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죽음 - 죽음에 대한 인문학이야기 : 연예인편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통합의료인문학문고 3
이상덕 외 지음,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기획 / 모시는사람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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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인문학 이야기 :연예인 편,

 

경희대학교 인문학 연구원 HK 플러스 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의 “인간의 생로병사”에 관한 인문학적 연구와 의료인문학이라는 비교적 생소한 신생 연구 분야의 연구물을 학술총서와 교양총서로 펴내는 중이다. 의료인문학은 사람이 살면서 겪게 되는 질병에 초점을 둔 인문학의 한 갈래다. 심신의 질병은 자연스럽게 죽음으로 향하는 여정이기에 의료인문학은 인간의 질병과 죽음, 나아가 인간의 생로병사에 관심을 둔다. 교양문고인 이 책<어떤 죽음-죽음에 대한 인문학 이야기>의 첫 시리즈는 연예인 편이다. 죽음을 통해, 그 사람을, 그 사회를, 의료를 둘러싼 사회적 이슈를 들여다보려 한다. 가수 신해철, 배우, 박주아, 가수 구하라, 희극인 박지선, 작곡가 이영훈, 미국 가수 카렌 카펜터, 일본의 영원한 청년 가수 오자키 유타카, 배우 장국영의 죽음을 다룬다.

 

 

 

이 책에서 다룬 여러 연예인의 죽음은 대중들에게 슬픔과 충격을 주었다. 그들의 죽음을 통해 우리는 삶에 대해, 우리 사회와 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가 주어졌다. 그들이 살아있을 때 좋은 음악과 연기로, 우리 생의 감정들을 풍요롭게 했던 것처럼 죽음으로 우리의 생각과 성찰을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복수의 의료기관을 거친 경우, 의료사고 원인과 책임을 어떻게 구분하는가?

 

가수 신해철, 2014년에 의료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떴다. 그의 죽음을 통해 의료과오, 의료과실을 밝히는 과정을 톺아본다. 수술받은 병원에서 퇴원 후, 예후가 좋지 않아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사망했던 사례로 그가 죽고 2년 후에 생긴 신해철 법에서 알 수 있듯, 복수의 병원에서 받은 수술, 과연 누가 오진했으며 의료사고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그 다툼과 관련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 사고원인 규명과정에서 만약 고 신해철처럼 유명인사가 아니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집도의와 관련 의사들에 대한 실형 선고, 민사손해배상 등을 보면서.

 

 

 

 

의사의 설명의무, 수술동의서, 정보제공이라는 회색지대를 어떻게 할 것인지

 

배우 박주아, 69세에 신우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초기 암이라 간단한 로봇수술로도 가능, 이 수술을 받은 뒤 예후 악화, 복막염 등으로 사망한 사건이다. 여기서 문제가 됐던 것은 수술동의서의 의미다. 의료라는 전문영역은 일반인으로서는 의사의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을 들어도 제대로 이해하기 곤란한 경우에서 충분히 이해하는 경우까지 그 층위는 다양하다. 핵심은 정보 편차, 정보제공의 정도와 수준 등의 내용과 형식이다. 평상심 상태라면 이성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수술동의서라는 형식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수술을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선 사람부터 살리고 보자, 복불복인 셈이다…. 배를 열어보니, 이곳저곳 심각한 곳이 있어 제거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술동의서에 상세 내용이 적시가 되지 않음을 문제 삼을 수 있는가, 유족의 주장은 이런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학적인 설명이 아니라 환자와 그 가족, 보호자와의 공감이었다. 앞으로 수술 과정, 이후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 등에 관해 성실하게, 의사에게 유불리 여부를 따지지 않고 솔직하게 설명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의료정보는 전문가와 환자와 그 보호자의 정보 편차, 이미 칼자루를 누가 쥐고 있는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똑바로 걸을 수 없는 상황이니…. 형식과 절차보다는 환자와 그 보호자들과 레포형성(심리적 신뢰관계)가 더 중요한 상황이 아니었든가 싶다.

 

구하라, 박지선의 죽음을 통해 ‘가족’ 의미 재고를,

 

구하라의 사건은 피상속자의 명시적 의사가 없는 한 민법에 따른 법정상속 규정에 따라 망자의 재산은 남은 유족들에게 상속된다. 구하라법은 어렸을 때, 친권을 사실상 포기 내지 내버려 두고 수십 년 동안 나 몰라라 했던 생모가 죽은 딸의 유산을 상속하겠다고 나설 경우, 건전한 사회 상식에 반하는 이런 행동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분이, 법 제정으로 이어진 경우다. 상속을 제한할 수 있다는 ‘구하라법’, 또 박지선 사건을 계기로 죽음과 가족, 가족과 죽음이 동시에 일어날 때, 가족은 늘 안식처가 아니라 죽음을 부를 수도 있는 양면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가족’의 의미와 역할을 새삼 생각게 하는 대목이다.

 

카렌 카펜터의 안타까운 죽음, 연예인, 거식증, 무책임한 쇼비즈니즘, 비윤리적 관행들

 

미국 가수 카렌 카펜터 죽음의 원인인 거식증, 이는 단순히 날씬해지고 싶은 여성의 본능인가, 거식증의 원인은 사회문화적 배경을 지닌 다양, 다층적 요인이 있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대중 앞에서 화려한 복장으로 등장한 인기 가수, 공연이 끝나고 정적이 쌓인 무대에서 허전함을 느끼는 사람과 무대에 올라 대중의 관심 어린 시선을 받으면 받을수록 스트레스가 쌓이는 사람, 같은 무대라도 개인차가 생긴다. 다이어트 뚱뚱한 몸매보다는 날씬한 몸매가 보기 좋다고. 거식증 간단한 게 아니라 병이다. 누구라도 조금만 관심을 보였더라면 죽음에 이르기 전에 구했을 수도…. 한국의 아이돌 비화를 소환해서 설득력 있게 기술하는 대목이 있다.

 

 

그 밖에도 이영훈, 오자키 유타카, 장국영의 죽음과 그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들, 삶과 죽음, 특히 인기 있는 대중적인 스타들의 죽음, 누군가의 기억에서 잊히면 죽음이라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면 죽음이라고, 누군가는 죽어서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 영원한 삶이 있기도 하다. 이순신처럼 구국의 영웅으로 매국노 이용완처럼, 누군가를 심하게 욕할 때 이완용 같은 매국노라고 욕하는 것처럼 말이다.

 

의료인문학은 꽤 흥미로운 분야다. 지금까지 법적인 쟁점과 논쟁이란 측면에서 접근하기에 십상이던 의료세계를 이렇게 인문학적으로 접근을 하다 보니 전혀 새로운 세계가 보인다. 사람이 보인다. 죽음이 아닌 영원한 삶처럼 보이기도 한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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