 저스티스-44는 정의 실현을 위해만 엄정하게 판단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마키아벨리즘을 나타내 보인다.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기 수준까지, 능력이 있어야 따르는 운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도 말이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개발했던 기계들이 인간을 소외시키는 과정에 끝에 보이는 그 무엇이, 그리고 뭔가를 창조했다는 것이 곧 착각이었음을, 창조가 만든 창조물은 변화하여 창조자를 조정하고 새로운 창조자를 만들어 내는 뫼비우스 띠에 얹혔음을. 꽤 흥미로운 소설이다. 날마다 넘쳐나는 AI 관련 서적, 그리고 사회적 관심 속에서 인공지능의 역할과 기능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담론하자는 것이기도 하다. 기술의 진보는 인간의 욕망을 넘어서 기술의 반격이, 힘을 가진 것이 힘없는 것을 억누르는 것, 그것이 인간이든 기계든 역사의 발전법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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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끌리는 이들에겐 이유가 있다 - 성공한 사람들의 30가지 매력
    박기수 지음 / 예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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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성공한 사람들의 “30가지 매력”

     

    지은이 박기수의 <끌리는 사람에게는 이유가 있다> 부제: “잘되는 사람이 잘될 수밖에 없는 이유” 매력은 힘이 세기 때문이다. “매력” 은 끌리는 힘이다. 청장년층의 필수 인생 수업 교재이며 매력훈련 안내 책자라는 책 소개가 매력적이다. 그는 기업에서 일하다 신문사 기자를 거쳐 정부 부대변인으로 공직 사회로 옮겨 10여 년을 일하다 학교에서 연구하며 강의를 한다. 언론학과 보건 정책학이 그의 공부영역이다. 

     

    인상, 소통, 태도가 인생이다. 지금부터라도 자기계발을


    그가 이 책을 쓴 이유를 보자. 그는 남다른 경력과정에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선천적으로 어떤 매력을 지닌 사람(선천적으로), 첫눈에 끌리는 사람, 호감 있는 사람들을 우리 사회 속에는 각자 나름의 개성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음을, 그런데 이게 모두 선천적이지는 않다. 제각각의, 나름의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서는 데는 훈련이 필요함을, 인생이란 무대에서 보면 매력적인 사람에게 더 좋은 관람석이 주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게 세상의 이치라는 발상을, 아울러 옛말에 40대 이후의 얼굴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얼굴은 자기 인생의 경력 혹은 이력서다. 표정이 온화한 사람, 늘 미소짓는 얼굴을 보면 자연스레 경계심이 풀어진다. 왜 그럴까, 그게 사람을 끄는 매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매력”은 노력으로 만들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 가능하다 이다. 

     

    이 책은 4부 구성이다. 1장 ‘인생을 만드는 인상’에서는 표정, 즉 무 언어표현이 중심으로 8가지 연습주제다. 30초의 첫인상, 미소가 보물, 미력은 눈 맞춤에서, 몸짓으로 말하기, 그렇다. 소통수단의 3할은 언어지만 7할은 무언어다 표정과 몸짓이다. 눈과 몸의 움직임은 좋다고 하는데, 입에서 나온 말은 아니라는 부정의 표현이다. 어느 쪽이 진실일까, 전자다. 말하기가 거북스러워서, 혹은 복잡한 감정, 변명 또는 예라고 하면 마치 항복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든가, 하는 따위의 것 말이다. 


    2장 ‘성공을 이끄는 소통’에서는 언어표현 중심이며 13가지의 연습주제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가 만사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만들 듯, 사과하면 통(通)한다. 감사라는 선물, 유머가 능력이다. 3장 ‘태도가 인생이다.’ 에서는 9가지 연습주제, 경청하기, 겸손하기, 기대감 낮추기, 내 이야기부터 공유(내 패를 보여줘라. 나를 까발리라), 여유가 ‘보여야’ 사람이 모인다, 뭐 도와드릴 게 있을까요? 라는 말, 거절의 미학,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 등이 실려있다. 

     

    얼핏 보면 일상생활에서 늘 하는 언동이고 행동이고 표현이다. 그런데 막상 연습하기란 쉽지 않다. 무의식적, 습관적으로 해왔던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의식적으로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기에 어려울 수도 있다. 왼손잡이를 오른손잡이로 바꾸는 식이라 할까, 


    자기성찰과 내 얼굴 만들기

     

    인상은 미소 띤 첫인상과 눈 맞춤, 작은 것에도 즉각적으로 표정과 몸짓으로 상대에게 그의 말에 동의하며, 공감하고 있다고 알려라, 건네는 인사말도 정성을 담아 “안녕하세요”라고 목소리의 굵기나 높이 등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를 생각해보라. 감사나 사과는 그 자리에서 즉시, 상대에게 나를 낮춘다고 내가 낮아지는 게 아니다. 달변도 눌변도 다 좋다. 다만, 진심으로 말하라. 거절이라도 진실하고 조심스럽다면, 문제가 될 게 없다. 존중과 인정을 담은 칭찬을 기억하라, 입에 붙은 사과나 감사, 칭찬은 오히려 상대를 가벼이 여긴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 마치 우리 행동은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즉 명암이 있다는 말이고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나와 있는 인상과 소통, 태도만 연습해도 사회생활에서 이루어지는 관계, 비즈니스 관계이든 인간관계이든 손해 볼 일은 없다. 

     

    책 내용 자체가 실전연습을 염두에 두고 정리된 것이어서, 자주 읽고 내 것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기계발에 이 정도의 수고는 해야 하지 않을까, 소통을 잘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꼭 일독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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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콩 아리랑 - 캠코 2세의 삶을 통해 다문화 사회의 모순을 지적한 문제작
      김건형 지음 / 대경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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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메콩 아리랑이 울려 퍼지고, 


      지은이 김건형은 자신이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비즈니스 현장이었던 아시아, 중동 등지에 목격했던 현실과 한국 사회의 필요성 때문에 결혼을 이주 배경으로 한 여성들, 왜곡된 유교 질서는 아름다운 전통이 아닌 배타와 멸시, 차별의 음습한 성정을 드러내면서 가난한 나라에서 팔려 온 것들이라는 프레임이랄까 서사구조라 할까 탬플릿이랄까, 아무튼 그저 많은 식구 중 입 하나 줄이고, 잘사는 나라 한국으로 가서, 그녀들이 보내주는 돈으로 가족들이 생활할 수 있다면(이런 조건 아래 국제결혼은 성사됐다. 지참금 조로 남성은 브로커를 통해 신부의 가족에게 돈을 주었으니)이란 생각 하나로 온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기에 한국어가 어눌할 수밖에 없었던 80~90년의 이주민 여성들, 


      우리는 이들 가정을 다문화가정이라 부른다. 실상은 다문화가정이 아니라 그랬으면 하는 바람의 탬플릿이다. “다문화”가 아니라 “이문화(異文化), 다문화는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호인정에 터 잡은 배려와 똘레랑스의 문화라 봐야 하지만, 이문화는 그저 다른(異) 문화다. 거기에 더해지는 경제력을 척도 삼아 못사는 가난한 나라라는 도식, 그런 나라에 제대로 된 문화가 있겠냐는 배척, 멸시, 혐오 등이 바탕에 깔린 것을 애써 덮어보려는 표현이 ‘다문화’라는 것이다. 그저 한국 사회에 정착하러 온 새내기(새로 온 손님)라고 표현해주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국제결혼 이주 배경을 가진 가정의 삶의 모티브로 한 소설, 캄보디안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캠코) 사회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주인공 닉과 멍, 그리고 초등학교 시절 방과 후 함께 놀이 동무가 돼주었던 김철민, 이들은 몇 년 동안 어울려 다니며 친하게 지냈던 동무들이었다. 해병대 장교였던 철민의 아버지 근무지가 바뀌면서 이들도 자연스레 헤어지게 되고, 


      캠코 ‘녹’과 ‘멍’은 한때 한국 사회의 시골에서 가난 때문에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 없었던 시절의 청소년들처럼 권투를 배우고, 학교에서 써클에 가입도 하고, 이른바 불량청소년이 되는 길을 걸었다. 캠코라서 필연적으로 걸어야 했던 길이었을까?, 아무튼 소설의 흐름은 지역의 조직폭력조직의 일원이 되어, 시간이 흘러 두목급이, 술과 여자, 마약의 천당 삼위일체 사업에 손을 대고. 한편 철민은 검사가 되고, 마약반을 지원, 수사하는데. 어릴 적 친구들이 범죄조직의 지도부라는 것을 알게 되고.


      또다시 시간이 흘러 자식 대에 이르러 악연인지 운명인지 모를 인연은 다시 이어지는데.


      짧은 분량(140여 쪽)이라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문장이나 소재 구성 등은 문학평론가들의 몫이니, 다만, 경찰청장이라든가 하는 등과 수사원이라는 말을 쓰는지 모르겠지만, 수사관이고 주임검사지, 수사원이라고는 부르지 않을 터, 이런 대목들에서 낯섦이랄까 위화감을 느꼈다. 왜 이 작품을 썼는지에 관한 문제의식도 충분히 인식했지만, 여전히, 이주민에 관한 태도, 뭐랄까, 버트런드 러셀의 <생각을 잃어버린 사회>(21세기북스, 2025)에 실린 내용 중, ‘억압과 착취에 맞선 약자들의 숨겨진 힘’이란 대목과 겹쳐진다. 


      억압과 착취에 맞선 약자들의 숨겨진 힘


      이주민, 적어도 국제결혼 이주 배경 여성들, 이들을 한국 사회 구조 속에서 억압받는 자들이다. 이들에게 우월한 덕성을 부여하는 시기는 일시적이고 불안정하다. 이는 억압자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낄 때만 시작되며, 그들이 가진 권력이 더는 안전하지 않을 때만 일어난다. 피해자를 이상화하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유용하다. 땅을 빼앗긴 아메리카 선주민을 고귀한 야만인으로, 잔혹한 산업주의로 농민을 끌어다 공장노동자로 만들어놓고 가난한 사람들의 연대기라고, 


      또 당대의 여성들에게(평등 보통선거를 원할 때) 여성들을 더러운 정치에서 배제하는 것은 남성들의 훌륭한 자기희생이란 개소리를 하는 것처럼. 덕성은 가장 큰 선이고, 복종이 덕을 만든다면 권력을 거부하는 것은 친절한 행위라고 했다. 억압받는 계급이 우월한 덕성이 권력을 갖는 것이라 주장할 것이고, 억압자들은 자신들의 무기가 거꾸로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이민청’ 논의를 할 때 이 대목은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울러 이주민, 남성과 여성을 대하는 태도의 다름 이른바 더블트랙(이중잣대적용)이다. 여성에게는 정주해서 한국 사람이 되라고 권하지만, 남성에게는 한국 산업사회의 부족한 노동력을 메워 주는 대체인력으로써, 고용 허가된 기간이 끝나면 귀국해야 한다는 비정주 원칙이 여전히 관철된다는 점이다. 글쎄다. 단일민족과 한민족의 이데올로기가 통용되는 시대는 종언을 고하지 않았던가, 코스모폴리탄이 되야한다고 "세계시민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데. 참으로 묘한 대비다. 


      이 소설의 배경에는 이런 것들이. 메콩 아리랑 동남아시아에서 울려 퍼지는 ‘아리랑’이란 제목의 의미심장함, 대한독립을 위해 풍찬노숙을 하면서 남의 땅에서 불렀던 한과 희망의 노래 ‘아리랑’이 묘하게 겹쳐온다. 이주민 2세대가 겪는(물론 여기에는 새터민, 탈북민도 어떤 의미에서는 한국사회의 배타성과 폭력성에 희생자로 피해자로) 한이 담겨있는 듯, 또 어차피 자신이 태어난 나라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또한, 메콩에서 울려 퍼지는 ‘아리랑’은 꽤 상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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