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해양 생태계 및 국제관계
김기태 지음 / 희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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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 관하여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200백리 외로운 섬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땅

이 노래는 1982년, 41년 전에 나온 노래다.

한때 독도는 우리땅, 이 노래는 아무곳에서나 불렀던 기억이 난다.

 

지은이 김기태 선생은 해양생물 학자다. 아르헨티나, 모리타니아, 타이완 등에서 해양과 수산에 관한 자문역을 활동, 태평양과 대서양 인도양 등지의 해양 생태학 조사연구를 시행하기도 했다. 현재 해동자연생태연구소 소장이다.

 

이 책은 지은이가 쓴 책 <독도, 바다 자연과 지리적 중요성>(2016)의 내용을 수정하고 보완하고, 그의 연구논문 영어판<독도와 동해연구>(2007)도 넣었다. 학술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주로 독도를 다루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일본지역의 자연환경에 관한 것들을 보탰다. 일본에 관한 지은이의 인식 등도 실려있다.

 

이 책은 독도의 해양생태계(1부)를 5장으로 나누어 싣고 있는데, 기후와 해류, 수온과 염도, 해중림과 식생 등을 설명한다. 그리고 2방에서는 독도의 괭이갈매기와 민족의 수난기, 3부 독도의 중요성과 국제적 위상과 부록으로 독도 연구를 싣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지은이가 해양생물학자로서 독도의 해양생태계 특성을 설명하는 부분과, 독도의 지리적, 정치적 관련성 속에서 영토분쟁의 대상으로서 독도, 군사적 요충지로서 독도 등 다양한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독도를 보고 있다.

 

우리 동해(여전히 일본은 일본해라 부른다. 국제적으로도 동해와 일본어를 병기하는 곳도 있다)는 태평양의 내해이며 100마제곱킬로미터가 넘은 광역성 심해다. 동해 남부의 울릉도와 독도는 해령을 연결된 섬이다. 해양생물의 풍부하며, 해양에너지자원이 보존돼 있는 해역이기도 하다.

 

해양생태계와 국제관계라는 관점에서는 어장인 독도, 이곳을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일본, 현재 일본과 중국 영토분쟁의 모습을 보면, 힘센 국가의 자가당착적 사고를 엿볼 수 있다. 일본은 2차 대전, 지금의 사할린 본디, 아이누족의 땅인 이곳, 홋카이도 북방 6개 점을 당시 승전국인 소련에 빼앗긴다. 이를 되찾기 위해 푸틴과의 지속적인 협상을 해온 태도와는 달리 “독도”에 관해서는 협상이나 타협의 의지가 없다. 무조건 자기 땅이라 하니까, 그리고 중국과의 분쟁 중인 조어도, 일본 이름은 센카쿠(尖閣), 중국 이름은 댜오위다오(釣魚島)다.

 

힘의 논리가 판을 치는데, 지은이는 우리도 독도가 우리 국토임을 알리고, 영토권수호를. 아무튼, 독도 연구의 필요성에 관해서는 시사가 크다. 근래의 독도에 대한 해양 연구는 2000년대 이전에는 해상 실험이 아주 드물었고, 해류 연구가 기본이었다. 쿠로시오 난류와 리만 한류, 이런 해양의 흐름을 파악하면서 핵심적인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 이 해역의 계절적 변화, 또는 연중변화 같은 물리, 화학, 지질, 생물학적 연구가 수행되어야 한다는 것, 이러한 연구의 모델로 프랑스의 해양연구소를 들 수 있다.

 

독도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를 통해서 우리 땅 독도가 해양생태계의 특징과 어장으로서의 가치 등 다각적인 면에서의 조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이 책은 독도 연구에 관한 자연, 해양생태계의 이해라는 측면에서는 꽤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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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키 비즈니스 - 왜 보험시장은 실패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리란 아이나브.에이미 핑켈스타인.레이 피스먼 지음, 김재서 옮김 / 예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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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보험시장과 상품, 보험 세계의 이해

 

보험 하면 떠오른 건 없다. 그저, 고약스럽다는 정도일까, 알 듯 말 듯, 무슨 약관이 그리도 긴지, 정작 내가 알고 싶은 것에 대한 설명은 시원치 않다. 그리고 더욱 헷갈리게 만드는 건, 맨날 쏟아져 나오는 새 상품들이다. 보험, 말 그대로 불확실한 세상에서 위험에 닥쳤을 때, 최소한의 보장을 제공(경제적 장치)하는 것이다. 물론 상품마다 각각의 특징이 있기에 보험시장은 복잡해진다는 점 정도는 알고 있지만, 이 책<리스키 비즈니스>즉 위험한 비즈니스는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보험에 대해 궁금하지만, 몰랐던 사실을 3명의 경제학자가 들려준다. 부제(왜 보험시장은 실패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보면 지은이들이 소비자로서 보험을 선택하는 법뿐만 아니라 보험이라는 시장이 망하지 않도록 해서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도 이득이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그리고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화두를 던진다.

 

지은이들이 첫머리에서 말하는 “쥐와 고양이”는 톰과 제리처럼 톰 같은 고객과 제리 같은 보험사가 아니라 이 둘은 언제든지 서로 처지가 바뀔 수 있다.

 

이 책은 헷갈리는 보험 세계의 지도, 혹은 길을 명확하게 볼 수 있도록 해줄 것이란다. 우선 보험은 위험한 비즈니스다. 그리고 수많은 보험상품, 선택에 관한 많은 논쟁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그렇다면 정부와 역할은 무엇인가, 장래에 닥칠, 혹여 일어날 위험에 대비한 예방책인 보험은 사회질서에 대한 신뢰일 수도 있다.

 

보험은 말 그대로 '위험한 비즈니스'. 위험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최소한의 보장을 제공하는 게 보험상품이다. 그런데 이 보험상품은 다른 상품들과 달리 소비자를 잘 골라야 보험사가 돈을 벌지, 많이 팔린다고 좋은 게 아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VVIP 고객획득전략으로 일등석 평생 탑승권을 25만 달러에 판매하는 “에이에어패스”프로젝트. 결과는 참담하다.

 

웨드록의 이혼보험처럼 오히려 많이 팔렸다가 회사가 망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혼보험은 애초부터 이혼하려는 사람들의 선택이었다. 2001년 '웨드록'은 사랑이 식을 수도 있다는 불안을 안고 있는 부부들을 대상으로 기발한 상품을 개발했지만, 결국은 실패했다. 역설적이게도.

 

보험이 있는 세상, 보험이 없는 세상, 선택적 시장

 

여러분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다. 보험이라는 장래 위험대비책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그저 이렇게 살다가(물론 평온하게 산다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갈지. 이 역시 선택지다.

 

전자의 경우를 보자, 보험이 있는 세상에서는 보험사와 고객이 존재한다.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의 정보는 구매자인 고객이 쉽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구매자의 정보를 어떻게 얻어야 할까, 구매자가 보험금 많이 지급해야 할 사람이라면 보험료를 많이 받아야만 보험사는 수지타산이 맞다. 이런 영역을 정보경제학이라 한다. 보험사는 고객의 정보, 즉, 기왕증, 병원에 다닌 횟수, 받은 보험료, 등 특징을 잘 파악해서 고객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지, 이른바 맞춤형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니즈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정보를 요구하는 보험사, 높은 보험료, 별 볼 일 없는 보장, 미스 매칭의 원인은,

 

자동차보험 가입신청서에 적는 곳이 얼마나 있을까?,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선 그저 확인, 동의, 서명란에 사인하고 공백을 채우기도 바쁘니, 왜 이렇게 많은 정보를 요구하는 것일까, 위에서도 말했지만, 보험사도 손해를 볼 수 없으니까, 고객이 말하지 않는 정보들, 이것이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불완전한 정보는 예측할 수 없는 잠재적 손해의 영역이기에. 대중들은 보험료는 높고 보장내용은 별로 많지 않다며 보험의 문제점만을 지적한다. 충분히 이해한다.

 

정부의 역할은 균형추?

 

선택의 문제를 푸는데 왜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지, 보험사가 잠재적 고객에게 신용등급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유전적 테스트를 받도록 강요하는 것을 정부가 나서서 말려야 하는가? 아니면 보험사가 고객에게 얼마나 많은 신상정보를 요구하고 얻어낼지는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하는가, 공정성과 개인정보보호라는 가치를 생각해보면, 보험사가 보험료 책정을 위해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는 특정 보험상품의 실패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이해충돌과 절충을 생각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에 관하여 생각해기는 가장 논쟁이 심했던 <오바마케어>의 도입이 아닐까 싶다. 건강보험개혁법을 두고 2012.3. 미국 연방대법원은 선택적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했던 이 정책에 관한 판결을 내렸다. 2014년까지 모든 미국인은 최소한 기본적인 건강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른바 <국민개개인의 건강의료보험>이다. 이 판결 중에 나온 브로콜리 논쟁,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은 보험 가입을 의무화한다면, 모든 미국인에게 브로콜리를 의무적으로 사도록 강요해도 괜찮냐고 반문했다.이게 정부의 역할이 아닌가, 역선택을 최소화시키는 게, 더 많은 이들을 위해서라면, 물론 이 역시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말이다.

 

이 책을 끝까지 읽어야, 에필로그 “모든 시장은 선택으로 좌우된다”에서 선택에 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다. 해고와 학사모. 라는 흥미로운 대목이 있으니, 꼭 읽어보시기를.

보험은 계륵인가, 먹자니 먹을 게 없고, 버리자니 아깝고…. 현명한 선택에 따라서, 또 달라 보일 수도 있으니,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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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 - 노래로 알아보는 마음의 작동 방식
박진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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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알아보는 마음의 작동 방식

 

지은이 박진우의 재미있고 흥미로운 접근, 심리학을 바탕으로 노래의 역할을 들여다본다. 우리가 노래를 들을 때 그 구성요소를(음률 혹은 멜로디와 노랫말, 가사, 그리고 노래가 풍기는 분위기) 의식적으로 떠 올린 적이 있던가, 노래는 인간의 어느 곳을 자극하는가, 오감인가?, 지은이는 음악치료의 사례를 들어 이를 설명한다. 인지 저하증(치매라고 부르지 않기로 하여) 환자에게 좋아하는 음악을 3주 동안 하루 한 시간씩 들려준 결과는, 여러분이 기대하는 바와 같이 효과가 있었다. 의사결정, 계획수립을 담당하는 뇌의 전전두엽피질이 활성화됐다는 것이다.

 

우리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편해진다. 마음이 가라앉는다. 이는 왜일까?, 노랫말이 좋아서일까, 멜로디일까, 아무래도 좋다. 결론은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혈압이 낮아지고 안정화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화가 나고 초조할 때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나아질 수 있다.

 

지은이는 심리학의 눈으로 톺아보면 좋은 노랫말이 있다고, 노랫말을 통해 배우는 심리학은 시를 통해 느끼는 보편적 깨달음일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3부로 나누어져 있고, 1부에서는 나를 알아가는 마음의 지도를 그리는 법을 말하는데, 그 핵심은 나는 나다. 자중자애다. 노자의 말처럼 말이다. 내가 세상의 주인공인데 누구와 비교하겠는가, 비교는 만족이 아니라 후회를 낳는다는 말이다. 이게 여기서 말하는 핵심이다. 2부에서는 건강한 관계를 위한 사랑의 방정식, 인과 관계 중 연인, 이성(동성이든지), 건강한 관계를 갖기 위해서 염두에 둬야 할 것들을, 3부에서는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

 

이 책의 핵심은 사실 “자신”과 “세상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음악(노랫말이든 멜로디든)을 곁들인 이야기 전개 방식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지만, 이는 양념이고, 지은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상의 중심은 나다. 나를 알기 위한 노력, 그리고 인간관계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든, 어쨌든, 인간의 무리생활을 하도록 그렇게 설계된 것이라서(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신실재론적 관점에서든, 유발 하라리 저서 <인류>에서든), 관계가 늘 문제다,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너무 가까이도 너무 멀리해서도 안 된다), 즉, 늘 적정거리를 둬야 한다고. 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 꽤 흥미로운 접근이다.

 

음악이 정서에 미치는 효과... 인생에서 한 두곡 정도 애창곡은 있어야 한다는 이유가 이 책에 실려있다. 특별한 경험, 결정적 시기에 만난 결정적 관계가 인생의 노래를, 또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자주 듣는 것이다. 이 말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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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유기, 근대 한국인의 첫 중국 여행기
이병헌 지음, 김태희 외 옮김 / 빈빈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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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한국인의 첫 중국 여행기

 

진암 이병헌은 경남 함양 출신의 한말 유학자다. 영남의 유림 곽종석의 문인으로 유학을 공부했으나, 시류의 변화를 보면서 청의 강유의의 변법의 영향을 받아 개화사상으로 전환, 유학의 본고장인 중국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1914년부터 25년까지 5회에 걸쳐 중국을 여행했다. 이 책<근대 한국인의 첫 중국 여행기>이라는 제목은 명나라와 청나라에 걸쳐 적어도 1,500회 이상 중국을 찾은 사신단은 정해진 경로를 통해, 공무 수행이라는 측면에서 “여행’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여행이란 키워드를 강조하기 위해 첫 중국 여행기라 이름 붙인 듯….

 

이 책을 포함한 이병헌의 일부 저작은 중국과 국내에서 간행됐지만, 대부분은 유고본으로 남아있다. 이 책은 원전이 한문이라서 역사학, 지질학 등을 배경으로 한학에 밝은 김태희, 박천홍, 조운찬 등의 연구자들이 번역을 했다.

 

아무튼, 이병헌은 10년에 걸쳐 다섯 번의 중국 방문을 통해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 그의 중국 여행기<중화유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병헌은 중국 여행 기간 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기를 썼다. 이른바 여행기다. 일제 강점기의 지식인이자 개혁 유학자로서의 세계관을 드러내고 있다.

 

요동과 심양, 이른바 만주족의 성지요 청나라의 발상지를 둘러보면서 존왕양이를 내세워 명을 숭상하고 청을 배척했던 조선의 소중화, 소아병적이고 자가당착적인 태도 이른바 중화사상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한편으로 임진왜란 때 도움을 준 명나라의 은의 못지않게 병자호란 때 청이 베푼 관용 덕분에 조선이 보존될 수 있었다, 조선은 한족, 만주족과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는 한족의 기자 조선설을 인용, 묘하게 동북공정과 닮은 구석이 느껴지기도 한다. 당시 유학자들의 생각은 정녕 이러했던가 싶다. 그것도 개혁의 사상을 품은. 위정척사에 터 잡은 충절인가,

 

이런 관점을 또 달리 볼 수도 있겠다. 공자를 내세워 동아시아 국가를 통합시키고자 하는 공교의 가르침에 터 잡은 듯하기도 하니 말이다. 이병헌은 강유위의 지도를 받고, 유교의 종교개혁운동을 전개, 공교사상을 체계화하기도 했다.

 

근대 유학자 이병헌에 눈에 비친 중국, 글 속에 드러나는 많은 쟁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의 유학 공부나 역사 인식, 개혁 사상 등을 들여다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행기를 통해 그의 가치관을 조금 엿볼 수 있을 정도이니,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특히 서양과 동양의 종교와 철학, 공자는 종교인가, 철학자인가, 아니면 사상가인가, 이병헌은 종교와 철학을 어떻게 이해했을까 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그는 서양은 종교와 철학, 둘로 나뉘지만, 동양은 합일, 즉 하나라이며, 그 차이를 깊이 들여다보면 진지와 미신의 구분이 있을 뿐이라고…. 서양의 종교는 진지를 추구하는 철학과 미신을 신봉하는 종교가 구별될 수밖에 없지만, 동양의 종교인 유교는 미신을 벗어난 것이라서 철학과 종교가 하나다. 공자가 여러 철학을 통합한 종교인이기 때문에 공교야말로 전 세계적인 대동교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대목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튼, 구한말, 일제 강점기라는 환경 속에서 유학자들의 세계관은 어떻게 변화해갔는가, 그들에게 한계는 무엇이었나 하는 점 등을 찾아보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작업일 것이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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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영원한 청년 미하일 바쿠닌 - 2023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 선정작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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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청춘, 마하일 바쿠닌

 

우리 사회의 지성인이자 어른으로서의 자세를 흐트러짐 없이 꿋꿋하게 지켜나가려는 박홍규 선생, 그가 이번에는 <오월의 청춘, 마하일 바쿠닌> 들여다보기를 한다. 미하일 바쿠닌(1814-1876)의 평전 쓰는 것은 바쿠닌에 관한 세상의 오해와 악의에 찬 이야기를 최소한 중립적으로 아니, 그의 사상만 놓고 보자고, 그래서 바쿠닌의 아나키즘의 핵심인 비판 정신을 제대로 보자고. 왜 지금, 미하일 바쿠닌을 살펴봐야 하는가, 지은이는 단지, 제대로 된 그의 사상을 이해하자는데 그쳤을까, 아니다. 세계는 리더십의 부재상황이다. 세계는 인재부재상황이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는 여전히 강고하다. 이를 극복할 그 무엇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역사 속에서 찾아야 한다. 반추의 역사 속에서... 애초 왜 단추를 잘못끼우게 된 것인지를...

 

“사회주의 없는 자유는 특권이자 불의이며, 자유 없는 사회주의는 노예제이자 야만이다.”라는 바쿠닌의 이 한 문장 안에 모든 게 담겨있다.

 

우리 서점가에 소개된 바쿠닌의 책은 저명한 역사가 E.H.카가 1937년에 쓴 것으로 1989년 우리말로 번역됐다. 이후, 2012년에 재번역되어 출판됐으니, 우리가 아는 바쿠닌은 E.H.카가 쓴 것 하나뿐이다. 아무튼,

 

바쿠닌에 관한 이해를 위하여, 마르크스 시대에 철저하게 외면, 봉쇄당하다

 

지은이는 바쿠닌의 삶과 생각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모든 형태의 권력에 저항하고 비판하는 정신이야말로 아나키즘의 핵심이니까, 이 책은 2부로 이루어졌고, 1부에서는 청춘의 낭만객 바쿠닌을 그린다. 출생과 교육, 그리고 반항의 시작, 21살 때 군대를 탈영하여 귀향, 26살 때 베를린대학에서 연구를, 29살 때 독일을 도망쳐 나와 스위스로, 이후 파리에서 터진 1848년 2월혁명에 참가, 체포되어 시베리아 유형, 2부, 자유의 혁명가 아나키스트 바쿠닌의 이야기는 시베리아 탈출과 이탈리아 시대, 국제혁명협회를 조직한다. 이후 <연방주의, 사회주의 및 반신학>을 주장, 제1인터내셔널을 통해 마르크스와 만나지만, 대립하게 되고, 파리코뮌을 거치면서 바쿠닌의 사회주의와 마르크스 공산주의는 대립, 인터내셔널은 바쿠닌을 제명하고. 바쿠닌은 신과 국가를 통해서 신을 비판하고 인간해방을 주장했다.

 

이러한 연대기 중, 시계열적 흐름을 따르다 보면, 사회주의자 바쿠닌과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의 대립이 눈에 띈다. 이들의 차이점은 무엇이었을까, 왜 이들은 함께하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애초, 사회주의자 E.H.카가 바쿠닌의 주요 저작인 <국가주의와 아나키즘>(1873)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조차 하지 않았던 이유는, 아무튼 마르크스주의가 대세, 우위를 차지하던 시절, 바쿠닌의 아나키즘은 별 볼 일 없는 궤변에 불과했던 것일까?

 

바쿠닌의 사회주의와 마르크스 공산주의의 대립

 

바쿠닌에 의하면 미래 사회는 국가도 주인도 없이 아래로부터 위로, 노동자의 자유로운 결사와 연맹에 의해, 처음에는 노동조합에서 그다음에는 코뮌에서, 그리고 지역과 국가, 마지막에는 위대한 국제사회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여기서 그는 모든 사람에게 내재한 물질적, 지적, 도덕적 힘의 완전한 발현으로 구성된 자유야말로 진정으로 그 이름에 합당한 유일한 자유라는 것이다.

 

바쿠닌은 자유에는 평등이 필요하고, 이는 노동과 집단 재산의 자발적 조직, 자유롭게 조직되고 연합된 공동체 생산자 연합에 의해서만 이를 달성할 수 있다고, 이는 국가를 통해서 달성될 수 없고, 사회주의자 또는 혁명적 집단주의자를 권위주의적 공산주의자와 분리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주장을 보자. 그가 생각하는 자유와 평등에서 권위주의적 공산주의자는 이미 떼어내어야 할 존재가 됐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일까, 바쿠닌의 눈에 비친 권위주의적 공산주의자들은 노동계급 정치 권력의 발전과 조직화에 의해서 평등이 달성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아나키스트들은 노동계급에 정치적 강령을 강요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반동적이며, 모든 정치조직은 계급과 인민에게 손해를 끼치는 지배 조직이라고 봤다. 그래서, 프롤레타리아가 국가를 장악하더라도 그 자체로 지배계급이 되고 착취계급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바쿠닌은 바로 이렇게 생각했고, 아무리 과도기적 단계에 있다 하더라도 소수의 손에 권력이 집중되는 상황에 반기를 들어야 한다면서 반동은 불가피하기에 국민대회, 구성 의회, 또 이른바 혁명독재라는 개념을 거부했다. 이 대목이 아나키스트와 마르크스주의자들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반추하는 역사

 

이런 말들은 어디선가 들었던 듯한 느낌, 귀에 익은 듯하지 않나, 혁명독재, 그 이후 이행과정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실패했다. 적어도 한 모델의 실패라고 해두자. 그렇지만 왜 실패했을까, 이 점은 별론으로 하고, 결국 역사적으로 보면 권위주의나 국가사회주의, 혁명 국가의 본성에 관한 경고도 옳았다.

 

100년 전에 바쿠닌을 비롯한 아나키스트들이 이야기한 것들이 포스트 모더니스트, 포스트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주장 속에서 나타난다. 오늘날 세상은 99%의 희생 위에 1%의 부를 가능하게 한 배타적임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이렇게 된 데는 거대한 기업과 국가조직이 필요했다.

 

이제 아나키스트 바쿠닌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볼 때다. 그가 어떤 생각을 했으며, 왜 그런 판단을 한 것인지, 그리고 왜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이 말을 귀담아듣지도 동의하지도 않았는지를 말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다만, 다른 현상으로 나타날 뿐, 그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

 

이 책은 2023년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 지원 선정 작품이 될 만큼, 좋은 책이다. 우리의 왜곡된 사고를 바로 잡아줄 수 있는 양서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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