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허스토리 - 왜 경제학의 절반은 사라졌는가?
이디스 카이퍼 지음, 조민호 옮김 / 서울경제신문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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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우리가 알던 경제학은 반쪽에 불과하다

 

페미니스트 경제학자이자 경제학 철학자인 지은이 이디스 카이퍼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성의 경제력과 노동권에 대한 경제 관련 저술을 했다는 이유로, 남성 중심의 경제학계에서 철저히 무시당하고 잊힌 여성 경제저술가, 경제학자에게 주목한다. 여기에 102명을 소개한다. 우리가 알던 경제학의 세계가 왜 반쪽짜리인지를 들려준다.

 

이 책은 18~19세기 영국과 프랑스, 19~20세기 미국의 여성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들이 어떤 경제적 문제에 직면했으며, 어떤 해결책을 제안했고, 싸웠는지를, 또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경제를 바라봤는지를, 진짜 여성이 보는 경제학의 세계는, 주목했던 것들은 무엇인지,

 

여성 경제학자들의 역사

 

독점시장과 ‘가격 차별’이란 글을 썼던 조앤 로빈슨(1903-1083), 노벨경제학상을 받아야 했으나 받지 못한 미덥지 못한 여성이라는 영예를, 경제학자이지만 혁명가로 더 알려진 로자 룩셈부르크(1871-1919), 자본주의의 시스템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원인과 방식을 분석해 설명했다. 딱 여기까지 여성의 경제학 세계다. 하지만 지은이는 이들 두 사람만이 역사에 등장한 것은 그들이 표면적으로 여성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하면서, 이 두 경제학자가 여성에 대한 글을 쓰지 않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여성들의 관심과 이해관계가 들어설 자리가 없는 남성 지배적 경제전통에 순응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쎄다. 하지만, 이제껏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이 두 사람에 대한 평가라서 조금은 당황스럽기는 하다.

 

여성 경제학자, 저술가들의 주제

 

젠더 규범이 남성 경제학자들에게 초점을 맞춘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여성 경제저술가들은 오늘날 젠더 기대치에 영향을 미친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가계와 부동산을 운용하는 방법, 경제적 권리 부족 개선, 생산과 소비에서의 역할, 남편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의존 문제, 임금 노동을 할 수 있는 제한된 권리, 여성과 남성의 임금 차이를 비롯한 여러 주제에 관해 여성들의 일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

 

경제라는 사회적 구성물에서 여성은 어디에 있는가?

 

이 책에서 논의하는 여성 경제저술가들의 저작은 산업 사회와 자본주의 시스템의 출현과 발전이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야 한다. 경제체제의 변화는 하층 및 중산층 여성들이 해오던 생산적인 일의 현장이 농장에서 작업장과 공장으로, 집 밖에서 일을 하게 됐고 최저생계비를 벌지만, 남성과 달리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았고, 임금 역시 차별적이어서 여성이 경제적 지위 향상은 봉쇄,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게 된다. 중산층 여성들은 대부분 가정에 남게 되어, 육아와 집안일로 축소된 만큼 경제를 남편에게 의존하게 된다.

 

모든 경제학의 이론의 경제 행위와 주체, 즉, 합리적인 경제인은 남성과 여성을 모두를 포함하지만, 노동시장 행태에 관한 분석은 남성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그 한계를 문제 삼은 적은 없었다.

 

오이코노미아에서 페미니즘 경제학까지

 

이 책은 정치경제학의 등장(1장), 권력과 주체성 그리고 재산권, 여성, 결혼, 노예와 식민지 여성을 다룬다(2장), 교육(3장), 부와 여성의 관계로 자본, 돈, 금융(4장), 생산(5장), 분배(6장), 소비(7장), 정부 정책(8장), 앞으로의 경제학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9장)를 살펴본다.

 

오이코노미아, 즉 가계관리에서는 2,400년 전 소크라테스와 크세노폰 같은 철학자와 여성 경제저술가의 저작에서 논의되는 가계관리 경험에 관해 다룬다. 여성의 독점적인 영역으로 인식됐던 가계관리, 정치경제학이 등장한 뒤에도 이런 가계관리의 전통은 계속되다가, 60~70년대 신가정경제학으로, 이후 신고전주의 경제 이론에 흡수된다.

 

70~80년대 많은 여성이 경제학을 포함한 다양한 학문 분야에 진출, 페미니스트 경제학자들은 본격적으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가사 노동, 가계 생산, 무임금 노동, 돌봄 노동의 가치와 역할을 이론화했다.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타, 셀마 제임스, 실비아 페더리치와 같은 이들은 무임금 가계 생산에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력과 주체성 그리고 재산권에서는 부르주아 사회의 성장과 더불어 여성의 법적, 정치적 지위가 재정의됐으나 개선되지는 않았다. 법률 체계는 여성의 아버지, 형제, 남편을 법적 후견인으로 인정함으로써 기혼 여성의 재산권, 양육권, 미래에 대한 통제권을 박탈했다. 이런 여성의 법적 권리상실에 경종을 울린 인물로 잉글랜드의 새라 새폰이 있었다. 이어서 프랑스의 올랭 드 구즈, 네덜란드의 에타 팜 달더스, 잉글랜드의 매리 울스턴그래프트의 이야기가 나온다.

 

교육과 부와 여성, 생산, 분배, 소비, 정부 정책에서 어떻게 여성들의 소외에 관해서 다룬다. 차별과 배제, 승자와 남성 중심에서 여성의 눈으로 본 경제로,

 

그리고 결론을 대신해 앞으로의 경제학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경제사상사에 관한 전통적 서술과 다른 연구결과를 언급한다. 페미니즘 경제학 분야의 발전 과정과, 젠더와 인종, 자연환경 보전을 함께 고려하는 경제연구 방향을 모색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200년간의 여성 경제의 역사, 남성 중심 경제학을 뒤집어 보면 여성 경제학이 되지는 않는다. 접근하는 방향과 주제가 달랐기 때문이었을까?, 왜 경제학의 절반이 사라졌느냐는 부제가 붙었는지를 알 수 있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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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루스의 교육 - 키로파에디아 현대지성 클래식 51
크세노폰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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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루스의 교육, 리더십의 고전

 

크세노폰의 <키루스의 교육>은 리더의 성품과 태도, 자기관리, 인간관계, 조직경영 등 에 관한 지도자의 덕목을 담아냈다.

 

소크라테스 제자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진리와 정의와 미덕을 중심으로 정통적인 철학을 추구했다면, 크세노폰은 군사전략가로서 실용적인 정의와 미덕을 추구했다. 전자가 추상적, 이상적이라면 후자는 구체적, 현실적이다.

 

아마도 이런 크세노폰의 사고는 그가 아테네 시민이면서, 철학자로만 만족할 수 없었던지, 군사 전략가로서의 삶을…. 스파르타의 동맹국인 페르시아의 왕위쟁탈을 벌이는 소키루스쪽에 그리스 용병으로 참전, 바빌론 근방에서 소키루스가 전사하자, 그리스 용병 1만 명을 이끌고 참전, 후일 그리스 용병 1만 명을 이끌고 눈이 쌓인 아르메니아에서 흑해 연안을 지나 소아시아까지 2년 만에 귀환했다. 그는 이 일로 아테네에서 쫓겨나, 스파르타에서 생활한다. 그는 전쟁참전의 경험을 쓴<소아시아 원정기>, 아케메네스 왕조의 페르시아 제국을 세운 키루스를 다룬<키루스의 교육>, <기마술>, <기병술>, <사냥술> 등을 썼다. 아마도 이상적인 세계를 현장에서 직접 실천하려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키루스의 교육>은 역사 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내용은 허구적이라기보다는 실천행을 강조하는 것이다. 계몽이다. 8권으로 구성됐고, 1권에서 소년 키루스에서 8권 제국의 건설과 키루스의 죽음까지를 다루는데,

 

키루스는 페르시아인의 나라이자 부족 연맹체인 안샨왕국의 왕자로 페르시아에서 교육을 받는다. 소년, 청년, 장년반에서 교육을 받고, 메디아의 왕이 된 삼촌 키악사레스 군대의 총사령관으로 전쟁에 참전, 아시리아의 왕을 죽이고 바빌론 성을 점령, 왕에 올라 제국을 다스리다 얀산왕국에서 숨을 거둔다.

 

크세노폰이 이 책을 쓴 동기는 당시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이 택한 여러 정치체제 중에서 어느 하나가 특별히 낫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정치체제보다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아케메네스 왕조의 페르시아 제국을 건설한 키루스 왕을 그런 인물로 제시한다.

 

인물이냐?, 정치체제냐?, 동서고금의 논쟁

 

이런 생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논쟁거리다. 플라톤의<국가론>의 철인정치, 철인왕, 이상적인 세계다. 아무튼, 이런 예는 조선의 건국에서도 볼 수 있다. 고려말 정도전 사상 “재상정치” 즉 정치체제, 시스템 정치다. 현군(현명한 왕)이 왕위에 오르면 별걱정이 없겠지만, 왕의 재목이 아닌 이가 왕위에 올라오면 즉, 암군(어리석은 왕)이 다스리는 곳은 지옥이라는 것이다. “왕도정치”시스템 즉, 왕을 위한 보강시스템(현자들이, 정의롭고 지혜로운 철인)이 필요하다는 말인데, 정도전은 재상정치를 제각각 다르게 이해한 때문에, 결론이 달라진다. 인물이냐 체제냐의 구분법보다는 이들을 어떻게 보강할 것인가?

 

재상 정치체제의 논거는 암군이 지배하면, 왕의 권력에 빌붙어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고 민초를 쥐어짜는 일을 서슴지 않을 무리가 나타나고, 이로 인한 악순환을 애초부터 막자는 것이다. 정도전의 눈 앞에 펼쳐진 고려말의 현상이었으니, 아무튼 어리석은 왕이 등극하더라도 현명한 재상들이 정치를 이끌어나간다면, 백성은 편할 것이라는 말이다. 시스템으로 돌리면 안정된 질서가 보장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이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다. 학자 중에는 재상정치를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정도전의 정치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반론도 있는데 결론은 정도전도 왕도정치를 보강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었지, 신권정치를 하자는 것은 아니라고.

 

<삼국지>에 이야기 한 대목도, 유비가 제갈량에게 유언하기를, 유선이 암군이 되면 그를 폐하고 촉을 다스려달라고.

 

현대 정치에서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제냐, 대통령제냐 하는 따위도 결국에는 한 국가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와 연결된다. 이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이 책이 훌륭한 고전으로서 읽히지 않을까 싶다.

 

7권 4장에서 키루스는 제국 전체를 탄탄히 하고 확장해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숙고하면서, 용병은 그 수가 얼마 되지 않기에 자신의 신민을 활용하는 것보다 더 나을 게 없다고 판단한다. 그는 신들의 도움으로 자신에게 승리를 안겨준 용맹스러운 장병들을 단결시켜야 하고, 그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미덕을 잃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함을 깨닫는다.

 

키루스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해도, 계속 굶주리고 목말라하며 피땀을 흘리고 고생을 해야 한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런 사람은 좋은 것들을 얻기 위해 고생한 정도만큼 기쁨도 더 커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이 부족함이 없어지면 아무리 좋은 것이 그에게 있어도 기쁨을 얻을 수 없는 법이다.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키루스의 말은, 이것도 생각해보라는 말로 이어지는데,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이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그 대목을 보자 우리가 이전보다 더 형편없이 사람이 되도록 우리 자신을 내버려 둔다면, 우리는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우리는 지배자들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지배자가 자신의 신민들보다 더 형편없는 자가 된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이전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니 그것으로 된 것 아니냐고 말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행복하기만 하면 악덕을 저질러도 되느냐고 반문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노예들이 있고, 그들이 악하게 굴면 처벌하면 된다고 말하겠냐고, 우리 자신은 악하고 형편없이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이 악하고 나태하다고 처벌한다는 것이 말이 되겠냐고,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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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외교관 - 끊임없이 낯섦을 마주하는 직업, 외교관
신봉길 지음 / 렛츠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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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외교관

 

외교관은 인간이 만든 최고의 직업이다. 지루할 뜸이 없는 삶이다. 지은이의 솔직한 이야기, 그가 외교관으로 입직한 것은 70년대, 가난한 농가에서 입신출세의 길은 이른바 고시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등용문이자, 신분의 사다리였다. 지금은 용도 나지 않고, 사다리도 끊여다고 하지만, 그때는 그랬다. 세상이 느끼는 외교관이란 직업은 어떻게 묘사해야 할까, 누군가는 외교관을 본부에선 출세 경쟁에 바쁜 샐러리맨이고 재외공관에 나가면 특권계층이고, 퇴직 때 남는 것이라고는 수북이 쌓인 명함과 사진, 명함뿐인 직업이라고. 같은 뱃속에서 나온 새끼들이라도 각자 특성이 다르니... 그야 그렇지만, 하지만, 외교관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노련한 지성인, 문화인, 세련된 매너를 갖춘 그 무엇, 페르소나가 기본으로 대 여섯개는 될 듯하다.

 

지은이는 아시아권(중국, 일본, 인도, 미얀마)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고, 미국, 중동 등지에서도 일했다. 정통관료의 길 보다는 매우 비정통적인 커리어를, 즉,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를 넘나들었던 생활이었다고 적고 있다. 정통관료로서 주류에 끼지 못했지만, 이것이 특별한 경험이 되고 특이한 경력이 됐다고. 피장파장인 셈이다. 인생사 새옹지마라.

 

이 책은 지은이의 40년 동안 외교관과 이후의 경험을 담은 것이다. 장래 외교관을 꿈꾸는 이들에게 외교관의 세계와 굵직한 사건 경험을 회고하는 에세이와 회고록의 중간 어디쯤 되는 글이다. 40년이라, 60에 정년을 맞이하고, 대학에서 강의하다, 다시 주인도한국특임대사를 3년 6개월 했으니, 40년이 된다.

 

책은 어쩌다 외교관이란 선택을 하게 됐는가를 담담히 써 내려간 글에서부터 시작된다. 대학시절 대학신문 편집장시절의 유신독재기의 청년으로서 괴뇌와 이들과 함께 짱돌을 던지지 못했던 미안함 등의 소회도 적었다. 외교관이 되려면 그 자질로 “호기심, 공감” 능력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아이들 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가, 어디로 배치될 것인가, 영어는, 외교의 기본언어인 영어에 고통을 받은 기억, 일본어, 중국어. 요즘 TV 뉴스에 주요 등장인물이 된 주한국 중국대사 싱하이민이 한국어로 거침없이 말하듯, 적어도 몇 개국어는 입에 달아야 할 정도니, 입직해서도 시간만 나면 공부,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외교관은 공인된 스파이

 

외교관은 공인된 스파이다. 주재국의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중요한 이슈를 접하고, 해당국의 정부 자료를 받아 한국에 보고해야 하니, 물론 언론 등에서 다루는 보도와는 접근방법이 다르다. 사실과 중요도 등을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빠뜨리지 않는 글쓰기가 요구된다. 이건 새내기 외교관에서 대사에 이르기까지 줄곧 해야 할 일이니 말 그대로 서기관인 셈이다. 시오노 나마미의 <로마인 이야기>에 등장하는 서기, 서기관이 바로 비서이자, 기록자, 행정가의 역할을 하듯이, 유명한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도 외교관이었다. 당시 이탈리아 통일을 꿈꾸던 교황 알렉산데르의 아들, 추기경 차사레 보르자의 피렌체 공격계획을 무산시킨 마키아벨리, 프랑스 국왕을 만나기 위해 뇌물을 썼다.

 

이 책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아니, 우리가 모르는 세계이야기, 국외공관의 건축은 국격의 상징이며 외교활동의 공간이다. 대충은 알겠는데, 요리사의 활용까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한국과 주재국을 오가며, 자연스레 정치적 감각과 국제문화에 대한 이해, 한국 현상을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볼 기회, 이 책 속에는 이런 것들이 녹아있다. 목차만 훑어봐도 외교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글 내용은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현장의 이야기 담겨있어 읽기 편하다.

 

국익이란 무엇인가?

 

외교부의 기본태도는 국익 우선이다. 그런데 그 실체를 알기 어렵다. 도대체 손에 잡히는 게 없으니 말이다. 지은이 역시 이런 고민 속에서 국제정치학 이론을 알기 위해 책을 파고 몰입했다. 그가 생각한 국익은 안전보장, 영토보존, 경제적 번영, 민족 통일 등이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적으로 느끼는 어려움은 국가이익과 특정 이해집단의 이익을 구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정 이해집단이 어떤 정책이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국익이란 이름으로 포장할 소지가 다분하다. 국익을 당시의 집권세력이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규정할 수 있고, “국익”이란 다쳐서는 안 된다는 신성함의 프레임을 씌우면 국익이란 이름으로 모든 정치적 논쟁을 무력하게 만들 수 있기에.

 

한국의 미래 외교 방향은 ?

 

지은이가 생각하는 한국의 앞으로 외교 방향을 세 가지로 정리해보면, 첫째는 현실주의에 기반해야 한다. 의도가 좋은 것과 긍정적인 결과는 전혀 상관없기에 절대 선 보다는 차선을 추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둘째, 지나친 애국주의, 민족주의적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 최근 빚어진 중국과의 갈등이 그것이다.

 

외교정책 수립에서 과도한 국민 정서,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셋째, 유화지도자 콤플렉스에 빠지지 않도록, 강력한 리더, 강한 지도자라는 인상을 남기려 하지 말아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책수립자들의 금기어는 ‘유화주의자’다. 대북정책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만 한다는 콤플렉스가 바로 그것이다. 정치란 국제외교란 생물이다. 살아있는 것이기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유연성, 유화적인 태도가 필수적인데도 애써 외면하지 않으면, 약한 지도자, 물렁물렁한 호구로 보이기에, 뭐, 중간이란 게 없다는 말이다. 균형 잡힌 태도나 이성적인 태도, 합리적인 접근 이런 건 아예 그 세상의 언어 사전에서 빠져있는 듯이 말이다. 미들파워(중간 영향력)이라는 개념은 어떨까, 중간이기도 하고, 중립적이기도 한다는 중의적 개념으로서….

 

아무튼, 지은이의 다양한 경험과 외교관을 꿈꾸는 이들에게 들려주는 재미난 이야기, 외교 최전선에서 일어났던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것들과 그 뒷이야기.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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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죽음 - 죽음에 대한 인문학이야기 : 연예인편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통합의료인문학문고 3
이상덕 외 지음,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기획 / 모시는사람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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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에 관한 새로운접근 의료인문학을 통해본 생로병사, 세상이 슬프지 않은 죽음이 어디있던가, 하지만, 더욱 슬픈 것은 누군가 또는 모든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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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죽음 - 죽음에 대한 인문학이야기 : 연예인편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통합의료인문학문고 3
이상덕 외 지음,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기획 / 모시는사람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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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인문학 이야기 :연예인 편,

 

경희대학교 인문학 연구원 HK 플러스 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의 “인간의 생로병사”에 관한 인문학적 연구와 의료인문학이라는 비교적 생소한 신생 연구 분야의 연구물을 학술총서와 교양총서로 펴내는 중이다. 의료인문학은 사람이 살면서 겪게 되는 질병에 초점을 둔 인문학의 한 갈래다. 심신의 질병은 자연스럽게 죽음으로 향하는 여정이기에 의료인문학은 인간의 질병과 죽음, 나아가 인간의 생로병사에 관심을 둔다. 교양문고인 이 책<어떤 죽음-죽음에 대한 인문학 이야기>의 첫 시리즈는 연예인 편이다. 죽음을 통해, 그 사람을, 그 사회를, 의료를 둘러싼 사회적 이슈를 들여다보려 한다. 가수 신해철, 배우, 박주아, 가수 구하라, 희극인 박지선, 작곡가 이영훈, 미국 가수 카렌 카펜터, 일본의 영원한 청년 가수 오자키 유타카, 배우 장국영의 죽음을 다룬다.

 

 

 

이 책에서 다룬 여러 연예인의 죽음은 대중들에게 슬픔과 충격을 주었다. 그들의 죽음을 통해 우리는 삶에 대해, 우리 사회와 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가 주어졌다. 그들이 살아있을 때 좋은 음악과 연기로, 우리 생의 감정들을 풍요롭게 했던 것처럼 죽음으로 우리의 생각과 성찰을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복수의 의료기관을 거친 경우, 의료사고 원인과 책임을 어떻게 구분하는가?

 

가수 신해철, 2014년에 의료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떴다. 그의 죽음을 통해 의료과오, 의료과실을 밝히는 과정을 톺아본다. 수술받은 병원에서 퇴원 후, 예후가 좋지 않아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사망했던 사례로 그가 죽고 2년 후에 생긴 신해철 법에서 알 수 있듯, 복수의 병원에서 받은 수술, 과연 누가 오진했으며 의료사고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그 다툼과 관련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 사고원인 규명과정에서 만약 고 신해철처럼 유명인사가 아니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집도의와 관련 의사들에 대한 실형 선고, 민사손해배상 등을 보면서.

 

 

 

 

의사의 설명의무, 수술동의서, 정보제공이라는 회색지대를 어떻게 할 것인지

 

배우 박주아, 69세에 신우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초기 암이라 간단한 로봇수술로도 가능, 이 수술을 받은 뒤 예후 악화, 복막염 등으로 사망한 사건이다. 여기서 문제가 됐던 것은 수술동의서의 의미다. 의료라는 전문영역은 일반인으로서는 의사의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을 들어도 제대로 이해하기 곤란한 경우에서 충분히 이해하는 경우까지 그 층위는 다양하다. 핵심은 정보 편차, 정보제공의 정도와 수준 등의 내용과 형식이다. 평상심 상태라면 이성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수술동의서라는 형식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수술을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선 사람부터 살리고 보자, 복불복인 셈이다…. 배를 열어보니, 이곳저곳 심각한 곳이 있어 제거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술동의서에 상세 내용이 적시가 되지 않음을 문제 삼을 수 있는가, 유족의 주장은 이런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학적인 설명이 아니라 환자와 그 가족, 보호자와의 공감이었다. 앞으로 수술 과정, 이후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 등에 관해 성실하게, 의사에게 유불리 여부를 따지지 않고 솔직하게 설명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의료정보는 전문가와 환자와 그 보호자의 정보 편차, 이미 칼자루를 누가 쥐고 있는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똑바로 걸을 수 없는 상황이니…. 형식과 절차보다는 환자와 그 보호자들과 레포형성(심리적 신뢰관계)가 더 중요한 상황이 아니었든가 싶다.

 

구하라, 박지선의 죽음을 통해 ‘가족’ 의미 재고를,

 

구하라의 사건은 피상속자의 명시적 의사가 없는 한 민법에 따른 법정상속 규정에 따라 망자의 재산은 남은 유족들에게 상속된다. 구하라법은 어렸을 때, 친권을 사실상 포기 내지 내버려 두고 수십 년 동안 나 몰라라 했던 생모가 죽은 딸의 유산을 상속하겠다고 나설 경우, 건전한 사회 상식에 반하는 이런 행동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분이, 법 제정으로 이어진 경우다. 상속을 제한할 수 있다는 ‘구하라법’, 또 박지선 사건을 계기로 죽음과 가족, 가족과 죽음이 동시에 일어날 때, 가족은 늘 안식처가 아니라 죽음을 부를 수도 있는 양면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가족’의 의미와 역할을 새삼 생각게 하는 대목이다.

 

카렌 카펜터의 안타까운 죽음, 연예인, 거식증, 무책임한 쇼비즈니즘, 비윤리적 관행들

 

미국 가수 카렌 카펜터 죽음의 원인인 거식증, 이는 단순히 날씬해지고 싶은 여성의 본능인가, 거식증의 원인은 사회문화적 배경을 지닌 다양, 다층적 요인이 있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대중 앞에서 화려한 복장으로 등장한 인기 가수, 공연이 끝나고 정적이 쌓인 무대에서 허전함을 느끼는 사람과 무대에 올라 대중의 관심 어린 시선을 받으면 받을수록 스트레스가 쌓이는 사람, 같은 무대라도 개인차가 생긴다. 다이어트 뚱뚱한 몸매보다는 날씬한 몸매가 보기 좋다고. 거식증 간단한 게 아니라 병이다. 누구라도 조금만 관심을 보였더라면 죽음에 이르기 전에 구했을 수도…. 한국의 아이돌 비화를 소환해서 설득력 있게 기술하는 대목이 있다.

 

 

그 밖에도 이영훈, 오자키 유타카, 장국영의 죽음과 그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들, 삶과 죽음, 특히 인기 있는 대중적인 스타들의 죽음, 누군가의 기억에서 잊히면 죽음이라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면 죽음이라고, 누군가는 죽어서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 영원한 삶이 있기도 하다. 이순신처럼 구국의 영웅으로 매국노 이용완처럼, 누군가를 심하게 욕할 때 이완용 같은 매국노라고 욕하는 것처럼 말이다.

 

의료인문학은 꽤 흥미로운 분야다. 지금까지 법적인 쟁점과 논쟁이란 측면에서 접근하기에 십상이던 의료세계를 이렇게 인문학적으로 접근을 하다 보니 전혀 새로운 세계가 보인다. 사람이 보인다. 죽음이 아닌 영원한 삶처럼 보이기도 한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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