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죽음 2 - 죽음에 대한 인문학이야기 : 문학 속 인물편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통합의료인문학문고 5
최성민 외 지음,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기획 / 모시는사람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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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 인물편, 죽음의 의미, 고대에서 현대까지, 죽음은 사회적,문화적, 개인적 배경이 혼재, 착종된 다양한 것이다. 다각적 면에서 접근해 보는 이 책, 통합의료인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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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죽음 2 - 죽음에 대한 인문학이야기 : 문학 속 인물편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통합의료인문학문고 5
최성민 외 지음,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기획 / 모시는사람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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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죽음

 

이 책은 어떤 죽음 시리즈 2다. 2022년의 <어떤 죽음 1-연애인 편, 죽음에 대한 인문학 이야기>에서는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가수 신해철, 구하라, 배우, 박주아 등과 미국의 가수 카렌 카펜터, 일본의 오자키 유타가와 홍콩 배우 장국영의 죽음을.

 

<어떤 죽음2- 문학 속 인물 편>은 실제 인물이 아닌 문학 작품 속 인물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한다.

실존 인물의 죽음과 문학 속의 그것은 받아들이는 온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가상 인물의 죽음은 어디까지나 가공일 뿐이니, 하지만, 문학 작품을 읽는 이에게는 어떻게 다가설까?, 죽음의 의미를, 역사가는 실제 일어날 일을 논하지만, 작가는 일어날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글쓴이 김학중, 우찬재, 최성민, 이상덕 등은 통합의료인문학 연구자들로 인간의 생로병사 중에서도 죽음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 책은 교양총서로 펴낸 것이다.

 

이 책에 담은 글은 8꼭지다. 시인 김혜순과 허수경의 작품 속에서 다룬 "죽음"을 분석한 김학중의 글을 비롯하여 제3의 길과 아노미적 죽음을 최인훈 "광장"과 박상연의" DMZ"를 소재로, 그리고 오렌지 껍질의 비애와 '난장이'의 죽음에서는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과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다룬 우찬제, 요절과 현실 너머의 생명과 죽음 등을 다룬 최성민의 글,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의 죽음과 미아스마, 호메로스" 일리아스"에서의 죽음은 이상덕이 각각 썼다.

 

 


 

 

죽음의 의미와 그 해석

 

고대에서 현대까지 문학 작품에서 다룬 "죽음" 고대에서의 미아스마(오염)는 죽음이 오염을 일으키고 그 오염이 정화되지 않는 한 다음 세대로 이어져 극복되지 않는다. 이상덕은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 소포클레스의 비극에서 미아스마라는 단어를 위와 같은 의미로 사용, 그것이 후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려는 방법을 고민, 현실적인 방법으로 추방을 생각했다. 죽음과 복수, 오염을 극복하는 방법은 신을 두려워하고 해석할 수 없는 영역, 즉 불가해한 세계를 경외하면서 인간의 지혜를 최우선으로 두었던 인문주의적 그리스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호메로스는 영웅들의 죽음은 그 운명을 받아들여 영예롭게 생각하고, 주변인들,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이들은 고인이 영혼이 육체를 떠나 편안히 하데스(저세상)로 갈 수 있도록 장례를 치른다. 아마도 후자,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는 이들의 모습은 공통이지 않을까 싶다. 영웅이든 평범한 사람이든간에….

 

요절과 현실 너머의 생명과 죽음을 상실과 생명의 증거로서 해석하는 최성민의 글이 흥미롭다. 이 책에서 눈길이 멈춘 곳은 3번째의 글, 우찬제의 "제3의 길과 아노미적 죽음"이다. 최인훈의 <광장>과 박상연의 <DMZ> 둘 다, 남과 북 문제를 다룬다. 이명준이 광장에서 자살하지(광장) 않고, 제3국을 선택했더라면 어떠했을까(DMZ), 분단체제의 고착화와 냉전체제와 죽음을, 이 글에 눈길이 멈춘다.

 

제3의 길, 죽음, <광장>의 이명준의 선택이 자살이 아니었다면. 반복, 사회적 죽음, 아노미적 자살

 

김기우의 <최인훈은 이렇게 말했다>(창해, 2023)에서 광장이라는 작품이 대중에게 어떤 인상을 남겼을까 하는 게 관심사였다. 광장이라는 관념, 그 표지는 무엇이었을까. 남도 북도 아닌 제3국으로 가는 ‘타고르’ 배에….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이란 상은 당대의 지식인들이 고민의 핵심이지 않았을까,

 

<광장>은 남북한 이데올로기를 동시에 비판한 최초의 소설이자 전후문학 시대를 마감하는데, 만약 이명준이 자살하지 않고 제3국으로 갔더라면, 즉 " ~했더라면" 에 앞서, 우찬제는 이명준의 죽음을 아노미적 자살로 본다. 아노미는 사회적 혼란으로 인해 규범이 사라지고 가치관이 붕괴하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개인적 불안정 상태를 뜻한다. 아노미 상태에 빠지면 삶의 가치와 목적의식을 잃고, 심한 무력감과 자포자기에 빠지며 심하면 자살까지 하게 되는 현상이다.

 

만약 이명준의 선택이 제3국으로 향한 후, 1997년 박상연의 <DMZ> 로 돌아왔다면, 최인훈의 이명준은 박상연의 이연우가 되는데, 이연우는 이글에서 주체가 되지 못하고 그의 아들 베르사미에게는 비판과 부정의 대상일 뿐이다. 냉전 시대의 피해자인 아버지에 대해, 탈냉전 시대를 사는 아들- 영화<공동경비구역 JSA>의 이영애처럼, 중립국감독위원회 소속 소령-은 그가 맡은 사건, 남과 북의 군인들이 휴전선 이북 DMZ에서 몰래 만나 동포애를 나누다가 조건반사처럼 총기를 난사하고, 그것에 대한 자책감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사건을 보면서, 그의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게 되는데. 아버지는 남도 북도 아닌 통일된 한반도로 귀향을 희망했다.

 

여기서는 아노미적 자살, 곧 죽음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이다. 광장의 이명준이 살아남아 통일된 한반도로 귀향했더라면, 공비경비구역의 김수혁과 같은 자살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아노미적 죽음 사건 또한 죽음의 한 원인이다.

 

문학 작품 속에서 죽음이란 사회적, 문화적, 개인적 맥락이 착종된 채로 해석된다. 일본에서 한때, 사회적 논쟁거리가 됐던 <과로자살>(川人博:岩波新書, 가와히토 히로시, 이와나미신서, 1998), 과로로 우울과 조울, 자살 충동으로 자살에 이른 사건의 담당 변호사였던 가와히토는 일과 생활의 조화를 말하는데, 이는 위에서 말하는 세 가지 맥락이 겹쳐진다. 이 역시 아노미적 현상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죽음은 사회적인 원인으로, 또 문화를 배경으로, 당대의 시대 상황을 투영, 반영되기도 한다. 죽음이란 꽤 복잡하다. 자살의 금기, 잘못된 죽음은 오염으로 후대에까지 그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 영웅적 죽음 등, 이 책은 죽음에 관한 생각을 여러모로 해볼 귀중한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죽음에 관한 생각은 인생, 삶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거꾸로 알려주는 게 아닌가 싶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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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2 - 자본주의부터 세계대전까지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미야 오사무 지음, 김정환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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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문명을 꽃피운 온갖 물질의 중심에 화학이 있다

 

이 책은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시리즈 여덟 번째 책<세계사를 바꾼 화학이야기>다. 지은이 오미야 오사무는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화학을 가르치는데, 단순한 지식이나 계산법을 나열하고 암기하는 식이 아니라 왜 인류는 이런 식의 계산을 했고, 이런 지식을 만들어 냈는지 역사적인 설명도 병행해왔다. 한정된 시간에 역사를 다 전할 수 없어서 100권을 책을 읽고 핵심내용을 10쪽 분량으로 압축해 이야기식으로 진행해왔다. 그때 못한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의 전편은 <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우주탄생부터 산업혁명까지>에 이어, 자본주의 시대부터 세계대전까지를... 인류가 어떻게 화학이라는 매개를 통해 발전을 거듭해왔는지를 정리한 책이다.

 

역사적 사건 하나하나에는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다. 아니 존재해야한다. 지은이는 단순한 지식전달 보다는 역사의 인과관계, 즉, 당대의 정치, 사회, 문화 요인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굵직한 사건의 기저에 자리 잡은 '물질'을 중심으로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역사적 물줄기를 형성해갔는지, 또, 성공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시대의 분위기나 요청에 집중해서 보고 있다.

 

이 책은 19세기에서 세계2차대전까지를 5부로 나누어 다루고 있는데, 1부에서는 자본주의에서 제국주의로 1804-1899년까지, 식품보존기술발명에서 사진과 고무 그리고 냉동장치, 철근 콘크리트, 공기 타이어와 롤 필름의 발명, 우라늄방사선, 아스피린을 통해 원하는 모든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의 문을 연다. 그리고 2부는 20세기로 넘어서오면서 염소가스로 상수도를 소독하기 시작 일상생활에서 보건과 위생이, 산업분야에서는 알루미늄합급 기술과 석유화학기술로 중공업으로 이어지면서, 3부 1차 세계대전을 맞이하는데, 전쟁에 필요한 새로운 폭약(TNT)가 등장하고, 독가스, 4부에서는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시공간에서 플라스틱과 휘발유첨가제 그리고 페니실린이, 컬러 필름의 등장, 이후, 석유화학의 발전이, 휘발유의 고성능화, 폴리에틸렌, 테플론 등, 5부 2차 세계대전기에 들어서면서 페니실린의 실용화, 네이팜탄, 원자폭탄개발에서 투하까지...

 

콘크리트 개발로, 고층건물이 들어서게 됐다. 당시에는 놀라운 기적처럼... 지금은 어떨까, 아무튼 콘크리트 역시 우연히 발견한 산물이다. 여기서는 식품보전 기술 발명과 등대를 세우는 시멘트 이른바 소성 시멘트, 마취약, 플라스틱, 원자폭탄에 눈길이 간다.

 

식품보존 기술의 발명

 

결정적인 계기는 전쟁이다. 나폴레옹 군대의 승리 배경에는 병사의 굶주림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였다. 전투식량(주로 크래커 등의 건조식품)만으로는 부족했으며, 식량조달 또한 문제였다. 신선한 음식을 병에 담아 중탕으로 가열한 뒤 밀봉하는 방법으로 식품장기 보존의 길이 열렸다. 1804년의 일이다. 이를 발명한 사람은 니콜라 아페르, 이후, 1812년에 영국의 브라이언 돈킨과 존 홀이 깡통, 캔용기를 개발,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다.

 

시멘트의 부활, 1824년

 

당대의 토목공학자 존 스미턴은 석조 등대공사의 책임자였다. 등대는 바닷물과 거센바람을 견뎌낼 수 있는 강력한 소성 시멘트를 재발견, 고대 로마시대의 사용되던 시멘트가 부활한 셈이다. 시미턴이 개발한 시멘트는 수경성 석회라고 불렀는데, 물 속에서도 풀어지거나 분해되지 않고 굳는 성질 덕에, 이후 전 세계의 등대가 이 방식으로 건설됐다는데, 이른바 현대 시멘트 공학의 선구자다.

 

1820년대는 세상은 급변했다. 고무제품이 탄생하기도, 제철업에서 코크스가 이용되고 런던 등의 대도시에 배관을 통해 석탄가스를 사용하는 가스등이 설치되는 등 밤을 지배하기 시작했지만, 석탄 분해과정에서 생기는 콜타르, 염색업을 하던 스코트랜드 1823년 우연히 나프타가 고무를 녹인다는 사실을 발견, 녹인 고무를 무명천에 발라 맞붙여 방수포를.... 이 시기에 사진이 나오니, 눈이 돌아갈 정도로 변해가는 세상... 우리가 타는 자동차의 타이어를 발명한 찰스 굿이어...

 

의학면에서는 에테르 마취 수술이 1846년에... 아산화질소 가스를 이용한 마취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한 치과의사 호레이스 웰스,

 

셀수 없을 만큼, 이렇게 순식간에 어둠에서 밝은 곳으로 나오듯, 화학은 신세계를 열었다. 당시에는 환경오염이란 개념이 희박할 때였으니, 신기한 물건이 당시의 한계점을 넘어서, 새로운 차원으로의 도약을

 

미세플라스틱의 원조 플라스틱의 발명, 이 획기적인 발명으로 물을 담고, 포장용기를 만들고, 이런 역사를 거쳐서 오늘날 자동차, 스마트폰, 각종 전자제품을 비롯해 문명이기들이, 불과 200여년 만에 세상을 바꿔놓았다.

 

각종 폭탄이, 원자폭탄까지... 세계사를 뒤바꾼 화학이야기, 명암이 존재한다. 이런 문명의 이기가 없었더라면, 인류의 삶은 어땠을까,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그것이 보통인 시대, 지금은 그 발달의 후유증 때문에... 뭔가 새로운 게 나오면 세상이 좋아지는 만큼 그 부작용도 함께 커진다는 지극히 당연한 원리를 새삼...이 책을 통해서 느낀다.

 

이런 발견과 발명의 원동력은 인간의 끝모를 욕망이 아닐까, 좋든 싫던 인간이란 동물의 본능은 지금도 스스로를 옥죄는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불을 향해 날아드는 불나방같은 모순된 그 무엇이...그래서 세상은 진보하는가 싶기도 하지만,

 

거인의 어께 위에 올라타서 더 넓은 세상을 보라는 뉴턴의 말을 음미하면, 아인슈타인이 남긴 말을 생각해본다. "제3차 세계대전에서 어떤 무기가 사용될지 알 수 없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제4차 대전에서는 인류가 돌과 곤봉을 들고 싸우리라는 것을... 참으로 심오한 말이다. 다시 원시시대로 돌아간다는 말인가, 리셋의 시대...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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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한자 - 인생의 깨달음이 담긴
안재윤.김고운 지음 / 하늘아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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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을 탐함은 은자를 찾아가는 것과 같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夕死可矣)(논어 이인편)

 

옛글을 탐한은 은자를 찾아가는 것과 같다는 말은 이 책의 핵심을 관통하는 문장이다. 우리의 옛글은 한자와 한문으로 되어있어, 한자세대가 아닌 독자들에게는 영 까탈스러운 게 아니기에, 지은이 안재윤과 김고은은 길라잡이가 되어, 우리를 옛글 탐험의 세계로 데려간다.

 

인생의 깨달음이 담긴 저녁 한자는 무엇일까, 이 책에 앞서 세상에 나온 아침 한자는 인생의 지혜가 담긴 글이었고(인생의 지혜가 담긴 아침한자, 하늘아래, 2023) 저녁 한자는 인생의 깨달음, 지혜로 세상을 헤쳐나와, 저녁이 되어 깨달음을 얻는 것인가,

 

네 개의 한자 세계로

 

이 책은 저녁 한자를 네 구분하여, 믿음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배려와 용서의 온기를 채워주는, 안목을 밝히는 지혜가 담긴, 그리고 기다림의 미덕을 일깨워주는 저녁 한자다.

 

첫 번째 한자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자. 믿음으로 세상과 소통시키는 저녁 한자

 

통(通)과 통(痛)을 맨 앞에 두었다.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뜻이다. 자못 철학적이다. 피가 통하지 않으면, 뜻이 통하지 않으면, 마음이 통하지 않으면, 즉, 벽에 부닥친다. 장애가 생긴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여기에는 의심이 병이요. 신뢰는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이루어진다, 날이 추우면 생각이 많아진다는 뜻의 한자가 이어진다.

 

단지 읽는 것만으로도 보약이 될 말들이다. 또 보자, 속이는 자의 말은 늘 달콤하다. 누군가의 달콤하게 여겨진다면, 속이는 말이 아닌지 조심 또 조심할 일이다.

 

요즘 세상에 눈여겨봐야 할 문장 하나, 남녀대수혼(男女大須婚), 결혼은 사람살이의 가장 자연스러운 연대다. 신실재론의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의<Markus Gabriel VS>: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살다(사유와 공감, 2022)에서, 인간은 본능은 무리를 짓는 것이라고, 혼자 살던 둘이 살던 무리를 지어 살아야 하는 게 인간의 본능이라면,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나? 현상이 아닌 실질에서 말이다.

 

이제 두 번째 한자 세계는, 배려와 용서의 온기를 채워주는 저녁 한자다.

 

먼저, 서(恕)를 보자. 용서할 서다. 용서란 내 마음을 네 마음과 같게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화광동진(和光同塵)즉, 보통은 빛을 부드럽게 하여 속세의 티끌에 같이한다는 뜻으로, 자기의 지덕과 재기를 감추고 세속을 따름을 이르는 말인데, 지은이들은 화광동진을 다른 사람의 능력을 존중한 뒤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라고 풀고 있다.

 

낭중지추: 주머니 속 송곳처럼, 감추려 해도 드러나는 재주와 능력과도 통하는 말이지 않을까?, 애써 자신을 뽐내려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우선 배려한 후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 심리학에서 말하는 최신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최신의 인상이 영향력이 크다는 말인데, 후광효과까지도 얻을 수 있다.

 

세 번째 한자 세계는 안목을 밝히는 지혜가 담긴 저녁 한자다.

 

여기서 기억해 둘만 한 구절을 고르라면 "임인유현(任人唯賢)"을 으뜸으로 꼽겠다. 진정한 리더십이란 인재를 거느리는 게 아니라 인재를 어질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은이들은 풀었다.

 

본디 임인유현이란 서경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뜻은 오직 능력과 인품만을 보고 사람을 뽑는다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인데, 어진 사람이나 유능한 사람에게 지위를 양보해 준다는 추현양능(推賢讓能)과도 통한다. 인사는 만사다. 제 자리를 찾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리더십이다. 무조건 따르라고 해서 될 일은 아니다.

 

요즘, 제 몸 하나 추스르지 못한 인사들이 어찌 모든 이를 위해 일하겠다고 뻔뻔한 얼굴도 나선단 말인가, 수치를 모르는 것은 된 사람이 아니다. 되먹지 못한 사람은 일을 그르친다. 자기 잣대로 재단하기에 공정도 모르고, 공평도 평등도 자유도 민주도 다 모른다. 그 대신에 자기만을 위한다. 자신도 모르는 자기만을.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사람으로 살 것인가(炎凉(世態), 일의 경중을 따져 올바르게 행동할지어다(權變) 이렇게 생각하면 저녁 한자는 밤에 읽어야 제격이다.

 

자, 네 번째의 한자 세계로, 기다림의 미덕을 일깨워주는 저녁 한자다.

 

끈기가 곧 힘이다(수적석천(水滴石穿: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이른 아침 텅 빈 내 주머니에 작은 오뚝이 인형 하나를 넣어본다(부도옹:不倒翁)

 

이 책 속에는 아침 한자의 지혜처럼 저녁 한자의 깨달음이…. 한자와 한문 풀이는 고정된 게 아니라 이렇게 다양하게 풀어낼 수 있다. 직설적이지도 않게 말이다. 더 좋은 삶을 위해, 한자와 한문을 음미하면서, 자기 전에 한 편씩, 읽는다면... 꿈을 이룰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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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 도심재개발 젠트리피케이션 빈부격차
리처드 플로리다 지음, 안종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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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집중화, 편중화(일극화)

 

지은이 리처드 플로리다의 연구주제, 도시, 새로운 도시, 우리의 도시, 이렇게 표현할 때 도시는, 산업화 시대에는 대기업 주변으로 일자리를 얻기 위해 사람이 모여들고, 그렇게 해서 점차로 도시라는 꼴을 갖추게 됐지만, 탈산업화가 진전해감에 따라, 도시가 기업을 끌어당긴다. 기업은 인재가 몰린 곳으로 가야, 지금 보다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에, 도시로 가면, 임대료와 물가에서 이전보다 더 많이 벌어들여야 하는데, 그렇게 하고도 남으니 도시로 가는 것이다.

 

도시의 생태 사이클, 예전에 생산시설로 가득했고 곳, 탈산업화 이후, 황량하고 을씨년스러운 곳으로 변해버렸다가, 재생,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 요소들이 산업 시대의 창고는 멋진 클럽이 되고, 널따란 공장 터는 야외무대가 되니, 이를 격세지감이라고 해야 하나, 역사의 사이클이라고 해야 하나.

 

지은이는 이 책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는 도시는 “혁신의 엔진인가?” 아니면 “불평등의 산실인가? 라고 되묻는다. 그가 눈여겨보는 것은 관광이니 오락이니 하는 것도 좋지만, 도시의 지속발전가능성이 우선이다. 도시의 동력은 인재라고 말한다. 요즘 우리가 말하는 인재 유입이다. 인재 유입보다는 유출이 심한 곳이 우리나라다.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아래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우선은 그가 관심 있게 보는 것들을 키워드로 묶어보자면, 도시(발전)의 모순 즉 승자독식의 도시화다. 도시의 집중하는 힘은 경제적, 사회적 진보를 만들어 낸 동시에 우리를 통합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분리하고(불평등과 차별), 소수의 거대한 승자가 경제성장의 열매를 다 챙겨간다(제로섬게임). 중산층이 사라지는 엘리트 도시가 되다 보니 젠트리피케이션이, 연쇄적으로 도시 불평등은 서열화의 확대로 이어진다. 딱 이 책의 제목<도시는 왜 불평등한가>을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도시 위기의 순환도 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뭘 어떻게 해야 하나, 과거에는 부유층이 교외로, 가난한 이들이 도심에라는 도식은 이제 통하지 않게 됐다. 교외에 나갔던 이들이 다시 도심으로 이른바 모자이크 도시권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유형은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199-224). 이를 새로운 계층 지리학이라는 관점에서의 접근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글로벌 도시화의 위기를 짚어보고, 모두를 위한 도시화(이 책의 결론)는 어떤 그림일까?, 아직은 모른다. 성공을 거둘지, 실패로 끝이 날지.

 

 미국 사회는 도널드 트럼프를 선택하고, 왜, 영국은 브렉시트를 선언했을까?

 

지은이는 이런 현상을 계층 분리에 따르는 부작용이라고 진단한다. 미국의 낙후된 지역의 불안하고 성난 유권자를 움직여 권력을 잡은 트럼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퇴를 선언한 영국, 부유한 거대 도시 런던은 격렬하게 반대했고, 노동 계층이 사는 도시, 교외 지역에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 세계화와 도시재생의 힘에 떠밀려 난 농촌 거주자들이 찬성했다. 이 모두 우리를 규정하고 나누는 계층과 지역 간의 깊어지는 단층선의 반영이다. 이러한 정치적 균열은 ”새로운 도시 위기“의 경제적, 지리적 심층 구조에서 비롯된다. 창조계층이 주도하는 도시화는 양극화의 골을 깊게 하는데, 새로운 도시 위기는 도시만의 위기가 아닌 시대의 핵심적인 위기다.

 

지은이는 이 도시 위기의 해결을 위해 이 책을 썼는데, 우선은 도시 위기의 핵심 내용을 자세하게 기술하는 것, 그리고 둘째, 이런 위기를 만든 근본적인 힘(원인)을 찾는 것, 셋째, 새롭고 더 사회통합적인 도시화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일들, 실천항목이니만큼 어렵겠지만, 사회통합적인 도시화는 혁신과 부의 창출을 촉진(기존의 도시화)하면서도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생활 수준을 개선하고(해결과제), 모든 사람에게 더 나은 생활을 누리게 하는 것, 이것이 본래 공동체, 사람이 모여 사는 곳에서 이뤄져야 하는 바람직한 모습이다. 도시건, 농촌이건.

 

바람직한 도시, 사회통합적인 도시화를 위해

 

지은이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유익한 일자리 클러스터를 만들라고 한다. 한곳으로 힘을 모으는 것은 경제성장의 핵심 요소다. 이를 이용하여 광범위한 경제적, 사회적 편익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문제의 핵심은 둘째인 도시의 밀도와 성장을 위한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하는 것이다. 토지의 효율적 활용을 통해 필요한 곳에 더 많은 건물을 짓도록 하여 인구밀도와 집적도를 올리고, 여기에 교통 노선(고속철도를 포함해서)을 실핏줄처럼 까는 것이다.

 

아울러 셋째로 적당한 가격대의 임대주택을 건설하라, 넷째로 저임금의 직업을 중산층 직업으로 바꿔라, 이는 오바마 정부의 정책에서도 나타나듯, ”최저임금“인상이다. 도시 보수주의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더 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잃게 만든다고 반대할 것이다(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현재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의가 딱 이런 것이다). 지은이는 이에 많은 긍정적인 자료를 동원하여 논증하고 있다. 다섯째, 빈곤과 싸우기 위해 사람과 지역에 투자하라, 여섯째, 도시와 지역사회에 권한을 부여하라, 이것이 도시 위기의 극복이며 도시화의 해법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서 각론적으로 세부 분야를 톺아보는 연구를 마치, 한데 묶어서 설명하는 듯하다. 지은이 플로리다의 ”도시론“은 핵심은 도시는 기술(Technology), 인재(Talent), 똘레랑스(Tolerance, 관용)라는 경제발전의 3T가 만나서 최적화를 이루고, 이를 광범위하게 확산시켜내는 방안으로 양질(유익)의 일자리와 도시 밀도와 성장을 위한 투자, 사회기반확충, 적절한 가격대의 임대주택을 늘리고 최저임금을 인상해서 중산층의 직업으로, 빈곤과 싸움은 도시 전체가 나서서 해야 한다. 빈곤 당사자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이기에, 그리고 공동체, 지역사회에 권한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주체로 내세우라는 말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 공동체의 이상적인 모습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또한 이 글은 한국 사회를 염두에 쓴 것처럼, 물론 세계적인 대도시가 겪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보편성이 있다. 일독을 권한다. 이 책 속에 우리 사회의 미래가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면.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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