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운더리 - 최신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이 알려주는 마음의 중심을 잡아줄 보호막
김현 지음 / 심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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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바운더리,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나?


지은이 김현은 뇌과학자이자 심리학자, 임상심리사다. 보스턴 대학에서 임상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 컬럼비아대학 의학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일한다. 여러 곳의 대학병원 임상 수련에서 최첨단 치료법을 익히며 심리학의 뛰어난 회복 효과를 경험했다고 한다. 


혹시 나는 지금 나 스스로 경계선 밖에 서 있는 건 아닌가?, 경계, 즉 바운더리를 세우지 못하는 이들, 책임감이 지나친 자기 희생형, 과로사한 사람들은 대체로 직장에서 성실하고 근면한 사람이다. 너무 성실해서 자신을 지키는 경계를 잃어버리기 일쑤지만, 또 다른 유형이 있다. 보상심리로 강제하는 불균형이 역시 자기 스스로 위안으로 삼는 형이다. 이타적인 것처럼, 위선적인 도덕형과 이성과 감정을 구분 못 하는 혼란형, 노력으로 존재가치를 증명하려는 자책형, 타인을 도구화하는 나르시즘형, 이도 저도 아닌 포기형 등, 이른바 바운더리 개념이 없는 유형들이 있다[쑤쉬안후이<내 삶을 지키는 바운더리>(시옷책방, 2024)에서는 인생의 바운더리 세우기 연습 10가지를 제시한다], 내 삶의 바운더리를 세우라는 샤론 마틴의<그게, 선 넘은 거야>(에디토리, 2023)에서는 경계설정 공식 4가지와 함정을 각각 설명한다. 저자들에 따라 접근방법이 조금 다를 뿐 내용은 대동소이한데, 이런 의미에서 이 책 또한 같은 맥락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 책 <바운더리>에서 “바운더리” 곧 경계선은 마음을 지키는 보호막으로 시간적, 심리적, 물리적 공간, 이 안전지대를 가리킨다. 통상 심리학 접근에서 바운더리를 이런 개념으로 사용한다. 즉 개인이 자신의 소신과 신념에 맞게, 가장 나답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 정하는 마음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지은이는 이 영역을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하며, 이를 각 장으로 나눠서 설명한다. 첫째, 인간관계, 둘째 책임감, 셋째 일과 쉼, 넷째 감정, 그리고 마지막 이상과 현실 사이에 각각의 바운더리(1~5장)가 있으며, 이는 손절이나, 선 긋기와는 다르다. 이렇게 명쾌하게 구분하여 이에 맞게 대응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상이다. 실제 삶에서 우리가 자주 흔들리는 이유는 명확하게 경계선을 구분 짓기 어려운 탓이다. 그래서 이 책의 핵심이기도 한 바운더리의 특징을 유념해야 한다. 아울러 바운더리를 어떻게 잘 세울 것인지 실천항목도 함께 다루고 있다. 


바운더리의 특징


우선 바운더리는 삶의 가치관에서 나온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고유한 신념과 삶에 대한 철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기에 내 삶에서 무엇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인지, 무엇에 큰 의미나 목적을 두는지 살펴야 한다. 다음으로 바운더리는 유연하며 고정적이지 않기에 무너지면 또 세우면 되고, 자연스레 바뀌기도 한다. 특히 혹시 틀리지나 않았는지 의심하거나 불안해야 할 필요는 없다. 바운더리는 꾸준히 익히는 기술이기에 그렇다. 아래에서 5가지 바운더리 구축법, 마인드셋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선을 넘는 사람들로부터 나를 지키려면


“다, 너를 위한 거야”라는 말에 듣는 순간, 관계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데, 왜 내 삶을 침범하는 사람들에게 휩쓸릴까, 지은이는 이렇게 생각하라고 권한다. 관계는 자연스럽게 변한다. 모든 관계가 좋은 관계일 필요는 없다. 쑤쉬안후이 표현을 빌리자면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자 할 때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게 되는 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는 말과 같다. 즉, 관계의 점선을 실선으로 바꾸면 된다는 것인데 이는 몇 가지 마인드셋 기르기를 해야한다. 내 가치관을 행동의 중심에 두기, 말의 내용과 태도 구분하기, 눈치 보는 뇌 다스리기와 인간관계의 바운더리 연습을 할 수 있도록 1장 말미에 자료 QR코드를 올려두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부족하게 느낄 때


과도한 책임감과 거리를 두는 바운더리는, 핵심 중 하나는 자기자비[정유리, 손소망, 이예지<마음의 품격, 자기자비 심리학>(미다스북스, 2024)참조할 것]가 있다. 마인드셋 기르기로 내 마음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마음 챙김, 자책하는 뇌의 오류 바로잡기, 나를 끌어안아주는 사랑과 친절의 명상 순으로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지친 삶에 활력을 충전해 줄 진짜 휴식


일과 쉼을 구분하는 바운더리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 불안증 때문에 몸은 쉬고 있지만, 머리를 바삐 움직인다면 가짜 휴식이다. 진짜 휴식의 마인드셋을 확인해보자. 나만의 재미를 찾으라, 내 목적지에 집중하는 기차역 명상, 일할 때는 효율적으로, 달리는 뇌를 잠재우는 이완 요법(자료 QR코드로 오디오 파일을 내려받아 연습해보기)


자꾸만 격해지는 감정에 사로잡힐 때


불편한 감정과 거리를 두는 바운더리, 마인드셋, 첫 번째 감정 다루기 4단계- 감정 알아채기, 거리 두기, 감정에 이름표 붙이기, 감정 패턴 이해하기-, 감정이해 양파까기 기법 등이 있다


일상의 행복에 닿는 법


이상과 현실을 구분하는 바운더리, 즉, 경계설정을 왜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이상과 현실의 구분하는 지혜가 생긴다면 다행스럽겠지만, 이 지혜는 고무줄이 아니라 튼튼한 끈이라고 해두자. 세상은 보기 나름이란 말처럼, 마인드셋에서도 이를 강조하는데, 현실 속에 행복을 짓는 마음가짐이다. 행복해져야 한다는 게 아니라 행복한 게 좋다. 행복은 알게 모르게 순간순간 다가왔다 사라진다. 늘 고정된 행복이란 느낌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기에, 행복해져야 한다는 관념에 집착하는 순간, 행복은 절대 오지 않는다. 아니 와 있더라도 눈치채지도 느껴지지 못하니 행복해져야 한다는 강박에 지배를 받게 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마인드셋 두 번째는 지속 가능한 행복을 만드는 감사 일기, 세 번째, 생산적, 비생산적 생각 나누기, 넷째, 근본적인 수용이다. 오래전부터 심리학과 마음 챙김에서 중요하게 다뤄 온 마인드셋 연습이다. 삶은 고난의 연속이요. 누구나 삶의 고통을 경험한다. 그래서 삶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지속 가능한 행복을 만드는 연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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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한정림 옮김 / 정은문고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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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일본인 눈에 비친 한국의 시대상


지은이 요모타 이누히코는 문화연구자이며, 수필가, 비평가이자 시인으로 문학과 영화, 만화 등을 문화 현상을 논한다. 일본의 여러 대학, 미국의 컬럼비아대학, 이탈리아 볼로냐대학,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과 중앙대학, 타이완 칭화대학 등에서 영화사와 문화론을 강의하기도, 2002년 <서울의 풍경-기억과 변모>로 일본에세이스트클럽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문학상과 학예상을 받았다. 이 소설<계엄>은 1979년 도쿄대학 대학원 재학 중, 건국대학교의 일본어 강사로 활동했던 그때의 이야기다. 2024.12.3. 한국에서 45년 만에 “계엄”이 발동됐다. 이 소설은 9월에 그리고 10.14. 한국어로 출판됐으니, 마치 한국의 계엄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이 소설은 당대의 시대의 이슈와 주요인물은 실물이다. 지은이는 영화사를 연구한 터라, 하길종 감독과 그의 동생, 당대의 인기배우 하명중, 최인호, 이호철 등의 소설가가 등장하기도, 


소설은 논픽션의 형태 혹은 자서전이 섞인 듯하다. 반세기 넘게 한국 사회를 지켜본 지은이, 1970년대 가혹한 유신 체제를 경험한 일본인으로, 같은 세대의 한국의 청년들이 당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 왜 사범대학에 여학생들이 그렇게 많았는지, 새삼스럽지만 그 배경을, 1929년 광주학생운동, 1979.10.26. 김재규는 같은 날, 1909.10.26. 하얼빈역 앞에서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로 상징된 일본 제국주의 심장에 총탄을. 안중근이 살아있었다면, 그 역시 이토처럼, 권력의 상층부에 있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 김재규는 10.26. 70년 전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저격했던 것처럼, 그날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을 품는다. 김재규는 확신범이었고, 더는 박정희의 야욕을 막지 않는다면, 자멸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부마항쟁은 수많은 청년을 죽음으로 내몰 것이라고, 


소설 속 주인공은 22살의 세노 아키오, 그는 경박하고 무지했다. 한국을 택한 이유는 답답한 일본에서 해방된다면 어디든 좋았다. 지은이는 도쿄대 야마다 강당 전공투를 겪었고, 고등학교 시절 베트남 전쟁에 반대 정치 운동에 참여하기도 우울의 억압은 도쿄만이 아니라 서울에도 있었다. 빈곤과 징병제, 언론 통제, 거리 곳곳에 내걸린 슬로건과 포스터, 한국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민족, 역사, 모국어’라는 단어를 배웠다. 일본에서도 한 번도 입에 담지 않은 것들을….


세노는 정치의 계절이 종언을 고한 후 대학에 입학한 세대이며, 일본 제국주의가 과거 한반도에서 저지른 범죄에도 베트남 전쟁에도 무지하고 지극히 소박한 인식만을 가진다. 그는 한국의 70년 유신 시대 속으로 들어간다. 동시대의 한국 학생들의 강한 이상주의, 지식으로서의 긍지를 선명하게 드러내 보인다. KCIA라는 중앙정보부가 어떤 곳인지를, 통금이 무엇인지를, 한국에서 밥술깨나 뜬다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박힌 일본의 식민지 시대는 그들에게는 좋은 시절이었다. 반일종족주의를 주장하는 이들에게서 보였던 그런 색깔과 느낌이. 일본방송을 듣고 TV를 보면서, 집에서 가족들과 일본어로 대화하는 그들만의 세계, 정체성, 문화접촉과 문화침투, 사고방식과 가치체계를 바꿔버린 그 무엇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소설을 읽는 동안에 어렴풋하게 실루엣이 비치기 시작하는데….


한국 청년들은 일본에 대한 제한된 정보만이, 하지만 이들에게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민주주의를 향한 강한 열정을 품고 있었다. 도쿄대학의 비루하고 폭력적인 정치투쟁에 피폐해진 지은이에게 한국 청년들의 주장하는 이상주의는 신선하면서 두려웠다고, 


이 소설은 우리를 70년대 한국 풍경 속으로 끌어들인다. 보신탕에서 영양탕으로, 하길종 감독의 “병태와 영자”, 최인호의 소설 “바보들의 행진” 당대의 예술과 표현의 자유가 엄격하게 통제됐던 시기에 항변은 에둘러 기술적으로 할 수밖에 없던 시대를,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그 모든 것들이 일본 지식인에게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한국의 특수성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개구리복의 복학생들, 아이와 어른 만큼의 차이가 나는 이들의 행동, 광주 출신의 복학생은 세노에게 광주를 가보자고, 광주학생운동기념비를 둘러보면서, 한국 사회가 정상적이지 않은 게 정상적이라는 말을 남겼지만, 그는 후일 대학의 부학장이 됐다. 토착 왜구는 엄연히 존재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경성제국대학을 나와 연구자로 활동하다 외무성에서 일한 일본인, 퇴임 후 그의 태어난 곳 “서울”로 돌아와 어느 여자대학의 교수로 살고 있다. 고향이라고, 수구초심일까, 그렇게 황국신민화에 앞장섰던 그의 과거는 완전히 세탁한 채로, 지식인의 가면을 쓰고 그런 양 살고 있다. 아마도 이영훈 등 낙성대그룹은 이런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기에, “반일종족주의”라는 엄청난 소리를 해대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눈에는 병적이다. 마치, 반일주의를 병적이라고 했던 산케이 신문 사설처럼,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덜 해방된 곳이 여전히 존재했을지도, 


이 소설은 소설이 아닌 역사적 진실을 허구처럼, 논픽션을 픽션화 시킨 것, 지은이는 애써 허구라 하지만, 굳이 소설이라고 하면 될 것을, 반대의 반대, 강한 반대는 거꾸로 읽으라는 암시인 듯, “비상계엄”사태로 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 의결되고, 이제 절차만 남았다. 불법적이어서 셀프 쿠데타, 자위 쿠데타라고, “내란죄”에 다스려야 한다고, 비상계엄논의에 참석했던 국무총리가 헌법상 권한대행이지만, 그 역시 내란 모의에 참석했으니. 아무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정국이다. 때마침 나온 “계엄” 79년 10월 부산과 마산에서는 무슨 일이. 복기해보자. 제주 4.3항쟁을 “제주폭동”, 여순항쟁을 “여순반란”, 부마항쟁을 “부마 소요사태”로 5.18민주화운동을 “5·18사태”로 이렇게 수십 년이 흐르고 책임자처벌이, 모두 국가폭력이며 이에 대한 진상조사와 국가보상과 배상을 하라고 한 사건들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려는 것 자체가 “계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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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존중 사회
백만기.전기억 지음 / 타커스(끌레마)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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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존중사회


특별한 허가를 존중하라. 지식재산권의 중심이다. 지은이들은 공학을 전공, 특허심사 등의 관련 업무에서 잔뼈가 굵었다. 특허청이 생기면서 전자 담당 심사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 산업통상자원부의 R&D 전략기획단장 등을 거쳐 국가 첨단전략산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백 만기는 김앤장 변리사로 일한다. 또 한 사람의 저자 전 기억은 기술고시를 통해 특허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표준특허 반도체 재산팀, 산업기술 평가관리원, 대법원 특허조사관실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았다. 박사과정에서 특허 정책을 미국 특허소송 전문회사 F&R의 연수를, 현재 지식보호원에서 공익변리사센터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특허, 변리, 산업재산, 지식재산, 무체재산, 개념도 어렵고 이미지조차 잘 그려지지 않은 별세계, 변호사를 빼고 법원 소송에 관여하는 유일한 전문직이 변리사다. 물론 특허에 관련된 분야에서만 그렇지만, 그만큼 분야도 다양하고 세분돼있어 각각의 분야에서 경험이 축적된 변리사들이 참여한다. 


이 책<특허 존중 사회>은 보통의 사람들이 물론 남의 지식재산권을 훔쳐다 돈을 벌 생각을 애초부터 하고 달려드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게 뭔지, 그것을 보고 그냥 편리할 것 같아 보고 베껴 썼는데, 그게 죄란다. 이런 사람을 위한 상식의 특허 세계, 이와는 반대되는 처지에서 특허 사냥꾼도 있다. 누군가 전자의 경우처럼 법 위반에 손해배상청구 대상이 되는 줄도 모르고 가벼이 여겼다가 배상 청구를 직업으로 삼는 사냥꾼(NPE: 기업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특허소송과 라이선스로 수익을 내는 특허 관리기업)에게 걸려 호되게 당하기도, 아무튼 “특허”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제대로 된 관심을 끌기 어렵다. 특허가 로또라고 생각하는 사람, 특허가 뭐 아주 특별한 그 무엇으로 상상하는 사람, 각양각색이다, 모르면 이런 상상한 생각도 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돈 되는 특허, 돈 안 되는 특허, 자, 그럼 지은이들은 어떤 영역의 특허를 말하려는 것이다. 왜 특허가 존중되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적고 설명하는 게 이 책이다. 


구성은 4장이며, 1장에서는 특허란 무엇인가, 그 유래와 발전과정, 이른바 역사를 살펴본다. 2장 특허의 가치에 관한 이야기다. 가치는 우리 손으로 결정하는데, 침해됐을 때 혹은 침해했을 때, 손해를 어떻게 산정하며 그 액은 계산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꽤 중요한 대목이다. 붕어빵의 특허를 침해하면 붕어빵 1만 마리 값을 물어야 할까? 왜, 그렇게 손해가 큰 건가. 남들도 다하는 것인데, 특허 존중 사회로 옮아가는 것의 의미, 3장 표준특허의 가치와 전략, 특허와 기업의 주가가 연동되기에 특허분쟁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4장. 누가 발명가가 되는가, 발명왕 에디슨의 실패 이야기와 다이슨, 서울반도체, 스팀청소기를 개발한 한경희 대표, 야외에서 삼겹살 구이고 간편하게 홍길동 대표 등의 이야기도 담았다. 


특허 보호의 변천 과정


18세기 산업혁명으로 농업의 세계에서 공업의 세계로 밭에서 공장으로, 넓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닭장만 한 집으로, 산업발달, 혁명의 열매는 누구에게도 공평하게 주어지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가난하게 만들고 병들게 했다. 그 결과 사회는 양극화. 말 그대로 공동체가 구성원 모두의 연대에 기반한 생활환경을 만들지 않고, 몇몇에 유리한, 이른바 승자독식의 제로섬게임, 이겨봐야 실이 없고 나중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산업의 성공, 여기에는 특허라는 게 존재한다.


특허권을 가진 기업은 그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일정 기간 독점할 수 있게 된다. 링컨의 친특허정책은 에디슨을. 전략산업과 자동차, 영화, 항공산업에 걸쳐 신산업을 발굴 경제성장에 도움을, 반면 루스벨트의 반독점 정책은 경제공황 타개에 도움을 주지 못한 체 기업의 혁신과 특허 활동이 줄었다. 레이건의 친 특허 정책으로 전환, 특허 정책은 투자자 보호가 목적,


특허 가치는 어떻게 정해지나? 


기술의 우수성에, 경제성을 반영한다. 시장이 크면, 경제적 가치도 올라간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과 한국의 가치는 시장의 규모를 반영, 기술 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가정이라면 미국의 시장규모가 우리의 15배, 손해배상액은 65배 차이가 나면, 특허 보호 수준은 미국이 우리보다 4배가 높다고, 한국의 특허 보호를 미국 수준으로만 끌어올려도 그 가치를 4배로 올릴 수 있다는 말이다. 한국이 특허 5대 강국으로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주목받는다. 


특허의 침해


아무래도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 중 반도체니, 뭐니 하는 첨단 기술 쪽,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오래전에 캔 음료 “식혜”를 둘러싼 이야기라면 훨씬 이해가 빠를 듯하다. 오랜 시간 동안 식혜를 알루미늄 캔에 담아 팔면 어떨까를 고민했던 비락이 개발에 성공, 시장에 내놓았지만, 롯데가 꿀꺽, 개발자들을 몽땅 데리고 가버렸다. 이게 상도에서 어긋난다고 한들, 이미, 시장은 롯데가 점령해버렸는데. 바락의 손해는 어떻게 보상받을 것인가, 바로 이를 지켜주는 것이 특허청이 그리고 사법부가 할 일이다. 하지만,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일회용 구이기” 홍길몽의 발명품이다. 삼겹살 숯불구이는 인기 상승, 이 대목에서 등장하는 값싼 유사품, 카피 제품에 방어하지 않을 수 없는 생태계, 끊임없이 개선하고 새롭게 도전정신이 강한 사람만이 발명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이렇게 특허생태계를 혼란으로 몰아가는 발상 자체를 못 하게 징벌적인 손해배상 도입도 검토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제목에서 추측되듯, 딱딱한 특허법 총론, 각론이 아니라, 과학기술인재를 모으고 산업과혁신의 투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런 맥락에서 일반사람들에게 지은이들이 생각하는 특허를 알리는 것이다. 우선 특허는 기업활동으로 이익을 얻는다. 특허의 궁극 목적은 투자자 보호, 특허 보호는 사법부가 키를 갖고 있다. 특허생태계 조성에 특허 보호가 되지 않으면 특허에 대한 투자가 어려울 것이기에, 그리고 마지막 특허는 기술 우수성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특허 보호와 시장에 얼마나 많이 팔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고, “특허”를 존중해야 할 이유와 그런 사회가 되어야 지식재산권 산업이 활성화되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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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미워해도 괜찮습니다 - 살면서 한 번은 읽어야 할 부모와의 관계 정리 수업
가와시마 다카아키 지음, 이정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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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미워해도 괜찮을까?


<부모를 미워해도 괜찮습니다>는 부모가 괜찮다는 것을 깨닫게 된 지은이 가와시마 다카아키 그 역시 경험자다. 부모와 가족관계로 누구에게 말 못 할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이 책이다. 부모를 미워해도 괜찮다고, 세상이 어떻게 보든 왜곡되고 혼돈된 세상에서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따지는 것 자체가 별 의미 없다. 


동양 사회, 특히 유학을 종교의 반열에 올려놓고 조상신을 모시며, 삼강의 부위자강(父爲子綱)부모자식사이의 도리를 지키고 오륜의 부자유친(父子有親)아비와 자식 사이의 친애, 세속오계의 사친이효(事親以孝) 효도로써 어버이를 섬기고, TV 드라마 ‘이산’의 한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아비가 부르면 입안 넣어 씹고 있던 밥을 버리고 곧바로 달려간다고, 이것이 부자의 도리이며, 친애며, 어버이를 섬기는 태도라고, 아침 일찍 일어나 부모가 밤새 안녕하셨는지 안부를 묻는 데서 조선의 양반은 하루를 시작했다. 가부장 질서의 끝판은 자식도 노예처럼 아비의 소유다. 인격이든 독립체이든 그런 것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질서는 산업혁명으로 기술사회가 되던 세상이 바뀌고 공화국이 들어서고 민주주의가 얼마나 진전됐던 전혀 결이 다른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부모와의 관계, 무심한 아버지, 양육을 포기한 어머니, 어느 한쪽이 이미 부위자강과 부자유친의 도를 넘어섰는데, 한쪽이 이를 지켜야 할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아마도 왜곡된 관습의 고착 때문일 듯싶다. TV 드라마 단골 배역, 무능하고 가정을 등한시하며, 자식들에게는 애정과 부모의 도리를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수단으로 삼으려는 캐릭터를, 그렇게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 정형화된 나쁜 부모들이 존재한다. 물론 말 안 듣고 사고 치는 자식도 여전히 그 대척에 서 있지만 말이다. 드라마는 이것 빼면 시체이니. 천 편 인류는 적인 대화도 그렇고 설정 자체가 클리셔다. 이것이 동양사회의 미덕?, 분명 고전이나 지혜를 전하는 책은 “부모와 자식 사이에 서로가 지켜야 할 선”이 있음을 전제한 내용이다. 


이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됐고, 1장에서는 부모와의 관계는 모두의 숙제라고 보는 지은이, 성인이 되어도 부모에게 묶여있는 사람들, 자녀를 통제하고 억압하는 잘못된 사고방식, 이것이 가풍이고 전통이라고 믿는다. 뼈대 있는 집안은 본디 그러한가?, 2장 부모는 왜 자녀를 지배하려 드는가? 늘 보는 현상이다. 대리만족 때문인가,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자녀에게 투사하고 위탁하는 부모들, 이들은 정녕 독립된 인격체인가 부모의 부속물이자 소유물인가? 3장.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경계는 필요하다. 가치관, 감정, 책임과 경계를 그어야 한다. 그 방법을 소개한다. 4장. 상처 주는 부모로부터 현명한 거리두기, 5장. 괴로움에서 벗어나 살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그리고 6장. 부모와 관계를 정리한 다섯 명의 사례자들, 최근에 나온 책, 배승아의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연예 심리학>에서도 결혼을 반대한 지은이의 시부모와 결별을 선언한 남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선은 어떻게 그어야 할까, 


아마 이 책의 핵심은 이 대목이 아닐까 싶다. 부모가 자식에 거는 기대, 자식이 부모에게 바라는 것, 이것이 엇나갈 때, 생기는 갈등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 경제적으로 착취당하는 이른바 앵벌이형 관계, 결혼을 못 하게 하는 부모, 인간관계를 조정하려는 경우, 죄책감 때문에 병든 부모를 억지로 돌보는 사람들, 마음이 건강하지 않은 부모들의 전형은 자녀에 대한 불안증이다. 자식이 뭘 해도 못 미더워하여 자식의 선택에 간섭하거나, 자식들을 자신보다 부족한 존재로, 자식의 묵살하고 부정하며, 자식에게 보답을 바란다. 자식은 부모의 깊은 뜻을 몰라준다. 자식 잘되라고 하는 것이지 잘못되라는 부모가 세상 어디에 있냐고 말하지만, 정작 자신의 부정적인 태도가 문제라는 걸 모르는 경우다. 자, 이쯤 되면 자식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내 부모가 나를 부정하기에 나도 부모를 부정하기로 했다고 할까? 마음이 불편해질 것이다. 죄책감이 들것이다. 


부모가 자신의 문제를 깨달아가는 과정은 참으로 지난하다


벽창호인 부모도 있겠지만, 자신이 자식에게 너무 강요하거나 간섭하는 건 아닌지라고 지은이는 심리 상담을 통해서 자신들의 문제를 알아차리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는 것을 알았다. 그 과정은 6단계로, 1단계는 분노다. 자신과 거리를 두려는 자식에게 화가 난다. 2단계는 실망감의 표현, 자식에게 배신당했다. 배은망덕, 효도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서운하다고, 3단계 중재자 투입, 부모는 자식을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제삼자에게 이를 호소한다. 제삼자는 자식에게 찾아가 사정을 전해주고 설득하거나 부모가 그랬듯이 죄책감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4단계, 포기, 자식을 원망한다. 5단계, 괴로움, 멀어지는 자식을 보며 강한 상실감을 느낀다. 6단계, 깨달음, 자신의 문제를 마주한다. 이는 단계는 조금 다르지만, 죽음을 받아들이는 심리변화과정과도 비슷하다. 이렇게라도 부모와 자식 사이에 생긴 벽을 허무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지은이가 상담했던 경험으로는 10%가량, 그것도 수년에 걸쳐서다. 1년 이내 단기간에 변화한 경우는 1~2%라고 하니, 


건강한 부모와 자식은 위아래가 없다


새롭게 정립해야 할 과제는 대등 수평관계다. 모두 자립할 힘이 있는 개인으로서 맺는 관계로, 부모의 자립은 자식의 자립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마음이 연결된 사람이 진정한 가족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할 도리를 다하고, 자식 또한 부모에게 할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사랑은 내림이지 올림이 아니라는 말도 있지만, 부모와 자식 사이에 “도움”이란 생각을 집어 넣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도움은 관계의 시작이다. 상대를 존중해주는 데서 출발한다. 무조건적 수용은 아니지만, 들어주기라도 잘하면 될 듯싶다.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라. 부모를 모시고 있는 데가 아니라 부모의 자립을 도와주어야 한다. 은혜를 갚는 게 아니라 서로 돕고 돕는 관계로서의 정립이다. 일방통행은 없다. 없어야 한다. 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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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 이정모 선생님이 과학에서 길어 올린 58가지 세상과 인간 이야기
이정모 지음 / 오도스(odos)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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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


어렵고 딱딱한 공식의 세계라는 이미지의 “과학” 쉽게 설명한다고 하지만, 개념도 상상도 안 되는 전문용어들이 마구 튀어나오는 과학의 세계, 잘 알면 설명도 간단히 쉽게 귀에 쏙쏙, 상식 아닌 상식인데, 아무튼 과학을 일상으로 카페에서 썰풀 때, 메뉴로 등장하게 만든 과학 생활화, 이 과정에는 이 책<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의 지은이 이정모 관장의 역할이 적지 않다. 그는 “과학은 자식이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라고 과학의 존재를 설명한다. 철학과 과학, 인문 영역의 문, 사, 철에 과학이 끼어들 여지를 마련해준 셈이다. 이른바 인문학적 과학접근이랄까, 


이 책에는 4장에 걸쳐 58가지의 세상과 인간 이야기가 담겨있다. 1장은 멸종 피하기다. 발뼈는 왜 52개인가, 인공지능 시대에 뇌 사용법, 창백한 푸른 점과 기후정치 등 최근 화두인 AI와 기후 위기도 다룬다. 2장 더불어 살아가기, 친절에 대한 과학적 고찰, 백두산을 위해서도 평화가 필요해, 택배 상자 구멍 손잡이 등이, 3장, 지혜로워지기와 4장 상식 발견하기, 이 두 장에서도 제목만으로 흥미로운 내응임을 짐작게 하는 글들이 담겨있다. 이 58꼭지의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짤막하지만, 그 안에는 유머와 꼭 필요한 지식, 그리고 우리는 뭘 생각해야 하는지 등의 요소가 담겨있다. 따뜻한 과학이야기, 아, 그랬구나의 연발 속에 넘어가는 책장


신비로운 이야기, 사람 몸에 있는 뼈 중 절반은 손과 발에, 두 발로 서고 손을 쓰는 이유


알면 그저 그런데 모르면 늘 신비하고 신기로운 법이다. 사람의 발뼈가 52개, 사람 몸에는 206개의 뼈가 있다. 이중 손과 발에 106개, 몸의 뼈 절반 이상인데, 이게 인간의 특징이란다. 진화의 흔적이다. 영장류 유인원, 침팬지가 스마트폰을 쓸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엄지손가락 딱 한 개가 달라서 손을 자유로이 쓸 수 없다. 발의 엄지발가락은 쥐는 기능을 포기하는 대신에 두 발로 걷는 능력을 얻었다.


텀블러 에코백, 소고기 덜 먹기 운동한다고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을까?


이정모 관장은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술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이기에, 기후변화 극복을 위한 기술의 95%는 존재한다. 기술이 없는 게 아니라 쓸 때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돈, 즉 세금이 들어가는 데 이를 쓰려면 법을 만들어야 하고, 법을 만들기 위해서 법을 만드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정치하겠다는 사람은 기후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태도를 드러내지 않으면, 못 뽑힐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겠다. 안 뽑아주는 게 아니라, 선택을 못 받게 된다는 말이다. 정치인은 언제 어디서 기후 위기에 관한 식견을 풀어내야 하는 시대이니까, 


택배 상자에 구멍을 뚫어라


가만 보니 택배 상자에는 구멍이 없다. 이 관장의 친구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택배 상자에 구멍을 뚫어달라고 1인 시위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진짜 없다. 왜지? 무거울 텐데,


날마다 수십 개 수백 개씩을 들어놨다 이리저리 옮기는게 일상인 마트나 택배사 노동자들은 구멍 손잡이가 있는 상자를 들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허리에 미치는 영향이 40%나 준단다. 사람 잡을 일이다. 마트나 택배사는 상자에 구멍 손잡이를 만들지 않은 이유로 고객의 불만을 든다. 구멍으로 이물질이 들어간다고, 그런데 진짜 이유는 택배 상자 구멍 뚫는데 1개 220원이 든다. 구멍을 내는 대신에 내구성을 높여야 하니, 구멍 손잡이가 생긴 상자하나가 택배 노동자의 산업재해를 얼마만큼 예방했을까?, 참으로 시작은 아주 사소했지만, 그 끝은 창대했다. 아마도 이게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대화가 필요해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가수 더 자두의 노래 “대화가 필요해”라는 시대정신이었을까, 소통 부재의 현실을 남녀연애 권태기로 표현했다. 한때 코미디 코너가 생길 만큼이나, 이 관장은 “과학자의 대화법”을 소개한다.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고 몸통보다는 날개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참으로 보기 답답한 광경들, 토론프로그램이다. 


과학자들의 대화법, 정리-칭찬-공격-칭찬이란 흐름이다. 정리는 상대방의 말뜻을 오해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칭찬은 그의 업적을 인정한다는 뜻이며, 공격은 훌륭한 업적이 이었다 하더라도 공격할 요소가 있음을 보여주고, 그런데도 여전히 당신은 훌륭하니 함께 잘해보자는 뜻이다. 뭐, 외교관들의 대화법인가 싶을 정도다. 에둘러 말하기, 선문답 정도로 해두자. 그런데 이런 대화법이 과학자의 전유물은 아니다. 학교, 직장, 시사 토론 등에 이런 대화법이 등장하면 어떨까, 까는 게 사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자주까면 내성이 생겨 똑 쏘는 사이다가 지겹게 들릴 때가 있다. 말이 안 되는 게 아니고,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고 통찰 깊은 견해라고 해두고, 이 사안은 거기에는 들어맞지 않는 이런 특성이 존재한다고, 이미 게임 끝. 하지만 누구도 인신공격을 당하지 않았고, 점잖게 말로서 상대를 존중하고 다 인정하면서도 게임 끝을 끌어가는 대화법이라면.


“실패란 곧 경험치, 실패한 사람은 그 문제에 대해서 가장 깊게 아는 사람이다.” 우리는 늘 1등만 기억한다. 성공한 영웅만, 그런데 처음에 누군가 시작했고, 수많은 우여곡절과 역경 속에 마지막에 누군가 성공했을 때, 처음은 끝도 모두 없어지고, 유일하게 성공한 사람만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수많은 실패 속에서 생겨난다는 것을 새삼 기억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 58가지의 세상은 기억해두자. 얼마나 많은 세상이 존재하는지 모르겠지만, 사소한 일에서 큰일은 시작되니, 마치 나비효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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