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 법과 정의에 대한 19가지 근원적 질문들
폴커 키츠 지음, 배명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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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시대일수록 서로에게 정의롭기를

 

지은이 폴커 키츠의 ‘법 이야기’다. 모든 법이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세상 사람들은 실제로는 아주 적다. 자신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졌을 때, 법의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다. 그만큼 법은 그 규율대상이 되는 사람의 행동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 지위와 작업, 재산 등도 고려의 대상이 된다는 국민 일반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먹고 살기 힘든 사람이 굶는 자식에게 빵 하나를 가져다주려고 빵을 훔친 것이나, 나라의 경제를 뒤흔들 만큼 파장이 큰 범죄를 저질렀을 때, 우리는 누가 재판정에 서서 실형을 받으리라 생각하는가?, 당연히 나라를 뒤흔드는 경제범죄를 저지른 이가 감옥에 갈 것으로 생각한다면, 너무 순진한 것이다. 세상에 법은 있는 자에게 늘 유리하게 작동되는 마법의 지팡이나 도깨비방망이 같은 것이다.

 

진짜 그럴까, 극단적인 예를 들어 논한다면 그렇기도 하겠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미묘한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경계 판결이라 부르는 게 어울린다. 즉, 세계관에 따라 법의 적용 여부를 달리할 수 있기에 그렇다. 법은 예측 가능성과 기대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못할 때, 나는 법으로부터 나 자신을 어떻게 지켜야 할 것인가?

 

이 책은 들어가면서부터 우리 머리를 아프게 한다. 철학자와 법학자의 차이는 뭐지라는 질문이 바로 그것이다. 철학자는 결론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법의 결말은 절대 열려있어선 안 된다. 바로 예측, 예견, 기대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지은이는 법과 정의, 한참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19가지 근원적인 질문을 6부 20장에 실제 사건과 그에 관한 판결을 토대로 엮었다. 1부에서는 국가가 내 자유를 제한해도 되는가, 그리고 무엇인 폭력인지 그렇다며 나는 도대체 어떤 법을 따라야 하는가, 우리의 법 감정을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2부에서는 나란 존재라는 열쇳말로, 우리에게 성별이 필요한가, 여자 아버지라는 존재에 관해서, 국가가 어디까지 개인의 사생활에 관여할 수 있는가,

 

이미 코로나19 재난 속, 대한민국의 민낯을 본 사람들에게는 흥미로운 주제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이 내 정보를 유포해도 되나, 평등지수, 우리는 얼마나 평등한가, 인간은 동물과 자연보다 우위, 우월적 존재인가, 3부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다룬다. 종교, 표현, 예술, 양심의 자유가 그것이다. 4부에서는 내 삶과 생활 속으로 들어온 법률 쟁점이다. 가족, 국가가 보호해야 하는 가정이란, 아이가 학교에서 무얼 배울지 누가 결정하는가, 5부, 인간 같지 않은 인간에게도 존엄성이 있는가, 최근 인간이기를 거부한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경악, 극악 범죄자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정당한 형벌은. 그리고 6부, 죽을 권리, 안락사, 생명의 가치

 

우리가 접하는 법의 세계에서 다뤄지는 주요 쟁점을 망라한 듯하다. 여기서는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자유가 겹치는 사건, 그리고 인간 같지 않은 인간에게도 존엄성 있느냐는 문제를 살펴보련다.

 

어떤 의견이든 자유롭게 표현해도 되는가? 군인은 살인자다

 

A는 자기 차에 군인은 살인자란 문구의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다가, 대중선동죄로 고소당하고 상고심에서도 패해, 약 50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그는 헌법소원을 냈다. ‘표현의 자유’는 진실 혹은 거짓이 명확한 것은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면 군인은 살인자라는 A의 주장은 사실의 주장? 개인의 의견 표명?, 사실의 주장이라면 허용되지 않는다. 거의 모든 군인은 형법상의 살인을 저지르지 않으니, 이는 사실상 의견 표명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니 판결은 뒤집힐 수밖에. 무죄다. 꼬꼬무 버전으로 그렇다면 한 인간의 명예는 언제 훼손될까? 하지만, A는 누구라고 특정하지 않았고, 전쟁에서의 살인에 초점을 맞춘 것이기에.

 

구조를 위한 고문 허용되나? 답은 안 된단다.

 

아이가 납치됐다. 빨리 못 찾으면 아이는 죽는다. 유괴범이 요구한 대로 돈을 줬건만, 아이를 풀어지지 않은 채 외국으로 도망가려는 B를 공항에서 잡았다. B는 그가 아는 다른 사람이 범인이라고 자백했다. 경찰은 아이가 어디 있는지 B가 알고 있다는 물증 등을 통해 확신했다. 그리고 아이 구조를 위해 이른바 부득이하게 고문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인간답지 않게 행동한 인질범은 스스로 인간의 존엄성을 버리지 않았는가?, 범인의 존엄성을 훼손할 수 없다는 이유로 결국 인질을 못 구하면 다들 마음이 편치 않다는 걸. 결국 B를 고문해 경찰은 아이를 찾아냈다. 법원은 법의 원칙을 적용했다. 죄는 벌하지만, 경찰에게는 "경찰의 명예로운 신념"이라는 논리로 각각 그 집행을 유예...

 

너무 싱겁지 않나. 그렇다 이렇게 법은 아무 맛이 없어야 정상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당연한 일이 왜 당연한지, 우리가 아는 게 맞는 건지를 되묻고 있어서다. 많은 쟁점을 소개하는 이 책은 하나씩 음미해보면서, 한국 사회에서 일어난 사건들, 그리고 판결들과 견주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듯하다. 조금 머리 아프지만...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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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되지 못한 말들 문학인 산문선 3
김동현 지음 / 소명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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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우리 안의 식민지

 

이 책<기억되지 못한 말들>의 지은이 김동현은 1948년부터 시작된 제주 비극의 역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제주 4.3항쟁이었든 사건이었든 이미 끝난 일은 아니라고, 진상규명이 끝이 아니라 그때부터 지속해서 이어져 온 식민지, 해결되지 못한 과거 역사와 그 역사가 잉태한 현재에도 제주도는 여전히 타자다. 대한민국이 기억하지 않은 바다 건너 섬, 제주도, 국가는 기억하지 않지만, 제주도민은 오랜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선명하게 기억한다. 제주는 하얀 눈 위에 떨어진 붉은 동백이다. 붉은 피다.

 

이 산문집에는 15개의 생각거리가 담겨있다. 도둑같이 찾아온 해방이 가져온 제주의 비극, 4.3의 중력과 1991년 5월의 기억들, 왜 제주에서 오키나와를 읽는가, 기억이 되지 못한 기억들, 사이를 읽다. 다시, 분단을 생각한다, ‘필연’이 되어버린 재일의 시어들…. 4.3과 5.18의 기억, 그리고 이어지는 1991년 세상, 분단과 재일동포작가들의 시어들, 이 모든 것들은 기억되어야 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한 말들로 남는다.

 

냉전 시대의 제주와 오키나와

 

제주 4.3 너머로 오키나와의 그림자를 본다. 여전히 미국기지인 오키나와 일본 본토(야마토)와 오키나와 인의 경계, 1969년 신문 지상에 오르내리던 오키나와 미군기지를 제주로 옮긴다는 이야기는 하나의 헤프닝으로 끝난 게 아니다. 오키나와 전쟁과 제주 4.3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고시홍은 <물음표의 사슬>(삶창, 2015)에서 제주 강정마을에 건설 예정인 해군기지,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반대파의 입을 빌려 기지 건설의 배후인 미국의 제국주의적 속성을 그대로 노출한 날것 표현대로 그의 책에 담았다,

 

“이 해군기지는 오로지 중국을 압박하고 포위하는 7함대(미군 태평양통합사령부에 소속, 태평양 전역과 동북, 동남아시아 전역을 방어) 기지로 사용되기 위해 지어지고 있습니다. 미 제국주의 대(對)중국 해군기지 강력반대! 동북아에 전쟁을 몰고 올 강정마을 해군기지 강력반대! 평화의 섬 제주도에 군사기지 웬 말이냐? 4.3 영령들이 통곡한다. 60년 전에는 미 군정의 양민학살, 앞날에는 미 제국주의 전쟁기지!!.”

 

제주가 우리 안의 식민지라는 함축적 의미가 녹아있다.

 

제주 너머로 보이는 오키나와, 최근 한미일 안보동맹 미, 일은 진즉에 중국을 이른바 “가상적국”으로 규정했다. 한국은 중국에 관해서 이들과 조금은 다른 접근 태도를 보여왔다.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일본과라는 국익 우선주의의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를 해왔다. 한적하고 평화롭던 강정마을은 기지 건설 찬반론으로 들끓는다. 제주와 오키나와를 관통해왔던 냉전 질서는 역설적으로 지역의 근대가 폭력적 방식으로 기억을 억압할 수도 있다는 근대에 대한 근원적 성찰, 현기영과 김석희, 고시홍의 작품에서 4.3의 기억과 일본 작가 메도루마 슌, 오시로 사다토시, 그리고 오시로 다쓰히로의 작품을 불러온다.

 

기억이 되지 못한 말들

 

제주 4.3에 대한 문학적 사유 중, 국가 폭력의 문제를 제주 정체성의 훼손으로 바라보는 흐름처럼, 미군과 일본군이 일본 국내에서 지상전을 벌인 유일한 곳 오키나와 일본 내 미군기지의 80%가 오키나와에, 현실에서 미군기지문제는 오키나와 인들에게 현실적 위협이자 실존의 문제였다. 제주 4.3을 과거에 종결된 사건이 아니라 현재적 시간이 개입하는 과정으로…. 제주도 공동체의 존립을 위협하는 사건이라는 인식 속에. 지금, 한미일과 북중러, 특히, 대북, 대중관계 속에서... 미국의 이해를 대변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는 한국...

 

누군가는 말했다. 싸워야 할 대상이 명확했던 그 시절이 차라리 행복했다고,

 

지금은 싸워야 할 대상도, 분노로 가득 찬 주먹을 휘둘러야 할 세상도 복잡해졌다고. 세상은 요령부득(要領不得)이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버렸다고, 능력주의로 포장하는 불공평은 여전하고, 김동현의 이 책은 그저 제주 4.3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제주도민에게는 무엇이었나,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 그리고 강정마을의 해군기지는 오키나와의 미군기지와 어떤 맥락에서 같고 다른 것인가, 문학의 사회적 책임이란. 이런 생각을 불러 오게 해준 책이다. 김시종에게 일본에서의 삶, '재일'은 중력이다. 현실의 제약으로 다가온다. 김시종문학을 새롭게 읽을 수 있었다. 오래 전에 봤던 김시종의 글들을... 김석범 문학은 잘 알지 못한다, 찾아보련다...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은 과거가 아니다. 여전히 생각의 휴전(정전)상태다. 단 한 번도 어떤 사건의 진실이 속 시원하게 명쾌하게 밝혀진 적이 없다. 아쉽게도….

 

제주4.3, 여순항쟁, 해방정국에서 벌어진 국가폭력의 기억들, 그 너머에 미국의 군사기지 오키나와가, 그 닮은 꼴인 제주가보인다. 김동현 산문집 속에서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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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사랑의 길 - 인문학과 성의 만남
김대유 지음 / 시간여행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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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성의 만남

 

지은이 김대유는 성(性)이란 열쇳말을 가지고 유려한 글쓰기로 동서고금을 현란할 정도로 넘나들면서 철학과 문학, 종교의 세계 속에서 성이란 무엇이었을까, 사람들은 지배하는 도구였을까, 교묘한 덫이었을까, 모체에 자리 잡은 태아는 살기 위해 모체 자궁의 힘을 빨아들이고, 어미한테 가는 양분을 뺏는다. 이렇게 해서 존재를 인정받은 태아는 임신이라는 공식적인 상태로 바뀌는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고도 경이롭다.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기에 더욱 그러하다.

 

인문학과 성의 만남이란 뭘 의미하는지, 그 내용, 다루는 범위 또한 넓다. 섹슈얼, 젠더, 페미니즘과 로마 그리스 신화 속 성에 관한 인식과 관념에서 기독교의 공인 이후 성은 종교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낙태 금지와 이성애, 거기에 더해지는 금욕주의, 이슬람과 불교의 성에 관한 인식과 접근 태도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상하좌우 마구 내달린다.

 

성은 왜 사회적인 문제인가?

 

지은이는 지금의 시대를 남성멸종시대라 한다. 초식남이 등장하고, 결혼은 선택이지 필수가 아니라는 생각들이 서서히 힘을 얻어가고, 법률혼과 사실혼(비혼 동거)의 구별이 의미성(상속, 재해보상, 보험금 수령 등의 형식적 절차 요건)을 상실해가고 있다.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에서 버지니아울프를 그리고 페미니즘을, 1920년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자기만의 방”의 주인공 주디스의 가출, 그리고 연극단에 들어갔다가 여성임을 알고 쫓겨나고 강간당하고 끝내는 길거리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야기, 당대 영국 사회에서 아내를 사고팔던 관습으로부터 탈출 시도…. 시몬느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에서 논하는 여성주의, 미지와 신비의 세계였던 성을 현실로 과학의 영역으로 끄집어낸 다윈의 ‘진화론’과 프로이트의 성은 근대의 성을 여는 문이었다, 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알프레드 킨제이를 통해서 성의 신비가 벗겨지고….

 

성이 종교와 이데올로기에 갇히게 되면 문제는 더욱 어렵게

 

위에서 살펴봤듯이 고대 그리스 로마의 인간 모습을 한 신과 인간의 사랑, 동성애든 이성애든 즉, 사랑 그 자체는 가치판단의 대상이 아니다, 좋은 바람직한 사랑법과 그렇지 못하는 사랑법 이런 구별은 기독교의 공인, 국교화되면서부터, 성의 규칙과 사랑법, 즉 은밀해야 하고, 경건하게, 성직자가 보기에 남사스러우면 이는 악마와 사랑을 하는 것이어서 나쁘다고, 즉, 신의 세계에서 지켜야 할 성 도덕률이 만들어진 것이다. 신의 세계 통제방법은 간단하다. “이단과 동성애”라고 걸면 아웃이다. 우리 사회에서 국가보안법을 걸어버리면 아웃이듯, 이슬람 은 어떠했을까? 할레, 성욕을 억제한다는 것들...

 

성을 거래 목적으로 삼는 것과 그 장소의 역사의 이면에는 무엇이 숨어있을까?, 국가적 폭력 구조다. 성 집결지, 공창제, 사창가 역사 이전에도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거래 관념이 생긴 후에 성 착취(매매)의 문제, 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성 노동 등의 표현을 하기도 하지만 이는 별론으로 하고, 중세부터 성매매를 국가적 폭력 구조로 만들었던 서구사회와 아직도 어두운 그늘 속에 제자리 뛰기를 반복하는 한국 사회,

 

성과 외설로 문학은 망가지기도, 마광수 사건

 

소설 “즐거운 사라”의 외설 논란으로 강의 중에 끌려나가 재판받고 학교에서 해직당한 마광수 사건, 왜 야할 것도 없는 소설이 그의 인생을 고난 속으로 몰아넣었는가, 촉망받던 국문학과 교수가 말이다. 당대의 학문적 풍토에서는 지나치게 선정적이었다는 말이 있지만, 문학을 사법적 잣대로 들이대는 건…. 그는 당대 문학의 교훈성과 위선을 비판하고 풍자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은 것이다. 성은 터부라고, 왜 건드리냐는 것이다. 결국, 대학으로 돌아와 정년퇴직했지만, 그의 문학정신은 그때 이미 죽어버렸던 게 아닌가,

 

성 평등의 과제, 성 과학, 연인, 배우자는 절대 타자라는 인식이 중요

 

이 책은 하도 이리 뛰고 저리 날고 하여 정신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대목 하나는 눈여겨보자, 성의 본질을 알고 성적 자세에 관한 올바른 존재감을 느끼는 것이, 성 평등의 길을 세우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사랑의 원칙, 사랑에 눈이 먼다는 문학적 표현, 운명적 만남은 없다.

 

연인이나 배우자는 절대 타자다. 완전히 남이란 이야기다. 자식과는 달리 부부나 연인은 헤어지면 남보다 못할 수도 있다. 타자에게 사랑을 바라기 전에 자신이 먼저 상대방에게 균형 있는 타자로 서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타자에게 내 행복과 욕망을 투사하여 얻으려는 마음이 커지면 사랑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성적 쾌락을 선물로 받고자 한다면 상대방과 진전한 성 평등을 이뤄야 한다고 인도의 카마스투라는 적고 있다. 이점만 기억해두자, 데이트 폭력이든 뭐든, 기본은 성 평등인식,

 

사랑은 철학의 진수다

 

철학을 뜻하는 필로소피아(philosophy)는 Philo(사랑)+Sophia(지혜)를 합한 말(합성어)이다. 철학은 인간이 존재하는 혹은 존재해야 하는 방식과 이유의 근원이 사랑이라고 정의한다. 사랑 이야기는 철학 이야기다. 각국의 건국 신화와 러브스토리는 모성애 혹은 남녀의 성적결합요소로 구성되었다.

 

서동요의 마동이와 선화 공주의 이야기를 보거나, 김유신이 김춘추와의 동맹의 디딤돌로 동생 문희와 춘추를 결합하는 데서 러브스토리는 정치 이야기다. 고구려의, 바보 온달을 장군으로 성장시켜 장수로 만들고, 종국에는 전장에서 죽은 온달은 평강공주가 와서 그 관에 손을 대자 움직였다는 슬픈 서사,

 

이 책은 꽤 흥미롭다. 다양하게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그저 무심코 지나쳤던 현상과 역사적 사실을 성이란 열쇳말로 문을 하나씩 열어보면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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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와 천조의 중국사 - 하늘 아래 세상, 하늘이 내린 왕조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단죠 히로시 지음, 권용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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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天下)와 천조(天朝)의 중국사

 

중국(가운데 있는 나라)은 역사 속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서 형성됐는지, 그 뿌리와 변용을 고대에서 현대까지 수천 년 동안의 역사를 왕조와 주축 세력(화이)를 추적을 통해 중국의 의미를 좇는다. 지은이 단조 해로시(교토여자대학의 명예교수)는 주로 명(明)나라의 정치, 제도 등을 연구해 온 연구자다. 그의 문제의식이 꽤 흥미롭다. 중국(中國)이 왜 중국인지, 중국의 바다를 중심에 두고 동쪽은 동양, 서쪽은 서양이다. 세계의 중심이 가운데 (中) 있는 나라다. 그래서 세상은 중국을 중심으로 돈다는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라 느낄 것인데,

 

언제부터 이런 사고가 생겼고, 움직일 수 없는 불가역의 진리(?)가 된 것일까, 천하와 천조의 의식은 어떤 논리인가?, 하늘에서 덕자에게 천하를 맡긴다는 천명의식과 천자의 조정이라는 천조, 즉 예치질서가 생겨난 것인데, 이 역시 예외없는 규칙이 없듯, 하늘의 뜻을 어긴 폭군이 출현하다면 어떻게 막을 것인가?, 여기에는 역성혁명으로...

 

바로 이런 천하, 천조를 중심으로 중국사를 바라보면서, 이런 사고는 지금 중국의 국제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또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가를 살펴본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은 11장 체제이다. 중국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장소와 그 지리적 범위는 시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본래 중국이라는 것은 다양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데, 왕조 그 자체와 중첩돼서는 안 된다.

 

천명관

 

넓은 하늘 아래(천하) 왕의 땅이 아닌 곳이 없다는 사고(마음속에 있는 하늘의 개념)가 형성된 춘추전국시대(1장)를 거쳐 천조, 즉 하늘이 내린 조정(천자의 조정)이라는 생각이 만들어진 진, 한 시대(2장)를 거쳐 남과 북의 천하 시대, 한, 위진남북조 시대가 3~4장, 그리고 중국의 대천하와 왜국의 소천하, 남조와 수, 당시대(5장), 그리고 동아시아의 천하 시스템 당 제국(6장), 혼란 속으로 빠져드는 중국의 천조의 행방, 오대십국, 송, 요, 금(7장), 그리고 천하일가를 완성한 원(8장), 천하일가에서 화이일가로 명(9장), 그리고 화이변태와 중외일가 청(10장), 중화민족의 대가정 근현대(11장), 시계열적으로 하늘 아래 왕의 땅이 아닌 곳이 없다에서 시작하여 현대의 중국까지를 톺아보고 있다.

 

이는 꽤 중요한데, 지금 중국은 G2의 경제력과 군사력, 일로일대 정책으로 중국의 힘을 외부로 국제관계 질서 재편을 노리기도 한데, 이런 움직임의 원동력이 되는 중국의 사고는 어디에서 유래하는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중국의 역사를 천하와 천조의 역사로 다시 바꿔서 본다.

 

중심과 주변, 화와 이(화이관) 그리고 중화의 탄생

 

하, 은(상), 주로 이어지는 왕조와 요순시대에서 시작되는 중국, 중국에서 이적은 제하(중국)의 바깥에 항상 위치하는 것으로 관념화돼 있었다. 본래 중원의 제하의 쪽에서는 보면, 오, 월, 초는 문화와 습속 등이 다른 바깥의 이적이었지만, 다시 중국이 확대되면 그 바깥에 있는 이민족이 새로운 이적이 되는 것이다. 즉 동심원을 그리면서 중국의 범위가 넓혀진다.

 

즉 오복도(五服圖), 중화의 천자가 가진 위덕이 미치는 지역(곧 천하)을 천자의 덕화가 미치는 정도에 대응하여 동심 방형의 모습으로 5단계로 묘사, 오복도의 복은 복속(服屬)을 뜻하는 것으로 천자에 대한 복속의 정도를 표시하는 개념도다. 이때부터 구별, 차별이 생겨났다고 본다.

 

덕치의 실체, 예(禮), 천조 체제

 

예는 질서를 위한 규범, 의식이나 제도를 의미한다. 예는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의 두 가지 천하를 포괄하고 천조의 휘하에서 세밀한 예치의 구조가 형성된다. 천조 중국은 예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게 돼 예치 국가 중국이 탄생한다. 예치체계의 근간은 군주가 집행하는 천제와 조상제사 두 가지 의례다. 하늘의 관념이 생긴 것은 서주 시대 초기 무렵이고, 하늘 관념 자체는 시대에 따라 변천하지만, 시종일관 중국인의 의식을 계속 규정한다. 천체의 운행에서부터 사계절의 순환, 방위와 방향 혹은 왕조의 교체에 이르기까지 만사, 만물, 만상은 모두 하늘에 의지에 기초하는 것이라 여겼다.

 

천명은 절대적, 하늘을 뜻을 거스리는 자에게서 새로이 그 뜻을 받은 자에게로, 역성혁명

 

이점이 핵심이다. 하늘의 최대 역할은 덕이 있는 자에게 천명을 내려서 천하를 통치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천자란 하늘을 대신해서 천하를 통치하는 존재이고 역대 왕조의 창설자들은 이러한 천명사상에 따라 자신의 왕조를 정당화하려고 시도했다. 이를 깨부수는 또 하나의 논리는 맹자가 주장하는 역성혁명, 즉 하늘이 내린 천명이 다하여 다른 성 씨에게로 하늘의 뜻이 옮겨가는 것인데, 이 역시 하늘에 의지라는 점에서 꽤 흥미롭다.

 

화이관(오랑캐에게 천명은 가당치 않다), 소중화(조선으)로 옮아간다

 

이러한 천하, 천명, 천조의식은 대천하와 소천하로 중국을 이외에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가 소천하를 주장하고 나섰는데, 한반도에 들어섰던 여러 국가, 베트남, 일본이 바로 자국 중심의 소천하를 설정했다. 조선의 경우에는 만주족의 국가인 청이 들어섰을 때, 자신들이 진정한 중화라고 주장하는 ‘소중화’라는 개념까지 사용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천하와 천조의 중국사는 천하, 천조, 중화, 화이 등의 개념, 동아시아 전체에서 국가의 정치적 정당화와 권위의 확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각자의 상황에 따라 변용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꽤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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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마인드 - 내 안의 한계를 넘어서는 인생 전략
마이클 하얏트.메건 하얏트 밀러 지음, 임윤진 옮김 / 다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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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마인드

 

초생산성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아홉 가지 비법이 논한 마이클 하얏트가 이번에는 딸 매건 하얏트 밀러와 함께 한계를 넘어서는 뇌 사용법을 이 책<초마인드>에 담았다. 부제 ‘내 안의 한계를 넘어서는 인생 전략’.

 

프롤로그부터 첫 문장부터 놀랐다. “뇌가 만들어낸 이야기는 전부 조작됐다.” 이게 무슨 말일까?, 우리 뇌는 라벨링을 통해 문제를 규정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이 작업이 무의식 속에서 이루어지기에 우리는 도대체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우리도 모르게 뇌는 모든 생각을 당연하게 여기고 확정된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말이다. 이런 뇌의 메커니즘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뇌가 만들어 낸 이야기는 전부 조작됐는 것이다. 이를 깨닫는 순간부터 한계극복의 가능성은 열린다.

 

생각 좀 하고 살자 응.

 

보통, 아무 생각 없이 어떤 일을 습관적으로(이미 생각보다 몸이 앞선다, 자신도 모르게), 어떤 단계나 과정 하나를 더 거쳐야 할 것을 그냥 해버려 일을 망칠 때, 흔히 하는 말이 생각 좀 하고 살자 응. 네 머리는 장식품이냐라는 소리를 듣는다.

 

또 보자 늘 지각하는 직원은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레짐작하거나, 판매 실적이 저조한 것을 마케팅팀의 노력 부족으로 쉽게 단정해버리는 것들에 관한 우리는 이런 경우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분명히 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착각이다.

 

이 책은 뇌, 마음이라 해두자,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생각의 작동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현실을 명확히 보고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런 뇌의 특성을 이해했다면, 거꾸로 뇌 기능을 잘 활용하면, 뭔가를 해낼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게 뭐가 됐든 간에….

 

우선 사실과 이야기는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한 지은이, 세상에 완벽한 시나리오는 없다. 그래서 안 된다는 생각을 멈추라고, 그리고 초마인드로 사고하라고 한다. 이를 순서대로 보자면 인식하기-질문하기-설계하기 순으로 사고해보자는 것이다.

 

초마인드의 핵심, 역발상의 필요

 

도저히 불가능하게 보이는 어떤 것이나 일에 직면했을 때, 말도 안 되는 상상, 미친 소리로 들릴 정도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도전해 볼 것인가, 바로 이 경계선에서 열린 가능성을 발견하고 뛰어들 수 있는 동력이 초마인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허무맹랑하기에,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기에 길이 있는 것이다. 이른바 발상의 전환이다.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백지로 돌리고, 다시 가능성을 전제로 생각을 다시 구성해보는 것이다. 옛말에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은 바로 이런 때와 상황에서 하는 말이구나 싶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생각, 죽기 살기로

 

지은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저 안 된다고 뒤로 물러서면 결국 지금의 자리도 지킬 수 없다는 말이다. 알을 깨고, 내 앞에 가로막혀있는 벽을 뚫고 나갈 생각을 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을 찾게 되는 시작이 절반인 셈이다. 내 안의 한계는 내가 설정한 것이니, 그 한계를 걷어내는 것도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생각도 제자리를 맴돈다면, 가능성은 열리지 않는다. 늘, 가능성은 열려있다. 다,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많은 사례를 끌어오고, 철학자의 사고와 지은이들의 다양한 경험으로 버무려 만든 이 책, 지은이들 말대로 이 책을 읽는 순간, 나를 긍정하는 긍정마인드가 조금씩 생겨날 듯하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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