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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스페이스 실록 - 너의 뇌에 별을 넣어줄게 ㅣ 파랑새 영어덜트 4
곽재식 지음, 김듀오 그림 / 파랑새 / 2024년 2월
평점 :
오장원에 별이 떨어지다
중국에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즉 유비,관우,장비 삼총사의 “삼국지”가, 프랑스에는 <삼총사> 국왕 총사대가, 이렇게 동서고금의 것들을 장난삼아 비교해보면 무척이나 비슷한 구석이 있지만, 해석은 제각각, 물이 다르고 땅과 하늘이 다르면 해석 또한 달라지는 법, 오장원에서 죽은 제갈량(제갈공명)은 살아있는 사마의(사마중달)를 괴롭힌다. “별”이 떨어진다는 말, 별은 당대의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 최고 권력자, 지배자 혹은 위인이 태어나고 죽을 때, 별이 떨어진다고, 제갈량이 죽던 날 하늘에서 별이 떨어졌다. 떨어진 별을 본 위(魏)의 군사들은 사기가 오르고, 촉(蜀)의 군사는 그 반대다. 미리 앞을 내다본 제갈량은 군사들에게 연에 불을 붙여 하늘로 띄워 올린다. TV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영웅 강감찬이 태어난 날, 별이 떨어졌다 해서 붙여진 이름 “낙성대”….
이렇게 말하면 그야말로 삼국지, 여기에 등장하는 “별”과 제갈량이 이용했던 “바람”의 변화는 하늘의 조화라고 믿지만, 이를 곽재식의 언어로 풀면 과학 현상일 뿐이다. 태양과 달, 지구의 각각의 공전과 자전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니 하나도 신비로울 게 없다. 하루에도 수많은 별이 떨어지니 "별" 스타는 흔히디 흔한 그런 것이다. 이제 시간으로 한 번 보자, 태양과 지구의 거리를 계산해보면 지금 우리가 현재 쬐는 햇볕은 태양이 발한 열의 과거형이다. 짧게는 몇 분 전 길게는 몇십 분 전에 일어난 현상이다.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물체라는 말 또한 그러하다. 별자리 이름은 유럽에서 붙인 걸 따라 부르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동양적 사고는 하늘의 이치는 천자만이, 그래서 기상관측을 하는 부서를 둘만큼, 농사에 쓰는 달력은 세상의 중심인 천자의 나라에서 받아와야 했다. 즉, 땅의 최고 지배자가 하늘을 대신한다는 것이다.
곽재식 작가의 <슈퍼 스페이스 실록> 역시, 우주와 한반도의 역사 속 사건을 다룬 실록이다. 실제 기록인지 아닌지는 별론으로 하고, 제목이 참신하다. 모르면 신비롭다. 우주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역사 속 남은 자료를 보면, 우주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 수 있으니 말이다.
동양에서 “하늘”은 꽤 의미가 깊다. 종교에서 말하는 하느님, 하나님이 있으신 곳이 하늘이다. 하늘에는 옥황상제가 지하에는 염라대왕이 그리고 지상에는 천자가, 또 하늘에는 해와 달과 별이, 여름날 늦은 밤 평상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면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별이. 그중에서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이 존재하는 것 또한 흥미롭다. 생활 속에 녹아든 우주와 사람들,
첨성대 그게 뭐야?
신라의 달밤 노래처럼 달밤에 별을 보려고 지어놓은 천문대일까?, 아래는 원형이고 위에는 사각이니 (상방하원), 하지만, 당대의 사람들은 하늘은 둥글다, 해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반원을 그리며 떨어지니, 천원지방 하늘은 둥글고 땅은 사각이다. 지동설과 천동설처럼. 시간이 갈수록 헷갈리기만 한 첨성대, 그저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던 곳이라던 단순한 설명은 설득력보다는 의문을 키운다. 조그만 데서 별을 본다고, 아마도 하늘과 관련된 의식을 치르는 상징이 아닐까, 지금까지 답은 아무도 모른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조선 숙종 때 사람 김석문의 지동설
갈릴레오가 활동하던 시기와 크게 차이 나지 않던 때, 김석문은 지구, 달, 태양 모두 둥근 물체이며 우주에서 허공에 뜬 채로 이리저리 돌고 있다고, 박지원은 <열하일기>에서 김석문의 학설을 소개하면서 삼대환공부설(三大丸空浮說)이라 했다. 역사에 ~라면, ~였다면 이란 가정법은 아쉽게도 통하지 않으니, 조선이 좀 더 세상을 향해 열려있었다면, 뭐 당연히 중국이 개입했을 수도 있겠지만, 왜냐고, 김석문의 사고는 지구는 둥글고 둥근 지구가 우주를 돌뿐이었으니, 중국이나 황제가 세상의 중심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니.
별이 빛나는 밤에, 별은 왜 빛을 낼까?
독일 출신의 미국 과학자 한스 베테는 별이 빛나는 이유를 밝혔는데 이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1930년대 그는 수소 같은 가벼운 물질을 강한 힘을 누르면 여러 개의 조각이 서로 뭉쳐 전혀 다른 물질로 바뀔 수 있는데 이때 빛과 열이 함께 뿜어져 나오는 “핵융합”이 별이 빛나는 밤에의 풍경을 연출한 것이다. 영국의 과학자 세실리아 페인도 그렇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수성에 윤선도 땅, 정철 땅이 있다고
한국 과학기술의 성장을 뜻한다. 수성에는 우주에서 운석이 떨어져 생겨난 구덩이가 여럿 있다. 그 구덩이 중 하나에 붙은 이름이 “윤선도”다, 예전에는 이런 것은 유럽학자들이 적당한 이름을 붙였는데, 이제 한국도 이렇게 이름을 붙였을 수 있는 대열에 들어섰다는 말이다. 또 정철의 이름을 붙인 지형도 있다고 하니. 격세지감, 작가는 수성에 사람이 살 수 있다면 이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땅속에 굵직한 금속 덩어리가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되니, 그 이름은 금성이 더 어울리겠다는 농담을 진지하게 한다.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아시나요?
이름은 들어봤을 듯한데, 조선사람들이 하늘의 여러 별을 지도로 정리해 놓은 것이 “천상열차분야지도”다. 고대 중국인들은 별을 보고 점을 치기 위해 밤하늘의 별들이 땅의 지역과 연결됐다고 보았다. 이런 생각을 분야(分野)라고 한다. 하여 중국의 오나라, 연나라 지역을 나타내는 별들은 위 지도에 오, 연으로 표기한 것이다.
오늘의 운세를 점치는 것, 고려 팔만대장경의 황도12궁으로 점치는 방식이 실려있는데 800년이 지난 오늘, 외국 잡지의 오늘의 운세에 실리는 황도12궁 별점과 비슷한 점, 길흉화복을 점치는 그것은 오늘날에도 변함이 없는가,
은하수, “미리내”라는 순우리말
미리내는 은하수를 뜻하는 제주 방언이라 했다. 그런데 훈몽자회에는 용을 미르라고 표현한다. 요즘 학자들은 미리내는 미르의 냇물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밤하늘에 뿌옇게 물이 흐르는 듯한 모습으로 빛나는 은하수를 보고 그곳을 용이 사는 강물이라고 생각하거나 그 자체가 용이 되는 강물이라고.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