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운더리 - 최신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이 알려주는 마음의 중심을 잡아줄 보호막
김현 지음 / 심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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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바운더리,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나?


지은이 김현은 뇌과학자이자 심리학자, 임상심리사다. 보스턴 대학에서 임상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 컬럼비아대학 의학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일한다. 여러 곳의 대학병원 임상 수련에서 최첨단 치료법을 익히며 심리학의 뛰어난 회복 효과를 경험했다고 한다. 


혹시 나는 지금 나 스스로 경계선 밖에 서 있는 건 아닌가?, 경계, 즉 바운더리를 세우지 못하는 이들, 책임감이 지나친 자기 희생형, 과로사한 사람들은 대체로 직장에서 성실하고 근면한 사람이다. 너무 성실해서 자신을 지키는 경계를 잃어버리기 일쑤지만, 또 다른 유형이 있다. 보상심리로 강제하는 불균형이 역시 자기 스스로 위안으로 삼는 형이다. 이타적인 것처럼, 위선적인 도덕형과 이성과 감정을 구분 못 하는 혼란형, 노력으로 존재가치를 증명하려는 자책형, 타인을 도구화하는 나르시즘형, 이도 저도 아닌 포기형 등, 이른바 바운더리 개념이 없는 유형들이 있다[쑤쉬안후이<내 삶을 지키는 바운더리>(시옷책방, 2024)에서는 인생의 바운더리 세우기 연습 10가지를 제시한다], 내 삶의 바운더리를 세우라는 샤론 마틴의<그게, 선 넘은 거야>(에디토리, 2023)에서는 경계설정 공식 4가지와 함정을 각각 설명한다. 저자들에 따라 접근방법이 조금 다를 뿐 내용은 대동소이한데, 이런 의미에서 이 책 또한 같은 맥락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 책 <바운더리>에서 “바운더리” 곧 경계선은 마음을 지키는 보호막으로 시간적, 심리적, 물리적 공간, 이 안전지대를 가리킨다. 통상 심리학 접근에서 바운더리를 이런 개념으로 사용한다. 즉 개인이 자신의 소신과 신념에 맞게, 가장 나답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 정하는 마음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지은이는 이 영역을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하며, 이를 각 장으로 나눠서 설명한다. 첫째, 인간관계, 둘째 책임감, 셋째 일과 쉼, 넷째 감정, 그리고 마지막 이상과 현실 사이에 각각의 바운더리(1~5장)가 있으며, 이는 손절이나, 선 긋기와는 다르다. 이렇게 명쾌하게 구분하여 이에 맞게 대응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상이다. 실제 삶에서 우리가 자주 흔들리는 이유는 명확하게 경계선을 구분 짓기 어려운 탓이다. 그래서 이 책의 핵심이기도 한 바운더리의 특징을 유념해야 한다. 아울러 바운더리를 어떻게 잘 세울 것인지 실천항목도 함께 다루고 있다. 


바운더리의 특징


우선 바운더리는 삶의 가치관에서 나온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고유한 신념과 삶에 대한 철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기에 내 삶에서 무엇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인지, 무엇에 큰 의미나 목적을 두는지 살펴야 한다. 다음으로 바운더리는 유연하며 고정적이지 않기에 무너지면 또 세우면 되고, 자연스레 바뀌기도 한다. 특히 혹시 틀리지나 않았는지 의심하거나 불안해야 할 필요는 없다. 바운더리는 꾸준히 익히는 기술이기에 그렇다. 아래에서 5가지 바운더리 구축법, 마인드셋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선을 넘는 사람들로부터 나를 지키려면


“다, 너를 위한 거야”라는 말에 듣는 순간, 관계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데, 왜 내 삶을 침범하는 사람들에게 휩쓸릴까, 지은이는 이렇게 생각하라고 권한다. 관계는 자연스럽게 변한다. 모든 관계가 좋은 관계일 필요는 없다. 쑤쉬안후이 표현을 빌리자면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자 할 때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게 되는 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는 말과 같다. 즉, 관계의 점선을 실선으로 바꾸면 된다는 것인데 이는 몇 가지 마인드셋 기르기를 해야한다. 내 가치관을 행동의 중심에 두기, 말의 내용과 태도 구분하기, 눈치 보는 뇌 다스리기와 인간관계의 바운더리 연습을 할 수 있도록 1장 말미에 자료 QR코드를 올려두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부족하게 느낄 때


과도한 책임감과 거리를 두는 바운더리는, 핵심 중 하나는 자기자비[정유리, 손소망, 이예지<마음의 품격, 자기자비 심리학>(미다스북스, 2024)참조할 것]가 있다. 마인드셋 기르기로 내 마음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마음 챙김, 자책하는 뇌의 오류 바로잡기, 나를 끌어안아주는 사랑과 친절의 명상 순으로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지친 삶에 활력을 충전해 줄 진짜 휴식


일과 쉼을 구분하는 바운더리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 불안증 때문에 몸은 쉬고 있지만, 머리를 바삐 움직인다면 가짜 휴식이다. 진짜 휴식의 마인드셋을 확인해보자. 나만의 재미를 찾으라, 내 목적지에 집중하는 기차역 명상, 일할 때는 효율적으로, 달리는 뇌를 잠재우는 이완 요법(자료 QR코드로 오디오 파일을 내려받아 연습해보기)


자꾸만 격해지는 감정에 사로잡힐 때


불편한 감정과 거리를 두는 바운더리, 마인드셋, 첫 번째 감정 다루기 4단계- 감정 알아채기, 거리 두기, 감정에 이름표 붙이기, 감정 패턴 이해하기-, 감정이해 양파까기 기법 등이 있다


일상의 행복에 닿는 법


이상과 현실을 구분하는 바운더리, 즉, 경계설정을 왜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이상과 현실의 구분하는 지혜가 생긴다면 다행스럽겠지만, 이 지혜는 고무줄이 아니라 튼튼한 끈이라고 해두자. 세상은 보기 나름이란 말처럼, 마인드셋에서도 이를 강조하는데, 현실 속에 행복을 짓는 마음가짐이다. 행복해져야 한다는 게 아니라 행복한 게 좋다. 행복은 알게 모르게 순간순간 다가왔다 사라진다. 늘 고정된 행복이란 느낌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기에, 행복해져야 한다는 관념에 집착하는 순간, 행복은 절대 오지 않는다. 아니 와 있더라도 눈치채지도 느껴지지 못하니 행복해져야 한다는 강박에 지배를 받게 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마인드셋 두 번째는 지속 가능한 행복을 만드는 감사 일기, 세 번째, 생산적, 비생산적 생각 나누기, 넷째, 근본적인 수용이다. 오래전부터 심리학과 마음 챙김에서 중요하게 다뤄 온 마인드셋 연습이다. 삶은 고난의 연속이요. 누구나 삶의 고통을 경험한다. 그래서 삶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지속 가능한 행복을 만드는 연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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