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읽기 동문선 현대신서 30
리샤르 비어즈워스 지음, 김웅권 옮김 / 동문선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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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전에, 니체 관련 서적들을 집중적으로 읽던 도중에 딱 걸린 물건이다. 이 책의 원서 내용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코멘트할 길이 없다. 다만 추측이 가능할 뿐이다. 그정도로 이책의 번역상태는 끔찍하다. 이 번역서를 끝까지 읽은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욕설없이 가능했을까? 동문선-김웅권 팀의 작품이다. 이 책 이후로 이 커플을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요즘도 줄기차게 이 커플은 정체를 알수 없는 펄프조각을 쏟아내고 있는 모양이다. 최소한의 상도덕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전량회수해야 하는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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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와 광기 동문선 문예신서 124
필리브 브르노 지음, 김웅권 옮김 / 동문선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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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정신 질환에 관한 상당히 구체적인 디테일들을 비교 분석해놓았다. 어쨌거나 유사 과학적인 추측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밤하늘의 별을 보고 유 에프 오를 유추해내는 수준은 아니다. 원서 자체는 상당히 흥미롭다. 문제는 번역이 아주 끔찍하다는 거다. 소재를 전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지만,  볼펜으로 고쳐 가면서 읽다보면 대여섯페이지마다 서너 군데씩 손질해야 할 것이다. 역자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동문선의 현대 서양서 번역들이 전반적으로 부실하다. 이쪽 계통에 관심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 악명, 알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이 책의 수정판이 가까운 날에 나올까? 이 출판사의 행태로 봐서는 당분간 그런 기대는 가지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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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키드 런치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31
윌리엄 S. 버로스 지음, 전세재 옮김 / 책세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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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이라는 말을 누가 붙여주고 만들었을까? 비마약중독자. 플러스 비마약중독자를 정상normal이라고 생각하는 꼰대square들이.

같은 논리로 '빨갱이'는? '마녀'는? '호모'는? '양키'는? '껌둥이'는? 명백히 이 용어들은 그 대상의 타자들이 사용하는 말들이다. 반면에 이 소설은 그 당사자가 자기 자신의 세계에 대해서 쓴 것이다. 어떤 용어를 사용했을 때 그 용어에 깃들어 있는 편견과 정치적 함의를 살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번역자에게 요구되는 가장 최소한의, 문학적 섬세함이라고 생각한다. 이 번역서는 그런 점에서 기본조차 안되어 있다.

어떤 도둑놈이 다른 도둑놈 동료에게 "우리 도둑질하러 가자"라고 말하겠는가? 그런데 이책이 그런식으로 번역되어있다. drug과 '마약'은 어감이 아주 다르다. 영어로는 감기약도 drug이지만 한국에서 마약은 엄청난 형량과 사회적 매장, 사악한 범죄의 냄새를 풍긴다.

어떻게 그런 기본적인 실수가 저질러지고 있을까? 이책의 역자가 기본적으로 모범생적 정상의 입장에서, 에버랜드 사파리 코스의 두터운 유리벽 뒷쪽에 서서 사자 들을 보듯 관찰자 시점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놓구서, 후기에 다른 번역자가 도저히 못하겠다고 버려둔 걸 자기가 다시 맡아서 완수했다고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다.

약물중독자를 뜻하는 '정키'junkie 라는 말의 원래 뜻이 뭔가? 정크, 즉 쓰레기라는 말 아닌가. 그 편견과 경멸의 차별적인 어의가 가득 스며있는 용어를 자기 자신에게 태연하게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후폭풍도 10년전에 지나간듯한, 낭만적인 곡선과 감상주의 금지, 제3자적으로 유체이탈해서 자기모순을 두려워 하지 않는, 그래서 거의 진지하지 않은 느낌 스스로에 대한 조롱, 납조각을 핥은 듯한 까칠까칠함, 절망감을 배반하는 절망감, 기괴한 유머감각, 자기모멸, 자조 자학 명멸하듯 구심점을 잡을 수 없는 신경 다발 단위로 해체된 신체에 대한 자기 감각이 이 번역본에서 거의 안느껴진다. 구정물에 새끼발가락 하나 담궈보고 얼룩 이라는 개념을 총체적으로 이해해버린 - 개념은 일종의 교차로니까 안될것도 없지..- 아기철학자처럼 초연하기 때문이다. 공정한 관찰자연하기 때문이다. 그게 가장 안전하고 유리하기 때문이다. 왜 그걸 간과하는가. 이런 물건에서 그것 빼면 뭐가 남는가. 이 번역본을 읽고 독자들이 뭐가 그리 대단하고들 하는 건가 고개를 갸웃 하는 것도 절대 무리가 아니다.

 

이번역본은 웃기게도 온갖 차별적인 용어들이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순화되어 있다. 참 정치적으로 올발라서 여러사람 배려해주셨다. '호모'를 '동성애자'로, 정키는 '마약중독자'로. drug은 '마약'으로.

이책을 호기심에 일독하려드는 대부분이 '마약중독자'가 아니기 때문에 즉 마약 세계의 외부인이라는 것에 이미 익숙하기 때문에 '마약중독자'라는, 일견 편견을 제거한 것인 양 가치중립적인, 유사 의학용어적 입장을 취하듯, 유사 법률용어를 적용하듯, 그렇지만, 그뒤에 '외부인'이라는 불균질성을, 차이를, 심연을, 자연스러운 포장으로 뺑끼칠해놓은 단어를 적용하였고, 결과적으로 이 번역본은 이책의 가장 훌륭한 부분인 감정적인 핵심을 파괴해버렸다. 

기본적인 문장 구문을 한국말로 재구성하는 부분에서는 비교적 충실했다고 보인다. 원문과 일일이 대조해보지는 못했지만, 사소하지만 쉼표들로 연속병렬된 구문 중에서 실수로 몇개 빼먹은 게 보이기도 하고, 'superego를 쳐들었다'고 원문에서 표현한 걸 자만심으로 가득차 머리를 쳐들었다..라고 윤색한 것처럼, 역자 스스로 납득이 안가는 비유법들을 무난하게 발라놓은 부분들도 좀 보이지만, 무엇보다도 이 번역서는 공문서나 세계명작 소설 등에서 보는 의고적이고 품위가 넘쳐보이는 물건이 아니었단 걸 망각한 번역기획이었다는 것을 지적해야 겠다. 구어, 즉 입말을 살리고, 시에 가깝게, 좀더 광폭하게 리드미컬하게 옮겼어야 했는데 욕심이 너무 많은가.

첫 출간된지 50년이 다 되어가는 이 물건이 이땅에서는 이정도다. 대한민국처럼 따분하고 꽉막힌 꼰대들의 동네에서는, 아니 좀더 시민단체스러운 구문으로 다시 발라 기술해보면 '소수취향자들의 다양성이 존중되지 않는' 판에서는 아직 이책이 순환하고 유통될만한 환경이 아니라는 신호인지도 모른다. 영화 얘기하는데 애국심을 운운하는 사회. 박찬호 김병현 최경주가 나온다는 이유로 해외 경기를 생중계해주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그런 분위기가 지배하는 이런 동네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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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한림신서 일본현대문학대표작선 7
모리 오가이 지음, 김용기 옮김 / 소화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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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모리 오가이의 소설들을 여럿 읽었다. 요즘 일본 소설이 출판 시장에 득세해서 덤으로 메이지 다이쇼 시대의 오래된 물건들도 번역되서 나오는데 나로서는 맘에 드는 현상이다. <아베일족>이나 <기러기>같은 후기작에 깃들어 있는 그 밑모를 체념의 느낌.. 지금까지 읽은 어떤 다른 물건들과도 달라서 인상적이었고 특별했다. 독일 낭만주의풍의 청년다운 고양감 거들먹거림이 엿보이는 <무희>보다는 역사소설에 경도된 후기작들을 좀더 읽어 보고 싶다. 번역될 수 있는 것들이 더 있을 것이다.

<청년>에서는 무의식까지 파고드는 미세한 심리 묘사같은 것이 대단하다. 그런 생각만 하고 산다면 질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데 신경질적으로 발산하지 않고 누룽지물을 마시듯 담담하다. 오가이의다른 소설들이 맘에든다면 읽을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대단한 걸작이라는 생각은 안들지만.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건 번역의 질이다. 어색한 직역투 정도가 아니라 비문이 꽤 많다. 그게 후반부로 갈수록 성의없음의 정도가 더 심해진다. 역자 김용기씨의 다니자기 준이치로 소설들에서도 그런 게 보였는데, 이 물건이 가장 심하다. 한번 번역초고 나오면 퇴고도 안해보나. 개정판이 나와줘야 독자에 대한 예의가 될 것이다.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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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 브레송 세트 ( 저항 + 어느 시골 사제의 일기 ) (2Disc) - 할인판
우리엔터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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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이게 알라딘 디비디 코너 메인 화면에서 뜨네요. 저처럼 피해(?)를 본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올립니다. 한글 자막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 보는 데 굉장히 거슬려서 주의집중을 방해합니다. 아무래도 불어를 그대로 알아듣고 옮긴 게 아니라, 크라이테리온 판을 리핑한 영어 자막을 영어 할줄 아는 사람이 대충 옮긴 듯 합니다. 감독이름부터 '로버트 브레슨'이라고 나오니 말다했죠. 거의 범죄적 무성의함이죠. 대사 알아먹는 데는 크게(?)지장 없습니다. 물론 영어 자막은 양호합니다. 대신 굉장히 빨리 지나가니까 그점 염두해 두셔야 할 겁니다. 화질도 리핑 판 답게 상당히 양호합니다. 아시겠지만 4:3 비율로 놓고 봐야 그림이 안망가집니다. 작품 자체로는 최고죠. 아마 아시는 분들이 구입하시려고 하는 거니까 더 언급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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