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의 감정 수업 - 21세기 젊은 여성을 위한 생존 심리학
타라 포터 지음, 백지선 옮김 / 또다른우주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소녀들의 감정 수업


영국 NHS(국민 보건 서비스-국영 의료서비스 시스템)의 임상심리학자. 타라 포터의 이 책<소녀들의 감정 수업>은 지은이가 25년 동안 임상 현장에서 고통받는 청소년들을 만나며, 그들 또래나 이전 세대가 얻은 집단적 지혜와 임상 지식, 두 개의 렌즈를 통해 청소녀들 마음과 기능, 특히 주어진 맥락에서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 애착, 신체 이미지, 자존감, 과잉양육, 외로움, 가족, 우정, 사회불안, 교육과 가치, 섭식장애 자해, 비교, 성과 사랑, 매력을 주제로 젊은 여성 개개인이 자신의 내면세계를 탐색하고 이해하도록 돕고자 한다. 물론 남성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다. 


청소녀들의 사회참여와 감정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기후 위기에 대한 정보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학교에서의 농성에서 십 대 소녀들과 젊은 여성들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을 목격한다. 스마트폰과 SNS의 유해 논란을 변론으로 하고, 한 세대 전 여성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자유와 플랫폼을 쥐고 청소녀기를 보낸다.


이 책은 청소녀들의 행동에 미치는 것들을 각각의 장(9징체제)으로 설정하여 설명하고 있다. 유명한 존 볼비의 애착이론을 바탕으로 좋은 애착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1989년 루마니아의 보육원 사례를 통해 애착의 중요성은 더욱 각인됐지만, 10대들의 애착, 보호자와 자녀의 전형적인 애착은 불화, 회복과 관계가 깊다. 적정 거리를 어떻게 유지하는 것이 좋을까, 꽤 똑똑한 아이들이 시험이나 인간관계, 인생의 실패는 물론 은행 통장을 만들거나 쇼핑하는 일상적인 일조차 두려워하기도 한다. 왜?, 사회경제 활동을 할 나이가 훨씬 지나도 보호자에게 기대는 캥거루족, 이런 맥락에서 애착 형성을 다시 되돌아 봐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과 친구, 우정


10대는 질풍노도의 시기, 수시로 변하는 마음 상태,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이며, 24시간 연결된 인터넷과 스마트폰, 자극이 정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가치관과 인터넷 등을 생각해보라고, 여기에 외모지상주의의 영향, 건강한 식습관이란 함정과 바람직한 다이어트를 언급한다. 


감정, 느낌, 생각이란? 


정신건강이 토대가 되는 감정을 잘 다루는 법과 부정적인 감정의 악순환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무엇이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감정인지를 밝히는 게 중요한데, 이에 관한 학계의 논쟁은 여전히 존재한다. 아무튼 감정과 느낌의 차는 일상 생활 속에서는 전혀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도 좋겠다. 지은이는 감정은 동물적인 신체적 반응에 가깝고, 느낌은 생각,맥락, 신체적 반응을 포함하는 감정 경험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감정과 사고가 합쳐지는 것을 “감정적인 마음”,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이성적인 마음”이다.


자신이 뚱뚱하다고 느낀 레나의 이야기, 그녀의 행동과 생각의 전제는 자신이 뚱뚱하다는 증거를 찾는 데 맞춰져 있다. 온통 모든 생각이 나는 비만이다. 팔 두께도 허벅지도 거울에 비친 옆 모습도 그렇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다리와 자신의 다리를 비교하기도, 결국 거식증(음식을 거부), 부정적인 감정의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것이다. 이성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감정적인 마음이 이성적인 마음을 눌러버렸다. 자신이 뚱뚱하다는 사실이 드러날까 봐, 거식증을 겪고 있는 게 알려질까 봐, 자신이 미쳤다고 판명될까 봐, 이런 불안, 없는 것도 만들어 내는 것이 생각, 상상이며 그 속에 자리한 두려움이 현실과 전혀 다른 괴물을 키우듯, 


최고 대신에 최고의 삶을 살기


지은이 이야기의 핵심은 “최고 대신에 최고의 삶을 살기”다. 불안과 걱정의 원인은 다양하다. 이를 잘 숨기면 나중에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거나, 이해하는데 오히려 힘들어진다. 불안이 일면 하나의 증상은 다른 증상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연쇄의 고리에, 불안 요인이 다양한 만큼 이의 관리도 다양하다. 크게 생리적, 인지적, 행동적 등 세 가지 차원에서 문제 대응을 할 수 있다. 거기에 친구, 학교, 사회활동 등 사회적 맥락에서 만드는 주변의 것들을 바꾸려는 노력도 해볼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은 10대 소녀, 청소녀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청소년, 젊은 여성, 남성 모두 해당하는 내용이다.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랄까, 여기서 살펴보는 9개의 주제는 따로 떼어내어 논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청소녀들이 유아 시절부터 학령기에 걸친 세대 구분과 생활 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심리적 변화와 반응 속에서 살펴본다. 각 주제 속에서도 개개인에 따라 영향이 달라진다. 어릴 때 홍역, 볼거리 등 각종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면역력이 강해지듯, 통과의례처럼 겪는 일상의 것들이 모두에게 같은 정도의 스트레스와 부하는 주지는 않는다. 때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때로는 심각하게, 또, 아주 심각해 성년이 되어서도 이어지는 등, 그 증상은 다양하다. 


여기서 다루는 감정(emotion)은 느낌(feeling)과 구분 지어 언급하기도 하지만, 사회영역에서 사용하는 감정은 감정에 느낌까지를 포괄하는 것이어서, 결이 다르다면 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점이다. 


심리적 안정을 어떻게 감정적 마음과 이성적 마음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는 일반화시키기에는 인간은 너무 다양하다.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문화, 교육 등의 제도적 요인과 육아 방식 등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에 그렇다. 이 책은 십대 소녀들, 청소녀시기에 나타나거나 일어나는 마음의 변화, 정작 나는 왜 이런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다, 누구와 이런 것들을 이야기해야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 찾는 바로 그런 책이다. 각 주제별로 묶여있기에, 우선 찾아보고 싶은 곳부터 읽어도 된다. 이런 맥락에서는 <21세기 젊은 여성을 위한 생존 심리학>이란 강의 제목이 어울릴 듯하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좋아요
    댓글
    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