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너에게
박시은 지음 / 아이콤마(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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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은 에세이 “빛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너에게”


 

누구에게나 빛의 속성은 있다. 이 에세이를 읽는 동안 작가 박시은은 누굴까 라는 생각이 다 읽고 난 뒤 한참 동안 여운으로 남았다. 옆에 있어도 혹은 멀리 있어도 빛이 있다면 길을 잃지 않아….

 

작가는 90년 생이라 한다. 이대녀(20대 여성)을 갓 탈출, 30대로 옮아온 지 이제 1년, 그런데 “빛” 그게 뭐라는 엉뚱한 질문을 하게 한 작가는 감성도 감정도 웃음도 모두 메말라가는 요즘, 달콤하고 시원한 샘물이다.

 


 

에세집은 “친구”라는 게 뭘까?라는 질문을 해댄다. 아주 오래전의 기억들을 소환시킨다. 머리가 굵어 생각해보니, 친구란 학교 화장실 뒤에 숨어서 급히 빨던 담배 피우기 공범인가?, 마을 과수원에서 배를 서리한 또래들일까, 마음에 둔 여학생에게 숫기가 없던 나를 대신하여 사랑 고백편지를 전달해줬던 녀석이었을까? 이런 생각들이 불현듯…

 

작가 말대로 그냥 너와 함께 있으면 이유 없이 좋은 게 친구일까?, 적어도 어느 시기까지는 그랬던 것 같다. 추석 전날 고향에 내려가 거기서 일하면서 사는 녀석들과 한데 어울려 밤새 웃고 떠들던 그런 것들을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이게 친구 사이일까?, 

 

사회생활에 익숙해 질 무렵, 은행 대출 보증 서 달라고 오래간만에 찾아온 동창생 녀석이 친구일까? 응 미안해지라는 말도 못 하고, 생각해볼께라는 말만…. 며칠을 두고, 해줘야 해, 말라며 결정을 내리지 못한 나에게 친구는 미안하다…. 해결됐어. 고마워, 그리고 연락이 끊겼다. 난 친구를 잃어버린 걸까?, 친구 간에 지켜야 할 뭐가 있나?, 늘 마음 한편이 무겁다.

 

갑자기 오성과 한음이 떠오른다. 이들은 정파, 당파는 다른지만, 친구였다. 한음 이덕형이 병이 들었을 때, 오성 이항복은 처방을 보냈는데, 독약의 처방과 비슷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한음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이대로 했다는 설화가 있다.

 

작가의 책 <빛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너에게>로 돌아간다.

 

이 책은 이야기 다섯 마당으로 이루어졌다. 이야기 하나는 우리는 언제부터 친구였을까? 이야기 둘, 너와 함께 있으면 그냥 이유 없이 좋아, 그리고 이야기 셋 항상 너와 함께 하고 싶어, 넷 우리, 잘살고 있는 거겠지?, 마지막 다섯 나의 고백들, 반가운 너의 목소리

첫 가출(17쪽)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푹 빠졌다. 웃음이 나왔다. 나에게도 첫 가출이 꼭 요만할 때였는 데라며, 맛깔나게도 썼다.

 

초점(56쪽), “너 곧 취직 잘하려면 조상님들께 인사드리는 게 좋아. 너뿐만 아니라 동생도 잘풀릴 수 있고, 가족들 다 좋아진다니까” (중략) “내가 아는 언니가 제사상 잘 차려주고 하거든, 소개해줄까?” “아냐 괜찮아”. 불편했다.이외의 대화는 거의 기억이 안난다....미안하지만, 더는 만나고 싶지 않았다. 다음에 굳이 싸우고 싶지도 않았다.

 


 

글쓰는 사람(67쪽), 작가는 자기 하고픈 일을 하면서 사는 게 세상에서 어려운 일이고, 평범하게 사는 건 더 어려운 일이라 했다. 딱 이 말이다. 늘 선택에 갈림길에 선다. 이때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그런 친구가 옆에 있다면, 그 친구는 나에게 “빛”이겠지.

 

너무 착하면 안 돼(212쪽) 사람마다 성격도,경험도, 행동도 다르다.하지만 상대방을 이해하려면 어느 정도는 맞는 수준이어야 한다. 누군가를 싫어하고 싶지 않지만, 노력해도 싫은 건 어쩔 수 없다. 모두와도 잘지내려 할 필요도 없는 거였다. 지은이는 회사를 옮겨갈 의향이 없냐는 분위기에, 내가 너무 착한가...

뭐 그렇지, 세상이란게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일은 거의 없어, 내 착각일 뿐...그런데 친구는 어떨까?, 이럴 때, 미주알고주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사이가 친구일까?

 

"빛으로 다가온다"

 

이 에세이는 읽는 이에게 “빛”으로 다가온다. 그저 그런 평범한 일상에서 시간을 거꾸로 돌려보자,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평범한 삶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날마다 새롭고 신기한 일의 연속이었으니 말이다. 이때 함께 했던 동무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는지, 전화라도 해보련다.

 


 

잘살고 있는지, 그리고 늘 내 곁에서 함께 의논해주던 친구의 얼굴이 왠지 요즘 더 수척해 보인다. 그러려니 해야 할 일이 아니다. 뭔 일이 있는지 맨날 나만 생각하면서 친구랍시고 부려먹기만 해서 쓰겠는가, 오늘 이 책이 나에게 전하는 말이다. 긴 여운의 꼬리를….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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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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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용의 "파괴자들"

 

정혁용, 글쟁이라는 표현이 꽤 어울리는 작가다. 그는 이 책 작가말에서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오마주가 있다, 이를 알아보는 재미도 있으리라 생각한다는 말이 압권이다. 이 소설을 읽으신 분들, 기억을 더듬어 보세요. 집사와 K의 대결, 장발과의 마지막 진검 승부...어디서 본 듯한 장면들인데, 작가는 여기에 독자를 향한 제안을 했다. 오마주, 영화와 드라마의 장면을 찾아보라고, 술술 읽히는 작품은 그저 된 게 아니라 출산의 고통이었음으로 재치있게 표현하는 센스가 돗보인다. 이 소설은 한 번 읽게 아니래요. 내가 이렇게 힘들게 온 힘을 짜내서 죽을 동 살동 썼는데, 내가 이글을 쓰는 동안 머릿속으로 그려낸 영화와 드라마 장면을 한번 찾아보세요라며,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말그대로 술술, 용병 K, 안나와 그녀의 동생 이레나, 조카 마리의 운명은

 

주인공 K는 PMC(민간군사용역회사)에서 일했다. 팀 동료였던 안나로부터 만나자, "동료"여 어디론가 와 달라는 연락을 받는다. 대한민국 경상도 어디쯤에 있는 집안 마치 영화 ‘대부’의 시칠리아 본부나, 헐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 아마도 최후의 작전인가, 멕시코 마약카르텔의 본거지처럼, 이런 그들의 성으로 들어간다. 유니콘이라며 아기 흑염소를 데리고 다니는 ‘마리’, 내용과 줄거리도 나쁘지 않다. 조직의 보스, 어둠의 세계의 배후(흑막), 수렴청정하는 사극의 대비마마와 같은 존재, 그 옆에 손녀 해시, 그리고 손자들 첫째 해왕, 둘째, 해성, 셋째 해창 이렇게 셋과 해시, 이들은 삼형제는 작은 동네에 카지노장과 마약수출, 그리고 매춘사업을, 해시는 부인의 비서역을, 이들 사이의 조직장악을 위한 전쟁은 이미 수차례 벌어진 듯, 거기에 어리버리한 경찰을 하고 있는 어리버리한 손자 대머리...

 

안나는 부인을 위해 일한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그녀는 러시아 출신이고 그의 여동생 이엔다와 셋째 해창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 ‘마리’였다고, 안나는 순전히 동생과 조카의 안전을 위해서 이 전쟁판에 뛰어든 것인데, 언제 떠질지 모를 시한폭탄과 같은 뇌동맥류를 앓고 있어, 옛 동료 K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부인은 손자 셋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다. 자신의 부하들 중 손자들과 손잡은 이들을 찾아내어 죽인다. 목을 잘라 보란 듯이 전시한다. 손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로서, 주방에서 일하는 이들은 요리사가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다. 시체를 처리함으로써 자연스레 공범으로 만들어 그동네에서 일어난 일이 밖으로 세어 나가지 않도록 해왔던 것이다. 이 저택은 지옥이라고, 이 곳 생활도 지옥의 삶이라는 말...

 

부인과 손자들 사이의 밀당, 부인은 조직의 미래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가장 유력한 후보인 손녀 딸 해시에게 맡길 참이었다.

 

소설의 결말, 이전투구 끼리끼리 몰살작전 속에 결국 누가 살아남게 되는가?

 

이 소설은 참으로 끌림이 강하다.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어버릴 만큼, 흥미진진...글쎄다 꼭 그렇지만은 않았는데, 왜 그랬지라고 생각해보니, 작가가 군데 군데 깔아놓은 덫에 제대로 걸린 듯한 기분(나중에 작가말을 보면 아하...라는 생각이 들었듯이), 술술 읽혀던 이유의 하나는 글솜씨도 글재주도 빼어나지만, 빠른 흐름과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와 사연들을 씨줄과 날줄로 삼아 엮어내는 그물은 꽤 탄탄했다.

 

주인공K, 아프가니스탄 전장터의 기억, 동료 중국특수부대 출신의 ‘아랑’과의 추억, 등을 빌려주며, 어렸을 적 아버지에게 강간당했던 그녀의 아픈 기억들과 함께 지켜주려는 인간애(둘사이는 남녀관계가 아닌), 그리고 그녀를 죽인 부인의 집사에게 복수를...

 

7년 동안 제대로 잔 적이 없다는 ‘용병’들, 이들의 사연들을 하나하나씩 끼워넣고, 또 다시 꿈속에 등장하는 장면들, 가위눌려 깨어난 K... 내일 살아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없는 작전에 투입된 용병들...

 

우리의 무의식에 있던 기억들, 이제컷 봐왔던 액션 영화, 오락물 속의 장면들을 끄집어 내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설 속으로 빠져들었던 때문이지않았을까, 소설 속 장면이 영화의 한 장면으로 오버랩되는, 그리고 그 뒤를 상상해보는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도 K의 대화법이 맘에 든다...작가는 3개월에 걸쳐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아마도 100일 정성을 다한 듯하다. <파괴자>에 이어 어떤 소설이 나올 것인지, 작가만의 스타일과 글결... 기대된다. 마지막의 반전...마리는 안나의 조카가 아니라 이레나의 친구 오르가와 부인의 둘째 손자 해성의 딸이라는 사실... K와 마리는...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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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를 바꾼 결정과 판결 -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대법원의 ‘판결’ 세계는 내 친구 시리즈 3
박동석 지음 / 하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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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를 변화시킨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대법원의 판결들….

 

헌법재판소는 헌법에 법률이 위반, 위헌 여부를 결정하며, 개인의 헌법소원이나, 법원 재판에서 적용해야 할 법률이 헌법 위배 가능성이 있을 때,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헌법재판소의 9개의 결정(1장)과 대법원의 8개 판결(2장), 17개 사건을 싣고 있다.

 

법을 심판한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학습된 무기력에 한 방 먹인 결정, 우선 박정희 때부터 걸핏하면 가사가 불손하다 하여 노래를 금지하고, 영화, 소설 등 모든 창작물에 잣대를 들이댔다. 신문기사도 사전에 검열했던 그런 시대, 지금은 알아서 하는 자기검열과 이에 한술 더 떠서 가짜뉴스까지 만들어 내는 실정이고 보면, 아래의 결정은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사전 심의, 사전검열에 해당, 헌법상, 언론출판 집회결사의 자유와 허가와 검열 불인정

 

1989년 5·18을 소재로 한 “오, 꿈의 나라”를 상영하기 전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A는 영화법 제12조1항 위반으로 재판을 받게 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1992년 B 씨는 해직교사 문제를 다른 영화 “닫힌 교문을 열며”를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판에 회부된 후, 같은 법 조항의 헌법위반을 이유로 위헌법률심판 제청, 헌법재판소는 두 사건을 병합 1996.10.4. 영화법 12조 1항, 2항에 대한 헌법위반 결정을 내렸다.

 

이유는 이 법 조항이 “사전검열”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우리 헌법 2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2항 언론, 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 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라는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2006.4 제정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관람 가능한 나이를 다섯 등급으로 분류했다.

 

헌법재판소는 90년 후반, 참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동성동본 결혼 금지는 위헌(1997.7.16.)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때까지는 동성동본 부부들에게 혼인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한 특례(1차 1978년, 2차 1988년, 3차 1996년)를 두어, 견우와 직녀처럼, 아니 그보다 더 긴 10년에 한 번 그해에 혼인신고를 하도록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성평등이라는 관점에서 병역의무 등에 관한 결정 등은 여전히 사회적 논란거리다.

 

또 보자 수도를 옮기는 것은 헌법위반? (위헌결정), 호주제도? (헌법불합치 결정), 한국 사회의 남성독박병역제 위헌인가? (합헌결정), 1999년 제대군인가산점제도가 위헌결정을 받기도 했다. 국방의 의무는 국민의 의무인가? 아니면 흙수저들만의 강제징집인가?, 2년 동안 공백은 어디서 보상을 받나, 2년 기간에 대한 보상개념으로 주어졌던 제대군인가산점(학업중단과 기회의 손실 보상으로서) 폐지는 역차별 아닌가 하는 등 지금까지도 남성들은 편의적 성평등취급을 못마땅해야 한다. 이는 가부장제 문제도 아니고, 한국 사회의 특수성문제만도 아니다. 병역의무와 모병제 등의 제도개선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노르웨이는 양성 모두 1년간 군 복무를 해야 하는 징병제가 있고, 중립국 스위스도 민병제로 남성은 30세까지 260일 동안의 복무기간이 있다. 미, 중은 모병제다.

 

그 밖에, 인터넷 실명제(2012년 위헌결정, 2015년 공직선거 관련만 합헌결정) 김영란법(합헌결정), 양심적 병역거부(위헌결정, 대체복무법 제정, 다만 병역법의 처벌조항은 합헌결정), 낙태죄(위헌결정), 낙태죄는 2021.1.1. 효력을 잃었다.

한국 사회에서 인권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하는 계기가 결정들이다.

 

대법원은 어떤 판결을 했을까,

 

상관에 명령에 따라서 하는 일도 죄가 되는가 대법원은 그렇다고 한다. 이 사건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관련자에 대해 1988년 나온 판결이다. 판단 내부고발자에게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사건은 1996.5.10 이문옥 감사관이 유출한 자료는 공무상 비밀이 아니라고 해, 무죄를 선고한 판결이며, 이로 인해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제정됐다.

 

시집간 딸은 친정 일에 관여할 수 있는가 하는 판단을 한 판결(2005.7.21.)로 용인 이씨 사맹공파 종중 재산을 처분해 남자들에게만 분배했다. 이에 결혼한 여성 100명이 종중원의 자격이 있으니, 재산분배를 해달라고 해, 종중은 특별금을 지급했다. 이에 여성 5명이 동등 대우 요구를 한 사건으로 대법원은 이를 인정했다.

 

남녀의 성을 서로 바꿀 수 있다. 즉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 신청은 허가돼야 한다는 판결(2006.6.22.) 출퇴근재해인정(2007.9.28.), 일본에서는 이미 통상의 출퇴근 사고에 대해서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적용했다. 진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이라 판단했다. 대법원 2009.4.16.일 포털사이트에 의해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포털사이트에 배상을 명한 사건(남자친구 A 씨 때문에 딸이 자살했다는 내용의 글은 딸의 미니홈피에 어머니가 게시한 글인데, 네티즌이 이를 게시판에 올리자 A 씨를 비판한 글이 올라오고 언론사가 이를 기사화함, A 씨의 신상까지 공개), A 씨는 포털사이트를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즉 진실이라도 명예훼손이 성립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환자의 연명 포기나 심폐소생술을 하지 말라(DNR)는 서면에 동의하는 등으로 스스로 죽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대법원은 2009.5.21. 김00 할머니는 심한 기침 때문에 폐암 검진을 받는 중 과다출혈로 심장박동 정지, 이후 저산소성 뇌 손상을 입어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생명 유지 상태, 가족들은 평소 할머니의 말대로 연명치료 중단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 대해 그 권리를 인정했다. 정당방위의 한계는 도둑을 폭행하여 사망하게 한 것은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2016.5.12.), 현재 우리나라에서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기준은 세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로 현재 부당한 침해가 있을 것, 둘째, 자신 또는 다른 사람의 법익(법적 이익)에 대한 방어행위, 셋째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지만, 일반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다. 함께 읽어볼 책으로는 김용국의 판결 vs 판결(개마고원, 2015), 김영란의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창비, 2015) 등도 있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우리사회를바꾼결정과판결 #헌법재판소결정 #대법원판결 #사전검열 #낙태죄 #박동석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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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자, 그들이 몰려온다 - 분노와 불안의 세대, 누가 그들의 힘이 되어줄 것인가? 청년 정치 혁명 시리즈 1
박민영 지음 / 아마존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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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자(이대남), 그들이 몰려온다.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 전은 말 그대로 20대들의 반란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런가?. 지은이는 이 책의 집필 목적을 이렇게 밝힌다. 젠더와 세대 전쟁, 전쟁의 중심에서 청년세대를 분열시키고 꿈과 희망을 앗아간 현 정부와 민주당을 고발한다고. 지은이는 90년대 생으로 20대의 남성이다. “ 지난 두 번의 대선 때 모두 진보정당을 투표했던 그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 힘 후보에게 투표했다.”,

 

이 책은 청년 정치혁명시리즈 1, 분노와 불안의 시대, 누가 그들의 힘이 되어 줄 것인가? 로, 두 축, 두 개의 기울어진 운동장 ‘젠더’와 ‘세대’ 담론을 청년 유권자 관점에서 다뤘다고 기획자는 말한다. 이 책에 이어 MZ세대라는 거짓말, 우리는 진짜 이런 대통령을 원한다 등을 출간할 예정이다.

 

코로나 재난 정국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180석의 거대 여당을 만들어준 국민의 지지는 이렇게 개판 정치하라고 힘을 실어준 게 아니라, 앞으로 한 걸음을 더 내디디라는 희망과 기대였다고….

 

이 책은 두 축 젠더, 세대로 나누고 6개 장을 실었다. 젠더편에서는 이대남의 불안을 대변하고 정치권의 언행과 성평등을 화두로 삼는다. 세대 편에서는 현 정부의 정책실패와 원칙 없는 통제와 민족주의를 비판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착잡한 심경이었다. 이대남의 현 정부를 향해 쏟아내는 쓴소리들, 기득권을 지키려 원칙도 저버린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들, 하나하나가 모두 맞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행간을 톺아보면, 수긍할 대목이 적지 않다. 흔히들 하는 말이 있다. 한 번쯤을 들어봄 직한 구절, ‘요즘 젊은것들은 무모, 과격, 네(싸) 가지가 없다고, 우리가 젊었을 적에는 그러지 않았는데’라는 말이다. 청년들은 미래의 공기를 마시기에 어른들(물론 기성세대가 가진 그것이 기득권리라 생각하지 않는 이들도 많겠지만) 눈에는 과격하게 보이게 마련이다.

 

 

젠더 편에서는 젠더갈등의 실체(1장)를 말한다. 여성들에게는 올라갈 수 없는 유리 천정이 존재하지만, 이대남들에게는 유리 바닥이 존재한다고, 결혼에 대한 설거지론(여성을 쟁취하기 위해 쌓은 스펙들, 아침밥도 못 얻어먹고 출근하는 불쌍한 남자들), 독박 병역과 여성 징병제를,

 

2장 오해와 진실에서는 성범죄와 성인지 감수성 논란, 임금 격차와 여성할당제, 성평등과 여성가족부를,

 

3장 정치권 놀이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짜 페미니스트, 이대남의 태동과 백래시, 안산 사태와 언론을 그 어느 것 하나 가벼운 주제가 아니다. 세계관에 따라서는 그 해석을 전혀 달리할 만한 논쟁점을 던지는데, 우선은 기득권세력인 정치인을 고발한다는 집필 방향과 목적이 있기에 접어서 생각하더라도, 논의 근거가 되는 사실에 대한 왜곡과 근거 박약의 주장은 이대남의 이야기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젠더전쟁론: 독박 병역과 여성징병제, 병역문제에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이 문제는 현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특권의식이라는 못된 버르장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그 살벌한 전두환 시대에도 근절하지 못한 문제다. 군대에 가는 건 배경 없고 힘없는 사람들의 자식들이지, 우리는 그런데 안가, 개고생시키는 데 왜…. 하와이 원정출산으로 입방아에 올랐던 육군 대장 오자복의 손자, 병역 비리에서 드러나는 기득권세력은 징병제를 사회주도층이 어떻게 보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여성할당제나, 경력단절 여성이 노동시장 진출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와 체제에 대해서는 냉철하게 보고 있다. 이렇게 한 주제 주제마다 어떤 것은 제대로 파악하고 있고 어떤 것은 두루뭉술하게 민주당이기에 그렇다는 거처럼 들린다. 일반화의 과잉이라는 오류를 범했다고나 할까,

 

 

세대전쟁론을 보자

 

 

이대남을 부모세대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라 한다. 민주당의 경제관, 소득주도성장과 일자리 전쟁, 부동산실패와 LH내로남불 등, 이는 민주당이라서가 아니라 IMF 구제 금융을 받으면서 받아들인 옵션, 즉 신자유주의 체제로의 이행과 관련성을 찾아야 할 것이다. 박정희의 압축경제 성장 정책의 후유증의 긴꼬리, 재벌에 대해 어느 정부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는가?, 아직도 진행형이다. 긴 역사적 안목에서 현재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불공정 시비, 그렇다. 586세대를 민주화운동의 경력을 팔아먹은 변절자들로 본다. 그렇다 30대로 80년대에 사회변혁을 외쳤던 60년대 태어난 학생운동세대(386세대)가 시간이 흘러 586이 됐다. 이들은 이제 타도되어야 할 그들이 청년 시절 그렇게도 개혁을 외쳤던 그 기성세대의 기득권을 무기 삼아 치부하는 세력이 된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옳다. 그러나 당대 청년세대는 시대의 정신에 충실했을 뿐이고, 그것이 지금의 특권의 누리는 패스나 자격은 절대 아니라는 점을 밝혀둔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언급해두고자 하는 것은 민주당을 비롯한 모든 정당이 어른 세대가 청년 정책을 이구동성을 말하면서도 정작 그들의 정책 안에는 청년이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청년은 허상인가, 인국공, 과연 인국공 논의대상조차 되지 못한 청년층이 존재한다. 이들이 인국공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이대남 중에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자세히는 이한솔 “허락되지 않은 내일” 돌베개. 2021, 참조할 것),

 

 

이대남의 쓴소리는 귀담아듣자

 

 

이 거친 소리, 정제됐던 그렇지 않던 20대 남자들이 목소리는 다양하고도 많은 이슈가 담겨있다. 2022년 대선에서 이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사람이나 정치세력이 누구이든, 신정부가 구성되면, 또다시 기대에 대한 배반의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역사발전법칙이다.

 

젠더와 세대가 중심 화두가 된 것은 우리 사회변화의 한 가운데 놓인 성평등, 혐오, 불평등을 말하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중요 담론 중의 하나다. 한 사회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은 그 사회가 그만큼 건강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유럽 사회의 불평등과 차별, 혐오에 대한 논쟁과 화두들, 우리 사회의 공정논란 시비들, 성차별 등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임을…. 이대남의 이야기를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사회의 비판은 그 큰 줄기 방향에 대한 일관된 원칙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안에 따라 옳고 그름을 따지다 보면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우를 범할 수 있기에 경계해야 할 것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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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공식으로 톡 쏘는 글쓰기 비법 - 현실 '고답이'를 위한 비즈니스 글쓰기 처방전
김주리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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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공식으로 톡 쏘는 글쓰기 비법

 

이 책의 지은이는 방송작가, 국회의원 비서, 방송기자, 연설비서관 등, 글쓰기를 해야 하는 현장에서 글쓰기를 몸으로 익혔던 경험을 통해 비즈니스 글이라면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법칙 이른바 ‘CIDER’를 소개할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 이 책은 SNS, 홈페이지, 유튜브, 카드뉴스, 보도자료 쓰기 실제를 안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글쓰기에 관한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스피치, 리더의 말하는 방법 등, 말과 글은 그 사람의 생각을 상대방에 전하는 도구다. 내 뜻이 상대에게 틀림없이, 이중적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분명히 해야 한다. 이는 말이 쉽지 좀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말도 그러하다. 세대에 따라 고맥락, 저맥락화법을 쓰기에 에둘러 말하기, 직접 말하기 등등의 표현양식이 구분되기도 한다. 이는 보통 글쓰기의 원칙이다.

 

이 책의 목적의 명확하다. 비즈니스 장에서 글쓰기는 공식이 있다. 간단, 명료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간단하고, 명료하게 내 뜻을 상대에 전하는가, 아니면 상대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전달하는가 하는 게 핵심이 된다.

 

이 책을 따라가기, 글쓰기가 어려운 이들,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1장, “나는 왜 글쓰기가 어려운 걸까?,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관계를 고려해서 현명하게, 그리고 진짜 고수는 절대 어렵게 쓰지 않는다. 왜 쓰는가를 알면 글이 술술 풀린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제 CIDER 법칙을 2장~5장에 설명, 6장에서는 홍보를 1~5, 까지 SNS, 홈페이지, 유튜브, 카드뉴스, 보도자료 글쓰기를 간략하게 정리해뒀다. 실은 6장이 핵심이고 이것만 봐도 된다.

 

CIDER 법칙, 비즈니스 글쓰기 과정

독자를 선택하고(Choose) → 요구(욕구, 니즈)를 찾아내고(Identify) →메시지를 결정(Decide)→ 효과적 표현방식 이용(Express)→ 글의 목적 실현(Realize)

 

이 과정에서 염두에야 것들, 이른바 원칙은 늘 독자를 고려, 핵심 메시지를 정하는 법, 구체적인 글쓰기(2W1H), 글 전개법을 익혀두면 좋을 듯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목적에 따라, 누구에게, 뭘, 어떻게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며, 책상 위에 사전처럼 언제든지 펼쳐 볼 수 있도록 편집돼 있으니, 실용서로서는 활용도가 높다고 생각된다.

 

대상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주로 중소기업, 단체 등 소규모 조직에서 한 사람이 여러 업무를 맡아 할 때, 이 책은 꽤 효자 노릇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평점은 10점 만점에 9점이다. 1점은 지은이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간결하게 정리하는 정도를 넘어, 뭐 반복설명 효과를 염두에 두었다면 별문제이겠으나, 조금 중복되는 부분이 있는 듯하다.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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