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우리는 모두 불평등한 세계에 살고 있다 - 기울어진 세계에서 생존하는 법
미셸 미정 김 지음, 허원 옮김 / 쌤앤파커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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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살아남는 법


한국계 미국인 미셸 미정 김은 이 책<우리는 모두 불평등한 세계에서 살고 있다>에서 BIPOC(흑인, 원주민, 유색인)라는 개념의 사용도 맥락없이 아무데다 쓰면 안 된다고 말한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책 속 곳곳에서 그의 견해를 피력하는 장면마다 바탕에 깔린 문제의 초점을 분명하려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쓰는 젠더라는 개념 또한 시스젠더라고 트랜스젠더와 구분해서 사용한다. 아무래도 어릴 때부터 미국에 살았더라도 언어의 장벽, 고통의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우리 말로 아픈 꾹꾹 찌르는 듯하다는 것을 제아무리 영어로 표현하더라도 뉘앙스 전달이 되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은 지은이로서는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몇 가지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것들이 있다. 


우선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돈 때문에 생계를 위해서 “노동”을 한다. 이것은 힘든 고통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즉, 활동하면서 생계를 해결하는 것, 살기 위해 먹는 것이지 먹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님을 바탕에 깔고 있다. 


동양인 여성을 바라보는 편견과 부당한 대우에 좌절과 분노를 반복하다, 학습된 무기력(아무리 발버둥 쳐봐도 안 된다는 포기상태, 어찌 달걀로 바위를 깬단 말인가)에 빠지는 경우와 왜 부당한 대우를 당해야 하지라고 정면으로 맞대응하는 것은, 나 같은 여러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진정한 이기주의자는 이타주의자일 수밖에 없다) 활동한다는 점, 내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누군가를 위해서라고. 이는 이타주의가 아니라 위선이라는 점을 꼬집는다. 


이런 것들을 사회에 펼쳐내는 것이 ESG(친환경,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 와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기업 시민이 사회의 시민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의 실천 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강단이 아닌 현장 속에서 특히 DEI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그가 직접 피해의 당사자였으니. 세상을 바꾸려면 우리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이 책은 4부 15장 구성이다. 토대 다지기를 거쳐 방향 설정하고 당당하게 나서고 함께 움직이기는 과정을 각각의 부로 묶고, 15개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에 눈을 뜨고, 우리 안에 백인우월주의를 구분해내기, 지적받을 용기와 더불어 자기만의 해방적 도구 갖기,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 기쁨을 발견하기까지, 이 책의 내용은 꽤 치열하다. 특히 3부 당당하게 나서기 9장에서 “언어를 통한 변화”는 한국 사회에서 곱씹어 봐야 할 대목이다. 5060대 남성들의 언어 표현에 주의하면서, 관찰해보면 알 것이다. 다른 중요한 문제 제기도 동감, 공감하고 충분히 경청해야 하지만, 우선은 아래 포용적 언어사용 5가지 원칙만을 기억해두자.


포용적 언어의 5가지 원칙


이것만은 놓쳐서는 안 될 듯싶다. DEI에서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의 뉴커머로 함께 살아가는 이주 배경의 주민들, 우리는 그저 한국말을 한국 사람보다 더 유창하게 잘한다고 생각하는 이주민을 만날 때면 아무 생각 없이 완벽하다. 대단한데. 자, 그럼 지은이의 경험과 그의 주변 사람이 겪는 이질감, 장벽을, 아시아인데도 영어가 유창하다는 말은 곧 외부자라는 뜻이고, 유색인종이 영어를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구사하다니. 여기에는 벽이 존재한다. 백인우월주의의 기준이 고급영어를 쓰고, 완벽하다는 표현을 하는 것, 이 자체가 이데올로기이며, 차별주의, 착한 무의식적 차별주의자인 셈이다. 그런데 미셸이 표현한 “잘하는 영어”라는 개념에 관해 노엄 촘스키는 “이런 용어는 언어학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고, 사회정치적 의미만 있다”라고, 길거리 말보다 내재적으로, 언어학적으로 우월하다기보다는 그것이 잘하는 영어로 여겨지도록 인준되는 권위와 구조를 연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포용적 언어의 다섯째 “임의적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다”라는 것인데, 늘 긴장감을 가지고 대할 필요가 있다. 작고 사소한 표현, 모호한 표현을 그냥 넘기면 점차로 물러서게 마련임을.


정해진 목록은 애초부터 없다. 시대의 흐름과 사회변화에 따라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이다. 지은이가 힘주어 말하는 5가지를 보자. 우선 첫째 “가장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언어사용” 젠더를 지칭하지 않는 표현을 늘 염두에 두고 젠더중립적인 낱말을 고르는데 신경 쓰자, 둘째,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존중”, 셋째 “누가 말하는지가 중요” 이 대목은 “왜 이 언어를 쓰는지, 역사적 배경,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장애 차별, 트랜스 혐오, 동성애 혐오 등 다양한 형태의 억압이 여전히 만연하며 주변화된(혹은 대상화된) 사람들에게 본능적으로 그 억압이 느껴지는 가운데 주변화된 이들이 되찾으려 하는 억압적 용어가 그들을 억압하는 시스템에서 계속해서 이득을 얻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아무렇지 않게 사용될 경우, 해당 언어의 애초 목적인 폭력이 또다시 더해지고 신뢰를 무너뜨리게 된다. 내가 이 용어를 사용하면 누구에게 이로운지, 또 누구에게 해로운지 등을 말이다. 생각하면서 말을 하라는 것이다. 넷째, ”피해를 묘사할 때는 특히 정확하게“ 아프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를 알려주듯이,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는 가운데 자신도 모르게 피해의 근원을 감추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 소통이 아니라 일방통행, 대화가 부족해라는 노랫말처럼, 생각이 곧 행동을 지배하기도 하니, 


해로운 언어와 포용적 언어


배제하는 언어, ”그건 좀 게이 같아“ ”남자답게 굴어“ ”너 계집애냐“, ”불법 이민자“ ”게토“등이지만 미묘하게 차별하는 언어도 있다. 미묘하다. “너 어디 출신이냐“, ”우리는 다양성을 존중하지만, 문턱을 낮추고 싶지는 않다“ 자, 그렇다면 포용적인 언어의 쓰임은, 우선 힘을 북돋아 주는 언어다. 보편적, 포괄적인 주변화된 사람들(소수자들)이 불리기를 원하는 대로 그들을 인정하고 지칭하며 그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 표현들 오리엔탈 대신에 아시아계 사람들, 불법 이민자 대신이 미등록자 등으로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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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 모든 파도는 비밀을 품고 있다 Short Story Collection 1
남궁진 엮음,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센텐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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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파도는 비밀을 품고 있다


명탐정 셜록홈즈를 세상에 내놓은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의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은 1922년에 <해적과 푸른 물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1925년에는 <샤키 선장의 거래 & 해적 신화>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됐지만, 한국어판으로는 이번에 나온 것이다. 무려 100년 후에 말이다. 


1887년 <주홍빛 연구>로 등장한 셜록홈즈의 천적 제임스 모리어티 교수의 등장, 1891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셜록홈즈: 그림자 게임>에서 전쟁을 해야 경제가 돌아간다는 모리어티의 논리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유효수요의 창출'이다. 셜록홈즈의 인기는 그라면 불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하는 데까지 이른다. “명탐정 셜록 홈스는 <보헤미아의 스캔들>에서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다. “자료를 보기 전에 이론부터 세우는 것은 중대한 실수다. 그럴 경우 사실에 부합하는 이론을 만드는 대신 부지불식간에 이론에 부합하도록 사실을 비틀기 때문이다.” 심각한 경제 불황의 미스터리는 셜록 홈스가 풀어야 했던 난제들에 견줄 수 있다. 경제학자들도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알기도 전에 이론부터 서둘러 세우는 우를 범하기 쉽다. 최대한 많은 자료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하자.”(이코노믹리뷰, "주태산 서평" 2014.10)


문학의 장르를 넘어, 그가 문제를 보는 방식과 해결방법이 사회 문제해결에 힌트를 주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서 실린 소설은 전반부에 선상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 "조셉하바쿡 제퍼슨의 성명서"를 비롯하여 6편의 이야기와 후반부 전설의 악명 높은 샤키 선장의 이야기는 "샤키선장: 세인트키츠의 총독이 집으로 돌아온 방법" 등 4편으로 총 10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선상 미스터리 단편 중 "조셉하바쿡 제프슨의 성명서"와 "작은 정사각형 상자"는 각각 "검은 돌"과 "전서구".


버려진 영국 배 '데이 그라티아'호가 '마리 셀레스트"호를 끌고 기지로 향했다. 이 배는 보스톤에서 포루투칼의 리스본으로 가던 중,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전쟁의 휘말린 흔적도 화물도 여성의 옷가지 몇 벌, 선박에 남아있는 평화로운 흔적, 온화한 날씨였을 것인데, 버려졌다. 사람들이 증발했다. 승객 3명, 저명한 폐결핵 전문의 하바쿡 제프슨 박사와 작가 J하튼, 뉴올리언즈 출신의 신사 세프티미우스 고랑이 타고 있었다. 아무튼, 이상한 경험을 하며, 어떻게든 살아남았던 승객 중 한 명인 제프슨 박사가 겪은 불행한 항해, 누구도 그가 정신이 이상해진 것이라고 치부해버린 그의 후일담이다. 


신문기사로 시작되는 소설은 제프슨이 어떤 인물인지를 잘 묘사하고 있다.지난 10년 동안에 일어난 사건들은 그 미스터리가 해결되지 않았다. 몇 달 후 제대로 그때의 일을 말하거나 글로 남기거나 할 수없음을... 누구도 믿어주지 않은 이야기를...


이 배는 대서양을 건너는 도중 승객이었던 고딩과 그 일행에 의해 어딘가의 섬에 원주민이 모여사는 곳으로 끌려갔던 제프슨 박사, 그는 그가 가진 가운데 구멍이 뚫린 납작한 검은 돌 때문에 원주민의 예언대로 나타난 사람이 된다. 그가 의사로서 평온한 일상을 보내다가 폐 일부가 손상됨을 알게되고, 휴양차 선택한 항해... 


이상한 승객 고딩, 지난 미국에서 일어난 미해결 살인사건의 파일을 가지고 있었다. 고딩은 지난 20년 동안 적들을 죽였다고, 이제 무엇 때문에 죽은지도 모르는 죽음은 의미가 없다며, 적(백인)에게 경고메시지를 전할 메신저로그를 배에 태워보냈다. 이 곳 원주민들에게 제프슨은 하늘에서 내려왔든 바다를 건너왔든, 예언 실행자로 왔다가 홀연히 사라지는 것이라고 믿게 할 참이었다. 고딩의 신비주의는 또 다른 제국건설의 바탕이 되겠지만, 


모든 파도는 비밀을 품고 있다는 말은 아마도 이 대목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아서 코난 도일의 이 소설이 던지는 의미는 흑백갈등을 피해 흑인들은 그들만의 낙원을 카나리아 제도 어느 곳에 마련해두었다고, 백인의 질서가 정상인 미국에서 흑인들의 반동과 반란의 움직임은 철저하게 터부시 된, 당대의 사정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소설 또한 흥미롭다. "작은 정사각형 상자" 그 안에 뭐가 들어있을까, 뭔가 일어날 듯한, 배에 탄 사람들 모르게 가져온 작은 정사각형의 상자 안에 폭탄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이상한 두 사람은 전서구를 날려 얼마 후에 집으로 돌아가는지 시합을 했던 것이다. 샬록홈즈의 추리처럼 여러 가지 상상을 해가면서 그 정체를 밝히려는 데….


뭔가 터질 것 같은 전조를 바탕에 깔고, 씨줄과 날줄로 엮어가는 소설, 그저 그런가, 결론은 아마도라는 생각자체가 통하지 않은 게 코날도일의 소설 스타일이라고 해야할까, 셜록 홈즈가 등장하든 하지 않은 등장인물은 어느새 셜록홈즈의 아바타처럼, 이름만 셜록홈즈가 아닐뿐...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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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돈이 되는 부동산 절세 전략 - 취득세, 보유세, 양도소득세, 증여세, 상속세까지
박명균 지음 / 경이로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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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절세 전략


지은이 박명균은 자기 PR을 잘하는 세무사인 듯, 유튜브를 적절하게 활용한다. 세무사 자격취득 후 국세청에 들어간 케이스, 10년 동안 국세조사관으로 현장을 누비며 1만여 건을 처리했다. 어떤 일이든 10년 동안 하면 나름의 도가 트는 법, 영화 <아라한대장풍>의 주인공 유승범을 데리고 길거리에 이삿짐센터의 깡마른 사람이 몸집의 두 배 정도나 되는 냉장고를 가볍게 등에 지고, 밥 배달 여성, 머리에 쟁반으로 몇 개씩 포개서 머리에 이고 재빠른 걸음으로 휙휙. 바로 무신 일이든 10년을 하면 도가 트는 법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지은이는 숫자와 세법을 다루는 전문가라기보다는 글을 맛깔나게 쓰는 작가 같은 느낌이랄까, 취득세, 보유세, 양도소득세, 증여세, 상속세, 또 세세, 세금들, 세금 명은 알겠는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소득세인지, 기타소득세인지, 3.3% 떼는지, 8.8% 떼는지, 알다가 모르겠다는 세금, 몰라서 귀찮아서 안 낸 세금은 부메랑이 돼, 까마득히 잊고 살다가 어느 날 이자까지 붙어서 맑은 하늘에 날벼락처럼 떨어지기도. 


이 책의 눈높이는 왕초보보다는 조금, 적어도 세금 종류와 무엇인지, 약간의 구분은 가능한 독자층을 대상으로 쓴 듯하다. 살짝 눈에 거슬릴 듯 말 듯 한 경계에서 반복해서 강조한다. 물론 학습효과를 고려해서 일부러 그런 듯하지만, 


정보 불균형과 썩 친절하지 않은 조세 당국


일반화가 통하지 않은 세금부과 방식, 사람마다 조건이 다르니, 상식적으로 00세는 그런 거야, 내지 않아도 돼, 나중에 내라면 내고, 뭐 내라는 소리 없으면 그냥 지나가면 되는 거지, 우리같이 집도 절도 없는 사람한테 무슨 받을 세금이 있다고. 이런 상식은 그저 편견일 뿐, 정보의 불균형 혹은 비대칭에서 오는 무지랄까, 꽤 기억에 남을 인용하는 지은이, 세금과 죽음을 피해 나갈 도리가 없다고(벤저민 프랭클린), 아인슈타인의 말 “상식, 18세 이전에 얻은 편견의 집합체”라고, 


세금폭탄은 서민, 중산층에게 더 위험하다. 


돈 있는 사람들은 장기적인 절세전략을 구사한다. 될수 있으면 세금을 적게 무는 방안을 늘 찾는다. 하지만 어쩌다 어른처럼 어쩌다 세금을 물게 된 사연은 “무관심, 무지, 무개념”에서 비롯됐음을 알게된다. 서민에게 세금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세 가지 이유, 다른 건 몰라도 이건 기억해둘 필요가 있겠다. 첫째, 서민, 중산층의 재산인 집, 이른바 부동산을 평생에 한두 번 거래할까 말까 할 정도인데, 부동산 거래를 무지에 가까운 상태에서 진행하면 어떻게 될까?, 


오피스텔도 주택에 들어가나요. 안 들어간다고 하던데. 무지, 혹은 잘못된 정보는 상식이 아니다. 돌다리도 두들겨라. 둘째, 세금에 관한 심리적 부담, 경제적 충격이 크다. 애초 100억 원 정도 가진 사람들은 세법 개정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장기적인 절세 계획을 세우지만, 달랑 집 한 채 가진 사람들은 하우스 푸어인 내게 무슨 세금을. 이 역시 상식적이지 않은 상식이니, 확인하라. 셋째, 부동산 세금에 무관심하다. 무조건 부동산을 사거나 팔거나 할 때는 세무사와 상담을 필수로 하라. 


종부세, 금투세 다들 돈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사회 이슈다. 여기까지 살펴볼 여력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돈 놓고 돈 먹기, 마치 미국의 클레이슨의 책<바빌론 부자들의 돈 버는 법>에서 소개하는 원칙, 돈이 돈을 벌어들이는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즉 세금정보가 아니라 절세 트렌드를 읽어내라고, 


이 책은 어쩌다 집이 두 채가 된 사람들, 혼인하면서 각각 살던 집을, 혼인신고와 함께 깎아주던 세금을 다시 물어야 하기에 혼인신고를 안 하고 산다는 젊은 부부, 남의 일이 아니다. 모쪼록 이 책을 정독해서 읽어보기를 권한다. 시간이 없으면 핵심만 확인하고 지은이의 유튜브를 찾아봐도 되겠지만, 아무튼 여기에 실린 사례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언젠가는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두자.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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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와 난징의 독립운동가들 - 사진과 인물로 보는
장위안칭 지음, 박지민 옮김 / 공명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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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인물로 보는 “김구 선생과 난징의 독립운동가들”


말 한마디보다 한 줄의 글보다, 더 많은 것을 전해주는 “한 장의 사진” 그 안에는 장소와 시간, 분위기, 인물들의 복장, 얼굴빛과 표정이 다 담겨있다. 


이 책의 지은이 장위안칭은 원광대와 고려대에서 4년 동안 교수로 강의와 연구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청나라 (중화)민국시대 시사(시의 역사)와 대중소설, 그리고 현대 도시문화를 연구하는 전문연구자다. 책의 구성은 10장이다. 1장 상하이 흥커우공원 폭탄 투척 사건과 김구에서 시작하여, 김구의 구출과 보호, 난징에서 장제스를 만난 김구, 그리고 난징에서의 비밀활동과 생활, 난징을 떠나다 등으로 이어지는 김구의 난징(南京)시절을 담고 있다. 


지은이는 난징에 있는 (중화)민국시대의 오래된 주택지역 푸청신춘을 연구하면서 자료 가운데 김구와 난징의 역사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게돼, 김구의 난징시대를 연구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구와 대한민국임시정부에 관한 수많은 논저들 사이로 보이는 문제(치밀한 고증이 되지 않았음을 지적, 같은 책에서도 달리 표현하는 모순을 찾을 수 있다고) 아무튼 그는 난징의 도시역사라는 측면에서 접근, 난징이란 공간 속에서 김구를 들여다 보는 방법을 택했다. 김구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있었던 “난징”이란 공간을 무대로 활동했던 김구와 이때 함께 했던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좇는다. 


난징의 푸청신춘 8호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중대표단본부” 


2020년 상하이 주재 대한민국총영사관에서 난징시로 날아든 문서, 푸청신춘8호가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중대표단 본부라는 것이다. 2021년 9월, 지은이 등이 참여한 자리에서 8호가 아닌 10호가 대표단의 본부임을 입증했다. 같은 구역의 8호에 김구선생이 10호에 대표부본부가, 아무튼 10호를 대표부본부옛터라는 안내판이 붙게됐다. 항저우, 서호근처에도 임시정부가 100여일 머물다간 흔적을 보전하고 있다. 물론 안내판도 붙어있다. 


김구선생의 난징 피신을 도운 국민당 정부, “장제스”의 생각과 태도 


지은이는 1932년 홍커우 공원(현재 뤼순공원)에서 일어난 윤봉길의사의 의거로 일본의 수배를 받게 되자 상하이에서 난징으로 피신해온 김구, 당시 중국사람들에게 이 사건은 충격적이면서도 속시원한 쾌거였다. 김구를 찬양함은 물론 대한민국임시정부에 관한 인식과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 사건 이후 국민당 정부와 임시정부의 관계도 대일합작으로 발전한다. 


중국국민당 역사와 장제스 연구 전문가 양텐스는 한국독립운동 인사를 지원하는데 장제스가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그의 저서<장제스와 한국 독립운동ㅇ의 아버지 김구>에 적고 있다. “한국의 독립운동을 지원한 중국국민당 인물이 세 명 있다. 첫 번째 천치메이, 두 번 째 쑨원, 세 번째 장제스로 30, 40년대 중국의 한국 지원활동의 주요 지도자이자 정책결정자이며 가장 오랫 동안 공헌한 사람이라고... 중국국민당은 한국 독립운동을 위해 정치, 경제, 군사, 외교 등 여러 방면으로 포괄적인 지원을 하였다.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대목은 장제스는 한국 독립 망명인사들의 민족감정을 존중하고, 상황에 따라 정책을 즉시 조정하며 양국의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데 특별한 관심을 기울렸다. 또 보자. 장제스는 전쟁 후 조선의 독립을 보장하자고 주장했고, 신탁통치와 남북 분할을 반대, 이 지역에서의 사리사욕을 도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주장은 당시 세계를 지배하던 강대국의 강권주의와 선명한 대비를 보인 것이다. 


천치메이, 천궈푸, 샤오정


윤봉길의사의 의거를 계기로 오래전부터 한국 독립운동인사들과 교류했고, 상하이에 피신해있던 신규식 등에게 자금지원도 하였던 천치메이, 국민당 중앙조직부 부장 천궈푸는 그의 조카였고 그 역시 한국 독립운동인사들과 교류가 있었던 만큼 개인적 감정도 있었겠지만, 지은이는 김구를 도우라는 장제스의 명령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물론 이와는 다른 관점의 해석도 있다. 국민당정부나 임시정부 양쪽 모두가 우파 민족주의에 속하기 때문이며, 김구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당권자라서 이데올로기적으로 접근이 어쩌면 더 중요한 이유일지 모른다고... 


지은이는 국민당 정부는 김구만 지원했던 게 아니라 김원봉도 지지하는 전략을 구사하는데, 김구는 당시 당권자는 아니였지만, 그를 지지함으로써 당권자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게 주요했던 것으로 본다. 물론 이데올로기적인 접근도 한 원인일 수 있지만 핵심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김구의 난징생활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중요한 시기였다. 


김구 묘지를 참배한 샤오정


김구선생의 무덤을 찾은 샤오정(1905~2002, 윤봉길의사의거가 터진 후, 국민당정부는 독일 유학에서 막 돌아온 그에게 김구선생의 보호업무를 맡겼다. 그는 후일 타이완에서 토지개혁과 농촌발전센터 이사장을 활동했다). 1973년 그는 건국대학에서 명예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한국에 왔다. 후일 자신의 회고록에 “내가 굳이 한국에 가서 학위를 받은 것은 사실은 고인을 참배하고 싶었기때문이었다.”라고 말하며, 샤오정은 시 한수를 지어 김구선생의 아들 김신장군에게 건넸다.


“백발이 되어서야 노영웅을 추모하러 왔구나, 나를 되찾기 위한 큰 공로는 과연 그 어떤 것에 비할 수 있을까, 40년 전의 그 고통과 고난의 길, 천추에 이어질 충절, 그 높은 기개를 우러러본다.”


김구와 샤오정의 관계는 단순히 명령에 따른 업무수행만이 아니었다. 샤오정은 한때 공산당활동 혐의로 조사를 받고 대기중에 천궈푸는 그를 김구를 도우라는 명령을 받게됐는데, 자신이 다시 당내 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는 천우신조의 기회였다고 훗날 회고록에서 밝혔다. 


우리가 몰랐던 사실, 중국측의 기록과 고증을 통해서 정확하게 밝혀낸 김구와 난징의 독립운동가들은 한국 독립운동 인사들 보다는 국민당 내부에서 어떤 연유로 김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됐는지를... 어딘가에 남겨진 기록이 대한독립의 아버지 김구의 면면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다. 이 책은 아주 소중한 역사와 그 기록을 담고 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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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에서 지구의 안부를 묻다 - 기후위기 시대 펜, 보그, 스웜프에서 찾는 조용한 희망
애니 프루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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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에서 지구의 안부를 묻다


불타는 아마존, 지구의 폐였던 그곳에 사람들은 불을 놓는다. 생존을 위한 불이 아니라, 욕망과 성장을 남들보다 더 그리고 빨리 얻기 위해서 쓸데없이 불을 놓는다. 이 불기운이 북극의 하늘을 치솟아 올라 태양으로부터 지구를 지켜주는 보호막 오존을 찢어놓는다. 불은 태양의 강렬함으로 땅을 태우고, 산림을 말리고, 물도 가져가 버린다. 


미국의 유명 소설가 애니 프루는 습지에 관한 에세이를 썼다. 시작은 어릴 적 추억과 눈에 보이는 것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예전에 습지에 살던 물살이와 나비, 아름답던 황금 거미도 이제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그의 생각은 점차로 습지 환경으로 동심원으로 그려가며 기후 위기의 첨예한 경계선까지, 그는 이 책에 펜(Fen), 보그(Bog), 스웜프(Swamp), 이른바 조금씩 모양을 달리해 제각각의 다른 이름이 붙은 “습지”를, 기후 위기 시대의 작은 희망을 담았다. 습지(wetland)란 낱말은 1950~60년대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 미국의 사냥관련법 개정과 철새 이동에서 나온 것이라고(옥스포드 영어사전은 이렇게 쓰고 있다), 토탄은 낙엽이나 갈대 등의 천연자원이 땅속에 묻혀 완전히 탄화하지 못한 석탄 혹은 이끼나 벼 따위의 식물이 습한 땅에 쌓이어 분해된 것으로 말하기도 한다. 연료로도 쓰이고, 미생물에게는 영양분 공급원이 되기도.


인간이 만든 재앙


코로나19의 대유행기에 전 세계 사람들은 안녕치 못했다. 호들갑스러운 언론은 중국의 우안의 재래시장 철장 안에 갇힌 천산갑이 주범이라고 난리를 쳤다. 결국에는 천산갑은 중간 매개체가 아님이 밝혀졌다. 바이러스 기원에 관한 논문을 낸 연구자들은 한결같은 견해는 유행병을 불러일으킨 진정한 원인 사회조직, 사회적으로 어쩔 수 없는 인간과 동물의 접촉, 현대 인간 사회가 제공하는 증폭 구조라고 지적했다. 농업과 생태계가 서로 뒤섞인 상황에서 아마존의 불처럼, 미지의 생물이 사는 고대의 숲을 공격함으로써 바이러스와 접촉하게 된다. 서식처를 잃어버린 박쥐는 도시의 으슥한 곳에 있는 헛간과 다락방으로 옮겨와 살게 된다. 즉, 접촉, 개간, 시장, 국제무역, 이동 등, 인간의 무한한 성장 욕구가 부메랑이 돼, 인간 사회의 재앙을 일으킨다. 환경오염복구에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듯, 더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됐다. 


습지, 펜, 보그, 스웜프


습지의 역사는 습지 파괴의 역사다. 세계 습지의 대부분은 마지막 빙하기 때 빙하가 녹아 쏟아지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펜(토탄 생성 습지 중에서 개울, 강처럼 광물이 함유된 토양과 접촉한 물이 흘러드는 곳으로 수심이 깊은 곳), 보그(펜에서 말한 습지 중 강우가 수원인 곳으로 수심은 펜보다 얕다), 스웜프(토탄(土炭) 생성 습지 중 광물을 함유하며 나무와 덤불이 무성한 곳, 펜이나 보그보다 수심이 얕다), 바다로 흘러가는 길목에 있는 풍부한 자원 저장고였기에 수많은 생물을 먹여 살렸다. 습지의 다양성은 그저 물과 공기처럼 당연한 그 무엇이었을 뿐이었다. 맹그로브 숲도 습지처럼 여겨진다.


지은이가 습지, 토탄의 관계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탄소를 가두어두는 습지, 툰드라 지역 특유의 보그는 영구동토층 위에 자리를 잡고 수천 년 동안 탄소를 가두어두는 역할을 했지만, 기후 온난화로 동토층이 풀리면서 온실가스가 빠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생소한 세계 토탄지대 이니셔티브(2016년 마라케시에서 열린 유엔기후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토탄을 보존하고 대기 배출을 막기 위해 구성된 전문가와 기관들의 모임)의 목적은 토탄지대 국가들이 전 세계 육지의 3퍼센트를 차지하는 습지를 보존, 복원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침묵의 봄"에서 "습지에서 지구의 안부를" 화학물질사용금지에서 자연 복원에 이르기까지


환경보호론자들의 논의는 생태 자본주의를 넘어 생태복지국가까지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는 형국이다. “탈성장”을 넘어서자고, 레이첼 카슨이 쓴<침묵의 봄>(인디고서원, 2019) 제초제와 화학물질 사용을 경고한 생태계 분야의 고전을 비롯하여 호프 자런의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김영사, 2020), 조너선 밸컴의<물고기는 알고 있다>(에이도스, 2017), 발렌틴 투른과 슈테판 크로이츠베르거의 <무엇을 먹고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코리브르, 2017), 마이클 셀런버거의<지구를 위한다는 착각>(부키, 2021)에서 다루는 주제와 내용을 애니 프루는 습지에 함축시키고 있는 듯하다. 지은이는 많은 보고서와 책들을 참고하고 또 인용하면서 설득력 있게 다가선다. 


한국의 "람사르 등록 습지"와 세계문화유산 “한국 갯벌”


1997년부터 21년까지 람사르 등록 습지는 24곳이다. 강원도 인제의 대암산 용늪, 평창군 대관령 오대산 국립공원 습지, 영월의 한반도 습지, 전남 신안 흑산의 장도습지, 순천만, 보성 갯벌, 무안갯벌, 전북 고창, 부안 갯벌, 운곡습지 등이다. 이곳이 담수와 관련 있다면, 해수, 즉 바다 생태계와 관련해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갯벌”(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 순천 등 4곳에 이어, 무안과 고흥도 등재 절차를 밟는 중인데, 이곳에는 2,000여 종의 생물이 사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멸종 위기에 놓인 철새의 기착지로 보존 가치가 아주 높은 곳이다. 


신안 한 곳에서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기 설치로 물살이와 땅의 생물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데, 그 앞바다는 생태계 보고인 세계문화유산의 갯벌이 놓여있네, 보존과 파괴가 공존하는 섬 지역, 이것이 아마 한국의 환경 현실이 아닌가 싶다. 갯벌 끝 바다 위를 흘러 다니는 연간 2만7천 여 톤의 쓰레기, 가장 많은 곳은 역설적이게도 전남 신안군의 고이도다. 


기후 위기 시대, 습지에서 찾는 조용한 희망, 지금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들은 바로 우리다. 람사르 습지의 의미와 한국 갯벌의 의미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삼을 만큼 그렇게 대단한 것인가를 돌이켜 생각해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게 바로 이 책이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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