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를 만나다 - 구토 나는 세상, 혐오의 시대
백숭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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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사르트르와 인터뷰


실존철학자 사르트르, 이 책<사르트르를 만나다>은 철학을 공부한 인문학자 백승기가 사르트르를 현재로 소환, 보통사람과 인터뷰를 주선했다. 설정은 공론장인 사르트르 살롱이며, 이곳에서 가상의 인물 “중년의 신사”와 나와 혹은 너, 우리일 수도 있는“청년 P”가 만나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열일곱 개 이야기를 장으로 나누었고, 장 끝에는 사르트르의 명언을 일상에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인생 조언을 붙였다. 


지금 우리 사회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질서 속에서 각자도생, 초개인화를 경험하고 있다. 지그문트 바우만은 불안정, 불확실하여 굳건한 믿음마저 흔들리는“액체사회”라고, 재독철학자 한병철의“피로 사회”라고 정의한다. 출판업계의 “데칸쇼”열풍, 앞다퉈 데카르트, 칸트, 쇼펜하우어의 책을 내놓는다. 이런 현상은 바우만과 한병철의 현대 사회 인식과도 맥을 같이한다. 이 책은 사르트르와 대화를 통해 불안한 미래 속에 삶의 방향을 상실하고 표류라는 막다른 골목에 선 사람들에게 자기중심을 다잡아보자고 제안한다. 


이 책은 3부 체재이며, 1부 ‘Day1, 사르트르와 만남’(다섯 번째 골목까지)에서는 ‘나는 존재하도록 던져진 것’이며, ‘타인은 지옥’, ‘타자의 시선이 나를 엄습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즉, “나”는 누구이며, 타인이란 존재는 나에게 또 무엇이란 말인가? 2부 ‘Day2, 사르트르와 대화(열한 번째 골목까지)에서는 ’인간은 자유롭도록 선고받았다‘, ’우리는 우리의 선택‘, ’선택하지 않는 것, 그것 또한 선택이다.‘ ’불통은 모든 폭력의 근원이다. ‘가 실려있다. 3부 ’Day3, 사르트르와 동행‘(열일곱 번째 골목까지)에서는 ’우리는 자유를 그만둘 자유가 없다.‘’죽은 자로 있는 것은 산 자의 먹잇감이 되는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판단하지 마라.‘’신은 인간의 고독이다.‘,’참여는 행동이지 말이 아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아무런 이유 없이 태어나 연약함으로 삶을 이어가다가 우연히 죽는다.”(사르트르)


청년은 비참하다고 했다. 

신사가 말하기를, 이 명제는 토머스 홉스가 “리바이어던”에서 인간의 삶을 묘사한 것과 어딘지 모르게 닮아있다. “사회 밖의 삶은 고독하고 궁핍하며, 불결하고, 금수와 같고 덧없다. 

청년은 묻는다. 인생을 염세적이고 비관적으로 보는 게 아닌가?,

신사는 에른스트 블로호는 이런 인간의 속절없는 삶을 ’개 같은 인생‘에 빗대기도 했으니 그나마 사르트르가 나은 편이 아닐까?.

두 사람의 대화 속에서 등장하는 인생,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사르트르가 보기에는 우리 삶은 이유 없이 태어나 빌빌 기어 다니다가 에프킬라를 맞고 장렬히 죽는 벌레처럼. 


”철학적으로 매우 진지한 문제는 하나뿐이다. 그것은 자살이다. “(사르트르)


소크라테스는 철학을 하는 이유로 잘 죽기 위해서라고 말한 바 있다. 철학자들이 삶과 죽음을 어떻게 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알베르 카뮈는 <시지프 신화>에서 이방인은 ’부조리한 인간’을 말한다. 인간이란 존재의 목적도 원인도 없는 부조리한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뜻이다. 


남의 인정을 받기 위해 힘을 빼지 마라


매슬로 욕구의 네 단계가 인정욕구다. 누군가에게 그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다. 관종역시, 유튜버들이 몸을 날리며, 자신을 자학하면서 그리고 '좋아요'를 받고 싶은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유명인이 되고 싶은 욕구보다 앞서는 게 바로 ”돈“, 소유에 관한 욕구다. “선택하지 않는 것 또한 선택이다.” 사르트르는 노벨상과 관련하여 자신을 후보명단에 올리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올라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보통사람들이야 주면, 아니 목메게 바라는 바가 아니던가, 그런데 이런 게 내 삶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금전적으로 사회적 명성도 물론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내 삶에 방해가 된다면, 선택하지 않는 것 또한 선택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책에서 주목해서 봐야 할 몇 군데 골목길이 있다. 지금 우리 사회의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가 하는 데 도움을 줄 대목들이다. 이 책의 결론이라고도 생각되는 열일곱 번째 골목길, 진짜 막다른 골목길이다. 


사소한 것에 분노하는 나,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의 본능은 정치적


”참여는 행동이지 말이 아니다. 라는 사르트르의 명제다. 모든 것이 숫자와 돈으로 치환되는 시대(물신주의, 돈이 주인이 세상, 모든 가치의 척도는 ”돈” 그리고 명예와 사회적 지위), 인생 제1의 목표가 돈이라고 말하는데 아무런 천박함이나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대중이 뭐만 하면 모든 것을 비용편익분석으로 돌려보는 게 효율과 경제성이란 이름으로 칭찬받는 요즘, ’가성비‘인생을 꿈꾸며, 인간 아기 대신에 강아지를 키우고 혼인 대신 비혼을 선택한다. 물론 비혼주의에 관한 이유는 제각각이니 그저 그렇다는 말이다. 핵심은 돈이 새로운 신분과 계급이 됐고 행복은 돈과 계급으로 살 수 있는 재화가 됐다. 경쟁에서 밀리면 서민이요,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면 선민이 된다. 


정치란 자연스런 인간 행동이니


신자유주의 정책이 뿌리내린 인력시장과 부동산 시장에는 대물림된 기득권이 새로운 신분인 것처럼 시민에게 자격을 나누고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한다. 이렇게 대놓고 불편함을 호소하면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취급한다. 소수아 약자, 가난한 사람, 재산이 없는 사람은 국가 경책에서 사회적 비용이나 경제적 부담으로 취급당한다. 생산성 없는 장애인은 국민의 혈세를 축내는 이들로, 공공 임대아파트나 장애인 특수학교는 주변 부동산값을 떨어뜨리는 혐오 시설로 본다. 신분이 갑질하던 시대에서 돈이 갑질하는 시대로, 감에게 감히 대들지 못한 을은 또 다른 을의 멱살이나 붙잡는다. 나는 왜 대의가 아닌 사소한 것에 분노할까?


실존은 철학은 정치다. 사회참여라는 것 자체가 정치 행위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의 의미는 정치적 동물이라는 뜻이다. 호모폴리티쿠스, 정치적 인간이 인간의 기본값이다. 무리 생활을 하는 인간에게 바르게 잡아 이를 다스리는 것 자체가 필수이니, 정치란 곧 그런 것이다. 다만, 직업정치인이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정치를 왜곡한 탓, 그래서 참여는 행동이지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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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하지 못하면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다 - 친절 강박자 피플 플리저를 위한 마음의 기술
패트릭 킹 지음, 진정성 옮김 / 웨일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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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남에게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으려는 노력이 자멸의 길이 된 “피플 플리저”


“피플 플리저”는 당위다. 친절과 관대함은 좋은 기질이니까, 하지만 어떤 환경에서도 다 통하는 “만능”이 아니라 때로는 자멸적 행동이 되기도 하니, 이 책<거절하지 못하면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다>의 지은이 패트릭 킹이 독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남의 부탁을 거절할 용기를 가져라. 그것이 내 삶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요즘 이런 자기 존중 심리학책이 자주 눈에 띈다. 그만큼, 자신의 경계를 설정하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나를 위해 살아가고 싶다면 “바운더리(경계)”를 그어라,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기에,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고 싶지만, 거절하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착각에 빠진다. 결국에는 가스라이팅의 당하여 자신 삶의 주인공 자리에 다른 사람을 앉히고, 그의 뜻에 따라 사는 삶이 된다.


지은이가 서두에 소개한 예, 사람 좋은 피플 플리저는 직장의 구조조정에서 맨 먼저 해고통지를 받는다. 그 이유가 뭘까, 남들보다 성실하게, 누구의 기분도 상하지 않게 하려는 배려는 오히려 만만하고 다루기 쉬운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이 점에 주목하여“피플 풀리저(친절 강박지)를 위한 마음의 기술”을 알리고자 이 책을 썼다. 책 구성은 6장으로 돼 있고 1장‘피플 플리저의 탄생’ 왜 인정욕구의 함정에 빠지는 걸까?, 2장‘피플 플리저의 메커니즘’에서는 나는 왜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것일까를 톺아본다. 3장‘사고방식의 재구성’에서는 남의 기분을 맞춰야 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기를, 4장‘습관 바꾸기’에서는 나를 먼저 존중하는 법을 길러야, 5장‘선을 긋다’에서는 다른 사람과 적정한 거리를 두는 연습을, 6장‘거절의 기술’에서는 쉬워 보이지 않는 사람의 비밀을 설명한다. 


바운더리, 나를 지키는 경계를 긋는 또 다른 접근방식 “피플 플리저”에서 해방


뇌과학자, 심리학자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김현은 그의 책 <바운더리>(심심, 2014)에서 묻는다. “혹시 나는 지금 나 스스로 경계선 밖에 서 있는 건 아닌가?,”라고, 경계, 즉 바운더리를 세우지 못하는 이들, 책임감이 지나친 자기 희생형, 과로사한 사람들은 대체로 직장에서 성실하고 근면한 사람이다. 너무 성실해서 자신을 지키는 경계를 잃어버리기 일쑤지만, 또 다른 유형이 있다. 보상심리로 강제하는 불균형이 역시 자기 스스로 위안으로 삼는 형이다.


이타적인 것처럼, 위선적인 도덕형과 이성과 감정을 구분 못 하는 혼란형, 노력으로 존재가치를 증명하려는 자책형, 타인을 도구화하는 나르시즘형, 이도 저도 아닌 포기형 등, 이른바 바운더리 개념이 없는 유형들이 있다[쑤쉬안후이<내 삶을 지키는 바운더리>(시옷책방, 2024)에서는 인생의 바운더리 세우기 연습 10가지를 제시한다], 내 삶의 바운더리를 세우라는 샤론 마틴의<그게, 선 넘은 거야>(에디토리, 2023)에서는 경계설정 공식 4가지와 함정을 각각 설명한다. 저자들에 따라 접근방법이 조금 다를 뿐 내용은 대동소이한데, 이런 의미에서 이 책 또한 같은 맥락으로 봐도 무방하지만, “피플 플리저”에서 벗어나기, 


나는 왜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가?


다른 사람에게 “배척”당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극도로 인정을 추구하기에 나보다는 내 주위 다른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왜 그럴까, 습관의 형성처럼, 피플 플리저 성향의 기저 원인은 누구 탓이든 상황이 어쨌든 간에 인정받고 싶었던 상대에게 거부당하거나 인정받지 못한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 부모, 교사, 동급생, 학대하는 배우자, 자기중심적인 친구, 나쁜 성격의 사람들 누구든지 대상이 될 수 있다. 상대의 부정적인 반응은 자신의 자존감을 더 억압하게 되고, 신체적, 감정적 학대의 형태를 띠었을 때는 더 심해진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고 한다. 남을 기쁘게 하고, 비위를 맞추려고 애쓰게 된다. 여기에 스포트라이트 효과가 겹쳐지면, 강박은 악화하는 구조다.


피플 플리저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


첫째 피플 플리저 노릇을 하며 만들어진 왜곡된 사고방식을 목적 의식적으로 재구성하기다. 지은이는 인지행동 요법을 사용, 고정관념을 부수고 부정적 패턴을 인식하기,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자나비다’라는 머리글자 활용하자. ‘자’는 자책하기, ‘나’는 나쁜 면에 집착하기, ‘비’는 비관적으로 예측하기, ‘다’는 다 나쁘게 생각하기다. 그리고 ‘이기적으로 행동하자’‘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자’갈등상황을 수용하고 편하게 받아들이기,


둘째로는 습관 바꾸기로 ‘나를 먼저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인데, 피플 플리저의 자기 파괴적인 패턴을 깨기 위해, 왜 내가 그런 행동을 하는지 자각이 필요하다. 자유의지로 친절한 행동을 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매번 생각해야 한다. 즉, 자율성을 키우고, 남의 의견과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지. 피곤하더라도 갈등이 생기더라도 자기 의견과 생각을 중시하면서 한 번 더 생각해보기를... 과거는 잊고, 압박에 꺾이지 말고, 남들의 감정과 행복에 끼어들지 말라. 오지라퍼가 되지 말라는 것이다. 


셋째, 선을 긋는 것, 다른 사람과 적정한 거리를 두는 연습을, 이른바 바운더리를 설정하는 것이다. 단단하고 명확한 선을 긋는 것은 나의 피플 플리저 성향과 나를 이용하려는 주변 사람에 대항하는 최고의 방어선이자 경계선이다. 실제 명확하게 선을 긋고 예외 없이 적용해야 한다. 내 핵심가치와 표면 가치가 무엇인지를 파악, 선을 정해야 한다는 점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무조건 선을 긋는다고 그어지는 게 아니니... 


넷째, 쉬워 보이지 않는 사람의 비밀, 거절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때마다 작든 크든 갈등이 생긴다. 이렇게 생각하자 거절은 삶의 일부이며, 부드럽게 거절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다양한 방법을 찾자. “못 해”가 아니라 “안 돼”라고, 협상의 여지를 주지 않아야 한다. 슬기롭게 거절하기는 응용이다. 삶이 간결해지는 관계 심리 해법,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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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컬을 기획하라 - 지역을 살리는 기적같은 변화의 시작
    노동형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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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로컬 기획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과정”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공동화(空洞化) 현상은 군 단위에서 거점도시로 다시 대도시나 수도권으로 인구유출, 원인은 직장, 교육, 의료서비스 등 사회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 인구감소가 시작된 위기 지역과 이미 인구가 줄어 소멸위기에 놓은 지역이 늘고 있다. 2019년 행안부 시, 군, 구 89(경기 2, 인천 2, 충북 6, 충남 9, 전북 10, 전남 16, 강원 12, 경북 16, 대구 2, 부산 3, 경남 11) 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 정부는 한 해 동안 1조 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국고보조 사업 선정 때 가점을 주는 등 집중적으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 인구소멸 위기에서 탈출하는 것을 돕기로 했다. 이는 달리 표현하면 “인구증가 지원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2023.5. 말까지 인구감소지역 자치단체는 “인구감소대응 기본계획”을 내놓았는데, 영유아 돌봄 24시간제, 청년 일자리 창출, 귀촌, 귀농, 귀어 지원대책 등, 거의 비슷비슷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결정적인 한 방, “신의 한 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로컬을 기획하다>의 지은이 노동형은 지역을 살리는 함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고 한다. 지역의 공간이 살아나고, 사람들이 모이고, 이야기가 피어나는 모든 과정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의 손길이 닿아 있다. 참으로 그러하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이다. 어떻게 체류하고 자리 잡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로컬 기획’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로컬 이야기는 감소지역마다 환경과 조건이 다르기에 맞춤형으로 적정한 방안을 찾기 위한 하나의 아이디어 제공 차원에서 소개한다. 구성은 6장이며, 1장 ‘로컬문화의 가치와 전략적 접근’에서는 로컬문화의 중요성과 가치, 문화의 분석과 이해, 문화 활성화와 사업기획의 기본 원칙 등, 총론적인 접근을 한다. 2장 ‘로컬문화의 특성 및 사업기획’에서는 구체적, 즉 각론으로 지역사회와 협력과 커뮤니티의 역할 등을 담고 있다. 3장 ‘로컬문화의 목표 설정과 지역 자원의 활용’ 4장 ‘지역문화 정책과 전략적 추진’ 5장 ‘로컬 콘텐츠 기획의 단계적 접근과 지속성 강화’ 6장 ‘매력적인 로컬 콘텐츠 만들기’ 실천 편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은 지역주민의 정체성과 주체로 나설 수 있는 치밀한 기획이 필요하다. 지역 프로파일링 등의 사회복지학 접근 또한 빠질 수 없다. 사례와 함께 다루는데, 제주 돌하르방과 드론 아트쇼, 부산 발달린 꼬등어, 광주 양림동 동개비, 울산 고래 미디어아트, 의성 리치리치 페스티벌, 여수 낭만포차, 사천 도시재생과 아울러 일본 규수의 구마모토현의 구마몬 등을 소개한다. 


    우리 지역만의 매력적인 스토리텔링 만들기


    등산, 트레킹 코스개발, 지역마다 문화자원, 유명인물 등의 이름을 붙인 길이 있는데, 이를 문화 길라잡이와 함께 이야기를 들으며 걷는 도보여행도 아이디어의 하나인데, 문제는 트렌드가 되어, 전국에서 우후죽순, 이른바 같은 빵틀, 프레임이 동등, 유사 등으로 차별성이 전혀 없다는 점이 동면의 양면처럼 따른다. 실패와 성공이 함께 한다는 것인데, 신박한 아이디어 찾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한때 유행했던 홍길동의 고향이 전국적으로 유행했다. 대구의 김광석길, 경리단길을 흉내낸 00길이 헤어일 수없을 만큼 생겼다고 시들해지고, 


    지역의 자연환경 활용의 사례로 드는 “여수 밤바다”는 성공적인가?,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가 붐을 일으키고, 연쇄적으로 여수 밤바다의 포차를 만들고, 해상케이블카를 운행하지만, 글쎄다. 2012년 한때 1500만까지 육박했던 관광객들이, 지금은 통계에 따라 500만이니 700만이니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통계를내는지도 불명한 상태다. 여수 밤바다 프로젝트는 아직 성공적이라 말할 수는 없다. 지은이가 분석한 대로 “노래로 유명해진 여수는 장범준을 홍보대사로 4계절 콘서트가 열리는 밤바다 중심의 흥겨운 낭만도시로 자리매김 하게 된 것이다.”는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이렇게 보는 데는 여러 가지 전제가 따른다는 점을 지나치면 진짜 그런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시사적이다.


    이미 ‘여수 밤바다’의 포차가 지역을 찾는 관광객을 호구로 본다는 인식이 퍼지고, 시설 등 보수 등도 따르지 않아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물론 이 책은 특정 시점까지 동태적으로 살폈겠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정태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음을 전제로 하더라도 동전의 양면 중 앞면만을 강조하는 태도는 다소 억지스럽다. 


    이 책의 시사점은 “사람”이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하고, 지역민의 자주적인 참여(지역 프로파일링 과정에서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 의식을 인식하는 과정은 필수적임을)가 전제되고, 끊임없이 날로 새로워져야 한다. 바꾸고 고치고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끌어가야 한다, 한순간 타이밍을 놓치면, 긴장감이 풀어지면 다시 애초의 모양새로 돌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이책은 이런 의미에서 인구감소지역 지차체에는"로컬을 기획하라"는 지상명제처럼 들린다. 문제는 제 아무리 좋은 기획도 어떻게 지속적으로 미래 전망을 갖고 실행할 것인가인데, 대체적으로 선출직 자치단체의 장이 바뀌면 "백지"로 돌려버리는 좌충우돌을 어떻게 지역민이 막아낼 것인가하는 것 또한 고민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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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으로 간 허준 - 세계 최고 암센터의 통합암치료 전략
    김수담 지음, 유화승 감수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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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뉴욕으로 간 허준


    지은이 김수담은 중국 베이징 중의학 대학에서 중의학 이른바 중국전통의학인 한(漢)의학을 공부한 중의사, 중의(中醫)라는 표현은 중국과 일본, 한국에서 쓰기도 하는데, 여전히 서양의학에 본령의 자리를 내주고 뒤로 물러났거나 겨우 옆자리에 선 형국이다. 그는 <하버드로 간 허준>의 제자항렬이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국에서 공부했고, 한국에 돌아와 군 복무를 하던 중 ‘통합의학’에 관심을 두고 유화승이 연구하는 대전대학 한의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세계 3대 통합 암치료센터인 “뉴욕 메모리얼슬론케터링 암센터에서 통합 암 치료를 배우고 돌아와 한국한의학연구원의 박사후연구원, 이른바 포닥이다. 


    책 구성은 5장으로 돼 있고, 1장 ‘세계 속의 한의학’에서는 어린 시절 꿈의 시작으로 통합종양학의 길로 들어서기까지, 2장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뉴욕의 암센터’에서는 암과 전통의학을 비롯하여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차세대 전문가를 만드는 센터, 그리고 평등과 다양성, 포용을 존중하는 센터의 모습을 그린다. 3장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통합 암 치료’에서는 암 환자들이 겪는 대표적인 증상과 완화를 위한 침 치료, 심신안정을 위한 마사지, 상상의 힘을 활용하는 심상 안내 등, 유화승의 <하버드로 간 허준>이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하버드 다나파버암연구소의 방문학자로 다나파버의 5가지 핵심가치 등과 같은 맥락의 가치, 연민과 존중(우리는 치료를 받는 사람과 또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 탐구(개인의 창의성을 중시하면서 전통적인 경계를 넘어 협력과 혁신을 촉진하는 탐구 문화를 조성한다), 평등과 포용성(우리는 모든 일에서 모든 사람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그 누구도 다른 사람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점에서 통합 암치료센터의 사상적 지향점은 유사함을 알 수 있다. 4장과 5장에서는 지은이의 뉴욕에서 보낸 일상 이야기를 담고 있다. 


    <뉴욕으로 간 허준>은 동의학 혹은 한(韓)의학, 중국 의학에 대비되는 한국의학과 서양의학의 협력은 ”통합종양학“ 암 치료에서 환부를 드러내는 것만으로는 완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진행되는 방사능 치료, 이런 유의 치료는 신체적 능력(이른바 치료를 버틸만한 체력)이 전제돼야 한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육체에 더 이상의 부하를 주는 것은 질병이 낫기 전에 사람이 죽을 지경이 되니, 살릴 수 있는 환자를 보는 시좌가 다르다. 자가 면역력 혹은 치료에 따르는 심신의 부하를 줄여주고 환자의 삶이 더 피폐해지지 않고, 오히려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 즉, 없애거나 제거해야 할 질병보다는 그 질병을 앓는 사람을 우선하는 태도, ”환자 중심주의“다.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는 있지만, 서양의학의 처지와 동의학의 그것은 똑같이 치료다. 전자는 도려내거나 완전히 제거하는 것으로, 후자는 전자의 과정을 버틸 수 있는 심신 상태가 되게 하는 등 서로의 역할이 보합적임을 강조한다. 


    통합종양학, 통합 암 치료에 접근하는 태도


    500년 전의 명의 허준을 현대로 소환하여 ”반이, 바니“(악성종양)를 없앨 방법을 묻는다면, 어떻게 답할까, 현대의학의 각종 첨단 기구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허준은 어떤 치료방법을 채택할 것인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미국에서도 20세기 초반까지는 통합 암 치료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현대의학과 대체의학은 별개였고, 대부분 병원은 서양 의학적 치료만을 제공했으니, 시대가 바뀌면서 사람들의 암에 대한 사고방식도 변화하면서, 암 환자의 치료목표가 단순히 생존율을 높이는 데서 삶의 질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옮아가면서 ”통합 암 치료”라는 사고가, 2003년에는 미국 통합암학회 결성으로 이어졌다. 현재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는 침술, 한약, 영양 관리, 운동 요법, 마사지, 명상, 음악,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을 활용, 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한다. 생존이 아닌 더 나은 삶을 목표로 하는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졌고, 자리를 잡아간다. 


    이 책은 통합암치료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그 얼개와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치료방법이라는 점에 주의 환기를 요구한다. 특히,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단순한 의료서비스 수혜자와 제공자의 관계라는 건조한 관계가 아니라,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평등, 다양성 존중을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으로 재정의하는 대목이 기존의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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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과 크림빵 새소설 19
      우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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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죽음과 크림빵


      우신영은 혼불 문학상(14회, 2024년) 대상을 받은 신인 작가?, 신인 작가라기보다는 그간 칼을 벼리온 강호의 은둔 고수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한 작가다. 상을 받자마자 연구실을 박차고 나와 소설로 생계를 이어가는 전업 작가가 됐나, 대학을 떠났다. 


      그가 혼불 문학상을 받은 <시티뷰>와 이번 작품<죽음과 크림빵>은 왠지 모르게 욕구불만에 찬 작가의 영혼을 살짝 비춰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시티뷰>는 “저흰 보이는 게 밥줄이라서요.” 외모 강박에 시달리는 몸과 육체노동에 시달리는 몸, 이 시대를 고스란히 투영하는 온갖 ‘몸’들의 이야기다.  


      이 소설에서 그리는 여러 공간 가운데서도 특히 ‘병원’은 여러 계층의 삶이 교차하는 장소로서 기능한다. 병원을 운영하는 부유층의 삶, 외모 강박 때문에 극도로 식단을 관리하며 섭식장애를 겪는 삶, 산재로 병원에 갈 일이 잦은 육체노동자의 삶, 그리고 내면의 고통을 덜어낼 길이 없어 자해를 반복하는 삶까지. 병원은 온갖 종류의 삶이 모여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이며, 각 삶의 흔적은 ‘몸’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이기호 소설가가 짚었듯이 결국<시티 뷰>는 “몸으로 밀고 나간, 몸에 대한 소설”이기도 하다. 


      <죽음과 크림빵>은 어쩌면 몸에 대한 소설의 연작처럼 느껴진다. 어릴 적에 가장 먹고 싶었던 군납용 보름달 빵 속 크림에 대한 욕구일까, 이 소설의 주인공 허자은, 자신도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날마다 불어나는 몸, 도대체 왜?, 몸 안의 균형통제기능 상실을 일으킨 그 무엇인가가... 그녀는 죽었다. 변기에 머리를 깊숙이 박은 채로 질식한 것인지, 


      외모지상주의는 대학이라는 학문의 장과 동네 헬스클럽, 강남의 고급 스포츠시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제각각 몸 관리를 한다. “몸”은 신체가 아닌, 욕망이다. 누군가에게 보이기를 기대하는 그 무엇이고, 또 다른 아바타나 페르소나처럼 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도구다. 자본주의에 찌든 속물, 줄타고 출세하고 싶은 점잖지 않은 고양이 처럼, 그렇게 교수들은 모여 마치 암컷을 유혹하려는 숫컷들처럼 화려하게... 인간의 고독과 체제의 잔혹함을 대학이라는 구조 안에 녹여냈다. 삶의 부조리와 인간 본성의 복잡성을 탐구하는 매혹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소설이란 평이 어울린다.


      허자은이란 여성, 보통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대학교수, 게다가 30대에 임용됐으니... 허자은을 지도교수로 모시는 9년 차의 국문학과 박사과정의 조교 이종수가 본 허자은, 그리고 허자은 자신의 이야기, 목구멍이 찰 때까지 먹고 토하고, 거식증인가, 크림빵이 좋은 이유는 허리만 살짝 틀어도 나와, 혀를 마비시킬 듯이 달고 가벼운 크림, 들러붙지 않고 녹는 부피 없는 빵 피도 나도 그렇게 사라지고 싶어, 녹아버리고 싶어, 물거품이 되어서 변기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허자은이 욕망하는 죽음의 방식. 


      그게 희망이라면 유일한 희망이었다면... 크림빵방 만큼이나 가까웠던 존재 이종수를 좋아했던 허자은, 발화하고 싶은 고통이, 메우고 싶은 구멍이, 맛보고 싶은 달콤함이 있었다는 것. 허기진 욕망과 그것을 채우려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몸짓. 오늘도 배고픈 이들을 위한 잔혹한 달콤함. 그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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